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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 전술적으로는 유용

좌파에게만 박히는 총알은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udis) 에서 트랙백


1. 주화입마 방지

북한이 별 것도 아닌 일에 괜한 호들갑을 떨면서 핵무기 보유를 정당화했을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는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남한, 미국)'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당연한 일이다. 상대와 대화를 하려면 역지사지의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udis)

우리가 북한의 입장을 연구하는 것은 북한의 생각과 수를 꿰뚫어봄으로서 그들의 협상술에 말려들지 않고, 북한과의 협상에서 유리한 입장을 확보하며, 북한을 상대로 우리의 입장을 최대한 관철시키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역지사지랍시고 북한의 입장에 서서 생각해보는 연습을 하다가 무의식적으로 거기 동조해 버리면 그건 그냥 이적행위입니다. 일본인들이 잘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미이라를 잡으러 갔다가 미이라가 되어버리는(ミイラとりがミイラになる) 꼴이 되는 거지요.

따라서 우리는 북한의 입장을 연구하는 것이 북한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늘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습니다. 사실 이런 주화입마는 북한 뿐 아니라 과거 비슷한 주제를 연구했었던 사람들 사이에서 종종 나타났던 현상이기도 합니다.


2. 국제질서에 대항하는 일탈자 북한

두 번째 문제는 북한의 입장은 우리의 입장과 대등한 무게로 취급받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

우리가 북한의 입장에 우리 입장과 대등한 무게를 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지만, 심지어는 제3자의 눈으로 보더라도 북한의 입장과 우리의 입장은 대등하지가 않습니다.

예를 들어 IAEA는 북한의 조약 위반을 17년 전에 고발한 바 있습니다. NPT는 189개국의 가맹국이 있지만 창립 이래 40여년 동안 자신의 위반이 적발되자 배째고 탈퇴해 버린 나라는 북한 단 하나 뿐입니다. 한반도 주변국을 망라한 6자회담 참가국 모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NPT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데 의견의 일치를 보고 있습니다. UN 또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에 대해서 잇따른 안보리 결의를 통해 국제법적 권위를 갖는 징계를 가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전통적인 북한의 텃밭 중 하나인 비동맹 진영 국가들 조차 34년 만에 북한의 주장을 담은 '한반도 조항'을 삭제하는 등, 거듭된 일탈행위로 인한 북한의 국제적 고립은 기정사실이나 다름없습니다.

즉 북핵문제란 것은 북한의 입장이 있고 남한(또는 미국)의 입장이 있어서 둘의 입장에 대등한 무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북한 대 나머지 세계라는 구도인 것이지요.

제가 이 논의를 시작하면서 거듭 강조해온 것은 '선의'와 '합의를 도출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외교가 언제나 국제 분쟁을 타결지을 수 있다고 간주하는 것은 실수라는 것입니다. 지금 북한은 국제질서나 국제질서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방식을 억압적이라고 간주해 거부하고 있기 때문에 체제 그 자체가 문제가 되며 나머지 세계와 무엇이 정당한 요구를 구성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러니 북한이 기성 질서의 정통성을 인정하지만 협상력을 키우기 위해 사안을 과장하는 양, 제한적인 양보로 달랠 수 있는 특정한 불만거리 때문에 그렇게 행동하는 것인 양 취급해서는 곤란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역지사지' 같은 안일한 접근법을 택하게 되면 암묵적으로 북한에게 나머지 전 세계와 맞먹는 중요성을 부여할 위험이 있습니다. 북한이 하나 양보하면 전 세계도 북한을 위해 국제 규칙을 하나 고쳐야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그러니 북한과 통상적인 협상이 가능하려면 우선 북한이 기존 국제질서에 순응한다는 전제가 필요합니다.


3. 전쟁하자는 거냐? vs 힘을 동반해야 협상이 가능하다

다음에 대해서도 간단히 논평을 해 두지요.

