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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평가와 정책검토

1. KGB vs. CIA, 비밀경찰 대 씽크탱크

소련의 정보기구로는 KGB(국가안보위원회)와 GRU(소련군 정보총국)가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국정원과 국군 정보사령부에 해당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KGB라고 하면 전세계를 무대로 미국의 CIA와 힘을 겨룬 정보기관처럼 인식되어 있지만, 사실 KGB와 CIA는 매우 이질적인 면이 있었다. 중요한 차이는 정보를 다루는 방법과 관련이 있고, 각각의 조직의 기원과도 깊은 관계가 있다.

KGB는 10월 혁명 이후 레닌이 만든 CHEKA(반혁명 및 사보타쥬 진압 전 러시아 비상위원회)에 기원을 두고 있다. 즉 이 기관은 신생 볼셰비키 정권의 정권안보를 수호하기 위한 조직으로 출발했으며, 지켜야할 보호대상은 다를지언정 제정러시아부터 존재하던 짜르의 비밀경찰과 흡사한 성격을 갖고 있었다. KGB는 결국 국경경비부터 국내사찰, 대외정보수집, 비밀공작 등 오만가지 임무를 다 떠맡는 엄청나게 큰 기관으로 성장하지만 끝까지 비밀경찰로부터 진화한 본질을 지울 수는 없었다.

반면 CIA는 미국이 제2차세계대전의 발발에 대응해 만들어진 OSS(전략정보국)에 기원을 두고 있는데, 이 기관의 설립목적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모든 첩보와 자료를 수집 분석하고 연계"시켜 국가지도부가 이용할 수 있게 하는 데 있었다. 게다가 CIA는 기본적으로 KGB와는 반대로 국내정보업무(FBI가 담당)를 하지 않는 대외정보기관이었다.

제2차세계대전이 끝나고 OSS의 후신으로 CIA가 설립되면서, 미국 정보기관들은 Sherman Kent라는 걸출한 정보분석가의 지도 하에 오늘날까지 내려오는 미국식 정보분석기법을 확립하게 된다. 켄트는 학자 출신인지라 정보분석을 일종의 사회과학적 연구로 간주했다.

연구(research)는 진실 또는 진실에 보다 근접한 것을 말해줄 수 있는 것으로 자유주의적 전통을 중시하는 우리가 기꺼이 받아들이려고 하는 유일한 과정이다. … 우리는 진실이 체계적인 방법에 의해 수행되는 연구를 통해 획득되지는 않더라도 그러한 방법을 통해 접근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고 있고 수 세대 동안 주장해 왔다.

이러한 지식 중 일부는 비밀스러운 수단들을 통해서 습득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지식은 현실적인 공명정대한 관찰과 연구를 통해서 습득되어야만 한다.

Kent, Sherman., Strategic Intelligence for American World Policy, p.151, pp.3-4
(Shulsky & Schmitt, 『국가정보의 이해』, pp.325-327에서 재인용)

그리고 사회과학적 정보분석이 갖는 객관성을 지키기 위해서 정보분석가와 정책결정자의 업무를 엄격히 분리해 서로 영향을 줄 수 없도록 하였다. 즉 정보분석가는 분석만 하고 정책제안은 하지 못하며, 정책결정자는 분석이 끝난 정보를 갖고 정책결정만 하도록 하였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정책결정자가 내심 선호하는 정책 혹은 이미 추진 중인 정책에 불리한 정보를 무시하거나 입맛에 맞게 고치도록 압력을 넣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 행태의 가장 잘 알려진 유형 중 하나가 나쁜 소식을 가져온 애꿎은 전령을 벌주는 "전령죽이기" 현상이다.

이 결과 CIA는 비밀첩보를 분석하는 거대한 씽크탱크에 가까운 행태를 보이는 경향이 강했다.

즉 KGB와 CIA는 모두 정보기관의 고유업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었지만, 상대적으로 KGB가 촉수가 여러개 돋아난 비밀경찰처럼 굴었다면, CIA는 촉수가 여러개 돋아난 씽크탱크처럼 구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2. 니키타 흐루쇼프와 쿠바 미사일 위기

이와 같은 두 기관의 차이가 극명하게 드러난 사태가 미소간 핵대결을 불러일으킬뻔 했던 쿠바 미사일 위기였다. 당시 핵무기 투사능력에서 열세하던 소련은 미국의 인접국인 쿠바에 몰래 중거리 핵탄도미사일을 배치한 후 이를 기정사실화해 열세를 만회하려고 시도하였다. 그러나 소련의 기도는 중간에 미국의 첨단정찰능력에 탐지되어, 세계를 두려움에 떨게 한 일촉즉발의 대결 끝에 굴욕적으로 핵무기를 철수해야 했고, 그 결과 소련의 국제적 위신은 추락하게 되었다.

당시에도 소련은 미국의 정찰능력이 만만치 않음을 익히 잘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왜 소련의 막강한 KGB는 이 문제가 가진 위험성에 대한 조기경보나 전략적 경고를 제공하지 못했던 것일까?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KGB의 대외정보임무는 제1총국에서 수행되었으며, 여기서 수집된 정보는 KGB의장이었던 세미차스트니(Vladimir Semichastny)를 통해 흐루시초프나 주요 정책결정자들에게 보고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KGB는 정보판단을 작성하지 않았으며, 정보요원들은 자신의 정보기관을 주로 정보수집기관으로서 인식하고 있었다. 이는 KGB가 소련공산당 정치국이 내리는 결정에 대해 도전할지도 모르는 어떠한 견해를 제공하려 하지 않은 태도에서 기인되었다.

이석호, 이지훈, 「쿠바 미사일위기와 소련 정보」, 『국방연구』 제45권 2호, 2002년 12월, p.92

최고지도자의 비위를 거스르지 않으려는 이런 소련 정보당국의 행태는 많은 증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히틀러의 소련침공에 대한 경고를 적절히 제기하지 못한 이래 줄곧 이어져 왔다.

NKVD(KGB의 전신) 출신의 전향자 Alexander Orlov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을 남기고 있다.

소련에서의 분석 또는 평가는 "훔친 문서에 담긴 첩보의 중요성을 평가하는 것보다는 그러한 문서의 신빙성을 확인하는 것과 관련되어 이루어진다. 첩보가 갖는 정치적인 중요성은 무엇보다도 정부와 당 정치국에서 정책 형성을 담당하는 사람들에 의해 평가된다."

