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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증 대 규범 논쟁
현실세계에서 등장하는 주장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다.

실증적 주장(positive statements)
현실이 어떠하다는 주장

규범적 주장(normative statements)
현실이 어떻게 되어야 한다는 주장

이 두가지 주장의 관계에 대해서 한 표준적인 교과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경제학자가 담당하는 두 가지 역할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각각이 사용되는 언어의 차이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과학자와 정책가는 서로 상이한 목표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는 다를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서 지금 두 사람이 최저임금제에 대해 토론하면서ㅡ 다음과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고 하자.

폴리: “최저임금제는 실업을 유발할 것이다.”
노마: “정부는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여러분이 이들의 이야기에 동의하는가는 차치하고, 폴리와 노마는 지금 각자 다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폴리는 지금 과학자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폴리는 지금 세상이 어떤 원리에 의해 움직이는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노마는 정책가처럼 이야기하고 있다. 노마는 그가 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키고 싶은지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이 세상에 대한 견해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폴리의 입장처럼 실증적인 주장이다. 실증적인 주장은 설명적인 것이다. 즉, 이 세상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노마의 입장처럼 규범적인 주장이다. 규범적 주장은 처방적인 것이다. 즉, 이 세상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를 주장하는 것이다.

실증적 주장과 규범적 주장의 중요한 차이점은 우리가 이 주장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판단하는가에 있다. 실증적 주장(positive statements)에 대해서는 기본적으로 나타난 증거를 검사함으로써 이를 인정하거나 부정할 수 있다. 즉, 폴리의 주장에 대해서는 최저임금 수준과 실업률의 관계를 나타내는 시계열 자료를 분석하면 될 것이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규범적 주장(normative statements)에 대해서는 나타난 사실뿐만 아니라 가치관이 개입된다. 노마의 주장은 자료만 가지고는 판단할 수 없다. 무엇이 좋은 정책이고 무엇이 나쁜 정책인가의 판단은 단순한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거기에는 우리의 윤리관, 종교, 정치철학 등이 개입되는 것이다.
물론 실증적 주장과 규범적 주장은 서로 관련이 있을 수 있다. 세상 현상에 대한 이해가 정책에 대한 선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약 최저임금제가실업을 유발한다는 폴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노마의 최저임금인상 주장은 거부되어야 할지 모른다. 그렇지만 규범적 판단은 실증적 분석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 실증적 분석과 가치관에 입각한 판단이 함께 적용되어야 한다.

Mankiw, N. Gregory., Principles of Economics, Dryden Press, 1998
(김경환,김종석 역, 『맨큐의 경제학』, 교보문고, 1999, pp.28-29)



이제 이론을 한번 훑어보았으니 분석에 적용하는 실습을 해 보자.

다음은 어제 이글루스 안에서 시끄러웠던 모 논쟁의 일부이다. 내용을 직접 건드리면 불필요한 논란에 빠져들 우려가 있으므로, 여기서는 철저하게 구도만을 분석하기로 한다. 내용이 궁금한 분은 해당 링크를 참조해주시기 바란다.

정말로 이해를 못하시나요? (ezehkielk)
제발 글하고 댓글을 제대로 봐 주셨으면. -_-; (장재천)

이 논쟁의 핵심은 다음 두 문단을 비교해 봄으로서 요약할 수 있다.

나는 나와 동일한 성별, 입장에 있는 사람에게서 동정과 공감을 받고 싶은거다. 당신들의 변태성을 입증하는 그런 발언이나 개념없음, 배려없음에서 우러나오는 장난성 발언이 듣고싶은게 아니다.

그러면 역시나 그 댓글을 단 사람들은 이렇게 말한다.

"그러면 왜 밸리에 올려서 남들 다 보게 해? 왜 공개한건데?"

아, 그러니깐요. 글쓴이들은 당신의 장난성 댓글 받으려고 그 발언을 한 게 아니고, 이글루스에 존재하시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분들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싶은겁니다. (ezehkielk)

뭐 저도 보고 킥킥대는 댓글 단 남자분들이 잘 했다는 소리는 아닙니다만, 여성 전용 커뮤니티가 아닌 이상 어느 정도는 감안하고 적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그리고 자신의 가슴둘레/컵 사이즈를 공개된 곳에서 쓰는 게 민망한 일이 아니라면, 거기에 '장난스러운' 반응을 보이는 게 왜 성희롱이라는 건지도 잘 모르겠네요.; (장재천)


이 논쟁의 기본구도는 결국 이런 것이다.

