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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의 비교: 영향력과 잠재력 측면에서

1.국제정치와 파워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을 하나만 선택하라고 한다면 그것은 권력(power)이 될 것이다. 보다 평범하게 말하자면 정치란 어떤 것이든 권력에 관한 이야기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점은 국내 정치이든 국제 정치이든 별 차이가 없다. 오히려 국제사회는 약소국이 강대국에게 억울한 일을 당해도 어디 가서 하소연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의미에서 무정부상태이기 때문에 파워의 중요성은 더욱 커진다. 국제정치에서 파워는 그 맥락에 따라 권력, 힘, 혹은 영향력 등으로 번역할 수 있는데, 실제로는 이 모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파워는 강대국(major power)이니 초강대국(super power), 지역강국(regional power)과 같은 식으로 이런 것을 가진 나라인 강대국을 지칭하는데도 사용된다.



2. 파워에 대한 두 가지 접근법

파워는 사랑과 같이 경험하기는 쉽지만 정의를 내리거나 측정하기란 어렵다. 정치학에서는 파워를 다루기 위해 두 가지 다른 접근법을 사용한다.


접근법 1. 결과에 대한 영향력(Influence)으로서의 파워

파워란 자기의 목적이나 목표를 달성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한다. 즉 어떤 일을 할 수 있거나 다른 이를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이 바로 파워다. 예일 대의 정치학자인 달(Robert Dahl)은 파워를 상대방으로 하여금 권력이 아니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하게 만드는 능력[1]이라고 규정한다. 이와는 좀 다른 정의도 있다. 즉 남들이 자신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보다 자신이 남들에게 영향을 더 끼칠 수 있는 정도만큼 파워를 갖고 있다[2]고 정의하는 것이다. 입장은 조금씩 다르지만 이러한 정의들은 기본적으로 파워를 영향력으로 간주한다. 어떤 행위자가 자기 가고 싶은 방향으로 일을 많이 끌고갈 수 있다면 그 행위자는 그만큼 파워 있는 행위자라 할 수 있다.

이런 정의는 몇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일반적인 어법에서 파워는 과정이나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소유물처럼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소련은 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는 식이다. 이 표현은 "A씨가 큰 재산을 갖고 있다"와 거의 비슷하게 사용된다. 이런 용법은 영향력을 중심으로 한 개념과 잘 맞지 않는다.

더 큰 문제는 나의 파워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상대가 어떤 행동을 했을지를 알아내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다보니 이는 순환논리의 위험을 만들어낸다. 즉 파워가 영향력을 설명하고, 다시 영향력이 파워를 재는 잣대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인과 결과가 뒤섞이면서 파워라는 개념을 가지고 사건의 원인을 설명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렇게 행위나 결과와 관련지어 권력을 정의하는 방법은 사후에 양 측의 폭넓은 정보를 바탕으로 과거를 재현하는데 많은 노력을 들이는 역사가에는 유용할지도 모르지만, 당면한 현안에 대해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하는 정책결정자나 분석가들에게는 실용성이 떨어진다. 또한 학자들 입장에서도 측정이 까다롭다는 점은 객관적인 학문 연구를 어렵게 만드는 중요한 결점이다. 따라서 학자들도 실제 연구에는 이 접근법을 잘 사용하지 않는다.


접근법 2. 잠재력(capability) 혹은 자원(resource)으로서의 파워

이런 문제점들은 파워를 영향력 그 자체가 아니라 상대방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능력 또는 잠재력으로 간주함으로서 해결될 수 있다. 국제관계를 연구하는 많은 학자들은 그러한 잠재력이 유형이든 무형이든 국가가 지닌 특정의 성격이나 소유물(예컨대 인구, 영토, 부, 군대 등과 같은)로부터 나온다고 본다. 이러한 의미의 파워는 곧 능력(capability) 또는 자원(resource)이다. 능력은 영향력보다 측정하기 쉬우며, 영향력의 경우보다 순환논리의 위험성도 적다.

하지만 한 국가가 다른 국가에게 어떠한 영향을 주었는가를 설명하기 위해 능력을 측정한다는 것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종합적인 능력을 측정하기 위해서는 마치 사과와 귤을 합치는 것과 같이 다양한 종류의 잠재력을 합산해야 한다. 각국이 지닌 인구·영토·군대의 크기는 다양하다. 게다가 각각의 능력은 특정 목적에만 사용될 수 있다. 기갑사단은 원유수송로를 지킬 수 없고, 잠수함은 모스크바를 점령할 수 없다. 많은 지표들 중에서 중에서 국력을 나타내는 어떤 지표를 하나만 골라보라고 한다면 인구나 영토 같은 국가의 전반적인 크기, 기술수준과 자원, 부를 어느 정도씩 반영하게 되는 국내총생산(GDP)을 유력한 지표로 꼽을 수 있다. 그러나 이것도 기껏해야 개략적인 지표일 뿐이다.

뿐만 아니라 파워를 만들어내는 자원에는 군대나 영토, 경제력(GDP)와 같은 유형의 것도 있지만 무형의 요소도 있다. 유능한 관료 조직, 수준높은 교육, 정부를 뒷받침하는 대중의 지지 같은 것들이 그것이다. 게다가 이보다 더 평가하기 힘든 심리적 메커니즘들도 있다. 예를 들어 이데올로기나 종교, 민족주의 따위는 국내의 잠재력을 동원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만약 한 국가의 가치관이 다른 국가들 사이에 널리 받아들여진다면, 이 국가는 손쉽게 다른 국가들로 하여금 뒤따라오도록 영향을 끼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미국은 많은 국가들에게 자유시장과 자유무역을 중시하는 미국적 가치관을 전파했는데, 이런 것을 소프트파워(soft power)라 부른다.

이처럼 능력 측정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능력을 측정하려는 시도는 아주 오래 전부터 시작되었다. 손자병법은 제1장인 시계편(始計篇)에서 국가지도자의 정치적 능력, 날씨와 지리, 장수의 기량과 군대의 조직 등 다양한 기준으로 유불리를 따져봐야 한다고 권고하며 이를 아는 자는 이길 것이요. 모르는 자는 이기지 못한다(知之者勝, 不知者不勝)고 역설한 바 있다.[3]



3. 파워의 전환

앞서 "소련은 강한 파워를 갖고 있다"나 "A씨가 큰 재산을 갖고 있다"처럼 일반적인 용법에서 파워는 과정이나 결과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소유물처럼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고 언급했었다. 그런데 "A씨가 재산을 앞세워 B의 사랑을 얻으려 했지만 실패했다"라는 예를 생각해 보자. 여기서는 A씨의 파워(재산)은 B를 통제한다는 목적을 달성하는데 실패하였다. 그렇다면 A씨는 파워(재산)을 갖지 못한 것인가?

