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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dis님의 심정이 이해가 간다(수정)(나이샷)에 트랙백

우선 예로 드신 한반도평화연구원 포럼의 발표자료들에서 어떤 컨센서스를 볼 수 있는데, 그것이 제가 평소 주장하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같은 포럼에서 발표된 최명해의 다음 글이 충분한 대답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북·중 관계 60년 역사 동안, 역량의 비대칭성이라는 구조적 제약 속에서 북한이 중국에 대해 취할 수 있는 전략 옵션이란 대단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북한은 ‘편승’, ‘기회주의’, ‘자력갱생’ 등의 수단을 선택했으나, 어느 것 하나 실효성을 담보하지 못했다. 오직 북한은 ‘모험주의적 돌출행동’ 등을 통해 자국의 지정학적 위상(status)을 부각시키는 방법이나 핵무장과 같은 ‘자구책’으로 동맹에 대한 의존을 낮추는 선택 외에는 다른 대안이 별반 없었다. 북한에 가장 이상적인 동북아 국제정치 구도는 미·중의 세력균형적 대립 양상이다. 북한으로서는 미·중의 전략적 간극을 이용할 수 있을 때, 자국의 전략적 위상이 제고될 수 있는 것이다. …

현실은 북한이 기대하는 구도로 전개돼오지 않았다. 이미 중국은 1970년대 대미 화해(rapprochement)를 추구하면서부터 미국과 모종의 전략적 공감대를 형성했다. 그것은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가 양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는 점이었다. 다시 말해 현상의 안정적 ‘관리’에 양국 이익의 균형점(balancing of interest)을 찾았던 것이다. 이러한 공감대를 바탕으로 중국은 1971~73년 남북관계 개선, 1983년 ‘남·북·미 3자회담’ 베이징 개최안, 1996년 ‘4자회담’ 수용의 대북 설득, 2000년대 ‘6자회담’에서 ‘중심적’ 역할을 담당했다. 그러나 북한에게 미·중의 이익균형이란 강대국에 의한 대북 관리 체제의 등장만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북한편이 될 수가 없었다. 그래서 북한은 ‘모험주의’를 통해 미·중의 이익균형의 판을 깬 것이다. 1974년 대남 무력 도발을 통해 대미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하였고, 1983년 아웅산 테러로 ‘3자회담’의 실현 자체를 좌절시켰으며, 19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로 ‘4자회담’ 기제를 무용화하고 미국과의 양자협상 구도를 만들었다. 그리고 2번의 핵실험으로 ‘6자회담’ 기제를 형해화시켰다. 북한으로서는 향후 한반도 상황 변화와 그로 말미암은 동북아 국제정치 구도 변화에서 자국의 정치적 위상을 유지하려면 강대국 ‘관리’ 체제의 등장을 막아야 한다.

최명해, 북한의 2차 핵실험에 대한 중국의 입장 및 대응, 한반도평화연구원 15회포럼 발표자료, 2009년 6월 12일


이것은 제가 그간 소개했던 로버트 칼린이나 빅터 차의 견해와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북한이 안전보장과 맞바꾸어 핵을 포기할 의향이 있는지 아니면 그들이 핵무기를 그들의 궁극적인 안전보장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논쟁해 왔다. 하지만 그런 논쟁은 핵심을 놓치고 있다. 내가 오랫동안 북한을 연구하고 또 북한 외교관들과 협상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된 바에 따르면 북한의 목표는 그것보다 훨씬 크다. 우리가 현재의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면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Victor Cha, Up Close and Personal, Here's What I Learned, 워싱턴포스트, 2009년 6월 14일

쉽게 말해서 북한은 중국과 일본을 상대로 한 더 크고 장기적인 세력균형 게임에서 그들이 미국에게 유용하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중국은 그 점을 알고 있고 사석에서 그렇게 이야기한다.

