От Ильича до Ильич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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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卿博士
記一. 이 글은 방명록을 겸합니다. 저한테 하실 말씀이 있는 분께서는 이 글 밑에 공개(혹은 비공개) 글로 남겨주시면 됩니다. 옛 방명록은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記二. 링크는 자유롭게 하셔도 좋습니다. (저는 강제할 수 없는 규칙을 두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記三. 글을 안 쓰니까 아예 들어오게 되질 않아서 습관을 바꿔 보려고 합니다. 별것 아닌 거라도 좀 쓰면서 들여다보는 습관을 다시 붙이는 쪽으로. (2013년 1월 21일 추가)

떠든 사람: 이재율
by sonnet | 2021/12/16 19:19 | 블로그/일상 | 트랙백 | 덧글(54)
너의 이름은...
지금부터 여러분과 함꼐 실제로 정책을 결정했던 사람들의 생각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사료를 살펴보려 합니다. 과거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일본에서는 대부분의 정책이 정치 수장의 머리에서 나오지 않습니다. 대체로 각 담당 부처의 실무자가 모여 합의를 하고 문안을 작성한 뒤 각 부처의 수장에게 올려 결재를 받는 방식을 취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장·차관급이 아니라 중간관리자급에서 정책을 결정한다는 사실입니다. 중간관리자들이 작성하고 결정한 내용이 그대로 어전회의에 올라가는 일도 비일비재했습니다. 그래서 장·차관과 중간관리자 사이에 인식 차이가 생기는 일도 많습니다.

지금 읽을 사료는 동맹이 조인되기 약 2개월 전인 1940년 7월 12일과 16일, 외무성에서 2회에 걸쳐 열린 ‘일·독·이 제휴강화에 관한 육군·해군·외무 3부처 실무자 회의’ [74] 회의록입니다. 각 부처의 대표는 삼국동맹안의 골자를 정리하는 준비회의에서 도대체 어떤 논의를 펼쳤을까요.

“사건은 회의실에서 일어나지 않는다. 현장에서 일어난다.” 이 말은 20여 년 전에 방영됐던 일본 드라마 〈춤추는 대수사선〉에 등장하는 주인공 형사의 전매특허 대사입니다. 이 말을 “정책은 각의에서 결정되지 않는다. 각 부처 간 실무회의에서 결정된다”라고 바꿔 말할 수도 있겠네요. 그런 회의를 하기 위해 육군성, 해군성, 외무성의 과장급, 좌관佐官급 40세 전후 실무자들이 모였습니다.

加藤陽子. 2016. 『戦争まで : 歴史を決めた交渉と日本の失敗 』. 1版 東京: 朝日出版社.
(양지연 역. 2018. 『왜 전쟁까지 : 일본 제국주의의 논리와 세계의 길 사이에서』. 1판 파주: 사계절. p.231)






왜 일본 기업은 ‘화합’을 중시하는가?

그러나 일본 기업을 보면 창업자에게 곧잘 보이는 ‘원맨형’을 제외하고는 아무리 실적이 우수한 경영자라도 미국식인 지시형 경영을 하는 기업은 지극히 소수다.

도요타 자동차(トヨタ自動車)나 가오(花王) 등과 같이 장기간에 걸쳐 꾸준히 발전해온 일본 우량 기업을 보면 미국의 인치(人治)식 지시형 경영이 아닌 조직의 각 계층에서 사업의 방향성을 이해시킨 후 각 부서가 자율적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법치(法治)’식 경영 문화를 조성하여 성공해왔음을 알 수 있다. ‘법치’라는 용어는 ‘인치’에 대항하는 말로, 규칙이나 순서를 뜻한다.

