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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arry's comment(15): KEDO 경수로와 송전망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07 09:17
미국은 제네바 협상 당시 핵확산의 위험이 없고 더 빨리 건설해 혜택을 볼 수 있는 화력발전소로 이를 대체할 것을 권했으나 북한이 끝까지 고집을 세우며 경수로를 요구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경수로가 북한의 송전망 현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은 북한도 인정하는 바입니다. 이는 북한의 필요가 실용성보다는 정치적 상징성에 묶여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Commented by Garry at 2010/06/07 21:50
송배전망도 건설해 주길 바랬겠죠. 94년 제네바 합의가 지켜젔더라면 북은 적어도 표면적으로는 핵 동결 상태였을 것이고 대신 북미관계는 정상화 되고 경수로가 완공되었어야 할 08년 부터 그들의 전력 생산량이 2배로 늘어 났겠죠.

제네바 합의가 계속 지켜졌으면, "표면적으로 핵동결"이 아니고 경수로 '핵심부품의 인도' 전에 전면적인 핵사찰이 끝났어야 하겠죠. 당연 핵사찰이 만족스럽게 끝나기 전까지는 경수로 건설은 무기한 중단.


그건 그렇고 이야기가 나온 김에 KEDO 경수로와 그에 필요한 송전망과 관련된 이야길 좀 소개해 보지요.

제네바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경수로를 요구하자, 미국은 값비싸고, 건설하는데 오래 걸리며, 핵개발 위험도 따르는 경수로 대신 화력이나 수력 같은 재래식 발전소를 받을 것을 권했습니다.

갈루치는 이 점을 특히 강조하면서 현재 건설 중인 50메가와트 및 200메가와트급 원자로 대신에 석탄을 이용한 화력발전소, 또는 수력발전소 건설과 같은 재래식 에너지를 고려할 것을 권했다. 미국은 그에 대해 충분히 협조할 용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사실 이와 같은 제안은 전적으로 말이 되는 소리였다. 새로운 원자로를 건설한다는 것은 에너지 공급이라는 차원에서는 별 의미가 없었다. 그처럼 대형 발전소를 북한과 같이 발전용량이 적고 송전시설이 낙후한 곳에 건설할 경우 심각한 기술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점에 관한 한 갈루치가 아무리 설명해도, 그리고 그의 설명이 아무리 설득력이 있어도 북한 측은 요지부동이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값싸고 효율적인 방법이 아니었다. 핵발전소 건설을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모종의 정치적 이득이었다.(p.333)

혹은 원자력발전소 대신 화력발전소로 합의했더라도 같은 결과였을 것이다. 특히 화력발전소는 아무리 핵확산의 위험이 덜하다고 하더라도 전적으로 피할 수 없는 경수로에 비해 장점이 훨씬 많은 것은 사실이다. 사실 미국의 협상팀은 바로 그런 것들을 모두 협상에서 시도했으나 북한의 강한 저항에 직면했다. 협상에 임하면서 모든 것을 챙길 수는 없는 일이다.(p.474)



이처럼 북한이 완강하게 경수로를 주장했기 때문에, 결국 미국과 북한은 제네바에서 양국 외교부 사이의 협상을 통해 두 기의 경수로를 지어주는 조건으로 합의점을 찾습니다. 그러자 북한은 실무협의를 위해서라며 베를린에서 새로운 협상판을 벌입니다. 그가 바로 협상태도가 개떡같기로 악명 높은 '베를린 킴' 김정우입니다.

김정우는 자칭 북한의 경수로 전문가였다. 실제로 그는 1985년 러시아와 경수로 계약협상을 주도했다. 그는 자신이 북한의 “경수로 태스크포스”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측의 한 참석자는 “그의 개인적 행동이나 말투는 매우 공격적이었고, 주장도 너무나 황당해서 한 마디로 코미디”였다고 기억했다“ 그는 자신이 베를린에 온 이유는 ”쥐뿔도 모르는 외교부 놈들이 아무 것도 모른 채 작성한“ 「합의성명」문을 새로 쓰기 위해서라고 했다.(p.347)



이런 입장에서 그가 시도한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송전선 문제입니다.

또 김정우는 뒤늦게 두 기의 경수로 원전을 감당하기 위해 필요하다며 북한의 송전선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한 5억 달러의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미국은 코웃음으로 응대하고 말았다. 바로 그 문제 때문에 제네바 합의에 이르는 과정에서 미국 측이 대형 원자력 발전소보다는 소형 화력발전소 여러 기를 받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했었지만 북한 측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던 것이다.(p.439)



"송배전망도 건설해 주길 바랬겠죠."(garry)

물론입니다. 바랬죠. 송전선 문제를 인정하면 경수로를 받아야겠다는 주장이 반박되는 셈이어서 송전선 문제를 무시하고 무작정 우겨서 일단 합의를 본 다음, 실무협의 단계에서 한 번 더 눈탱이를 쳐서 추가로 5억불을 뜯어내 보려고 한 것이죠.