북미간의 핵대결은 현재진행형이다. … 지금처럼 북미대결이 험악하게 진행되면 결론은 전쟁 뿐이다. 전쟁은 장난이 아니다. 나나 소넷님은 말할 것도 없고, 내 블로그에 찾아와 검은 닉으로 틱틱 비아냥 던지던 인간들도 이제까지의 모든 삶의 방식을 포기해야만 하는 지옥도가 펼쳐지는 것이다. 아직까지 좌파에게만 박히는 총알이 발명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바는 없는데도 불구하고 소위 우파들은 김정일을 따끔하게 혼낼 수 있다면, 전쟁도 무방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자존심이 목숨보다 소중하다는 것인지... (udis)


이에 대해서는 제네바 기본합의에 대한 제임스 베이커의 논평을 소개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한 때 갈루치의 상관이었던 [전 국무장관] 베이커는 전술적 식견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었다. 그는 자신의 부하였던 갈루치에게 제네바 합의를 옹호할 때 사용하는 방식을 바꾸라고 조언까지 했다. 그때까지 갈루치는 외교적 해결, 군사행동,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등 세 가지 대안을 열거하고 그 중 외교적 해결이 가장 합리적인 대안이라고 옹호하는 방법을 썼다. 군사행동을 취하면 결국 전쟁이 일어날 수 있었다; 경제제재를 취해봤자 북한이 플루토늄을 생산하는 것을 막을 수 없다, 등. 베이커는 바로 그와 같은 방식이 틀렸다고 했다. 문제를 전쟁과 평화간의 양자택일로 만들수록 행정부는 협박에 굴복한 모습으로만 보일 것이라고 했다. 대신 제네바 합의가 제재를 추진하고 군사력을 증강하는 등 강력한 행동을 취한 결과 얻어 낸 것이라고 설명하라는 것이었다. (좋은 조언이었다. 그리고 사실 맞는 말이었다.)

Witt, Joel S., Poneman, Daniel B., Gallucci, Robert L.,
Going Critical: The First North Korean Nuclear Crisis, Brookings Institution, 2004
(김태현 역, 북핵위기의 전말: 벼랑 끝의 북미협상, 서울, 모음북스, 2005, pp.409-410)

문제를 전쟁과 평화의 양자택일로 몰고 가는 udis씨 같은 접근법을 취하게 되면 협상타결이라는 결과는 북한의 협박에 굴복하는 모습이 되지 않을 도리가 없습니다. 제네바 합의의 붕괴를 아쉬워하는 사람이 많지만 정작 제네바 합의 앞에는 북폭 준비를 실제로 진행하는등 강력한 압박의 뒷받침이 있었습니다. 반면 제가 계속 지적하듯이 제2차 북핵위기 당시엔 제시된 금지선도 없었고 금지선을 넘지 못하게 북한을 꼼짝못하게 눌러둘 그런 신뢰성 있는 위협도 동반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장을 용인한 결과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힘을 동반한 협상이나 정책을 우파의 전유물처럼 그리는 것은 전혀 현실을 반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중국, 소련, 영국, 프랑스 등에서 좌파가 집권했다고 해서 힘이나 핵무기를 앞세운 정책이 없었던 것이 아니죠. 비핵국이던 서독 사민당도 집권하기 시작할 쯤에는 독자적인 핵전쟁전략을 제시할 수 있을 정도로는 현실적이었습니다.

마오 쩌둥의 말을 빌려 마무리를 짓지요.

