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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우와 고래들
일본의 장기적인 안보전략 변화 이야기가 나온 김에, 미국, 일본, 중국이라는 주변 강대국들의 변화 그리고 그들에게 둘러싸여 있는 우리의 안보환경 및 안보전략 간의 관계를 조금 짚어보고자 한다.

의외로 이런 주제를 일반인에게 전달할 수 있게 쉽게 써내려간 경우가 많지 않은데, 강성학의 단행본 『새우와 고래싸움: 한민족과 국제정치』(서울: 박영사, 2004.)이 이 주제에 대해 보기 드물게 짧고 명료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다고 생각되어 이 내용을 소개하고 약간의 해설을 붙이도록 하겠다.


1. 미국 전진배치 군사력의 후퇴와 일본의 재부상 간의 상관관계

뿐만 아니라 한반도는 더 이상 군사·전략적으로 별로 중요한 지역이 아니라고 본다. 미국은 예전에도 한반도를 군사·전략적으로 그다지 중요하게 생각지 않았다. 그래서 애치슨라인이 나왔고, 맥아더의 판단도 비슷했다. 다만 한반도는 냉전시대의 정치적 의미에서 중요했을 뿐이었다. 게다가 이제는 항공모함과 정밀 유도 미사일을 통해서 언제든지 미국이 원하는 곳을 정확하게 가격할 수 있는데 굳이 한반도에 군대를 주둔시킬 이유가 없는 것이다. 한반도는 더 이상 미국에게 전략적인 재산이 되지 않으며 오히려 군사적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사실 그동안 동북아에서 미국의 역할은 자국의 국가이익에 관련된 역할 이외에도, 상당 부분 전략적으로 일본을 대신하는 것이었다. 만일 이 지역에 힘의 균형이 이루어졌다면 미국은 멀리 떨어져서 그저 통상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동북아에서 미국이 군사적으로 행동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그들이 무장 해제시킨 일본의 지정학적 역할을 대신하기 위해서였다. 따라서 그 동안 이 지역에 대한 미국의 군사·전략적 정책의 상당 부분은 본래 일본이 스스로 담당해야 했던 영역과 많이 중복되어 왔다.

이제 미국은 하나 둘씩 이 지역에 대한 역할을 스스로 맡으라면서 서서히 일본을 내세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이러한 부담의 공유를 비용부담에서 시작했다가, 새로운 가이드라인이 합의되면서 일본이 전통적으로 이 지역에서 가지고 있었던 군사·전략적인 역할까지도 하나씩 일본에게 맡기고 있는 것이다.

세계지도를 놓고 미국에서 이 지역을 볼 때에 지리적으로 길게 이어지는 일본과 동남아시아만 안전하다면 일본 너머에 있는 한반도는 별로 군사·전략적인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한반도와 한국의 안전은 일본의 안전에 관계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는 것이 미국인들의 입장이었다. 즉 한반도는 미국에게 있어 사실상 일본을 지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서 가치가 있을 뿐이었다. 미국은 한국에 절대적인 가치를 두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이제 일본이 원래의 지정학적, 군사전략적 역할을 맡게 된다면 미국은 더 이상 냉전시대와 같이 모든 것을 소련의 위협과 연관시켜 이 지역을 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것들은 최근에 여러 가지 형태로 표출되고 있다.(pp.43-45)

전시작전통제권 논란이 벌어졌을 때, 노무현 정부의 지지자들이 펼친 한 가지 논리는 그건 미국이 바라는 바이고, 주한미군은 붙잡아도 감축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니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작전통제권 이양'받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시대에 순응해 이에 대한 찬반보다는 어떻게 이양받을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대해 보수 측도 "기본적으로 미 행정부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항구적으로 보유할 의사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데 이견이 없다.(박용옥 인터뷰 참조) 다만 보수 측은 우리의 필요에 의해 우리가 요구해 그들이 남아있는 것인데, 그렇게 '뺏아갔던 걸 되찾겠다' 내지는 '갈테면 가라'는 식의 태도를 취해 상황전개를 부추기는 것에 커다란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 당시 한국 국내의 논의에서 주한미군의 감축이나 연합사, 작전통제권 이양 등은 한미 간의 쌍무적인 틀에서만 이야기되었을 뿐, 그것이 가져올 동북아의 전반적 군사적 균형의 조정, 특히 일본의 상대적 역할 변화에 대해서는 거의 공론화되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만큼 한국의 시야는 자기중심적이고 좁았던 것이다.

이는 미국의 동북아 논의에 있어 한국은 예나 지금이나 아니 '언제나' 중국/일본의 부수적 존재였던 것과 좋은 대비를 이룬다. 중국 또한 일찍부터 이 점에 대해 넓은 전략적인 시야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1970년대 미중수교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는 주한미군의 존재를 인정하면서, 그 빈 자리를 일본이 메우는 것을 중국은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표명했던 것이다.



2. '동북아 균형자' 신드롬의 재검토

그렇다면 미국만 변한 것인가? 미국만 변한 것이 아니라 한국도 변했다. 한국에서는 두 가지 변화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나는 ‘강대국 신드롬’이고, 또 하나는 ‘민족주의 감정의 분출’이다. 갑자기 돈을 벌어 눈에 보이는 것이 없는 졸부처럼, 지금 대한민국은 마치 스스로 강대국처럼 행동하고 우리도 강대국가 중의 하나라는 착각을 하고 있다. 나아가 우리가 강대국가들 사이에서 그들 간의 중재나 조정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지도자들까지 나오게 되었다.

원래 조정자 혹은 균형자 역할은 자기가 어느 편에 속하느냐에 따라서 전체적인 힘의 균형을 달라지게 할 수 있는 자, 즉 강대국가만이 할 수 있는 역할이다. 다시 말해 강대국이 아니면 균형자의 역할을 할 수 없는 것이다. 근래의 6자 회담에서도 중국은 강대국이기 때문에 균형자 내지는 중재자 역할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한국은 중재역할이 불가능하다. 우리의 그런 역할을 다른 국가들이 인정해주지 않는다. 그런데 우리는 스스로가 강대국가로 자처하고 강대국들에게 우리가 당신들과 무엇이 다르냐면서 완전한 평등을 요구하고 있다. 국내 사회에서도 완전한 평등을 이루지 못한 우리가 바로 초강대국 미국에게 완전한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pp.45-46)

쉽게 말해서 중국과 일본 같은 '고래'들이 서로 주먹을 흔들면서 "너 그따위로 할래? 한 번 붙어 볼테냐!"라고 외쳐댈 때, "아니, 다들 왜 그래. 좀 조용히 있어!"라고 외치며 끼어들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존재가 균형자이다. 이런 일을 해내려면 균형자의 개입이 흥분한 고래들조차 일단 멈춰서 상황을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할 정도의 위세를 갖춰야 한다. 따라서 균형자는 막강한 힘을 가진 강대국들만이 해낼 수 있는 역할인 것이다. 고래가 새우 싸움을 말릴 수는 있어도 새우가 고래 싸움을 말리기는 거의 불가능한 법이 아니겠는가.


노무현 정부 때 튀어나와 모든 사람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동북아 균형자'론은 강성학이 지적하듯이 우리나라가 오랫동안 품어온 강대국 콤플렉스의 발작적인 출현이었다. 그것이 그처럼 엉성했던 이유도 거기서 찾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아무리 엉성한 것이었어도 대한민국 건국 이래 60여 년간 유지해 왔던 전통적인 안보전략에 대한 안티테제로서 제시된 것이라는 점은 평가해줄 만한 가치가 있다. 사실 그간의 전통적 안보전략은 너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기에 우리는 거기에 이름을 붙여 부른 적도 별로 없었다.