Orlov, A., Handbook of Intelligence and Guerilla Warfare, Univ. of Michigan Press, 1965, p.187
(Shulsky & Schmitt, 『국가정보의 이해』, p.328에서 재인용)

결국 KGB는 정보를 수집해서 가짜가 아닌지만 걸러낸 후, 분석은 하지 않은 채 소련공산당 정치국의 최고의사결정자들에게 그대로 넘긴 것이다. 그 결과 흐루쇼프는 스스로 소련공산당 서기장을 위한 정보분석관 행세를 하기 시작했다.

그럼 KGB와 GRU 같은 소련 정보기관은 그때 무슨 일을 했는가?

흐루쇼프는 우선 쿠바주재 KGB를 통해 카스트로에게 미국의 침공이 임박했다는 거짓 정보를 제공함으로서, 카스트로가 흐루쇼프의 계획에 동참하도록 유도하였다. 한편 GRU의 워싱턴 지부장 볼샤코프 대령을 통해서 미국에는 소련이 쿠바에 제공하는 군사지원은 방어용(재래식) 군사력에 한정된다는 거짓 메시지를 거듭 전달했다. 기만작전을 확실히 하기 위해 볼샤코프에게 쿠바의 핵미사일 배치계획을 아예 알려주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이렇듯 쿠바 미사일 배치에 따라 예상되는 미국의 반응을 판단하라는 중대한 정보요구는 하달하지 않은 반면, 기만작전에 정보기관을 활용했다는 사실은 소련지도자의 정보기관에 대한 인식, 즉 정보분석보다는 비밀공작, 비밀경찰 임무가 정보기관의 주임무라는 인식에서 기인되었다고 볼 수 있다. 즉 정보분석, 판단은 정책결정자 자신이 내리는 것이며, 정보기관은 비밀정보를 수집하거나 비밀경찰임무를 수행하고, 이미 결정된 정책을 실행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 보조기관이라는 인식이 팽배했던 것이다.

이석호, 이지훈, 같은 글, p.97


소련 최고지도부는 KGB뿐 아니라 군부도 비슷하게 다루는 경향이 있었다. 쿠바에 파견된 소련군 사령관이었던 그리브코프(Anatoli Gribkov) 장군의 말을 들어보자.

[최고간부회의 멤버인] 샤라프 라시도프(Sharaf Rashidov)는 국방위원회에 쿠바의 삼림이 미사일을 가려줄 것이라고 보고했다. 기술적인 면에 전적으로 무지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미사일 발사대는 그렇게 쉽사리 감출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미사일 발사대는 가늘고 긴 로켓트 몇 개가 하늘을 향하고 있는 그런 것이 아니다. 그것은 미사일 발사대를 지지하고 있는 커다란 콘크리트 받침대뿐만 아니라 그것을 둘러싸고 있는 다수의 지휘대와 지지구조물, 줄지어 늘어선 연료 트럭과 탱크, 그리고 수백 미터에 달하는 굵은 케이블로 구성되어 있다. 이처럼 거대한 장비가 일단 들어서면 땅위에 선 사람들에게는 잘 보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하늘에서 보면 그것은 치켜든 엄지손가락처럼 한눈에 들어온다.

게다가 쿠바의 기후 때문에 숲은 병사나 무기를 숨기기에 적당한 곳이 아니었다. 쿠바에 울창한 숲이란 드물었다. 기껏해야 야자수 몇 그루가 서있는 정도였다. 아니면 얕은 키의 풀이 우거져 그 아래는 바람도 잘 통하지 않을뿐더러 덥고 습해서 견디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그래서 더운 낮에 숲이 시원한 그늘을 제공한다는 것은 한심한 상상에 지나지 않았다. 오히려 습기를 머금은 스펀지처럼 사람을 지치게 하고 장비를 녹슬게 했다. 게다가 섬 동부의 숲은 독이 있는 고무나무가 많았다. 그냥 스치기만 해도 피부에 물집이 생겼다.

Allison, Graham T., Zelikow, Philip D., Essence of Decision: Explaining the Cuban Missile Crisis (2nd Ed.), New York:Longman, 1999
(김태현 역, 『결정의 엣센스』, 모음북스, 2005, pp.268-269)

이 결과 쿠바의 소련 미사일을 처음 발견한 미국 지도부는 소련군이 미사일을 전혀 위장하지 않은데 놀라, 소련이 미국에게 미사일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도대체 무엇인가를 진지하게 토론해야 할 지경이었다. 물론 소련 지도부에게 그런 의도가 있을 턱이 없었지만 말이다.

이와 같이 흐루쇼프와 KGB 간에 존재한 비정상적인 업무분담은 쿠바 미사일 위기시에 소련에 참담한 결과를 가져다 주었으며, 궁극적으로는 흐루쇼프 본인의 몰락의 한 원인이 되기도 하였다.


3. 지금 평양청와대에서는…
(이 절의 제목은 옛 드라마의 제목에서 차용해 온 것으로 그 이상의 깊은 의미는 없음을 밝혀둔다.)

일전에도 비슷한 언급을 한 적이 있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문제점 중 하나는 이명박 행정부의 내적 논리는 아주 이해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마치 냉전시대 소련이나 중공 지도부를 관찰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이하에서는 몇 가지 단편적인 뉴스를 갖고 그 내면을 추측해 보는 시도를 해보기로 한다.


여권 관계자는 "쇠고기 협상 직후 관계장관 회의에서 '광우병에 대한 선전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청와대 정무라인과 해당 정부 부처 모두 흘려 넘겨 버렸다"고 했다. 민정수석실은 쇠고기 대책회의에서 "어제 촛불집회가 열렸고 1만 명이 참석했다"고 보고했다가 혼쭐이 났다. 이 대통령은 "신문만 봐도 나오는 걸 왜 보고하느냐. 1만 명의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했는지 보고하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배성규, "촛불집회 몇 명 참석" 하나마나한 보고, 조선일보, 2008년 5월 31일

이 기사는 대통령에게 우호적인 진영을 대표하는 신문에 게재된 것이기도 하거니와, 대통령의 잘못을 겨냥한 것도 아니다. 기사의 초점은 청와대 비서진이 대통령을 잘 보필하지 못했다는데 맞춰져 있기에, 대통령에게 날아들 비난을 분산시키는 면이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발언을 일종의 색깔론이라고 받아들이고 크게 화를 냈다. 그들이 이 문제를 그렇게 받아들인 것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그러한 분노는 이 기사가 말해주는 가장 중요한 점을 놓치고 있다.