A씨가 가진 재산은 자원이다. 하지만 A씨는 자원을 사용해 영향력으로 바꾸는데는 실패하였다. 우리가 파워를 자원 중심으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영향력 중심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A씨는 파워를 가진 것일 수도 아닌 것일 수도 있다.

이처럼 우리가 권력을 자원 중심적으로 생각하다 보면 권력의 전환(power conversion)이라는 핵심적인 문제가 제기된다. 노련한 노름꾼이라면 나쁜 패를 가지고도 이길 수 있는 것처럼, 어떤 국가는 그들의 자원을 효과적인 영향력으로 변환시키는 데 있어 다른 국가보다 더 뛰어나다. 파워의 전환이란, 자원으로 표시되는 잠재적 권력을 다른 국가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는 현실적 권력으로 전환시키는 능력이다.[4] 이는 다른 말로 전략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파워는 잠재역량과 영향력 중 어느 쪽에 가까운 것일까?

잠재력 혹은 자원을 전쟁수행능력으로 전환(동원)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사례를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에서 찾아볼 수 있다. 소련의 동원능력은 히틀러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것이었으며 이로 인해 독일은 큰 곤경을 겪게 된다.

1941년 11월 말 소련군은 후퇴하면서 막대한 영토를 상실하였는데, 이 지역들에서는 석탄 총생산의 63%, 선철의 68%, 강철의 58%, 알루미늄의 60%, 철로의 41%, 설탕의 84%, 곡물의 38%, 돼지의 60%를 담당하고 있었다.…
모든 재원에 대한 통제는 매우 엄격히 중앙집중화되었으며, 원료도 노동도 유례없을 만큼 전쟁 수행활동에 바쳐졌다. 1940년에 국민소득 중 15%가 ‘군사적 목적’에 사용되었다. 1942년에는 그 수치가 55%로 올라갔으며, 아마도 이것은 유례없는 최고치일 것이다. 지난 10년간 수행된 중앙집중적 계획입안의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음은 의심할 여지 없다. …
하지만 전쟁을 치르고 있는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재원을 동원하기 위해서는 중앙집중화가 본질적이었으며, 소련은 전쟁 발발 후 처음 몇 달 동안 치명적인 손실이라고 할 만한 타격을 입은 뒤에 이 중앙집중화를 매우 효과적으로 수행하였다.
1942년 후반기에 이룩된 회복은 계속되는 군사적 패배와 퇴각의 와중에서도 필사적으로 노력을 기울인 결과였다. 그해 말 군사적 형세가 바뀌었지만, 1943년에 있었던 상황의 큰 호전 가운데 영토를 탈환함으로써 이루어진 것은 거의 없었다. 독일군은 너무나 철저하게 파괴하여 1943년 (소비에뜨) 우끄라이나의 총공업생산은, 그해 후반기에 소련군이 하르꼬프를 점령하고 11월에는 끼예프를 장악하였음에도 불구하고, 1940년 총생산의 1.2%에 지나지 않았다. [5]

반대의 사례 또한 쉽게 찾을 수 있다. 국가의 능력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미국은 지난 60년 간 명실상부한 최강대국이었지만 쿠바나 베트남 같은 약소국을 지배할 수는 없었다. 미국은 이란이나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에서도 많은 좌절을 경험했다. 소련도 분명한 힘의 우위에도 불구하고 폴란드 루마니아 같은 위성국들을 통제하거나, 아프가니스탄을 평정하는데 곤란을 겪었다.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약소국과 강대국 간의 협상에서 강대국이 반드시 이긴다는 보장은 없다. 제3세계 국가들에 대한 소련과 중국의 관계를 조사해보면 “제3세계 국가들의 소련과 중국의 의도대로 양보한 경우보다는 그 반대의 경우가 더 많음”[6]을 알 수 있다.

이는 파워에 대한 잠재역량-자원 접근법이 갖는 약점을 잘 보여준다.

이번에는 이런 예를 생각해 보자. 어떤 나라에 새 왕이 즉위했다. 그는 신성한 왕가의 혈통을 잇는 정당한 계승자이다. 그는 즉위 후 선왕과 동일하게 통치하려고 마음먹고 명령을 내리나 신하들을 장악한 재상은 이를 거부한다. 화가 난 왕은 재상을 해임하려고 하지만 재상의 뜻을 거슬려가며 왕에게 충성심을 보이려는 신하는 없다는 것을 발견하고 자신이 허수아비임을 깨닫게 된다.

여기서 선입견을 배제하는 데 필요하다면 왕과 재상에 대한 예를 합법적이고 공정한 선거로 선출된 대통령과 실권자 장군의 관계로 바꿔 읽어도 무방하다. 이 예에서 왕가의 혈통이나 합법적인 당선은 왕이나 대통령의 권력의 정당성을 담보하는 '자원'이다. 하지만 이 자원은 (상대의 방해 때문에) 실질적인 영향력으로 변환되지 못하였다.

그렇다면 이제 자문해 보자. 왕(대통령)은 '자원'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파워를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는가? 우리의 상식적인 답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파워의 밑천이 되는 자원은 그 자체로는 파워가 아니다. 자원을 영향력으로 적절히 변환할 수 없을 경우, 자원은 그저 자원일 뿐 파워의 대용물이 될 수 없다.



4. 영향력-결과 접근법과 잠재역량-자원 접근법의 통합

지금까지 살펴본 점들을 정리해 보면, 파워를 다루는 통상적인 용법에는 숨은 가정이 하나 있다는 것이 분명해진다. 그 숨은 가정이란 "한 행위자가 상대보다 우월한 잠재역량을 갖고 있다면 [평균적인 효율의 권력전환을 통해] 그에 비례하는 실질적인 영향력이 되어 나타날 것"이라는 믿음이다.

만약 파워의 전환이 안정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우리는 영향력-결과 접근법과 잠재역량-자원 접근법 중 어느 쪽을 택해도 무방하다. 실제로는 잠재역량-자원 접근법에는 파워를 측정하기 쉽다는 중요한 장점이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은 이쪽을 선호하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 숨은 가정이 잘 들어맞지 않아서 잠재역량-자원 접근법으로 측정하면 강력한 파워를 가진 것으로 나타나는데, 영향력-결과 접근법으로 평가하면 형편없는 결과가 얻어지는 경우이다. 그리고 앞서 살펴보았듯이 그런 사례는 무수히 많다. 잠재적 파워를 실질적 파워로 바꿔주는 파워의 전환은 까다롭고 신뢰할 수 없는 과정이다.

따라서 파워를 논하기 위해서는 잠재역량-자원 접근법과 영향력-결과 접근법이란 두 개념을 설득력있게 통합하는 것이 중요하다.

1) 우선 결과를 알 수 없는 새로운 상황에서는 잠재역량-자원 접근법이 우월하다. 이는 영향력-결과를 평가항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당연하다면 당연한 결과다.

