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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원리주의에 대한 단상
앞서 소개했던 사카키바라의 글 시장 원리주의의 종말에 개인적인 의견을 좀 덧붙여 볼까 합니다.


우선 금을 선호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유에서부터 시작해 보기로 하지요.

그런 사람들 중에는 투자 수단으로서 적합하다고 생각해 금을 매입하는 사람도 있겠고, 소재로서의 미적 특성에 만족해 금붙이 장신구를 자주 사모으게 된 사람도 있을 겁니다. 여기까지는 약간의 편차는 있을 지언정 대략 상식적인 행동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어떤 사람이 금을 좋아하다 못해 집에 금송아지를 빚어 놓고 하루에 다섯번씩 절을 하기 시작하면 어떨까요?

아마 집에서만 절을 한다면 그래도 큰 문제는 되지 않을 겁니다. 그러나 그런 경지에 도달한 이들은 확신에 찬 사람들이기 때문에 대개 거기서 멈추진 않지요. 만나는 사람들에게마다 너도 금송아지에게 절을 같이 하자고 권하고 다닌다거나, 그가 권력자여서 모든 백성들에게 금송아지에게 절을 드리도록 칙령을 내린다면?

이것은 금이 수단으로서의 정상적인 역할을 벗어날 경우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아울러 이것은 시장 원리주의자들의 전형적인 특징이기도 합니다. 시장 원리주의자들은 시장의 우월성과 적합성에 대한 특별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들에게 어떤 문제가 주어지면, 반사적으로 시장을 이용한 해결책을 내놓고 그것을 옹호하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곤 합니다. 그들에게 있어 시장이란 어떤 요리에 넣든 음식 맛이 200% 좋아진다는 마법의 조미료와 비슷한 지위를 갖고 있는 것이지요.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갈 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우리가 알고 있는 정책 수단 중 매우 강력하고 효과적인 것이며, 아마도 우리의 도구 상자에 있는 것 중 제일 우수한 도구일 거라는 점입니다.

그러나 제일 우수한 도구라는 것과 마법의 조미료와는 중요한 차이가 있습니다. 마법의 조미료는 성적으로 말하자면 언제나 +α점을 만들어주는 물건인 반면, 제일 우수한 도구라는 개념은 평균을 냈을 때 상대적인 성능일 뿐 그 도구가 현 상황에 적합한지 혹은 부적합한지나, 성적의 평균기대값, 편차에 대해서 말해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앞선 글에서 사카키바라는 "어떤 사람이 시장 원리주의자의 관점과 공산주의자들의 시각에서 본다면 둘(정부와 시장)은 대체물로 보일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는데, 확실히 둘은 닮은 구석이 많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이 자본주의나 시장경제에 대해 본능적인 혐오와 거부를 보이는 것처럼, 시장 원리주의자들 또한 시장이 할 수도 있는 여지가 있는 모든 일은 시장이 가장 잘 할 수 있다라는 대전제 하에서 시장의 역할 확대에 방해가 되는 모든 것에 대해 적대적이기 때문입니다.


앞서 시장이란 수단은 우리의 정책 도구 상자에서 가장 우수한 것일 거라고 이야기한 바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의 도구 상자에서 시장은 평균점수 40점으로 종합평균 1위를 달리는 도구라고 해 봅시다. 당연히 이 말은 모든 경우에 시장이 40점을 보장해 준다는 이야기일리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는 60점, 또 어떤 경우엔 30점, 또 20점 이런 식일 수가 있겠지요. 그러다보니 가끔은 시장이 낮은 점수를 보이는 문제에 대해 다른 대안들이 보다 좋은 점수를 내는 경우가 있기 마련입니다.

거의 모든 국가는 전시가 되면 정부의 권한을 강화합니다. 총력전 같은 본격적인 전쟁이 되면 전체주의 국가는 물론이거니와, 자유시장경제에 가장 크게 의존하던 국가들 조차도 시장에 대한 의존을 크게 줄이곤 합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의문을 던져 볼 필요가 있습니다. 평상시에 정부의 관료주의가 지체와 비효율성을 낳는다는 인식이 그처럼 널리 퍼져 있는데, 왜 전시에는 다들 정부의 통제와 동원이라는 수단을 향해 몰려드는 것일까요?

미국의 자동차 생산(1900~) :
제2차세계대전 기간 중 자동차 생산이 0로 떨어진 것은 시장에 의한 결과가 아니었다.

흔히 시장은 가장 효율적으로 정보를 배분하는 수단이라고들 합니다. 그래서 시장경제는 명령경제보다 우월한 결과를 낳았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전시에 적국을 압도해 승리하고자 하는 국가라면 그 어느 때보다도 효율적인 정보배분 수단을 활용하여야 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참으로 이상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해선 완벽한 것은 아니더라도 한 가지 설명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경험적으로 보면, 시장은 위기에 취약합니다. 그것도 다른 대안적 수단들에 비해 더 심하게 취약한 경향이 관찰됩니다.

1) 이번 미국의 금융위기가 발생하자 다수의 금융기관이 보유중인 많은 모기지 기반 증권들은 사실상 거래가 중단되어 시장 가격을 매길 수조차 없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즉 이 상품에 대한 시장이 스스로 붕괴되어 버린 것입니다. 그 증권들을 구성하는 모든 모기지 채권이 몽땅 채무불이행 사태에 빠질 가능성은 거의 없으며, 과거 사상최악의 상황(25%의 실업률!)을 자랑하던 세계대공황 당시 부실 모기지 채권을 처리했던 HOLC의 경험을 보더라도 이 중 상당수를 살려내 적어도 본전 이상은 건질 가능성은 충분히 열려 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설마 지금 시장은 1930년대의 세계대공황 보다도 훨씬 엄혹한 대파국이 우리를 덮칠 것이라고 예견하기 때문에 그 합리적 기대를 반영해 붕괴한 것일까요?

2) 사카키바라 역시 비슷한 사태를 지적합니다.