이 기사에서 알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점은 대통령이 벌써 판단을 내렸다는 것이다. 즉 이명박 대통령은 이 회의가 열리던 시점에 이미 1)배후주도세력이 있으며, 2)1만 명 분의 촛불도 누군가 돈을 대어 산 것이라는 판단을 내려놓고 있었던 것이다. 민정수석이 그러한 보고를 하지도 않았는데 말이다!

민정수석이 이전에 주도세력과 자금출처에 대한 정보판단을 완료해 보고한 적이 있다면 저렇게까지 화를 낼 이유는 없었을 것이다. 배후세력이 있다는 것은 이명박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확실한 사실인데, 그런 간단한 것도 제대로 캐내어 보고하질 못하니 열불이 터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배후세력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하나의 가설로는 꼭 나쁜 것은 아니다. 그것은 사실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그것을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가?

대규모 시위 관련 문제이므로 경찰이나 국정원 등을 통한 정보보고도 좋고, 국내정치문제로 보아 청와대 민정수석실이나 여당 등을 통해 입수되는 민심동향이나 정세분석도 좋다. 거대한 대한민국 정부에게 가용한 정보를 최대한 수집 취합한 다음, 그를 보좌하는 장관들과 청와대 비서진들의 도움을 받아 최대한 공정한 추론을 통해 가설이 사실이 아닌지 분석하고 판단해 나간 결과가 "배후세력이 있다"는 것이라면, 그것은 설령 틀리더라도 최선을 다한 결과였다고는 인정해 줄 수 있을 것이다.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 케네디는 NSC의 행정위원회(ExComm)에 행정부와 백악관의 최고의 두뇌들, 심지어는 전직 노관료들까지 불러들여 허심탄회하게 토론하며 다각도로 머리를 짜낸 끝에 이 난제를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이 과정은 세부적으로 실수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오늘날도 위기시 정부 의사결정과정의 모범사례로 남아있다.

그러나 우리가 위 조선일보 기사에서 짐작할 수 있는 것은 이명박이 케네디가 아니라 흐루쇼프의 길을 걷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즉 쿠바 미사일 위기 때 흐루쇼프가 스스로 소련공산당 서기장을 위한 정보분석관 행세를 하기 시작했던 것처럼, 자신의 산하에 있는 엄청난 조직과 인력을 한 켠으로 밀쳐놓은 채 이명박도 대한민국 대통령을 위한 나홀로 아마추어 정보분석관 노릇을 시작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이명박이 민정수석에게 날린 호통은 '촛불시위에는 배후세력이 있고, 자금도 공급되고 있다'는 판단은 이미 내가 내렸으니까, 왈가왈부하지 말고 그 판단을 보강하는 세부사항을 찾아오라는 것이다. 이는 그가 부하들로부터 머리를 빌리기보다는 손발만 빌리려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이점은 흐루쇼프가 KGB에게 정보판단을 맡기지 않고 첩보수집과 기만공작같은 보조업무만 맡겼던 것과 아주 흡사한 행동방식이라고 하겠다.


정책과 현안을 토론해서 결정해 나가는 정상적인 정책검토과정(policy process)이 붕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문제이다.

다른 수석비서관들도 디테일을 중시하는 이 대통령의 취향에 맞추느라 큰 그림보다는 구체적 내용과 수치를 챙기는 데 치중하면서 '과장급 수석'이라는 호칭이 생겼다. 청와대 핵심인사는 "현안 논의 때 대통령과 류 실장 외에 입을 여는 수석이 별로 없다. '노(No)'라고 직언하는 사람이 없다"고 했다.

청와대 내부의 소통부재도 심각하다. 핵심 관계자는 "정작 중요한 얘기는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하지 않고, 따로 나가서 한다"고 했다. 청와대가 대통령 중심의 방사형 체제로 운영하다 보니, 정보공유보다는 단독플레이를 할 때가 많다는 것이다. 쇠고기 협상이 타결될 때 외교안보·경제 수석실 외에는 그 내용을 몰랐다고 한다.

배성규, 같은 기사

우리는 사태의 성격과 전후사정을 이해하여 올바른 판단을 내리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기보다는 일을 근사하게 해치우는데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즉 판단력을 경시하고 실천력에만 초점을 맞추는 유형의 대통령이 불러일으키는 문제들을 익히 보아온 바 있는데, 이 문제는 이제 남 이야기가 아니라 발등의 불이 아닌가 싶을 정도이다.

그러니 우리의 문제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기 위해, 그의 정부 운영 스타일을 조금 살펴보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하지만 2003년 여름 무렵, 백악관 내부에서 정책이 검토되거나 혹은 검토되지 않는 방식은 곧 조지 W. 부시의 지도 스타일의 연장임이 분명해졌다. … 각 사안들은 부장관이나 장관 선에서 대개는 아주 시끄럽게 논의되곤 했지만 그 과정 전체가 대통령에게까지 올라가는 경우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였고, 혹 그렇게 된다 할지라도, 부시는 스스로 자신의 ‘본능’이나 ‘육감’이라고 들먹이는 것에 근거해 이미 결심을 굳힌 것처럼 보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나중에 아미티지와 파월이 집무실을 나온 후, 아미티지가 특유의 무뚝뚝한 말투로 그것을 간결하게 표현했다.

“콘디든 누구든 망가뜨리고 자시고 할 정책 과정 같은 건 전혀 없었네. 애초부터 정책 과정 같은 건 없었다니까. 무슨 이유에서건 부시는 그런 걸 원치 않는 거야. 정책 과정이 시작된 적은 한 번도 없었어.”

대통령이 이런 방향으로 움직이게 만든 다양한 이유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조지 부시가 자신의 확신에 찬 믿음에서, 특히 9·11 테러를 겪고 난 후 그를 힘들게 하는 복잡한 상황에 직면하게 되면서 그러한 확신에 대한 의지를 보호해야 할 필요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 동시에, 이것은 어떤 면에서 부시에게 엄청나게 유리한 방식이기도 했다. … 상세한 심리를 사전에 차단하거나 무시해버리고 즉각 실행에 들어갈 수 있게 하는 신속한 결정이 가능해짐으로써 집행 속도를 보다 빠르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은 실행의 ‘이유’보다는 실행의 ‘방법’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보다 전통적이고 보다 투명한 정책 결정 과정에 대한, 즉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나서서 주재하는 정책 과정에 대한 욕구의 표명은 불충의 비난을 자초하는 것이 되었다. 각료급 관리 밑에 있는 각 분야의 뛰어난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제공하는 도움이 대통령에게서 그리 큰 가치를 인정받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2003년 이후로 계속해서 정부를 떠나기 시작했다.