우리의 정책도 양면성을 갖고 있다. 즉 그들이 기본적으로 국공합작의 분열을 바라지 않는 측면에 대해서는 이것과 제휴한다는 정책이며, 그들이 우리 당과 인민에 대하여 고압정책을 취하거나 군사적 진공을 가해오는 측면에 대해서는 투쟁을 하거나 이것을 고립시키거나 하는 정책이다. - 「정책에 관하여」 -

이 논리를 빌리자면 우리 대한민국의 정책도 양면성을 갖고 있어. 북한이 비핵화에 순응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그들과 협조한다는 정책이지만, 그들이 핵무장을 포기하지 않거나 우리를 위협하는 측면에 대해서는 투쟁을 하거나 그들을 고립시키거나 하는 정책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아 나름 좌파스러운 ;-)
by sonnet | 2009/07/27 10:33 | 정치 | 트랙백(1) | 덧글(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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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날라리 무도인의 잡소리 at 2009/07/27 12:17

제목 : 무장해제를 바탕으로 한 논의는 이루어질 수 없다.
역지사지: 전술적으로는 유용소넷님은 역지사지의 자세를 취하다 그 입장에 동조해버릴 위험성에 대해 지적해주셨는데, 그런 우려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고 혹시라도 내가 그런 주화입마에 빠지지는 않을까 항상 유의하고 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예전에 한때 소넷님이 말하는 종류의 주화입마에 빠졌던 적도 있지만 다행히 스스로의 운기조식으로 빠져나온 경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주화입마에서 벗어나게 된 계기가 북한의 소설을 ......more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7/27 10:36
역지사지!!!!!! 역지사지란 말을 들어서 웃게 되리라곤 생각도 못했습니다...만 역시 누가 그말을 하는가에 따라서 큰 차이가 있군요. ;;;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50
네엡. 그것도 양 쪽이 비슷하게 서로 상대를 배려하는 것도 아니고, 오직 일방적으로...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7/27 10:41
모대인의 금언이군요 :)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4:06
모대인은 선집을 읽어 보면 정말 명료한 전략적 사고를 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손자병법 이런 거 엄청 좋아했을 듯.
Commented by 행인1 at 2009/07/27 10:42
아니, 이런 훌륭한 역습이!!!
Commented by vermin at 2009/07/27 10:42
제임스 베이커의 저와 같은 '완력과 정당화'는 大부시 시기의 대소협상과 걸프전에서 그대로 통용된 것 같아 새삼 감탄하게 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4:05
하하, 그런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Ha-1 at 2009/07/27 10:45
모기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건데 이들도 후손을 남겨야지요. 말라리아가 문제라지만 그래도 모기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모기를 박멸해야겠다면 결론은 전쟁 뿐입니다. 모기에 물리는 게 귀찮다는 이유만으로 약바르고 모기장 쳐대던 인종들에게는 말라리아로 지옥행 급행열차를 탈 따름이지요. 꼴통 모기박멸파들은 자존심이 목숨보다 중요하다는 것인지...
Commented by 바보이반 at 2009/07/27 10:47
저런 타입의 주화입마를 영어로 번역하면 useful idiot이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9/07/27 12:24
'useless' idiot겠죠. ㄲㄲㄲ
Commented by 바보이반 at 2009/07/27 13:21
노빠의 수를 늘리는데 있어서는 확실히 useless인데 기존 노빠들을 incurable한 진성노빠로 만드는데는 useful하니...
Commented by 김우측 at 2009/07/27 10:48
이미 심각한 주화입마의 상태가 아닐까요. 여러가지 의미로 말이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4:02
사실 상대의 시각으로 사태를 한 번 보고, 다시 원래 자신의 입장으로 돌아와 두 입장을 뒤섞이지 않게 관리한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점에서 미국이 정보분석과 정책판단을 분리시키려고 노력한 것은 무척 현명한 선택이었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少雪緣 at 2009/07/27 10:56
...결국 오사카 성 재공략입니까. 북한이 핵만 있으면 미쿡과 맞짱뜨는게 가능할거란 환상은 한반도가 동북아의 이스라엘이 되는거란 환상과 함께 영원한 떡밥인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3:58
다음에는 그 때 나왔던 이야기를 이어서 한 번 다뤄볼까 합니다. 핵우산에 대한 이야기를요.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7/27 10:59
암덩이의 입장에서 생각해본다면 이들도 세포군의 일원으로서 유지-확장해야 할 이유가 있지요... 숙주가 골로 간다는 문제가 대두되지만 그래도 암덩이도 살아야 하지 않겠습.....