1997~98년의 [아시아 외환] 위기들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우리 모두가 배운 한 가지 교훈은 그것이 환율이든 이자율이든 간에, 가격의 자유로운 움직임이 반드시 시장에서 균형을 회복시켜주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었습니다. 많은 신고전파 경제학자들은 만약 환율 -예를 들자면 인도네시아의 루피 화- 이 충분히 평가절하된다면, 수요공급은 그 지점에서 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기는커녕, 많은 경우 시장은 그대로 붕괴되고, 환율은 끝없이 떨어졌습니다.


3) 마찬가지로 (변동가능한) 고정환율제이던 브레턴우즈 체제 시절, 자유변동환율제를 지지하던 밀튼 프리드먼은 환율이 비정상적으로 오르거나 떨어질 경우 이를 공격하는 반대투기가 일어나 투기꾼들은 환율 안정화 세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논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런 환율 안정화 투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세를 거스를 수 있는 배짱투자가는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입니다.
이번 미국 금융위기 사태의 경우 워렌 버핏은 골드먼 삭스에 50억 달러를 투자했습니다. 객관적으로 보면 아주 좋은 거래조건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요즘같은 상황에 이런 식으로 투자은행에 돈을 묻어둘 간 큰 투자가가 얼마나 되겠습니까?

4) 세계대공황 당시 은행예금인출사태(bankrun)로 큰 곤욕을 겪은 후, 세계 각국에서는 정부가 주도하는 예금보험 및 중앙은행의 최후의 대부자 역할을 통해 이런 공황상태를 예방하는 것이 표준적인 관행이 되었습니다. 이 또한 시장은 스스로 만든 혹은 자신이 빠져든 공황을 적절히 벗어날 능력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좋은 예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평온한 일상적 환경에서라면 대개 가장 좋은 성과를 가져다 주며, 장기적이 될수록 더 효율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정리를 해 보자면, 우리처럼 상식적인 수준에서 "도구로서" 시장을 존중하는 사람들은 좌 우 양 측면에서 적을 만나게 됩니다. 즉 오른쪽에는 시장이 잘 하건 못하건 그에 대한 믿음을 거두지 않는 "믿쑵니다"파 시장 원리주의자들이 있고, 왼쪽에는 시장이 잘 하건 못하건 간에 꼬투리잡을 거리를 찾아 어슬렁거리는 "거봐라"파 반시장주의자들이 웅거하고 있는 셈입니다.


시장원리주의자와 반시장주의자 같은 극단주의자들 사이에서 우리는 어떻게 성공적으로 균형을 잡을 수 있을까요? 이럴 경우에 대해 스티글리츠는 다음과 같이 지적합니다.

그렇지만 시장 메커니즘을 포기하는 데 따르는 비용도 있는데, 이 비용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거의 모든 중앙집권적 배분 메커니즘이 시간에 따라 점증하는 문제에 부딪친다. … 시장 메커니즘이 더 오랫동안 정지될 때, 시장이 가져와서 비시장 메커니즘이 이용하는 정보는 점점 더 낡아빠진 것이 된다. 비시장 메커니즘은 이 오랜 시간 동안 작동하게 되는데, 그것이 사용하는 정보는 시장이 작동하고 있는 동안 제공된 정보이다. 그러나 최신의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고, 결국 시장은 복구되어야 한다. 따라서 어떤 조건하에서는 위기 동안 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타당하다. 그러나 시장을 포기하는 것이 시장과정을 폐기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시장이 불완전하다는 점, 시장 메커니즘의 일부 장점이 - 혹은 적어도 시장이 제공하는 정보가- 이 집권화의 장점과 잠시동안 결합될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Stiglitz, Joseph E., Whither Socialism?, MIT Press, 1994
(강신욱 역, 『시장으로 가는 길』, 한울 아카데미, 2003, pp.256-257)

즉 위기 상황에서 단기 극약처방이라는 단서를 붙인다면, 시장 메커니즘을 정지시키는 것 조차도 시장을 완전히 저버리는 것이 아니며 시장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이해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스티글리츠의 처방은 기본적으로 수단의 장점보다는 단점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즉 위기때는 시장이 약점을 노출하니까 비시장적 수단으로 위기를 넘기고, 또 비시장적 수단은 장기적으로 취약하니까 약점이 누적되기 전에 빨리 시장으로 복귀해 문제점을 억제한다면, 양자의 약점을 상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앞서 던졌던 의문, 즉 자본주의 진영에서조차 왜 전시엔 국가가 경제의 주도권을 장악했다가 전쟁이 끝나면 시장에게 주도권을 반환하는가에 대한 한 가지 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런 해법은 전시 뿐 아니라 대규모 경제위기 등에도 비슷하게 적용될 수 있는 것입니다.
by sonnet | 2008/10/27 11:26 | 정치 | 트랙백(1) | 핑백(4) | 덧글(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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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foog.com at 2008/10/27 14:29

제목 : “결국 시장은 복구되어야 한다”
시장은 분명히 현재 시점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다. sonnet님이 재인용한 스티글리츠가 말하기를 “비시장 메커니즘은 이 오랜 시간 동안 작동하게 되는데, 그것이 사용하는 정보는 시장이 작동하고 있는 동안 제공된 정보이다.” 라고 하였는데 나 역시 이에 동의하는 바다. 이것이 후진적인 구사회주의 계획경제의 딜레마였다. 그들은 정보를 얻기에 너무도 능력이 안 되었고 그나마 시장도 암시장이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정보란 다양한 것들이 있겠는데 그 중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8/10/30 23:16

... 앞선 글</a>을 쓰면서 거기서 밝힌 포지션은 좌 우 양쪽의 견해와 대립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과연 그렇게 되는군요. 이런 구도는 폴 크루그먼이 묘사한 케인스를 둘러싼 3파 진영의 입장과 흥미로울 정도의 오버랩을 보여줍니다. 다른 주요 지적 공헌들처럼 케인스의 사상도 심하게 비판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무엇인가 뿌리 깊은 원인이 있기에 대규모의 경제 침체가 일어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경제 침체는 본질적으로 신호 혼선의 문제에 불과하며 이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05/01 10:48

