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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등의 분전, 백열등의 역습
얼마 전 뉴욕 타임스에 재미있는 기사가 났습니다.

2년 전, 미 의회가 2012년부터 실시되는 강화된 에너지효율 법안을 통과시켰을 때, 사람들은 백열등은 사형선고를 받았다고 생각했습니다. 당시 시장에 있던 어떠한 백열등도 새 법안이 규정한 절전 기준을 맞출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사실 이 법안은 에너지를 비효율적으로 쓰는 백열등을 퇴출시키겠다는 명백한 의도를 담고 있었습니다. (한국 정부 또한 이런 추세를 따르려고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예상은 조급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퇴출위기에 몰리자 갑자기 백열등을 개량하기 위한 연구가 강화되면서 성과가 가시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조명 시장을 연구하는 크리스 칼웰은 "지난 20년 동안 진행된 것보다도 마지막 3년간 이루어진 발전이 더 큽니다"라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필립스 조명은 「할로게니아 에너지 세이버스」라는 새 제품을 내놓았는데, 이 제품은 기존 백열등에 비해 에너지 효율이 30% 높고, 수명도 세 배에 달합니다. 가격은 구형 백열등이 25센트인데 비해 5달러로 20배나 되지만 전기료를 고려하면 경쟁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제품조차도 백열등을 묻어버릴 것으로 예상되었던 컴팩트 형광등(백열등 대비 전력소비 1/4 미만)에 비하면 여전히 에너지 효율이 떨어집니다. 하지만 적어도 백열등의 조명 색을 선호하는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기 때문에, 절전 법안 때문에 구형 백열등이 시장에서 퇴출되고 나면 그 시장을 이어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필립스, GE, 오스람 등 대형 전구 업체들은 모두 이 분야에 뛰어들고 있으며, 이들은 장기적으로 형광등과 맞먹는 효율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른 한 편으로 백열등과 형광등 모두를 뛰어넘는 최신 기술인 LED 조명이 차세대 조명이 되리라는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만, 이들은 아직 가정용 조명 시장에 진출하기에는 시기상조(시제품 100달러 선)라는 것이 중평입니다.


흥미로운 것은 조명시장에서는 백여 년 전에도 비슷한 경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잘 알려진 것처럼, 1879년 토마스 에디슨은 오늘날 백열등의 원형을 개발합니다.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백열등 기술은 빠르게 발전해 같은 가격에 수십 배의 성능을 얻을 수 있게 됩니다. 많은 개량이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것으로는 금속 필라멘트(1910), 불활성 가스 충진(1913)을 꼽을 수 있습니다. 빠른 발전에도 불구하고 백열등은 금속 필라멘트가 등장하고 나서야 가스등에 대해 확고한 우위를 굳힙니다. 이는 에디슨이 실용적인 첫 백열등을 발명한지 30년이나 지난 뒤의 일이었습니다.

가스등이 이렇게 오래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1892년 칼 웰스바흐가 발명한 웰스바흐 맨틀(Welsbach mantle)이란 존재가 있었습니다.

웰스바흐 맨틀은 산화토륨과 산화세륨을 씌운 주름진 석면 덮개인데, 이를 가스등의 가스 불꽃 위에 부착하게 되면 백열광을 내게 됩니다. 보통의 가스제트는 누런 빛이 나는데, 이 맨틀을 달게 되면 양질의 흰 빛이 나는 데다가 밝기도 여섯 배나 됩니다. 이런 압도적인 성능 차이와 적용이 간단하다는 장점 때문에 웰스바흐 맨틀은 아주 신속히 기존 가스등 체제에 통합됩니다. 그리고 그 후로도 웰스바흐 맨틀은 꾸준히 개량되면서 백열등과 경쟁을 지속해 거의 반세기 동안이나 가스등의 수명을 연장시킵니다.

가스등 안에 하얀 망처럼 보이는 것이 웰스바흐 맨틀이다(좌측), 가열되어 빛이 나고 있는 맨틀(우측)

웰스바흐 맨틀의 중요한 기여 중 하나는 [도시]가스산업이 새로운 활로를 찾을 시간을 벌어 주었다는 것입니다. 1890년 경 도시가스의 주된 용도는 조명이었습니다. 하지만 백열등이 개발된 이래 40년(1889 ~ 1929) 동안 가스업계는 10배 가까운 성장을 합니다. 1930년 경이 되자 가스업계는 더이상 조명산업의 망사업자가 아니라 지역난방, 취사, 온수, 냉장(가스 냉장고) 등을 위한 인프라 제공업체가 되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웰스바흐 맨틀 같은 유력한 발명의 도움을 받지 못해 가스등이 한국의 무선호출기(삐삐)처럼 빠르게 몰락해 버렸다면, 가스업계는 살아남기 힘들었을 것입니다.