Commented by reske at 2009/07/27 18:38
항암제 투여는 암세포의 무장해제를 요구하여, 정상세포와의 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극단적인 수단이므로, 암세포, 환자, 의사, 보호자, 건강보험공단, 제약사의 6자회담을 통해 점진적 해결을 도모..(음...)
Commented by reske at 2009/07/27 11:10
자신이 전지전능한 신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려는 식자층이 너무 많은게 비극이라면 비극이죠. 평소부터 생각한 바가 있어서 트랙백 남깁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7/27 12:17
udis가 '식자층' 이라면 그건 과대평가이겠습니다만.
Commented by udis at 2009/07/27 12:45
ghistory/ 에효...삐돌이 ^^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7/27 12:53
udis/ 학위 정신분열 '無道人' 납셨네?
Commented by 앜ㅋ at 2009/07/28 00:40
udis/ 내가 하면 팃포탯™ 남이하면 삐돌이'ㅅ'b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07/27 11:22
간결한 글,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9/07/27 11:28
어차피 기존의 지적에 대해서는 입 싹 씻고 말돌리기로 나가려 들텐데 고생 많으십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4:17
북한의 두 번째 핵실험을 계기로 핵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좀 정리해 보려던 참입니다. 곁가지를 너무 깊게 물지 않고, 원래 하려던 이야기로 가능한 빨리 돌아가겠습니다.
Commented by vicious at 2009/07/27 11:30
오사카 성 재 공략을 들으니.. "적장의 말을 믿는 멍청이는 죽어 마땅하다."라는 말이 생각나네요.

주화입마는 언제나 무섭죠
Commented by -_- at 2009/07/27 12:02
이말을 보니 갑자기 민주당이 생각나서 ㅠㅠ
Commented by Alias at 2009/07/27 13:38
사실은 공주마마야 말로 "벼랑끝 전술처럼 보일 위협을 통하여 이득을 챙기는" 목적으로 압박을 가한 건데, 그걸 "적들이 분열하여 파토날 것이다" 라고 지레 기대감을 가졌던 쪽이 낚인 거죠....-_-;

시당위원장들 뽑히는 걸 보아하니 태합 전하의 만수무강의 길은 앞으로도 계속 험난할지로....-_-;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7/27 11:38
좌파에게만 박히는 총알은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 총주인이 목표를 잘 조준해서 쏘면 대략 해결....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07/27 12:23
그건 '총알'이 아니라 "총"이지요.

아무래도 10 만 저격수 양병설의 목적이 ..... [ㅋ]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7/27 12:18
그런데 어떤 점에서는 송두율도 미이라 공부하다 미이라 된 그런 사람의 대표격 아닐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3:50
송두율의 글은 개인적으로 본 게 없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7/27 12:22
종북노빠가 괜히 있는 게 아니고, 왕년의 주사파 상당수가 괜히 노무현에게 흘러들어간 게 아니군요. 그런데 저런 부류의 사람들은(Crete라든지) 서프라이즈 국제방이 종북노빠 소굴이 되었다고 노빠들 가운데서도 자신이 안목이 높은 것처럼 과시하던데, 그다지 달라보이는 게 없다는 인상을 받는군요.
Commented by Mr술탄-샤™ at 2009/07/27 12:24
하하하 과연 모대인이십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3:40
모대인이야 호오는 갈리더라도 전략적 사고에 있어서는 일가를 이룬 분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_~ at 2009/07/27 13:08
즉 북핵문제란 것은 북한의 입장이 있고 남한(또는 미국)의 입장이 있어서 둘의 입장에 대등한 무게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합니다.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은 북한 대 나머지 세계라는 구도인 것이지요.