... 며, 실제로도 대개 무시당한다. 그러니 자꾸 외치게 되는 것이다. 즉 다들 무시하고 있지만 우리가 眞 眞 眞 시장(원리)주의라능!!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20:32 귀 하가 헤매고 있는 것은 지금 여기서 설명하는 이야기의 전제(정책수단으로서의 시장)와 잘 맞지 않는 리버태리언 개념을 억지 ... more

Linked at “결국 시장은 복구되어야 한다.. at 2011/01/25 07:53

... 이런 환율 안정화 투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세를 거스를 수 있는 배짱투자가는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입니다.”[sonnet, 시장원리주의에 대한 단상] 이 블로그에서도 윗글에서 언급한 투기와 반대투기의 개념을 간략하게 설명한 적이 있어 재인용하겠다. 파생상품시장의 참여자는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 more

Linked at “결국 시장은 복구되어야 한다.. at 2011/03/25 08:45

... 이런 환율 안정화 투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런 식으로 대세를 거스를 수 있는 배짱투자가는 시장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입니다.”[sonnet, 시장원리주의에 대한 단상] 이 블로그에서도 윗글에서 언급한 투기와 반대투기의 개념을 간략하게 설명한 적이 있어 재인용하겠다. 파생상품시장의 참여자는 크게 셋으로 나눌 수 있다. ... more

Commented by Luthien at 2008/10/27 11:28
이오검투장에 보내면 혼내실건가요? (갸웃)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48
이 글은 별로 검투장에 갈만한 완성도의 글은 아닌 것 같지만... 뭐.
Commented by monsa at 2008/10/27 11:40
용자 인정입니다. 시장근본주의와 맞짱을 뜨시다니 ^^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53
어쩌다보니...
Commented by 어부 at 2008/10/27 11:54
아주 상식적이고 누구나 수긍할 수 있는 의견으로 보입니다. (이오아레나 고고씽? ^^)
Commented by 긁적 at 2008/10/27 16:39
아주 상식적이지만, 누구나 수긍할 수 있지는 않아 보입니다.(........)
누구나 수긍할 수 있게 만들 수 있으면 좋겠군요. 쩝.;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49
벌써 좌우에서 한마디씩 나오는 것 같은데요 (웃음)
Commented by 少雪緣 at 2008/10/27 12:41
달은 동쪽으로, 해는 서쪽으로, 용자는 이오아레나로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48
어이쿠. ;=)
Commented by Ya펭귄 at 2008/10/27 12:43
뭐...

ABS제어코드중 원리주의적 영역을 처리하는 코드의 크기는 30%, 나머지 70%는 예외상황을 처리하기 위한 코드라는 이야기도...... 있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54
그도 그럴 것이 규칙에 잘 맞는 코드가 부피가 클 리가 없지 않습니까. 예외는 모두 다 따로 처리해야 하니...
Commented by sprinter at 2008/10/27 13:01
아무도 시장 원리주의를 변호해 줄 사람은 없을듯 하니, 되는대로 한 번 해보도록 하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54
약정토론입니까 ;-)
Commented by 피그말리온 at 2008/10/27 13:12
야구로 치면 크게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는 강공일변도로 가는게 병살도 나오고 삼진도 나오지만 결국 더 많은 점수를 뽑아주는거고....
접전의 순간에서는 잠시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접고 번트를 대는 등 작전을 걸어서 일단 1점이라도 뽑는게 중요한......
그런걸라나요......ㅡㅡa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57
딱 일치하는 비유는 아니지만, 상황에 따라 전술이 바뀌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충분히 뜻이 통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8비트 소년 at 2008/10/27 15:53
시장원리주의자들과 극좌공산주의자들은 어떻게 보면 비슷하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20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08/10/27 16:46
시장이 유용하긴 한데 만능은 아니겠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21
네, 사실 만능과는 "거리가 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지 않을까 합니다. 제가 평균은 40점이라고 예를 든 것도 저의 그런 입장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흐음 at 2008/10/27 16:47
결국 위기란 단어의 정량적인 정의가 문제가 되겠군요. ^^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20
균형을 잡는다고 말한 이상 언제나 그 문제는 있기 마련이죠 ;-)
그런데 현재진행중이거나 임의의 미래를 놓고 말하면 무엇이 위기인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과거에 대해서는 훨씬 쉽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그 정의의 문제 중 상당부분은 미래의 불확실성과 연관되어 있다는 점을 말해 주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천마 at 2008/10/27 17:03
꼭 위기상황이 아니더라도 정부가 시장에 일상적으로 강제 개입하는 경우는 여럿 있다고 생각됩니다. 가령 자동차등 각종 교통기관의 보험가입을 강제로 의무화한 것이라든지 안전밸트나 블랙박스등의 장비의무화등도 그렇죠. 각종 레포츠의 안전장구 의무화등도 그렇습니다. 어기면 벌금형이나 심지어 징역을 살기도 하죠.

마약등 시장에서 원하는 물품을 금지시키는 일 등도 따져보면 정부가 시장에 역행하는 행동인건 분명하죠. 금주법 실패라는 예도 있습니다만 그 술도 "미성년자 판매 금지"라는 형태로 개입하고 있죠.^^

담배도 한땐 상품으로 자유롭게 용인되었지만 지금은 각종 "규제"속에 점차 시장에서 밀려나고 있습니다.

