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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극우정당과 테러
일단 한 분석가의 글을 소개한 다음 뒤에 간단한 논평을.


유럽극우정당과 노르웨이 공격
필자: Marko Papic

최근 유럽 각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극우정당들의 성공은 사실 그들이 내부의 가장 극단적인 무리들을 털어내고 주류정치의 일원으로 변신했다는 사실과 깊은 관계가 있다. 유럽 선거, 특히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네덜란드 같은 노르딕 국가와 북유럽 지역에서, 극우의 약진을 만들어낸 주된 전략은 이들 나라의 극우정당이야말로 자유주의의 최후의 보루이자 유럽식 관용의 수호자라는 주장이 먹혔기 때문이다. […]

그러나 선거정치에서 극우의 제도권 안착과 이번에 노르웨이에서 터져 나온 것 같은 극단주의의 거사 사이에는 구조적 연계의 가능성이 있다. 특히 극우가 유럽의 선거정치의 일부로 흡수되어, 합법정당이 되어감에 따라 여러 나라의 중도우익과 보수적 유권자들이 선택할 수도 있는 보기 중의 하나가 된 반면, 이들 정당들의 과격일탈파는 자신들이 기성 극우정당들의 공론장 안에서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더 이상 펼 수 없게 되어간다고 느낄 수 있다. 이런 현상은 처음 발생한 것이 아니다. 60~70년대에 유럽을 뒤흔들었던 좌익 극단주의는 좌파 정치조직의 극단적인 분파들이 여러 가지 면에서 유사한 정치적 흐름을 저지하는데 실패한 것과 관련되어 있었다. 실제로 벌어진 일은 많은 이들이 과거를 정리하고 사회민주당 같은 [주류] 중도좌파 정당의 분파로 투신한 것이었다. 이런 좌절 앞에 과격일탈파들은 극단적이고 폭력적인 수단에 호소하게 되었다.

유럽의 극우정당들이 일상적인 정치과정의 일부로 정착하고 보통 유권자들이 투표를 고려해볼 수 있는 그저 또 하나의 정당이 되어감에 따라, 극우정당은 자신들 내부의 가장 극단적인 분파들을 내쳐야만(jettison) 했다. 그 결과 극단주의자들은 자신들의 극단적인 이념을 표출할 수 있는 공론장을 빼앗긴 채 길바닥에 나앉게 되는 신세가 되었다. 하지만 그런 공론장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들을 진정시키는데 유용한 기능을 하고 있었다. 왜냐면 같은 그룹 안에 극단주의자들의 이데올로기를 만족시키면서도 실제 행동을 결행하는 것에는 반대하는 사람들이 자리 잡고 있어 [그들을 견제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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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한 10여 년 동안 유럽에 프랑스의 大/小 르펜, 오스트리아의 하이더, 네덜란드의 빌더르스, 핀란드의 소이니 같은 소위 극우 정치인들이나 정당들이 선거에서 선전하고 세력을 확장해 제도권 정치 안에 자기 자리를 찾는 경향을 보인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것이 실제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선 두 가지 상반된 해석이 가능하다.

첫 번째 해석은 정치적 스펙트럼에서 극우정당은 원래의 위치에 그대로 있는데,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극우정당의 정치노선 쪽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유럽에서 극우는 엄청나게 강해져 맹위를 떨치고 있다고 말해야 마땅할 것이다.

이와 반대되는 두 번째 해석은 유권자가 움직였다기보다는 기성 극우정당들이 유권자의 표와 현실정치의 권력을 추종해 중도 쪽으로 자리를 옮겼다는 것이다. 그러면 유럽에서 극우(로 분류되어온 정치세력)는 양적으로는 늘었을지 몰라도 질적으로는 오히려 성격이 희석되어 약화된 셈이 된다.

