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은 레이건의 경제자문회의 의장이었던 마틴 펠스타인의 모기지 관련 정책제안입니다. 이 글의 기본적 문제의식은 버블이 얌전히 꺼질 리가 없으며, "집값이 위쪽으로 60%까지 오버슈트할 수 있었다면 아래쪽으로도 상당히 그럴 수 있다"는 것이 되겠습니다. 물론 그런 일이 벌어지면 처음부터 취약했던 서브프라임 뿐 아니라 한때 우량대출이라고 생각했던 것들도 부실대출로 돌변해버리게 되겠죠.
최근의 구제금융 소동은 기본적으로 금융기관의 급한 불부터 끄자는 것이지만, 그 뒤에는 현 미국 금융위기의 출발점인 모기지 대출이 버티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뭐니뭐니해도 수많은 대중의 삶의 기반인 "집"이 걸린 문제이니만큼 정치권으로서도 어떤 식으로든 돌파구를 열어 주어야 합니다. 이와 관련해 선거를 앞두고 우파 쪽에서는 펠스타인이, 좌파 쪽에서는 블라인더가 각각 의미 있는(아울러 상당한 지출을 감수해야 하는) 제안을 내놓아 맞선 형국입니다. 미국의 무너지는 주택 시장을 어떻게 안착시킬 것인가* 필자: Martin Feldstein (하버드 대)
* 출처:
Financial Times* 일자: 2008년 8월 26일
주택가격이 나선을 그리며 추락할 위험성은 미국 경제가 직면한 일차적인 위험이다. 게다가 증권화된 모기지 금융의 구조 탓에, 이 리스크는 전세계적 금융 위기를 불러일으킬 잠재력을 갖고 있다. 이 두 가지 문제는 새로운 정책이 주택 가격의 안정을 가져올 때까지 골칫거리로 남아있게 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인 주택가격의 하락은 2006년까지 주택가격을 장기추세로부터 60%까지 끌어올린 거품의 자연스러운 귀결이다. 그때부터 계속된 빠른 추락은 오늘날의 가격이 장기추세보다 약 15% 높음을 말해준다. 그러니 아마도 15%의 추가하락이 불가피하겠지만, 가격이 그보다 더 떨어지는 것을 막아줄 요소는 전혀 없다.
집값이 위쪽으로 60%까지 오버슈트할 수 있었다면 아래쪽으로도 상당히 그럴 수 있다고 보아야만 한다. 지난 12개월 동안 전국의 주택가격은 평균 15퍼센트 떨어졌다. 팔리지 않은 채 나와 있는 엄청난 양의 대기물량은 추가적인 집값 하락의 압력을 만들 것이다. 기록적인 수준의 채무불이행과 압류도 팔리지 않은 주택 재고를 더해준다. 이런 사태가 계속될 거라고 보는 잠재적인 주택구매자들도 추가적인 가격하락을 예상하기 때문에 지금 집을 사는 것을 꺼릴 것이다.
그러니 주택가격의 추가적인 15% 하락을 허용하면서도 그 이상의 폭락 위험을 막아줄 정책이 필요하다. 현재까지는 그런 정책이 추진되고 있지 않으며 입법이 준비되고 있지도 않다. 계속되는 주택가격의 하락과 모기지 채무불이행에 대한 우려는 모기지 기반 증권의 가격과 거기 기반을 둔 파생상품의 가격을 압박할 것이며, 이 하락은 차례로 상업은행과 다른 금융기관들의 대규모 손실을 일으킬 것이다.
모기지 기반 증권의 불확실한 가치 때문에 금융기관들은 거래상대의 유동성과 지급능력에 신뢰를 잃게 되며, 심지어는 그들 자신의 자본가치조차도 신뢰하지 못한다. 그러한 신뢰가 없는 상태에서는 적절한 신용공급이 이루어질 수 없으며 신용공급이 없다면 경제활동과 성장도 불가능하다.
모기지 기반 증권은 미래의 주택 가격에 대한 더 큰 확실성이 있지 않는 한 신뢰성을 갖고 평가될 수 없다. 현 상황의 위태로움은 담보가 되는 현 주택 가격에 대한 개별 모기지 잔액 비율이 아주 높다는 것을 반영하고 있다. 이미 벌어진 주택가격의 하락 때문에 1천만 명 이상의 주택소유자가 자기 집 가격을 초과하는 모기지 대출을 안고 있다. 이는 모기지대출을 받은 주택소유자 전체의 20%나 되는 것이다. 이들 중 약 절반은 부채가 주택 가격을 20% 이상 초과한다. 주택가격이 여기서 15% 더 떨어진다면 부채초과자는 2천만 명에 달할 것이다.