나머지 세계라는 말은 어느 나라를 말하는건가요 북한 주변국을 이야기 하는겁니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3:43
한반도주변국인 6자회담 참가국들, UN 안전보장이사회, IAEA 이사국들 등등 다양하죠. 사실 북한의 핵개발(혹은 핵실험)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나라는 없지만, 공개적으로 비난하는 나라는 흔하게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스위스라든가 브라질처럼 멀리 떨어져 있어서 별 관계 없는 나라들을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Commented by 일화 at 2009/07/27 13:16
저 정도 주화입마는 귀여운 수준이기는 하죠.
어쨌든 요즘 대제님의 포스팅이 뻘글에 대한 반박위주로 가는 듯 해서 2% 아쉬운 느낌이...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3:46
으음... 가능한 별 관계 없는 분들이 보시기에도 모종의 얻어갈 것이 있는 포스팅을 하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Commented by 삼천포 at 2009/07/27 13:43
중국 고사 중에
적군이 강을 건너려고 하자 부관이 이때 못건너게 해야 할때도
강을 건널때 조져야 한다고 할때도
건넌다음 진지를 구축못하고 지친상태에 조져야한다고 하니깐
동등하게 싸워야 함 이라고 했다가
졌다는 얘기가 기억나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3:47
제 생각에는 '북한과의 체제경쟁은 이미 끝났다'라는 어떤 낙관적인 가정이 그런 인자함을 보여주게 된 동기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루시앨 at 2009/07/27 21:41
송양지인... 이죠 ^^;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9/07/27 13:58
소넷님께선 일어도 하십니까? 존경스럽습니다.

그나저나..난 지금까지 뭐하고 살았지? -_-;;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7 14:13
그냥그냥입니다. 학생 시절 이래로 잘 쓰지 않아 점점 더 나빠지는 듯;;;
Commented by 단순한생각 at 2009/07/27 14:26
사실 비단 NPT하나만 보는것보다는 BWC나 CWC를 같이 비교하는쪽이 이해가 더 빠를듯 합니다. 두 조약은 전부 한국, 미국, 러시아가 비준했으면서 북한은 끝까지 비준 안하고 있는 조약이고, 특히나 CWC에서 한국이 벌였던 개그(...)를 생각한다면 북한이 얼마나 답 안나오는 국가인지 알게 되는 좋은 사례가 되니까요 -ㅅ-;

역시 하나만 파는건 여러모로 문제가 있나봅니다. 물론 여러개를 같이파다보면 곡괭이가 부서진다 해도 물나오는 우물이 별로 없다는 문제가 생기긴 합니다만.(웃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49
BW/CW는 사실 이스라엘 조차도 시리아 등을 공격해서 제거하지는 않으니까, 그정도까지 다 찾아 씨를 말린다는 건 어려워서 그렇다고 간주하고 일단 미뤄 둘 수밖에 없는 듯 합니다. 그나마 핵이라도 배제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Commented by 우왕굿 at 2009/07/27 15:19
그 역지사지의 1프로만 북한이 발휘했다면 사태가 이렇게까지 오지는 않았겠죠 ㅎㅎ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07/27 18:25
진짜 "역지사지"군요.. ㅋㅋ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23
글쎄 말입니다. 우리만 해야 하는 이상한 의무죠.
Commented at 2009/07/27 16:27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23
그걸 언젠가는 다루어야 하는데, 이게 일반인들이 하는 토론이다보니 전제가 되는 보조 논의나 역사적 사례들을 미리 소개해야 하는지라 쉽게 시작할 수가 없네요.
Commented by LISF at 2009/07/27 17:13
저런 '주화입마'를 보면 왠지 스톡홀름 신드롬이 떠오르더군요... 상대에게 너무 관대하다 보니 균형감각을 잃는 케이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23
그렇게 비유하시는 분들도 종종 계시더군요.
Commented by abrams at 2009/07/27 17:14
이전에 소넷님이 언급한 '북한이 정말 바라는 것'을 떠올리면 결과가 너무 비관적인 게임(?)을 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냉전이 한창일 때만 해도 중소가 북의 줄타기에 대해 썩 안 좋은 시선을 보냈었다는데 이번에도 주제 파악 못하고 그 줄타기의 대상을 미국으로 옮기려는 북과 중소의 전례를 잘 알고 있는 미국의 실권자들이 그런 북을 어떻게 처리할지... 민족이라는 말장난 같은 코드만 빼버리면 북한과 접점이 존재하지 않는 한국만 이래저래 골치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24
말씀하신 그 주제에 대해서는 양대인이 소개해 주신 최명해의 "중국,북한 동맹관계"가 잘 다루고 있는데 한 번 읽어보시는 게 어떠십니까. http://panzerbear.blogspot.com/2009/07/blog-post_08.html
Commented by 아리아리랑 at 2009/07/27 18:01