북한의 근본적인 문제는 그들이 참여하고 있는 6자회담 -곧 또 열리겠지만- 이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략적 상황의 축소판이라는 것이다. 세 전략적 적수 -중국, 일본, 러시아- 가 판결에 참여해 압력을 가하며 (북한이 보기에) 북한은 영원히 취약한 나라로 남아있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Robert Carlin, John W. Lewis, What North Korea Really Wants, 워싱턴포스트, 2007년 1월 27일


자 이런 시각을 기반으로 다음 주장을 검토해 보지요.

서프 국제방이나 김명철(북한의 비공식 대변인)의 글을 보며 느낀건 이들이 전제하는 북한이 대북 강경론자들의 그것과 상당히 유사하다는 것이었다. 협상이나 체제보장에 만족하지 않고 핵 보유와 동북아에서 영향력 확대를 목표로 하는 국가 말이다. 차이는 "태도"뿐이다. 전자가 그런 강성대국 북한을 찬양한다면 후자는 증오하고 비난한다. (나이샷)

태도보다는 전제가 되는 힘의 평가가 다른 겁니다. 로버트 칼린, 빅터 차, 최명해, 그리고 저의 공통적인 전제는 '북한이 약하다'는 겁니다. 김명철 같은 사람의 주장은 보통 인식되고 있는 것보다 '북한은 훨씬 강하다'는 데서 출발하지요. 제가 볼 때 태도는 별 문제가 안됩니다. 예를 들어 로버트 칼린이 북한을 증오하고 비난한다고 보십니까?

북한 외무성의 김계관은 핵문제에 있어 북한은 [비공식 핵무장국인] 인도 같은 대우를 원한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이런 주장에 대해 주변국들은 모두 코웃음을 쳤지요. 물론 동북아에서 북한이 인도와 맞먹는 인구와 영토, 시장, 경제성장률을 보이는 막강한 국가라면 그냥 웃어넘길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주변국의 원조에 생존을 의존해야하는 북한의 후달리는 국력과는 어울리지 않는 주장이라고 받아들여졌기 때문입니다.

천안문 사태 이후 중국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았지만 2년도 지나지 않아 흐지부지되고 국제사회는 중국과 거래하기 위해 줄을 서는 분위기가 됩니다. 1998년 핵실험 이후의 인도도 비슷한 대접을 받습니다. 중국이나 인도의 힘은 이런 데 있는 것이지요. 하지만 북한은 그렇지 못하다는 데 차이가 있습니다. 북한은 핵을 빼면 다른 나라들의 관심을 모을 방법이 묘연한 원래 별볼일 없는 국가이니까요.


이어서 협상무용론(?)에 대해서도 간단히 논평해 두겠습니다.

"외교 회담은 자신의 기본 입장만 무의미하게 되풀이하고, 상대의 불성실함을 규탄하거나 상대의 “부당함”과 “타도”를 주장하는 자리로 변한다. 그런 회담은 대립하는 체제들 사이에서 아직 편을 정하지 못한 세력들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교한 공연을 펼치는 무대가 된다."라는 키신저의 지적은 지금까지 있었던 수많은 대북협상들은 물론 6자회담의 상당 부분을 묘사하는데 잘 들어맞습니다.

이미 고전이 된 조이 제독의 『how communists negotiate』부터 시작해 이런 측면이 있으니 북한과의 협상을 낙관하지 말라고 경고하는 경험담(*)은 수없이 많습니다. 게다가 2차 북핵실험 이후에는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 것 같지 않다는 분석이 훨씬 더 힘을 얻은 상황입니다. 그만큼 북핵협상의 전망이 나빠진 것이지요.

