От Ильича до Ильич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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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이고 전통적이고 교훈적이기까지 한 해결책
어떤 당혹 (sprinter) 을 보고 떠올린,



옛날 어느 나무꾼이 나무를 하러 산에 갔다가 호랑이를 만났어요.
‘어… 어이쿠, 큰일났네!’
나무꾼은 다리를 후들거리며 쩔쩔매다가 갑자기 넙죽 엎드렸어요.
“어이쿠, 형님! 안녕하십니까? 절 받으십시오.”
“뭐야? 나보고 형님이라니.”
나무꾼이 넙죽 절을 하자 호랑이는 눈에 불을 켜며 큰 소리로 말했어요.
“이놈아! 그런 소리를 한다고 내가 보낼 줄 아느냐?”
“아이고, 형님! 동생을 몰라보다니요.”
“넌 사람이고 난 호랑이인데, 내가 어찌 네 형이란 말이냐?”
그러자 나무꾼은 능청스럽게 말했어요.
“형님! 제게는 형님이 한 분 계셨어요. 형님이 어렸을 적에 어머니가 젖이 안 나와서 호랑이 젖을 먹여 길렀더니 호랑이가 되어 산으로 들어갔대요.”
“뭐라구? 호랑이가 되었어?”
“네. 그래서 어머니는 산에 나무하러 갈 때마다 호랑이 형님을 만나거든 집으로 꼭 데려 오라고 하셨어요. 아이고, 형님!”
나무꾼이 슬픈 표정을 지으며 눈물을 뚝뚝 흘리자, 호랑이도 눈물을 글썽거리며 옛날 기억을 더듬는 듯 했어요.
“글쎄, 그 때 일이 잘 생각나지 않지만, 사람 동생이 있다니 반가운 일이구나. 그래 집에는 누가 있느냐?”
“예, 늙은 어머니만 계십니다. 형님, 저희 집으로 함께 가시지요.”
나무꾼이 호랑이의 앞발을 덥석 잡으며 말하자, 호랑이도 어머니가 그리운 듯 보였어요.
“아니다. 내가 호랑이인데 어찌 너를 따라가겠느냐. 너를 돌려 보낼 테니 어머니께 효도를 다하거라.”
“알겠어요, 형님! 안녕히 계세요.”
호랑이는 동생이라는 나무꾼을 보내고 난 뒤, 어머니가 보고 싶어 견딜 수가 없었어요.
“어머니, 산중에서 호랑이로 살다 보니 어머니를 잊고 살았어요.”
집으로 돌아온 나무꾼은 어머니께 산에서 호랑이를 만난 이야기를 들려 주었어요.
어머니는 아들이 호랑이를 만나 슬기롭게 주고받은 이야기가 예사롭지 않게 생각됐어요.
그런 일이 있고 난 뒤, 호랑이는 어머니 생각을 하면서 멧돼지를 잡았어요. 그리고는 나무꾼 집 앞에 던져 놓고는 멀리서 어머니 모습을 바라보았어요.
“어머니, 나와 보셔요. 멧돼지예요.”
“얘야, 아무래도 호랑이가 물어다 놓은 것이 틀림없는 것 같구나.”
“그렇죠? 호랑이가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세월이 흘러 나무꾼의 어머니가 돌아가셨어요. 나무꾼은 슬퍼하며 어머니의 장례를 치렀어요.
정신을 차리고 보니 가끔씩 멧돼지랑 토끼를 물어다 놓던 호랑이가 한 달이 지나도 아무 소식이 없는 거예요. 나무꾼은 이상한 예감이 들었어요. 그래서 호랑이를 만났던 산골짜기를 찾아가 보았지요. 그랬더니 새끼 호랑이 세 마리가 꼬리에 흰 삼베 띠를 두르고 울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새끼 호랑이들아, 왜 울고 있니?”
“흑흑, 저희 아빠가 돌아가셨어요. 아빠는 며칠 전부터 엄마가 보고 싶다고 울기만 했어요. 그리곤 잘 드시지도 않고 시름시름 앓더니 갑자기 돌아가셨어요. 흑흑흑.”
“그래서 꼬리에 흰 삼베를 묶었구나!”
“아빠는, 우리에게 사람 할머니가 있다고 자랑했어요. 그리고는 사람을 만나도 해치지 말라고 했어요.”
새끼 호랑이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흐느꼈어요.
나무꾼은 호랑이의 지극한 효성에 가슴이 뭉클했어요.
by sonnet | 2009/09/25 18:06 | 문화 | 트랙백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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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少雪緣 at 2009/09/25 18:08
호랑이 밥 켈로그 콘 푸로스트로 길러봅시다(...)
Commented by rururara at 2009/09/25 18:15
어미니는 속으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어떻게 알았지!'

(....) -_-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09/25 18:15
하하하하하하하하

(근데, 이 이야기는 재미있는데, 트랙백한 원글은 섬뜩하군요..)
Commented by Allenait at 2009/09/25 18:18
좋은 동화군요. 인데 새끼 호랑이들이 무슨 수로 삼베를 구했는지 그게 더 신기합니다
Commented by 漁夫 at 2009/09/25 18:19
생태적이고 전통적이고 교훈적이기'만' 하다는 lethal error가~~~ (하하하)
Commented by nishi at 2009/09/25 18:19
호구(虎口)인가요......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09/25 18:44
그 순간, 호랑이는 저세상에서 진짜 호랑이 어머니를 만나 비오는 날 먼지나게 맞고 있었을 거 같네요^^;
Commented by 액시움 at 2009/09/25 18:56
글로벌 호구…….
Commented by 제노테시어 at 2009/09/25 19:07
저승에서 지켜보며 가슴을 치셨을 호랭이님의 '생물학적 어머니'께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올립...
Commented by 마무리 at 2009/09/25 19:57
긴가민가 저는 못 알아먹겠어요 누가 설명좀 해주세요...흘그흑ㄱ흑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9/09/25 20:37
문제가 된 칼럼 보면서, 상관없어 보이는 일 하나가 생각나는군요.

