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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방증
이하는 전적으로 잡담에 속하는 이야기이다. 심각한 의미를 두고 읽지 마시기 바란다.
                                           
                                           
                                           
                                           
                                           
                                           


CIA가 테러 용의자에게 물고문? (Luthien)에서 트랙백

미국 정보기관들이 여전히 저런 전통적인(?) 고문을 감행한다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 다소 안도감을 느끼곤 한다. 여기에 대해 좀 불편하게 느낄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는데 이야기를 더 들어보기 바란다.

아부 주바이다나 칼리드 쉐이크 모하마드(KSM) 정도면 테러와의 전쟁에서 특급 포로들이고, 국가 최고지도부들의 관심도 대단했다. 밥 우드워드의 책에 따르면 부시 대통령은 수뇌급 적 목록을 몇십 명 정도 보드에 적어놓고 잡거나 죽일 때마다 하나씩 가위표를 치면서 부하들을 독려했다고 한다. 대통령이 이 정도 집념을 보이면 부하들이 얼마나 큰 압력을 받았을지는 말을 안 해도 뻔한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그들이 고문에 의존했다면, 그것은 그들에게 고문보다 더 강력한 수단이 없음을 시사하는 것이다(적어도 나는 그렇게 판단한다). 물론 길게 보면 고문이 비효과적인 전술이라는 견해도 많이 있는데, 여기서 "강력한"이란 평소에 그런 생각을 갖고 있더라도 성과도출을 요구하는 강한 압력을 받으면 혹시나 싶은 마음에 손이 나가게 되는 그런 금단의 마공 같은 방법도 포함하는 의미이다.

CIA는 1950~60년대에 MKUltra라는 극비 연구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 사업은 세뇌, 자백제, 기억소거 같은 온갖 기괴한 목표를 갖고 있었고 당연한(?) 말이지만 불법적인 인체실험도 행해졌다. 게다가 문제를 더 골때리게 만든 것은, 이 문제가 슬슬 수면 위로 올라올 기미를 보이자 의회와 정부가 이 문제를 조사하기 전에 당시 CIA국장이던 리처드 헬름스가 선수를 쳐 대부분의 관련 문서를 파기해버린 탓에, 이 프로젝트의 상세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많지 않고, 일종의 영구미제 사건처럼 되어버렸다는 것이다. 덕분에 MKUltra는 오늘날까지 CIA 음모론의 단골 메뉴로 남아 있다.

그 이후로 이런 류의 프로젝트가 재개되었다는 이야기는 없지만, 사실 과거의 연구가 완전히 실패였는지, 그 유산 중 이어지는 것이 있는지, 혹은 과거의 연구와 관계없이 그 후 어떤 돌파구가 열려서 전혀 새로운 연구가 진행되었을지 그런 거야 어디까지나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 찜찜함이 남는다.

이런 측면, 즉 아직은 humanity에 치명타를 입힐 만한 위험천만한 어떤 것이 적어도 완성되지 않았을 거라는 방증이 된다는 의미에서 안도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어쨌든 이런 것이나 저런 것이 현실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등골이 서늘하지 않나.
by sonnet | 2009/05/12 11:29 | 과학기술 | 트랙백 | 덧글(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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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오그드루 자하드 at 2009/05/12 11:37
무슨 게임이나 소설처럼 세뇌를 해서 아군으로 만들어 버린다거나....... 어쨌건 그런 게 아직은 없다니 다행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19
뭐 확증은 없지만 그래도 분위기상 그럴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玄武 at 2009/05/12 11:47
인간에겐 종교라는 강력한 마인드 컨트롤 도구가 있으니...(...)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18
이 사람들이 찾는 것은 속효성(instant)의 처방이니까요.
사실 고문을 반대하는 측의 대안은 수사관이 오랜 시간을 들여 인간적으로 친밀감을 맺고 설득을 통해 털어놓게 한다는 건데, 이게 진도가 나가는지도 불분명하고 답답하겠죠.
Commented by Charlie at 2009/05/12 12:06
그렇죠....;;
'차라리 때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21
네. (쓴웃음) 사실 때리는 건 인류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할 게 뻔해서 들어도 놀랍지는 않죠. 휴먼라이트워치(HRW)같은 NGO들이 고문에 관련된 사례수집을 많이 해 놨는데, 그런 거대한 파일의 일각에 속한다고 할까요.
Commented by 이네스 at 2009/05/12 12:12
그렇게 볼수가 있군요.

