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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연맹, 국제연합, 북핵
요즘 헨리 키신저가 북핵문제를 논평하는것을 들어보면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모든 주요 강대국들이 그런 행동은 "용납할 수 없다"고 하는데도 불구하고, 북한은 핵무기를 실험하고 핵을 실어나를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군사행동을 위협하며 강대국들의 면상에 장갑을 집어던졌다. … 이런 도전은 지역 안보 문제를 훌쩍 뛰어넘는다. … 궁극적인 문제는 지역적인 것이 아니라 세계 질서의 앞날에 관한 것이다. … 비확산 보다는 강대국간의 공조에 어울리는 문제 말이다.

이번 글에서는 내가 이해한 대로 이 이야기를 좀 풀어서 해설해볼까 한다. 일부 관점은 키신저의 박사학위 논문이자 첫 단행본이었던 a world restored와 후기 저작인 diplomacy에 등장하는 시각으로 보강하였다.



1. 국제연맹과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제1차 세계대전 후 세계 평화를 지켜야 한다는 염원을 담아 국제연맹(League of Nations; LN)이 설립된다. 하지만 국제연맹이 제공하는 집단안보체제는 1930년대 들어 잇따른 시련을 겪게 된다. 첫번째 시련은 일본의 만주 침략을 저지하지 못한 것이었다. 더 큰 시련은 에티오피아에서 일어났다.

1935년 10월 이탈리아가 에티오피아를 침공하자. 연맹은 침공 후 일주일 만에 50개국이 참가한 결의를 통해 이탈리아에 대한 제재를 성립시킨다. 1)모든 군수물자의 수출금지, 2)대출 금지, 3)수입금지, 4)고무 등 몇몇 전략자원에 대한 수출금지, 그러나 여기에는 더 중요한 철강, 석탄, 석유에 대한 수출금지는 빠져버렸다. 외교관계도 단절되지 않았으며, 영국은 이탈리아가 전쟁터로 물자를 수송하는 통로인 수에즈 운하를 봉쇄하지 않았다.

국제연맹은 왜 더 강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가? 당시 국제사회는 경제제재의 힘을 과대평가하였다. 이탈리아의 수출은 전년 대비 1/3로 줄어들었고, 화폐가치가 떨어지며 금보유고가 감소하였다. 그러나 그 정도로는 무솔리니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당시 독일이 다시 힘을 키우고 있었기 때문에 영국과 프랑스는 이탈리아를 완전한 적으로 돌리는 것을 꺼렸다. 1934년 히틀러가 오스트리아를 점령하려고 하자 무솔리니가 군대를 보내어 히틀러를 물러나게 한 적도 있었다. 유럽 한복판에 우환이 자라나고 있는 상황에서 변방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일 때문에 주요 국가 하나를 적으로 돌리는 일은 어리석은 일처럼 생각되었다. 이듬해 3월 히틀러가 로카르노 조약을 무시하고 라인란트를 재점령하자 영국과 프랑스는 몸이 달아 이탈리아와 협상을 재개했다. 두 달 후 이탈리아는 에티오피아의 승리를 마무리지었고, 7월에는 제재도 해제되었다.

국제연맹의 완연한 실패가 아닐 수 없었다. 당시 국제연맹의 제재 조치에 참여했던 아이티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크거나 작거나, 강하거나 약하거나, 가깝거나 멀거나 백인이나 흑인이나, 언젠가는 우리가 누군가의 에티오피아가 될 것임을 절대로 잊지 말자.” 7년 안에 유럽 전역이 히틀러의 손에 떨어지면서 이 예언은 현실화되고 만다.

어쨌든 이 사태 이후 국제연맹은 연이은 국제위기에서 종이호랑이 취급만 받다가,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그 역할을 다하게 된다.



2.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강대국 기득권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이런 국제연맹의 뼈아픈 실패를 극복하려는 노력으로 국제연합(UN)이 출범하게 되었다.