2) 다음 과거의 경험에 비추어 보아 잠재역량-자원 접근법과 영향력-결과 접근법이 상충될 경우에는 영향력-결과 접근법을 우선해야 한다. 영향력-결과 접근법이 다루기는 까다로워도 우리가 이해하는 '실질적인' 파워의 개념에 충실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에는 잠재역량-자원의 측정에 잘못이 있었거나, 기존에 취해진 파워의 전환 과정(전략)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양 쪽 모두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3) 끝으로 (필요시 재검토를 거쳐) 잠재역량-자원 접근법과 영향력-결과 접근법이 서로 모순없이 잘 들어맞을 경우는 이 판단에 큰 문제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만족스러운 결과이다.


5. 약소국은 강대국을 상대로 한 흥정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약소국이 강대국을 상대로 한 흥정에서 승리하는 경우는 심심찮게 일어난다. 그렇게 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는데 몇 가지만 거론해 보기로 하자.

(1) 버티기
『전쟁론』에서 클라우제비츠가 설파했던 것처럼 공격이란 방어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이는 다른 대부분의 힘겨루기에서도 나타나는데, 남으로 하여금 무엇을 하게 만드는 것 보다는 내가 그것을 단순히 거부하기만 하는 것이 훨씬 쉽다. 약소국은 홈그라운드의 문제를 갖고 멀리 있는 강대국과 다투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이 점에서 훨등히 유리하다.

(2) 집중
약소국은 한 가지 문제에 전력투구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반면 강대국은 세계 온갖 곳에 이해관계가 걸려 있기 때문에 동시에 여러 가지 골치아픈 사안을 다루어야 한다. 신경과 노력이 분산된 강대국이 실수와 약점을 더 많이 노출하게 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3) 위험감수
약소국은 강대국보다 잃을 것이 적기 때문에 보다 큰 위험부담을 질 의향이 있고 주어진 목표를 반드시 성취하려 한다. 이런 점에 있어서는 빈털털이가 가장 유리한 위치일 수도 있다. 더 이상 잃을 것이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강대국은 약소국이 붕괴하는 것을 원치 않는 경우도 많다. 강대국은 기존 질서의 수혜자인 경우가 많기 때문에, 약소국의 붕괴가 가져올 힘의 공백과 혼란을 좋아하지 않기 마련이다. 이런 관계는 약소국이 강대국을 상대로 자해공갈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4) 희생감수
약소국은 분쟁에서 보다 큰 희생을 감수함으로서 흥정에서 이길 수 있다. 이는 베트남이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쉽게 볼 수 있다. 이런 사례들에서 현지 세력은 훨씬 큰 희생을 치르더라도 이길 때까지 무한정(?) 싸우겠다는 각오를 잘 보여주었다.

(5) 개방적 의사결정체제 공략
약소국은 의사결정과정이 다원적인 강대국의 국내체제를 공략할 수 있다. 약소국은 강대국 내부의 잘 발달한 언론을 통해 정보를 수집하고 다양한 목소리 중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세력(반전운동이나 온건파 관료, 동정적인 언론인 등)을 이용해 강대국의 의사결정 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반면 약소국의 의사결정 체제는 소규모이고, 비밀스러우며, 문화적으로도 강대국이 접근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그같은 침투를 방어하기 쉽다.

(6) 줄타기
약소국은 흥정이 만족스럽게 흘러가지 않을 경우 다른 강대국 편에 서겠다고 위협해 흥정을 유리하게 이끌 수 있다. 또한 상대가 여러 국가로 이루어진 연합세력일 경우 이들 사이의 이해관계 차이를 이용해 결속력을 와해시키고 유리한 정세를 조성할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다.



6. 연습문제: 북한 핵 사태

할 이야기는 다 했지만 이야기가 약간 추상적으로 흐른 감이 있다. 그러니 이제 북한 핵 사태를 예로 들어 지금까지의 논의를 한 번 적용해 보도록 하자.

평범하게 잠재역량-자원 접근법에서 보면 북한은 그냥도 남한의 상대가 되기 어렵거니와, 남한에 미국을 더하게 되면 가히 압도적인 결과를 얻게 된다. 인구, 경제력, 군사력, 영토, 기술 등 어지간한 기준은 어느 것이나 수십~수백 배의 차이로 앞서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 간 남한과 미국은 "상대방으로 하여금 권력이 아니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하게 만드는 능력"을 발휘해 북한을 굴복시키고 그들로 하여금 핵개발(및 그 운반체인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게 만들지 못하였다. 그들의 핵능력은 그간 더욱 강화되었는데, 이는 영향력-결과 접근법에서 볼 때 파워가 제대로 발휘되지 못하였음을 확인해주는 것이다.

사실 돌이켜 보면 지난 20여 년은 남한과 미국에게 있어 좌절스러운 경험의 연속이었으며 이정도로 압도적인 잠재역량-자원을 갖고도 그랬다는 것은 수치스럽기 짝이 없는 일이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도 "남한은 북한보다 ××한 측면에서 ○○배 앞서 있으니 이미 비교가 무의미" 같은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것은 더욱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 " ○○배 앞서 있는" 것이 상대방으로 하여금 권력이 아니라면 하지 않았을 일을 하게 만들어 북한을 우리의 뜻에 따르도록 만드는 효과를 발휘했나? 그렇지 못하다. 자원이 월등하다고 주장하면서도 영향력이 없다는 것은 결국 전략이 졸렬하다는 결론을 자랑스럽게 떠드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일까?

앞서 살펴 본 것처럼 문제는 우리가 자원을 잘못 측정했던가 아니면 자원을 영향력으로 바꾸는 전략이 잘못되었거나이다.(물론 3:7 혹은 5:5 같은 식으로 양 쪽에 어느 정도씩 책임이 있을 수도 있다.)

일단 양 측의 전략을 일정하다고 가정하고 나면, 지금까지의 결과를 볼 때 '양측이 선택한 그 전략에' 필요한 총 자원은 적어도 우리 편 입장에서 불충분했다고밖에 말할 수 없다. 충분했으면 벌써 결과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나왔을 테니까 말이다.

자원 측면에서 볼 때, 사람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다르게 북한의 실제 자원은 훨씬 클 수 있다. 예를 들어 도박을 위해서라면 전쟁 발발 위험을 더 많이 걸겠다거나 자국민의 더 큰 희생을 감수하겠다는 결의라면 북한 정권이 우리보다 훨씬 앞서있을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 '양측이 선택한 전략'이란 조합 하에서는 이런 특정한 자원의 가중치가 다른 자원에 대한 가중치보다 높을 수가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양 측의 자원을 현실적으로 재평가해야 된다. 현재까지의 결과를 설명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그 다음으로는 우리 측의 자원을 더 늘리는 한 편 상대의 자원을 소진시킬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파워의 균형이 우리 측에게 충분히 유리해질 그 날까지.