그러니 "무엇이 정당한 요구를 구성하는지에 대한 합의가 없는 상태"에서 "'선의'와 '합의를 도출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외교가 언제나 국제 분쟁을 타결지을 수 있다고 간주하는 것은 실수"라는 키신저의 지적은 북핵문제가 협상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100% 간주하지는 않는 입장일 뿐인 전형적인 현실주의적 시각입니다. 제가 볼 때 이런 평범한 주장까지도 협상무용론에 힘을 실어준다고 받아들인다면 그 반대편에는 협상이 늘 성공할 거라는 매우 비현실적인 입장밖에 남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분쟁을 타결지을 수 없다 하더라도 협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에,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 = 협상무용 이란 도식은 더욱 약화됩니다. 몇 가지만 예를 들면,

1. 협상은 긴장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2. 궁극적인 해결은 불가능하더라도 제네바 기본합의처럼 (일시적 핵동결 같은) 잠정적인 대책을 얻는 것은 그보다 쉬울 수 있습니다.
3. 노력했는데도 협상에 실패했다는 결과는 다른 대안에 대한 정치적 지지를 강화시켜 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중국으로부터 대북제재 결의안에 대해 찬성표를 던지도록 하기 위해서는 우선 최선을 다해 협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런 것들은 협상의 "전술적" 용도라고 부르면 적당하지 않을까 합니다. 최종목적 달성과 직접 연결되지는 않더라도 나름 기능적인 유용성이 있으니까요.


(*) 예를 들어 송종환, 『북한 협상행태의 이해』(개정판) , 오름, 2007 참조.
by sonnet | 2009/07/04 15:42 | 정치 | 트랙백 | 덧글(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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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9/07/04 16: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4 18:16
네, 그 시리즈 4번에서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 나름의 긍정론을 펼쳤던 기억이 납니다. ^^;
6자회담의 나머지 4개국을 관찰하는 것은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북한보다는 다루기 쉬운 것 같습니다.
Commented at 2009/07/04 16:2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4 18:17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저는 제 의견이 보다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필요할 때 설명을 덧붙여 두어야겠다는 정도의 생각입니다.
Commented by tloen at 2009/07/04 16:44
협상만으로 북핵보유를 저지하기 어렵다는 현실적인 측면과 그렇지만 협상이 유용할 수 있고 하여간 북핵보유가 남한에 유리하지 않으므로 북핵제거를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는 점은 별개의 이야기인데도, 가끔 협상만으로 북핵보유를 저지하기 어렵다는 협상무용론에서 출발해서 전쟁절대불가론을 붙여서 북핵보유긍정론으로 이어지는 사람들도 있는 듯 합니다.

강성대국 찬양론과 북한위협 과장론도 결국 동일한 결론에 다다르는 것 재미있습니다. 우리 북한짱이 무력을 남한에 대해서 쓸일이 없다능 - 선의에서/또는 무력해서.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4 18:12
참 여러가지 패턴이 잇지요;; 하지만 그런 비약을 지적하려면 생각보다 글이 길어지게 되어, 손이 많이 가는 게 문제입니다.
Commented by 하이버니안 at 2009/07/04 17:25
'북한이 약하다'라는 말은 저번에 설명하신 '파워에 대한 잠재역량-자원 접근법의 약점'이 되지 않는지요...?

파워의 비교: 영향력과 잠재력 측면에서 http://sonnet.egloos.com/4083126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4 18:10
네, 맞는 말씀입니다. 거기 쓴 내용은 여기 적용됩니다. 제가 이 토론 초반에 위험을 너무 안 지려고 하면 곤란하다고 지적한 적이 있는데, 그런 이유에서지요.
다만 권력 전환의 문제는 북한 측에도 있습니다. 핵무기+공갈협박+위험감수도 북한으로 하여금 동북아에서 자신들이 원하는 강하고 부유하며 안정적인 지위를 얻게 보장해주지 못하고 있지요. 북한이 가진 힘은 뭔가를 되게 만드는 힘이라기 보다는 뭔가를 안 되게 하는 데 더 적합한 종류의 힘이라서 그렇습니다.
이 점은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을 생각해 보시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러시아만큼 핵탄두가 많은 나라도 드문데, 그게 유사시에 금융위기를 피할 수 있게 해주는 경제력으로 전환되지는 못했던 겁니다.
게다가 핵을 포기하게 되면? 그나마의 협상력도 유지가 안 되겠지요. 북한은 핵을 둘로 나눠서 일부는 포기하면서 일부는 꿍쳐두려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는데 그렇게 행동하는 이유는 달리 없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Alias at 2009/07/04 18:41
설마설마 하지만, 현실화되면 정말 골치아픈 게 그 핵능력을 경제력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를 엉뚱한 방향, 그러니까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팔아서" 조달하려고 할 경우죠...-_-;