Suskind, Ron., The One Percent Doctrine: Deep Inside America's Pursuit of Its Enemies Since 9/11, Simon & Schuster, 2006
(박범수 역, 『1퍼센트 독트린』, 알마, 2007, pp.371-374)

상당히 통하는 데가 있다고 느껴지지 않는가?


4. 분석 패러다임, 또는 합리적 행위자

의사결정 이론 분야에서 예나 제나 지배적인 권위를 가진 이론이 있는데, 이것을 흔히 합리적 행위자 모델(Rational Actor Model)이라고 부른다. 다만 “합리적”이라는 단어 때문에 해결난망한 논쟁에 빠지기 쉬운 관계로, 이 글에서는 이것을 이 이론의 다른 이름 중 하나인 「분석 패러다임」(analytic paradigm)이라고 부르기로 하겠다.

분석 패러다임은 사람들이 널리 품고 있는, 전형적인 의사결정자의 모습, 즉 의사결정자란 선택 가능한 보기들 가운데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을 궁리해 선택하는 주도면밀한 평가자라는 생각을 이론으로 정리한 것이다. 여기에 어울리는 전형적인 사례로는 수익을 극대화하려고 늘 노력하고 있는 사업가라든가, 권력의 유지 강화에 혈안이 된 냉혹한 독재자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좋을 것이다.

복잡한 현실세계가 주는 제약 하에서 대부분의 의사결정이 추구하는 목표는 서로 상충된다. 의사결정자가 이러한 여러 목표들을 충분히 고려하고 절충해 하나의 결정을 내리는 것이야말로 분석 패러다임의 정수이다.

물론 현실세계에서 의사결정자들은 어떠한 선택이 가져올 잠재적인 결과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더 나아가서는 자신이 예측했던 결과가 일어날지 일어나지 않을지조차 예측하는 데 어려움을 겪곤 한다. 하지만 분석 패러다임은 의사결정자가 이 사실도 이미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다고 가정한다. 의사결정자는 일련의 사건들은 정해진 순서대로 일어나지는 않을 것이며, 일어난 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흐르지도 않을 것임을 안다.

무엇보다도 분석패러다임을 구사하는 의사결정자는 새로운 정보가 입수될 때마다 기존의 검토결과들을 제때 갱신하려고 노력함으로서, 과거 자신이 내렸던 결정이 낡고 틀린 것이 되지 않도록 부단한 주의를 기울이고 있는 존재로 가정된다.

정리해보자면 분석 패러다임은 주어진 객관적 상황 하에서, 개인 혹은 조직은 주어진 목표달성을 극대화하는 의사결정을 내린다고 가정한다.
어떤 의사결정문제가 있을 경우 분석 패러다임은 일련의 대안을 상정해 각각이 가져올 잠재적 결과들을 고려한 후, 의사결정의 본질적 과정의 일부로 관련된 목표들을 통합하게 된다. 이러한 통합 과정 중에 판단의 근거가 될 정보들을 수집해 평가에 반영하는 과정이 포함되며, 끝내는 의사결정자의 여러 목표들에 대한 종합적 관점에서 볼 때 이해득실을 따져 가장 큰 이익을 줄 것처럼 생각되는 대안을 선택하게 된다.


5. 분석 패러다임의 응용과 제언

위와 같이 정리해 놓으면 다음과 같은 점이 분명해진다. 일반적인 정책결정자, 즉 분석 패러다임을 구사하는 정책결정자가 의사결정에 성공하기 위해서는 다음 네 과정을 성공적으로 달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1) 판단의 근거가 될 정보의 수집과 평가
(2) 일련의 합당한 대안의 상정
(3) 잠재적 결과의 객관적 평가
(4) 목표의 적절한 절충

오만가지 결정을 내려야 하는 대통령이 이 모든 과정을 성공적으로 통과해 의사결정을 마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준비되어 있는 것이 바로 앞서 말한 정책검토과정(policy process)이다. 정책검토과정이 마비되어 있다는 것은 대통령이 일개 범부나 다름없이 일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앞서 우리가 살펴본 내용으로 보건대, 이러한 정책검토과정의 마비는 정책검토는 주로 혼자서 하고 오직 집행을 시키기 위한 도구로 청와대의 비서진과 내각의 장관들을 봄에 따라 대통령이 스스로 자초한 일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개별 정책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 비판하기로 하면 끝이 없다. 사실 다른 대통령에게도 그만큼의 비판을 퍼부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만 좀 고쳐주었으면 하는 게 있다면 결심을 좀 늦추라는 것이다.

최종적인 정책결정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고 아무도 뺏을 수 없다. 그러나 적어도 회의에 들어가기 전에 미리 결심부터 하고 임하지는 않아야 정상적인 정책검토과정이 굴러갈 수 있다. 선입견을 되도록 품지 않은 상태에서 널리 의견을 듣고 부하들을 토론시킨 후, 회의가 끝날 때쯤 결심을 내려도 결코 늦지 않은 것이다.

그렇기 위해서는 이명박이 이런 식으로 물었어야 한다.

"어디 그 이야길 좀 더 해 봐. 난 잘 모르겠는데 촛불시위라는게 끊이지 않는다는데 왜 그러는 것 같아?"

이런 질문은 대통령이 어떤 판단도 내리지 않았으며, 아랫 사람의 폭넓은 의견을 구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는 것이다. 그리고 민정수석의 보고가 끝나면 외의 다른 참석자들에게도 각자가 보는 자초지종에 대한 의견을 폭넓게 묻고 토론시킴으로서, 선입견을 되도록 걸러내고 전후관계를 포함한 큰 흐름을 놓치지 않으며, 분석의 틀과 근거를 더욱 탄탄히 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은 이명박 자신의 상황인식을 개선해주기 위해 필수적인 조치이다. 대통령이 듣고 싶어하는 대답이 대통령 자신에게 꼭 필요한 대답은 아니지 않겠는가.