자원이 문제가 아니라는 시각을 견지하게 되면 결론은 전략이 졸렬하다는 것이 된다. 충분한 자원을 가지고도 어리석은 전략을 택해 망한 공룡의 사례는 무수히 많으므로 굳이 예를 들 필요까지도 없을 것 같다. 이 경우에는 자원이 일정하게 고정되었다고 보고, 현재 우리 측이 가진 유리한 자원을 더 잘 활용하는 한편, 상대가 지닌 유리한 자원의 가치가 쇠퇴하게 하는 새로운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최근 북한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무효화 선언(1월 30일), 비무장지대(DMZ) 육상 충돌 가능성 경고(2월 28일), 영공 및 그 주변을 통과하는 항공기 안전 위협(3월 5일) 등으로 군사적 위협을 고조시키고 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군사적 위협을 앞세워 상대의 행동 변화를 촉구하는 것은 포함외교로 상징되는 고전적인 군사력의 외교적 이용(강압 전략)이다. 파워란 "남들이 자신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것보다 자신이 남들에게 영향을 더 끼칠 수 있는 정도"를 말한다는 월츠(Kenneth Waltz)의 정의를 다시 떠올려 보자. "이미 비교가 무의미"하다고? 저쪽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




[1] 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B로 하여금 X를 행하게 만드는 A의 능력에서 어떤 경우라도 B가 X를 자체능력으로 행할 가능성을 제외하고 남는 A의 능력"이라고 정의된다. 보다 상세한 논의는 Dahl, 『Modern Political Analysis』의 5장을 참조.
[2] Waltz, 『국제정치이론』, p.296
[3] 『孫子』 始計篇
[4] Nye, 『국제분쟁의 이해: 이론과 역사』, p.95
[5] Nove, 『소련경제사』, pp.304-309
[6] Alvin Z. Rubinstein, "Observation," in Rubinstein, ed., Soviet and Chinese Influence in the Third World (New York: Praegerm 1975), p.223. Jensen, 『외교정책의 이해』, pp.272-273에서 재인용

참고문헌
Dahl, Robert A., Modern Political Analysis, Prentice Hall, 1963
Goldstein, Joshua S., International Relations (4th ed.), Longman, 2001
(김연각 김진국 백창재 역, 『국제관계의 이해』, 인간사랑, 2002)
Jensen, Lloyd., Explaining Foreign Policy, Prentice Hall, 1982
(김기정 역, 『외교정책의 이해』, 평민사, 2006)
Nove, Alec., An Economic History Of The USSR 1917~1991 (3rd ed.), Penguin, 1993
(김남섭 역, 『소련경제사』, 창작과비평사, 1998)
Nye, Joseph S., Understanding International Conflicts: An Introduction to Theory and History (3rd Ed.), Longman, 2000
(양준희 역, 『국제분쟁의 이해: 이론과 역사』, 한울 아카데미, 2001)
Waltz, Kenneth., Theory of International Politics, Reading, MA: Addison-Wesley, 1979.
(박건영 역, 『국제정치이론』, 사회평론, 2000)
by sonnet | 2009/03/07 05:24 | 정치 | 트랙백(1) | 핑백(5) | 덧글(7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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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파워의 비교</a>에 붙은 코멘트에 대해 답하는 글입니다. <a title="" href="http://sonnet.egloos.com/4083126#12469430">Commented by teferi at 2009/03/07 12:25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리 측에는 전쟁이건 평화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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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북평화의 시장가격: 민항기 북한 상공 우회를 보며 (Crete)에서 트랙백 위 글은 저의 글 파워의 비교에 트랙백 걸린 것으로 거기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교환하였습니다. 이 사건이 보여주는 것은 북한은 정치적 지렛대로 쓰기 위해서라면 경제적 이익을 쉽게 희생시킬 수 ... more

Commented by 지나가던이 at 2009/03/07 06:38
진짜 힘이란 상대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란 뜻이군요. 북한의 능력을 파악하고 다루기에 나서는 건 우리에게 참 힘든 과제임은 틀림없군요. 우리는 과거의 6.25와 경제적으로 못살았던 시절을 거칠 때 계속 자원의 양과 질에서 비교를 해왔기에 실제 전략에서는 아무래도 초보일 가능성이.. 단, 이 시험을 통과할 수 있다면 세계적으로도 괜찮은 경험이 쌓일지도 모르겠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8 16:16
네, 잘 보셨습니다.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는 힘이란 공허한 거지요. 어쨌든 북한은 종종 중국이나 러시아까지도 농락하는 걸 보면 대단합니다. 이렇게 권력정치란 측면에서 볼 때 북한은 정말 뛰어난 플레이어이기 때문에 상대의 솜씨를 충분히 인정하고 얕보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Crete at 2009/03/07 08:18
한 1/4쯤 읽었을 때, "북한 얘기구나!" 싶었습니다. 많은 insight를 얻었습니다. 저도 북한 얘기로 오늘 포스팅 하나 했습니다. 조금 시각은 다르지만 링크를 걸겠습니다.

남북평화의 시장가격: 민항기 북한 상공 우회를 보며
http://bloggernews.media.daum.net/news/2672998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8 15:56
사실 이 글은 본질적으로 권력에 대한 이야기지 북한에 대한 이야기는 아닙니다. 끝에 첨부한 북한에 관한 이야기는 파워폴리틱스를 받아들였을 때 자연히 도출되는 예시일 뿐이구요. 골드워터 풍으로 이야기하자면 북한은 "mere another target"인 셈이죠.
Commented by 행인1 at 2009/03/07 08:51
그나저나 이제 남한이 뭔가 전략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하긴 할 것 같은데 그게 뭐가 되어야 할지... 당장은 지금의 '모래 속에 머리 처박기'부터 어떻게 해야할듯 싶습니다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8 15:40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 글의 결론은 전략 혹은 자원 중 어느 쪽이 문제인지는 정확히 말하지 않습니다. 그건 좀 더 구체적인 분석이 필요한 부분이지요.
Commented by 러브앤피스 at 2009/03/07 09:25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블로그 링크 신고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8 15:37
네, 반갑습니다.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9/03/07 09:45
5번의 '약소국은 강대국을 상대로 한 흥정에서 어떻게 이길 수 있는가'에서 약소국의 선택으로 드신 여섯개의 예시가 아주 재미있군요. 6번을 제외한 1~5번은 이승만도 즐겨쓴 방법인데 1949~50년에는 쪽박을 찼고 1953~54년에는 대박을 터트렸지요. 북한은 여기에 가끔씩 6번도 구사할 줄 아니 문제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8 16:20
하하, 네. 이승만도 권력 감각이 아주 훌륭한 노회한 정치인이 아니겠습니까. 참고로 그 예시는 주로 젠슨의 『외교정책의 이해』를 참고한 것인데, 북한이 아니라도 널리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사례들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umberto at 2009/03/07 10:00
큰부자와 작은부자(나) 옆에는 유명한 개망나니가 살고 있다. 물론 이사는 불가능하다. 가끔 행패를 부린다. 패 줄수도 있지만 친척인데다(ㅠㅜ) 워낙 지독한 놈이라 내가 조금 다칠 수도 있다. 특히 우리집 유리창, 내가 아끼는 살림살이가 깨질 수 있다. 나랑 거래하는 놈들이 이 꼴을 보면 위험하다고 거래 끊을지도 모른다;;;;;; 어쩌지?