이렇게 따져보면 시장이란 그 외적인 영향을 일상적으로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ㅎ마다 발생하는 천재지변에 의한 피해나 이에 대한 정부 대책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라던가 일상적인 사회규범, 크리스마스나 설날등 대규모 명절시 발생하는 소비상황등도 분명 "합리적인 소비"와는 거리가 멀거든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19:43
그런 점은 지난 번 사카키바라의 글에 언급되는 "시장이 사회/제도 안에 embed되어 있다"란 표현에 충분히 함축되어 있다고 봅니다.
들어주신 예들은 모두 적절하지만, 저는 좀 더 본질적인 보기를 하나 들고 싶습니다. 우리가 아는 시장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계약의 준수"라는 요건이 절대적입니다. 그런데 시장은 그 자체로 계약의 준수를 강제할 수단이 거의 없습니다. 그것은 정부가 제공하는 법집행의 영역이 주로 담당하는 부분이지요.
Commented by 일화 at 2008/10/27 18:54
시장원리주의자라는 것이 시장에 대한 정부개입을 극단적으로 반대하는 사람들을 말하는 것인가요? 저는 이제까지 시장의 정부에 대한 원칙적인 우월성을 인정하는 사람들을 말한다고 생각해 왔었는데 제가 잘못 알고 있던 건가요? 그리고 소넷님의 글의 결론이 다소 불명확하게 느껴지는데, 시장을 긍정하는 입장에서도 극단적인 경우에는 시장을 정지시키는 것도 가능하다는 주장까지는 알겠습니다만, 지금이 그런 경우라고 생각하시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20:44
제가 후자가 아니라고 들리게 말한 건 아닌 것 같습니다만.
그리고 두 번째 질문은 제가 의도하는 것과는 좀 다른데(http://sonnet.egloos.com/3676317 참조), 굳이 말하자면 그 정도 옵션은 위기가 진행될 경우라면 언제나 테이블 위(라기 보다도 안주머니 속)에 쥐고 있는 것이 맞지 않나 합니다.
Commented by 일화 at 2008/10/28 02:25
제가 오해한 모양이네요. 일단은 시장원리주의자라고 스스로를 생각하지만 소넷님의 주장에는 전혀 이의가 없다보니 정리가 잘 안되네요.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10/27 19:43
전의 글도 그렇고 시장과 국가에 대한 오개념의 전형입니다. '시장'은 국가와는 달리 기구, 조직, 체제가 아닙니다. '시장'은 개인들 간의 자유로운 거래가 이루어지는 장소일 뿐이고, 자유주의자들이 시장을 믿는다는 말은 각 개인들이 자신에 관한 것을 타 개인보다 더 잘 판단할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는 말입니다. 국가에 대립하는 시장이라는 조직을 믿는 것이 아니죠. 그러므로 '시장'과 '국가'의 대립은 허구적인 것이며, 대립이 있다면 개인의 자유와 국가 권력의 대립이 있을 뿐입니다. 여기서 국가 권력 역시 특정한 개인이 행사하는 것입니다. 기린아님 말씀대로 전시에 국가권력을 강화하는 것은 전쟁이 특정 개인에게는 큰 희생을 강요하고 또다른 특정 개인에게는 많은 혜택을 선사하는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입니다. 전쟁이 다수의 개인(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지만)을 위해 소수의 개인을 희생시키기 때문에 소수의 개인을 폭력으로 억압하는 것입니다. 전시에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국가권력이 개인의 판단보다 우위에 서 있다고 보는 것, 시장에 대한 정부의 개입을 당연시하는 것은 모두 소수를 폭력으로 억압해도 된다는 전제 위에 서 있습니다. 우리가 사회를 제로섬 게임의 관점으로 본다면, 전시가 아니라 평시에도 정부 개입은 정당화될 수 있지요. 다른 말로 하면 우리의 자유권 행사가 범죄적 성격을 띠고 있다고 봤을 때 정부 개입은 정당화됩니다. 물론 정부 권력의 행사도 그런 혐의에서 벗어날 길은 없습니다. 따라서 인간 사회는 영원히 협력이 있을 수 없고 투쟁과 지배만이 있게 되지요. 자유주의자들은 그렇지 않음을 믿을 뿐입니다. 그래서 '자유주의 경제학 입문'에서 말하듯이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주어진 제도를 전제하기보다는 개인의 자유를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고안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굳이 자유주의자들이 절하는 금송아지가 있다면 개인의 존엄성이겠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7 20:32
귀하가 헤매고 있는 것은 지금 여기서 설명하는 이야기의 전제(정책수단으로서의 시장)와 잘 맞지 않는 리버태리언 개념을 억지로 가져오려고 시도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Fed가 CDO를 reverse auction으로 구입하는게 더 나은가 아닌가 같은 논쟁을 위해 어떤 식의 논거를 제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십니까?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10/27 22:48
그 이야기의 전제가 틀렸거나 매우 자의적이라는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무슨 동문서답입니까? 결론에 끼워 맞추기 위해 은밀하게 선택한 전제를 독자에게 강요하는 것을 지적한 것입니다. 시장은 정책수단일 뿐만 아니라 그 자체로 개인 자유의 실현 장소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본문 중의 '시장 원리주의자들은 시장의 우월성과 적합성에 대한 특별한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라는 표현을 예로 들어서 얘기해 보지요. 집단주의자들과 자유주의자들은 우월성과 적합성에 대한 개념부터가 전혀 다릅니다. 자유주의자들에게 우월성과 적합성이란 명시적이든 묵시적이든 파레토 개선의 성취 여부를 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님이 시장원리주의자들이 시장을 금송아지 모시듯 한다고 묘사했듯이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은 '개인 자유 침해의 최소화'를 중요한 목적으로 두고 정책 수단을 모색합니다. 물론 이것이 성취될지 안될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러나 집단주의적 입장에 선 귀하의 글은 은근슬쩍 우월성과 적합성을 집단주의적인 것으로 전제하고, 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의 중요한(유일하지는 않더라도) 목적을 일부러 무시하며 그들도 집단주의적 목적을 추구한다고 예단합니다. 개인 자유 침해가 어떻게 되든 집단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자유주의자들의 목적이기도 한 것처럼 말이죠. 그러나 그것은 귀하의 목적일 뿐입니다. 구체적인 정책에서 국가 개입이 더 적절할 수도 있으며 무정부주의자가 아닌 많은 자유주의자들이 국가 개입을 중요한 정책 수단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이 그럼에도 개인 자유 침해의 최소화를 늘 중요한 고려사항으로 놓고 있기 때문에 시장에 대한 특별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듯 보이는 것입니다. 정리하자면 시장원리주의(자유주의)자들은 시장을 집단주의 목적에 종속되는 도구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귀하의 전제이며 귀하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상관없지만 자유주의자들도 그런 전제 하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독단 하에 오개념을 가지고 글을 작성하는 것은 지적으로 정직하지 못한 일입니다.
Commented by 아이군 at 2008/10/28 01:04
http://sonnet.egloos.com/3449835

<- 에 나온 선언적 정의 라고 생각이 듭니다.

