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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 독감 사태: 허깨비 전염병에 대한 의사결정과정(2)
다음은 1976년의 미국 돼지독감 사태에 대한 미 보건복지교육부 보고서인 『돼지 독감 사태: 허깨비 전염병에 대한 의사결정과정』, (Neustadt, Richard E., Fineberg Harvey V., The Swine Flu Affair: Decision-Making on a Slippery Disease, U.S. Department of Health, Education, and Welfare, 1978)을 발췌 번역한 것이다. 이 보고서는 총 13장 약 100쪽 분량으로 되어 있는데 원서의 구성에 맞추어 총 13회에 걸쳐 연재할 예정이다.
여기 나오는 의학적/기술적 지식들은 30년 전인 1970년대 후반의 것으로 그 이후 벌어진 많은 발전과 발견을 반영하고 있지 않다. 아울러 번역자는 의학/미생물학 분야에 대해 전혀 아는 바가 없으므로 번역의 신뢰성을 보증할 수 없다. 여기 등장한 기술적 사항들을 참조할 경우 반드시 최신의 학계 의견을 다시 확인하기 바란다.
이러한 부적절함에도 불구하고 이 보고서를 요약하게 된 것은 이 보고서가 주제의 특정 측면에 대해서는 그간 나온 다른 어떤 연구들보다도 상세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의료 정책 결정 과정(decision making) 측면이다. 이 사건에서 잘 훈련된 전문가 집단과 그들이 추천한 정책을 전폭적으로 밀어주었던 정치인들은 큰 낭패를 보았다. 전형적으로 선의로 출발해 당혹스러운 결과로 끝난 사례였다.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이 보고서는 돼지독감이란 소재를 다루지만 사실은 미지의 위협에 맞서 싸웠던 조직과 조직원, 의사결정자, 그리고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드라마이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사태를 보기 위해서는 당시 가용하던 지식의 관점에서 사건을 묘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목차
  1. 신종 독감
  2. 센서의 결정 (이 글)
  3. 장관의 반응
  4. 쿠퍼의 지지
  5. 포드의 발표



2. 센서의 결정

질병통제센터(CDC) 소장 센서는 유능하고 헌신적인 직원들을 거느린 영리한 관료였다. CDC는 전적으로 그의 것이었다. 그는 이 조직의 모든 것을 파악하고, 모든 사람을 알며, 정책에 자신의 흔적을 남기도록 주의를 기울였다. 돼지독감 또한 예외는 아니었다.

3월 9일, 그는 다른 고위 관리들과 자기 연구소 직원들을 불러 모아 ACIP 회의를 준비하는데 시간을 보냈다. 우리가 다우들을 인터뷰했을 때 그는 이렇게 회상했다.