1. 내 주장에 공감을 받는게 목적이고 그 외는 원치 않는다. (현실이 어떠해야한다: 규범적 주장)
2. 불특정다수가 들어오는 인터넷에서 그런 것만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이다. (현실이 어떠하다: 실증적 주장)

그런데 2번의 실증적 주장은 옳은 이야기이지만, 이를 받아들이게 되면, 1번의 규범적 주장을 계속 유지하기가 힘들어진다는 문제가 있다. 그것은 불가능한 희망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규범적 주장을 하는 사람은 실증적 주장을 거부하거나 실증에 대한 규범의 우위(예를 들면 주인이 싫어하는 댓글을 다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같은)를 다시 한번 주장하게 된다.
(ezehkielk씨의 글에서 "아, 그러니깐요."를 전후로 같은 주장이 두 번 반복되고 있는데 주목하라. 이는 실증적 주장을 들었지만 그래도 규범적 주장을 고수하겠다는 자기선언이다.)

그런데 실증적 주장을 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은 규범적 주장을 다시 한번 읊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규범적 주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실증적 반론이다. 예를 들면 "경찰의 단속으로 악플러들을 여럿 체포함으로서 악플러들이 점차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같은 실증적 주장은 '그런 주장은 애당초 무리'라는 견해를 반박하는데 사용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인용문에서 드러났듯이, 저 규범적 주장을 한 사람은 원래 공감을 받는게 목적일 뿐이기 때문에, 그런 가외의 실증논쟁에 뛰어들 이유가 별로 없다. 하나라도 공감을 더 받으려면 차라리 규범적 주장을 반복하는 것이 유리한 것이다.

한번 이렇게 가면 규범과 실증은 서로 다른 층위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두 주장은 무한히 평행을 그리게 될 수 밖에 없다.




저 논쟁에 대해 이렇게 논평하는 한 가지 이유는 규범적 주장에 실증적 주장으로 맞서는 이런 구도가 이상주의 대 현실주의 논쟁의 아주 전형적인 패턴이기 때문이다. "인터넷에 공개적으로 글을 쓴 이상 자신이 원치 않는 반응이 나오는 현실도 감수할 수 밖에 없다"란 명제를 현실주의자들의 다음 입장과 비교해 보면 그 유사성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자유주의와는 반대로, 현실주의자들은 국제정치에 대해서는 비관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이다. 현실주의자들은 평화로운 세계를 건설하는 일이 희망사항일 뿐이라는 것에 동의한다. 다만 그들은 국가들간의 안보경쟁(security competition)과 전쟁이라는 처절한 모습의 세계에서 벗어나는 쉬운 방법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평화적 세상을 창조하는 일은 정말 매력적인 일이지만 현실적인 일은 아니다. 카가 말하듯 현실주의는 국제정치를 움직이는 기존의 힘, 기왕의 국제질서가 나가는 방향에 대한 필연성, 그리고 이와 같은 힘과 경향을 받아들이고 이에 적응하려는 것이다.

Mearsheimer, John J., The Tragedy of Great Power Politics, New York:W. W. Norton, 2001
(이춘근 역,『강대국 국제정치의 비극』, 나남출판, 2004, p.58)

이렇게 현실주의자들은 기본적으로 세계가 돌아가는 방식을 바꾸기 어렵다고 본다. 그러니 주어진 세계와 그 동작 방식을 가능한 잘 이해해서 적응하자는 것이다. 즉 옷은 이거밖에 없으니까 옷에 몸을 맞춰 살자는 체제순응적 태도야 말로 현실주의자의 가장 기본적인 마인드이다.