참 다행입니다.. ㅡㅡ;;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33
소위 '불행 중 다행'이랄까요;;;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9/05/12 12:15
어째 부시 주니어가 전봇대 뽑는 가카랑 짝이 잘 맞더라니 -_-;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22
전에도 그런 이야길 쓴 적이 있지만, 저는 두 사람이 닮은 구석이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5/12 12:34
신기술이 나왔더라도 고전 기술에 대한 유혹을 떨쳐 버리긴 힘들 겁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33
MKUltra와 관련되어 생각해 보면 새 기술이 추구하는 것이 속효성 내지는 확실성의 방향일 것이기 때문에, 새 기술이 실용적이라면 옛 기술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다만 본문에 언급하진 않았지만 고전 기술과 신기술이 상보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을 겁니다. 자백제를 먹이고 고문을 한다든가... 뭐 그런 식으로요.

각설하고 이번처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어 정부 차원에서 조사를 했는데, 고문만 문제가 되었다는 것은 새 기술이 없었을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건 감추고... 이렇게 볼 수도 있지만, 이런 일련의 고문 사건 조사는 내부자에 의한 leak에서 출발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게 꼭 잘 감춰질 것 같지는 않거든요.
Commented by 새벽안개 at 2009/05/12 14:20
어째거나 아직 실용화 단계는 아닌가 봅니다.
Commented by Ciel at 2009/05/12 12:38
울트라작전이라고 하시면, 스타게이트 프로젝트와 함께 CIA 음모론의 양대 거성이죠.ㅋㅋㅋ

한때 관심이 있어서 좀 파봤는데, 저 작전의 계기는 다름이 아니라 한국전이라고 하네요. 한국전 당시에 중공군이 UN군 포로들을 좌경화시키는 사례가 비일비재했는데, 그 '세뇌 방법론(?)'을 연구하는게 시초였던 모양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찬방에서 정신적 육체적 한계까지 몰아넣으면서, 사회주의 관련 내용을 반복 학습시킨다던가 등등...(...)

아, 써놓고 보니,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도 수능 공부를 저렇게 했군요. -ㅂ-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39
네, MKUltra에 더 관심이 가는 분들께는 본문에 걸어놓은 위키백과 링크가 그럭저럭 쓸만한 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 그리고 공개된 CIA의 내부 학술지인 '정보연구'에도 관련 아티클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9/05/12 20:21
한국전 관계한 건으로는 Manchurian Candidate가 그 떡밥의 대표적 사례였죠. 한국전서 포로가 되어서 세뇌되었다는 스토리였으니... 여담이지만 SIS의 대표적 이중 스파이였던
조지 블레이트(한국전 당시 서울 지부장) 역시 한국전서 포로가 된 후 세뇌로 전향한 게 아닌가 하는 이야기가 전해지기도 하고요 (사실 블레이크 관련해서는 좀 다른 이야기들도 있긴 한데..)

이 전의 2차 대전 당시 OSS나 군 쪽에서도 저런 쪽에 대한 조사 연구가 진행되었고 "진실제" "자백제"가 만들어지기도 했으니 시작이라고 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다만 전 후 어느 덧에 존재가 희미하게 되어간 저러한 분야에 대하여 관심을 새롭게 비추주고 MKULTRA같은 후계 프로젝트를 발전시키게 된 계기가 한국전이 된건 맞지요.