이번 노르웨이 테러를 평가함에 있어 이 두 가지 해석은 극우 무투파(武鬪派) 위험분자들의 사회적 기반이 얼마나 넓으냐에 대해 전혀 다른 전망을 제시한다. 첫 번째 해석은 그 기반이 넓을 거라고 말하고, 두 번째 해석은 그 기반이 좁을 거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쯧쯧, 유럽에서 극우정당들이 세력을 떨친다더니 드디어 테러에까지 나서는구나.”라고 말한다면, 이 말은 암묵적으로 첫 번째 관점을 포용하는 것이다.

위 글은 후자의 관점에서 기성 극우정당들의 제도권 진입은 전반적으로는 극우의 온건화 현상을 의미하는 것이지만, 거기서 소외된 소수 극단주의자들은 오히려 더 공격적으로 치닫게 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역사가 어떤 교훈을 줄 수 있다면 그들은 과거 서독의 바더-마인호프 그룹, 이탈리아의 붉은 여단, 일본의 적군파 같은 좌익테러집단들처럼 한바탕 세상을 위협한 다음 장기적으로는 쇠퇴의 길을 걸을 것이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인다.

향후 수 년간 이런 두 가지 관점을 모두 기억해둔 채 어느 쪽이 보다 적실성을 보이는지를 지켜봐야 할 듯하다.
by sonnet | 2011/07/27 16:02 | 정치 | 트랙백(1) | 핑백(1) | 덧글(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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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꿀벌나무 중학생의 세상.. at 2011/07/29 10:58

제목 : 유럽 노르웨이 사태, 극우정당들의 약진이다!
테러다. 노르웨이에서 테러가 일어났다. 한 20대 후반의 젊은 청년이, 갑자기 모두를 죽인다. 그것도 도시 한복판에서. 그리고 "무슬림을 몰아내고, 순수 유럽을 만들자" 고 한다. 2080년까지 말이다. 그는 개신교 신자이자 유럽인이고, 민족주의자다. 그는 자신이 노르웨이를 지켰다고 주장한다. 죄가 없다고. 포용의 시대는 끝나나 중학생인 내가 이 사건을 보았을 때, 큰 충격을 먹었습니다. 아직도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그것도 매우 안전하다는 북......more

Linked at 腦香怪年의 코카찌꺼기 하치장 .. at 2011/07/29 15:24

... 다는 쪽으로 당국이 이 사건을 보고 있지 않을까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는 극우세력의 제도 정치권 진입으로 인한 상대적 "온건화"와 여기에 대한 과격파의 돌출이라는 구도와 다른 층위의 시각을 제시할 수 있다. 물론 이런 관점이 극우세력 내의 분화- 제도권에 진입한 온건파와 밀려난 과격파-라는 구도를 부정하 ... more

Commented by 死海文書 at 2011/07/27 16:17
한 현상을 두고 정 반대의 해석이 가능하다니. 역시 시간만이 유일한 답이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11
미래야 뭐 원래 맞추기가 힘든 것이니까요. 예를 들어 68운동 직후에 소련이나 중국은 탄탄해 보였고, 서방은 좌익이 기세등등한 것 같았지만, 길게 보면 거기가 정점이었고 그 뒤는 계속 내리막이었으니, 역시 현재만 보고 미래의 추세를 맞추는 건 어렵습니다.

사실 저는 기본적으로 후자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펼쳐 놓고 각각의 가능성이 어떤 미래를 보여주는가를 따져 보면 미래나 전체상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11/07/27 16:18
앞으로 몇 년은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천천히 살펴봐야한다는 관점에 동의합니다.

네덜란드 등지에서는 단순히 제도권 정치에 편입되는 것에 이어서 그 제도의 틀 내에서 인종주의적 발언의 강도를 강화하는 것과 같은 '제도권 정치가 어느정도까지 이들의 이념을 견뎌낼 수 있는가'에 대한 실험이 계속되고 있고 최근에는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지요.