솔직히 지금처럼 무리수를 심하게 두고 있는 북한이라면, 핵물질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도 없다고 말하기 곤란할 듯 합니다. 플루토늄 빼내고 남은 폐기물(매우 방사능이 크죠)을 적당한 값에 알 카에다에 판매....-_-; 이걸 납벽돌 갖고 차폐하면 안 들킬 거라는 안이한 생각으로 시도했다가 걸리면 그 뒷감당은 아마 상상 그 이상을 보게 될지도....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4 23:52
Alias/ 시리아의 알-키바르 원자로에 북한이 얼마나 개입했느냐가 북한의 이 문제에 대한 대응을 보여주는 잣대가 될 것 같습니다. IAEA는 알-키바르 지역에서 정제우라늄 흔적을 발견했는데 출처는 미상입니다.
Commented by bearstone at 2009/07/04 17:39
핵이 있거나 말거나 스스로의 실상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여유가 생기기 전까지는
북한이 아무리 시끄럽게 굴어도 다들 귀찮아 할뿐 원하는 걸 줄것 같지는 않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4 18:06
거의 힘들다 봐야죠.
Commented by 행인1 at 2009/07/04 19:15
북한이 판을 깰수는 있는데 (자신들이 원하는)새 판을 짤수는 없군요. 물론 그리될 날이 올 가능성은 대한민국에 원더걸스/소녀시대/카라의 연립정권이 출범할 가능성보다도 낮지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4 23:40
원래 일을 되게 만드는 것보다 망치는 게 훨씬 쉽잖습니까.
Commented by monnet at 2009/07/05 01:30
북한이 핵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 수는 없지만, 새로운 시대가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까요? 버티다가 기회가 오면 치고 나가는 것입니다. 북한의 딜레마는 핵을 가지면 경제제재로 천천히 망하고, 핵을 포기하면 외세의 영향으로 빨리 망한다는 것으로 이야기되지만, 미국의 패권을 핵심적인 전제로 하니까요. 북한식 사고에서는 강대국의 협력을 막으면서 상황을 관리하고, 미국의 패권이 약화될 때까지 기다려보면 무언가 다른 것이 가능할 것이라는 생각도 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들 나름의 wishful thinking 이지만요... 과연 북한이 25년 뒤까지 버틸 수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5 16:29
그 의견은 http://sonnet.egloos.com/3004272 와 거의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저도 동의하는 분석입니다. 그리고 http://sonnet.egloos.com/4150219 도 덧붙이겠습니다.
Commented by Empiric at 2009/07/05 09:28
핵물질이나 미사일을 외국, 특히 테러단체에게 넘기는 건 미국이 인내할 수 있는 최고의 레드라인을 넘는 짓 아닙니까. 그러다 들키면 오황상이 북한을 지도에서 지워버리더라도 끽소리 못하고 따라야하니.. 윗동네 지도부가 최소한의 이성은 남아있길 바랍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5 16:33
테러단체가 그걸 살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은 것 같은데, 과거 협력관계에 있던 국가들이 살 가능성은 그보다 높을 것 같습니다. 미사일 수출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고, 핵(기술 혹은 물질)도 단편적이지만 그런 거래가 있었을 것으로 의심되는 흔적들이 있습니다. 이보다 더 강한 증거가 잡히게 되면 일은 더욱 복잡해질 것입니다.
특히 그 증거라는 것이 우리도 알 수 있게 한 번 언론을 타버린다면 미국의 정치구조상 야당의 두들김 때문이라도 덮어둘 수가 없게 될 거라고 봅니다.
Commented by at 2009/07/05 11:55
이성이 국가적인 자존심을 상회했다면 지금같은 북핵 사태도 않올테이고

이성이 지나친 낙관주의을 상회했다면 협상으로 모든것이 해결되리라

믿지 않았을테지요.