이처럼 웰스바흐 맨틀은 일견 낡아 보이는 기술을 개량하는데도 많은 여지가 남아 있고, 이를 통해 길게 보면 우월한 것으로 입증될 기술과도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경쟁할 수 있음을 잘 보여줍니다. 최근 보이는 백열등 개량 추세는 제2의 웰스바흐 맨틀이 될 수 있는 잠재력을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by sonnet | 2009/07/21 01:34 | 과학기술 | 트랙백 | 덧글(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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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대나무 at 2009/07/21 01:57
역시 오래된 기술이라도 그대로 유물로 스러져 가지 않고 부활하는 것들이 있기 마련이죠. 게다가 그 기술은 이미 안정성과 문제점이 입증되어 있기도 하고요. 이런것들이 역시 고전(Classic)이라고 불릴만한 것들이 아니겠습니까. ^^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05
하하 네. 백열등은 역사가 130년이나 되는데 첨단 기술이 이를 다시 한 번 살려놓을 수 있을지 정말 흥미진진합니다.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07/21 02:23
백열등의 경우, 수명은 세 배라지만... 에너지 효율은 고작 30 % 증가했는데 비해서 비용은 20 배라니..... ㅎㅎ ;;;

다만, 백열등의 색 느낌(? 색 온도)은 기존의 어설픈(?) 형광등이 따라 오기는 힘들지 않나 합니다. [아크등이라면 일치감치 경쟁에서 밀릴 겁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05
전구 값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전기료를 포함해 총소유비용을 비교해야 보다 정확한 경제성이 나오겠지요. 어쨌든 지금은 제품생산 초기라 신형 백열등이 대량생산되면 가격이 떨어질 여지는 꽤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말씀하신 대로 백열등의 look & feel은 지금도 남아 있는 중요한 장점 중 하나이죠.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9/07/21 02:25
저 멘틀은 요즘도 캠핑용 조명으로 널리 쓰이고 있습니다. 무척 밝고 좋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05
네, 가스등이 아직도 활용되는 주요한 분야라고 알고 있습니다.
Commented at 2009/07/21 03:5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07
그런 것 같습니다. 저건 정부가 새로운 시장 혹은 균형을 창출하는 흥미로운 사례인 듯 합니다. 가만 두었으면 초기비용이 적게 드는 구형 백열등 때문에 새로운 절전형 백열등이 (설령 장기적으론 더 이익이더라도) 시장에 진출하기 힘들었을 텐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H-Modeler at 2009/07/21 03:59
확실히 북미는 아직 백열등을 많이 씁니다. 한국 가정집의 일반적인 조명은 전부 다 형광등이었는데, 캐나다는 아직도 거실과 방의 주 조명이 백열등이니....전력 효율 같은건 지금까지 별 생각 안하고 산 느낌입죠.....;;;

참고로 전 백열등 불빛은 영 어색해서, 제 방은 컴팩트 형광등 전구로 바꿔버렸습니다. 물론 전구 자주 갈아끼기 귀찮아서라는 이유도 있었지만요.[...]
Commented by Alias at 2009/07/21 07:03
한국 가정집의 백열등 퇴출-형광등 전환은 박통 가카의 밀어붙이기였죠. 국영방송 캠페인 등을 줄기차게 전개하면서...

백색 빛이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밝아 보인다는 점도 어느 정도는 작용했을 겁니다.

