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9월 베이징에서 열린 회담에서 러시아 수석대표는 북한 대표단을 보며 지적했다. “미국인들은 진지하다니까.” “당신 이걸 봤소? 이건 소극적 안전보장이란 거요. 우리도 냉전 내내 이런 걸 얻으려고 노력했지만 끝내 얻을 수 없었소.”
미국, 중국, 일본, 러시아, 남한 그리고 물론 북한도 포함된 저 유명한 ‘6자 회담’에서, 우리는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종식시키기 위한 합의를 이끌어내려고 노력하면서 2004년 이래 협상을 계속해오고 있었다.
당시의 쟁점은 방금 워싱턴으로부터 승인을 받은, 미국이 “핵이나 통상 무기로 북한을 공격하지 않을 것”을 명시하는 구절에 관한 것이었다.
그것은 미국으로서는 커다란 결단이었다. 그리고 적어도 러시아 대표단 또한 그 점을 인정했다. 그것은 김정일이 끝내 안전보장 -그리고 그들이 주장하던 미국의 적대행위의 종식- 을 얻게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하지만 북한 대표단은
후에 그 조항을 진정으로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는 아무 쓸모도 없는 한낱 종이쪼가리에 불과하다며 매몰차게 거부했다. 그 사건을 통해 나는 한 때 북한에게 최고로 중요한 것처럼 보였던 것이 그 다음 순간에는 갑자기 전혀 중요하지 않은 것이 되어버린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그들의 [표면적인] 요구사항과 [내면적인] 욕망은 크게 동떨어져 있을 수 있다.
여러 해 동안 우리는 북한이 안전보장과 맞바꾸어 핵을 포기할 의향이 있는지 아니면 그들이 핵무기를 그들의 궁극적인 안전보장이라고 생각하는지를 논쟁해 왔다. 하지만 그런 논쟁은 핵심을 놓치고 있다. 내가 오랫동안 북한을 연구하고 또 북한 외교관들과 협상하면서 그들을 이해하게 된 바에 따르면 북한의 목표는 그것보다 훨씬 크다. 우리가 현재의 위기에서 돌파구를 찾으려면 그들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 정권의 핵 야심을 예로 들어보자. 그들의 핵 프로그램은 절대적으로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자 에너지 생산을 위한 것이라고 오랫동안 주장한 후, 북한은 미국의 수석 협상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대사를 향해 미국은 북한을 인도나 파키스탄 같은 핵무기국가로 받아들여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우리가 그들에게 그런 일은 있을 법하지 않다고 대꾸하자 그들 중 하나가 북한을 일방적으로 비핵화하는 것은 “우리를 벌거벗기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받아쳤다. 그는 우리에게, 진짜 회담이 되려면
두 기성 핵 세력 간의 상호 핵군축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신네들이
냉전 시절에 소련과 해온 것처럼 말이오.”
북한은 단순히 핵폭탄을 원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은
명실상부한 핵보유국의 지위와 위세를 원한다. 그리고 그들은 단지 미국의 침공에 대한 안전보장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이 현 정권 -그리고 심지어는 김정일 사후까지도- 을 떠받치겠다는 보장을 원한다. …
Cha, Victor.,
Up Close and Personal, Here's What I Learned, 워싱턴포스트, 2009년 6월 14일
이에 대해서는
북한은 "정말" 안전보장을 원하는 것일까?와
북한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서 다룬 바 있으니 그 쪽과 비교해 보시면 어떨까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북한이 국제사회에 대해 요구하는 것은 북한의 필요에 맞춰 국제사회가 재조직되고 북한의 필요에 맞춰 국제사회의 규칙을 새로 쓰라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을 듯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