이 바이러스가 퍼질 것이라고 우리가 말할 수 없다는 것은 명백했습니다. 하지만 포트 딕스에서 인간-인간 전파가 발생했다는 것도 분명했습니다. 또한 50세(혹은 아마 62세) 이하라면 대중들이 이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이 전혀 없다는 것도 분명했습니다. 통상적인 ‘고위험군’ 범주가 적용될 수가 없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위험했고, 특히 젊은 성인들이 그랬습니다. 독감이 대유행으로까지 번지는 것을 하나의 가능성으로 예상해야만 했습니다.
… 육군 신병들은 독특한 인구집단이었습니다. … 그들은 유일하게 감염된 집단일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 바이러스가 현재 종적을 감추었다는 것이 그걸 증명해주는 것은 아닙니다. 독감 바이러스는 이상한 행동을 벌일 수 있습니다. 6주는 짧은 시간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대유행이 분명 가능성이 있다는 우리의 기본적 믿음을 보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는 과학자의 어법이었다. 오류를 입증할 수 없다면 가능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우들은 또한 데이터의 결여에 대한 그의 당혹감을 회고하면서, 그렇게 정보가 없는 상태에서의 행동이 CDC를 망쳐놓고 “그 사람들 모두의 삶을 바꿔놓았던” 것을 생각하며 안타까움을 떠올렸다. 인플루엔자는 미끈거리는 뱀장어 같은 현상이었다. 대유행의 전파 속도에 대해서 알려진 것이 별로 없었다. 1918, 1957, 1968년의 세 해를 제외하면 과거 사례는 거의 추측이었다. 그리고 이 세 해의 전파에 대한 기록은 이제 무엇이 벌어질지에 대해 정반대의 주장을 지지해 줄 수 있을 정도로 다양했다. 2월까지 돼지 독감은 돼지에게로 돌아가 버린 것일 수 있었다. 아니면 놈들이 다음 독감철이 돌아왔을 때 폭발적으로 분출하기 위해 “씨앗을 뿌리며”,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채 사람들 사이에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일까? 포트 딕스 같은 사건은 더 이상 없었고 그곳을 넘어 전파되지 않는 것 또한 과거 접해본 적이 없는 현상이었다. 사람들은 이리저리 추측을 해 볼 수 있었지만 알 도리가 없었다. 그리고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추측이 난무했다. 다우들은 포트 딕스에서 금방 빅토리아 바이러스에게 밀려났던 돼지 바이러스는 순식간에 퍼져 전 세계를 휩쓸 수 있다고 주장할 정도로 냉정했다고 한다. 그런 조건 하에서 그는 증상 없는 확산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예를 들어 다음 날 그들과 함께할 킬본이 그런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우리에게 말해 준 것처럼, 당시 바이러스 학자들의 위계서열에서 다우들은 떠오르는 소장파였던 반면 킬본은 존경받는 거물이었으며, 센서는 충분한 지식을 갖춘 관찰자라고 할 수 있었다. 킬본 정도로 ‘거물’임을 널리 인정받는 극소수의 인물들 중 그 누구도 위원회의 위원이 아니었으며, 그는 이해관계나 직위에 별 관계없이 그 자리에 왔던 것으로 보인다(그는 최근 한 회기 동안 일하도록 위촉받았을 뿐이며 그 회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그의 참석은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그것은 그가 그랬던 것보다도 다른 사람들이 그 일을 회상할 때 더 비중 있게 간주되었다.

일부 역학자들의 명예를 위해 언급해 두자면 그들의 눈은 당시의 흥분을 기억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명철하게 반짝였다. 많은 CDC 사람들은 적어도 3월 9일의 다우들만큼은 냉정했다. 더 정확히 말해서 그들은 불안해하면서도 운명에 따랐다고 기억하고 있었다. 센서의 스태프 회의를 지켜보았던 그들 중 한 사람은 우리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이 사건은 CDC에게 골칫거리 이상의 아무것도 아니었다. CDC의 우리들은 한 독감철의 끝을 맞이해 다음 독감철이 돌아오기 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결정하려 하고 있었다. 시도해야 될 분명한 일은 모든 사람에게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가 그런 일을 시도하고, 지도하고, 도움을 주어야 한다면 우리는 다른 질병들에 대한 수많은 업무들을 젖혀 놓아야 했다 … 이곳 CDC에서 각 주에서, 사방팔방에서 수많은 일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만약 대유행이 온다면 수많은 사람들 -아마 수백만 명- 이 분노할 것이다. … 그들이 원할 때 예방접종을 받을 수 없었기 때문에 … 혹은 그들이 독감이라고 잘못 생각한 다른 무엇 때문에 아프게 되면 우리의 예방주사가 효과가 없었다고 생각해서. 이 나라 사람들 대부분(의사들 중 절반을 포함해)은 독감이 아닌 오만가지 것들을 독감이라고 부른다. “1918년의 재래”에 대해서 말하자면 나는 그런 것을 예상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누가 확신할 수 있는가? … 그건 우리를 파멸로 이끌 수 있었다.
또한 다른 한편으로 만약 대유행이 찾아오지 않으면 우리는 공금을 낭비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게 될 것이다. … 울부짖는 늑대들 … 아무 것도 아닌 일을 위해 온갖 불편함을 무릅쓰게 하고 … 예방접종을 받은 사람들 뿐 아니라 … 예방접종을 감독했던 사람들 … 각 주에 흩어져 있는 우리 동료들 … 그들 모두가 우리를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이건 어느 쪽이든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 우리는 그런 상황을 보면서 …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


하지만 조직 보호는 예방 의학의 윤리를 꺾지 못했다. 질병 예방은 CDC를 무엇보다도 아끼는 사람들을 포함해 그들 모두의 직업적 사명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함정에 빠진 상황이라고 느꼈다. 대유행의 가능성이 있고 뭔가 행동해야 할 시점에 서서, 그리고 그 오류를 입증할 수 없다면 그럼 뭔가를 하긴 해야 했다. 그리하여 센서가 자기 스태프들로부터 듣게 된 논리가 나오게 된다.