물론 그런 노력이 바로 테러와 같은 극단적인 행동을 지지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겠으나 첫번째 해석, 즉 유권자들의 스펙트럼이 어느정도 극우쪽으로 흘러갔기에 그런 실험들이 성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습니다. 앞으로 극우정당들이 새로이 어떤 실험을 시도하고 또 그것이 어떤 반응을 얻게 되는가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20
본문의 두 예시는 설명의 편의를 위해 100%:0% 같은 식으로 단순화된 형태니까. 말씀하신대로 현실에서는 두 가지가 어느정도씩은 섞여 있겠죠. 또 극우진영에서도 호랑이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겠다는 기대를 하고 포지션을 조정했을 수도 있는 것이고요. 호랑이를 잡아올지 미이라 사냥꾼이 미이라가 되느냐는 별개의 문제라 치고.
Commented by kbs-tv at 2011/07/27 16:32
좀 더 지켜봐야겠죠.
뭐, 일단 저는 후자의 의견을 두고 있지만, 최근 유럽의 상황이나 유럽에 영향을 미치는 지역(뭐, 주로 중동이지만)의 움직임을 봐서는 유럽 유권자들의 생각이 조금씩 변하는 것도 있을 것 같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27
저도 후자에 가까운 입장입니다.
Commented at 2011/07/27 16:33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07
음. 대외정책엔 여전히 수상한 구석이 많지만, 국내정책만 놓고 보면 1987년 당시 우리가 알고 있던 재야-운동권 그룹에 비해서는 놀라운 발전을 했다고 저는 생각하는데요.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11/07/27 16:49
부디 시간이 지난 뒤에 후자의 관점에서 일련의 사태를 돌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06
저도 그러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동쪽나무 at 2011/07/27 17:13
전자의 경향이라면는 그야말로 크리스탈 나흐트의 재현입니다 - 봉인된 헬게이트의