또한 이명박은 개인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매우 좁은 인재풀에서만 사람을 쓰는 경향이 있다는 평이 많은데, 이런 인적 구성 하에서는 다같이 한 방향을 향할 것을 암묵적으로 강요하는 분위기나 사회적 압력이 쉽게 형성되며, 자연히 비판이나 반론이 침묵하게 된다. 거기에 토론보다는 일사분란한 정책집행에 더 관심이 많은 보스를 두고 있다면 말할 것도 없다.

이에 대한 최선의 대안은 장기적으로 인적 구성을 다변화하고 자연스럽게 토론을 활성화하는 것이겠지만, 제도적인 해법으로는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이 추천할만하다고 생각된다.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서는 시위대이건 야당이건 반대파의 시각을 회의석상에 내놓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토론의 질이 향상될 수 있다.


2부에서 이어집니다.
by sonnet | 2008/08/26 19:41 | 정치 | 트랙백(4) | 핑백(5) | 덧글(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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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kabbala's me.. at 2008/08/27 01:25

제목 : kabbala의 느낌
“이명박도 대한민국 대통령을 위한 나홀로 아마추어 정보분석관 노릇을 시작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sonnet)...more

Tracked from kabbala's me.. at 2008/08/27 01:26

제목 : kabbala의 생각
“이명박도 대한민국 대통령을 위한 나홀로 아마추어 정보분석관 노릇을 시작했다고 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 이는 그가 부하들로부터 머리를 빌리기보다는 손발만 빌리려 한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sonnet)...more

Tracked from weed's me2DAY at 2008/08/27 12:06

제목 : weed의 생각
이명박 '정부'의 문제점을 정확히 파악한 명문. 이 글과는 별개로, 나는 이명박 '정부'가 아닌 이명박 '개인'은 꽤나 합리적인 의사결정자라고 생각하는데, 그는 링크된 글에 달린 덧글에서 누군가가 지적한 것처럼, '돈이 되는 일'에 대해서는 사정이 다르기 때문이다....more

Tracked from southstep's .. at 2008/09/07 08:38

제목 : southstep의 생각
a quarantine station : 정보평가와 정책검토...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8/09/06 23:27

... 이 글은 앞선 글 "정보평가와 정책검토"의 2부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앞의 글을 읽지 않으신 분들께서는 가능하면 그쪽을 먼저 읽고 보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1. 들어가면서 앞선 글에서는 「분석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8/09/07 22:42

... 지지를 강화하는데 일조한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발언을 일종의 색깔론이라고 받아들인 것 같은데, 내 생각은 다르다. 어쨌든 본론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이 이야긴 다음 기회에...) 그러나 이렇게 상황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청와대도 민감하게 반응할 때가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재보선 참패에 대해 공식논평을 내지 않았습니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06/19 13:22

... 해야 하는 그림이 그려진다. 전직 정보당국 관계자의 말이다. 황일도, ‘MB 용인술’로 해부한 외교안보라인 난맥, 신동아, 2009년 6월호 예전에 우리 대통령이 나홀로 아마추어 정보분석관 노릇을 하고 있을 가능성을 지적한 적이 있는데, 그 후로도 그런 정황을 보여주는 정황증거가 점점 늘어나는 듯하다.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11/27 10:42

... e decisions based on new information." (출처: Washington Post) 예전에 국가지도자의 정책결정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분석 패러다임을 소개한 적 있는데, 그야말로 정석대로 플레이하는 '분석 패러다임' 선수인 듯. 자신의 결정에 대한 부단한 재평가는 말은 쉬워도 실제로는 엄청나게 어 ... more

Linked at Good Choi Indust.. at 2014/12/05 22:52

... 들이 삶의 어려움이 아닐까 합니다. 저는 합리적 판단에 대한 고민에서 소넷님의 두 글이 매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정보평가와 정책검토 :http://sonnet.egloos.com/3879644 배후세력을 찾아서 :http://sonnet.egloos.com/3894251 이글루스에 글을 써본 것도 얼마 안되었고,트랙백은 처음이 ... more

Commented at 2008/08/26 20:35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18
청국흠차가 깐깐한 지적을 해줄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군요. 수정하겠습니다.
Commented by nishi at 2008/08/26 20:38
미사일 위장 껀은 정말 코미디군요. OTL;;

암튼 마냥 좋은 리더라기엔 논란의 여지가 많았던 사람이 국가 최고자리에 오르니
문제가 많이 터지는 군요.<==이런 이야기는 전대통령이나 지난 대선의 다른 후보들
에게도 쓸 수 있는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당장 윗자리에 앉은 사람이 확실히 그렇다
보니 정말 문제라 아니할 수 없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20
미사일 위장 같은 건 실무자들의 솔직한 조언을 받아보고 결정할 생각이었다면 쉽게 깨달을 수 있었을 텐데요. 실무자들이 소련에 있는 탄도미사일 기지의 항공사진 몇 장만 찍어 보여주었어도 바로 깨달을 수 있었을 것을...
Commented by 구데리안 at 2008/08/26 20:42
수고하십니다.

개인적으로 쿠바 미사일 위기 당시도 그렇지만 실제로 필요한 의견에 대한 반려 사례는 아프간 개입시 소련 지도부에 대한 글들에서도 나타나는데요. 그런걸 보면 정보기관을 넘어서 지도부의 행태가 얼마나 국가 운영을 좌지우지 하는지 알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20
국가지도부가 바로 국가 운영을 좌지우지하라고 임명된 사람들 아닙니까. 그런 힘을 갖고 있는 것은 당연한 것이지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8/08/26 21:00
잘 읽었습니다. 흐루쇼프의 예를 생각해보면, 정책검토과정이 붕괴된 나라의 지도자가 벌이는 행동을 분석하고 그 의도를 읽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이라크가 한 'WMD개발에 관련된것으로 의심받을 수 있는 일'도 유사한 예일까요.)