현재는 너무 아슬아슬합니다. 이렇게 흘러가길 바라긴 한데 언제 꽝 터질지..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5 16:37
네, 그 심정 이해합니다.
Commented by at 2009/07/05 11:57
지금 상태는 서브프라임 위기론이 현실화 된 이후 리먼 같은

대표적인 사태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상황 같습니다.

언제 터질지는 모르고 않 터질수도 있는데 너무 불안하달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5 16:44
어쨌든 저는 단기적으로 엄청난 무엇이 터질 가능성은 낮다고 봅니다. 제가 걱정하는 것은 보다 장기적으로 한국이 취약한 전략적 입장에 노출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저는 단기적 리스크를 너무 많이 회피하려고 들면 장기적으로는 리스크의 총량이 더 커지게 되는 악순환이 올 것을 걱정합니다.
Commented by 눈팅 at 2009/07/05 14:54
최명해씨 글에 따르면 중국도 북미간 양자협상이 있을 것으로 보고있고, 그 후 중국은 공간확보를 위해 6자회담이 뒷처리? 하는 식으로 요구 할 것으로 보고 있네요.

중국은 이런 패턴이 자꾸 북한이 혹시 지니고 있을지 모를 어떤 착각이나 기대를 높여준다고 보고 있고, 중국의 외교적 입지를 손상시킨다고 보고 있지만 중국입장에서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한반도의 안정적 '관리' 방법은 이것 밖에 없다고 보고 있습니다. 아직까지는...

문제는 북미간 양자협상에서 북한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핵보유국을 지렛대로 미국의 전략적 동맹국이 되는 것인지 아니면 핵포기 댓가로 미국으로 부터 단순한 안정적 지위보장과 금전적 보상을 원하는 건지 모른다는 것이지요.

그동안 소넷님이 쭉 올렸던 글을 봤을 때, 소넷님의 시각은 아무래도 전자쪽인 것 같습니다. 북한은 핵보유을 통해 미국의 동맹국이 되기를 바라지만 미국에게 이건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따라서 협상은 잘 안 될것이다. (중국쪽 일부에서는 북한의 의도대로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는 것 같은데...이걸 봤을 땐,그 가능성이란건 결국 북한의 힘이 변수가 되는게 아니라 미국의 의지가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최명해씨와 소넷님의 시각을 이해한 건데...

그렇다면...북한의 의도가 전자쪽이라고 가정해 봤을 때, 해결방안은 뭐가 있을 수 있을까요? 결국 압박을 통해서 북한이 알어서 주제파악을 하던가 아니면 끝까지 주제 파악 못하고 붕괴하던가 둘 중에 하나 일 것 같은데...
소넷님의 시각에 대해 가능하고 근거있는 판단이라고 보고 있지만 감정적으로 동의하고 싶지 않은 이유는..해결방안이 없어지고 한반도 불확실성이 커진다는 것에 있습니다. 불확실성에 대해 중국이 느끼는 두려움은 우리에게도 마찬가지 인데요.

최명해씨 글 결론을 보면 한국의 입장과 함께 중국이 취해야 할 방향에 대해 말하면서 “용기있는 대응”을(굉장히 애매모호한 표현인데...최명해씨 글 중에서 나온 표현으로 바꿔 보자면 대북제제에 있어서 못박기 식으로 나가라는 것 같아요) 주문하고 있고 중국이 용기있는 대응을 할 수 있도록 한국이 불확실성에 대한 중국의 우려를 해소해줘야 한다고 나오거든요. 좀 황당한데, 한국이 도대체 어떻게 중국의 우려를 해소 해줄 수 있다고 보는 걸까요?