국제관계를 자기네 옆집아저씨 대하던 감성을 가지고 접근하니까
저렇게 딱한 이야기를 하게 되는 겁니다

어떤 전문분야든 정보를 해석해서 결론을 도출하는 일련의 과정에는
일정량의 훈련이 필요한 법이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24
저런 건 사실 평범한 사람이 해내기엔 어려운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 제한적인 전문가를 키우려고 노력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인 것 같구요.
Commented by 김희대 at 2009/07/27 19:50
북핵실험성공 뉴스가 나오자 목욕탕에서 그동안의 민족적 설움이 해결되었다고 박수치며 좋아하던 민족주의 골통 어르신+애새끼들을 목격한 저로서는 (목욕탕내의 9할의 인원) 역지사지정신의 주화입마라기보다는 그들을 나의 일부분으로 착각하는 것이 더욱 큰 문제 아닐까요? 역지사지하다가 주화입마되면 그래도 상대방이 내가 아니다란 생각이 있으므로 내 이익이 침해당하는 순간 깨닫기라도 할텐데 이건 내 몸뚱이라고 생각하니 ...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24
뭐 그런 동네가 다 있습니까;;;
Commented by deokbusin at 2009/07/28 00:33
1. 기실 모택동은 사회주의 서적보다도 중국고전을 더 많이 읽은 사람입니다. 20대에 벌써 자치통감을 몽땅 읽은 데다, 모택동사후 소장한 도서목록을 작성하고 보니 고전소설과 전통적인 역사서외에도 유교경전 전체와 대장경의 상당부분, 노자/장자와 손자 등을 읽은것으로 드러났는데 정작 마르크스-엥겔스-레닌의 저작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였다는 소문도 있지요.


2. 체제경쟁이 아니라 권력쟁탈경쟁으로 보면 남북한 간에는 아직 승부도 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권력쟁탈경쟁이기 때문에 전쟁이 사실상 유일무이한 해결책이 될 가능성이 높기도 하지요.

게다가 1997년 이후로 형성되는 박탈감과 불만감이 임계점에 접근할 수록 전쟁지지를 포함한 강경여론도 높아질 겁니다. 전쟁하나 안하나 자기 처지는 이미 지옥이니 차라리 전쟁이라도 터져서 뭔가 해소하지는 심리가 커지면...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24
1. 나중에 황제를 만능 초인으로 띄워주려다가 오버한 점도 있지만 마오가 중국 고전을 열심히 읽었다는 점은 대개의 전기 작가들이 동의하는 것 같더군요. 그런 지점이 당의 다른 간부들, 특히 프랑스 유학파 등과 성향적인 차이를 만드는 데 일조한 것 같습니다.
2. 체제경쟁이든 권력쟁탈이든 어느 한 쪽이 소멸해야 끝나는 게임이지요.
Commented by teferi at 2009/07/28 00:44
다들 주화입마에 관심을 두고 계시군요. 그렇지만 진정으로 sonnet님의 입장과 햇볕정책의 입장이 충돌하는 지점은 3번입니다. sonnet님은 힘을 동반해야 협상이 가능하다는 것이 지극히 지당해서 간단한 논평으로 마무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계시지만, 그 사실을 전혀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이 바로 햇볕주의자들입니다.