PS : 상황인식 개선 하니, 국군이 '주한미군임무 인계'를 위해서 말로만 상황인식능력 개선을 외치지 실제로는 관련 연구 성과나 기반이 무척 부족하다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나라 전체의 전통이 되어버린걸까요[...]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8/08/28 00:28
"......이게 마찬가지입니다. 우리가 작전 통제할 만한 실력이 없냐, 대한민국 군대들 지금까지 뭐 했노, 나도 군대 갔다왔고 예비군 훈련까지 다 받았는데, 심심하면 사람한테 세금 내라 하고, 불러다가 뺑뺑이 돌리고 훈련시키고 했는데, 그 위의 사람들은 뭐했어, 작전통제권 자기들 나라 자기 군대 작전 통제도 한 개도 제대로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놔놓고 나 국방 장관이오, 나 참모총장이오 그렇게 별들 달고 거들먹거리고 말았다는 얘깁니까? 그래서 작통권 회수하면 안 된다고 줄줄이 몰려가서 성명내고, 자기들이 직무유기 아닙니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상황인식능력하니 순간 환영이 비쳤나이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25
라피에사쥬/ 정보판단이 늘 그런 어려움을 끼고 사는 존재이지요. 흐루쇼프가 쇼맨쉽이 강하고 충동적인 인물이라는 건 잘 알려져 있었는데, 그렇다고 충동적인 사람의 행동을 그것만 갖고 예측할 수는 없는 거니깐요.

Executrix/ 그 사례가 바로 지도자가 한 번 결심을 내리면 밑에서 골백번 이야기해도 들어쳐먹지를 않는다는 좋은 예입니다.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8/09/01 17:18
sonnet님 / 네. 상황인식 개선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예로 든 이야기인데, 사실 지도자의 똥고집이란 측면도 있죠. 원래는 '그렇게 말하는 노통 자신도 그런 점이 있다' 식으로 쓸까 했는데 왠지 초점이 흐려질 것 같아 그만두었습니다.
Commented by gforce at 2008/08/26 21:11
코드인사는 groupthink로, groupthink는...(먼 아프간)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27
groupthink가 최악의 형태로 발현되기 쉬운 구성인 듯 한데, groupthink가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외부적 관찰만 갖고는 확인하기 어렵고, 내부자의 증언이 필요해서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분석에까지 들어가긴 힘들겠더군요.
Commented by DaCapo at 2008/08/26 21:12
저런 행태를 보이는 리더를 보좌하는 입장에서 남의 이야기로 들리질 않는군요.

경험상 저런 행태는
압도적 확신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 반대로
자신의 의견이 배척되는 것을 극도로 두려워하는 불안 때문인 경우도 있지 않나 싶습니다
(어쩌면 그 둘이 혼재하는 것일지도...)
Commented by 카군 at 2008/08/26 21:25
사실 이런 경우에 '압도적 확신'은 의외로 자기 의견이 배척되는걸 극도로 두려워하는 과장에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은 법이죠. 자기가 진짜로 믿건 아니건 간에, 의견이 배척되는 것에 대한 극도의 공포를 '이건 절대로 옳다!'고 자기 의견을 밀어내는 걸로 표출하는 경우 많잖습니까.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28
사실 저런 행태를 보이는 리더는 이 세상에 바글바글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들과 함께 잘 일할 수 있느냐는 참 어려운 이야기인 듯.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8/09/09 19:30
리카/ 집단사고의 근저에 깔려있는 두려움은 배척이라는 측면도 있지만 혹시나 만의 하나라도 그런 일이 생긴다면이라는 데서 오는 두려움도 있지요. 결국 이럴 경우 안전한 길-특히 사태의 악화 가능성을 극대화한-로 흘러가는 경향도 있지요. 이라크 떄는 말할 것도 없지만 이 게 9.11이 준 충격의 연장선상에 있기도 한 것이니까요.

이런 식으로 가면 결국 안전한 길로 가는 경향이 흘러가는 성향이 있는 데 저 배후론 같은 경우에는 결국 기존의 공안적 시각에 의거한 통념적 인식과 혹시나 한 번이라도 밀리면 끝장이라는 만약에 대한 우려라는 두 종류의 불안이 혼재되어 있지 않나 여겨집니다.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8/09/09 19:58
아 여기서 배후론은 MB자신이 제기한 배후론의 시작과 함께 이에 대한 주변 참모진 정책진들의 분위기과 이에 대한 반응 정책적 대응(적어도 초기에는) 같은 전반적 행태를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되었습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8/08/26 21:19
막장에서 출발해서 옥좌에 올라간 사람들은 다 같은 패턴인 걸까요. (중공은 좀 다른 것 같지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29
자수성가형이 보통 자기확신이나 고집이 세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 아닙니까.
Commented by 카군 at 2008/08/26 21:21
정말이지 미사일 위장건은 생각도 못했는데요. 맙소사. orz

ps. 대한민국이나 북쪽 동네나 예전부터 항시 head께서 결정하시면 항시 따라가야 하는 법 아니겠습니까.[head를 장군님, 수령님, 대통령 각하, 장관님, 사장님/CEO, 부장님, 아버님 등등으로 치환하셔도 호환됩니다 =ㅂ=)~ ]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32
어느 조직이든 위가 결정하면 아래는 따라가든가 사표쓰든가 둘 중 하나밖에 없습니다.
아랫사람 입장에서 문제는 윗사람이 결심하기 전에 빨리빨리 정보를 제공해 그의 결심에 어떻게 적절한 영향을 끼칠 수 있느냐인 거지요.
Commented by 그람 at 2008/08/26 21:46
부시 대통령은 2년여를 고생하고 방향을 바꿨는데 이명박 대통령은 어떠실지...

요즘 정부가 과격하게 보이는 것도 저것과 무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30
부시는 사실 방향을 바꾸는데 6년 정도는 걸린 것 같습니다. 임기가 5년밖에 안된다면 시행착오는 1년을 넘기면 곤란하지 않을까 합니다. 막판의 레임덕을 고려하면 그래봐야 3년 남짓하니까요.
Commented by 아이군 at 2008/08/26 21:52
저로서는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이너 서클 혹은 그 비슷한 것이 있는것 같습니다. 정책 결정이 그 안에서 이루어 지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그 이너 서클의 현실 인식이 가히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_-;;;

최근의 황당한 정책 중 하나가 수도 민영화인데, 한나라당에서 조차 결사 반대(수도세 오르면 지지율 폭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하니깐)하는 정책을 밀어 부치는 이유를 저로서는 알 수 없습니다.