덤으로 은근슬쩍 가치 판단을 내세우시는 군요.
정확히 반대로 개인의 방종과 사회의 제약에 환원 시킬 수 있을 듯하군요.
(개인의 무절제한 방종을 허용 하지 않기 위한 사회적 약속 어쩌구...)

좀 다르게 얘를 들자면, (일반적으로 대립 된다고 생각되는 가치인) 자유 100퍼센트와 평등 100퍼센트와 자유50퍼센트 평등50퍼센트는 산술적으로 비슷해 보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실천했을 때 어느쪽이 문제가 많을 거라고 생각하시나요?

님하의 말은 저 북방의 철의 원수께서 사람을 집단 자르듯이 자르고 나서
'그럼에도 평등은 이루어 졌다. 나는 평등에 더 높은 가치를 두었을 뿐이다.'
라고 말하는 거 같군요.

ps. 써놓고 보니 sonnet님의 답글을 길게 늘여 쓴 꼴이군요-_-;; 지울까 했지만 혹시나 sonnet님이 한 말이 뭔지 모를 저같은 사람을 위해 올립니다.
Commented by M_M at 2008/10/28 01:53
아이군 / 그래도 무슨 말인지 잘 ...;;;
Commented by 아이군 at 2008/10/28 08:36
// M_M
DC어로 말하자면

sonnet : 시장이 짱이라고 해서 맡겼더니 이게 뭥미~~
라고 하니깐
산마로 : 우리는 개인의 자유를 존중한거라능~~
이라고 한 겁니다.
(아주아주~~ 대략적으로 봐서)

생뚱맞죠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10/28 11:23
원 글에서 가치 판단이 없다고 생각하시나 봐요? 자기와 다른 의견을 상상하지도 못하는 광신도들이 자신의 가치 판단을 의식하지 못하곤 합니다. 디씨 식으로 말해 보자면 공부 짱한테 싸움을 시켜 보고는 에이~싸움도 못하는데 무슨 짱이라능? 이란 불평을 하고 있는 꼴이죠. 자신의 가치관에 안 맞는 건 이해를 아예 못하니 다른 가치관이 있는지조차 모르는 거예요. 싸움보다 더 가치가 있는 것이 있을 수도 있음을 알지 못하니 공부 짱을 보고는 싸움을 못하니 짱이 아니라고 계속 우기는 거죠. 이런 무의식적인 선입견은 쉽게 고쳐지지 않으며 다양한 분야를 꾸준히 공부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다시 정리하자면 시장은 시장의 참여자인 각 개인에게 짱이라는 거지, 국가라는 조직에 반드시 짱이라는 얘기가 아닙니다. 누군가의 희생으로 남에게 혜택을 주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짱이라는 얘기예요. 그걸 좀 전문적인 얘기로 파레토 개선이라고 합니다.
Commented by 아이군 at 2008/10/28 12:19
//산마로
아.. 다시 읽어보니 sonnet님의 글 앞부분에 님의 얘기와 비슷한 부분이 있군요.
선언적 정의 어쩌구는 제 미스네요(어쩐지 M_M님이 이해를 못한다더니만)

하지만 초반이후로는 영 생뚱맞은 데요?

저로서는 님의 글은
초반의 '반사적으로' 시장을 선택한다
부분을 시장주의자들은 자유를 소중히 하기 때문에 시장을 선택한다 정도로 바꾸면 될듯 하네요. (님 글을 긍정적으로 본다고 쳐서요.)

sonnet님의 글은 주로 시장 원리주의가 망한 지금, 좀 시장과 정부사이의 균형에서 밸런스를 찾아 보자... 정도로 읽히며 자유가 우선 어쩌구 라는 님의 글은 아무래도 생뚱맞아 보입니다. 님의 지적이 올바를려면 sonnet님의 글이 시장이 자유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숨기고 정부가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정부가 개입해야된다 어쩌구.. 라는 내용이어야져..

까놓고 말해서 저는 파레토 개선 같은거 전혀 모르고 여기 글을 읽는 독자 정도입니다. 그런 제가 님의 글에 논리상의 오류를 지적해 낼 정도라면 님의 글이 주제를 잘못 잡았거나 님의 글솜씨가 영 없거나 둘 중 하나인거 같군요(겁 많은 제 성격을 감안해 보면 제가 무식한데 용감한 거 같지는 않네요.) 님의 주제가 옳다고 생각하신다면 다시 한번 님의 글을 다듬어 보는게 어떨까요?