일본 기업의 경영에서 ‘화합’이 전제된다는 점은 이따금 경영학에서도 논의의 대상이 되며, 때로는 비판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稲田将人. 2018. 『戦略参謀の仕事 : プロフェッショナル人材になる79のアドバイス』. 1版 東京: ダイヤモンド社.
(박제이 역. 2020. 『경영 전략가의 일 : 회사를 움직이는 제2의 리더』. 1판 서울: 예문아카이브. pp.21-22)


미국은 인치, 일본은 법치
이런 생각을 갖고 맥킨지 파트너였다는 것이 놀랍기도…
by sonnet | 2021/11/03 22:01 | 문화 | 트랙백 | 덧글(13)
오늘의 한마디(Wolfgang Pauli)
내가 파울리 교수가 말했던 것을 기억했으면 좋았을 것이다. 몇 년 후 내가 양자론을 만들게 되었을 때 그 이론이 만족스럽지 않은 것임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 위대한 분은 즉각 난점을 알아차려서 질문 중에 내게 그것을 설명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그 질문들에 답변하지 않아도 되어서 너무 긴장을 풀고 있었기 때문에 그들이 하는 말을 정말 주의 깊게 듣지 않았다. 나는 파울리 교수와 함께 팔머 도서관 계단을 올라가던 것을 똑똑히 기억한다. 그 때 그가 말했다. “휠러 교수가 강연하신다면, 양자론에 관해 어떤 것을 말씀하실까?”

“모르겠습니다. 그 분은 제게 말씀해 주신 적이 없어요. 그분은 혼자서 그 연구를 하고 계십니다.”

그가 말했다. “그래? 그분이 연구를 하는데 자기 조수에게조차도 양자론에 관해 무엇을 연구 중인지를 말하지 않는다?” 그는 내게 더 가까이 와서 낮은 목소리로 비밀을 말할 때처럼, “휠러 교수는 세미나를 결코 하지 않을 거야.”하고 말했다.

그리고 그것은 사실이었다. 휠러교수는 그 세미나를 하지 않았다. 그는 양자부분을 완성시키는 것이 쉬울 것이라고 생각했고, 거의 완성시켰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렇지 못했다. 그리고 세미나를 해야 할 때가 되자, 그 자신이 그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래서 할 말이 없었던 것이다.

나 역시 그것을 해결하지 못했다 – 반전진 반지연 전위의 양자이론 말이다. 그리고 나는 수 년 동안 그것을 계속 연구했다.

Feynman, Richard P. 1985, "Surely You're Joking, Mr. Feynman", 1st ed, W. W. Norton (김재삼, 양종만, 최승희 역, 1987, 『파인만씨 농담도 정말 잘하시네요!』, 도솔, p.101)
by sonnet | 2021/09/08 13:18 | 한마디 | 트랙백 | 덧글(2)
중국 공산당의 리더 선출
전국인민대표회의는 11월에나 열리기로 되어 있는데 어째서 시진핑은 그렇게 강력한 지위에 이미 올라 있었나? 경쟁자들은 가지지 못했지만 그가 가지고 있던 비결은 무엇이었나?

이 질문의 답을 구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문제는 2012년 권력 승계 이후로 수억 개의 단어로 갖은 글이 나왔지만 기저의 내용 가운데 확연한 사실은 하나뿐이라는 점이다. 권력 승계 과정은 동시에 이를 위한 규칙이 정해지는 과정이었다. 선례를 살펴보면 약간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지만 단지 어느 정도에 불과했다. 공산당 중심에는 분명한 후계자에게 정당성을 부여하고 이후 지명을 하는 방식과 과정을 정리한 매뉴얼이나 깔끔한 규정집 등이 없었다. 하지만 이전부터 사용해 온 업무 처리 방식은 있었다. 예를 들어 공산당은 특정 자리가 비었을 때 언제까지 후임을 임명해야 한다는 일정 제한이나 추상적으로 모든 계급의 공산당원 전부와 상의한 후 이 자리에 누구를 임명해야 할지 의결하고 당원들의 생각을 조사하여 정리, 반영한다는 추상적인 약속 등이다. 그러나 2012년이 지나자 중국공산당은 정량화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는 내용(예를 들어 공산당원 투표수)을 명확한 내부 규칙으로 정하는 조직이라기보다 그 안에서 복잡하고, 대체로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 반응 같은 것이 일어나는 조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이러한 이해하기 힘든 과정을 거쳐 어떻게든 질문의 답이 나왔지만 그 답은 결코 2~3명 또는 그 이상의 후보자 이름을 칠판에 적고 투표를 하여 가장 득표수가 높은 사람을 승자로 발표하는 방식처럼 보이는 그대로의 방식을 절대 따르지 않았다. 그보다는 어떤 이견이 있을 때 천천히 사람들의 마음을 다루어 움직이고, 합의를 도출하려는 시도를 하며, 마법처럼 최종 결과가 나올 때는 관련된 모든 사람들에게 선출 과정에 참여하고 기여했다는 느낌을 주는 방식이다. 비록 이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또는 누가 후계자가 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 결과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말이다. 이렇듯 중국의 권력 승계는 보기 드문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당원들끼리 서로를 납득시키기도 하고, 이해하기도 하면서 거의 유기적인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그래서 이는 정치학의 영역이라기보다 마법의 영역에 더 가깝다.

