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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구려 군대와 대한원조
싸구려군대 (panzerbear)

저도 다른 걸 찾으려고 50년대 말을 다룬 미 국무부 사료집 FRUS를 뒤적거리다가 비슷한 이야길 많이 본 기억이 납니다. 사실 이 시기 FRUS 한국편의 80%는 원조에 대한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보니까요. 보고 있으면 원조 원조 원조 조봉암사형 원조 원조 원조 3.15선거 원조 4.19 원조 원조 원조 원조 … 막 이런 느낌입니다. 하여간 이왕 찾아 둔 것이고 하니 재활용을;;; 이하 모든 출처는 Foreign Relations of the United States 1958-1960 Vol. XVIII Japan; Korea U.S. GPO


국무부-합동참모본부 회의 요약, 1958년 1월 10일, 워싱턴

한국 정부는 지금도 국방에 예산의 71%를 쓰고 있다. 그러니 미국의 원조 감소로 발생하는 부담을 한국 정부가 감당할 수 있을 리가 없다.(p.429)

이 [한국이 달라고 조르는] "쇼핑 리스트"에 대한 미국의 대응은 … 이 전문에 따르면 "한국군의 현대화는 한국군 감축이 이루어지기 전에는 취해져서는 안 된다. (pp.450. 각주)


제411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요록, 1959년 6월 25일, 워싱턴

램니쳐 장군은 한국군의 현 병력 수준을 더 감축하는 데 강력한 반대를 표명했다. 그는 우리가 이 달러를 갖고 지구상 그 어느 곳에서도 한국군처럼 싼 군대를 찾을 수 없다고 힘주어 역설했다. 그는 또한 우리 미군에게 적용되는 것 같은, 미국이 생각하는 한국군의 현대화는 전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덧붙였다. 한국군이 가진 군사장비 대부분은 우리 미군이 퇴역시킨 것들이고, 한국군은 장비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고 있다. (중략)

맥콘은 1949~1950년 워싱턴에 있으면서 우리가 한반도에서 군대를 철수했을 때 어떤 결과가 일어났는지를 똑똑히 보았다. 따라서 그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날까 우려된다고 했다. 그는 한국군 병사는 우리가 그 돈으로 살 수 있는 것 치고는 매우 저렴하다고 생각하며, 자신도 렘니쳐 장군의 관점에 동의한다고 하였다.(pp.566-567)


주한미대사관으로부터 국무부에게, 1959년 9월 15일, 서울

다른 한편으로 한국이 현재의 한국군(의 규모)를 유지하며 버티다 점진적인 쇠퇴의 길을 걷는 것과 더 작은 군대를 현대화하는 것 중에서 뭔가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면 그들의 내키지 않는 선택은 거의 확실히 후자가 될 것입니다.

(주한미대사)Dowling (pp.583)


아이젠하워 대통령과 가진 회의 요록, 1960년 9월 14일, 워싱턴

대통령은 남한이 현재 미국의 가용한 대외 원조 중 어울리지 않게 많은 몫(disproportionate share)을 가져가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대통령의 이러한 지적에 답하면서 주한미대사는 이번 회계년도에 남한에게 1억 6500만 달러의 군사원조가 잡혀 있다고 보고하였다.(중략)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여 매카나기 대사는 군의 임금수준이 이 나라의 다른 부문과 비견할만 하다고 하였다. 남한군의 최고위 장성들은 월급 $70~80 달러 상당을 받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이 타이어나 휘발유를 팔아먹는다거나 하는 부패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하였다. 이러한 상황은 매그루더 장군의 노력으로 -장군은 병참전문가임- 개선되어가고 있다. 대사는 모든 한국인들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군이 필요하다고 느낀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대통령도 동의하였다. 대사는 새 정부[민주당 정부]가 10만 명의 병력을 감축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매그루더 장군은 현 상황에서 볼 때 그 숫자는 너무 많으며 5만 명 정도의 감축으로 제한하기를 희망한다고 하였다.(pp.692-693)


제469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요록, 1960년 12월 8일, 워싱턴

[재무]장관 딜론은 NSC 6018 문서의 재정 부록에 나오는 군사원조액은 5개년 군사원조계획에 기초한 것인데 이에 따르면 최소 필요 총액은 22억 달러라고 하였다.한국군 사단들은 현재 낡고 부적절하며 북한군 장비보다 뒤떨어진 2차대전때 쓰던 중고 무기들로 장비되어 있다. 이러한 큰 금액은 남한에 대한 군사원조가 한국군을 대규모로 재장비하고 주요 항구에 배치될 3개 대공미사일 대대를 추가하기 위한 것임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이는 질적 측면에서 북한 공군에 맞서기 위해 한국 공군을 센츄리 시리즈 항공기로 무장시키려는 의도를 담고 있다. 한국 공군의 현대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남한은 북한군을 상대로 상당한 열세에 처하게 되거나 그 차이를 메꾸기 위해 미군이 배치되어야 할 것이다.