솔까말 처음 답글이 현재의 공격적인 글 대신에 초반부의 시장이 반사적 어쩌구가 아니고 시장 론자들은 자유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입니다 약간 수정하는게 어떨까요? 정도였으면 님하의 똑똑함이 더 잘 들어났을 겁니다. 쨉도 안되는 저와의 키워질에 몰두하는 대신에 말이죠.
Commented by ;;; at 2008/10/28 17:43
산마로// "시장원리주의(자유주의)자들은 시장을 집단주의 목적에 종속되는 도구로만 보지 않습니다. 그것은 귀하의 전제이며 귀하가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은 상관없지만 자유주의자들도 그런 전제 하에서 판단해야 한다는 독단 하에 오개념을 가지고 글을 작성하는 것은 지적으로 정직하지 못한 일입니다."
님의 리플의 이 부분의 근거는 무엇인가요..? 원글에서는 시장원리주의를 "시장 원리주의자들 또한 시장이 할 수도 있는 여지가 있는 모든 일은 시장이 가장 잘 할 수 있다라는 대전제를" 가진 사람들로 묘사하고 있는데요.
글이 가진 전제를 까는건 꽤 풍부한 논의를 만들어 주는 논의이지만, 그 까이는 전제가 허수아비 전제라면 물타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지 않나요.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10/28 19:57
;;;//이미 설명했습니다만, 다시 한번 해 보죠. 이 블로그의 본문은 '잘한다'는 의미가 모호함을 이용하여 슬쩍 '잘한다'는 것을 자기 가치관에 맞게 독단적으로 정의하고 있죠. 전시를 예로 드는 것에서 그러한 속셈이 잘 드러납니다. 전시에 국가가 효율성을 위해 시장을 무효화에 가깝게 제한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국가의 효율성을 위한 것이고 시장 참여자 개인의 효율성은 아닙니다. 전체주의적 국가는 말할 필요도 없고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일방적으로 희생만 강요당한 개인이 생기기 마련입니다. 여기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트랙백된 sprinter77님의 글을 읽어보도록 하십시오. 전시를 예로 들어 시장에 대한 정부 개입을 옹호하는 것은 효율성, 즉 '잘한다'의 개념을 국가라는 조직의 관점에서 정의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최소한 전시와 평시는 효율성(잘한다)의 개념 자체가 다르다는 것을 명시적으로 설명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랬다면 글쓴이의 의도에 맞는 결론을 도출할 수 없습니다. 전시를 위기 상황의 하나로 본다 해도 현 경제 위기를 전시와 같은 종류의 위기로 보고 평시와 다른 의미의 효율성이 필요한 이유를 본문은 전혀 설명하지 않았습니다. 은근슬쩍 전제하고 있을 뿐이죠. 이는 효율성이란 개념을 국가의 관점에서 보고 있다는 분명한 증거입니다. 이제 허수아비 전제일지도 모른다는 의문은 좀 풀리셨습니까? 글쓴이가 내세운 전제 자체에 단어 의미의 모호성을 독단적으로 정의하고 있다는 것이 잘 드러납니다.
Commented by ;;; at 2008/10/28 20:44
산마로//이제 이해하겠습니다. 그렇다면 sonnet님이 방어해야 하는 지점은 국가의 효율성을 지키는 것이 개인의 효율성과 어떤 관련이 있는가? 혹은 왜 국가의 효율성을 지켜야만 개인의 효율성이 보장되는가? 라는 질문이군요.
그렇다면 sonnet님이 질문하신 CDO를 역경매로 구입하는게 나은가 아닌가와 같은 논쟁, 즉 정부가 이번 사태에 왜 어떻게 개입/불개입하여야하는가에 대해서도 산마로님의 논지로 대답이 가능하군요.
올려주신 답댓글이 도움이 되었습니다 :)
Commented by 주코프 at 2008/10/27 21:41
무엇이든지 '과유불급'이니, '원리주의'는 필멸로 이어진다고 봅니다..시장이든
어디든 '회색'이 많아지는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는..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1:04
저도 어느 정도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편입니다.
Commented by 양과알 at 2008/10/27 21:58
연관된 글을 볼 때 경제에서 유연함 혹은 융통성의 중요함이 부곽되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0:58
적어도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특히 경제정책에서는 우리가 아는 지식의 수준이 일천해서 우리 생각대로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더 그렇지요.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10/27 23:29
벌써부터 피폭 중이시군요. 무운을 비옵니다... (퍽)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0:55
그러네요.
Commented by 3월의 토끼 at 2008/10/28 00:00
그런데 시장원리주의와 리버태리언은 꼭 일치하지는 않지 않나요?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10/28 11:29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나는 구체적인 정책 수단에 관한 것이고, 하나는 정치철학의 일종이니까요. 그러나 많이 겹칠 수밖에 없죠. 신자유주의라는 이름으로 뭉뚱그려지는 프리드먼, 하이에크, 뷰캐넌(이들의 소개는 이근식의 책들 참조) 등은 모두 자유 침해의 최소화를 중요한 시장 옹호 논거로 채용합니다. 가장 중요한 논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0:55
그 둘은 꼭 겹치는 것이 아닌데다, 이번 논의에 리버테리언의 철학적 관점은 큰 관계도 없습니다.
Commented by 三天포 at 2008/10/28 01:31
설령 단기적으로 자신의 입장에 반하는 수단을 취하더라도 그건 자신의 생각하는
[숭배하는]수단을 배신행위가 아니라는걸 이해 해야하고 쓰는 걸 꺼리지 말아야 한다.

검은고양이를 쓴다고 해서 나쁜게 아니다. 라는거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1:04
네.
Commented by 지금 at 2008/10/28 18:59
요즘은 건담(전세계적 경제 위기) 앞에서 자크(고전 경제)와는 다르다를 외치는 그프(신자유주의) 상황인거 같군요.

당연히 그프는 자크와 다르죠.

신자유주의가 고전경제학과는 다른것처럼요

그래봤자 건담에게는 한방감...