다음날인 3월 10일, ACIP 회의에서 CDC 스태프들은 현 상황을 상세히 보고했다(이는 물론 다우들의 기준에 따른 것이며, 조직 보호의 욕망에 따른 것은 아니었다). 기자들은 거의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는 공개 회의였다. 여러 시간에 걸친 토의 끝에 컨센서스가 형성되었다:

첫째, 대유행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 누구도 이것을 무시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킬본은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적으로 그 가능성을 2~20% 쯤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사람들은 각자 의견이 있었지만 어디까지나 그 자신만의 것이었다. 이런 가능성들은 결국 개인적 판단에 기초한 것이지 과학적 사실에 입각한 것은 아니었다. 그들은 이제 와서 그런 자기 생각들을 우리에게 이야기하지만, 당시에는 그런 걸 갖고 논쟁하지 않았다.

둘째, 심각성은 추정할 수 없었지만, 열두 명 중 한 명이 죽었다는 것은 우려되는 사태였다. 게다가 모든 사람의 마음 속 어딘가에는 1918년의 망령이 맴돌고 있었다. 누구도 문자 그대로 똑같은 일이 재현되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항생제가 사망률을 떨어뜨려 줄 것이었다. 사망자 문제를 제외하더라도, 이 바이러스가 그 정도로 심각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1920년대에 마지막으로 보았을 때, 녀석은 가벼운 편이었다. 그러나 아무도 그런 경미함이 보장된다고 나와서 주장할 수는 없었다. 그건 그럴 수가 없었다.

셋째, 전통적 의미에서의 고위험 그룹은 적용될 수 없었다. 50세 이하의 사람들은 자연 면역이 없었으며 젊은 성인들은 1918년의 대유행에서 비정상적으로 높은 사망률을 겪어야 했다. 이는 다음 독감철이 오기 전에 그들 모두에게 예방 접종을 하는데 충분한 백신을 생산해야 한다고 주장하게 만들었다. 여기서 모두란 ‘모두 혹은 가능한 많이’를 의미했는데, 이는 독감 전파를 꺾어놓을 정도로 “충분한 수의” 면역성이 몇 명인지를 추정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인플루엔자에 대해서 이런 규모의 사업은 한 번도 시도된 적이 없었다. 1957년 이후로는 발견 시점이 그런 대책을 허용한 적이 없었다. 그리고 당시에 우리는 그 후에 개발된 것만큼 안전하거나 혹은 효과적인 백신을 갖고 있지도 못했다. 빠른 접종을 위한 접종기도 없었다. 이제 어떤 결정이 내려진다면 제조업체들은 계란을 사들여 신속히 백신을 제조할 수 있으며, 예방접종은 여름, 즉 독감의 위험이 가장 적고 공황이 벌어질 가능성도 낮은 계절부터 시작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때까지라면 대량 예방접종을 위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었다.

모종의 성향이 이러한 컨센서스를 강화했다. 그 성향이란 여러 ACIP 위원들이 그들의 본업의 다른 측면으로부터 갖고 온 의제들을 반영하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킬본의 경우 자신의 이론을 옹호하고 있었을 뿐 아니라, 이 나라가 예방 의학의 가치를 깨닫게 하고자 열심이었다. 다른 사람들도 공중보건사업의 가치를 입증할 기회라고 느꼈다. 텍사스 대학 보건대학원 학장 라우엘 스탤론스 박사는 우리에게 이렇게 회상했다.