UN의 새로운 집단안보 체제에서 제일 중요한 변화는 안전보장이사회에 있었다. 국제연맹처럼 모든 나라가 평등한 권리를 갖는 대신, 5대 강대국(미국, 소련, 영국, 프랑스, 중국)에게 영구적인 의석과 거부권이라는 특권을 쥐어준 것이다. 이를 통해 전 세계는 강대국과 약소국의 불평등을 공식적으로 인정한다는 단점을 받아들였다. 왜 그랬던가? 그것은 집단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강대국들에게 인센티브를 주자는 생각에서였다. 즉 UN이 몰락하면 강대국들의 기득권도 날아가게 되므로, 강대국들로서는 UN 안전보장이사회를 굴러가게 만들 동기가 있다는 것이다.

UN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특권은 이것 뿐만이 아니었다. 국제사회는 핵비확산조약(NPT)를 통해 이 다섯 나라에게만 합법적으로 핵무기를 가질 권리를 주고 나머지 나라들이 핵무기를 개발하지 못하도록 UN의 위임을 받아 감시하는 임무를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맡겨 이들의 특권을 영구적인 것으로 만들었다.

다만 UN안보리는 거부권 때문에 상임이사국들 간의 분쟁에는 거의 힘을 쓸 수 없었다. 이는 세계 주요국가들이 두 진영으로 나뉘어 대결한 냉전시기 전 기간에 걸쳐 UN안보리의 기능을 반신불수로 만든 중요한 원인이 되었다. 당시 전 세계에서 오직 한 나라, 대한민국만이 UN안보리의 집단안보를 통해 중대한 침략으로부터 보호를 받을 수 있었는데, 이는 소련의 불참이라는 극히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가능하였다.

하지만 냉전체제는 기타 국가들에게 다른 방법으로 안전보장을 제공했다. 미국 혹은 소련 중 어느 한 진영에 줄을 서게 되면 UN보다도 더 확실한 지원을 약속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소련은 비공산국가도 후원했으며, 미국도 민주국가가 아니더라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중요한 것은 진영에 대한 충성심이었다.

소련 붕괴 이후 강대국들 간의 장기간에 걸친 경직된 대립이 상당부분 해소되면서 UN안보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반면 냉전의 종식은 많은 국가들에게 과거만큼 확실한 안전보장을 받을 수 없게 되었다는 문제를 던져 놓게 되었다. 과연 UN안보리는 그 공백을 얼마나 메울 수 있을 것인가. 그것은 답이 정해지지 않은 질문이었다.



3. 북핵 해결 실패와 강대국 기득권의 미래

북핵문제를 다루는 기본틀인 6자회담에는 세계 3대 강국인 미국, 중국, 러시아가 직접 참여하고 있다. 그리고 나머지 두 상임이사국인 영국과 프랑스는 지구 반대편에 있기 때문에 6자회담에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어떤 결의도 적극적으로 지지할 것이 확실시된다.

북핵문제에는 UN안보리 상임이사국들의 두 가지 중요한 기득권이 걸려 있다. 하나는 강대국 클럽인 UN안보리 결의의 권위이고 다른 하나는 그들의 핵무기 독점권이다. 이 점에 동의하기 때문에 모든 강대국들은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할 수 없는(unacceptable) 사태라고 공언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호언장담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되면 어떻게 되는가?

UN의 권위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UN은 원래 권위가 없었으며 국제사회의 일탈자들이 UN 그 자체를 무서워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문제는 북한과 같이 허약하고 고립된 나라를 상대로 UN 안보리 상임이사국, 즉 국제사회의 기성 강대국들이 뭉쳐도 자신들의 공동 기득권 -핵무기 독점권- 도 지키지 못할 만큼 무력하다는 것이 만천하에 폭로되고 여러 해에 걸쳐 재확인되는 것이다.

국제연맹이 제공하던 집단안보는 일본의 만주 침략이나, 이탈리아의 에티오피아 침공 같은 변두리에서 일어난 비교적 작은 사건들이 계속되면서 만신창이가 되어버렸다. 당대의 시각에서 볼 때, 그 사건들 하나하나는 그렇게 치명적이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강대국들이 안정된 국제체제를 떠받칠 능력 혹은 의지가 없다는 것이 드러나자 국제사회의 제일 무자비한 무리들 앞에서 더 이상 세계의 평화는 유지될 수 없었다.