'동북아 균형자'론의 등장은 전통적 안보전략의 지지자들에게 '젊고 새로운 도전자들' 앞에서 (그간 너무 당연해서 묵시적으로 넘어가도 되었던) 전통적 안보전략의 전제와 논리를 드러내어 설명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과제를 던져주었다.



3. 전통적 안보전략의 숨겨진 이름

그렇다면 과연 어떤 국가에 편승할 때에 우리의 미래가 있겠는가? 냉전체제의 해체 후 국가 간 편승을 위해서는 과거와는 달리 아주 비싼 대가를 지불해야 하게 되었다. 이제 무임승차나 일방적인 시혜의 시대는 끝났다. 어느 국가에 편승하든, 우리는 그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그 중 상대적으로 가장 적은 대가를 요구하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가? 아직까지는 미국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 문제는 앞으로도 한국이 미국에게 우호적이고 가까운 나라로 간주되고 안전을 보장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나라로 여겨질 수 있을까 하는 점이다. 과거에는 우리에게 원조를 주기 위해서 미국의 의회지도자들과 국무성, 그리고 대통령까지도 한국은 미국에게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래야 의회에서 한국에 대한 경제원조법안이나 군사원조법안이 통과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정말 우리가 미국에게 중요한 존재라고 착각하게 되었다. 우리에게 미국인들이 탐낼 만한 것은 사실 거의 아무 것도 없다. 우리가 미국을 더 필요로 하는가 아니면 미국이 우리를 더 필요로 하는가 하는 문제에 관해서 우리는 매우 냉정하게 스스로 묻고 답해야 한다.(pp.52-53)

전통적 안보전략에 아직 합의된 이름은 없지만 나는 이 전략을 '동북아 편승자'론이라고 부르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이들의 기본논리는 '새우'에게는 균형자 같은 사치스러운 역할을 할 여지가 없으며, 일단 누구에게 붙을지를 결정한 다음 그 뒤로는 주로 어떻게 잘 붙어있을지를 궁리하고 실천하는 것이 안보전략의 실천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4. 우리는 결코 밀로스 인이 되지 않겠다

강성학 같은 이의 결론이 마음에 안 드는 사람들도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이들은 이런 결론이 너무 비관적이고 희망을 보여주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것은 그가 염두에 두는 어떤 예화와 관련이 있다. 그것은 투키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에 등장하는 밀로스 회담(이하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가능하면 꼭 읽어볼 것)이다. 이런 상황이 국제정치의 본질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생각하기에 그는 그런 입장을 취하는 것이다.

펠로폰네소스 전쟁에서 최종적으로는 스파르타가 승리하게 된다. 그러나 『펠로폰네소스 전쟁사』 전체를 읽고 난 다음에 우리가 느끼는 것은 아테네 제국이 멸망하고 마침내 정의가 승리했다고 하는 만족감이 아니다. 실제로 우리는 매우 슬픈 감정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아테네인들이 최종적으로 멸망했지만 그것은 ‘정의의 승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정의도 바로 이 전쟁의 희생물이었다. 아무도 밀로스인들을 구하지 못하였으며, 이 약소국가는 완전히 멸망해 지구상에서 사라져 버리고 말았던 것이다. 아테네가 최종적으로 전쟁에서 졌다는 사실은 이미 죽어버리고 노예로 팔려버린 밀로스인들에게 아무런 위안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사실은 스파르타가 승리하면서 그리스세계가 이제 스파르타의 제국이 되었지만, 아테네의 제국주의 정책이나 스파르타의 제국주의 정책은 사실상 차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전쟁 중에 스파르타는 ‘아테네로부터 그리스인들의 해방’이라는 명분을 내세우면서 동맹국들을 독려하였으나 정작 전쟁에 승리한 다음에 스파르타가 다른 약소국가들에게 취했던 정책은 과거의 아테네가 취했던 것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강압적이고 억압적이었다. 약소국가에게 승리의 기쁨은 사실상 어느 곳에도 없었던 것이다.

이러한 투키디데스의 교훈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느낄 수 있는가? 여기에는 전쟁의 원인, 과잉 팽창의 문제점, 그리고 민주국가에 있어서의 선동정치의 위험성, 부적절한 정치지도자가 적절한 정치지도자를 대체했을 때 당면하게 되는 위험성 등등 많은 것들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것을 통해서 무엇보다도 정치적인 삶의 한계와 그 궁극적인 비극성을 보게 된다. 이 역사책을 읽고 나면 다시 한번 인간이란 무엇이고 정치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되묻게 되는 것이다. 전쟁을 통해서 우리는 인간의 한계를 목격하게 된다. 그리고 정치의 한계를 목격하게 된다. 따라서 정치에 관해서 지나치게 기대해서는 안 되며, 지나친 기대는 반드시 커다란 실망을 안겨주고 말 것이라는 투키디데스의 교훈을 우리는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투키디데스는 이처럼 정치, 특히 국가 간의 국제정치를 비관적인 관점에서, 혹은 비극성을 강조하는 관점에서 바라봄으로써 국제정치학에서 이른바 ‘현실주의’라고 하는 패러다임의 시조가 되었다.(p.301)




당신네 옆에서 살아간다는 건 어떤 면에서 코끼리와 잠을 자는 것과 같다. 아무리 친하고 길들여져 있다고 하더라도 … 그 사람은 코끼리가 한번씩 킁킁거리고 실룩거릴 때마다 영향을 받기 마련이다.
Living next to you is in some ways like sleeping with an elephant. No matter how friendly and even-tempered is the beast, if I can call it that, one is affected by every twitch and grunt.

- 워싱턴을 방문해 프레스클럽에서 가진 연설(1969)에서, 캐나다 수상 트뤼도(Pierre Trudeau) -


by sonnet | 2010/07/29 11:35 | 정치 | 트랙백 | 핑백(4) | 덧글(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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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앞선 글</a>에 붙은 두 개의 코멘트에 답하는 글입니다. 상당히 긴 인용을 하게 된 관계로 별도 포스팅으로 돌립니다. 이러한 운신의 한계가 미국과의 북핵문제에 대한 여러 충돌이 이어지면서 자주국방이라는 형태로 해결점을 찾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추가로 국방비에 소모면서 군비를 증강할때는 북한, 중국등의 자극을 생각해야만 했고, 여기에 미국의 대이라크전 문제와 연계되어 결국 전작권이양논의가 추진되었다 보는게 타당하지 않을까 싶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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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담이 되지 않나요?게다가 돈은 메꾼다고 쳐도, 병역 자원은 어떻게 메꿀 건가요?그리고 댓글에 보면 미국이 한국을 아주 중요시하고 있다고 하는데,제가 아는 바는 아니거든요. 새우와 고래들에 보면 현재 미국에서 한국은 변두리의 작은 나라입니다.그렇게 한국이 중요했다면 베트남전 때 7사단이 빠지지도 않았고,90년대에 6,000명이 빠지지도 않았고, 전술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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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아도취나 과대망상의 잔영 ... more