1) 대충 어디 취직이라고 시켜준다. 저도 지 손으로 밥이라도 먹으면 정신 차리겠지.

2) 1번은 비굴하기 짝이 없는 짓거리다. 저런 양아치는 내 친척도 뭤도 아니고 무조건 쌩까는 게 최고의 방법이다.

장, 단점

1) 취직시켜 주느라 내가 좀 고생이긴 하지만 그래도 조용하다. 그럭저럭 조금씩 마음을 잡는 것도 같다. 마음만 잡으면 잘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장점)
그런데 마음 잡는 속도가 느리다;;;; 여전히 가족들을 쥐어 팬다;;;;;;; (단점)

2) 신경 끄니 편하다. 욕하고 싶은데 억지로 안참아도 된다.(장점)
그런데 우리집 문 앞이 시끄럽다;;;;;;;; 개망나니라도 친척인데 인정머리 없다고 욕먹는다;;;; (단점)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15:17
잘 읽었습니다. 이런 식의 비유가 전달력이 큰 것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Ya펭귄 at 2009/03/07 10:23
표면적으로는 현 '가카'정부의 행동양태 변화가 부쾌돌이들의 도발을 유발했다고 볼 수도 있는 일인데...

이면적으로는 슨상님정부와 통장정부에서 깔아놓았다고 하는 포석들이 '전혀'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상황인 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8 15:42
그 '포석'론은 저도 회의적입니다.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9/03/07 11:02
우리는 이미 잃기 두려운 것이 너무 많아져서.....
그런 의미에서 우리도 경제를 더욱 가라앉혀서 잃을 것이 없는 상태를 일단 만든 후에
이판사판으로 북한에게 그대로 갚아주는게 어떻겠습니까? ^^;
Commented by -_- at 2009/03/07 12:48
이거시 가카의 심모원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15:17
고육계!
Commented by Luthien at 2009/03/07 11:10
아니, 이거 떡밥을 너무 많이 뿌리신 거 아닙니까. (...)
다음 글 내지 다다음글까지 가야 완성형이 하나 나올듯.;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8 15:41
이 글은 가능하면 이 글 자체로 완결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데… 뭘 더 해 주기를 바라심? ;-)
Commented by 림rym at 2009/03/07 11:28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 북한과의 전쟁은 정말로 일어날 수 있고, 우리나라는 다수의 국민들이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보다 더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을 것같다는 , 생각이 듭니다 .ㅜ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15:22
네 맞는 말씀입니다. 북한은 우리에게 큰 피해를 입힐 능력이 있고, 앞으로도 계속 그 능력은 유지하려고 할 것입니다. 사실 북한의 비대칭 전력 강화는 그러한 능력을 유지, 강화하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9/03/07 11:36
여.. 연습문제!!!

생각해보면 한국은 주변국을 상대함에 있어서도 강대국의 해법과 약소국의 해법이 모두 필요한 경우가 많은 것 같아 그만큼 머리가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 -_-;;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8 15:47
말씀하신 대로 약소국 쪽의 전략도 여전히 우리에게 필요한 부분이지요. 나보다 약자는 짓밟고 강자는 후리면서 신분상승을 꿈꾸는 대하 막장 휴먼드라마(?!) 여야 할텐데요.
Commented by nishi at 2009/03/14 19:05
/sonnet
오오.. 약자에게 강하고 강자에게도 강한.. 그야말로 천상천하 유아독종(?)

이 땅에 그 정도의 대인배 지도자가 다시 나오기가 과연 쉬울까요? ^^;
가능성이야 없지는 않겠습니다만 ^^;;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9/03/07 12:00
북조선이 "남한 민항기 안전 보장 못해 왱알왱알" 했을 때 "그럼 영공 통과료는?" 부터 떠오르던데요. 1년에 50억~60억원 정도는 뽀글이한테 껌값인 모양이죠. 배가 불렀어요.
Commented by 漁夫 at 2009/03/07 12:11
Crete님 분석을 보면 명확하지만 뽀글이는 숨겨진 '일빠'였던 것입니다 (먼산)
Commented by Crete at 2009/03/07 13:29
논리상으로 보자면 일빠는 이명박 대통령이죠...

북한을 자극한 장본인이니....

그런데... 북한이 배가 불러서 저런 일을 벌이는 건 아닐겁니다.

그런데 남한이나 북한이나 이렇게 상황을 악화시키는 치킨 게임을 어디까지 지속할 배짱이 있는 건지 전 그게 이해가 되지 않아요. 북한이야 이미 소넷님이 지적해 주신 것처럼 끝장을 보는 것이 체제상 가능하겠지만, 남한은 현재 그럴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

가뜩이나 외부에서 자극이 많고 그 자극에 제대로 대처를 못해 상황은 점차로 악화되어 가는데... 북한 변수마저 더 악화되면 외국은행들 입장에서 외채에 금리 인상하는 건 거의 불을 보듯이 확실한데...

그걸 다 감안하고 북한을 압박하는 건지... 그만큼 정말 경제 운영에 확신이 있고 모든 상황을 자신감있게 장악하고 있는 건지 그게 영 .......

지금까지 지켜본 이명박 정부의 능력으로 볼 때.... 아무 생각 없이 손 놓고 있는 것 같아 보이는데.... 쩝....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9/03/07 18:17
뽀글이 측근 중에 일본 요리사도 있었고, 그 큰아들이야 오타쿠의 풍모를 갖추긴 했죠.

예전부터 죽 나오는 얘긴데, "배고파서 저런다"는 해석이 있죠.
http://media.daum.net/foreign/view.html?cateid=1043&newsid=20090307104210481&p=nocut
예전 탈레반의 바미안 석불 폭파와 비슷한 성격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떻게 봐도 정상적인 국가의 행동은 아닙니다. 그런데 봐 줬으면 하는 쪽들 모두가 제 코가 석자라서, 큰 관심을 못 끄는 듯 하군요.
기업들이 투자할 데가 없어서 사내에 돈을 쌓아두는 상황이고, 세계 각국의 기준 금리가 밑바닥을 향해 가는 상황에서, 과연 외채 금리가 오르긴 할까요. 돈을 빌릴 일이 있어야 금리가 오르는 게 상식인데요.
Commented by Mr술탄-샤™ at 2009/03/08 00:02
바미얀 석불은 보여주기 행태와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이슬람의 창시자 무함마드가 메카의 우상숭배자들에게 박해받아 쫓겨난 이후로, 또 우상숭배가 유일신교에서 큰 죄이며 코란에서 우상파괴가 기록된 이후 우상은 반드시 파괴되어야 하며 놔둬서는 안되는 것이었습니다.

