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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된 사회와 분절된 사회
최근 통 글을 못 쓰고 있기 때문에 간단히 화두라도 제시하는 의미에서.

한 아랍학자가 부족이나 종교, 종파 혈연 등 다양한 단체에 속하는 정도와 그 단체들 사이에 조화의 범위에 따라 중동 사회를 분류(*)하였다. 가장 동질성이 높은 사회로 이집트를 꼽고 그 다음 단계가 튜니지아, 리비아, 그 다음이 모로코, 알제리, 시리아, 이라크, 그 다음이 예멘, 바레인이며 가장 분절적인 사회로 수단과 레바논을 제시해놓았다. 동화된 사회는 위기 시에 [전체] 공동체나 사회에 충성을 하고 분절된 사회는 소속단체에 충성을 한다는 점에서 큰 차이를 보인다. 기나긴 역사 속에서, 그리고 독립 후 1958년과 1975년의 내전을 통해서 정치와 사회면에서 어떻게 서로 조화를 이루어나가야 할지를 배운 것이 아니라 레바논은 더욱 분열되어 종파간의 상처의 골만을 키워나갔다.

(*) Halim Barakat, al-mujtama` al-`Arabi fi al-Qarn al-`Ishrin, Bayrut, Markaj Dirasat al-Wahdat al-`Arabiyya, 2000, pp.25-29

문애희. “레바논 종교운동의 현황과 전망”. 『중동종교운동의 이해 1 : 레반트 지역의 종교운동 현황과 전망』. 서울: 한울, 2004. p.130


이번 '아랍의 봄' 사태를 보면서 이 글이 제시하는 서열이 깊은 의미를 갖는다는 생각을 굳히고 있다. 대중시위를 통한 정권교체가 가장 잘 굴러간 두 나라(튀니지, 이집트)가 사회의 내적 통합도가 가장 높은 나라들이라는 것은 우연이라고 볼 수 없다. 또 그것은 이 목록의 뒤쪽에 들어가는 시리아 예멘 등의 문제는 (현 통치자가 물러나느냐 하는 문제를 제외하고라도) 더 골치아플 것임을 뜻한다.

또 이번 '아랍의 봄'과는 직접 관계는 없지만 파괴적인 내전을 겪은 세 나라 - 레바논, 수단, 이라크 - 에 대한 설명력도 뛰어나다. 수단과 이라크는 최근까지 내전을 벌였고, 레바논은 내전이 끝난지는 좀 되지만 갈등이 해결된 건 하나도 없다. 레바논이 위태위태해 보이면서도 내전이 재발하지 않고 있는 이유는 단지 지난번 내전의 쓴 기억이 너무 생생해서라고 보면 된다. 아, 예멘도 내전이 밥먹듯이 일어나는 나라 중 하나다.