Commented by 행인1 at 2010/07/29 11:47
이렇게보니 왠지 균형자 이론이건 편승자 이론이건 우리 스스로를 과대평가 하는건 어느정도 비슷한듯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2:48
과대평가까지는 모르겠지만 편승자도 위험한 시나리오가 몇 가지 있긴 합니다. 첫째는 박쥐짓을 하다가 찍히는 경우고, 둘째는 잘못된 편에 줄을 섰다가 '심판의 날' 개박살나는 경우죠.
Commented by tloen at 2010/07/29 11:50
아마 노무현 정부때의 균형자론은 직접 싸움을 말리는 힘을 가진다라기 보다는 일종의 캐스팅보트의 역활을 한다는 취지였을텐데,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속담을 무시한 삽질이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겠죠. 강대국 콤플렉스의 발현이라는 측면은 정말 동감이 가는 표현이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2:50
맞는 말씀입니다. 캐스팅보트를 쓴다는 건 강대국 입장에서 "자신들의" 결정권이 탈취당하는 셈이기 때문에 참을 수 없게 기분나쁜 일이겠죠. 결국 캐스팅보트를 쓸 능력도 의사도 없는 척 하면서 은인자중하다가 결정적일 때 한 번 써먹는 건 몰라도, 평소부터 그러겠다는 걸 공언하는 건 자멸적인 전략이죠.
Commented by Mr술탄-샤™ at 2010/07/29 11:54
모든 면에서 틀림없는 관점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일본의 군사전략적 위상이 어느 정도 제어되어 있기 마련이지, 70년대에 자위대가 국군으로 승격되었다면 지금 한국의 처지는 감히 균형자론을 내세울 수도 없을 처지였을 것을 새삼스럽게 다시 느끼게 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3:05
사실 미국 때문에 시간을 많이 벌었지만(그리고 당분간은 유지되겠지만), 이게 가만 두어도 영원히 갈거라고 생각하는 건 정말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10/07/29 12:12
일본의 전략적 위치에 대한 논의는 너무 민감한 문제라 쉽게 이야기할 수 없었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안보문제를 다룬 한국내의 논의들을 보면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이후 한일수교에 이르기 까지 일본재무장에 관해 민족주의에 기반한 공포감(또는 우려)가 상당했으니 말입니다.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더라도 민감한 '국민정서'라는 문제가 걸려있으니 공론화하는게 까다로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일본과 관련해 말 한마디만 실수해도 정치적으로 타격을 입을 수 있는 나라에서 일본이 주도하는 안보체제에 대한 종속은 함부로 이야기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3:51
동의합니다. 특히 당시에는 지금보다도 그런 심리가 훨씬 강했지요. 아무래도 다들 무자비한 일본제국 밑에서 식민시절을 헤쳐나온 사람들이니깐요. 다만 21세기 들어서는 이걸 더 이상 덮어두고 갈 수가 없게 된 게 아닌가 하는게 제 인상입니다. 이젠 국민의 동의가 없이는 외교나 안보 정책의 연속성을 담보할 수도 없는 상황인데, 그간 무작정 덮어 놓았더니 지역의 세력구도 안에서 한국의 위상을 자꾸 오판하게 되는 것 같아서요.
문제는 정치인들이 얼마나 교묘하게 이 문제를 유권자들에게 설명할 수 있느냐인데, 학계라든가 언론, 기타 다소 자유로운 입장에 있는 사람들이 논의의 전제가 될 사항들을 다소 덜 요란하게 다루기를 반복하면서 대중들에게 적응할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에이브람스 at 2010/07/29 12:21
그야말로 착각의 대가가 얼마나 클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3:34
'동북아 균형자'는 사실 결단의 순간이 실제로 닥칠 때까지 대통령 마음 속에만 잘 갈무리 되어 있었더라면 상당히 좋은 구상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걸 그렇게 대외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Commented by 일화 at 2010/07/29 12:27
대부분 그렇게 생각은 하지만, 오피니언 리더들에게는 몰매를 맞을 각오 없이는 하기 힘든 말이니까요.
마키아벨리의 말대로 대중은 일단 입맛에 맞는 얘기를 선호하기 때문에 아무리 궁극적으로 나은 방법이라고 해도 시쳇말로 찌질해 보이는 얘기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는 듯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3:33
사실 그렇기 때문에 과거에는 전통적 안보전략의 구체적인 내용이 뭔지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하지 않았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제는 '동북아 균형자' 같은 안티테제의 도전이 시작되면서, 더 이상 그렇게 침묵하는 방식이 통하기 어렵게 된 게 아닌가 하는게 제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少雪緣 at 2010/07/29 12:42
따라서 우리는 방사능을 꾸준히 섭취해서 에비라로 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3:16
2012년부터 권장식단에 밀리렘표시를 의무화 하는 한편으로 생활지도를...
Commented by 길현 at 2010/07/29 13:24
FEV바이러스도 좋죠.
Commented by Manglobe at 2010/07/29 12:47
일본이 주도하는 안보체제에 대한 종속이란 말 자체가 저를 울컥하게 하네요... 심한말을 썼지만 이렇게 제 몸이 거부하는걸 어쩌겠습니까... 우리나라는 그저 북한과의 전쟁가능성을 최대한 시위하며 군사력을 길러야하는게 최선인건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3:25
미국이 완전히 손을 뺀 것이 아니고 여전히 미일동맹체제 내에서 미국이 일본의 상위파트너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순수하게 "일본이 주도하는 안보체제"란 게 그렇게 간단히 오진 않겠지요. 다만 문제는 미국이 현지 파트너의 실력을 인정하고 부담을 경감하기 위해 임무를 넘겨준다고 할 때, 우리가 (설령) 추가적 투자를 한다고 해서 우리의 역량 강화로 가는 것이 아니라 일본의 상대적 위상이 올라간 형태로 결말이 날 수도 있다는 점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조정의 문제도 있습니다. 현재 미래의 안보구조에 대해 미국-일본은 고위급 협의를 하고, 한국-미국도 고위급 협의를 합니다. 한국-일본 사이에는 그런 조율 과정이 없지요. 따라서 미국이 동아시아에서 군사력을 축소하고 그 빈 자리를 일본과 한국이 메우게 된다고 해도 두 나라가 상호 조율되고 상보적인 방법으로 군사력을 증강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두 나라가 상호 경쟁적이고, 비협조적인 형태로 군사력을 증강하게 될 수도 있는 셈이지요. 그러면 한일 두 나라의 서로에 대한 위협인식은 더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공손연 at 2010/07/29 13:05
글쎄여 저는 일본이 보통국가화하더라도 옛날처럼 우리나라를 압도할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장차 미국에 버금간다는 중국앞에 일본도 약한편인데 무슨힘으로 우리를 짓누르려 들까요? 그동안 일본에 당한것은 워낙 조선때에 군사적,졍제적으로 침체되어서 그렇지 고려때에는 거란이나 금한테는 서열상에는 뒤져도 나름대로 실력대로 주변국에서 쳐준것이 한반도국가였습니다.

지금은 우리나라가 그렇게 아무것도 아닌존재도 아니고 일본입장에서도 한국이 친일화되면 대접해주면 했지 나쁠것도 없을것 같습니다. 중국이 강하더라도 미국이 어느정도까지라도 건재하는한 양측에서 대접받고 살것 같습니다. 정세가 일변해서 중국측의 균형이 미일을 압도하는게 아니라면 한국은 양쪽에 다 대접받으며 살아간다고 저는 봅니다. 일본중심이라도 한국이 참여해주는것이 감사할뿐이지 괴롭힐 이유나 힘은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30 10:51
중국의 고성장과 일본의 저성장이라는 패턴이 역전될 가능성이 별로 없기 때문에, 일본 위협론은 저도 크게 걱정하지 않습니다. 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미국-일본과 중국의 대결구도가 강화되면 한국은 양쪽에서 대접받는 그런 존재가 되기보다는 양쪽에서 갈굼만 당하는 곤혹스러운 입장에 몰리게 되기 쉽다고 생각합니다. 즉 그들이 한국을 놓고 당근으로 경쟁하기보다는 채찍으로 경쟁하는 경우가 더 많을 거란 말이지요.

