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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xeu.org를 예로 들면
1.
VOX는 인터넷 상에서 매우 수준높은 경제관련 논의를 볼 수 있는 경제학 토의장이다. 이곳은 일반 신문 컬럼보다는 본격적이지만 학술지보다는 훨씬 쉽고 그리 길지 않은(500~1500단어) (그리고 다소 시사적인) 글들을 게재하는 곳으로, 각 분야별로 투고 내용을 검토하여 게재 여부를 심사하는 편집자가 있어 기본적인 글의 수준이 보장된다.

그리고 실제로 Olivier Blanchard, Guillermo Calvo, Jeffrey Sachs, Barry Eichengreen, Jeffrey Frankel, Charles Wyplosz 같은 1급 학자들이 대거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대가들의 통찰력있는 글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번 위기로 유명해진 프린스턴의 신현송 교수의 글도 몇 개 있다.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곳도 이번 세계 경제위기 때문에 관련 글들이 아주 많이 올라왔는데, 대충 둘러보면서 관심을 끄는 것부터 읽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고, The macroeconomics debate: A guided tour (Philip Lane)처럼 논의의 맥락을 짚을 수 있는 주요 글들을 소개하는 포스팅을 중심으로 출발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일 듯하다.



2.
지금 소개한 Philp Lane의 글은 현 경제위기를 보는 경제학자 공동체의 시각이나 흐름을 잘 요약해 준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이 글에 따르면 현재, 경제학자들의 논의는 두 트랙으로 진행되는 중이다.

1) 당장 써먹을 수 있는 정책대응과 대증요법 관련
2) 이번 사태로 드러난 문제들의 재발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 제도개혁 논의

비슷한 시각은 다른 사람들에게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예를 들어 Michael Spence)



3.
엊그제 Dani Rodrik의 글을 하나 번역했는데, 이 글은 자본주의의 대안을 은근히 꿈꾸는 사람들에게 꿈깨라고 찬물을 끼얹은 후, 사람들에게 우리의 경제 체제가 어떻게 바뀌어나갈 것인지 궁금하다면 그런 공허한 이야기 대신 학계가 지금 열심히 다루고 있는 정통 주제 중 하나인 "이번 사태로 드러난 문제들의 재발 방지를 위한 중장기적 제도개혁 논의" 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혹은 학계의 논의야말로 현실과 거리가 있는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지금은 위기가 진행 중이고 평소같으면 학자들의 논쟁에 별 관심이 없었을 정치지도자들도 신속히 대책을 입안하고 실천해야 한다는 무지막지한 압력을 받고 있다. 실제로 얼마 전 언론에서 요란하게 보도된 G20회의 같은 곳에서 다루어지는 의제 하나하나가 바로 그런 논의를 정책으로 다듬어 나가는 과정이다. (IMF의 연구부서 책임자인 Blanchard같은 사람이 그 주제에 관해 VOX에 글을 올린다는 것을 생각해 보라)

그러니까 언론에서 G20관련 보도를 봐도 막연하기만 하고 뭘 한다는 건지 잘 모르겠다. 나도 학교 다닐때 경제학원론 정도는 들어봤었는데, 그런 지식을 재활용하는 선에서 좀 더 자세히 알 방법이 없는가라고 한다면, 위에서 소개했던 VOX같은 곳이 딱 적합하다. 실제로 VOX에는 G20에서 어떤 의제를 어떻게 다루는게 좋은가에 대한 학자들의 의견이 많이 올라와 있다.



4.
재미있는 것은 이런 경제학자들의 토론장을 둘러보면 금방 깨닫게 되는 일이지만 정말로 자본주의가 살아남을 것인가 같은 막연한 주제를 놓고는 진지한 토론이 벌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서 언급한 '중장기적 제도 개혁'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들이 있지만, 이 중 그 어떤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그것이 적용되면 자본주의가 아닌 어떤 다른 것이 될지도 모른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Rodrik이 딱 잘라 말했던 것처럼, 그런 건 대개 굳이 언급할 필요조차 못 느껴서 생략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자본주의란) '용어에의 집착'을 보여온 것은 오랫동안 그 단어를 불편해하면서 공격의 기회를 노려온 재야의 아웃사이더들 쪽이지, 주류경제학계가 아니다. 어느 쪽이 예민하게 반응하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는 것 아닌가?
by sonnet | 2009/05/19 09:09 | 경제 | 트랙백(1) | 핑백(3) | 덧글(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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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급진적 생물학자 Rad.. at 2009/05/19 11:13

제목 : 주류경제학이라는 권위
생물학에서 주류생물학계라는 표현은 들어본적이 없는데, 아마도 사이비과학에 대한 비판을 할 때나 내가 가끔 사용했던 것 같다(소넷의 글 참고). 이 세계는 Pubmed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물학자들의 세계를 뜻한다. 아마도 VOX가 그런 곳보다는 조금 전문성이 덜하지만 전문적인 논의가 펼쳐지는 곳인가 본데(어차피 경제학계에도 저널은 존재할터), 뭐 들어가지지도 않지만 어차피 그 곳의 논의는 이해할 역량이 안되므로 패스한다. 그러니까 결국 주류경제......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05/19 18:52