내가 보건전문의로서 살아온 훌륭한 삶에 대해 우리 사회에게 뭔가 보답할 수 있는 기회였습니다. 우리 사회는 내게 많은 것을 주었습니다, 그것은 전적으로 호의(do-goodism)에 따른 것이었지요. 이는 또한 인류의 이익의 편에 서서 역학이 쾌거를 거둘 기회였습니다. 압도적으로 많은 보상이 그간 인류에게 그다지 공헌하지 못했던 분자생물학에 쏠렸습니다. 역학은 보상이 주어지는 위계질서, 즉 밥그릇서열(pecking order)의 저 아래쪽에 위치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이는 많은 인명손실을 줄이는데 열쇠를 쥐고 있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지지받은 컨센서스는 이 회의에서 결코 합의되지 않은 어떤 쟁점과 관련해서는 산산이 흩어져버릴 수도 있었다. 우리는 백신을 주문한 다음에는 자동적으로 그 사용을 준비하고 그 다음에는 사용해야 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이 질병의 확산에 대한 어떤 증거가 우리로 하여금 행동을 중단하고 대신 백신을 비축하게 만들 수 있는가? 반대로 어떤 증거가 우리로 하여금 비축해 놓은 백신을 대중에게 접종하게 만드는 기준이 될 수 있는가?

워싱턴 대학 보건대학원의 러셀 알렉산더 박사는 추가 증거가 확보될 때까지 멈춰 기다릴 것을 지지하는 주된 인물이었다. 그의 우려는 관리보다는 의학적 측면에 맞춰져 있었다. 당시를 회고하며 그가 우리에게 말하기로는:

나의 기본 관점은 인체에 외래 물질을 집어넣는 데 대해서는 보수적으로 행동해야만 한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언제나 옳은 방안이며 … 여러분이 2억 명의 인체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더 그렇다. 그런 필요는 보수적으로 추정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없을 때는 하면 안 된다.


그는 또한 관리 및 대중의 이해와 수용에 관한 어떤 측면을 어렴풋이 깨닫고 있었다. 그는 우리에게 이렇게 이야기했다.

관찰되는 많은 사례와 함께 진행되는 전염을 상대하고 있다면, 인근 공동체들도 진짜 행동에 나설 것이며 대중들도 독감이 새 장소에서 보고될 때마다 진정으로 협력할 것이다. 덴버에서 독감이 발생할 경우 시애틀에서 예방접종을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사람이 신속히 행동하기 때문인 것이다.


알렉산더는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speech) 하지는 않았다. 그는 질문을 던지거나 가능할 때 논평을 하는 정도였다. 주장이 강하지 않은 사람답게, 그는 너무 온건했기 때문에 우리가 면담한 다른 위원들은 어렴풋하게 “비축”에 대해서 들었던 것을 기억할 뿐이었다. 그는 스스로 그것을 논쟁거리가 되지 않도록 다루었다. 과거 회의에서부터 신중함을 중시하는 목소리로 알려져 있었기 때문에, 그는 이번에도 쉽게 평가절하되었다. 하지만 그 자리에 방청객으로 가 있었던 뉴욕타임스의 쉬멕 기자는 우리에게 이렇게 증언했다.

알렉산더는 비축에 대해 진지한 입장인 것 같았다. 그는 어떤 시점이 되면 우리가 전 국민에 대한 예방접종 실시 준비를 중단하고 대신 비축으로 전환할 수 있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우리의 준비상황 진척도와 질병의 진행이라는 양 측면에서 어떤 시점이냐는 말이다. 그는 이 문제를 심각하게 물었다. 하지만 이 질문은 답변되지 않았다.


만약 그렇다면 “비축”이란 방법을 중요치 않은 것으로 치부해버리고 넘어간 것은, 기다려 보는 전략을 옹호한 알렉산더의 제안뿐만 아니라, 예방접종을 실시하기 위한 기준도 일축한 셈이다. 그리고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추구하는 데 실패한 것, 특히 기준을 그렇게 다룬 것은 돌이켜 보면 우울한 결과를 낳았으며 그로 인해 기회를 잃어버린 셈이 되었다. 이 점으로부터 우리는 다음번을 위한 교훈을 도출할 수 있다.