Commented by sprinter at 2008/10/28 21:20
그렇게 따지면 릭돔(케인지언적 접근)도 건담(전 세계적 경제위기)앞에서 3분에 14기(맞나?)가 떨어질수도 있는거죠. 비유는 조심해서 쓰시는게 좋을것 같습니다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1:05
다리따윈 장식입니다?!
Commented by austrian at 2008/10/28 19:11
시장주의자들과 극좌 공산주의자들은 결코 같지 않습니다. 공산주의자들은 시장을 아예 부정하지만 시장주의자들은 결코 정부의 필요성를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단지 시장을 강조하다보니 정부가 상대적으로 밀려난 것 처럼 보이는 것입다. 하지만 프리드만, 하이에크, 뷰캐넌 같은 사람들도 최소한의 복지는 인정하였습니다. 그리고 국가 법치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누구보다도 강조한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생각하는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은 공정한 경쟁을 지켜주는 것이기 때문에 단지 케인지언들보다 정부의 적정 개입 범위를 더 작게 잡았을 뿐입니다. 이것이 어떻게 시장이 없어져야 세상이 좋아진다는 공산주의자들과 어떻게 같을 수가 있습니까?
시장주의 도그마는 오히려 이를 이용해 정치적 권력을 획득하려는 정치가들과 자신들의 기득권을 강화하려는 자본가들의 선동도구였을 뿐입니다. 정작 그들은 시장주의자들의 기본적인 원칙을 전혀 지키지 않았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2:32
이 글과 다음 글도 길어질 것 같으니 별도 포스팅으로 다루기로 하지요.
Commented by austrian at 2008/10/28 19:31
앨런 그린스펀을 보십쇼. 정작 그의 재임기간 동안 통화주의자들이 줄기차게 주장한 준칙에 의한 통화 정책 운용은 무시한 채 금융 기관들의 규제만 풀어 주었습니다. 통화주의자들이 얼마나 "FRB의 기본 임무는 물가안정이지 경기안정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였습니까? 얼마나 많이 산업을 개방하거나 규제를 풀 때 실제 시장주의자들이 주장하는 방식이 아닌 일부 대기업들의 로비나 이익집단에 의해 그들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교묘하게 변형되었습니까? 시장주의자들은 시장 매커니즘이 적절하게 작동하는 시스템의 세팅에 관해서 얼마나 중요하게 강조합니까?
그리고 시장주의자들이 실제 정부의 경제 정책 중 상당수가 소수의 엘리트들에 의해 운용되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 그렇게도 부적절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그 엘리트들이 실수를 하거나 때로는 도덕적 해이를 보여줄 가능성에 대해 경고하는 것은 타당하다고 생각하시지 않습니까? 결코 합리적인 시장주의자들 마저 소위 꼴통으로 몰아가는 우매한 짓은 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왜냐면 역사상 진짜 공산주의자들은 폭력을 통해서라도 자신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진짜 시장주의자들은 실제로 대부분 현실주의자들이었고 그들의 주장이 비록 과장되기는 하였어도 항상 현실에서는 타협을 이루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입니다.
Commented by dd at 2008/10/30 00:11
비둘기파/매파가 있는 거죠.
공산주의에도 다양한 분파가 있고 개중에는 자유주의, 개인주의, 평화주의와도 뒤섞인 부류도 많고 지금은 오히려 주류를 차지하고 있어 한 묶음으로 "역사상 진짜 공산주의자들"이라는 말이 무색해졌습니다. (레닌, 스탈린, 마오쩌둥처럼 거대권력을 가진 공산주의자들 얘기였다고 하면 좀 다른 얘기겠지만. 근데 요즘엔 구소련, 중국조차도 독점적 파시즘 자본주의라고 까이는 마당에 과연 '진짜 공산주의자'라는 게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을지?) 그래서 지금은 그냥 두루뭉실하게 좌파라는 뜻 모를 말로 더 호칭되지요.

합리성을 옹호하는 님 글에서 합리성 보다는 이데올로기에 대한 애착감, 자기보호본능이 더 느껴지는 건 어째서일까요?
Commented by austrian at 2008/10/30 21:16
역사적으로 "존재하였던" 공산국가의 국시는 폭력을 통해서라도 자본가들을 타도하는 것이 었습니다. 그리고 이는 마르크스가 이론상으로 합리화 시킨 부분도 있습니다. 물론 공산국가내에서도 매파와 비둘기파가 있었겠죠. 하지만 민주주의 국가의 헌법과 비교했을 때 폭력적인 부분이 더 많았던 점, 그리고 자국 국민들에게 행했던 그들의 정치적 강압성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역사상 "실존하였던" 자유주의자들 (제가 위에서 언급한 학자들 같은 사람들)은 대부분 민주사회의 일원 이었고 주로 학문적인 영역에서 논쟁을 벌였습니다. 또한 사상의 자유를 존중하였기 때문에 실제로 현실에서는 당연히 타협 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제가 제일 싫어 하는 논리가 무너진 공산주의 국가를 두고 "저들은 "공산주의"가 아니고 "국가자본주의"였기 때문에 망한 것이다, 진정한 공산사회는 아직 오지 않았다." 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거야 말로 완전한 자기 합리화 아닙니까? 칼 포퍼식으로 이야기 하면 "반증가능성"이 없는 비과학적인 주장이지요. dd님식으로 따지면 시장 원리주의자들도 국가의 개입을 완전 배제한 형태의 "진정한" 자유시장경쟁 체제가 작동해 본 적이 없다고 딴지를 걸 것입니다.