우리는 그런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by sonnet | 2009/07/05 23:04 | 정치 | 트랙백 | 덧글(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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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토르끼 at 2009/07/05 23:15
바늘 도둑이 소 도둑 되는 시츄에이션 'ㅅ'..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1:56
그것도 좀 비슷하군요.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9/07/05 23:19
김정일 에스컬레이션??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1:54
나중에 그렇게 불릴지도 모르죠.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7/05 23:28
그리고 이란과 북한에 대해서 유사한 실수테크트리를 타고 있는 중......

그런데 지금은 기성강대국이 뭉친 게 아니라 기성강대국이 분열된 게 더 문제가 아닐까 합니다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1:54
입은 뭉쳐 있는데... 손이.
Commented by highenough at 2009/07/05 23:37
이래서.. 결국은 현실주의자들이 어깨편다죠..(응?)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1:55
동북아, 중동 같은 지역은 특히 그렇죠.
Commented by 이네스 at 2009/07/06 00:00
저렇게 꼬이고 꼬이다 3차대전 ㄳ 이 되면. ㅡㅡa

뭐 북한의 역량은 절대 그정도가 되지 못할것이지만 왜놈들이나 뙤놈들은 뭔짓을 할지 모르지요.

저로썬 핵이 있는이상 더이상의 세계대전은 사실상 힘들다고 봅니다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1:27
그런 식으로 흐르진 않을 것 같구요. 핵무장을 통해 강대국의 간섭을 억제한 다음 지역에서 자기 놀고싶은 대로 놀려고 드는 중급 국가들이 늘어나는 시나리오가 보다 현실적인게 아닌가 합니다.
Commented by 눈팅 at 2009/07/06 00:36
북한의 핵 보유는 중국의 마지노선을 넘어서는 건데요...북한도 이건 알고 있는거구요.
제가 볼땐, 핵보유국을 바란다기 보다는 핵포기 후에도 미국으로부터 지속가능한 지원을 얻는게 목적이고, 그 수단으로 미국의 대중전략지가 되고자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1:25
정확히 말하면 북한은 지금도 핵실험에 성공한 핵보유국입니다. 협상을 통한 핵포기에 10년 걸리면 10년 핵보유국, 30년 걸리면 30년 핵보유국, 100년 걸리면 100년 핵보유국인 거죠.
Commented by Lucid at 2009/07/06 00:52
A world restored, 대중적으로는 diplomacy에 가려진 비운의 명저죠 ^^;

사실 이런 것들은 해당 전공과정의 학부 1학년만 되면 다 강조하면서 배우고 지나가는데, 보통 사람들은 물론이고 한 식견 한다는 사람들도 왜 가끔 헛소리를 해대는지 이해가 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1:42
네, 키신저의 평생의 문제의식을 가장 잘 보여주는 책이죠.
Commented by Lucid at 2009/07/06 00:55
다만 북한 문제는... 강대국들의 핵 독점권이 보기 좋게 유린당했다기보다는 동아시아의 미-중-일 구도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되어 있어서 오히려 미묘한 균형(?) 위에 있다고 보는 것이 옳지 않나 싶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1:53
말씀하신 대로 키신저는 저 Op-Ed에서 북한의 주변국들을 한데 묶는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고도의 외교가 필요하며 특히 중국의 입장을 아주 세심하게 배려해야 된다는 식으로 이야길 하지요. 하지만 어찌 되든 북핵문제 해결에 실패하면 강대국들의 협조능력 부재가 선명하게 부각되리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전 지금도 상당 부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하이버니안 at 2009/07/06 01:00
[우리는 그런 실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그렇긴 합니다만, 안보리 강대국들이 뭉쳐서 결의하고 제제하느냐 마느냐의 문제에 거스름돈인 '우리'가 끼어들 수 있을지는;;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한국이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맡겠다'던 노무현 정부의 대외정책이 구체적인 방법론에서는 문제가 있었지만 기초에서는 틀리지 않았다는 건가요?