바미얀 석불은 과거에도 여러 군주들에 의해 대포 공격을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근데 빗나가서 그냥 지나갔죠. 아프간 어디에서도 그걸 숭배하지 않으니 그냥 방치했습니다만 이슬람 원리주의를 배워 조직 이름도 학생들(탈레반) 인 그네들이 바미얀 석불을 파괴하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국제정치상의 보여주기의 의도로 바미얀 석불 폭파를 보는 것은 그네들의 정서적인 근본을 배제한 해석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9/03/08 00:39
바미얀 석굴 파괴에서 종교적 이유는 핑계일 수도 있습니다. 당시에 좀 다른 얘기도 있었죠. 저한테는 당시 아프간이 지금 북조선 상황하고 많이 비슷해 보이는데요.

탈리반 극단행동, 벼랑끝 몸부림
오랜 내전, 유엔 경제제재로 국토 폐허 … ‘바미얀 석불’ 파괴는 국제사회 항의 표시
http://www.donga.com/docs/magazine/weekly/2005/01/13/200501130500024/200501130500024_1.html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15:24
이게 뭐랄까... 북한의 계산은 남한이 자신들보다 더 chicken이라는 데 배팅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북한의 발언을 잘 보면, 일이 잘 풀리지 않았을 때 자신들의 말을 주워담기 위한 포석도 깔려 있거든요.
Commented by 三天포 at 2009/03/07 12:02
머리속에서 예제가 휙휙 지나가던중 연습문제;

앜ㅋㅋ 실용적이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9 18:15
하하, 제가 이론을 한 번 훑고 나서 문제풀이로 마무리하는 이런 구성을 좀 좋아합니다.
Commented at 2009/03/07 12:1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15:25
네, 반갑습니다.
Commented by 윙후사르 at 2009/03/07 12:19
확실히 방법은 전략을 바꾸는 것이지요. 제가 보기엔 후계구도에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아니면 평화적으로 대하면서 강경파들 입지를 약화시키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19:40
전략을 바꾸는 건 분명히 두 가지 길 중 하나인데, 어떤 전략이 가능하고 좋은지에 대해서는 검토해 볼 요소가 무척 많은 과제인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teferi at 2009/03/07 12:25
가장 확실한 방법은 우리 측에는 전쟁이건 평화건 무차별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준비를 갖추고 적에게 택일을 강요하는 것이 되겠죠. 예를 들어서 각종 대피시설, 방어시설을 확충하여 북한의 장사정포와 핵무기, 생화학무기의 위협을 완전히 방비할 수 있게 된다면 북한측에 전쟁이나 굴복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쟁을 선택한다면 물리적 수단으로 핵무기를 파괴하면 되고 굴복을 선택하면 북한 스스로 핵무기를 파기하겠죠.
Commented by 행인 at 2009/03/07 12:46
그러면 다른 여타 국가덜과는 어떡하면 됩니까?
Commented by -_- at 2009/03/07 12:49
진심으로 이게 가능하다고 믿는겅미?
Commented by asianote at 2009/03/07 14:41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할 수 밖에 없군요.
Commented by teferi at 2009/03/07 14:54
무차별하지 않다면 상대방이 그 차이를 이용하게 됩니다. 전쟁이 평화보다 더 열등한 선택이라면 전쟁을 선택하지 않는 대가로 엄청난 양보를 강요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그 때문에 우리가 아무리 자원이 우월하더라도 북한에 아무것도 강요할 수 없고 오히려 양보를 강요받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9/03/07 15:13
요즘 뜸하다 했더니, 용자가 돌아왔군요.

"작년에 왔던 각설이, 죽지도 않고 또왔네~ 얼씨구씨구 들어간다, 절씨구씨구 들어간다~"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9/03/07 18:21
스커드 미사일 표적으로 딱 좋은 제이롯데월드는 뭘까. 아무리 떠들어도 가카 귀에는 안들려~ 안들려~
Commented by paro1923 at 2009/03/08 00:33
그렇게 해서 무너질 북한이었다면
구태여 그런 방법 안 쓰고도 김일성 사후에 진즉에 히떡 넘어갔겠지만 말이지요...
Commented by 파파라치 at 2009/03/08 11:45
대규모의 토목공사를 통한 경기부양책이라면, 확실히 대운하보다는 낫겠군요.
Commented by 리스 at 2009/03/07 14:16
우와 정말 깔끔하신 정리! 둘 다 맞는 말씀이신 것 같아요^^
1) 물질적 자원만이 power를 측정하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특히 전쟁론에서 국내 여론의 뒷받침의 중요성이 빠지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더욱..)
2) 지금까지의 전략이 졸렬하다 - 이건 1)과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는 문제이기는 하지만, 아무튼 mess였다는 것만은 뭐 부인할 수 없는 듯.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9 18:14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까지의 전략은 만족스럽지 못한 것은 사실인데, 훨씬 좋은 대안이 있는데 단지 그걸 아직까지 찾아내지 못했거나 시험해보지 못했을 거라는 가정은 명확한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요. 이것은 개개의 아이디어를 놓고 따져 봐야 하는데, 이 글의 범위를 넘는 것 같습니다. 연습문제에 그런 것까지 요구하기는 좀 ;-)
Commented by Zinn2 at 2009/03/07 14:47
sonnet님 글을 읽으면서 느낀건데 사건의 결과보다는 분쟁의 과정같은것에 더 초점을 맞추시는 느낌이네요 전략 전술이랄까?
*햇볕정책이 나름 유용한 전략이었다 라고 생각되는 이유는 뭘까요? ㅋㅋ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9 18:10
저는 햇볕정책이 어떤 더 큰 전략을 위한 도구로서는 유용하다고 봅니다. 그러나 유화 일변도로는 상대에게 이용만 당하고 끝날 위험성이 너무 큽니다.
Commented by 액시움 at 2009/03/07 15:24
약소국이 강대국을 상대로 사용할 수 있는 카드 목록에서 3번과 4번은 치킨 게임에서 승리하는 전략과 똑같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9 18:09
그렇죠.
Commented by 나인테일 at 2009/03/07 18:16
상호의존성이라는 측면도 있지요. 북한과 남한이 각자 세계와 담을 쌓게 되면 손해 나는건 남한 뿐이라는 것이지요. (왜냐면 북한은 이미 이제까지 그래왔으니까..;;;) 세계 경제와의 단절이라는 것은 남한에겐 굉장히 무서운 협박이지요. 그리고 북한은 이를 실현할 능력이 있고요.