노무현의 '동북아 균형자'론을 긍정적으로 해석하자면 이런 상황이 너무나 싫기에, 한국이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서 이런 상황을 예방해 보겠다는 것입니다. 한국의 능력으로 도대체 예방이 가능하냐 긁어부스럼이나 만들지 마라는 반론이 뼈아프지만요.
Commented by jane at 2010/07/29 13:07
박쥐로 찍혔던 건 사실 북한? ...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3:26
북한은 실제로 박쥐로 찍혀서 보복을 당한 적이 많습니다. 중국에 붙으면 소련이 물먹이고, 소련에 붙으면 중국이 벌을 주고...
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7/29 13:19
트뤼도 수상의 말이 남 같지가 않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3:25
강대국을 접한 모든 나라의 숙명일 겁니다.
Commented by -_-; at 2010/07/29 13:25
조금 벗어난 이야기지만, 밀로스인들은 아테네에게 항복하는게 결과론적으로 보면 옳은 선택이었던걸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3:30
역사상의 결과가 '옥쇄'인 이상 그런 결론을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0/07/29 13:36
그놈의 강대국 환상이 문제의 근원이군요.
왜 우리나라는 유독히 강대국 환상에 젖어 있는 걸까요? 세계적으로 봐도 특이한 케이스 같습니다,
고구려나 발해도 강대국이 마음먹고 분쇄에 나서자 수십년만에 분쇄되어 버린
동네 강자 정도밖에 되지 않았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현재의 일본국은 아무래도 과거의 일본제국으로 회귀하지는 않을 듯 하니 일본 주도의 상호방위체제에 가입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이긴 할거 같습니다.
미국이 한국에 탐낼만한 것이라.....
제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건 "아프간 마을마다 주둔해서 탈레반과 싸워줄 보병사단 10여개"
정도. 이정도를 우리가 항상 줄 수 있다고 하면 미국이 한국을 버리질 않겠죠.
Commented by Ya펭귄 at 2010/07/29 15:33
권력에 대한 지향성이 은근히 강하죠... 뭐 사람들은 그것을 '정의'로 포장하는 듯 하고 아무도 그걸 지적 안하니까 원래 그런가보다 하고 계속 포장하는 듯 싶습니다만....
Commented by 밀파크 at 2010/07/29 15:58
닮자 닮자 주장하다 좀 살만해지니 이제 우리도 그들과 닮은갑다 하는지도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30 10:53
한국이 약소국일지라도 국민이 날때부터 간 쓸개 다 빼놓고 태어나는 건 아니니까요. nature를 nurture가 극복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아닐까요(쓴웃음).
Commented by 김창 at 2010/07/29 13:54
이건 참 비굴하면서도 꽤 괜찮은 분석이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6:31
강자와 약자 중 누가 당당해지기 쉬운가라는 질문을 던져본다면 ;-)
Commented by 공손연 at 2010/07/29 14:02
노무현대통령이 나름대로 아는한도내에서는 자기신념이 있다고 인정하지만 한국식의 주제넘는 오지랖인 그 동북아균형자론때문에 많이 짜증스러웠습니다. 전작권문제도 생각없이 존재하는것이 아니라 지금은 아닐수 있어도 과거에는 확실히 우리나라로서는 절실한 생존문제였는데 그놈의 나대는 자존심문제로만 제기하는게 싫었습니다.그 자기표현과 자존심에 실리가 더 해질수는 없었는지......... 가슴만이 아니라 머리까지 뜨거워졌어야 하는지......노무현이라는 사람자체보다 한국인이라는 인간성이 싫어졌던 사건이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6:51
한바탕 논란이 된 뒤, 나중에 해명 겸 해서 나온 설명들을 종합하여 제가 느낀 점은 이렇습니다. 노무현 정부가 표명한 희망은 '한국이 외교적으로 운신할 여지를 가질 수 있게 주변국들이 매우 양호한 멍석을 깔아주었으면 좋겠고, 그렇게 환경이 조성되는 데 우리도 적극 협력하고자 한다'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Commented by 공손연 at 2010/07/29 18:51
그래도 '동북아균형자'라는 단어자체가 워낙 원색적이고 노골적이라 그대로 받아들인 사람들이 많았던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30 10:56
일단 미국부터가 '동북아 균형자와 한미동맹은 양립할 수 없다'고 받아쳐버리니 출발부터가 삐걱거리다 좌초되는 건 당연.
Commented by 愛天 at 2010/07/29 14:16
쿨럭, 답답글을 지우려고 했는데 전체리플을 지워버렸네요. 콜디스트 윈터에서 미국의 참전 이유가 한국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중국내전에서의 국민당의 패배로 미국내 반공여론에 밀리는 트루먼 정부가 공산진영에 얕보이지 않기 위해서 도와주었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추가로 일본이 전장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도 포함되었다고 보고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6:53
네.
Commented by 파파라치 at 2010/07/29 15:42
지금의 미국은 균형자라기보다 "최종조정자"에 가깝고, 근대 역사에서 균형자의 역할에 비교적 충실했던 것은 비스마르크 시대의 독일제국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럽의 떠오르는 강대국이었던 독일에 비스마르크 정도의 수완과 자제력을 가진 지도자가 있어야 말이 되는 것이 균형자이고, 우리나라 같은 경우에는 기껏해야 "균형점"이 되는 것이 고작이겠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29 16:43
서양 외교사에서 대표적인 balancer로 지칭되는 것은 영국인데, 늘 유럽대륙을 제패한 위험한 세력이 떠오르는 것을 막으려고 개입하곤 했었죠. 사실 2차대전 이후의 미국 정책도 유라시아 대륙을 제패한 거대한 대륙세력이 대두하는 것을 막는 것이라고 보면 그와 비슷한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메테르니히나 (제국 수립 이후의) 비스마르크도 대륙의 현상유지체제를 관리하려고 노력한 강대국 지도자라는 점에서는 적절한 예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계원필경 at 2010/07/29 18:03
그러고보면 미국의 입장에서 일본은 본처, 한국은 애첩 이라는 표현이 생각나는 군요...(어찌보면 벨기에가 겪어야 했던 역사적 수난들이 생각이 나기도 하고 말이죠...)
Commented by 공손연 at 2010/07/29 18:53
애첩이라도 되면 고마울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30 11:03
벨기에와 폴란드 등이 강대국들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려고 버티다가 쫄딱 망한 대표적 사례들이죠. 벨기에나 네덜란드가 아무리 예방외교를 잘 해도 영프와 독일의 결전을 막을 수 없었을거라는 건 역사의 상식.
Commented by 미연시의REAL at 2010/07/29 18:55
결국은 우리가 일본이 보통국가로 가는 방향에서 우리의 국익을 챙기는 방향은 편승전략이라는건가요? 개인적으로 동의합니다. 어차피 한국자체가 이제는 편승전략을 구사할수밖에 없는 형태구도로 가는 상황인데.. 굳이 어설픈 중립적 모습을 보인다는건 결국 우리 국가적 입장에서의 국익문제를 극대화하기에는 어렵다 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말씀하신 일본주도라기 보다는 이제 한국의 위상도 강화되어서 있다는 점을 고려할때 동아시아에서 한-미-일 3각 동맹체제에서 호주+싱가포르+대만등도 포함되는 다자적 집단안보체제 구성에서의 집단적 방위와 집단안보체제 구성으로 가는 형태가 되지 않을까요? 일본의 보통국가화의 경우 일본의 현 군사력만으로도 당장 한국이 영토분쟁에서 문제가 될수 있는 사항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고 동시에 과거사 청산 문제도 아직 본격적으로 해결되지 못한 미국의 주도이되 지역적으로 일본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는 형태는 과연 가능할까 싶습니다.(오늘날 한 국가에만 집중된 형태의 주도가 되겠는가? 입니다.)
Commented by 미연시의REAL at 2010/07/29 18:58
04년이후 미-일-호주가 거의 삼각 안보체제 형태를 형성했다점에서의 다각주의 형태의 집단안보체제 형태의 결속은 결과적으로 일본 중심이라기 보다는 미국입장에서는 민주당 정권과 갈등을 보인바 있다는 점을 고려할때 자신이 우선적으로 주도는 하되 이미 나오는 형태에서의 안보적 체제 공고에서 있는 한-일-호주 3국을 중심으로 하는 형태로 미국에서 부각되는 중국의 위협론에 의거하여 미국의 영향력강화와 유지에 전념한다고 볼때 저는 일본 한곳만 집중적 주도가 아니라 미국이 주도는 하되 동아시아와 태평양의 미국의 집단적 방위와 집단안보체제의 결속이 있는 국가들을 중심 즉 다자주의적 형태로 나타나지 않을까요? 어느 한 국가만 중심축으로 둔다는건 결과적으로 미국입장에서는 그외 국가들이 이를 협력하게 하는데에는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합니다만..(일본이 지닌 특히 이웃나라인 우리 한국과의 영토분쟁-해역표기문제-대륙붕문제-역사문제만 고려해도 말입니다.
Commented by 공손연 at 2010/07/29 19:00
저도 중국,북한보단 미국,일본이 우리편이라 생각해서 편승자체는 찬성하는데 그러면 지정학적으로 우리나라가 미국,일본을 위해 총대를 매는격이 아니겠습니까?