웃긴게, 컴팩트 형광등조차도 미국쪽은 불그스레한 색이 주력 품목이고 한국은 흰색인 거죠. (우리만 그런 게 아니라 중국 일본도 마찬가지고, 유럽은 미국처럼 불그스레한 색이 주력이라고 들었습니다) 모니터 색온도 역시 미-유럽은 6500K 가 표준인 반면 한중일은 9300K
Commented by 로리 at 2009/07/21 13:10
9300K가 된 것은 NHK가 표준으로 9300K를 쓴적이 있어서이고 현재는 6500K가 표준입니다. 여기에는 다른 이유보다 한자와 같은 부분에서의 가독성 문제가 있었다는군요. 그것 말고도 맑은 날의 백색에 대한 기준이 동양과 서양이 다르다는 부분도 있다고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08
미국도 가정집에 놀러가면 대개 그런 것 같더라구요.
Commented by ttttt at 2011/05/13 16:38
재미있는 글 늦게나마 보고 답니다. 인종마다 색을 느끼는 감수성이 다릅니다.
그러니까, 아시아인, 유럽인, 아프리카인을 불러다 놓고 만셀 색카드를 보여주고
"이 중에서 제일 새빨간 색을 골라봐" 하면 미묘하게 다른 카드를 뽑는다고 하네요.
신경생물학쪽 텍스트에는 시세포 특성이 달라서 그렇다는 얘기도 있습니다.
Commented by xavier at 2009/07/21 06:00
좀 삐뚤게 살아서 그런지 저런걸 볼때마다 생각나는게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

조금 더 나가서

"중앙에 정책이 있으면 지방, 아니 기업, 에는 대책이 있다!"

확실히 기업연구소들은 돈되는 일 (또는 시장에서 퇴출당할만한 법안 상정) 이 아니면 기술개발할 생각을 안하지만 일단 지름신의 영접을 받고나면 옛날 Bell 연구소나 LM Skunk Works의 추억을 되살릴만한 기염을 터트리더군요.

그래도 40년 50년대에 그 사자후를 터트리면서 (단기 시장성은 없지만 오지게 앞서가던) 기술들을 개발하던 기업연구소들이 그립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20
확실히 ;-)
그때가 대기업 부설 연구소의 황금기였던 것 같습니다. 요즘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죠.

구형 백열등을 금지하지 않으면 초기투자가 너무 저렴하다는 매력 때문에, 소비자들이 쉽게 이동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전구 하나가 전기료를 얼마나 더 나오게 하는지는 체감하기 쉽지 않으니까요. 정부는 안전, 환경, 절전 기준 같은 것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만들곤 하는데 이번은 아주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Alias at 2009/07/21 06:55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저런 기사 자체가 성급한 걸로 판명나는 수도 있습니다...-_-;

반대 사례도 있거든요. 32인치 슬림브라운관이 등장했을 때, 브라운관은 죽지 않는다 이런 기사들 나왔고, 유서깊은 브라운관의 역사를 읊으며 CRT빠(물론 귀담아 들을 이야기들도 많았지만, 기술분야에 까막눈인 빠돌이도 꽤 있었던 걸로 기억)들이 힘을 얻었던 적이 있었죠.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서 32인치 LCD가 32인치 CRT를 직접 위협하는 가격으로 떨어져 버리자 끝내 21인치 대역 (십만원 초반대의 가격이 된 TV) 을 제외한 다른 영역에서 CRT가 밀려나 버렸죠.

살아남는 놈이 강한 놈이라는 식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확실히 많은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파파라치 at 2009/07/21 13:50
그래도 전체 모니터 시장의 30% 가량은 아직도 CRT가 차지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H-Modeler at 2009/07/21 14:09
아직 샘숭 싱크마스터 17인치 CRT를 쓰고있.....ㅠㅠ
슬슬 갈긴 갈아야 하는데 말이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42
잘 지적해 주신 대로 현재진행되고 있는 기술의 미래를 믿을만하게 예측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죠. 그걸 남들보다 잘 할 수 있다면, 아예 벤처캐피탈 같은 데로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하여간 이번 백열등의 경우에는 다른 효율은 많이 떨어지니까 자연스러운 느낌의 색감이 최대의 장점인 셈이지요. 그런데 색감은 꼭 전구 자체의 문제라기 보다 인테리어, 가구, 건물 도장 등과도 깊게 연관되어 있는데,또 이것들은 낮에 태양광 하에서도 비슷하게 좋은 느낌을 주어야 하기 때문에, 형광등이 체감상 나쁘게 느껴지는 것은 간단히 제거될 것 같지 않습니다. 즉 제 생각은 나름의 경로종속성이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결국 정부 규제로 염가 백열등이 시장에서 퇴출되었을 때, 소비자들이 이번 기회에 고가의 신형 백열등으로 갈아타느냐, 아니면 (과거엔 비싸다는 느낌이었지만) 이제는 갑자기 싸게 느껴질 컴팩트 형광등으로 갈아타느냐에 달린 셈이지요. 제 짐작으로는 둘 다 어느 정도씩 존재하겠지만, 백열등 시장은 상당부분 남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되면 실제로 수량 기준 시장점유율이 떨어지더라도 신형 백열등은 가격이 훨씬 높아졌기 때문에 매출은 그를 만회하고도 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경쟁업체들이 제품 개발에 뒤지게 되면 선행업체는 당분간 독점적인 지위를 차지할 가능성도 있구요. 제품 개발에 매진할 만한 동기는 충분한 셈입니다.
Commented by 오돌또기 at 2009/07/21 07:31
역시 궁해야 통하는 법...