덕분에 요새 슬슬 최악의 생각이 들고 있습니다. 설마.. 사람이 그렇게 까지 악할 수는 없겠죠..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8/26 22:02
'독선'도 선이듯이, 나쁘지 않기에 오히려 수렁으로 가라앉는 경우가 훨씬 많지요...;;;
Commented by 아이군 at 2008/08/27 00:56
최악의 생각을 말하자면,
이명박 정부가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정책은 하나같이 공통점이

'돈이 되는 정책'이라는 겁니다. 한마디로 뒤돈이 짭짤할 듯한 것들요
소고기 수입, (수도, 인천공항, 대우조선의)민영화, 대운하...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정책이라고 할수 있는 언론 장악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즉각 현금화 될 사업에 열심히고

심지어 수도 민영화는 너무나도 속 들여다 보이니깐 한나라당에서도 반대하고 있구요..
의외로 규제 완화 라거나 한미 FTA같은 일은 적극적이지 않습니다.

덤으로 한나라당 입장에서는 슬슬 걱정하고 있을 지지율쪽에도 너무 신경을 안쓰구요.
요새 설마설마 하고 있습니다-_-;; 설마가 사람 잡지는 않겠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41
표심을 잡는데는 불리할지 모르지만, 수도사업의 경영을 위탁하는 것 자체는 그다지 불합리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현 체제를 그냥 두고 원가보상이 가능한 수준으로 수도요금만 그냥 올리면 대중이 만족할 것이라고 보십니까?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울부짖는 대중의 견해는 우리나라 지도자보다 나을 게 하나도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하긴 그 나물의 그 밥이니 그 사람을 뽑았는지도요.
Commented by BigTrain at 2008/08/26 21:57
(일본정치 전공인 학자지만) 찰머스 존슨은 '제국의 슬픔'에서 CIA 협조 경험을 술회하며 CIA가 꼬리가 머리를 흔드는, 즉 비밀공작이 정보분석 업무를 묻어버린 상황에 있다고 평하더군요. 규모가 커지면서 성격이 변한건지...

사실 '제국의 슬픔' 자체의 신뢰도가 조금 의심스럽긴 합니다만 말이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37
글쎄요... 국방성 밑의 육해공군이 따로 놀듯이, CIA는 DI와 DO가 따로 노는 것으로 유명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CIA는 처치위원회 등 이후에 공작에 대한 규제가 늘어나서 더더욱 공작이 약화된 느낌입니다만.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8/09/09 19:49
사실 이 건 CIA 당시 내부의 문화 차이에 기인하는 것이기도 한 데 위에서 언급하신 바와 같이 정보 분석 부문(정보 본부 DI)는 OSS의 R&A(조사 분석부)부터 거슬러 올라가 셔먼 켄트의 맥을 이어 객관적인 분석판단의 전통이 강하고 또 한 조직구성원들도 학자나 연구원 등에 가깝게 신중한 성격을 띄고 있습니다. 반면에 정보수집과 비밀 공작을 담당하는 DO는 보다 행동지향적인 측면이 있지요.

이건 CIA를 만들 떄는 각 개별기관 군들이 수집 생산하는 정보를 국가적 차원에서 이를 집약하여 국가지도부(대통령 및 고위각료)들을 보좌한다는 게 기본목적이었는 데 냉전의 격화로 비밀 공작부문이 CIA의 주된 임무로 자리잡으면서 이 쪼이 정책결정자들의 주된 관심사안이 된 바가 크지요.

사실 쿠데타나 개입 정치 공작 선동 같은 비밀 공작은 현상에 대한 인식과 판단보다는 직접적 정책수행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이는 정책결정자들의 의향과 보다 긴밀하게 연계되어 있는 바가 강합니다.

그래서 특정상황이나 사안에 대하여 정보 분석 판단 부서의 보고가 정책결정자들의 의향이나 방침에 맞지 않으면 무시되고 보다 정책지향적인 쪽으로 흘러가는 사례도 꽤 있었습니다.

CIA 역사상 대실패 중 하나였던 피그스 만 침공 당시에 쿠바 상황에 대한 분석과 작전 성공에 대한 회의적 입장을 보였던 정보본부의 입장이나 평가가 침공계획 입안 당시 전혀 반영되지 않았습니다( 정보본부는 침공작전에서 완전히 배제). 또 그 조금 이후에 제이간을 몰아낸 가이아나 공작 당시 NIE에서 제이건이 공산주의자가 아니라는 것과 온건한 성격에 비동맹 지향 정책- 행정부 고위관료들이 보았듯 히 친소 친 쿠바 밀착이 아닌_을 펼 것이라는 내용을 담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은 정책결정자들로부터 무시당했던 사례도 있지요.

또 정보 수집과 비밀 공작을 담당하는 작전본부(DO)내부에서 비밀 수집과 공작진 사이의 갈등이 있어서 더 복잡한 양상이 벌어지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8/26 22:01
현대 시절부터 왕회장 돈주영한테 보고 들은 게 그것 뿐이니까요...
"...해 봤어?!" (...)

...오너의 우월함 확립도 좋고 도전정신도 좋지만,
저런 것을 생존 '그 자체'가 목표인 국가 운영에까지
'확신부터 갖고' 적용하려 드니 벼라별 일이 안 터질 수가 없지요.
덤으로, 간만에 찾아온 호재까지 이내 까먹고...
눈가리개를 하고 뛰는 말은 빨리 달리지만 또한 절벽으로도 빨리 떨어지건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42
저런 스타일은 왕회장 "밑에서" 고위실무간부로 일할 때는 장점으로 작용했을 것 같긴 합니다. 그 자리는 판단이나 최종 결심이 중요한 자리는 아니니까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8/26 22:10
이제 더 등골이 서늘해지는군요. 우리 지도자동지가 황상 폐하랑 후르쇼프 대왕의 닮은꼴이라닛!!!!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33
아니 그래도 닮은 것 같지 않으십니까 ;;;
Commented by shaind at 2008/08/26 22:12
이명박의 "촛불배후론"에 관한 말씀은 탁견이라고 생각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33
그 의사결정엔 사이버네틱한 부분이 있어뵈는데, 다음 글에서 다뤄 보겠습니다.
Commented by 어부 at 2008/08/26 22:52
가끔 '괴수들'이 결론을 미리 정하고 회의에 나오는 경우를 보았는데, 결론은 '이런 회의 하면 할수록 그 모임 때려치고 싶다는 생각만 상승작용'.....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34
그렇지요. 동감입니다. 회의를 명분쌓기나 업무지시 하달용으로만 쓰는 셈이니까요.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8/08/26 23:00
대통령이 황상을 닮았으니 그럼 보좌관은 네오콘을 닮았다든가...[먼산]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35
하하, 사실 저기 등장하는 비서진은 모두 바뀌었으니, 좀 달라졌기를 기대해 보지요. (음?!)
Commented by 로리 at 2008/08/26 23:21
미사일 위장건을 보니 그저 먼 산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35
안습입니다. 안습.
Commented by 아이군 at 2008/08/27 00:49
위에 쓴 글과 약간 다른 얘기를 하면,

전에 소넷님이 말한데로 한나라당의 특장점은 한나다당이 잡탕당이라는 점이었습니다.