미국이야 힘있고 일본은 힘은 부족해도 바다건너서 다소 한가한 입장이라도 우리나라는 북한이라는 완충도 아니고 가시가 눈앞에 있는격인데 공식적인 적으로 중국을 규정하게 되는 일은 적어도 현시점에서는 피해야 하는게 아닌가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미연시의REAL at 2010/07/29 19:06
이미 중국은 한반도의 우리 한국 자체가 미국에게 편승되어서 총대를 메고 있다고 생각한다 봅니다.(그러기 때문에 이명박 대통령 방중때 외교적 결례로 발언한 -한미동맹은 냉전의 유산물이다-라는 논리는 중국의 경계심을 보여주는 대표적 단적이라 보며 최근 천안함 사태 관련해서의 중국의 태도와 한국의 국방력 강화에서 보여준 중국인들의 의식만 봐도 그러한 점을 대변하는 일이라 봅니다.

이미 사실상 주적을 제외한 제1가상적국이 그런식으로 장기적 비전을 보고 있다면 우리가 그걸 굳이 부정할 필요는 없다 생각합니다. 지정학적으로 어차피 이미 그런식으로 보여진다면 아무리 우리가 설득적 노력을한다는건 결과적으로 우리가 무조건적인 양보를 요구할수 밖에 없다는 점이 강조될수 밖에 없다 생각됩니다.

저는 이번 천안함 사태 관련해서 중국이 보여준 한국에 대한 행동은 이미 한국을 가상적국의 순위에서 높게 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한국역시 이를 부정할수 없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통일문제에서나 통일이후 문제에서 한중관계는 결국 정치적 대립각을 세울수 밖에 없고 거기서 우리가 우리의 입장의 국익을 확대하고 동시에 지금 당장의 국익을 확대유지하려면 결국 저는 편승의 문제를 이제는 확실히 해야하는 문제로서 봐야한다 봅니다.결과적으로 중국의 성장 그리고 중국의 안보적 입장을 고려하면 공식적인 적대적 규정(가상적국)은 이미 저는 2000년대 들어서 시작된 사항이라 봅니다.
Commented by 공손연 at 2010/07/29 19:13
사실상 기정사실일지라도 미국,일본에 비해서 우리가 좋을것은 너무 없다보니 그대로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 기분입니다.저는 동맹은 동맹대로 유지하되 미국,일본하고 입장은 좀 달리하고 싶습니다.미국도 그렇고 일본도 중국에 나름대로 맞서고 싶어하는것 같은데 솔직히 우리나라는 어느정도는 중국의 인정도 받으면서 북한좀 정리하고 싶을뿐이지 중국에 세력으로서 대항할 생각은 없는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 at 2010/07/29 19:37
중국 입장에선 한국이 '하나의 중국'에 속한 지방정부가 아니라 독립국으로(그것도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존재하는 것 자체가 세력으로 대항하는 겁니다. 이데올로기적으로 절대 용납할 수 없는 일이죠. 역대 중국 정권들과 지도자들의 한반도에 대한 입장을 되돌이켜보면..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30 13:44
1. "04년이후 미-일-호주가 거의 삼각 안보체제 형태를 형성"

이에 대해서라면 마이클 그린(부시 행정부 당시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의 논평이 흥미롭습니다.

"한·미 동맹이 많은 사람이 주장했던 것처럼 그렇게 위기에 처한 적은 없다. 다만 동맹의 바탕에 깔린 전략적 논리가 변함없이 튼튼한지는 다시 검토해 봐야 한다.

이런 생각은 아시아 전문가가 아닌 미국의 고위급 전략가들이 미국과 일본·호주 간의 동맹을 강조하면서 가끔 한국을 빠뜨리는 경우를 보면서 더욱 강해진다. 대다수 인사들은 한·미 동맹이 필수적이라는 데 동의한다. 하지만 그들의 무의식적 발언에서 자주 한국이 빠지고 있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2. 한-미-일의 유사삼각동맹에서 각자의 역할 비중이 조정되겠지만 일본 주도란 건 없습니다. 앞으로도 예상가능한 범위 내에서는 미국의 주도가 계속될 겁니다.

3. 아태지역에서 진정한 다자적 동맹체계가 등장할 가능성은 낮습니다. 한일이 오랜 갈등을 극복할 수 있다면 혹시 모르겠지만.
Commented by 카군 at 2010/07/29 20:06
우리나라의 '강대국 환상'은 다른 식민지 출신 국가들이라던가와 비교해봐도 특히 강하긴 하더군요. 딱 "나는 이렇게 컸는데 왜 아무도 인정해 주지 않는 거야? 여기 좀 보라고!" 하고 외치는 졸부랄까 llorz
게다가 캐스팅보트라는 건 얌전히 조용히 있다가 필요할 때 뒤에서 슬그머니 나타나 한 표 던져야 효율적이지 평소부터 쓰겠다고 악을 쓰고 다니는 판이니 이건 뭐...