ps.[ 북한경제의 대중 의존 증대의 ‘역설’이라는 것도 존재한다. 북한의 높은 대중 의존도가중국의 대북 제재의 효과성을 나타낼 수도 있지만, 중국이 급격한 경제제재를 가할 경우 북한경제에 대한 충격 또한 그만큼 커져 내부 불안정성이 급격히 증가할 것이란 점이다. 따라서 국경폐쇄와 같은 강경 조치는 북한의 불안정성을 중국이 홀로 떠안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고, 심지어 북과의 외교적 단절도 감수해야 한다. 이는 북한을 ‘관리’할 최소한의 수단마저 사라짐을 의미한다.31)]

개성공단이 좀 더 커졌다면...중국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과 한국이 관리할 수단이 생기지 않았을까요? 그런의미에서 보면 한나라당을 위시한 우파라는 사람들의 지난정권의 대북정책에대해 끊임없이 발목잡기 하던 행태는 적절하지 못했고, 개성공단에 대처하는 현 정부의 방향성도 그닥 현명하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5 17:16
1."해결방안은 뭐가 있을 수 있을까요? 결국 압박을 통해서 북한이 알어서 주제파악을 하던가 아니면 끝까지 주제 파악 못하고 붕괴하던가 둘 중에 하나 일 것 같은데..."

5개국이 북한을 압박하는 공조에 실패해, 북한의 핵보유가 기정사실화되고 그러면서도 북한이 큰 탈 없이 살아남는 세 번째 해결방안도 있습니다. 위 두 방안은 이 방안과 대조해 평가해야 할 것입니다. 지금 우리가 가고 있는 길은 이 세번째 길입니다. 여기서 벗어나 볼 건지 이대로 계속 갈 건지 결정해야 할 시점이구요.


2. "좀 황당한데, 한국이 도대체 어떻게 중국의 우려를 해소 해줄 수 있다고 보는 걸까요?"

중국이 북한에 대한 경제적 압박을 강화한다고 해 보지요.

1. 중국이 북한을 경제적으로 압박한다.
2. 북한이 곤란에 빠진다.
3. 북한이 전에 없던 좋은 조건을 내걸고 한국에게 협력을 하자고 접근한다.
4. 한국이 떡밥을 덥썩 물고 이득을 챙긴다. 북한 문제의 해결자(?)는 한국으로 알려진다.
5.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만 상실하고 닭쫓던 개가 된다.

이건 업체들이 담합해 가격을 올리는 상황에서 한 업체가 배신해 시장점유율을 올리는 전형적인 상황이지요. 미북 직접협상에 대해 중국이 갖는 불만도 이와 유사한 면이 있구요.

"개성공단이 좀 더 커졌다면...중국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과 한국이 관리할 수단이 생"겼을 것이라는 접근은 위와 같은 중국의 우려를 키울 뿐입니다. 한국이 북한과의 경협을 줄이지 않는다면 중국도 총대를 매면 안되는 것이지요. 저는 중국이 못박기는 기대하지도 않고, 그나마 나사못이라도 돌리게 하려면 이런 중국의 우려가 현실화되지 않도록 나머지 4개국이 지속적으로 재보장(reassure)해야 된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해해성원짱 at 2009/07/05 15:02
이런 포스팅에서 이런말 하기는 그렇지만, 마이클잭슨의 Heal the World를 듣고 이 블로그에 방문하니 절망감이 훨씬 커지는군요.......ㄱ- 잠깐 꿈에 잠겨 있다가, 이 블로그를 보면 현실은 현실이구나....하는 임팩트가 확 오네요.

정녕 잭슨횽이 꿈꾸던 세계평화는 불가능할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5 16:37
쉬운 일이 아니죠;;
Commented by 일화 at 2009/07/06 10:56
확실히 지금으로서는 열심히 (그러나 별 기대는 하지말고) 협상을 하는 수밖에는 없어보이네요. 우리로서는 일단 하나씩이라도 설득해나가는 입장을 취해야 할 텐데, 내부의견부터가 일치가 안되니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7/06 20:08
네, 제 생각엔 만약 기회가 남아 있다 하더라도 이번이 마지막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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