아니면 저 '우리'는 헨리 키신저가 말하는 '우리'인데 제가 오독한 것인지?(긁적)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1:41
키신저가 말하는 우리(강대국들이 주도하는 국제사회)지요. 어쨌든 강대국 이외의 국가들에 대해 말하자면 이런 나라들은 일이 성사되게는 할 수 없지만 망쳐놓을 수는 있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를 잘 통제하는게 우리에게 중요한 과제인 셈입니다.
Commented by newroman at 2009/07/06 02:04
본문과 같다면, 인도와 이스라엘의 핵보유를 용인해버린 미국의 태도는 스스로의 권위에 먹칠을 한 셈이군요. "
"핵무장을 통해 강대국의 간섭을 억제한 다음 지역에서 자기 놀고싶은 대로 놀려고 드는 중급 국가들이 늘어나는 시나리오"는 일부 현실화 되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예외가 인정되면 체제가 무너지는건 순식간이라는 건 본문에서도 이미 나와 있는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7:39
원론적으로 말하면 그렇습니다. 하지만 인도는 핵실험을 1974년에 했고, 이스라엘도 그때쯤이면 이미 실전에 배치가능한 핵탄두를 갖고 있었다는 게 정설입니다. 즉 이 나라들이 핵을 손에 넣었을 때는 지금과는 상황이 상당히 달랐고, 어쨌든 이미 30년도 더 지나 기정사실화가 끝난 나라들이란 거죠.
이스라엘과 미국의 관계야 잘 알려진 대로이고, 요즘 돌아가는 걸 보면 인도는 그냥 준 강대국처럼 대접받다가 강대국 클럽에 한 자리 더 만들어 들어갈 것 같습니다(UN안보리 개편시 가장 유력한 후보국임). 영토, 인구 모두 강대국으로 손색이 없고, 경제성장전망도 밝아 장기적으로 이 나라를 견제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들 받아들이는 분위기지요.
그렇게 보면 미국을 골치아프게 만드는 나라는 그 두 나라가 아니라 파키스탄이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파키스탄은 테러와의 전쟁+아프간 전쟁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미국이 손잡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미국-파키스탄 관계가 탄탄할지에 대해선 많은 의문이 있습니다. http://sonnet.egloos.com/3332225 참조.
앞선 글에서도 지적했지만 북한은 공개적으로 인도같은 대우를 받고 싶다고 말했지만, 인도처럼 강대국의 자질이 있는 것도 아니고, 이스라엘처럼 미국 요소요소에 친 북한파가 많은 것도 아니니 가망성은 어둡다고 봐야죠.
Commented by 세시아 at 2009/07/06 08:50
이해는 됩니다만, 지금의 상황이 2차대전 전처럼 중요한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습니다. 그때는 결국 어떤 희생을 치르고도 - 성전이니까 - 세계전쟁을 하고야 말겠다는 국가(나치 독일)가 있었지만, 지금도 그럴까요? 순진한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체제가 무너진다고 해도 그 뒤에 어떻게 아비규환이 올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군요.

토머스 프리드먼은 아니지만, "핵무장을 통해 강대국의 간섭을 억제한 다음 지역에서 자기 놀고싶은 대로 놀려고 드는 중급 국가들"이 좀 생겨도, 이제는 무역제제 - "안 놀아줘" - 로 충분히 제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만.. 어떨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09:37
저런 식으로 핵무장 국가가 하나 둘 늘어나다가 어느 threshold를 넘으면 능력 되는 나라들은 꼭 야심이 없더라도 모두 핵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합니다. 핵무기가 그렇게 흔하게 되면 그 다음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H-Modeler at 2009/07/06 14:22
되려 그때보다 위험할수도 있는게.....과연 그런 중급 국가들이 핵무장할 능력은 있는데, 그걸 확실하게 통제할 능력이 없다면? 하는 생각은 할때마다 섬찟하지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09/07/06 10:02
에티오피아 침공 당시의 저 발언은 누가 했는지 몰랐는데 아이티 대표의 발언이었군요. 그나저나 앞으로 북핵문제가 어떻게 다루어지는게 우리에게 '그나마' 유리할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19:54
사실 북핵문제 해결에 새로운 처방은 있기 힘듭니다. 우리로서는 압박과 협상을 섞은 국제공조가 성공하도록 '튀지 말고' 대세에 동조하는 것 이외에 별 도리가 없을 겁니다. 우리에게 새롭게 필요한 것은 이제 투자를 분산해야 한다는 겁니다. 즉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 될 때에 대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지난 17년 동안은 해결에만 너무 관심을 쏟아서 기정사실화에 대한 대비를 거의 하지 못한 상태거든요.
Commented by 일화 at 2009/07/06 11:03
현 상황에서의 문제는 강대국간에도 분명한 지위/입장차이가 있어서 중국이나 러시아는 미국의 권위가 훼손되는 것이 꼭 자국에게 불리하지만은 않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게 아닐까 합니다. 동북아와 중동에 핵보유국이 늘어나는 것이 중앙아시아/동남아, 동유럽에 핵보유국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게 할 능력은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겠죠. 물론 그들로서도 북한의 핵보유는 확실히 불편한 일이겠지만, 미국이상으로 적극적으로 나설 것 까지는 없고, 가능하면 미국을 제어할 수 있는 역량을 보여줄 수 있으면 좋다는 것이 기본적인 태도로 보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19:58
과거에는 프랑스와 중국이 핵확산 자체를 그리 나쁜 일이 아니라는 식으로 보고 은근히 방조하는 경향이 있었죠. 이제는 그 정도는 아니라서 비확산 자체에는 다들 동의합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민감성에 대한 반응은 분명히 차이가 있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vicious at 2009/07/06 11:53
결국은 핵 도미노 군요..