열쇠구멍을 개봉하는 행위지요

후자의 경향이라도 또라이들의 폭주에 불을 댕기는 행위인지라 역시 헬게이트 오픈

좌파 빨갱이 또라이들이야 연방(악의제국) 붕괴와 함께 훅 가버렸지만

우파 극우 또라이들은 한방에 털어버릴 껀수도 없고.... 제발 1회성 사건으로
끝나기를 간절히 빕니다
Commented by KittyHawk at 2011/07/27 17:16
그게 그렇지만도 않은 게 이탈리아 붉은여단의 경우 유럽 테러 조직들을 다룬 여러 연혁 등을 살펴보다가 조직이 유지되고 있다는 정보가 접수된 적이 있다는 내용을 접한 기억이 있습니다. 일반인들 사이에도 비호자가 있어 당국이 실체를 잡기 어려워 한다는군요. 이탈리아 내부의 상황이 그러하다면 자진 해산했다는 독일 적군파의 경우엔 어떨지 궁금해지더군요. 일본의 경우엔 적군파와는 이념이 다른데다 조직이 적발되어 붕괴했다지만 이슬람 원리주의를 추종하는 조직이 나온 경우도 있다고 하니 어떻게 흘러갈지 걱정스럽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06
저변이 다르다는 것은 결국 사태의 파장이나 지속력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게 될 가능성이 크지요.
우리에겐 역사적으로 참고할 만한 사례가 둘 있습니다. 극우의 사회적 기반이 넓었던 1930년대 유럽과, 극좌의 사회적 기반이 좁았던 1970년대입니다. 둘 다 나름의 위험성이 있지만, 후자는 전자만큼 위험하진 않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일탈적인 개인의 일화적인 사건으로 끝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구요.
Commented by Allenait at 2011/07/27 17:20
앞으로는 일단 지켜봐야 할것 같군요... 진짜 크리스탈 나흐트가 또 일어나는 꼴은 생각하기 싫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30
유럽같은 선진국 지역에서 그런 난리통을 치게 되면, 세계정세분석을 새로해야겠죠. 지금까진 유럽이 돈과 기술은 있으되 호전적이지 않은 지역이어서 사실상 그 가치가 평가절하되어 왔지만, 유럽이 다시 칼을 뽑는다면 이야기가 달라져야죠.
Commented by dunkbear at 2011/07/27 17:33
분리시켰어도 필요성이 생기면 다시 손잡을 수도 있죠...
다른 분들 지적처럼 더 지켜볼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50
네, 하지만 그런 제휴는 또 어느 한 쪽이 원한다고 아무때나 자유자재로 되는 것은 아니니까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11/07/27 18:28
영화나 만화에서는 조직의 극단주의자들이 대외적으로는 조직과 결별한 것처럼 행동하면서, 실제로는 조직의 더러운 일을 은밀하게 한다는 이야기가 많은 데, 현실은 또 다르군요. 극단주의자들을 내쳐서 주류가 되었지만 떨어져나간 이들이 테러조직이 되었으니, 참 어렵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35
많은 사람들이 의심하는 시나리오이기도 하죠. 일례로 이번 이집트 선거 프로세스에 참여하려고 노력중인 무슬림형제단 같은 이슬람주의 세력에 대해선 그런 의심을 거두지 않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들은 지금까지 불법조직이었기 때문에 의사결정이 지하에서 이루어져왔고, 실제로 그들이 천명하는 노선과 내심이 얼마나 일치하는지 외부인은 알 도리가 없다는 게 그런 의심을 더 강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뒤집어말해서 민주사회에서 정당의 의사결정 프로세스나 지도부가 표면화되어 있을수록 그런 위험은 줄어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곤충 at 2011/07/27 19:19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이 있으면 좋겠지만..... 저런 '외로운 늑대'형은 추적도 너무 힘들어서...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39
맞습니다. 혼자서 다하면 사실 그만큼 잡기도 힘들어지죠.
점차 밝혀지는 범행기획단계를 보고 있으려면 치밀함이나 또 초장기적 기획을 발전시켜온 끈기나 치밀함에서 볼 떄 이자는 lonewolf계의 영재쯤은 되지 않을까 싶더군요. .
Commented by 萬古獨龍 at 2011/07/27 20:06
일단 지켜봐야할 문제죠.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51
넵.
Commented by 사대강 at 2011/07/27 21:35
저는 노르웨이 사건에서 범인이 사제폭탄을 쓴것에 눈길이 가더군요. 그래서 일부러 2008년도에 올리신 여러가지 사제폭탄 관련 포스팅을 재독하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요비사는것도 허가가 필요한 시대가 올지도 모르겠군요. 지금도 마취제나 발정제 같은 것이 느슨한 규제를 타서 악용되는 사례가 있지요. 다문화가정 자녀들이 사회적 좌절을 안고 주류사회에 섞이지 못하면 대한민국에서도 벌어질 위험이라 생각됩니다. 시골에는 냉병기부터 기갑장비에서 생화학무기에 쓰일것까지 다 갖춰져있습죠.

다양한 정치적 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토론을 하면 정치적으로 중도쪽으로 의견이 수렴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비슷한 정치적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모여 결론을 내면 극단적인 의견으로 구성원의 견해가 이동해간다고 합니다. 인터넷의 확산이 극단적 논리의 확산을 촉진한다는 우려가 있었습니다. 그와 관련해서 이오지마를 유배시킨것이 대다수의 바램과는 다르게 끼리끼리 모여서 보다 선명한 논리를 강화해나가는 계기가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글루스 사용자그룹 내에서 말이죠.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0:54
비료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이지만 이번 범행준비 과정을 보면 비료를 사기 위한 알리바이를 만드느라 농장을 먼저 준비한다는 수준의 치밀함을 보이고 있는데, 이렇게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준비도 꺼리지 않고 한다면 어지간해선 징후를 탐지하기 어려울 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일화 at 2011/07/27 22:30
역시 징후만으로 본질을 해석한다는 것은 어렵군요...
지금까지 보이는 모습으로는 후자 쪽에 무게가 실리는 듯 합니다만, 확실히 지켜봐야 알 수 있는 일인 듯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13
다 지나가고 나서 역사가 되면 그간 일어난 일들을 엮어서 그럴듯한 설명을 붙이면 끝이지만, 미래예측이란 건 다음 점이 어디 찍힐지 모르면서 썰을 풀어야 하는 것이니까 참 어렵죠.
Commented by 대공 at 2011/07/27 22:44
오호....
Commented by 키튼센세 at 2011/07/27 22:51
좋은 글이네요, 블로그 주인님의 허락없이 마르코 파픽의 글을 부분 인용하여 사용한 점 먼저 양해 부탁드립니다. 그 보답으로 제가 위 사설에 대해 느낀 점을 약간 보태어 설명드리고 싶습니다. [불필요하려나요 ^^;]