결국 이 모든 과정 속에는 하나의 대단히 중요한 타당성이 들어 있고, 이를 위해 다른 모든 고려 사항은 뒤로 밀린다. 역설적이게도 공산당에게 지극히 중요한 체제 안정의 문제로 귀결되는 것이다. 공산당이 때로 상당한 물리력을 동반하여 중국 사회에 ‘안정 유지’ 규칙을 강제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산당 내부에도 통제가 불가능한 갈등이나 당내 투쟁 또는 분파가 생겨나지 않도록 스스로에게 제약을 가한다. 보시라이가 실각하던 무렵 이에 대한 우려가 가장 고조되었다. 이때에 당내, 특히 엘리트 그룹 사이에 각자의 몫을 두고 경쟁하는 분파가 있다는 점을 믿을 수밖에 없는 진짜 이유들이 나타났기 때문이다. 공산당은 여러 측면에서 한 지붕 아래에서 잘 지내려 애쓰는 정치적 연합체이다. 표면상으로는 조화를 이루고 있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시나리오는 얼마든지 있다. 보시라이의 경우 적어도 자신이 근무하던 지역에서는 대중의 지지를 받았고 인기가 높은 지도자였다. 적절한 비용의 주택affordable hosung 제공이나 근로 환경 개선 등 인기 있는 정책을 실시했고 일반 민중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 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하지만 공산당 내 엘리트층에서는 설령 그를 지지하겠다는 무모한 생각을 떠올리는 사람조차 지역주의적 이득을 얻기에 적합하지 않은 시기에 집단주의 공산당을 내파시킬 위험을 고려하여 한 번 더 자신의 선택을 재고할 수밖에 없었다. 보시라이의 처벌을 두고 불만을 표시한 사람은 저우융캉 한 사람뿐이었다는 소문으로 미루어 당내에 반대 의견도 있었을지 모른다고 짐작할 뿐이다. 전체적으로 공산당의 엘리트 당원들은 체제 불안정을 불러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바탕으로 그들만의 질서를 흐트러뜨리지 않으려 애쓴다.

Brown, Kerry. 2016. CEO, China: The Rise of Xi Jinping. 1st ed London ; New York: I.B. Tauris.
(도지영 역. 2017. 『CEO 시진핑 : 시진핑의 국가경영 리더십』. 1판 서울: 시그마북스. pp.138-140)


권력을 위해 경쟁하고 싸우는 플레이어들이 있지만, 공산당의 집권통치라는 판을 깰 위험이 있을 때는 판을 깰 위험이 있는 플레이어를 배제하는 쪽으로 공산당 지도부의 의견이 모이게 되는데, 그렇게 제거된 자가 예전에는 자오쯔양이었고, 이번에는 보시라이였다고 보면 적절한 설명인 듯.