운동권인 대학 동기하고 감옥의 재소자때문에 말다툼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쪽 사람들이 으레 그렇듯, 어떻게든 재소자 편을 들며 우기더군요.
그런데 얼마 뒤, 그 친구가 치킨집인가에 지갑을 놓고왔습니다. 당연히 누군가가 가져갔죠. 그 때 얼마나 화를 내며 욕을 하던지...
다른 사람들의 생명을 뺏고 가정을 파괴한 자들은 그렇게 옹호하더니, 자기 일이 되니까 기껏해야 [감옥 갈 거리도 못되고]즉심 아니면 약식으로 끝날 일을 가지고 그러는 걸 보며, 좀 씁쓸했습니다.

아마 칼럼을 쓴 저 사람 동네에 멧돼지는 고사하고 큰 개 한두마리만 돌아다녀도 생각이 많이 달라질 겁니다.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9/26 01:11
우슨상님 께서는 멧돼지농장을 운영하시려는 큰 뜻을 품고.....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9/09/26 20:21
Ya펭귄 님: 생태멧돼지갈비나 친환경멧돼지목살쯤이면 잘 팔릴 법도 합니다. ^^;;
Commented by 바보이반 at 2009/09/25 20:38
우석훈 선생께서 귀농하시어 산에 나무하러 가실 날이 몹시 기대됩니다.
Commented by reske at 2009/09/25 23:30
이 모든것이 신자유주의의 탓이다.. (.....)
Commented by -_- at 2009/09/26 00:17
신자유주의로 인해 먹을게 궁해진 멧돼지가 가진자를 향해 투쟁의 깃발을 올리는 겁니까!!
Commented by 이네스 at 2009/09/25 21:52
불쌍한 호랭이...
Commented by 미연시의REAL at 2009/09/26 00:44
호랭이가 정말 캘로그 시리얼 먹음?ㅋ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9/26 01:10
....


(말하는 호랑이를 생포해서 이베이나 옥션에 내놓으면 얼마에 팔아먹을 수 있을까를 생각하고 있는 1인...)
Commented by 효우도 at 2009/09/26 02:42
호랑이는 설령 그것이 거짓이라도, 여태까지 살면서 느끼지 못한 모정을 위해 자신을 속인것이겠지요. 자신이 가지지 못한대 이상적인 어머니에 대한 거짓됀 환상을 나무꾼의 어머니에게 멋대로 꾸며대면서.
Commented by 일화 at 2009/09/26 12:02
일단 말을 할 수 있고, 자신과 사람이 다른 종에 속하며, 종이 다른 개체끼리는 번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점에서 평범한 호랑이가 아니므로 원래 인간이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응?!).
Commented by ㈜계원필경Mk-2™ at 2009/09/26 13:11
처...천잰데!? (...)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9/09/26 15:40
본문의 강조처럼 중요한 점은 "호랑이가 멧돼지를 잡는다"죠.

어짜피 전국민이 서울로 서울로 모이는데, 그냥 오천만명 몽땅 수도권에 몰아넣고 경기도 경계 따라서 울타리 친 다음에 나머지 동네는 대자연에 돌려주는 겁니다. 범도 풀고 곰도 풀고 코끼리도 좀 풀고. 이것은 지상 최대의 온대 사파리 녹색관광 (응?)
Commented by 수도권으로 at 2009/09/26 18:12
오오 수도권은 초고층빌딩화에 대중교통으로 에너지를 절약하고,혁신초거대 대도시로?
Commented by paro1923 at 2009/09/26 19:00
군대 시절, 젊은 혈기에 올무 놓고 멧돼지 잡으려다 크게 데인 뒤로
멧돼지를 결코 우습게 볼 수 없었습니다. 멧돼지 무서운 아이(...)...
...저 기사 쓴 분, 멧돼지는 커녕 사람이 사육하는 돼지라도 직접 본 적이나 있으실지...
Commented by S3 at 2009/09/26 22:57
본문을 보면, 사실 나무꾼의 어머니는 소드마스터나 그에 준하는 존재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젖이 안나온다고 소나 말도 아니고 호랑이에게 젖을 물리다니... 이징옥은 호랑이를 맨손으로 때려잡았다는데 호랑이를 죽이는것도 아니고 강제로 굴복시키고 새끼를 위한 젖까지 먹이게 할 정도면 그보단 더 강해야겠죠. 그러려면 역시 소드마스터정돈 되야겠네요. 그정도의 능력자가 별 업적도 남기지 못하고 늙어죽었다니 슬픈 일입니다. 척준경을 능가할 수도 있었던 한국사에 길이 남을 수준의 여장수가 묻혀버렸군요.
Commented by xavier at 2009/09/27 03:03
생뚱맞게 호랭총각 생각한 1人
Commented by sonnet at 2009/09/27 10:10
한성판윤 오 모는 빨리 인왕산 호랑이 언니와 자매결연을 맺고 세폐를 올려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저련 at 2009/09/27 21:13
호랑이 젖을 먹고 컸다는 이야기가 삼국사기에도 실려 있는 견훤을 무시할 수 없죠.
Commented by H-Modeler at 2009/09/27 23:32
그건그렇고 저 전래동화는 수간에 대한 음습하고 감추어진, 그리고 억압된 욕망을 내포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상상이 들면 막장일까요.[....]
Commented by 나츠메 at 2009/09/28 00:24
문제는 호랑이에게 구라칠 나무꾼 역을 맡을 자가 누구냐 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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