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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재무성 구제금융계획에 대한 우려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제1의 화두인 미국의 7천억불 구제금융 계획이 갖는 장단점과, 그 단점을 제거하기 위해 제안되는 대안적 계획에는 어떤 다른 단점이 있는가를 비교적 평이하게 짚은 글입니다. 제가 보기엔 폴슨과 버냉키가 현재의 계획을 선택한 제일 큰 이유는 다른 계획들은 이론상으로는 좋지만 약발이 빨리 그리고 확실히 듣지 않을 염려가 있다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반면 그들의 문제는 전술적으로는 역경매를 어떻게 하느냐이고, 전략적으로는 제도개혁을 위한 옵션을 같이 걸지 않고 구제를 먼저 주었을 경우, 개혁이 과연 제대로 되겠느냐란 점에 있다고 봅니다. 강조는 번역자가 덧붙인 것입니다.


미 재무성 구제금융계획에 대한 우려들
* 필자: Douglas W. Elmendorf
* 출처: 브루킹스 연구소
* 일자: 2008년 9월 19일


계속되는 금융시장의 혼란 속에서, 재무성은 금융 시스템을 안정화하기 위한 체계적인 계획을 수립했다. 관찰자들은 금융회사들의 장기주주와 단기투자자가 공히 입은 엄청난 손실 때문에 이 회사들이 현재의 위기를 빠져나올 새 자본을 충분히 조달할 수 없게 된 것이 아닌지 우려해왔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재무성의 계획은 충분한 양의 정부자금을 이 회사들에게 주입하려는 것이다.

일부 논객들은 1990년대 초반의 정리신탁공사(Resolution Trust Company; RTC)가 정부구제를 위한 적절한 모델이라고 주장해왔다. RTC는 저축은행(S&L)에 대한 연방예금보험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취득한 자산들을 매각하기 위해 탄생되었다. 수백 개의 망한 저축은행들로부터 모아들인 현금화하기 어려운 자산들을 한데 모아 체계적인 방법으로 매각함으로서 정부의 최종적인 자금회수율을 높였던 것이다.

그러나 현재 직면한 정책적 과제는 다르다. 지금까지는 도산한 은행이 많지 않아서, 정부는 매각해야할 대량의 자산들을 취득한 상태가 아니다. 오히려 현 시점에서 체계적 개입을 지지하는 주장은 타격을 입은 금융기관들이 모두 무너질 때까지 금융시장의 안정화를 늦춰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 직면한 문제는 정부가 이미 소유한 자산을 어떻게 파느냐가 문제가 아니라, 정부가 자산을 사들여야만 하는가, 그리고 만약 사들이기로 했다면 어느 회사나 개인으로부터 무엇을, 얼마나, 얼마에 사들여야 하느냐란 것이다.

현 시점에서 정부가 금융자산을 대규모로 매입해야 하는가 여부는 단언하기 어렵다. 그러한 매입은 정부가 금융시스템에 더욱 깊게 개입하게 만드는 동시에, 납세자들에게 상당한 부담을 지울 것이다. 하지만 행동하지 않는 것 또한 매우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금융 문제가 번져나가면 경제활동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기 때문이다. 주어진 현 사태의 심각성에 비추어 볼 때, 어떻게 하면 정부자금이 가장 잘 주입될 수 있는지 검토해 보는 것이 유익하리라 생각된다.

한 가지 접근법은 모기지 기반 채권이나 다른 부실 증권들을 매입하는 것이다. 이 접근법은 현 사태의 심장부에 직접 작용한다는 장점이 있다. 현 사태는 모기지와 모기지 기반 증권(MBS) 그리고 이들 증권의 파생상품들에서 시작되어 여전히 그것을 중심으로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이 접근법은 또한 상당한 단점도 갖고 있다.