(중략) 그러나 틸론 장관은 1962년도 대한군사원조는 아마도 위 부록에 나온 금액보다는 아마도 작을 것이라는 점에 동의하였다.(pp.709)


제470차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 요록, 1960년 12월 20일, 워싱턴

스탠 씨는 [CIA 정보평가서] NIE 42.1-2-60는 남한이 경제성장의 기회를 가지려면 한국군의 감축이 필요함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최근 선거에서 민주당은 한국군을 10만 명 감축하여, 그렇게 절약된 돈을 경제개발에 돌리겠다고 공약했음을 부연하였다. 그는 한국 경제를 구할 유일한 방법이 한국군 감축임을 인정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한국군 감축에 반대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생각한다고 하였다.

(중략)그레이 씨는 재무 부록의 33,34쪽을 가리키며 말하길, 1962 회계년도의 군사원조프로그램(MAP) 예산이 24억 달러에서 18억 달러로 삭감됨에 따라 국방부가 군사 원조의 전체 틀을 재검토하게 되었음을 이해한다고 하였다.(pp. 71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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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이지만 제가 확인해보려고 했던 것은 이 시기에 F-104를 들여올 계획이 있었는데 후에 F-5로 바뀌게 되었다는 이야기의 내막입니다. 1960년 12월 8일자 NSC 회의록을 볼 때, 이런 아이디어는 실제로 어느 시점까지는 존재했던 게 맞는 것 같습니다. 아마도 예산삭감과 함께 바뀌게 되지 않나 싶군요.
by sonnet | 2010/06/23 14:36 | 정치 | 트랙백 | 핑백(1) | 덧글(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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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10/06/24 13:04

... 앞선 글</a>에 붙은 덧글을 보니 한국의 F-104 도입 관련에 흥미를 보이시는 분들이 많군요. 이하는 몇 년 전에 쓰려고 시도하다가 흥미를 잃어서 내버려둔 것인데 조금만 다듬어서 그냥 공개하기로 합니다. F-104도입 건과 관련해서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다소나마 참고가 되시지 않을까 합니다. -- 제트전투기 F-4 팬텀은 미해군 전투기로 출발해 공군, 해군, 해병대 3군이 모두 사용하게 된(각군의 경쟁관계 상 해군 전투기가 공군 ... more

Commented by 少雪緣 at 2010/06/23 14:45
...호랑이의 탈을 쓴 과부제조기()
Commented by 아브공군 at 2010/06/23 14:59
F-104가 들어왔었다면....OTL
Commented at 2010/06/23 15:0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24 14:07
지적 감사합니다. 수정하겠습니다.
Commented by 화란해군 at 2010/06/23 15:08
F104가 왔다면 한국공군의 위상은.. 라기보다 지금도 굴리고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Commented by 계원필경 at 2010/06/23 18:51
이탈리아 애들도 2004년까지 굴렸으니... ㄷㄷ;;;
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6/23 15:12
..F-104가 들어왔어도.. 그거 지금까지 열심히 굴리고 있을것 같군요. 수많은 사망자와 함께 말이죠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10/06/23 15:15
104...라.....;;;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10/06/23 15:17
저도 화란해군님 생각처럼 F-104가 왔다 해도 우리 공군은 정비사들을 갈아넣어서 지금까지 잘 써먹고 있을거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나저나 50년이 지난 지금도 "한국군은 장비 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살고 있다."는 변하지 않으니.....
Commented by 행인1 at 2010/06/23 15:18
장면 정권의 감군 계획은 당시 꽤 말이 많았다고 하던데 사실 해야할 이유는 충분했던 모양입니다.(유지비 없음...)
Commented by 로리 at 2010/06/23 15:55
역시나 한국에서 인건비란...(먼산)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10/06/23 17:31
렘니처는 기획작전국 시절에는 한국군에 대한 원조에 부정적이었는데 확실히 한국전쟁이 모든 것을 바꿔놓았다는 느낌입니다. 미국 군부의 상당수가 한국전쟁을 계기로 대한군사원조에 대한 생각을 고쳐먹은 걸 보면 김일성은 정말 이승만의 구세주인듯;;;;;
Commented by 꽃곰돌 at 2010/06/23 17:38
그러니까요; 북한 덕분에 참 행복한 사람들이 더러 있죠...
Commented by kalms at 2010/06/23 20:13
북한 덕분에 행복한 사람들...
아직도 그 떡밥을 유지하려는 사람들...
Commented by paro1923 at 2010/06/23 23:53
허상인 것도 아닌 게,
북한에 대해 명확하게 츤데레질을 해 오고 있는 조중동이라던가... (...)
Commented by at 2010/06/24 02:58
이상한 말씀들이군요. 뜬금없이 김일성이 이승만의 구세주라는 말이 왜 나오는지 모르겠습니다. 전쟁이 없었고 미국이 그 정도의 군사원조를 하지 않았으면, 이승만 정권이 그만큼 유지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인가요?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10/06/26 12:39
ㅁ // 핵심은 sonnet님의 인용문에서 한국군에 대한 원조를 옹호하고 있는 렘니처가 한국전쟁 이전 기획작전국에 근무할 때는 한국군 증강이나 한국군에 대한 원조에 부정적이었다는 것. 이승만 운운은 웃자고 하는 이야기고.
Commented by 계원필경 at 2010/06/23 18:55
F-104 같은 경우라면 공중요격용이라 역시 한국군이 운용했을때에는... 답이 나오죠 ㄷㄷ;;; (독일의 F-104 추락 비율이 높은 것도 무리하게 지상공격용으로 이용해서 그렇다는 말이 있죠)
Commented by dunkbear at 2010/06/23 18:57
F-104 대신에 F-5가 들어오게 된 배경은 케네디 정권에서 가난한 우방국에 군사 원조의 형식으로 도입될 수 있는 적합한 전투기를 찾았는데 그게 바로 F-5 였다고 합니다. F-104와 F-7 크루세이더가 고려되었지만 둘 다 가격이 비싼 편이었고 특히 F-104의 경우 미망인 제조기라는 악명을 가지고 있었죠. 솔직히 F-5가 들어온게 다행이라고 봅니다. ^^