전 이번 사건을 마죠리티와 마이너리티의 충돌로 이해합니다. 마이너리티는 존중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 존중받지 못하고 있고, 존중받지 못한다는 사실을 아는 순간 뭔가 극단적인 행동을 하지 않으면 정말 존중받지 못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 역시 알고 있습니다.

첨언하면,

첫째, 마죠리티가 불의, 마이너리티가 정의는 아닙니다. 자본주의가 정의, 공산주의가 불의가 아닌 것처럼. 시대를 흐르는 패러다임에 따라 시대정신이 달라질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7-80년대의 마이너리티였던 공산주의의 수호자 중국, 러시아가 어떠한 극단적 행동을 할지 모두가 두려워 했던 것 처럼 말이죠.

둘째, 극단적인 행동의 방향은 본인을 향할 수도, 타인을 향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그 행동의 주체가 마이너리티임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면에서 철저히 약자였던 전태일이 몸이 불사른 것과 정치적 마이너리티였던 브레이빅이 집단 살인을 저지른 것이 같은 궤에서 이해됩니다. 이것은 그 개인(또는 작은 조직)의 성향에 따라 결정되는 듯 합니다. 악한 쪽일 수록 분노의 폭발이 타인을 향하겠죠,

잡설이 길었습니다. 이만 인사드립니다. 꾸벅 __)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27
다수가 꼭 옳은 것은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보면 소수보다는 옳거나 실천적으로 유리(*)할 가능성이 많다는 판단이 우리 정치체계의 근본이죠.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다수결 같은 제도를 근간으로 하는 민주정을 유지할 필요를 옹호하기 어렵죠.
(*) 여기서 유리하다는 것은 옳고 그름을 알 수 없다 하더라도, 다수의 견해와 반대되는 방향으로 정치를 이끌어가는 것은 아무래도 다수의 견해를 추종하는 것보다 실천상의 어려움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임.

그리고 또 한가지 생각할 점은 민주정은 그 정치 프로세스 안에서 다수를 '만들어내려고' 하는 그런 시스템이란 겁니다. 정당들이 후보나 정책을 압축해주고, 과반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결선투표를 한다든지, 원내교섭단체를 만들만큼 큰 정당에게 우선권을 준다든가 하는 식으로 계속 잔가지를 쳐내서 의견을 압축해나가서 끝내는 하나의 최종적인 결정을 내리게 해주죠.
Commented by 행인1 at 2011/07/28 11:51
그러고보니 범인은 극우 정당에 잠깐 몸담았다가 '물렁하다'고 뛰쳐나온 전력이 있었다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29
혼자서 그렇게 정교한 기획을 만드는 품새가, 조직에서 톱니바퀴 같은 자리에 만족할 것 같지 않은 느낌을 주긴 하던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Ya펭귄 at 2011/07/28 12:39
음....

개인적으로는 그넘 같은 경우는 사이코패스적 성향이 메인이고 정치성향이 들러리인지, 아니면 정치성향 집단이 그런 사이코패스같은 넘을 일부러 영입해서 한 짓인지 여부를 좀 봐야 한다고 봅니다...