"목표(이상)의 존재, 그 도달 가능성이나 도달 방법에 대한 확신부족"은 현실주의자의 전형적인 특징이다. 위 설명의 경우 이상의 존재에 대해서는 동의하고 있지만, 그 점은 사실 그리 중요하지는 않다. 어짜피 이상 근처에도 도달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by sonnet | 2008/09/24 00:40 | flame! | 트랙백 | 핑백(1) | 덧글(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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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련글: 실증 대 규범 논쟁 속옷 사이즈, 생리/예전엔 이해하지 못했던 것들. "야시시한 옷차림을 하면 성추행당하기 쉽다." 라는 명제는, 실증적인 통계 조사를 해 보면 어느정도의 신빙성이 ... more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8/09/24 00:45
도달하지 못 하기에 이상이라고 불리는거니까요...
[라고 말하면 돌 맞으려나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29
도달한 이상도 종종 있는데, 그러면그게 더 이상 이상이 아니게 되지 않나요?
하늘을 나는 기계를 만든다거나, 특정 질병을 치료하는 법을 찾아낸다거나...
Commented by 키치너 at 2008/09/24 00:47
이상주의자들은 언제나 내일'만'보고, 현실주의자들은 언제나 오늘과 어제'만'을 본다는 게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29
네에 ;-)
Commented by 2071 at 2008/09/24 00:48
검역소 이름 장재천님 블로그 트랙백에 뜬거 보고 쫄았어요 ㅠㅠ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29
아니, 제가 무슨 곶감도 아니고...
Commented by Luthien at 2008/09/24 09:31
곶감 맞죠 뭐 (...)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8/09/24 23:42
곶감은 '단 거(dan ger)' 죠 -_-;
Commented by rumic71 at 2008/09/24 00:49
문제는 규범과 당위를 현실이라고 착각하는 경우입니다. 은근히, 아니 대놓고 많아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31
실제로 많은 것 같습니다. 규범은 어느 정도 "믿는" 측면이 있잖습니까.
Commented by 措大 at 2008/09/24 00:49
"내용을 직접 건드리면 불필요한 논란에 빠져들 우려가 있으므로"라는 표현이 무색하게 카테고리가 무려 "flame!"입니까? ㅋㅋㅋㅋ

저 이상한 논쟁에는 관심이 없었지만, 이 포스팅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30
하하. 그래도 이 카테고리여야 (웃음)
Commented by 친한척 at 2008/09/24 00:53
대부분의 '인기 블로거'들이 현실적으로는 놀라울 정도로 빈약한 글을 쓰는 경우도 많은 것을 볼 때(다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어쩌면 '인기 블로거'가 되는 지름길은 규범적인 글을 쓰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나저나 연애 밸리 논쟁글에서 미어셰이머의 구조현실주의 통찰까지 나아가시는 소넷 님의 통찰에는 정말 '내공'이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느낌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33
블로그라는 곳이 누가 돈주는 곳도 아닌데 글을 쓰게 되는 것은 자기표현의 욕구 같은 게 중요한 동기로 작용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러면 무엇을 주장하는 글을 많이 쓰게 되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닐까요.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9/24 00:54
이게 이렇게도 해석되는군요 ㄱ-;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39
인용해 온 두 포스팅의 제목을 보면

* 정말로 이해를 못하시나요?
* 제발 글하고 댓글을 제대로 봐 주셨으면. -_-;

이런데, 이 제목에서부터 (이런 당연한 것을 반대편으로부터) "이해받지 못하고 있다"란 불만이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어딘가 겉돌고 있는 거죠. 왜 겉도느냐. 저는 그 이야길 누군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Commented by 아무개 at 2008/09/24 01:16
좀 뜬금없는 생각일수도 있는데, 이상적 태도에 대한 회의나
현실적(혹은 중상주의적) 태도에 대한 회의도 가능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이상이 주장하는 그 이상성이
과연 나에게 이로운 것인가(혹은, 정말로 이상적인가)?
혹은 현실주의자가 주장하는 그 원리가 정말 현실적(혹은 맞는) 것인가?

왜냐하면, 일견 당연해 보이는 상황도 다시한번 꼼꼼히 살펴보면 아닌 것으로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기 때문이고, 어떤 올바르다고 느껴지는(당위적이라고
보이는) 주장도 비판적으로 생각했을때 전혀 올바르지 않을수도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41
네, 동의합니다. 그런 것도 면밀히 검토를 해야죠.
그런데, 실증적 주장과 실증적 주장, 혹은 규범적 주장 대 규범적 주장이 충돌하는 경우는 지금처럼 완전히 겉도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같은 층위의 주장들은 양쪽이 동의하는 규칙으로 비교하기 쉽기 때문에 그런 것이지요. (규범적 주장간의 비교가 실증적 주장의 비교보다 더 어렵긴 함)
Commented by 三天포 at 2008/09/24 01:17
글을 아주 제대로 분석해주시는데요.