Commented by 少雪緣 at 2009/05/12 12:40
그런 의미에서 이탈리아군 만세(응?)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22
알아서 항복해준다?!
Commented by organizer™ at 2009/05/12 13:13
그들도 참 "답"이 없어서 미칠 지경일 겁니다.

그래도 '합법적으로' 고문하는 대인배의 나라라는 점에서 부럽습니다. (우리는 야매로 ... 요즘도 하나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42
윗사람에게 쪼이면 괴로운 거야 지구상 어디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사실 쟤네들도 저걸 옹호하기 위해 법무부 변호사들들을 동원해 방어논리를 개발하려 했지만... 사실 저게 합법적으로 공인될 수 있을지는 의문입니다. extra ordinary rendition이 왜 생겼나 생각해보면, (내 손을 깨끗히 하기 위해) 남의 손으로 고문하자는 의도도 있는 것이거든요.
Commented by 일화 at 2009/05/12 13:31
이런 거나 저런 거는 정말 무섭네요... 평화롭고 목가적인 살육의 현장이라고나 할 까... 어쨌든 확실히 고문이 최후의 수단이라는 거에 감사해야 할 듯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34
역시 자연의 세계는 무시무시합니다.;;
Commented by BigTrain at 2009/05/12 13:34
저 공작 관련 내용을 '잿더미의 유산'에서 읽었는데, 참 저 공작뿐만 아니라 초기 CIA의 활동은 불법과 탈법 사이의 경계선을 참 아슬아슬하게 넘나들었던 게 많은 것 같습니다. 저 공작처럼 대놓고 불법인 것들도 있고 말이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2 13:35
그렇죠. 사실 인간 사회의 많은 문제들은 사고가 터지고 나서야 수정되니...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05/12 14:10
정신의학이 점점 발전하면서 신경전달물질들과 뇌 내의 각종 회로들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고 있는데, 그런 발전들이 정신질환 환자들을 치유하는 좋은 면으로만 쓰이게 되지는 않겠구나 하는 두려움이 듭니다. 에휴....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3 12:46
네, 만약 그런 것이 발달한다면 사람이 그걸 좋은 쪽으로만 쓰게 될 것 같지가 않습니다. 그걸 믿는다면 사람을 너무 높게 평가하는 것이 아닐지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09/05/12 14:16
읽고보니 정말 '불행 중 다행'이군요.....-_-;;
Commented by gforce at 2009/05/12 14:16
프로젝트 트레드스톤...(Hit당한다)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09/05/12 14:23
자세한 것은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만 군에 있을 때 저런 쪽 일을 하는 부대에 있었습니다. 그 방면 교재를 만들었는데 가장 효율적인 것은 대상자와 신문관 사이에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할 때입니다. 저항하는 대상자의 경우에도 여러 대처 방법이 있습니다만, 고문은 가장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추천순위 최하위입니다. 중요한 것은 대상자의 의지를 꺾고 신문관의 심리적 우위를 확보하는 것입니다. 불가피하게 폭력을 사용할 때는 짧고 확실하게,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응징 차원에서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합니다. 사실 고문 방법 중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굶기는 거더군요.

뻘 덧글 써서 죄송합니다. 고문 하니까 그냥 생각나는데로 적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3 12:52
상세한 설명 감사합니다. 저도 고문에 반대하는 문헌들에서 비슷한 설명을 본 기억이 납니다.
Commented by 고어핀드 at 2009/05/13 16:46
가만... 그 인간적인 신뢰관계를 만든다는 건 대테러범이나 인질범 협상 얘기에서도 들은 것 같네요. 뭔가 연관관계가 있는 일들이 아닌지.