폭탄테러는 '전통적'인 범주라지만 자동소총을 이용한 무차별 학살은 그 방식 면에서 완전히 새로운 그 무엇인 듯 한지라....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08
지적 영향은 주었을지 모르나 범행 자체는 개인의 기획이라는 게 지금까지의 수사결과인데, 뭐 특별히 이걸 의심할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ttttt at 2011/07/28 13:37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11
다테마에와 혼네는 다르다는 설명이군요. 충분히 그럴 수 있죠.
Commented by ghistory at 2011/07/30 03:07
빌더스→빌더르스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04
수정했습니다.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11/07/30 12:56
저 동네도 우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면, 아마...반이민정서는 시간이 지날 수록 강해질 수 밖에 없을 듯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에서는 인건비 때문에 외국인력을 쓰게 되는 일이 많죠. 그러다보니 국민들이 밀려나거나/밀려나지 않아도 임금상승의 여지가 사라지는 일이 심심치 않게 벌어지는 것 같더군요.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외국인력의 권리의식이 눈에 띄게 신장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크게 구박만 하지 않으면 주눅들어 있던 사람들이, 이제는 할말 다하려 드는 건 보통이고 진상피우는 일도 많거든요.
어느정도 수준까지 왔냐하면, 불체자들이 고용주에게 '불법고용으로 신고해버리겠다'고 협박하는 일도 있었습니다[자신들은 집에 가는 걸로 끝나는데, 고용주는 범칙금이 꽤 크다는 것을 잘 아니까 가능한 일이죠].

이 문제는 단순히 사회의 우경화만 탓한다고 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본능적[돈문제도 그렇고, 배타성의 문제도 그렇고]인 문제인데, 고담준론 아무리 떠들어봐야 먹힐 리 없죠.
Commented by ttttt at 2011/07/30 16:28
불체자들은 추방해도 신분세탁이 쉽기 때문이기도 하죠. 테러범때문에 말나오긴 했지만, 국민뿐 아니라 외국인도 지문을 받으면 신분세탁 재입국은 좀 줄어들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07
지금 보면 기업의 외국인노동자 고용이, 이익의 사유화/비용의 사회화라는 패턴으로 나타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더군요.
Commented by ttttt at 2011/08/01 16:22
네, 동감입니다.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11/07/30 22:32
글이 좀 꼬였네요. 정리하자면 외국인력이 국민들과 일자리에서 경쟁하게 되는데다가, 저들가운데도 진상들이(말그대로 일부입니다만) 있어서 반이민정서는 더해갈 거란 말이었습니다
tttt님: 그런면도 없진 않을 겁니다 신분세탁해서 온 사람들이 많으니 아무래도 의심을 안할 수 없고, 저들도 우리가 허술하다고 얕보는 면이 있을테니양자간 갈등해소에 도움이 될리 없죠 이제 등록외국인에 대한 지문수집이 시작되었고, 입국자에 대한 지문수집도 준비 중입니다. 완전히 근절은 못시켜도 큰 도움이 될겁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38
외국인노동자와 이민은 실질적인 관계가 밀접해 형제뻘되는 문제긴 한데, 후자는 정치공동체에 진입하는 거라서 문제를 뒤섞이지 않게 필요할 떄는 분리해서, 또 다르게 필요할 때는 같이 묶어서 세심하게 다룰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뒤섞어버리면 초점을 잃을 가능성이.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11/08/07 12:44
sonnet님: 예. 외국인 노동자와 이민문제는 논리적으로 엄밀히 따져보면 다른 문제겠죠. 그런데 현실적으로 보면, 이민문제=외국인노동자문제가 될 가능성이 큽니다.

우리나라에 정주하려는 외국인은 크게 보면 세부류가 될 겁니다. 고급인력/결혼이민자/외국인노동자.

그런데 고급인력은 무엇보다도 그 숫자가 적어서 사회문제화 될 가능성이 적습니다.
결혼이민자의 경우, 가족공동체라는 안전판이 있습니다[물론 정상적인 가정이라는 전제하에서 그렇습니다. 정상적인 가정이 아닌 경우, 외국인노동자와 섞여서 같은 문제를 일으킬 것입니다].