개인적으로 수단/남수단이 앞으로도 한참동안 골치아플거라고 예상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물론 분리독립이 잘못되었다는 이야긴 아니다. 붙어있으면 끝없이 싸울게 뻔하니 떼어놓는 건 좋은데, 단지 두 개로 쪼갰다고 일이 끝나는 건 아니라는거...
by sonnet | 2011/07/15 14:03 | 정치 | 트랙백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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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만슈타인 at 2011/07/15 14:10
시작은 맘대로지만 끝은 맘대로 안된단다 (응?!)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30
이세상 모든 분쟁이 그렇죠. 시작은 혼자서도 할 수 있지만 끝은 모두가 동의할 때까지 나지 않는다...
Commented by 카구츠치 at 2011/07/15 14:26
역시 저 지역은 제국 치하의 부족 자치가 정답인가...!!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33
과거엔 제국들이 그런 식으로 통치했는데, 민족주의의 시대가 온 이래로는 그게 불가능해진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렇다곤 해도 저런 동네의 부족은 1:1로 완전히 독립국을 세우기엔 또 너무 작죠. 골치아픈 문제입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11/07/15 15:01
수단과 레바논이 저 리스트의 최하단에서 벗어날 일은 큰 사건이 따르지 않는한 앞으로 몇백년은 없을 것 같습니다;(특히 신명나기 그지 없는 레바논 정국!)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34
몇 백 년은 또 굉장히 긴 시간이라서(유럽의 지도도 3백년만 뒤로 돌리면...) 그렇게까진 잘. 그래도 한 50년 정도는 안심하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死海文書 at 2011/07/15 15:03
답이라는 게 참 안 보이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38
음. 어떤 의미에서 이집트가 모범을 보이고 다른 나라들이 따라오는 식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아랍 민족주의가 뜰때 이집트가 그런 리더십을 발휘했었거든요.
Commented by 삼천포 at 2011/07/15 20:04
Ah... 우리나라 분절된 사회...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36
우리나라는 세계적 기준으로는 매우 높게 통합된 사회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우리나라가 가진 몇 안되는 자산이라고 생각하는걸요. 물론 한 20년 전에 비하면 약간 원심력이 작용하는 느낌도 있지만, 아직은 건전합니다.
Commented by jeltz at 2011/07/15 20:17
알 자지라 연구소에서 나온 예멘 보고서를 번역하면서 시껍했던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20
북예멘 내전에 뛰어들었던 이집트군의 경험을 담은 기록들을 봐도 완전히 끝장이더군요. 요즘 예멘 내부정치에 대해 나도는 이야긴 그때와 다른게 별로 없어보입니다. 당시 나세르를 비롯해서 이집트군 지도부가 가졌던 생각은 아프간에 들어갔던 소련군(http://sonnet.egloos.com/2692852 )의 판박이라고밖에... 또 요즘 나도는 이야기로는 이븐 사우드왕이 훈요십조 풍으로 아들들을 모아놓고 예멘에 직접 개입하지 말라고 유언을 남겼다고 합니다. 이게 정말이라면 이븐 사우드는 적수공권으로 나라를 세운 걸물 답게 통찰력이 있는 사람 같습니다.
Commented by 바보이반 at 2011/07/15 20:51
리비아가 리스트의 상위인 것을 보면 그나마 사회통합도가 높은 나라가 저모양이면 나머지는 무엇인가 하는 불길한 예감이 듭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45
리비아는 유럽이 개입 안했으면 과거 하페즈 아사드가 했듯이 전통의 정복왕 방식으로 벌써 끝이 났을 거고, 반대로 유럽이 1개 중여단만 군대를 상륙시켰으면 그건 그거대로 끝이 났을 텐데, 지금 이도 저도 아니게 엉거주춤하게 개입을 해서 시간이 엄청나게 죽고 있죠. 물론 이렇게 하는 것이 결국 "자기 손으로" 일을 해낸다는 점에서 당사자들의 역량이 발전하는 길이긴 합니다만 보고 있는 사람들은 답답하죠.
Commented by jeltz at 2011/07/16 13:22
벵가지를 포격하고 밀어서 시체를 뒤덮는다!
Commented by 동쪽나무 at 2011/07/15 21:39
레바논은 단순히 분열되 것 뿐만이 아니라 각분파의 배후에 든든한 빽까지 버튀고
있는 판이니...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52
이란이 히즈불라에게 집어주는 돈이 연간 3억불이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니.
Commented by 김창식 at 2011/07/16 00:32
수단은 불행한 결혼생활보다 행복한 이혼이 낫다지만 상황을 보면 결혼생활만큼이나 불행한 이혼생활이 기다리고 있을 것 같단 말이죠. 그나마 통합도가 높다는 리비아도 저런 난장판을 벌이는 걸 보면 다른 나라들의 미래는 암담해 보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3:10
제 생각도 별로 다르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ttttt at 2011/07/16 22:43
이혼했더니 문밖에서 명예살인하자고 기다리고 있는 막장상황?
Commented by 로자노프 at 2011/07/16 00:34
부족간 분쟁 성격이 강한 리비아가 통합이 잘 된 편이면 도대체 다른 아랍권은 어떻다는 건지............ 하기사 레바논은 각 종파가 각기 무장하며 거기에 시리아, 이스라엘, 이란까지 끼어든 헬게이트지만... 근데 생각해보면 아랍에서 이집트를 제외하면 확실히 부족적 성향이 강한 것은 유목 기반 사회라는 데서 이유를 찾아야 되나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3:05
음... 지금 아랍의 봄 사태에서 부족(이나 유사부족)적 현상은 평소보다 훨씬 강합니다. 그 이유는 지금이 국가 같은 공식적인 사회구조나 지배구조가 흔들리는 시기이기 떄문에 Gemeinschaft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지는 게 아닌가 합니다.

지금의 한국 같으면 전통사회에서 물려받은 Gemeinschaft가 철저하게 파괴되어 핵가족 정도만 남은 상태니까 그런 상황에서도 어디 기댈 데가 없겠지만, 그들은 좀 약화되었을지는 몰라도 부족 같은 게 상당히 남아 있어서 유사시엔 자연스럽게 그리로 fallback하게 된다는 이야기죠.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3:10
사실 5백년 전으로만 돌아가면 지구상의 인간사회 대부분은 Gemeinschaft가 거의 지배하는 사회일 겁니다. 근대적인 사회는 1만년 이상의 인류 역사에서 거의 막판에 뜨기 시작한 상당히 예외적인 현상이 아닐지요.
Commented by 곤충 at 2011/07/16 00:39
저 동네에 필요한 것은 '국가주의'라는 말이 떠오르는 동시에..... 과연 우리에게는 어떤 거울이 될까도 생각해 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39
근대민족국가를 완성 못한거죠.
Commented by ttttt at 2011/07/16 22:49
이래 저래 욕먹는 이승만이 방법은 거칠었지만 결과적으로 정리를 해놨죠. 잘했다 못했다는 소린 제껴두고 결과를 보면요. 저 동네는 리더만 잘 나왔으면 각 나라들이 지금까지 죽인 누적 희생자 규모면 충분히 기초를 세울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shaind at 2011/07/16 11:59
내셔널리즘이 필요하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1/07/16 12:20
만들어 내야죠.
Commented by 死海文書 at 2011/07/16 14:00
국가가 부족 이상으로 다가오게 하는 것이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당면과제일지도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ttttt at 2011/07/16 22:41
갑갑하군요.
부족과 종파가 밥먹여주고 거주지와 혼처를 정하고 무력까지 갖고 있으니 국가는 유명무실.. "국경을 초월한 머시기" 란 낭만적인 말이 참 지옥같이 적용된 동네군요.

무엇보다 국가가 유일한 무력의 원천이 아닌 데다, 옆 나라들이 자꾸 국경을 넘어 간섭하는 게 제일 큰 문제같습니다.
시간이 약일 말다툼도 시가와 친가에서 자꾸 훈수두면 결국 이혼이랄까..
Commented by 마즈net at 2011/07/18 11:27
민주주의라는게 국가권력이라는게 달콤한 그것이 잇는지라;;;민족 종교갈등을 격고있는 국가에서는 본격헬게ㄲㄲㄲㄲㄲ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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