지금까지로 봐서는 핵을 가지겠다는 결연한 국가적 의지가 있다면 국제사회는 (강대국 클럽)은 입만 놀리지 결국 아무것도 못했으니...

(이스라엘의 이라크 폭격 사건은 제외.. 쿨럭..)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19:50
서독, 일본은 역사적 사정과 외압으로, 대만, 한국 같은 나라들은 미국의 압력으로, 이라크와 시리아는 이스라엘의 가차없는 폭격으로, 남아공, 루마니아는 정권교체와 관련되어, 리비아는 외교정책 전환으로 핵을 포기한 경우로 사실 다양한 성공 사례가 있긴 합니다만, 말씀하신 대로 흙파먹어도 핵은 갖겠다고 덤벼서 성공한 파키스탄과 북한이 골치아픈 실패 사례입니다.
Commented by H-Modeler at 2009/07/06 12:39
......북한을 본보기로 삼는[....완곡히 표현해서.-_-] 것 이외에 핵 도미노를 막을 방법이 있기나 할까 하는 생각에 절망감이 생깁니다. 요즘 대제폐하 포스팅이 하나씩 올라올때마다 절망감이 더해진다니께요.....-_-

그나마 뭔가 말로 문제를 해결할 줄 아는, 누군가는 이득보고 누군가는 손해보는 일이 생기긴 하지만 그나마 서로 거래가 가능한 국가들 중에서 좀 무게가 나간다는 나라들이 핵탄두를 독점하고 있었는데, 북한과 이란은 그야말로 핵확산의 마지노선이 아닐까요. 핵무장할 능력과 그걸 제대로 이성적으로 통제할 능력은 완전히 별개의 문제라고 보는지라, 앞으로 몇십년 후 우리 자녀(....배, 배우자가 생기기나 한다면!) 세대는 정말 냉전시대식의 핵위협 과장이 없이도 매일 불안에 떨며 살아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대로 간다면 아마 제가 40대쯤 되면 TV 보는중에 모 국 모 도시가 극단주의 세력의 핵테러로 날아갔다는 속보가 일년에 몇번씩은 뜨지 않을런지.....;;
민간 보급용의 간이 핵 방공호[...........] 내지는 감마선/열복사 차폐형 주택 내장재[.....]를 개발하는 벤처를 차리면 돈 좀 만지겠다는 망상까지 듭니다. 같이 저질러볼 분 계신가요?[...]