ps. 사실 노통의 균형자 이론의 가장 눈물나는 점은 그겁니다. 게이츠 같은 조용한 스타일한테 들이밀어도 열받아 할 판인데 하필하면 그 때 천조국 카운터파트가 다스 럼이었다는 거 ㅇ>-<
Commented by 에이브람스 at 2010/07/29 21:09
솔직히 냉전의 현장에서 직접 정책기구에 깊이 관여한 경험이 있는 다스 럼 입장에선 노통의 한국이라는 나라의 주제를 파악 못한 것 같은 행동은 가소로운 정도를 넘어 괘씸하기 짝이 없는 짓이죠. 그나마 일본은 태평양전 때 잔인하게 깨진 다음에야 착각에서 벗어나기라도 했지만, 한국은 일반 대중까지 언제쯤에야 그런 환상에서 벗어날런지?
Commented by Ya펭귄 at 2010/07/30 11:03
카군// 다른 식민출신 국가 중에서 한국만큼 큰 국가가 드물다는 점도 작용할 듯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8/02 12:37
노무현 정부와 부시 정부의 조우는 정말 떠올릴 수 있는 최악의 조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지도자의 개인적 성향, 주요구성원들의 성향과 정책지향성, 지지층의 성향... 그 무엇을 생각해도 안 맞는게 당연하다고나 할까요. 예를 들어 이명박-부시, 노무현-오바마 정도만 되었어도 그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관계를 관리할 수 있었을 텐데요.
Commented by corund at 2010/07/29 21:52
물론 한국이 동북아에서는 지정 전략적 게임 참가자가 될 능력이 안 되는 건 맞겠습니다만 그렇게도 한국이 미국에게 가치없는 존재인가요? z. 브레진스키는 남한이 중요한 지정학적 주축이며 경제적 성장으로 남한에 대한 통제는 더욱 값진 것이 되었다라고 말했던데 도대체 우리의 가치는 미국에게 얼마나 있는 걸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30 11:24
본문에도 언급되어 있지만, 과거 남한의 가치는 냉전과 깊은 관계가 있었습니다. 그 말은 앞으로 미국-중국간의 패권경쟁이 본격화될 경우, 과거 소련과 미국이 그랬듯이 '내가 우방국을 하나 늘리면 네가 동맹국을 하나 잃는' 그런 경쟁이 재현되면서 미국에게 있어 남한의 가치는 도로 올라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물론 그런 상황이 오면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은 도로 올라가겠지만 말입니다.

브레진스키같은 전형적인 지정학자는 유라시아 대륙에서 지정학적 경쟁이 돌아올 가능성을 높게 보니까 이미 그런 가치를 선반영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문제는 지금은 그런 패권경쟁이 현실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매우 애매한 시점이라는 겁니다. 1950년 미국은 남한이 공격받고 나서야 새로운 대한정책을 황급히 수립하고 개입에 나섰는데 결과적으로 전쟁억지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건들은 남한의 전략적 가치에 대한 강대국들의 재평가가 사후적이고 뒤늦게 이루어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daneel at 2010/07/29 22:08
균형자론이라는건 강대국이어야 가능한 것이었군요.
강대국인 상대에게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여지를 줄 정도여야 한다는 해설을 보니, 그렇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어느 한쪽의 편을 들기엔 입장이 곤란하니) 강대국들의 세력다툼에 직접적으로 끼어들지는 않겠다, 다만 우리는 그 포지션상 완충자로서의 역할이 적절할것 같다. 정도로만 받아들였었습니다.
근데 적다보니 저런 정도만 해도 자신이 약소국이라 생각했다면 감히 입을 열어 할만한 발언은 아니란 생각이 드는군요;; 왜 그렇게 외국에서까지 이슈가 되고 고깝게보는지 이해하기가 어려웠었는데 이유를 약간은 알 것 같습니다.

노통은 한국의 위상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졌다는 취지의 발언을 꽤 한것으로 기억하는데 그것은 '약소국이 아니다'라기 보다는 '강대국이 될 수 있다'에 더 가까운 뜻이었나 보군요. (저 개인적으론 이런 쪽으로는 생각을 못해봐서;;)
친일파 문제라던지 분배와 복지라던지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하는 인상이었는데 노통은 자신이 그리던 강대국에 가까운, 자신이 그리던 종류의 좀더 발전적인 모습으로 한국이 변화해야 할 때라고 생각했던것 같고, 한국은 다만 그런 역량을 발휘하지 못할뿐 이미 상당부분 가지고 있다고 여겼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30 11:48
경제성장과 함께 국제적으로 우리의 위상이 높아진 건 맞지만, 사실 그래도 동북아의 세력판도로 볼 때 한국의 등수가 올랐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게다가 남한의 힘은 북한에 의해 상쇄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더 그렇죠.

경제성장 좀 한 정도로 불쌍한 약소국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다는 건 대만이 아주 잘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대만이 경제적으로나 기술적으로 많은 발전을 이루었지만 중국의 위세에 치어서 국제사회에서 국가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아주 불쌍한 처지에 놓여 있죠. 독립국이면서 스스로 독립이란 말을 입에 올리기도 어려운...
Commented by 삼천포 at 2010/07/29 22:27
참으로 냉혹한 얘기입니다.
수천년전부터 평화롭게 살고자 하는 생각은 계속되어 왔지만 이루어지지 않는게
현실이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30 11:29
그렇습니다. 국제정치는 장난아니게 냉혹한 동네죠.
Commented by paro1923 at 2010/07/29 23:59
제 경우는 '동북아 편승론자' 말씀에 금새 식었습니다만,
노빠로서 '균형자론'에 대한 비판이 참 아프긴 했습니다.
하긴, 현재 우리나라는 사자성어 '야량자대' - 딱 그 모양이긴 하죠.
졸부도 감지덕지, 이제 막 동네 구멍가게 수준 벗어난 할인슈퍼 수준인데...;;;

...그런데, 과연 그에 대한 진지한 논의를 할 날이 제대로 올런지가 더 걱정입니다.
일전에 소개해주신 펠로폰네소스 전쟁사의 지문 내용처럼,
지금 우리나라는 점진적인 대화보다는 3분요리스런 '환국정치'를
당연한 듯이 생각하고 있는 듯해서... (정치권이나, 일반 대중이나;;;)
Commented by sonnet at 2010/08/02 12:36
사실 '새우'에 비유되는 역량의 제약이 이런 문제를 가져오는 제일 큰 원인 중 하나죠.

마오쩌둥도 중국을 통일한 직후에는 한동안 (소련)일변도 정책이라고 해서 철저한 대소편승정책을 폈습니다. 이 때문에 내키지 않는 한국전쟁을 지지하고 거기 뛰어들어 엄청난 인명피해를 입기도 했죠. 그런데 중국은 원래 대국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국가가 안정되자 곧 독자노선을 펼칠 여유가 생겼고, 결국 그것이 소련과 중국이 결별하는 한 가지 배경이 됩니다. 대륙에서 국민당이 위세등등할 때, 중국공산당이 소련과 공개적으로 다툰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었는데, 상전벽해가 된 거지요.

이런 사례는 독일에서도 발견됩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 당시에 프랑스-독일-러시아가 이를 반대하는 견해를 표출했는데, 냉전시대 서독으로서는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그런 움직임이었죠. (일찌기 드골이 아데나워를 꼬드겨서 뭔가 해보려 노력했으나, 서독 입장에서 미국을 걷어차고 프랑스와 손잡는다는 것은 설득력이 없는 안이었음)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의 안보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는 한 다른 선택이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제 생각에 우리에게 가능한 안보환경의 변화는 통일 정도가 아닐까 합니다. 통일 후 성공적으로 국가통합이 진행되고 나면 우리의 대외정책이 다소 변할 여지가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설령 그렇게 된다 해도 새우를 면하는 정도지 고래가 되기는 어렵겠지요.
Commented by 미연시의REAL at 2010/08/02 12:56
하지만 독일은 이라크전에 대해서 비판적인 입장을 보인건 국내적 정치적 목적의 인식차원으로 알고 있습니다. 독일 스스로가 NATO에 적극적으로 협조하여 아프간전에 협력한 사례를 보면.. 반드시 이라크전에 관련해서의 문제가 소넷님께서 말씀하신 반대견해를 내보인다는 문제의 전략의 변화나 독립의 입장 변화가 나타난 것인가? 의 여부는 좀 정치적 문제상 쉽게 전략판세의 변화라고 보기에는 힘들지 않을지요?
Commented by maxi at 2010/07/30 00:40
균형자론이 튀어나온 원인에 대해서 여러 의견이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말려야 할 사람이 말리지 않아서 나온" 용어가 동북아 균형자론이라고 봅니다.