첫째, 문제가 된 채권들은 매우 다양해서 적절한 가격과 물량을 산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만약 모든 MBS가 동일하다면, 정부는 그저 역경매를 벌여, 시장수익율이 적절한 수준까지 떨어질 때까지 팔려고 나온 매물 중 제일 싼 것들을 사들이면 될 것이다.
하지만 MBS는 각 모기지 대출의 변제가능성과 다른 속성 측면에서 모두 다르다. 만약 정부가 일정량의 AAA 등급 MBS를 최저입찰가로, 다시 일정량의 AA 등급 MBS를 최저입찰가로 사들이겠다고 한다면, 이미 널리 비웃음을 사고 있는 신용등급에 과도한 신뢰를 두는 격이며, 현 소유자들은 각 신용등급에서 가장 부실한 증권들을 정부에게 넘기려고 할 것이다. MBS의 파생상품들은 더욱 제각각이어서 이들 상품을 위한 말이 되는 역경매를 개최하기란 더욱 힘든 노릇이다.
경매 대신 정부는 현 시장 가격에 미리 설정된 웃돈을 얹어 적격 증권들을 사들이면 되지 않겠느냐고 생각해볼 수도 있다. 금융시장이 유동성을 상실했다는 말은 곧 이들 증권 중 상당수에게는 시장가격이 없다는 뜻이라는 점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가능한 이야기이다.
이런 방식들 대신 정부는 자체 판단 또는 외주 평가업체의 판단에 따라 누구에게 어떤 채권을 얼마에 살지를 하나하나 개별적으로 결정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은 비효율적이고, 불공정하며, 권한을 남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부실채권을 매입하는데 따르는 두 번째 문제는 이러한 정책이 돌이켜볼 때 최악의 투자결정을 한 금융기관을 가장 열심히 돕는 결과가 된다는 것이다. 그런 [위험도가 높은] 채권들을 처음부터 피해왔거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올해 초에 그런 채권들을 떨이 가격으로 처분한 은행들은 구제 프로그램으로부터 직접적인 혜택을 받지 못하는 반면, 위험한 모기지에 가장 많이 손을 대고 대차대조표 상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꾸물거린 은행들이 가장 큰 혜택을 보게 된다.

세 번째로 이 접근법은 납세자들에게 상당한 손실을 입을지도 모를 리스크를 지우는 반면 여기서 이익을 볼 가능성은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따라서] 재무성과 연방준비은행이 패니 매, 프레디 맥, AIG를 구제했을 때 핵심 조건 한 가지는 납세자들이 이들 회사로부터 상당한 지분의 주식을 받아 두었고, 금융시장이 재반등할 경우 이로부터 이익을 회수할 수 있게 했다는 것이었다.

정부가 금융기관으로부터 특정 유형의 채권을 매입하는 것에 대한 한 가지 대안은 정부가 여러 금융기관에 폭넓게 주식투자를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자면, 정부가 연방이나 주의 은행규제를 받는 모든 회사에게 동일하게 9월 1일자 시장 가격으로 주가총액 10%에 해당하는 투자를 하고 그 회사의 주식 지분 10%를 받는 것이다. (10%는 예시에 불과하며, 첫 번째 방법과 마찬가지로 투입해야 할 정부자금의 총액이 얼마여야 적절할지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이 방법을 택하게 되면 정부는 개별 모기지 기반 증권의 적절한 가격이나 수량을 결정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 방법은 잘못된 투자를 한 기업에게 더 큰 혜택을 주지도 않으며, 금융시스템의 회복이 더 강력할 경우, 납세자에게 그에 따라 더 큰 수익을 거둘 가능성을 제공한다. 그러나 여전히 반론이 제기될 수 있다.

첫째, 이렇게 투자가 공평하게 분배된다는 소리는 정부가 제일 큰 위기에 직면해 있는 회사들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는 소리이며, 이런 회사들은 당장 자금을 수혈해주지 않으면 망해버릴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런 공평성은 정부가 상태가 나은 금융기관에 비해 문제가 생긴 금융기관을 더 지원해주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금융부문에 절실한 리스트럭쳐링, 즉 실패한 사업모델과 제도로부터 이탈해 더 건실하다고 증명된 다른 쪽으로 옮겨가는 것이 계속될 것이다. 금융부문의 회복은 늦어지겠지만 더 건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어려움은 이 제안이 적용될 회사들을 선택하는 것이다. 수혜 대상을 은행으로만 제한하는 것은 커다란 재정 손실을 입은 비은행계 회사들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 못한다. 은행의 재정상태가 호전됨에 따라 간접적으로 혜택을 볼 수는 있겠지만 말이다. 적용대상 기업을 넓히면 금융 안정에 대한 효과는 개선되겠지만, 주요한 금융활동을 하는 회사와 그렇지 않은 회사를 구분하는 데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세 번째로 정부의 지원 없이도 미래 전망에 낙관적인 기업들은 이 제안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하지만 연방준비은행과 재무성이 올해 벌인 구제 시 주주들이 입은 손실에 비추어볼 때, 주주들은 정부와 더 나은 조건의 거래를 기대하며 버틸 것 같지 않다.

네 번째 반론은 정부는 지배주주가 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으며, 따라서 정부가 투자한 금융기관을 통제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이 접근법은 곤경에 처한 모기지 대출자들을 직접 지원하는데 사용될 수 없을 것이며, 모기지 대출을 받은 사람들에 대한 추가 지원은 연방주택청이나 다른 기관들에 의해 별도의 통로를 통해 제공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아울러 정부는 자산 축적이나 유동화에 관한 기업전략을 지시할 수 없다. 이러한 수동적인 주주라는 입장은 일정한 리스크를 만들게 된다. 반면 이 접근법은 정부가 전체 금융시스템을 지배하고 운영하려고 시도할 경우에 따르는 상당한 리스크를 피할 수 있게 해 준다.