햇볕주의자의 논리구조는 이렇습니다.
대북강경책으로는 북한은 절대 움직이지 않고 안보위협만 높아진다.
미국은 결국에는 북한과 타협하게 되어 있다.
한국이 대북강경책에 동조해 보았자 전쟁이 나거나 미국과 북한의 타협에서 소외된다.
고로 미국이 북한과 타협하기 전에 (자주적인 북한문제 해결을 위해) 먼저 북한에 손을 내밀어 지원해야 한다.

햇볕주의자중의 핵심 이데올로그는 바로 정세현이며, 그의 생각을 보면 햇볕주의자의 사고방식이 보입니다. 그의 칼럼이 바로 햇볕주의자의 생각을 여과없이 나타내고 있지요.

'미국은 북한과 타협해야 한다' '한국은 북한에 지원해야 한다' '거 봐라, 내가 미국이 북한과 타협한다고 했지! 한국은 또 소외되고 있다'

북한은 핵이든 뭐든 쏠 권리가 있고, 한미동맹은 북한을 달래야만 하는 의무가 있다고 보는 사람들이 10년동안 대북정책을 좌지우지해왔다는 것은 끔찍한 일입니다. 이는 민주당이 햇볕정책을 포기하기 전까지 절대 집권해서는 안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35
"대북강경책으로는 북한은 절대 움직이지 않고 안보위협만 높아진다." => "대북온건책으로는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고 안보위협만 높아진다" 이것도 별 무리 없는 현상의 묘사 같은데요.

이 런 묘사의 한 예로, "과거 남북관계가 아무리 좋아도 북한은 미사일·핵과 같은 군사안보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의 충고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따라서 국제적인 공조와 압력이 최선의 대응책이다" 이 말을 한 사람이 누구냐 하면 윤영관입니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부에도 여러 사람이 참여했지만, 저는 예를 들어 조성태나 윤영관 같은 사람들은 그렇게 이상한 사고방식을 가졌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Commented by teferi at 2009/07/28 10:48
윤영관이 낙마했다고 글을 쓴 분은 다름아닌 sonnet님이십니다. 이상한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만이 남게 된 것이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9 01:03
그들은 이미 정권에서 물러났고, 현재로서는 다음 정권을 되찾을 수 있을지도 분명치 않습니다. 현 상황에서 남은 사람과 남지 않은 사람을 어떻게 구분하시려고 생각하시는데요?
Commented by teferi at 2009/07/29 15:06
현 상황에서 가장 활발하게 햇볕정책에 관한 글을 쓰고 입장을 표명하여 햇볕정책을 정의하는 사람들이 바로 남은 사람들이겠지요. '친미경쟁이 벌어질 수 있다'고 발언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격주마다 정세토크라는 칼럼을 쓰는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북한의 핵무장 주장에 온당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제재 위주의 정책을 쓰면 안된다.'는 논문을 발표하고 있는 정성장 세종연구소 남북한관계연구실장 등이 햇볕정책의 핵심이며, 윤영관과 같은 사람은 정부에 참여했다가 그 핵심 이데올로그에 의해 밀려났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Commented by monnet at 2009/07/28 02:02
확실히 타국의 정책을 분석할 때 상대측의 정세분석 및 판단은 선전파트를 거치며 굴절되어 성명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성명은 체계적으로 이전 성명들과 비교, 대조되어 재해석되어야 그 내부의 조작적 개념을 드러내게 되는 듯 하구요.

성명 문구를 논리적으로 따지다가 상대국 선전파트의 기술에 역공당해 주화입마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크기는 하죠. 이런 안타까운 경우를 오랫동안 북한을 연구한 전문가들에 가운데에서도 다수 볼 수 있는 것 같아요.