미국 주택 모기지 대출은 대부분 “no recourse” 대출이라고 해서 채무자가 빚을 갚지 않을 경우 채권자는 담보물을 압류할 수 있지만, 모자라는 담보를 채우기 위해 채무자의 다른 자산이나 수입에는 손을 댈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담보가격을 초과한 모기지는 커다란 불안정의 원천이다.
채무가 담보를 초과한 주택소유자들이 엄청난데다 그 숫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사실은 채무불이행과 압류를 늘리고 가격이 더 추락하도록 몰아갈 것이다. 채무불이행은 주택담보비율이 높아짐에 따라 가속화될 것이다. 집값보다 부채가 10% 정도 많은 주택소유자라면 모기지를 계속 갚아 나갈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채가 집값을 30% 이상 초과하면 그도 배를 쨀 가능성이 높다. 각각의 채무불이행은 기존 가격에 추가하락압력을 넣게 되고, 또 다른 채무불이행의 확률을 높이게 된다. 이는 미국 경제를 위협하는 동시에 세계경제를 위협하는 나선형 추락이다.
지금까지 적용된 정책은 가격의 추락을 멈추지 못할 것이다. 연방준비은행이 오버나이트 금리를 1년 전의 5.25%에서 2%까지 낮추었지만 모기지 이율은 1년 전보다도 높아졌다. 자율적인 모기지 재협상을 권장하는 재무성 프로그램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했는데, 대부분의 모기지가 증권화 되어 최초 대출은행이 더 이상 보유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발효된 주택 법안은 40만 명의 부채초과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1천만 부채초과자의 5%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이며, 집값이 계속 떨어질 경우 부채초과자가 될 수백만 명의 채무불이행을 막는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는 아주 까다로운 문제이며 쉬운 해법도 없다. 나는 주택 가격의 나선형 추락을 멈출 수 있는 해법이라고 생각되는 “모기지 대환 대출”을 제안하고 싶다. 이 제안의 기본개념은 현재로서는 자산이 부채를 초과하지만 추가적인 가격 하락에는 취약한 이들에게 채무불이행을 피할 인센티브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연방 정부는 모기지 대출을 끼고 있는 모든 주택소유자에게 최대 8만 달러 한도 내에서 현재의 모기지 대출 20%를 정부의 낮은 차입금리를 반영하는 저리의 정부융자로 갈아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채권자는 이 부분적인 모기지 채무 상환을 받아들이고 이 20%에 해당하는 원금과 이자를 줄여주어야 한다. 이 모기지 대환 대출은 주택을 담보로 삼지 않는 대신, 정부가 대출을 갚지 않는 개인에게 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모기지 대환 대출을 이용하면, 현재 주택가격의 90%에 달하는 모기지를 안고 있던 사람들의 채무비율이 주택 가격의 72%까지 떨어지게 된다. 즉, 이들이 부채초과상태에 빠지려면 주택가격이 28%나 더 떨어져야 한다는 의미가 되는 것이다.
주택가격의 하향 오버슈팅을 중단시킴으로서, 모기지 대환 프로그램은 부채초과상태에 빠진 이들을 포함해 모든 주택소유자에게 도움을 주게 될 것이다. 주택소유자들의 재산 붕괴를 제한한 것은 소비지출을 유지하고 생산과 고용을 증대하는데도 도움을 줄 것이다. 임대사업자들 또한 주택소유자와 마찬가지로 혜택을 볼 수 있으며, 모기지 기반 증권의 가치 안정화는 금융기관을 강화하고, 신용 흐름을 증대시켜 경제를 활성화시킬 것이다.
주택가격의 추락을 멈출 더 좋은 구상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껏 그런 것을 들어보지 못하였다. 파산법을 개정해 파산을 선언하고 나서도 사람들이 판사를 설득해 자기 집에서 살 수 있도록 하자는 제안은 기존 계약을 파기하는 것이 될 것이며, 모기지를 더 불안정하게 만들어 미래의 대출희망자에게 더 높은 모기지 이율을 물리게 만들 것이다. 대공황 시대의 정부주도 모기지 대출을 되살리자는 제안은 납세자들에게 부담을 지울 것이며, 수백만 채의 집을 평가하는 동안 처리가 지연될 것이다. 어느 아이디어도 매력적이지 않다.
미국 경제는 경기후퇴로 빠져들고 있다. 고용, 산업생산과 실질소득이 떨어지고 있다. 통화정책은 망가진 신용 시장과 주택가격의 붕괴로 인해 별 효과가 없다. 세금환급이라는 재정정책은 소비진작에 큰 영향을 끼치는데 실패했다. 주택가격의 추락을 멈추게 하는 정책이 없는 한, 경제는 계속 후퇴할 것이며 금융 시장의 상황은 악화될 것이다.
참고로 이 제안은 조금 다른 형태로 Wall Street Journal와 Project Syndicate에도 실린 적이 있습니다. 제안의 상세는 WSJ 쪽이 더 자세한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