반은 농담이라고는 했지만, 나머지 반의 진심은 심연에 계신 오하이오님[...]께서 불나팔을 부는게 차라리 낫겠다는 생각이 드는것도 사실 저런 불안 때문인지라......북한 인민 2500만을 '말 그대로의' 번제물로 바치는 것 정도는 꽤 저렴한 솔루션이 아닐까 하는 끔찍한 생각까지 들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전 천국가긴 글러먹은 듯.-_-
물론 불나팔을 입에 갖다대는 순간 카다피 옹이 했던것의 몇배로 손을 싹싹 비비고 나와준다면 제일 좋은 거겠지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19:43
모든 걸 다 떠나서 북한과 휴전선을 맞대고 있는 우리로서는 확산이 안 되어도 북한이 핵을 보유한 것만 갖고도 충분히 골치아픈 거죠...
Commented by newroman at 2009/07/06 20:36
현재의 핵 위협 사태를 개인 대 개인의 문제로 바꿔 생각해 본 결과
제가 "미국"이라는 개인이라면 "북한"이라는 문제아를 어떻게 다룰까라고 묻는 순간
자연스럽게 30분안에 때려 잡는다라는 결론이 나왔습니다.
제가 과연 "미국"이라는 개인이라면 "북한"이라는 녀석을 언제까지고 참을 수는 없을 것 같거든요.
과연 과거의 소련과 현재의 북한의 보복능력은 비교도 할 수 없는 수준이니 재빨리 처리하기만 하면 한국에도 큰 피해가 없을수도 있습니다. 번개같이 해치우기만 하면 묵묵히(...) 뒷처리를 해 줄 수 있는 한국도 있고요,
따라서 갈등이 계속 고조되다 명분이 쌓이고 쌓인 때에 사라예보 사태같은게 한번 터진다면 인류 역사상 최대, 최악(!)의 불꽃쏘가 펼쳐지지 말라는 법이 없을것 같네요....
북한을 지목한 미국의 핵태세 보고서같은게 그냥 허언으로 들리지를 않네요.
Commented by 고어핀드 at 2009/07/06 21:11
"창문이 깨진 자동차는 두 시간도 안돼 엉망이 될 것이고,
낙서를 방치하는 도시의 치안은 순식간에 개판이 될 것이다."

...하고 비슷한 현상으로 보입니다, 이건.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7 11:45
하하. 비슷한 느낌이네요.
Commented by 그람 at 2009/07/06 22:28
깨진 우리창 이론이 그대로군요. 차 주인이 어디까지 참을련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7 11:48
두고 봐야죠. 중국이 과연 움직일 것인가.
Commented by monnet at 2009/07/07 09:48
핵도미노는 기성 강대국의 입장에서는 세계질서의 파산이지만, 북한과 같은 불만국가의 시각에서는 '세계자주화' 위업 등으로 이해될 것 같네요. 그들의 시각에서는 요사이 강대국들의 대응이 어떻게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7 11:50
이란 같은 나라도 대외적으로는 북한 보고 잘했다든가 이렇게 말하지는 못하는 분위기던데, 내심은 그렇게 갈루아 장군 같은 생각인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저는 "나까지만 되고 너희들은 안돼"가 더 그럴듯하게 느껴집니다.
Commented by 안진경 at 2009/07/07 12:42
북한이 중앙아시아 어디쯤이었고.. 미국이 참다못해 손보면 ..그럴만 했다..고 넘길수 있을텐데.. 서울은 각종 다채로운 포탄의 알맞은 사거리에 드는지라.. 제발 미국이 손보지 말아주었으면 하는 이 딜레마..; 커다란 바위가 맞댄 틈바구니같은 한반도 아니었던들 어디 북한이 어울리지 않게 핵씩이나 보유를 했겠습니까. 그런데 말씀하신 비관적 전망처럼 핵도미노로 이어진다면 거기에 남한이 안끼는것도 좀 우스을것 같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7 15:42
역시 이런 건 "빨간 불이라도 다 같이 건너면 무섭지 않다"지요. 우리로서는 핵옵션은 가능한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되, 비확산체제가 무너지거나 신뢰성있는 핵우산을 받을 수 없게 되는 중대한 사태가 벌어지기 전까지는 핵개발을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monnet at 2009/07/07 13:40
답변 감사합니다. 2007년 중반까지 북한과 이란의 협력이 핵분야보다 미사일 분야를 중심으로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느 정도 퍼즐이 합쳐지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7 15:43
미사일 분야는 잘 알려져 있는 반면, 핵분야에 대한 협력관계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과거) 북한에 핵관련 기술과 장비를 공급한 것으로는 파키스탄이 잘 알려져 있지요.
Commented by 고어핀드 at 2009/07/09 15:58
제 기억에 북한이 쓴 원심 분리기인가 그게 파키스탄에서 쓰던 물건일 겁니다.
Commented by 삼천포 at 2009/07/07 17:07
저런 느낌대로라면 우리나라 주위에도 과거 2차세계대전 수준의 탄약이 쌓여있죠..
불장난을 용인해버리면 과거처럼 나머지곳에도 붙을 가능성이있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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