그런데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앞의 둘과는 차원이 다른 위험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민문제의 핵심은 외국인노동자 문제가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8 10:33
저도 말씀하신데 동의합니다. 특히 숫자가 문제라는 점에. 뭐든 숫자가 적으면 어떻게든 되죠.
Commented by deokbusin at 2011/07/31 09:18
본문을 읽고 나니까 어째 1934년에 터진 "장검의 밤"이 생각났습니다. 나치당내 좌익'과격'파를 대표하던 룀과 돌격대를 기존의 보수우익 세력을 포섭하려던 히틀러가 숙청해버린 사건 말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31
그게 1930년대 극우의 전성시대의 풍경이지요. 유권자들이 대거 극우쪽으로 옮겨갔다면 그런 사태를 예상하는 것도 놀랍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eigen at 2011/07/31 12:51
This article reminds me of the Korean case. Extreme lefty forms a political party and now extreme lefty decreased.
Korean churches can be an opposite case. Korean churches are extreme compared with churches in other countries. These extreme churches embeds extremely extreme people. And it blocks terror from extremely extreme christian.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11:39
한국 정당은 그런 길을 걸어왔다고 생각합니다. 교회는 제가 관심있게 보는 주제가 아니라 뭐라고 논평하긴 좀 어려울 듯.
Commented by 삼천포 at 2011/07/31 13:24
근데 테러같은 폭력적인 호소방법이 지지기반을 넓히는데 도움이 된 사례가 있나요?
Commented by eigen at 2011/07/31 17:38
9/11. It made the into a super-star for some people.
Commented by 삼천포 at 2011/07/31 22:34
대중에게 지지기반이 넓혀진 사례는 있습니까?
Commented by sonnet at 2011/08/01 09:52
일반적으로는 흔치 않습니다. 역효과가 난 적이 더 많죠.
다만 우리나라 독립운동사를 돌이켜보면 상대측 정치인을 총으로 쏴서 죽인다거나, 폭탄을 던지는 전술을 택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전형적인 테러전술이죠. 오늘날 우리는 이것이 일본 통치 하의 한민족에게 희망을 주었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 말이 맞다면 테러로 자신들의 존재와 활동을 알리고 지지저변을 확대하는 것은 가능한 일일 것입니다.
Commented by 응헗 at 2011/08/02 14:18
압둘라 오잘란과 PKK가 해당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leficuR at 2011/08/01 15:59
어쩌면 이것이 최근 들어 우리 사회에서 금과옥조처럼 되뇌고 있는 '유럽의 정신적 가치관'에 대한 비판적 시각과 나름대로의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는 점을 깨우친 사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결국 복지국가와 열린사회라는 것을 지향하는 북유럽-또는 홍 모씨가 신성시하는 프랑스라던가...-에도 문제점은 어김없이 존재하는것이 되겠지요.
Commented by leficuR at 2011/08/01 16:03
게다가 유럽의 여타 국가보다 폐쇄성이 강한 우리나라는... 이 사례를 정말로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것 같다라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무비판적으로 유럽을 동경하던 저역시 예외는 아니겠지만서도...결코 가벼운 마음으로 생각하기가 어렵더군요)
Commented by ttttt at 2011/08/03 10:59
우리 나라가 외국인을 받아들이는 데 폐쇄적이라고 해도 지금 우리 행정체계가 워낙 후진적이기 때문에 일종의 안전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테면 얼마 전에 기사화된, 베트남 신생아를 무더기로 한국인으로 출생등록한 사기사건 말입니다.
일단 받아들이고 나서 고치는 것보다는 고치고 나서 받아들이는 게 낫습니다. 그 점에서 섯불리 열어둘 일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안 받는다고 그들이 갈 데가 없는 것도 아닙니다. 하필이면 전세계에서 인구밀도 수위를 다투는 나라인 우리 나라가 이민받는 데 유연하지 않다고 욕먹어야 한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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