흠. 그나저나 여성측에서도 그런글을 싸지른건 경솔하다는건
왠지 여성들이 야한옷을 경솔히 입고다니니깐 범죄를 유발한다는 소리랑 비슷하게 들리는건
왤까나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48
쩝. 이렇게 말씀하시면 배가 산으로 갈 위험이 큰 것 같습니다.
저는 이번 글에서 일부러 비유를 쓰지 않았습니다. 비유란 것은 이해를 돕기 위해서 쓰는 것인데, 이런 상황에서 비유를 쓰기 시작하면 (내가 먼저 쓰기 시작했으니) 남도 쓸테고, 그렇게 되면 이해를 돕기 보다는 논의가 탈선하는데만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Commented by 三天포 at 2008/09/25 02:08
확실히 비유란게 이해를 돕기 위한거지만 잘못하면 논쟁이 안드로메다로 가죠
Commented at 2008/09/24 02:41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olarEast at 2008/09/24 02:52
이래저래 이상론이 까이는 분위기인데, 사실 현실 그대로 냅두는게 가장 이상적인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믿는 현실주의자도 엄.청.나.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36
본문에서 Mearsheimer도 그런 표현을 쓰지만, 현실주의자는 기본적으로 좀 비관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니까 당연한 것이 아닐런지. 반면 이상주의자에게서 "더 나빠질 수도 있다"란 생각은 찾기 좀 힘든 듯 합니다. 사람이 이상주의를 견지하려면 낙관성이 필요한 게 아닐까요.
Commented by 혈견화 at 2008/09/24 02:55
Thank you.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49
;-)
Commented by 空の大怪獣ラドン at 2008/09/24 03:08
자신의 생각에 동조하지 않는 사람들을 동조하게 만드는게 목적이었다면 모를까, 불특정 다수에게'만' 공감을 끌어내고 싶었다면, 그들만이 볼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거나 이방인들이 난입할 가능성을 최소화하고 썰을 푸는게 현명하다고 봅니다.

물론 거슬리는 덧글들을 무차별로 삭제하고 차단한다면 그건 그거대로 말이 많겠지만, 일부러 스트레스를 받고 싶어서 블로깅을 하는 분은 많지 않겠지요. 그 정도는 그 블로거의 권리로 이해받을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봅니다. 당한 입장에서는 매우 기분나쁘겠지만 말이지요.

-글의 논조에는 동의하지만, 실증적인 근거가 없는 규범적 주장을 제대로 된 '주장'이라고 할 가치가 있는지는 회의적입니다. 상대방의 동의를 끌어내기 위한 주장에서, 그 주장에 설득력을 부여하여 동의하게 되는(혹은 만드는) 요소가 결여되어 있다면, 그 주장을 제대로 된 주장이라고 보긴 힘들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10:00
사실 "비로그인 덧글금지" 같은 것을 기본정책으로 채택하고 있는 블로거가 많이 있는데, 이러한 정책은 기본적으로 악플이 달릴 가능성은 늘 있다는 전제 하에서 수동적인 대응책을 집행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물론 말씀하신대로 삭제도 (사후적이지만) 한 가지 대응책이 될 것이구요.
Commented by cryingkid at 2008/09/24 08:55
규범적 주장이 단지 '공감을 사기 위해' 발화된다고 일반화하는 건 제법 위험할 수 있지만,
기실 한국의 많은 규범적 주장이 정말로 딱 저런 수준에서 발화되는 것 또한 사실인 듯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53
다시 읽어보니 그 부분은 제가 좀 오해의 여지가 있게 썼네요. 일반화하려는 의도는 아니었습니다.

(형이상학적인 논의가 아니라면) 탄탄한 규범적 주장이란 것은 하부구조에 탄탄한 실증적 주장들로 뒷받침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규범적 주장이라면 자신의 하부구조를 이루는 실증적 주장으로 상대의 실증적 논박과 맞서 싸울 수 있기 때문에 논의가 겉돌지는 않는 것이 아닐런지요.
Commented by cryingkid at 2008/09/24 11:15
저 역시 일반화를 의도하신 거라고 읽은 건 아닙니다. ^^