그들이 ACIP 회의에서 그 점을 캐묻지 않았던 것은 의장인 센서의 선택이었다. 제조로부터 예방접종을 분리시키려고 하는 다소 색다른 견해는 그를 피해갈 수 없었다. 특히 골드필드와 그 동료들은 뉴저지에 있는 그들의 관점에서 분명히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쏟아 내놓았을 것이다. 발언을 요청받았다면. 센서는 그 어떤 것도 원하지 않는 것 같았다. 그 전날, 센서는 자신의 스태프들과 비축에 관해 토론했고 그들은 그 안을 기각하기로 결정했다. 예방접종은 면역성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데 2주가 필요했다 하지만 감염에서 발병하는 데는 며칠이면 충분했다. 그 2주일 사이에 독감은 한 도시 전체를 충분히 휩쓸 수 있었다. 비행기 여행이 있는 현재, 모든 사람을 사전에 면역시키지 않고 어떻게 독감이 전국으로 퍼져나가는 것을 막을 수 있단 말인가? 게다가 대응 시간의 문제가 있었다. 주 의료기관, 민간 개업의들, 자원봉사자, 일반 대중들, 그 모든 것이 문제였다. 심지어 작은 지연도 너무 긴 것이 될 수 있었다. “제트 속도의 전파”와 느린 대응이 결부되자 비축이라는 선택을 허황된 생각으로 만들었다. 바로 그렇게 스태프들이 말했다.

스태프들뿐만이 아니었다. 실은 어떤 시점에서 자신과 메이어가 센서와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했다. 누구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들 중 하나가 센서를 위해 자기 견해를 언급하길(경험 많은 행정가가 다른 행정가에게 말해 주듯이):

사망자가 속출하는 대유행이 덮쳤다고 해 봅시다. 그럼 일은 이렇게 흘러갈 겁니다. “그들은 인명을 구할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그들은 백신을 만들어 놓고는 그것을 냉장고에 넣어버렸다…” 이건 “그들이 아무 일도 안했다”라고 받아들여지지요. 그리고 더 끔찍하게도 “그들은 심지어 장관에게 예방접종 계획을 권하지도 않았다”라고 할지도.


이 문제가 ACIP로 넘어왔을 때 그들의 첫 번째 임무는 제조에 대해 생각하는 것이었으며, 센서는 알렉산더의 의견을 더 들어보려고 시도하지도 않았고 골드필드에게 의견을 내어 보도록 권하지는 더욱 않았다. 3월 10일 회의는 백신을 제조한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모호한 채로 끝나 버렸다. 회의 폐막 선언은 다음과 같았다: “이리하여 백신을 반드시 제조해야 하며, 백신 관련 계획(plan for vaccine administration)을 입안해야 한다는 합의가 내려졌습니다.” 우리가 면담해 본 모든 참석자들이 동일한 이야기를 했다. 그것이 그들이 합의한 다였다. 센서 자신도 그 점을 우리에게 이렇게 회고했다.

나는 [ACIP] 회의에 열린 마음으로 참석했다. … 우리는 오전 내내 회의를 했고 … 오후 2:00 혹은 2:30 쯤에 컨센서스가 도출되었다. … 스탤론스가 결론을 잘 요약했다. 첫째, 인간-인간 전염이 되는 새 변종이 있다는 증거가 있다. 둘째, 과거 새로운 변종이 발견되었을 때는 언제나 그에 뒤이은 대유행이 있었다. 셋째, 사상 처음으로 대량 예방접종을 제공하는데 필요한 지식과 시간을 얻을 수 있었다. 그러니 그는 말했다. “만약 우리가 예방 의학을 믿는다면 우리에겐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습니다.” 나는 위원들에게 하루 잘 생각해 보시고, 우리가 그들에게 내일 다시 전화를 할 테니 그들이 여전히 똑같이 생각하시는지 말씀해 달라고 했다. 우리는 전화를 했고, 그들도 동의했다.