출처는 Witt, Joel S., Poneman, Daniel B., Gallucci, Robert L., Going Critical: The First North Korean Nuclear Crisis, Brookings Institution, 2004 (김태현 역, 북 핵위기의 전말: 벼랑 끝의 북미협상, 서울, 모음북스, 2005)
by sonnet | 2010/06/08 10:22 | flame! | 트랙백 | 핑백(1) | 덧글(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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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11/10/18 06:51

... 자리에서 딴 소리를 시작하며 새로운 흥정을 시도한다. 전형적인 전사의 관점이다. 이런 사례는 수없이 많지만, 북한이 과거 제네바 합의로 경수로를 받기로 하자마자, 송전선도 추가로 달라고 딴소리를 시도한 사례만 들어도 충분할 것이다. 결국 그의 결론은 이렇다. 북한 협상자는 이전 토론에서 분명히 합의가 이뤄져야 했을 문제 ... more

Commented by 쿠라사다 at 2010/06/08 10:30
게리 덕분에 오늘도 유익한 사실을 한 가지 더 알게 되었네요. 고마워요, 게리.



뭐, 그건 그렇다치고 합의까지 하고서 돈 더 내놓으라고 생떼를 부리는 놈들이라니...
협상하는 내내 여러 사람이 머리 쥐어 뜯었을 게 눈에 선하군요. ;;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08 10:35
송전선 문제를 인정하면 경수로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반박되는 셈이어서 송전선 문제를 무시하고 무작정 우겨서 일단 합의를 본 다음....
Commented by 쿠라사다 at 2010/06/08 11:06
아, 정확히 말하자면 무작정 합의부터 하고서 부대비용 뻥튀기하는 식이군요. ;;
자기 주머니 돈 안쓰는 거라고 참 별의 별짓을 다하네요.
Commented by nighthammer at 2010/06/08 10:54
그러고보니 '북핵 롤러코스터'(마이크 치노이 저)란 책이 요새 눈에 띄더군요.
읽어보니 소넷님의 글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하고...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08 11:05
그 책은 관점에서 보면 1차 북핵위기를 다뤘던 Leon Sigal의 Disarming Strangers의 맥을 잇는 책이라고 보시면 됩니다.(실제로 저자가 Sigal의 영향을 거론하고 있구요) 미국 정책에 대해서는 내막을 잘 아니까 내부적 혼란상을 자세히, 북한의 내정은 잘 모르니까 대외적으로 표출되는 주장을 중심으로 일관성있게 그린다는 약점이 있죠. 그 점을 감안하고 보면, 2차 북핵위기의 최신 정세를 커버하는 나름 참고가 되는 책입니다.
2차 북핵위기를 2008년 이후까지 커버하는 책은 많지 않은데 연합뉴스의 이우탁이 쓴 『오바마와 김정일의 생존게임 : 북핵 6자 회담 현장의 기록』과 대조해 보시면 좀 낫지 않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nighthammer at 2010/06/08 20:42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들꽃향기 at 2010/06/08 10:54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나중에 sonnet님의 garry에 대한 문답은 따로 엮어서 홍대용의 '의산문답'시리즈처럼 엮어도 괜찮을듯 싶은 생각이...(쿨럭)....이건 뭐 허자의 질문과 실옹의 대답을 보는 느낌입니다. ㄷㄷ
Commented by 단순한생각 at 2010/06/08 10:59
저것이_수탈_만랭의_위용.jyp
Commented by Harbin at 2010/06/08 10:59
이런 '뻔뻔한' 인간들과의 거래를 계속 유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더 궁금해집니다.

---

일단 뽀대 안나는 수력/화력 따위는 집어 치고 원전을 하나 깔고, 송배전선 문제는 나중에 해결하고.... 계속 나가 보면 북한 전체를 리모델링 할 수도 있겠군요?
Commented by Allenait at 2010/06/08 11:07
역시 부카니스탄의 뜯어내기는 참... 대단합니다
Commented by 마무리 at 2010/06/08 11:12
정말 게리 저 분은 누구인가요? 신상 파고 싶어지네요.
Commented by pokjk at 2010/06/08 15:21
'김정일 개새끼' 라고 1번만 해 달라는 부탁에 대해서 절대 안하는 분이시죠..
Commented by 마무리 at 2010/06/09 02:09
근데 그런식으로 몰아가며 종용하면 저라도 하기 싫어질것 같습니다만...
Commented by 초효 at 2010/06/08 11:47
게리같은 놈들이 문피아에도 득실거려서 큰일입니다.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10/06/08 12:02
전형적인 이승만식 협상법이군요. 군대를 무작정 늘린다음 거기에 필요한 원조를 내놓으라고 억지를 부리는. 물론 이승만은 처참하게 실패했지만...
Commented by Ya펭귄 at 2010/06/08 15:15
전형적인 +@ 식 협상법이기도 하지요....

보통 고객들의 협상법 중에서도 일단 큰 틀에서의 거래를 한 다음에 공급자 측으로부터 편의 명목으로 이런저런 +@를 지속적으로 뜯는 거야 사실 기본 검초...