사실 고문 방법 중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굶기는 거더군요. → 납득!!
Commented by 겔라예프 at 2009/05/17 05:08
굶기는 것은 너무 오래 걸려서 말이죠. 그리고 종종 단식투쟁하는 독종들도 제법 많으니까요
Commented by 곤충 at 2009/05/12 14:47
...... 최악보다는 차악?
Commented by 계원필경&VDML at 2009/05/12 15:17
그런 면에서는 러시아군이 체첸에서 하던 "행위"는...ㅎㄷㄷ...
Commented by 삼천포 at 2009/05/12 18:34
무슨 얘긴고 했더니 이런 얘기군요
사실 음모론 쪽은 이미 sf소설이라..
Commented by 지나가던이 at 2009/05/12 19:14
곤충세계를 반만 따라가도 이미 세상은 공포영화의 한 장면이겠지요. 근데 근미래에 어느정도 완성될 듯도 하니...
Commented by paro1923 at 2009/05/12 19:46
쉽고 편한 것을 위해 다른 걸 무시할 수 있어하는 사람들에겐
곤충의 세계는 정말 매력적인 대상이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3 13:00
가능만 하다면야 하고 싶어할 사람은 이 세상에서 끊이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만약 그런 게 한 번 발명되면 절대 항아리에 도로 넣고 봉인할 수 없게 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단순한생각 at 2009/05/12 21:05
저런 편리한 조작(?)을 위해서 최하 수천만년, 길게는 수억년간 진화가 있었다는 사실을 인식하기는 싫은가 봅니다. =ㅂ=;;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3 12:44
가능성만 있다면 그 결과가 워낙 매력적이니까 손이 나가고도 싶어지겠죠. 그리고 어떤 의미에서 '기술이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가 미국의 모토이기도 하고.
Commented by 하이얼레인 at 2009/05/12 21:21
난 또 무슨이야긴가 했더니만... 뿜었음 ㅋㅋㅋ(내가 MKUltra란 단어를 처음 접한건 누가 썼던 모 게임 소개에서가 처음 ㅋㅋㅋ)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3 13:01
어어, 이런데서 카르마가...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9/05/12 23:21
어두운 내용에서도 밝은 면을 찾아내시다니. 진정한 대인배 이십니다.
Commented by umberto at 2009/05/13 00:16
어... 정말 안도해야 되는 건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3 12:50
뭐, 개인적인 잡상이니까요.
Commented by 漁夫 at 2009/05/13 09:13
'그편 세계'에서는 고문 정도는 껌으로 보입니다.

"내, 내가 광견병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니!!!" (먼산)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3 12:41
;;;;
Commented by band at 2009/05/13 10:38
음.......이슬람에서는 처를 4명까지 둘수 있으니....몇번째 장모를 대려오는가에 따라 자백속도가 달라지갰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3 12:42
푸하하.
Commented by ssn688 at 2009/05/13 11:15
개인적인 망상이라면, 고문이 그래도 효율성(?)을 발휘하려면 신문하는 쪽이 상대방에 대한 정보를 이미 많이 갖고 있거나 최소한 자백의 진위여부를 즉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경우이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런데 랭리는 기본적으로 아는 것은 없고, 위에서는 쪼아대고, 결국 답답해서 해본 것 같습니다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3 12:41
저도 그럴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rdta at 2009/05/13 21:25
...장미의 이름을 재독하고 왔더니 이 글이 꽤나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_-;;;
Commented by 액시움 at 2009/05/13 23:42
경시청 특산물 마법의 돈까스덮밥 한 끼만 있었어도 쯧쯧
Commented by 겔라예프 at 2009/05/17 05:10
http://cafe.daum.net/shogun/8jpK/19025


해당글은 체첸전 당시의 러시아 부대의 증언인데, 고문쪽에 있어 아마 미국 정보기관보다 훨씬 과격한 것으로 보이는 이들에 의하면 '결국에는 다 불었다' 고 하네요.

다만 그들은 자기들의 행위의 흔적을 없애버려서 피해자를 남겨두지 않아야 했다고 하네요. 뭐 러시아니까요
Commented by Luthien at 2009/05/17 22:24
http://www.military.com/news/article/evangelicals-wrestle-with-torture-issue.html
조만간 이걸로 포스팅을 해보겠나이다. 지금은 제가 정상이 아니라. -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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