센서와 그의 스태프들은 이 컨센서스의 실질적인 효과 측면으로 신속히 넘어갔다. 실무는 ACIP의 임무로 간주된 적이 없었다. 정부에 대한 정책제언, 입법, 예산확보, 계약 등등의 일은 그들의 소관이 아니었다. 실행은 센서의 업무였다. 하루를 넘겨 몇몇 CDC 간부들에게 전화를 했던 한 ACIP 위원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했다. “저는 그들 모두가 계획을 세우는 데 너무 바빠서 저와 거의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센서는 스스로 한 보좌관과 함께 모두에게 센서의 실행 각서(action-memorandum)라고 알려진 아홉 페이지짜리 페이퍼를 썼다. 그 과정을 통해 그는 연방 정부가 정확히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굳혔다고 회고했다. 그의 페이퍼는 그것을 알리고 그것을 홍보하기 위해 쓰인 것이었다.

이 각서는 센서의 상관이자 보건담당 차관인 시어도어 쿠퍼 박사가 보건복지교육부 장관인 데이비드 매튜스에게 보내는 형식을 취하고 있었다. 사실 이 문서는 매튜스 장관에게서 백악관 예산국(OMB)으로, 내정 각료회의로, 백악관으로, 포드 대통령에게로 이 사안에 대한 결정 문서인 것처럼 넘어 다녔다. 이 문서는 그럴 목적으로 쓰여 졌고 그렇게 기능했다. 따라서 이 문서는 우리의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이야기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센서는 그의 각서를 “사실들”로부터 출발한다.

1. 1976년 2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새로운 변종이 …
2. 이 바이러스는 45만 명 -10만 명당 400명 이상-을 죽게 만들었던 1918-19년의 대유행의 원인으로 간주되는 것과 항원상 관련되어 있다.
3. 아마도 50세 이하의 미국 국민 전원이 이 새 변종에 취약할 것이다.


6. 심각한 독감 유행 혹은 대유행은 대략 10년 주기로 벌어졌으며 … 1968-69년 사이에도 …
7. 다음 독감 철 이전에 … 백신을 개발할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대량으로 생산하려면 제약업체들에게 비상한 노력이 요구된다.

센서를 포함해 CDC 관리들은 예나 지금이나 장관급이나 백악관 차원에서 1918년을 너무 강조했다고 우리에게 불평해 왔다. 그것은 바로 여기서 시작되었다.

센서는 이어 “가정”으로 넘어간다.

1. 그런 독감 창궐은 단 한 번뿐이었지만 … 1976-77년 사이에 [돼지] 인플루엔자의 만연을 경험할 것이라는 강한 가능성이 존재한다. … 항원대변이 … 50세 이하의 인구 거의 전부가 취약하다는 것은 … 대유행의 소재가 된다.
2. … 일상적인 예방접종은 반드시 보완되어야 한다.
3. 현 상황은 “가느냐 마느냐”의 상황이다. … 현재 시간이 거의 없다 … 어떤 결정이 지금 내려져야 한다.
4. 인구의 어떤 부분집단이 제외되어야 한다는 의료-역학적 근거가 없다. … 예를 들어 누구나 이 병에 걸릴 수 있으며, 집단 면역(herd effect)에 의지할 수 없다. … 100%를 커버하지 않는 계획은 사회적으로나 정치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다. 따라서 … 행동을 위한 어떤 권고안도 2억 1천 3백만 명을 3개월 안에 예방 접종시키는 것을 목표로 추구해야 한다고 … 가정해야 한다.

센서는 여전히 전 국민을 위한 백신에 대한 보증을 과장한 포드 대통령과 쿠퍼 차관에 대해 분노를 표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그들의 문건을 초안한 사람들은 그가 제시한 방향을 따라갔던 것이다.


센서 각서는 이어 권고사항으로 넘어가서 정부가 일반적으로 취할 수 있는 네 가지 선택지를 제시하는데, 그 중 세 가지는 독자가 자연스럽게 기각할 수밖에 없도록 짜여져 있으며 작성자가 희망하는 네 번째 보기에 도달하도록 되어 있다. 첫 번째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음”으로, ‘장점’과 ‘단점’이 열거되어 있다. 단점을 볼 것 같으면,

- 행정부는 불필요한 사망자와 환자보다는 불필요한 의료비 지출을 더 잘 감내할 수 있다.
- 의회가 독자적인 행동에 나설 게 거의 틀림없다.