저도 집 조명은 백열등 위주입니다. 요즘 나오는 비싼 백열등을 많이 쓰죠. 사무실은 형광등이 기본인데 저는 그냥 백열등 가져다 놓고 씁니다. 백열등이 익숙해지면 또 아주 포근하고 좋습니다. 미국인들은 옷은 대충 입고 맥도날드 햄버거로 떼우고 살지언정 집 단장에는 아주 목숨을 겁니다. 집을 꾸미는 데 조명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한국식 형광등은 기피 대상입죠. 그런 점에서 백열등은 어떤 식으로든 살아 남으리라 생각해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45
네, 대개 백열등의 미래를 밝게 점치는 분들은 그런 느낌을 중시하지요. 저도 동감입니다. 과거 관련 기사들을 보면, 백열등의 퇴출에 대해 인테리어나 디자이너들이 굉장히 비판적이라는 게 느껴지더군요. 그들 입장에서는 형광등 일색의 환경은 그야말로 재앙일 겁니다.
Commented by 한뫼 at 2009/07/21 08:28
백열등은 효율이 나빠서... 저희 집은 거의 안켜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14
저도 모두 컴팩트 형광등(CFL)로 바꾸어 버렸습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09/07/21 08:48
가스등이 제 생각보다 오래 살아남았군요. 하기사 기존의 설비를 제거한다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테니...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17
사실 초기 전등/전기 산업은 맨바닥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송전선 부설을 위한 면허를 빨리 확보하기 위한 방편으로 가스회사를 사들인 사례도 있지요. 또 다른 문제로는 신뢰성있는 가정용 전기계량기를 만들지 못해 초기에는 종량제 과금을 할 수 없었다는 골때린 문제가 있기도 했습니다.
Commented by BigTrain at 2009/07/21 09:06
도시가스 사업은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가진 사업이었군요.
Commented by Alias at 2009/07/21 09:43
그래도 상수도 사업만큼 역사가 길진 않죠...ㅋㅋ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17
나름 족보가 싶지요.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7/21 09:20
확실히 에너지세이버 전구들이 나오면서 밝고 전기세가 싸지긴 했습니다만, 색감이 달라지는 점이 많이 아쉽더라고요. 자연광과 비슷한 에너지세이버를 사봐도 그냥 그랬고..;;

그래도 몇년전에 에너지 세이버 전구를 각 대형매장에서 $1에 4개에서 8개씩 마구 뿌렸기 땜분에 전체적인 전기 소비량이 많이 줄었다고들 하더라고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53
네, 기존 인테리어나 가구, 소품들이 대부분 백열등에 맞춰져 있다면 그런 문제는 더 심하겠지요. 업체들도 그 점은 아주 잘 알고 있는데, 좀처럼 해결이 안 되나 봅니다.
그래도 사회 전체로 보면 에너지 절약에 더 큰 노력을 기울이는 건 분명히 공익에 부합하는 것 같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녹색 성장 캠페인이 유행인데, 이런 분야에서 좀 돌파구가 열렸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Commented by marlowe at 2009/07/21 10:16
짜면 나오는 건가요?
백열등 빛을 선호하는 저로서는 반가운 뉴스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10:00
그러고 보면 웰스바흐가 처음 만든 맨틀은 밝아는 지는데 "초록색" 기운이 도는 불빛이 났다고 합니다. 당근 망했죠... 사실 19세기 말이란 시점을 생각하면 막 발견된 희토류 원소를 소재로 사용했다는 건 대단한 신소재였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e-motion at 2009/07/21 11:38
핀트가 좀 다르긴 합니다만. 어떤 분야가 신기술에 의해 패러다임이 넘어갈 운명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이 반드시 업계의 즉각적인 몰락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시장에 워낙 많은 수가 깔려 있을 경우 지속적인 유지, 보수가 발생하며, 예상하지 못한 신규 시장이 등장할 수도 있고, 해당 산업에 정치적 이해 관계가 얽혀 있을 경우 정부가 직접 기업들을 보호하기도 하지요. 유지 보수로 인한 시장 유지는 진공관 산업, 신규 시장 등장은 VHS 산업, 정부 보조로 인한 산업 유지는 대한민국의 석탄산업을 예로 들 수 있겠군요. 이런 여러 이유로 인해 사양 산업 역시 최후까지 살아남는 업체는 사실상의 독과점 상태에서 오랫동안 고마진을 누리며 천천히 철수하는 경우가 꽤 됩니다.