물론 당하는 입장에서는 짜증나가는 하는데 이에 대한 대응 검초도 대략 개발은 되어있다고 합니다...
Commented by 漁夫 at 2010/06/08 21:16
저야 직접 상대는 안 하지만 긴밀히 소식을 주고받는 sales 분들께서 저런 짜증을 가끔씩은 호소를 합니다. 상대가 많다 보니 사실 별 초식을 다 구사하는 분을 보는데, 이런 일이 계속되면 'sales 쪽에 권한을 안 주는' 테크닉으로 방어하기 때문에 결국 서로 짜증만 나기 십상이지요.
Commented at 2010/06/08 12:50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17 13:09
완공 전에 북한이 망할테니 괜찮다. 이런 견해는 사실 널리 유포되어 있었지만, 한국 혹은 미국 지도부의 내심이 그런 것이었는지 확인하긴 쉽지 않습니다. 다만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런 결정이 존재했다면 상대국인 북한을 속여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최고위층 내부에서만 비밀로 존재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제 생각에 말씀하신 정보원은 그렇게 고위층이었을 것 같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Manglobe at 2010/06/08 12:54
제가 처음은 아닐테지만, 북한은 정말 답이 안나옵니다. 흑연 감속로나 체르노빌처럼 터져버려라... 할수도 없고... 그런데 흑연로는 구조적으로 물을 감속재로 쓰는 방식보다 위험하다고 하지 않나요?
Commented by Ya펭귄 at 2010/06/08 13:51
음...

아마 제네바 핵합의를 도출하는 시점에서의 부카니스탄의 논리는 '소련에서 지어주기로 한 경수로가 2기 였으니 니들도 비슷한 걸 내놔!' 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중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17 13:10
용량은 거기 맞춘 거라는 게 정설입니다.
Commented by 삼천포 at 2010/06/08 14:10
저것도 협상인가...
Commented by Ya펭귄 at 2010/06/08 15:16
전형적인 협상기술입니다...
Commented by 삼천포 at 2010/06/08 17:11
..좋은거 배웠네요
Commented by H-Modeler at 2010/06/08 14:46
.....하는 꼴을 보니 제네바 합의 당시부터 핵무기를 다른 댓가와 맞바꿔서 포기할 생각 자체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저건.[...]
애초에 북한과 관련된 문제가 생길 경우, 그걸 협상으로 해결 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하는 것 자체부터 잘못된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_-
Commented by 누렁별 at 2010/06/08 19:22
"돌맹이로 국 끓이기" 식이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17 13:10
그렇죠. 이거 하나 더 이거 하나 더.
Commented by 김우측 at 2010/06/08 20:58
대제의 끝없는 인내심에 무한한 경의를...!!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17 13:10
하하.
Commented by 일화 at 2010/06/08 21:23
뭐, 어쨌든 해달라는데로 다 해주면 될거 아니야라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답이 없다는...
물론 '그럼 니가 알아서 해줘라'라는 답변이 가장 확실하긴 합니다만, 후안무치 신공에는 당해낼 수 없죠.
Commented by 액시움 at 2010/06/08 23:34
이 와중에 뜬금없이 까이는 매 ㅜㅜ

저렇게 +@ 식으로 요구해놓고 나중에 그 @를 선심 쓰듯이 빼주면 상대가 감동 먹고 알아서 조공 바치겠지……가 북한의 외교 전략인 건가요. 그래도 천조국이 경수로 지어준 걸 보면 어찌어찌 먹힌 듯;;
Commented by Barry at 2010/06/09 00:24
”쥐뿔도 모르는 외교부 놈들이 아무 것도 모른 채 작성한“ 「합의성명」문을 새로 쓰기 위해서 베를린에 오셨다는 김정우에게서 대인배의 기운이 느껴지네요. ㄷㄷ...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10 14:29
이런 분이 나진-선봉지구의 경제특구를 맡으셨다니 나선지구 투자가 어땠을지 짐작이 가지 않습니까 ^^
Commented by Manglobe at 2010/06/09 06:46
GQ 소환중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10 14:26
꼭 이런 건 비켜가더라고요. 별로 할 말이 없겠죠.
Commented by paro1923 at 2010/06/09 21:01
"뭐야 이거, 몰라 무서워"...

중동 양탄자 장수들도 울고갈 삥뜯기 스킬... oTL
Commented by sonnet at 2010/06/10 14:28
북한이 버티는 류, 바가지 씌우는 류의 협상엔 아주 강합니다. 대신 북한이 못하는 측면도 있는데 그 중 두드러지는 건 '시간을 낭비하는' 겁니다. 북한은 별 것 아닌 이슈에 대해서도 다른 협상카드가 없이 버티고 개기기나 도발적인 방법으로 시위하기 같은 방식만 쓰는데, 이게 늘 불필요하게 시간을 죽이는 경향이 있거든요. 빨리 협상을 타결짓고 그 뒤에 돈벌이를 해야 한다거나 이런 개념이 결여되어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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