... Commented by 독자 at 2009/05/19 15:02 사 이트 가보고나 그런 소리할까봐 말씀드리지만 저도 VOX의 글을 꽤 읽었습니다. 유익한 글 물론 많더군요. 여하튼 읽어보면 단박 ... more

Linked at 주류경제학이라는 권위 | Re.. at 2014/05/27 05:23

... 소넷의 글 참고</a>). 이 세계는 Pubmed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생물학자들의 세계를 뜻한다. 아마도 VOX(그나저나 왜 여기는 안들어가지는건지)가 그런 곳보다는 조금 전문성이 덜하지만 전문적인 논의가 펼쳐지는 곳인가 본데(어차피 경제학계에도 저널은 존재할터), 뭐 들어가지지도 않지만 어차피 그 곳의 논의는 이해할 역량이 안되므로 패스한다. 그러니까 결국 주류경제학계라는 권위를 빌려 거대담론을 깔아뭉개겠다는 건데, 이미 첨언을 통해 밝혔듯이[foot ... more

Linked at 자본주의의 유연성인가 자본주의.. at 2014/05/27 05:23

... 결국 이런 거대담론은 주류경제학자들, 소위 선수들은 제기하지도 않는다는 말인데</a>, 그럼 그 바닥 좀 문제가 있는건 아닌지 묻고 싶다. 제 아무리 아인슈타인이라 해도 계속해서 양자역학의 결과들이 쏟아지는 데 대해서 한 말은 투정 뿐이었지 않은가. 위기가 근본적인것인지, 아니면 지엽적인 것인지를 결정하는 정량적 기준이 없다면, 체제에 대한 문제제기는 정당한 것이고 필요한 일이다. 자본주의 체제가 당연하다는 듯이 말하는 게 쥬류의 태도라는 건 패러다임 ... more

Commented by 갈매기 at 2009/05/19 09:14
'자본주의의 몰락'같은 소재는 경제학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는 '거대담론' 내지는 '대문자 담론'의 대표적 예죠. 뭣보다 대체 자본주의가 몰락한다는건 뭐가 어떻게 된다는 이야기인지 재야의 아웃사이더란 분들은 전혀 제시를 못한다는 점에서 아웃.
Commented by 혈견화 at 2009/05/19 09:17
맞습니다. 거대 담론의 경우 '그래서 어쩌라는 건데?' 라고 반박할수 있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9 19:03
거대담론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은데, 그게 실제로는 각론까지 가질 못하니까 더 이야기할 게 없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foog at 2009/05/19 09:36
역시 제 글을 링크시키시는 그 센스.. :) (하지만 굳이 따지자면 전 인사이더 중 변태라 할 수 있을 듯)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9 18:56
그러시군요. 제 글에 대한 링크를 넣어 그걸 타고 넘어오는 사람들 없었다면 사실 저는 몰랐을 겁니다.
Commented by 일화 at 2009/05/19 10:11
이번 위기가 자본주의의 근간을 흔들 정도의 위기라고 보는 것 자체가 오버라고 생각합니다. 흔히 있는 버블이 금융세계화에 따라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간 것인데 이걸 어떻게 예방 내지 억제하느냐는 확실히 문제지만, 그렇다고 체제가 바뀌어야 할 정도로 이례적인 일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주류의 입장도 대충 그렇게 이해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9 18:57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까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저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5/19 10:33
4번의 경우 아웃사이더식의 언급은 아마 이럴겁니다....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모순이 백일하에 드러난 것에 대하여 인지부조화에 빠졌거나 밥그릇챙기기에 몰입한 나머지 자본주의를 갈아치우는 언급 자체를 금기시하는 담합에 사로잡혀있다..."