아이러니컬하게 이런 산업의 안정적인 도태를 막는 것이 이번과 같은 계량형 제품의 등장입니다. 위의 시나리오는 난립하던 업체들이 하나 둘 씩 사업을 정리하고 살아남은 몇몇 업체가 작은 시장을 사이좋게 나눠먹는 걸 전제로 하는 건데, 이렇게 계량형 제품이 등장하면 여전히 이 바닥이 상품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여 누구도 사업 철수를 하려 하지 않거든요. 이러다가 철수 시기를 놓쳐 공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미니컴퓨터 분야였죠. 이런 관점에서 보면 백열등이 차세대 제품에 의해 완벽히 패하고 서서히 사라져 가는 것이 업계 입장에서 보면 오히려 이익일 수도 있지 않은가 합니다.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야 박터지게 싸워서 빨리 기술 혁신이 나오고 더 완벽한 제품이 더 저렴하게 나오는 것이 최고.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10:14
말씀 잘 들었습니다.
이번 전구의 사례라면 다른 기술적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기존의 백열등 소켓으로 이루어진 기반구조는 좋든 싫든 그 소켓에 그대로 꽂을 수 있는 완성된 기술인 컴팩트 형광등으로 넘어가고 끝났을 것 같습니다. 전구는 내구재가 아니라서 그 대체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겠죠. 오히려 그 상황에 맞춰 바꿔야 하는 것은 바뀐 조명을 받게 되는 인테리어나 가구 산업 쪽이 될 것 같구요.
대형 조명 업체들은 대부분 컴팩트 형광등 제품군도 갖고 있어서 이게 꼭 특정 업체의 몰락으로 연결될 것 같지는 않지만, 재래식 백열등만 만들 수 있는 개도국 수출업체 등에게는 치명적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삼천포 at 2009/07/21 12:16
필요하면 나오게 되어있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25
지금 구형 백열등을 정부가 퇴출시켜 버리면, 시장에 상당한 공백이 생기게 되거든요. 다른 기술이 대두되지 않으면 좋든 싫든 그 자리는 컴팩트형광등(CFL)이 차지하게 되겠지만, 백열등의 느낌을 주는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업체가 있다면 그 시장 대부분을 먹을 지도 모르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다들 기를 쓰고 개발을 하려는 것이겠지요.
Commented by GARAHAD at 2009/07/21 12:22
언젠가 포스팅한 화력발전소 효율개선 얘기가 떠오름~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26
응.
Commented by 말코도사 at 2009/07/21 12:36
백열등의 포근함이 좋아요. 여름에는 덥다는 것만 빼면 말이죠. ^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27
저도 백열등이 보기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울러 경제적으로나 또 환경적으로 좀 더 나은 대책이 나오길 바라는 마음도...
Commented by 로리 at 2009/07/21 12:55
PDP처럼 지속적 개량과 기술적 부분의 진보들이 벌어져도 소비자들이 안 움직이는 경우도 있죠 ^^;;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57
PDP는 백열등 보다는 베타맥스나 그런 데 비유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 합니다. 하여간 기술에 대한 시장의 반응을 예측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라는 데는 동감입니다.
Commented by 일화 at 2009/07/21 13:05
역시 세상은 오묘하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28
네, 정부 규제와 기술 개발의 관계에 관한 아주 흥미로운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H-Modeler at 2009/07/21 14:25
북미 조명 실태 약간 추가.[...]