두 번째는 “최소 대응”이다. 이는 CDC 내 일부 스태프들의 지지를 받았음에 틀림없다. 이 안은 전 국민에게 돌아갈 만큼의 백신을 만들고, 정부가 쓰이던 안 쓰이던 간에 그 중 일부를 보장(메디케어, 메디케이드, 보훈처, 국방부와 관련된 연방 급부 수취자들을 위해)하며, 다른 일부는 상업적으로 가용하게 하며 일반적인 경로를 통해 예방접종을 받도록 전 국민에게 권장하는 것이다. 이는 상대적으로 저렴하고 행정적인 관점에서도 쉬우며, 무엇 하나 새로울 게 없었다(백신의 양과 비용의 크기를 제외하고는). 하지만 ‘단점’ 중에는,

- 백신 제조업체들이 … 요구되는 … 대량 생산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
- 빈곤층, 준 빈곤층 및 노령층이 흔히 보호를 받지 못하며 …
- 아마도 대략 절반의 인구만이 예방접종을 받게 될 것이다.


세 번째 안은 민간 의료계를 제외한 연방과 주에 의한 “정부 프로그램”이며, 네 번째 안이 “복합적 접근법”으로 여기에 민간 부문의 역할을 더한 것이다.

네 번째 안이 추천되었다. 이 안이 그리는 바에 따르면, 전 국민을 위한 백신을 연방정부가 구매하며, 민간 업체들이 제조하고, NIAID가 임상시험을 맡고, BoB가 승인하며, 주를 통해 계획을 진행하고, 민관 합동으로 예방접종을 실시하며 CDC가 감시 책임을 맡도록 되어 있었다. 예상 비용은 1억 3천 4백만 달러로, 백신에 1억 달러, 나머지는 운영, 감시, 연구 비용이었다. 센서가 경고한 것처럼, “전례도 없고, 기존 메커니즘도 없다”는 점에서 행정적으로 이것은 어둠 속으로 뛰어드는 행동이었으며, 어떤 무시무시한 가능성에 대한 영웅적 대응이었다.

센서는 그런 권고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속에 그 영웅을 그리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 만약 그가 그랬다면 그는 그렇게 한 첫 번째 인물이었다. 매튜스, 쿠퍼, 포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그 뒤를 따를 것이었다.


이제 와서 돌이켜 보면, 이 행동 각서는 마치 궁지에 처한 행정부에게 마음에 드는 결론을 강요하도록 의도적으로 디자인된 것처럼 읽혀진다. 행정부는 이 보고서를 깔아뭉갤 수 없으며, 만약 그러면 언론에 유출되어 버렸을 것이다. 이 각서는 분명히 그런 효과를 갖고 있었지만 CDC 관련자들은 센서가 의도적으로 그랬다는 데 회의적이었다. 그들은 그가 “분별 있는 한 명의 의사”라고 생각했으며, 단순히 가능한 제일 강한 주장을 한 데 불과하다고 생각했다.

설령 그게 사실이라 하더라도 센서는 “뭔가”를 해야 한다는 막연한 느낌을 제조, 기획, 예방접종, 감시를 다함께 진행한다는 한 가지 결정사항으로 몰고 갔다. 게다가 이 모든 것을 백신 제조업자들과 그들의 계란 공급을 위해 정해진 메이어의 마감시한에 맞춰 묶어 버렸다. 그들의 계산에 따르면 데드라인은 2주 후였다. “갈까요, 말까요?”
by sonnet | 2009/05/06 07:25 | 정치 | 트랙백(1) | 핑백(5)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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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Crete의나라사랑_2.. at 2009/05/06 08:03

제목 : 돼지독감-대중심리와 사회적 비용
돼지독감-대중심리와 사회적 비용 오늘 텍사스에서 또 다시 돼지독감으로 사망자가 발생했다. (뉴스 출처) 카메론 카운티라고 미국과 멕시코 접경지역이다. 30대의 여성이라고 한다. 지난번 휴스턴......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05/06 08:41