라거나....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9 19:05
하하.. 사실 언젠가는 패러다임이 크게 변할 지도 모르죠. 그게 지금인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김우재 at 2009/05/19 10:37
공허한 거대담론밖에 제기하지 못하는 사람인데요...저기 왜 안들어가질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9 18:41
지금은 되는 것 같네요.
Commented by paro1923 at 2009/05/19 10:38
헤에... 마치 과일 한 덩이 머리에 떨어졌다고 하늘이 무너진다 소리치는 것 같네요.
Commented by 독자 at 2009/05/19 15:00
그 과일 한번 크네요. 과일에 스쳐보기라도 하셨는지? ^^
Commented by 독자 at 2009/05/19 14:58
주류가 체제전환과 같은 공허한 이야기를 하지 않는 것이 뭐 새삼스러운지 모르겠네요. 그것이 용어에 집착하는 재야의 아웃사이더들에 대한 논박의 근거란 것인가요? 더구나 <자본주의3.0>이란 제목을 단 것이나 <국유화>에 대해 그렇게 소스라치게 놀라는 보수들의 행태를 보면 누가 용어에 집착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중요한 것은 말씀마따나 중장기적 개혁논의인데 그 세계관이 서로 틀린 것이지 누구 한 편을 "집착"한다고 몰아세울 일인지 모르겠습니다. 어차피 경제학에서 세계관은 선험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다른 쪽의 선험적 주장을 비아냥거릴 필요 없습니다. ^^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9 19:11
네, 새삼스럽지 않지요. 다만 저는 세계관을 갖고 서로 포교를 해 봐야 별 쓸모없으니 각론을 비교해 봐야 이야기가 될거라는 겁니다. 말씀하신 국유화에 대해서도 크루그먼 같은 이갸 이런 저런 장점을 들어 강력히 옹호하고 있잖습니까? 그정도 이야기할 여지는 있는 거죠.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9/05/19 21:53
sonnet// 독자와 정반대의 세계관을 가진 사람으로서도 이것만큼은 동의합니다. 각론이 각론으로서 의미가 있게 되는 것은 총론이라는 배경 하에서만 가능하지요. 세계관이 다르면 어떤 것이 의미있는 각론인지 아닌지 서로 다르게 됩니다. 세계관이 다른 사람끼리 총론을 논하지 않으면서 각론만 서로 비교하는 것은 불가능하게 되는 것이지요. 총론과 각론은 동시에 논해져야 합니다. 한 마디로 우리가 왜 이런 각론을 비교해야 하는지도 이야기의 대상이라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이 총론에서 결론이 나야만 각론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그러면 영원한 평행선만이 이어지겠죠. 하지만 총론을 근본적으로 이야기하지 않고서 각론만 얘기해봤자 평행선이기는 결국 마찬가지입니다. 애초에 서로 무의미한 얘기로밖에 안 들리는데 무슨 이야기가 가능합니까?
Commented by 독자 at 2009/05/19 15:02
사이트 가보고나 그런 소리할까봐 말씀드리지만 저도 VOX의 글을 꽤 읽었습니다. 유익한 글 물론 많더군요. 여하튼 읽어보면 단박에 느끼는 것이지만 그곳 사람들이 <이러다 자본주의 망하는거 아냐?>라고 그 사이트에서 자문할 이유가 전혀 없죠. 주류는 주류가 무너지는 최후의 한 순간까지 무너진다는 변수는 고려하지 않으니깐요. 그랬으면 서브프라임이 터졌겠습니까? 음악이 나올때는 다들 춤을 춰야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9 18:43
글쎄요. 기억나는 사례를 좀 정리해 보도록 하죠.
Commented by 토르끼 at 2009/05/19 18:18
갑자기 폴아웃 3에 나오는 로봇병기 리버티 프라임의 대사들이 생각나네염.

"COMMUNISM IS A LIE."
"DEMOCRACY IS TRUTH! COMMUNISM IS DEATH!"
"INITIATING DIRECTIVE #7395: DESTROY ALL COMMUNISTS!"
"AMERICA WILL NEVER FALL TO COMMUNIST INVASION!"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9 19:06
paranoia!에서 마더컴퓨터 alpha complex의 대사 같네요.
Commented by umberto at 2009/05/20 00:03
원래 한 시대의 붕괴란 것은 아주 오랜 시간 조금씩 붕괴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길어야 100년 정도 살고 떠나는 한 인간이 뭐라고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로마제국의 붕괴 과정도 학자마다 다르지만 그 과정을 몇백년으로 잡는 사람도 있고, 봉건제도의 붕괴도 학자마다 다르고, 자본주의의 기점 잡는 문제도 학자마다 다 다르죠.

역사가 하룻밤 자고 났다고 해서 어제와 다른 새세상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18세기의 어디부터가 자본주의적이고 어디까지가 봉건적인지 어찌 알겠습니까? 그냥 그 시대가 어느 정도 지나가고 나면 후대의 학자들이 "그래 대충 어느 시대부터 체제변동이 일어났어."라고 추측을 하는거죠. 맑스를 비롯한 여러 학자들의 못된 버릇 중에 하나가 과거 수천년의 역사를 분석하면서 시대구분을 하다 보니 미래도 점칠 수 있다고 착각을 하는 것인데, 착각도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니죠. 게르만족이 로마제국에 침입했을 때 로마시민들이야 그냥 세상이 망했다고 생각했지 거대한 한 시대가 종말을 향해 가고 있고, 새시대가 올거라는 것을 어찌 알았겠습니까? 흑사병이 유행했을 때 이제 세상은 끝났다고 생각했지, "이 사건은 봉건제에 타격을 줄 것이고 여기에 몇가지 크리가 더 겹치면 봉건제는 망하는 거임"이라고 생각했을 중세인이 있었을까요?

자본주의의 붕괴 같은 신선놀음은 관두고 당장 현실문제를 고민하다 보면 그게 쌓이고 쌓여서 시간이 지나면 후대의 학자들이 "맞아. 그때 자본주의는 붕괴했어."라고 한마디 할지도 모르죠. 혹시 '하이랜더'에 나오는 불사의 인간이라도 있다면 모르겠습니다만. (^^)
Commented by astraea at 2009/05/25 23:06
voxeu 넘 좋아요
비록 영어에 익숙치 못 해 아티클 하나 보려면 상당 노력이 필요하지만..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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