dd님이야 말고 어떻게 이데올로기에 대한 애착감, 자기보호본능 때문에 "좌파" 간판아래 몽땅 집어 넣고 두리뭉실하게 넘어 가려고 하는 군요. 자기 논리에 스스로 모순을 가지는 어리석었던 리플이라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10/30 21:43
austrian// 진짜 시장원리주의자들은 당연히 그렇게 주장할 수 있습니다. 우리 나라에서야 경제학개론 수준의 경제논리만 펴도 극단적 신자유주의자이고 시장 숭배자로 매도당할 수 있지만 미국에서는 개인주의적 아나키즘으로부터 비롯된 시장 아나키즘의 사상이 꾸준히 내려왔으니까요. 이들은 시장으로 정부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만큼은 아니지만 비과세 최소국가론에서도 강제 과세없는 국가가 가능하다고 주장하지요. 이들은 공산주의자들과 달리 자기 이념을 실천에 옮길 수 있는 권력을 잡아본 적이 전혀 없습니다. 비슷하게라도 실천에 옮겨진 적이 없지요. 하이에크,프리드먼 수준의 자유주의적 주장만 해도 이를 완전히 실천에 옮기려는 권력자들은 없었습니다. 레이건,대처도 애국적 보수주의자였으며, 순전한 자유주의자는 아니었지요. 공산혁명 지도자들이 공산주의를 진심으로 신봉하고 실천에 옮기려던 것과는 전혀 경우가 다릅니다. 순수한 자유주의가 실천에 옮겨지기 힘든 것은 자유주의 이론 자체 내에 권력에 의한 사회적 강제를 부정하는 요소가 있기 때문이지요. 자유는 강제할 수 없는 것이거든요. 정부로 시장을 대체하려던 역사적 실험의 데이터는 나와 있지만, 시장으로 정부를 대체하려는 실험은 전혀 행해지지 않았습니다.
Commented by reske at 2008/10/28 20:03
흠.. sonnet님 의견의 큰 줄기..
"그러니까 시장의 존립이 위태로울 정도의 긴급한 상황에서는 정부의 일시적 시장개입이 허용될 수도 있다.."
라는 데에 대해서는 소위 시장주의자들도 대략은 동의할 것이라고 봅니다. 실제로도 미국과 같이 시장자율을 중시하는 나라의 학자들이나 관료들도 이번의 정부 구제안과 같은 광범위한 개입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듯하구요.
(저도 제한적 정부개입은 당연히 정당화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좀 걱정되는건 "썩은 허수아비" 전략이 이기회에 슬그머니 고개를 드는건 아닌가 하기도 합니다. 구체적으로 말해서 극좌진영에서는 이기회를 틈타서 시장의 우위를 주장하는 쪽 전체를 싸잡아(케인지언이건 밀턴 프리드먼류건 가리지 않고) "제도권 경제학자들이나 관료들은 모두 시장원리주의다. 이친구들은 시장만 맹신한다. 그러니까 이친구들 주장은 믿을수가 없다." 라고 들고나오는 낌새가 적잖이 보여서 좀 걱정됩니다. 물론 이건 sonnet님이 말하는 "시장원리주의"와는 전혀 다른 "시장원리주의"의 용법이긴 합니다만.. 그래서인지 매스컴쪽에 시장원리주의라는 단어가 자꾸 나오는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이기도 하구요.
(뭐 이제 아예 금융산업 전체가 융단폭격을 받는 것같아 아쉽기도 합니다. CDS나 파생상품이 몽땅 쓰레기인건 아닌데, 워낙 여론이 험악하다보니 그런 군중심리도 있는 듯하고...)
Commented by ;;; at 2008/10/28 20:35
루카스는 이번 구제금융 법안 반대서명을 상원에 제출하기까지 했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1:25
저도 이 글 본문에서 예상했듯이 좌 우의 양끝에서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이 나타나리라고 보는 편입니다.
그리고 현 사태와 관련해서 실제 경제학계에서는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야 하느냐는 오히려 중요한 문제가 아니고, 개입을 할 때 "어떻게" 개입하느냐가 핵심적인 논쟁점이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모기지 채권 처리에 관한 좌우 양편의 주장, 즉 펠스타인(http://sonnet.egloos.com/3924544)과 블라인더(http://sonnet.egloos.com/3926951)을 비교해 보면 그런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습니다. 펠스타인의 제안은 정부가 개입을 하되 평시에 시장의 규칙이라고 생각되던 것을 깨지 않는 범위와 방법을 중심으로 개입하자는 것이고, 블라인더의 제안은 위기시에는 그런 규칙을 깨더라도 정부가 더 직접적인 책임을 맡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Commented by 파파라치 at 2008/11/02 23:00
그런데 오른쪽 끝에서 목청을 높이는 사람들은 제가 아는한 미국에서만 나오는 것 같군요(제가 몰라서 그러는 것을 수도 있지만). 유럽이나 일본, 우리나라에서는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별다른 이견이 없는 것 같고요.

시장이 폭삭 주저앉는 상황에서도 정부는 손도 대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의 대인배들은 역시나 미쿡 특산인 것 같아요.
Commented by reske at 2008/10/28 20:11
뭐 참고로 말하자면 제 덧글은 sonnet님에 대한 반론은 아닙니다 ^^;

다만 이번 논쟁은 재미있군요.. 부디 험악하게 넘어가지 않고 보다 많은 이야기가 나오길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1:59
최근 몇 주 사이에 제가 좀 바빠서 포스팅이 줄어들었는데, 잘 따라갈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Commented by 3월의 토끼 at 2008/10/28 22:48
그런데 1987년 저축대부조합 위기도, 그이후에도 줄곧 미국 정부가 시장에 개입하지 않았습니까?

길게보면 뭔가 부실이 있을 때마다 미국 정부가 개입한 게 현실 같은데.

현실에서는 일시적인 위기상황에 정부가 어떻게 개입해야
시장 그대로 놔두는 것보다 나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가
핵심 문제가 아닙니까?
Commented by sonnet at 2008/10/29 12:01
네, 맞는 말씀입니다. 그 "어떻게"라는 부분에 시장을 이용하는 것과 관련된 논쟁이 얽혀 있지요.
Commented by 파파라치 at 2008/11/02 22:57
케인즈 덕분에 우리는 모두 케인지언이 되었다.
프리드먼 덕분에 우리는 모두 통화주의자가 되었다.
혼란한 세상 덕분에 우리는 모두 절충주의자가 되었다.(T.브룩홀츠)
Commented by ㅋㅋㅋ at 2009/01/05 10:47
아 ㅋㅋㅋ 진짜 재미있네요 이 블로그 ㅎㅎㅎ 댓글 다시는 분들도 그렇고 ㅎㅎㅎ
진짜 저는 꼬꼬마인데 많이 배우고 갑니다 갑자기 이글루스를 애용하고 싶은 생각이 확 들었어요 수고하시고 좋은 글 많이 써주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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