... 고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드라마이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사태를 보기 위해서는 당시 가용하던 지식의 관점에서 사건을 묘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목차신종 독감 (이 글)센서의 결정 1. 신종 독감 이 이야기의 시초가 되는 사건은 급작스럽게 일어났다. 1976년 1월 미국 동부 해안 지역은 매우 추웠다. 크리스마스 휴가를 다녀온 수천 명의 신병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05/11 11:22

... 정자, 그리고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드라마이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사태를 보기 위해서는 당시 가용하던 지식의 관점에서 사건을 묘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목차신종 독감센서의 결정장관의 반응 3. 장관의 반응 센서의 각서는 3월 13일에 완성되었고 그는 그걸 갖고 워싱턴으로 갔다. 3월 15일 월요일 아침, 그는 긴급회의에서 매튜스 장관을 면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05/14 12:42

... 정자, 그리고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드라마이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사태를 보기 위해서는 당시 가용하던 지식의 관점에서 사건을 묘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목차신종 독감센서의 결정장관의 반응쿠퍼의 지지 4. 쿠퍼의 지지 (백악관 예산실장) 린은 이 문제에 대해 이미 좀 들은 바가 있었다. 그의 부실장인 폴 오닐도 그랬다. 오닐은 존슨 대통령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08/28 10:19

... 정자, 그리고 의사결정과정에 대한 드라마이다. (그리고 그런 관점에서 사태를 보기 위해서는 당시 가용하던 지식의 관점에서 사건을 묘사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 목차신종 독감센서의 결정장관의 반응쿠퍼의 지지포드의 발표 5. 포드의 발표 포드 대통령은 다른 프로젝트 관련으로 린, 오닐, 캐버너와 함께 한 자리에서, 보건복지교육부의 추가 예산 및 각종 ... more

Linked at 漁夫의 'Questo e qu.. at 2011/02/19 13:45

... 료들 … 그들 모두가 우리를 뭐라고 생각하겠는가? 이건 어느 쪽이든 이길 수 없는 상황이었다. … 우리는 그런 상황을 보면서 … 그에 대해 이야기하고...- http://sonnet.egloos.com/4132561(시리즈 중 제 2편), CDC 대책회의 참석자 중 한 명의 회고 부분 이 부분을 보면, '잠재적 위험'과 '예산 낭비'의 두 가지 ... more

Commented by Crete at 2009/05/06 08:03
새로운 연재글 흥미있게 읽고 있습니다.

트랙백 하나 남기고 갑니다. 건필하세요. ^_^
Commented by 일화 at 2009/05/06 10:28
좀 더 결정적인 증거를 기다릴 수 없다는 얘기로군요. 웬지 클라우제비츠의 전장의 안개(맞나?)가 생각나네요.
Commented by 함부르거 at 2009/05/06 12:09
'뭔가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항상 문제로군요.
공무원은 밥값을 하라는 압력에 언제나 시달리니... ^^
Commented by 강흑인 at 2009/05/06 13:45
헐ㅋ 흥미진진하네요. 소극적이고 면피적인 대응만 했더라도 결과가 았을텐데.
미리 밝히셨지만 선의가 항상 바르게 작용하는 건 아니로군요.
Commented by 트윈드리일 at 2009/05/06 13:48
아주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습니다. ^^
Commented by 행인1 at 2009/05/06 18:14
전대미문의 독감에 대한 전대미문의 대책이 이렇게 세워졌군요
Commented by 곤충 at 2009/05/06 19:36
그 시대에서 최선이라 보인게 지금보면 참;;; 이번 일도 한 10년 후쯤에 술자리에서 목소리 높이는 정도로 끝나면 좋을텐데요.
Commented by paro1923 at 2009/05/06 20:27
하나하나가, 비단 방역 뿐만 아니라 업무 처리 전반에 반면교사가 될 사례군요.
딱히 성배를 찾고자 한 것은 아니었지만, 결국 스스로 독배를 든 꼴인 모양인데...
Commented by categoriae at 2009/05/07 03:13
이제 'Essence of Decision'을 인용하실 시간이 곧 다가오는 것 같군요. 고전적인 정부내 정치모델의 일례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11 12:15
일단 이 글은 번역이라서 제 해석은 넣지 않을 생각입니다. 연재가 끝나고 나면 논평 형식으로 한 번 다루는 것도 괜찮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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