균형자로서의 "국력" 에 가장 중요한 부분인 군사-국방 분야쪽에서
"만류하는게 당연한 이런 기조"들이 오히려 방조 혹은 동조한 점이 있지 않나 싶거든요.
처음에는 군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정치적인 목적에 의해서 추진된 것이
국방개혁 2020이나 균형자론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에서 출발했는데,
찾아볼수록 되려 군이 영향력 확대와 예산획득, 혹은 국방부 내에서의
각 군간 지분확대의 결과인것 같습니다.

정확히 소스로 밝히지는 못하지만 참여정부 당시에 성우회나 국방부,
혹은 현직 장성급과의 관계가 급격히 나빠졌고, 현재도 완전히 봉합된 갈등이
아니라는 소리를 접하게 되었는데 전작권 전환이나 국방개혁 2020에서의
군 구조개편이나 예산 확대 방향을 보면 확실히 각 군간의 알력이 상당하더군요.

이런 상황에서 동북아 균형자론을 국방쪽에서 "비현실적이다" 라고 주장하지 못했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_-
Commented by Ya펭귄 at 2010/07/30 10:27
그 부분은 군내 지지파들의 형성'과정'에 해당하는 이야기이지 균형자론의 원인으로 취급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만... 애초에 그 부분이 '원인'급으로 격상되려면 그러한 요인들이 하의상달 식으로 정치적 고위층의 결정을 바꿀 정도의 강한 영향을 주었다는 무언가가 제시되어야 겠지요....

방조내지는 동조와 추진은 좀 차이가 많더라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7/30 12:17
제가 알기로는 것과 선후나 인과관계가 반대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트윈드릴 at 2010/07/31 04:12
maxi// 항상 관료 탓 군인 탓 밑사람 탓. 남탓하는 게 지긋지긋하지도 않나요??

maxi 님에게는 '역지사지'를 추천합니다. [ http://hvanb756.egloos.com/3379919 ]
Commented by SKY樂 at 2010/07/30 01:08
노통의 경우엔 DJ정부시절의 일방적 대북지원에 대한 나름의 반성이 조금 있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자신들이 가진 대북관계의 수단의 한계가 너무 뚜렷했고, 결국 DJ정부와 똑같은 방식의 대북정책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죠. 이러한 운신의 한계가 미국과의 북핵문제에 대한 여러 충돌이 이어지면서 자주국방이라는 형태로 해결점을 찾은게 아닌가 싶습니다 . 하지만 막대한 예산을 추가로 국방비에 소모면서 군비를 증강할때는 북한, 중국등의 자극을 생각해야만 했고, 여기에 미국의 대이라크전 문제와 연계되어 결국 전작권이양논의가 추진되었다 보는게 타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결국 노통입장에서는 북한을 자극하지 않는 국방력강화의 논리가 필요했고 이를 위해 미군철수를 불러올 수 있는 전작권이양을 추진하면서, 일본과 중국등 이웃강대국의 이해를 구하려 했는데 이를 위해 '동북아 균형자론'을 내세운게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국방력강화의 초점은 어떤 이유에서든간에 결국 대북정책으로 종결될 수밖에 없는데 이를 외면하려다보니 국방개혁의 방향성이 모호해졌고 전작권 이양에 대한 민족주의감정적인 접근만 키운 결과를 낳은것 같습니다. 결과적으로 군사적인 대북정책에 대한 의문만 키우고, 중국과 일본으로부터도 한국의 국방개혁 (특히 공군과 해군의..) 에 대한 의심만 키운 셈이 되었죠.

미국과의 군사동맹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원인과 환경은 외면한체, 그에 의존하는 한국군의 생태 그 자체에만 비판을 하다보니 일부 국민들에게는 뜨거운 민족주의감정을 불러오긴 했지만,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나서는 결과적으로는 아무런 실리도 챙길 수 없었죠.
Commented by Ya펭귄 at 2010/07/30 10:38
군비증강의 구실을 찾기 위해서 전작권 이양을 추진했다면, 전작권 인수인계 시점에 대해서 그렇게 경직될 필요는 없었겠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8/03 15:43
Commented by 아리가또 at 2010/07/30 01:29
"한반도는 더 이상 군사/전략적으로 별로 중요한 지역이 아니다."

물론 가라앉지 않는 항공모함 일본에 비하면 당연히 덜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우린 계륵 같은 지위가 아닐까 생각하는데요. 계륵이라 먹을 것도 별로 없지만 '먹지 않을 수 없고' 애치슨 라인이 나왔지만 '결국 개입했죠.'


"항공모함과 정밀유도미사일을 통해 언제든지 미국이 원하는 곳을 정확하게 가격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만사가 다 해결되는 건 아니고요. 미국과 중국 같은 나라들의 전략적 대립이라는게 정말 미사일 쏘고 탱크로 진격하는게 아니라, 마치 체스판위에 돌을 움직이듯이 군사기지나 무기체계 배치하고 동맹국들로 세를 형성해서 압박하는 것 아닌가요?

미국의 항공모함이 동해-서해-남해를 떠다닐 수 있는것이 중국-러시아에 아무런 의미가 없을까요? 한반도내 공항에서 언제든지 미군 항공기가 뜰 수 있고, 한반도내 항구에서 언제든지 미군 함선이 드나들 수 있는것이 중국-러시아에 아무 효과가 없나요?

우리가 MD에 참여할지 모르겠지만, 우리 해군의 KDX-3 구축함이 미국의 탄도요격미사일을 품고 한반도 해역을 떠다니는게 아무런 효과가 없을까요? MD에 적극 참여해서, 레이더 혹은 미사일기지라도 설치한다면?

관점을 바꿔 볼까요. 우리가 중국과 아주 가까워져서, 중국해군이 제주해군기지를 사용 할 수 있다면 일본, 미국에 아무런 영향이 없나요? 우리가 이정도로 중국과 가까워졌다면, 중국엔 북한이 더 쓸모있을까요 남한이 더 쓸모있을까요. 이정도는 아니더라도 남한과 가까운 중국은 미국, 일본에 특히 북한엔 어떤 의미일까요. 중국은 왜 북한에 집착할까요. 북한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요? 북한이 아니라 우리를 통해 미국 또는 한반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또 관점을 바꿔서. 우리가 일본과 아주 가까워져서, 일본자위대가 제주해군기지를 사용할 수 있다면 그게 중국엔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우리와 일본이' 혹은 '우리와 중국이' 서해 또는 남해에서 군사훈련 이라도 한다면 각각 상대국에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물론 이런일들은 발생하지 않겠죠. 하고싶은 말은
우리나라와 한반도는 언제나 지정학적으로 "아무것도 아니진 않다는겁니다."


"한반도는 ... 오히려 군사적 취약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말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군요.


"일본이 원래의 지정학적, 군사전략적 역할을 맡게 된다면" 이라는 말에서 '원래의 역할'이 구체적으로 뭘 말하는 건진 잘 모르겠지만 '일본의 역할'은 이제 소련이 아닌 중국이라는 변수를 두고 생각해야하고, '미국의 외교안보로서 일본' 뿐아니라 '일본의 외교안보'도 생각해야겠죠. 일본도 일본 나름의 필요와 욕망이 있으니까.


동북아균형자론이 "오랫동안 품어온 강대국 콤플렉스의 발작적인 출현"이었다고 볼 수도 있지만, 저는 그 동북아균형자론에 대한 반응 또한 오랫동안 품어온 '소국의식'의 발작적으로 표출로 볼 수 있다고 봅니다.

저는 사실 "국내 사회에서도 완전한 평등을 이루지 못한 우리가 바로 초강대국 미국에게 완전한 평등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라는 식으로

동북아균형자론이 우리나라를 주변 대국과 동등한 레벨로 인식하고 있다고 해석하는것이 좀 황당합니다.