말씀하신 바에 충분히 동의합니다. 더불어 '규범'이 '형이상학적' 차원에서 논의된다고 하더라도, 그 속에서 '실증'의 숨통이 얼마나 안배되어있느냐 또한 중요하지 않나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포스팅 늘 감사히 보고 있습니다. 트랙백해갈게요.
Commented at 2008/09/24 08:59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4 09:34
네 성향적으로 그렇게 갈리는 면이 분명히 있지요.
Commented by 피그말리온 at 2008/09/24 10:55
그래도 규범적인 주장은 자기만족(?)적인 측면이 있어서 그런가....
결국 현실은 시궁창....쪽에 손을 들고 싶어지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6 11:17
네. 현실이 시궁창이라도 거기 살고 있는 이상, 어떻게 살 궁리를 하긴 해야죠.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8/09/24 12:57
마이너한 구글 블로거에 있다 보니 이런 골치아픈 문제에는 휘말리지 않는군요. 좋은건지 나쁜건진 잘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5 08:37
네, 역시 같은 동네에 세들어 살다 보니, 의도치 않아도 자꾸 보게 되긴 하더라고요. 호젓한 곳에 계신 것도 나름 장점이 ^^;
Commented by Empiric at 2008/09/24 13:50
이 글은 실증적인 글의 대표적 본보기로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6 11:18
이 글은 실제로는 3개의 독립적인 단락으로 되어 있는데, 두번째만 실증적인 게 아닐까 합니다.
Commented by monsa at 2008/09/24 16:39
규범적 주장과 규범을 근본주의적으로 믿고 하는 주장은 구분되어야 하겠지요.
"정의는 승리한다" 쯤 되면 곤란하지 말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5 08:36
네, 현실과 조응해야 한다는 측면이 제대로 반영된다면, 사실 규범적 주장 자체는 필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StarLArk at 2008/09/24 17:41
허어. 브라쟈 논쟁이 여기까지..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5 08:36
어쩌다보니...
Commented by 주코프 at 2008/09/24 18:22
'초A컵'이 'E컵'을 지향하면 '이상주의'요 'A컵'을 지향하면 '현실주의'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9/24 19:57
아니, 'A컵'만으로도 충분히 '비현실적인' 과욕 같기도... ^^;;;
Commented by 행인 at 2008/09/24 21:07
가슴 얘기는 여기서 하실만한게 아니시지 않을까...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5 08:36
아니 이런 비유는 좀 피하고 싶습니다.
Commented by DaCapo at 2008/09/24 23:55
한스 켈젠이 순수법학을 주창하였던 것도 존재와 당위가 뒤엉켜 겉도는 걸 보기 싫어서였던 게 아닐까 싶어집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6 11:19
제가 잘 모르는 분야라 이건 넘어가야겠습니다 ;-)
Commented by 닷오-르 at 2008/09/25 02:04
'카레 먹는데 똥 얘기 하지마!'라는 수준으로 분위기 좀 파악하고 댓글 달라는 것이 '이상'과 '현실'에 대응되는 것이라면...

인간은 정말 슬픈 생물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5 11:55
아무리 그래 봐야 뻘플과 악플이 달리지 않는 세상이 찾아올 일은 없을텐데,
unhappy ever after?
Commented by PCplanner at 2008/09/25 09:08
제가 유부남이라서 이런 논쟁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건 참으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5 11:55
축하드립니다.
Commented at 2008/09/25 10:18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5 11:52
1번은 공감만 바란다는 것과 별 관계가 없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1번은 본문에서 실증적 주장이라고 언급한 "그런 것만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이다"와도 병립가능한 이야기입니다.

즉 말씀하신 것은 문제를 잘못 변형했다고 하겠습니다.

a) "그런 것만 기대하는 것은 애당초 무리이다"
b) "본문과 상관없는 덧글이 달리면 기분이 좋은 사람은 없다."
c) "고로 심하게 기분을 나쁘게 하는 덧글은 지운다."
이와 같은 정책결정에 무슨 모순이 있는지 한번 생각해 보시면 될 겁니다.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8/09/25 16:44
감성과 이성의 영역차이 인것도 같습니다...
어느쪽도 현실화에 대한 방법은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공통적이라는 것도 넌센스지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6 11:20
그런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특히 '공감'을 바란다는 측면이 그런데, 나중에 기회가 있으면 한번 다뤄 보든가 해야겠습니다.
Commented by artycode at 2008/09/25 17:59
"그런데 실증적 주장을 하는 사람이 원하는 것은 규범적 주장을 다시 한번 읊어주는 것이 아니라 그 규범적 주장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근거가 될 수 있는 실증적 반론이다."

사실은 그 규범적 주장은 불가능하다는 실증적 증거가 먼저 제시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개선을 요구하는 규범적 입장에 맞서면서,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증거를 제시하는 게 아니라

'현재는 어떠하니까' 현재의 상황에 맞추어 살라는 것은

실증적 입장이 아니라 규범적 입장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27 10:47
1. 사실은 그 규범적 주장은 불가능하다는 실증적 증거가 먼저 제시되어야 하는 것 아닐까요? => 자명한 건데 그런 것도 설명이 필요한가요?
불특정 다수가 글을 쓰게 허용한 이상, 그 글이 내 글에 공감되는 내용만 나올 리가 없다. 여기에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요.

2. '현재는 어떠하니까' 현재의 상황에 맞추어 살라는 것. ==> 이건 글의 세 번째 부분에만 해당되는 이야기군요. 말씀하신대로 현실주의는 실증적 입장과 거기서 유도되는 규범적 입장을 둘 다 가지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vlackb at 2008/09/29 11:33
미국의 political correctness 운동이 우스꽝스럽게 변질된 이유도
실천자들이 이런 내용들을 헷갈렸기 떄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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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공개 덧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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