그래서 햇볕정책이라는게 북한 경제의 대외의존성을 더욱 높여 이런 카드를 못 써먹게 하겠다는 것이었습니다만 이제는 뭐 그냥...(...에휴....)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9 18:07
그 상호의존성의 허상에 대해서는 빅터 차가 아주 통렬한 비판을 가한 바 있습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8/12/11/2008121101786.html
Commented by 일화 at 2009/03/09 21:16
그야말로 통렬한 비판이로군요. 덕분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pep군 at 2009/03/07 19:11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게 하는건 결국 각론 아닌가요? 당장 남한에 없는건 북한과 무엇을 이루고 싶은지에 대한 목표가 아닐까 싶습니다만..

전쟁을 해서라도 북한을 병합하겠다는 목적인건지, 북한 정권과의 대타협을 통해 1국가 2체제의 식인 점진적 통일을 할건지, 남한의 재력을 지금보다도 높여서 독일의 경우처럼 북한을 아예 흡수통일 해버릴건지, 아니면 북한을 그냥 다른 나라 취급하며 서로 갈길을 가겠다는건지.

어느쪽이 남한의 목표이냐에 따라 남한이 걸어갈 길이 달라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 길을 걷는 방법론은 후에 고민할일이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20:01
그런 목표는 사실 통일되어 있지 않고 쉽게 통일된 결론이 나올 것 같지도 않습니다. 냉전을 돌이켜보면 소련의 퇴각과 평화적 붕괴 과정을 미국은 예측하지 못했고, 그것을 목표로 하지도 않았습니다. 서독이 동독을 흡수한 과정도 서독 지도부가 계획한 장기계획을 따라 진행된 것은 아닙니다. 이런 상황에서 모든 문제를 top-down하게만 접근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북한의 핵폐기는 우리 정치권 내에서, 그리고 우리 주변 강대국들(6자 회담) 사이에서 합의된 최대공약수적인 문제입니다. 각론을 하나씩 해결하면서 불확실한 총론에 어떤 변화가 있을 때까지 bottom-up하게 진행해 나가는 것은 꼭 이상한 접근법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kkkclan at 2009/03/07 19:27
읽으면서 자연스레 어 북한이야기가 나오겠네... 싶었습니다. 좋은 분석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20:07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셨나 봅니다. 이스라엘 인들에게 이 글을 보여줬으면 그들은 또 그들 고유의 시각을 보여주지 않았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leopord at 2009/03/07 22:35
행위자 이론과 모형화 분석은 명쾌하고 흥미롭지만, 권력변환(전략)은 종종 결과론적이어서 모호할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이렇게 되면 결국 주체의 역량(북의 표현 말고 말입니다.)에 달렸다가 되는데, 유형화된 전략분석으로는 지정학적·경제지리적 환경과 역사적 배경이 삽입될 때 난관에 부딪힌다는 인상입니다. 물론 후자의 난점을 가능한 해결하기 위해 행위자 이론이 도출되었겠지만요(인과가 섞여버리는군요-_-;;).

북한의 변화를 견인하기 위해 유형화된 전략을 복합적으로 구사(논란은 많지만, 햇볕정책과 군사대비태세의 공존이 한 예가 될 듯 싶습니다.)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이번 정부도 문제이지만, 현 정부의 삽질로 차기 정부 때의 국제정치환경이 악화되는 것 그것이 가장 걱정입니다.

국제정치분석 재밌었습니다. 블로그 강의 잘 듣고 갑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20:06
권력변환은 경제학에서 말하는 총요소생산성처럼 일종의 '나머지 몽땅'을 쓸어넣은 블랙박스라고 할 수 있지요. 정치학은 매우 유감스럽게도 이 블랙박스의 내용을 분석하는데 매우 피상적인 성과밖에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편입니다.
Commented by categoriae at 2009/03/07 22:54
강대국과 약소국간 다툼이 있을 때 '걸려있는 몫'의 크기가 서로 다르다는 것은 (3) 과 (4)로 환원되는 것인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9 18:05
(2)번도 해당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하여간 거기 있는 여섯 가지는 단순한 예시이고 모든 가능성을 포괄하는 분류 같은 것은 아니라 빠진 것이 많이 있을 수 있습니다.
Commented by reske at 2009/03/08 00:02
일각에서 GDP차이를 논하며 뭐 북한은 이미 아오안 수준.. 이라는식의 이야기를 하는 것 같은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면 다소 거부감을 느낍니다. 과연 북한의 "권력"이 경제력만으로 측정될수 있는것인가. 경제력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북쪽 공화국의 저력이 분명히 있는 것 같은데 말이지요.. 확실하진 않더라도 유사시 (남한을 타겟으로) 가능한 핵공격 이라던가.. 막대한 숫자의 특수부대라던가.. 일각의 낙관론자들이 비 경제적인 측면에서 가진 북한의 레버리지를 너무 과소평가하는 것 같더군요.

저도 적극 공감합니다. 우리가 우리의 역량을 영향력이라는 형태로 전환하지 못한다는 부분은 말이지요. 현재 상황으로 보면 남측은 북측에 대해 거의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이는데..(거의 핵협상에서 우리측의 의사는 반영시키지 못하는 그런 모습을.. 으음...) 우리의 국력이나 국가적 자산이나 이런 것들이 북한에 압도적으로 밀리는 것도 아닌것을 보면.. 그건 뭐 전략에 큰 문제가 있는 것 같네요.. 미국이야 이쪽에 신경 못쓰는게 그렇다 쳐도, 남측의 무능력은 좀 심각한듯.

그나저나 이명박 정부의 "상호주의 원칙론"은 어쨌거나 기존의 남한이 지닌 자원을 일종의 영향력으로 전환시키려는 시도였다고 보이는데.. 결과가 영... -_-; 어디가 잘못된걸까요... -_-?;;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20:10
사실 저는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은 큰 줄기에서 봐서 옳은 방향으로 옮겨가는 과정이라고 봅니다. 북한이 이를 불만족스러워하는 것 자체가 방향이 맞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아닐까요.
Commented by reske at 2009/03/08 00:05
그러고보니 북한은 소넷님의 1~6번을 모두, 그것도 아주 잘, 행사하는군요.. 생각해보면 100년후쯤의 국제정치학 개론서에서는 북한에 대해 아주 자세하게 배우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째 역사책에서나 보던 신통방통한 정치적 권모술수-_-를 눈앞에서 보는 셈이라.. 그러고보면 북한은 조지프 나이가 지적하는 "상호의존보다는 현실주의가 더 잘 적용되는" 그런 나라인듯;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9 17:59
하하, 정말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북한은 정치와 협상 측면에서 볼 때 현실적이고 아주 쿨한 친구들이지요.
Commented by sprinter at 2009/03/08 13:07
여기서 말하는 리소스와 전략의 범위가 너무 넓은듯 합니다만...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논해야 하는 걸까요?

일반적으로 남한의 군사력, 또는 남한의 군사력 + 주한미군의 군사력은 북한이 전쟁을 시도할 경우 이를 격퇴할 수 있는 정도의 능력은 있다는 것이 정설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격퇴'하는데는 이미 '충분한 자원'이 있겠죠.