예전에 집에서 조명가게를 해서 이동네 취향을 좀 접했는데, 형광등이 북미지역에 널리 보급되기 힘들었던 이유중에 하나는 역시 단독주택이 많다는 점 같습니다. 한국이야 전부 똑같은 아파트에, 건설할때 달려있는 등을 그대로 쓰지만, 여긴 자기 취향과 인테리어에 맞는 샹들리에(수천불을 호가하는 크리스탈이 치렁치렁한 놈들이라거나....;;) 등을 직접 구입해서 다는 경우가 많고, 또 그런걸 붙여놓을 구석도 많은 점이 작용하지 않을까요? 샹들리에에 달리는 전구는 보통 작은 소켓(small base)의 원추형 전구(torpedo bulb)인데, 여기 맞는 컴팩트 형광등이 있긴 하지만 굉장히 어색한 형태라서 미관상 좀 그렇습니다.[...]
그리고 천장에 붙는 형태의 백열전구 조명 중에 또 미묘하게 납작한 종류는 컴팩트 형광등은 안들어가는 경우[.....]도 있어서, 전력 적게 먹는걸 끼우고 싶어도 못끼우는 경우까지 있습죠. 심지어 일반 소켓을 사용하는 샹들리에의 경우에도 쉐이드의 형태나 크기에 따라서는 못끼우거나, 끼워도 보기에 어색한 경우가 많으니.....[...]

역시 기술 혁신이나 에너지 효율의 증대에 의해서 옛것이 싹 다 갈려나가겠다, 하고 생각하기 전에 일단 제반 환경을 살펴보는것은 역시 중요하다는 느낌입니다.
아마 북미에서 형광등이 우세를 점하려면 전기세가 지금보다 한 두세배는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이동네 아파트 쪽을 본다 해도, 월세 들어 사는 아파트(한국에서 말하는 아파트는 엄밀히 말해 '콘도미니엄')들의 경우에는 보통 전기세가 월세에 그냥 고정으로 포함된 경우가 많아서 입주자들이 전기 아껴야 한다는걸 피부로 못느끼는 경우가 많습죠.-_-


이런 실태에 대한 제 개인적인 감상은......

"뭘 그리 따져 대! 걍 전기 덜먹는 형광등으로 싹 갈아부러!!!"


.....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10:02
상세한 보충설명 감사드립니다. 과거엔 형광등은 소켓부터 다르게 생겨먹었으니까 더 말할 것도 없었을 거고, 컴팩트 형광등이 등장하고 나서도 기존의 installed base에 침투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 그러나 저도 지금 정도 효율의 차이라면 형광등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어집니다. 백열등이 얼마나 개량될지 궁금하긴 하지만요.
Commented by ZBNIC at 2009/07/21 23:51
예전에 지은집이라 백열등 하나를 살펴보고 있는데 자그만치 80W(...)
그런 괴악한 전기소비량은 둘째치고
누리끼리한 색깔이 싫어요 밝은 하얀색이 좋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2 09:04
하하, 그런 부분도 취향이 많이 갈리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별마 at 2009/07/22 13:05
기술적, 경제적으로 더 우위에 있는 대체상품의 보급에도 불구하고
기존상품이 경쟁력을 유지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 같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이런 공존이 꽤나 있는 거 같네요.
역시 상품가치는 단정짓기 어려운, 묘한 구석이 있는 분야인 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07:16
네, 기술이 응용을 통해 상품으로 완성되고, 다시 그게 시장에서 받아들여지는 데까지는 변수가 많아서 참 묘한 데가 있지요.
Commented by 단순한생각 at 2009/07/22 15:39
역시 살아남기때문에 강한것이지 강하다고 살아남는건 아닌가봅니다.(웃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07:14
하하. 일단 살아남는 게 우선.
Commented by 무플박사 at 2009/07/22 15:40
2005년 9월 모의고사에 비슷한 내용이 나왔었을 겁니다. 그때는 벨스바크라고 나왔는데..