동북아균형자론의 핵심 개념중 하나가 '협력적 자주국방'이라는 형용모순의 개념이었고, '협력적'의 주체 혹은 구성요소를 당연히 주한미군, 한미동맹, 미국으로 보았습니다. 물론 더 넓게 해석하면 주변대국들의 협력으로 해석 할 수 있겠고요.

"너 그따위로 할래? 한 번 붙어 볼테냐!"라고 외쳐댈 때, "아니, 다들 왜 그래. 좀 조용히 있어!"라고 외치며 끼어들어 상황을 정리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너 그따위로 할래? 한 번 붙어 볼테냐!"

"넌 어디 붙을거야?" 라고 했을 때
"......"
"어디 붙을거냐고!?"
"저..저쪽?...?"
"너 정말 그러기야?"
라고 하겠다는 정도?

대국간 갈등에 이정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봅니다.
물론 필연적으로 아슬아슬 줄타기를 해야하는 처지가 되겠지만, 중국이 미국만큼 강해지진 않을지 몰라도 적어도 동북아에서 영향력은 점점 늘어날 것이고, 러시아도 어느정도 부활할 듯 하니, 모아니면 도식으로 한편에만 줄창 붙어있는 것이 best one 전략이라고만은 할 수 없죠.


동북아균형자론은 '지금부터라도 강대국의 틈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도록자.' 정도가 아니었을까요?

동북아균형자론이 우리를 미-중-일-러와 동급으로 본다고 해석하는것이야 말로 지나친 소국의식의 표출이며 과민반응이 아닐가 생각합니다. 별거 아닌데 너무 놀란 나머지 정책목적과 실제정책을 동일시 하는 것이라고나 할까요. 물론 궁극적으로 실제정책은 목적에 수렴해야겠지만...

다만 "그걸 그렇게 대놓고 표현하냐?"는 비판은 적절하다고 봅니다.


전통적 안보전략을 '동북아편승자론' 이라고 보는건 적절할 수 있다고 보지만, 사실 적극적으로 뭘 해보겠다는 전략자체가 없었던 것이겠죠. 당장 주어진 현실에만 시야를 좁히고 먹고사니즘에 급급하다보니. 게다가 사대주의 외교란게 거의 천년전통의 '어마어마한 관성'을 갖고 있는것이기도 하고요.


우리나라도 이정도 성장했으면 뭔가 비전을 설정해볼만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동북아균형자론'은 최초로 그런 비전을 그려본것에 의미가 있지 않나 생각하구요.
Commented by nayuta at 2010/07/30 01:41
요 코맨트에 대한 답글이 본문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듯 ...
Commented by 이런이런 at 2010/07/30 04:20
우리나라는 대국간의 갈등을 옆에서 관망하는 입장이 아니라 안보의 위협을 가장 심각하게 받는 나라입니다. 미국과 중국은 우리가 세력 균형에서 작은 역할을 담당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우리는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대체 누가 어느 쪽을 뭘 가지고 움직이겠다고 하는 건지 어이가 없군요.

> "넌 어디 붙을거야?" 라고 했을 때
> "......"
> "어디 붙을거냐고!?"
> "저..저쪽?...?"
> "너 정말 그러기야?"
> 라고 하겠다는 정도?

그럴 자유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강대국 입장에서는 우리가 다른 쪽에 붙으면 매우 입맛이 쓰겠지요. 우리는 줄을 잘못 서면 그냥 죽습니다. 어느 쪽에 주도권이 있을 것 같습니까?

> 관점을 바꿔 볼까요. 우리가 중국과 아주 가까워져서, 중국해군이 제주해군기지를 사용 할 수 있다면 일본, 미국에 아무런 영향이 없나요? 우리가 이정도로 중국과 가까워졌다면, 중국엔 북한이 더 쓸모있을까요 남한이 더 쓸모있을까요.

그게 우리나라에 어떤 의미가 되는지 생각은 해 보셨습니까? 중국군이 우리나라에 주둔하며 우리나라의 기지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다. 미군은 물론 우리를 지켜줄 이유가 없는 상황이다. 그게 미국에 더 위협이 되는 상황인지, 우리에게 더 위협이 되는 상황인지 생각을 좀 해 보시기 바랍니다. 자기 목숨을 걸고 협상하는 건 극단적인 경우에나 쓰는 겁니다. 최선의 대책은 그런 상황에 처하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지 그런 협상을 잘 해나갈 계획을 짜는 게 아닙니다.
Commented by 일화 at 2010/07/30 16:04
예상가능한 최악의 상황은 미국은 배신자는 필요없다고 동맹을 깼는데, 중국은 한국과의 동맹이 필요없다고 판단하여 방치하는 것입니다. 미중이 냉전수준으로 대립하는 상황에서는 동맹국의 존재가 의미가 있지만, 현재 수준의 대립상황에서는 미/중의 국력차가 현저하기 때문에 동맹국의 존재가 별 의미가 없죠.
이렇게 군사동맹에서 배제된 시점에서 북한이 모험적인 도발(최악의 경우 남침)을 하는 경우 이에 대한 대응은 대단히 곤란하므로, 자력으로 막기 위한 군사력을 확충하여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미국에 대한 종속도는 오히려 심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야말로 혹 떼려다 혹 붙인 결과가 되는거죠.
Commented by 트윈드릴 at 2010/07/31 04:15
츤데레도 예뻐야 통하는 법이라능...;;
Commented by deokbusin at 2010/07/31 09:08
산왕님 얼음집에 가서 트랙백된 글을 읽어보았는데, 과연 펠로폰네소스 전쟁 이후에 다른 폴리스들이 아테네를 못잡아 먹어서 안달할 만 하더군요.

국제정치를 비관적이고 비극적이고 현실적으로 바라본다고 하여도 약소국이든 강대국이든 "국력"을 남용하는 것은 나중에 더 큰 비극을 초래한다는 것임을, 밀로스인의 "비극"이 시사하는 것은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8/02 12:44
아테네가 아주 거칠게 "I'm right. because I'm lion" 같은 식으로 이야길 하죠.
Commented by 요시쓰구 at 2010/07/31 17:33
실은 스파르타가 멜로스 담화 이전에 플라타이아 라는 폴리스 하나를 말살시키고 지도에서 지워버린 예가 있습니다. 그래서 스파르타가 애초에 정의를 실현시키라는 기대를 할 수도 없는 거죠.
Commented by d/s at 2010/08/01 14:26
그런데 밀로스가 그냥 아테네에 기었어도 스파르타가 이긴 후 심판의 날에 가루가 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합지요. 만넬하임 정도의 묘기를 우리가 부릴 수 있다는 보장이 없으니. 그런 의미에서 인도주의자들의 국제적 연대는 위대한 겁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8/02 12:41
설령 그렇게 되어도 차이는 있었을 겁니다. 저라면 나이 50에 죽는 것과 70에 죽는 것 중 택일하라면 후자가 좋을 것 같거든요.
Commented by 한숨 at 2010/08/03 03:00
아직도 노빠들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니 균형자니 하는 소리가 나오는 것 보면 한숨이 나옵니다. 저들은 '반미'라고 지상목표를 먼저 정해두고 그 위에서 얼기설기 논리를 결합해 정책이라고 소리내는 것 같습니다.

현실적합성은?

제로.
Commented by -_- at 2010/08/08 05:23
좆도 아닌 조선반도 국가들에게는 무엇보다
핵을 가지는게 급선무가 되겠네요. 김정일이 옳아요 응?ㅋㅋㅋ
Commented by 玄武 at 2010/08/08 06:05
북한이야 외국과 통교안하고 국민을 먹여살리지 않아도 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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