그래서 만일 두 후보자, 또는 이름이 거론되는 다른 경쟁자들에게 직접 ‘자신이 공산당 총서기로 지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무엇인가?’라고 묻는다면 (이런 질문을 할 수는 없겠지만) 대답을 통해 총서기 자리에 요구되는 일을 할 수 있는 능력과 더불어 이보다 훨씬 더 어려운 조건, 도덕적으로나 행정 경험적으로나 그 자리에 오를 권리가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증명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보면 중국공산당의 총서기 자리가 얼마나 특이한 성격을 갖는지 알 수 있다. 결국 공산당 총서기의 핵심 업무는 무엇인가? 공산당 총서기는 어떤 구체적인 선언서의 내용을 바탕으로 권력을 얻으려는 자리가 아니다. 공산당은 합의를 바탕으로 하는 조직으로 권력은 이미 공산당이 쥐고 있으며 기능하고 있다. 그렇다고 정부 조직을 이끌기 위한 자리도 아니다. 다만 정부 기관에 폭넓은 정치적, 이념적 리더십을 제공할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공산당 총서기는 교황이나 캐터베리 대주교(영국 성공회의 최고위 성직자 – 역주)처럼 정신적인 지주인 셈이다. 공산당 총서기의 역할은 나라의 비전을 제시하고, 특정 덕성의 귀감이 되며, (무엇보다 중요한 역할은) 공산당, 그리고 공산당의 임무에 대한 깊은 신념과 확신을 보여주는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공산당 총서기의 자리는 사람이 자리를 만든다기보다 자리가 사람을 선택한다고 말하는 편이 더 정확하다. 중국에서는 최고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적극적인 유세활동을 펼칠 일은 없다. 수동적으로 수용하는 것이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비결이며, 이는 정치적 야망을 가진 후보자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만 직관적으로 부여되는 특전이다. 그렇다는 것은 이 자리에 오르려는 후보자들은 당에 실제적이고 깊은 헌신을 해야 하고, 자아나 개인적인 이득을 생각하지 않고 당을 생명으로 여기며, 당이야말로 자신이 완벽하게 속해 있는 곳, 충실하게 섬기는 대상이라는 점을 보여야 한다는 의미이다. 중국공산당이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경제를 관리하고 있는 시점에 그 성공의 물질적 과실을 누릴 수 있는 핵심 지위에 있으면서 이런 태도를 유지하기는 정말 어렵다.

2012년 11월 시진핑이 공산당 총서기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유는 결국 그가 이 자리에 올라도 무방하다고 당내 핵심 엘리트층이 확신했기 때문이다.

같은 책, pp.144-145

이런 측면에서도 (적당히 찌그러지지 않고 끝까지) 능동적으로 그 자리를 꿰차려고 날뛰었다는 점에서 보시라이가 튀는 행동을 했고 동료집단으로부터 거부당하는 원인이 되었다 볼 수 있음. 그리고…


이에 비해 사실 중국의 지도자들에게도 신념이 있고, 그들도 자신이 믿는 바를 말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중국의 지도자들은 자신의 신념을 옹호하기 위하여 무자비해질 정도로 강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마술사, 예언가, 군사령관 혹은 폭력단 두목의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하나의 기관으로서의 공산당이다. 서구의 기업과 마찬가지로 중국공산당은 사람과 비슷하다. 사람처럼 행동하고 사람처럼 자신을 방어하며, 집단의 신념과 열정을 표현해 줄 인재를 보유한다. 이러한 관점에서는 덩샤오핑도, 장쩌민도, 후진타오도, 시진핑도 제국주의 시대의 황제로 보이지 않는다. 잠시 동안 지도자의 자리에 오르는 지도자들을 이용하여 영원불멸을 추구하는 황제는 바로 공산당이다. 중국의 지도자는 공산당의 대변인이자 절대 틀릴 수가 없는 공산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존재일 뿐이다.

같은 책, p.148

이런 주장을 펼치는 저자조차도 마오쩌둥만큼은 빼놓고 이야기한다는 거
by sonnet | 2021/09/04 01:17 | 정치 | 트랙백 | 덧글(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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