주화입마를 피하려면 요령 피우지 않고 기본기에 충실해야 하는 것 같네요. 북한 같은 경우는 정형화된 문구 및 용어의 발화 여부, 침묵 여부, 기존의 양식을 파괴하는 개념의 등장 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중요한데 주화입마를 피하려면 이 기본에 충실해야죠... 모... 주화입마에 걸린 듯한 분들이 쓴 글을 보면, 시간에 쫓겼는지 텍스트를 그대로 가져다 쓰시는 경향이 매우 커서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8:43
제 생각에는 제로섬 게임을 기본으로 깔고 들어가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북한이 아직도 핵무기를 들고 흔들어 댄다는 사실 한반도는 여전히 냉전중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는 것이지요. 현실은 제로섬이 여전히 지배적인데, 억지로 win-win을 찾아내야만 한다는 강박적인 선입견을 갖고 보니까 우리 입장을 굳건하게 지키지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거 소련이나 중공, 그리고 지금의 북한은 제로섬 의식이 아주 강렬한 사회라서 상대가 변하기 전까지는 우리도 비슷한 감각으로 상대할 필요가 있는 듯 합니다.
Commented by 파파라치 at 2009/07/28 08:43
"미국이 전쟁을 의도하고 있었다"가 어느새 "북한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이 전쟁을 의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로 바뀌는 부분에서, 이분(udis)이 누구의 시각으로 보고 있는지는 이미 분명해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8 09:00
북한의 동맹국인 중국도 그렇게 보지 않는데, 우리가 그런 시각으로 접근한다는 건 심각한 거지요. 사실 그런 걸 걱정하는 일은 중국에게 떠넘기면 끝나는 일입니다. 중국이 실력행사를 해서라도 반대하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밝히면 미국이 북한을 공격한다는 건 생각하기 힘들거든요.
Commented by JJJ at 2009/07/28 10:27
Udis님의 주장은 "부시시절 미국의 강경책이 북한 집권층에게 위협을 주었고, 이런 위협이 북한의 내부노선을 더욱 강경하게 만들었고 결국 이는 사태를 악화시켰다."라고 정리할수 있을 것 같습니다. 미국의 강경책으로 인해 북한이 위협을 느꼈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하여 "북한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이 전쟁을 의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었다" 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일 뿐이지 Udis님이 주화입마에 빠지신것 같지는 않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9 01:15
'북한의 핵포기=무장해제' 라는 입장을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Commented by monnet at 2009/07/28 23:51
네, sonnet님. 북한의 대외인식은 확실히 진보와 제국주의의 이항대립 사상에 기초하는 듯 하니까요. 그런데 논의로 우리나라가 win-win을 찾아야 한다는 강박을 지니고 있는 것이랑 북한의 제로섬적 대외인식을 비교하면 재밌는 부분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주변 강대국 간의 조화로운 관계가 우리의 국익에 보탬이 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반면, 북한은 주변 강대국 간의 갈등관계가 자신들의 국익에 도움이 되는 것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 것 같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그 유명한 북한의 swinging behavior랄까요. 중국과 소련 간의 갈등이 있을 때, 중국에 붙었다 소련에 붙었다 하면서 지원을 타먹은 건 잘 알려져 있으니까요. 이렇게 보면, 우리의 win-win을 추구의 전략인식은 어디서 나왔을까요. 나름 대외의존도가 높다거나, 통일에 우호적인 환경을 추구한다거나 그런 이유에서 나온 것일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9 01:18
그 질문에 답하려면 "언제부터" win-win이 대세가 되었느냐 하는 걸 먼저 규명해야겠지요. 여기서 중요한 것은 win-lose가 좋지만 win-win도 무방하다와, win-win이어야만 한다는 다르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상당히 오래전부터 그랬고 후자는 비교적 새로운 현상입니다.
Commented by monnet at 2009/07/29 10:53
음.. 그러네요. 우리나라의 대외인식의 특성도 보다 탐구될 필요가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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