정부가 모기지 기반 채권이나 다른 부실 증권을 매입하거나 광범위한 금융기관에 투자하는 것 같은, 폭넓은 정책 대안들 중 어떤 것을 추구하든지 간에 취득한 자산은 시간이 흐른 후 처분할 필요가 있다. 금융위기가 지나간 후, 정부는 자신이 보유한 자산들을 민간 투자자들에게 여러 해에 걸쳐 점진적으로 팔게 될 것이다.
by sonnet | 2008/09/28 14:09 | 경제 | 트랙백(2)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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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southstep's .. at 2008/09/28 14:43

제목 : southstep의 생각
a quarantine station : 미 재무성 구제금융계획에 대한 우려들...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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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RTC 법안 통과라...
http://biz.yahoo.com/ap/080928/financial_meltdown.html 결국 미 의회가 RTC 법안을 통과 할 것으로 보이는군요. http://sonnet.egloos.com/3920493 RTC의 부실증권 매입은 결국 2가지 문제를 해결해야한다고 보이는데, 1) 증권의 적정 가격은 어떻게 측정하느냐... 2) ...more

Commented by 피그말리온 at 2008/09/28 14:41
사고는 금융회사가 쳤지만 점점 정부가 비굴해져가고 있는거 같은 느낌...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9 07:17
"내가 죽으면 너도 죽는다, 쿨럭!"하는 대마불사의 논리가 대개 그런 거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Alias at 2008/09/28 14:42
오늘도 좋은 날림번역(?)글 잘 읽고 갑니다...ㅋ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9 07:18
하하, 검역소는 번역의 품질에 대해 보증하지 않습니다 ;;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9/28 18:45
모기지관련 증권들은 부실증권이 되어서도 참 골치군요. 대체 가치가 얼마인지 알 길이 없으니...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9 07:21
부실이 아닐 때도, (내재)가치의 발견은 그렇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버블시에 부풀려진 가격은 실제로 거래도 잘 되는 '시장' 가격인데, 그건 내재가치와는 큰 차이가 있는 거잖습니까.
자본주의 하에서 시장의 가격발견 메커니즘은 완벽한 것과는 거리가 멉니다. 물론 명령경제 하에서 주어진 가격표가 그것보다 나으냐 하면 더 나쁘다는 게 문제입니다만.
Commented by sprinter at 2008/09/28 19:13
저는 당연히 이럴때는 정부가 회사를 직접 매입하고 자본금을 확충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생각하는데, 미국 정부와 폴슨의 입장은 또 그렇지는 않나 보더군요. 잘 이해는 안갔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9 07:22
어떤 회사를 매입하느냐도 또 문제이죠. AIG는 매입하고 리먼은 죽였는데, 이 결정이 상당히 자의적이잖습니까.
Commented by sprinter at 2008/09/29 09:04
sonnet / 자의적이라고 해도 어쩔수 없죠. 이런 경우에는 줄세우는게 제일입니다. 기준을 넘으면 다 구제한다가 아니라, 우리 돈은 얼마인데, 돈 되는 애들까지만 구제하겠다, 같은게 필요하겠지요. 남한에서는 그게 그럭 저럭 굴러갔는데 미국에서도 굴러갈지는 확신하기는 어렵기는 합니다만. OTL;;;
Commented by 흠냐 at 2008/09/29 00:26
늘 궁금했는 데 국제 정치나 금융, 경제, 군사 쪽으로 이토록 해박한 지식을 갖고 계신 소넷님은 뭐하시는 분일까요????

정말 늘 궁금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9 07:39
저는 다른 많은 사람들과 비슷하게 그냥 민간 부문에서 일하는 평범한 중년 직장인입니다. 기명 블로그가 아니라서 더 상세한 설명 같은 건 피하고 싶습니다. 양해 부탁드립니다.

사실 이 블로그는 저를 개인적으로 잘 아는 친구나 선후배, 심지어는 가족들이 이미 많이 들어오던 곳이기 때문에, 저를 아는 사람은 아는 사람 대로 모르는 사람은 모르는 대로 별 무리없이 읽을 수 있는 포스팅을 하려고 하는데, 실제로 어떻게 비치는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三天포 at 2008/09/29 02:15
이런걸 보고 뜨거운 감자 라고 하나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9 07:40
그렇죠. 이번 미국 대선 후보들이 이 건수를 섣불리 건드려서 다치지 않으려고 몸사리는 것만 봐도 충분히 입증되는 듯.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9/29 04:37
그렇다고 안 할 수도 없는 일이니 더 골치...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9 07:41
(그럴리는 없겠지만) 아무 것도 안하고 가만 내버려두면 대공황은 확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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