물론 기출문제집에서 본 겁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07:14
아 그렇군요. 저 가스 맨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건가요. 아니면 희토류 원소에 대한 다른 업적 때문에 등장한 건가요?
Commented by 무플박사 at 2009/07/23 07:27
정확히는 문제 하나에 나온건데요.... 거기서는 맨틀에 대한 언급 없이 전기등의 등장으로 가스등이 도태되게 되었는데 벨스바크의 혁신적 발명으로 전등의 대중화에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했다. 라고 되어 있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14:39
그렇군요. 명시적인 언급은 없을 지언정 그건 딱 맨틀에 대한 이야기네요.
Commented by NePHiliM at 2009/07/22 15:55
근데 저 석면은 몸에 안해롭나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07:17
사실 저건 한 세기 전 이야기라서, 지금도 똑같이 석면으로 만드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19세기 말 ~ 20세기 초에 가스 맨틀이 날릴 때는 지금같은 유해성 논란은 없지 않았을까요.
Commented by Delacroix at 2009/07/22 16:20
근데 전구 원래 수명이 무한이지 않았나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07:17
헉, 정말입니까 ^^
Commented by Delacroix at 2009/07/23 08:45
기네스북에 보면 100년 넘게 교체되지 않은 전구도 있다고 하니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14:38
그런 대단한!
Commented by Alias at 2009/07/23 19:48
필라멘트 온도를 극히 낮게 운용할 경우 (근근히 빛만 낼 정도) 그런 식의 운용이 가능하지만 이렇게 하면 전력소모 대비 발광효율이 너무 형편없는 수준으로 떨어지는 약점이 있습니다. 기네스북에 나온 전구 역시 사진을 보면 재래식 화장실의 5촉짜리 다마보다 더 필라멘트가 어둡습니다.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7/23 21:25
Alias// 200개를 모아서 켠다면!!!
Commented by 네이디 at 2009/07/22 16:24
에너지절약도 좋지만, 제발 누가 열 안나는 전구좀 발명해줬으면...;;;
책상에서 공부할 때마다 머리가 익을 거 같아요 ㅜㅜ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07:13
하하, 동감입니다. LED조명이 빨리 현실화되어야 할 듯?
Commented by aa at 2009/07/22 20:05
aaa
Commented by 카군 at 2009/07/22 21:14
형광등이 원체 효울이 좋다보니 일반 가정에선 형광등이 좋은데, 백열등의 "색감"이란게 아무래도 있다보니 퇴출 자체는 힘들죠.

개인적으로 사진촬영 자주 다니면서 실내 촬영하는 경우가 꽤 있는데, 가끔 드레스카페라던가 가면 싼맛에 형광등 끼워놓은 보조조명 쓰는 경우가 있습니다. 쓰다보면 욕나옵니다(...) 차라리 백열등이면 주광이랑 색이 대강 맞아들어가는데, 형광등은 형광등 비치는 쪽이랑 주광 비치는 쪽 색이 완전히 다르게 틀어져서...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07:12
look & feel이 중요한 데는 형광등은 아무래도 부적합하긴 하죠. 사진을 찍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더 그럴 듯.
Commented by 카군 at 2009/07/23 19:31
그나마 X논마냥 좀 지가 알아서 색 잘 잡는 녀석도 골치아픈데, 구형 미X타같은 경우엔 주광이랑 형광등빛이 섞이니 아주 형용하기 힘든 기괴한 시체색을 내더군요-_-;;; (물론 매뉴얼로 화이트밸런스를 잡으면 되지만 이게 원체 귀찮은지라...orz)
Commented by ㅇㅇ at 2009/07/23 10:31
위기가 경쟁을 부르고 변화를 만들게 되는것 같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14:40
그런 경우가 많지요.
Commented by 이네스 at 2009/07/23 13:31
멘틀은 캠핑용으로 잘 쓰이고 있지요

다만 열때문에라도 LED로의 전환을 바라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3 14:40
LED가 지향성이라 플래쉬라이트를 만들 때는 좋은데, 등을 만들기엔 불편한 점도 있는 모양이더군요.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7/29 03:37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29 07:01
사재기를 하고 있군요. 이것으로 백열등은 20년간 더 싸울 수 있다!
Commented by joogunking at 2009/07/30 18:37
건축 방식의 변화도 조명의 변화를 불러오는 것 같습니다.
예전 재래식 시골집에는 백열등이 어울렸지만 현대 아파트에는 백열등보다 형광등이 어울리더군요. 마찬가지로 19세기의 거리에는 가스등과 가스등을 점화하는 사람이 어울렸지만 현대의 고속도로에는 어림없죠..^^.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31 09:48
네, 둘이 서로 상호작용하는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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