하지만 그정도의 자원이 '미세한 도발'을 막을 수 있느냐, 또는 '우리가 원하는 이슈를 강요할수 있느냐'로 가면 차이가 크겠죠. 남한 또는 남한 + 미군의 경우 아직 이정도의 파워는 갖지 못했다는 것이 지난 10년의 결과로 나타나다고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고 봅니다.

일반적으로 남한에 자원이 충분하다고 이야기 할때는 전자의 이야기이며, sonnet님이 지적하시는 부분은 후자의 이야기인바, 후자의 목표를 어떻게 취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가 아마 연습문제의 핵심인듯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20:15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중요한 동기는 지난 10여년 동안 전자의 답을 후자의 답처럼 정치적으로 세일즈하는 사람들을 자주 보았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들을 논박하기 위해서는 자원과 영향력간의 관계를 체계적으로 설명할 필요가 있는데, 필요할 때마다 적시에 하기가 힘들어서 몇 년 동안 미루어 왔었지요. 이 글은 그간 조금씩 작업해 오던 것을 드디어 완성시켜 공개한 것입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09/03/08 14:55
미쳐 보이긴 해도 실제론 '똑바로 미친' 녀석 북한... 이 양반들을 어찌하리오...;;;

결국은 '사자와 모기' 같군요. 사자의 영향력이 아무리 세어도
실제로 영향력을 미치는 건 모기 쪽이지, 사자 쪽은 끼칠 수 없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20:03
그런 비유도 재미있는 것 같습니다 ;-)
Commented by 일화 at 2009/03/09 13:55
달의 책만 읽었던 지라 그게 일반적인 정의라고 믿고 있었네요... 확실히 현실을 충분히 반영한 이론일 수록 다루기가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인 법칙인지라, 영향력이론의 위치가 그렇게 확고하지만은 않겠네요. 근데 어째 소넷님의 뜻과 달리 연습문제에 열을 올리는 분들이 많은 듯?!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09 17:55
달의 정의는 교과서 등에서 아주 널리 소개되는 가장 유명한 정의입니다. 다들 이게 학생들에게 개념을 심어줄 때는 명료하고 좋다고들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말씀하신 대로 실증적 연구에는 잘 쓰이지 않지만요. 예를 들어 Lukes의 권력이론( http://sonnet.egloos.com/4048564 ) 도 달의 개념을 '기성 이론'으로 놓고 이를 비판하고 정교화하는 접근을 취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겨울 at 2009/03/11 01:17
소넷님의 답글에 의하면 오히려 연습문제를 위해 이론을 만들어내신 것으로 보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1 06:47
겨울/ 여기 소개된 이론은 만들어낸 게 아니라 기존에 잘 알려져 있던 것들입니다. 이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이스라엘-히즈불라, 미국-베트남, 미국-이라크, 소련-아프가니스탄, 미국-쿠바 등을 다루는 데 똑같이 적용될 수 있으며, 이 블로그에서 지난 수 년간 이들 주제를 다룬 양은 북한 문제를 다룬 것보다 훨씬 많습니다. 아울러 이는 한국이 약소국 입장에 서서 미국, 소련/러시아, 중국, 일본 등을 상대할 때도 적용될 수 있지요. 이 글을 읽고 많은 사람들이 북한을 떠올렸다면, 그것은 한국 독자들의 국제관계에 대한 관심사가 비교적 좁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sprinter at 2009/03/09 18:58
문제는 지금 '연습문제에 답을 해야 할 때'가 온것 같다는거 아닐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9/03/10 20:03
제가 한다고 그게 답이라고 받아들여질지는 좀 의문이지만… 일단 가능한 몇 가지 논점을 건드려 보기는 하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surensnyper at 2009/05/20 00:56
국제정치학을 공부하는 학생입니다.
개론서를 읽던 중에 '힘의 정의'에 대해 이해가 가지 않아 인터넷을 뒤지던 중에 여기를 찾게 되었습니다.
혹시 조슈아 골드스타인의 '국제관계의 이해' 를 번역한 것이 아니신지요?
매우 흡사해서요...
제가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은 이것입니다.
즉,

"더 큰 문제는 나의 파워가 존재하지 않을 경우 상대가 어떤 행동을 했을지를 알아내기가 아주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실질적으로 미래를 예언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다보니 이는 순환논리의 위험을 만들어낸다. 즉 파워가 영향력을 설명하고, 다시 영향력이 파워를 재는 잣대가 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원인과 결과가 뒤섞이면서 파워라는 개념을 가지고 사건의 원인을 설명하기가 힘들어진다. "

왜 이것이 순환논리라는 것인지 잘 이해가 안되네요.
힘을 영향으로 정의할 때 영향력이라 하고, 소유물로 정의할 때 능력 또는 잠재력이라고 알고 있습니다.

힘=영향력일 때,
1. 달의 논리에 따르면 힘이란 그것이 없었다면 다른 행위자가 하지 않았을 행동을 하도록 만드는 능력이므로,
2. 내가 힘이 없다면 다른 행위자가 무엇을 할지 알 수 없게된다.
3. 힘이 영향력을 설명하고, 영향력이 힘을 재는 잣대가 된다.
4. 따라서 원인과 결과가 반복되는 순환논리에 빠진다.

3번의 힘이 영향력을 설명하고, 영향력이 힘을 재는 잣대가 된다는 건 무슨소리인가요?
힘을 곧 소유가 아닌 영향으로 보는 전제가 이미 깔린 것 아닌가요?
거기서 힘이 영향력을 설명하고, 영향력이 힘을 재는 잣대가 된다는 이야기는 아무 의미없는 소리인거 같습니다. 그저 동어반복인 것 같은데...
Commented by sonnet at 2009/05/20 14:21
네, 앞부분은 주로 그 책에서 온 것이고 5절은 젠슨의 책을 요약한 것입니다. 끝에 적었다고 생각했는데 빠져있네요. 죄송합니다. 고쳐놓지요.


제 생각에는 '소유'와 '영향'을 명료하게 대립적으로 놓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하시게 되는 것 같습니다. 달의 정의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능력"입니다. 그런 능력, 즉 영향력을 갖고('소유'하고) 있다는 식의 용법으로 쓰이지요.

누구의 정의를 택하든 간에 파워는 원인이고, 상대의 행동은 결과인데, 인과관계를 명료하게 논하기 위해 원인과 결과를 분리시켜 조작하려고 보면 influence는 그 결과에서 역으로 도출된 것이어서 인과관계를 논하는데 쓰면 순환논리가 됩니다. 이는 influence가 막연한 개념이고 실제로는 원인과 결과 양 쪽에 걸쳐 있어서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즉 "힘(원인)이 영향력(결과)을 설명하고, 영향력(결과)이 힘(원인)을 재는 잣대가 된다"라고 이해하시면 보다 쉽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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