Commented by paro1923 at 2010/06/23 23:55
정작 공군 입장에선 '눈물을 머금고 차악을 선택'한 느낌이더군요.
오죽하면 F-20이 시험비행하다 추락하자 우리나라 공군 관계자가
"제까짓게 날아봤자지..."라고까지 했겠습니까...
Commented by band at 2010/06/23 20:32
104가 들어왔어도 현재와 크개 달라질지는 모르지요. 초도 F-5a/b 정도 도입되고 E/F로 갈아 탔을 수도 있으니까요. F-4 VS F-5, F-5e/f VS F-16a/b 때처럼 숫자(댓수) 체우기가 우선일때니까요. F-100이 대안이기는 한대 이건 유럽전용+배선라인문제가 겹쳐있으니 들어오기는 힘들고.....

유일한 희망은 일본의 104인대 과연 어느 수준의 지원/판매가 될 수 있었을지는 모르는 일이죠. F-5a/b의 실제퇴역년도까지 운용이 가능했을지는......
Commented by 아이스맨 at 2010/06/23 21:27
104....헐...
Commented by paro1923 at 2010/06/23 23:57
[ 다른 한편으로 한국이 현재의 한국군(의 규모)를 유지하며 버티다 점진적인 쇠퇴의 길을 걷는 것과 더 작은 군대를 현대화하는 것 중에서 뭔가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면 그들의 내키지 않는 선택은 거의 확실히 후자가 될 것입니다. ]

...왠지, 요즘의 군 관련 뉴스들이 생각납니다. (그러니까 4대강 좀 때려치라고!!!)
Commented by 미연시의REAL at 2010/06/24 02:56
결국 어찌보면 원조따내기 위해서의 노력때문에 싸구려 군대 인식을 갖는 모습을 보이는듯한 느낌입니다. 물론 당시 1960년대야 워낙 한국이 못살던 시기이니 경제적 여건상의 문제의 사실은 분명하게 있지만 저런 인식이 사실상 장기간의 평화로 굳어지면서 의무병역제에서 복무기간 증대와 형편없는 유무형 복지의 대우를 낳게 되었고 그결과는 결국 의무병역제에 대한 불만과 군에대한 불신 그리고 민군갈등과 괴리로 나타난게 아닌가 하네요.

서방계 군대가 왜 공산권 군대와 같은 인식이 굳어졌는지는 참 애매한 느낌입니다. 저러니 소모전략에만 환장해서 사병들 소모품으로 여기는 풍조가 생기는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는게 아닌가 하는 군대문화의 문제점의 시작이 아니었나 하는 느낌이군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10/06/24 12:01
가장 공감이 가는 댓글이군요. 현 시점에선 대체로 군의 시각도 분명 과거와는 많이 달라졌지만, 민군갈등과 병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군대에 대한 반감이 완화될 기미는 별로 보이지 않은 채 마땅한 대안도 없어 보입니다.

진짜 문제는 50년간 유지한 싸구려 군대를 더 이상 값싸게 굴릴 수 없다는 것인데, 오래전부터 쌓아온 문제가 뭉친 고름 덩어리인만큼 짜내기가 결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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