문제는 소위 잃어버린 10년간 그들이 잃어버린 것은 권력이 아니라 사람이라는 점이죠.
10년동안 결정적인 상황에서 뻘짓(차떼기라거나 탄핵이라거나 소고기라거나)하는 당에 들어올 사람이 별로 없죠. 다수당도 아니고 여당도 아닌데....

탄핵시 모의원이 말한
'교회에 가니깐 다들 잘했다던데...' 라는 말이 한나라당의 현재를 잘 말해 준다고 봅니다.
덤으로 한나라당의 가장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인 박근혜씨도...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44
'교회에 가니깐 다들 잘했다던데...'란 식이 폭넓은 여론이나 의견을 반영하는 능력의 부재를 말해주는 것이지요. 그러나 제가 볼 때, 노무현 치하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탈리반' 그룹도 결코 이보다 못한 존재는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三天포 at 2008/08/27 01:48
1. 심슨 극장판에서 봤던 연예인출신 대통령이 리포트를 5개를 늘어놓자 '난 읽기(Read)하기 위해 대통령이 된게 아니야 지휘(Lead)하기 위해 대통령이 된거야!'라고 겐또로 방법을 정하던게 머리속에 퍼뜩지나가는군요[웃음]

2. 요컨데 결론을 미리 정해 놓고 그에 맞춰 정보를 수집하는 대표적 사례군요

3. 요즘 소설을 보면 CIA고 FBI고 막 나와서 헷갈렸었는데 확실히 구분이 되네요 이제[웃음]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45
결론을 정해놓고 딴 이야기는 들을 여지를 남겨놓질 않은 거지요. 사실 대부분의 사람은 일단 결심하고 나면, 어지간해선 그 생각을 바꾸지 않습니다. 주위를 한번 눈여겨 보시면 확실히 그런 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8/08/27 07:45
예전에 쓰신 것처럼 난로연통식 정책 결정의 최악 사례가 될까요?(그런데 난로연통이 맞았나...그 책이 지금 없어서 쓰셨던 정확한 용어가 가물가물하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48
난로연통 처럼 적극적인 건 아니지만, 그 뒤에 존재하는 이유는 거의 비슷한 것이지요.
Commented by 바닷돌 at 2008/08/27 09:50
솔직한 감상으로, 이제 중국이나 일본 정보부는 우리 정부를'합리적'이라고 가정하면 안 될것 같습니다. 혼자 결정하고 들어가는데 합리적 결정이 나올리가..(아니, 그쪽은 원래 우릴 비합리적이라고 보고 있었나?;;)

PS. 이오공감 추천해 드렸스빈다 '~'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51
어느 나라든 아주 합리적이진 않습니다. 얼마나 합리적인가의 문제이지요. 그리고 저런 문제도 유심히 관찰하면 어느 정도는 예측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저런 비합리적인 결정에도 공통되는 bias라는 게 종종 발견되거든요. 그게 세상을 보는 그 사람의 색안경인 셈입니다.
Commented by ytekai at 2008/08/27 10:02
예전에 신동아에 미국의 북핵 정보판단에 관한 글이 실린 적이 있습니다. 2차 북핵위기의 발단이 된 HEU 관련 초기정보가 어떻게 CIA와 국무부, 백악관 NSC의 '판단'을 거치며 업그레이드 혹은 강화되었는지 보여주는 기사였습니다.
sonnet님의 글을 읽으니 그 기사를 읽었을 때의 감상, 즉 'biased analysis' 혹은 'distorted decision'에 관한 생각이 떠오른군요. 편견이나 선입견이 암묵적으로 끼어든 판단이라는 측면에서, 부시 행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공통점을 곱씹게 하는 대목입니다. 두 정부의 성향은 참 여러모로 비슷하다는 생각도 들고요. (실은 기독교에서부터....?)

달리 말하자면, 이러한 문제점은 단순한 시스템의 결여로 발생하는 것이 아닐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CIA가 아무리 제도적으로 이를 막으려 애써도, 리더의 성향이나 리더그룹의 구성적 특징 등등 개별적인 변수가 달라지면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그 비율이나 비중은 미국이 소련보다 덜했을 것이고, 한국은 미국보다 더 하겠지만, 이 문제에는 오히려 시스템보다는 리더십의 문제가 더 많이 작용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CIA의 싱크탱크적 특성이 그런 오류를 완벽하게 막아주지는 못한다는 것이지요.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얼마나 훌륭한 최고정책결정자를 가졌는가, 인 것 같습니다. (역시 선거는 중요하다는.......^^)

언제나 흥미로운 포스팅, 깊이 감사드립니다.
해당 기사의 링크를 덧붙입니다.

http://www.donga.com/docs/magazine/shin/2007/05/04/200705040500005/200705040500005_1.html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42
어떤 시스템도 오류를 완벽하게 막아주진 못하지요. 그건 좀 과도한 기대이고...
하여간 윗 사람은 아래쪽에 설치된 안전장치를 해체할 수 있는 권한이 있습니다. 그게 안되면 최고지도자는 사실 허수아비란 소리나 마찬가지거든요.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8/09/09 20:15
사실 부시 정권에서는 CIA로 대변되는 전문적 분석집단과 그들의 객관성에 대하여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는 시각이 정책결정자나 그들의 측근 사이에서 팽배했었죠.

이는 기존의 정보기관과 전문집단들과 정책결정자 -특히 네오콘 게열_의 정보관의 차이에서 유래된 바가 큽니다. 분석에 있어서도 "먼저 믿고 거기에 맞는 정보를 모은다"는 식의 biased analysis식에 바탕을 둔 분석 기법 방식들이 활용되었고 주로 비선라인과 인맥에 바탕을 두어서, 그러한 방법론과 체계에 의거하여 기존의 정보기관들에 대항하는 대안적 정보 평가 체계"를 수립하고자 하는 시도도 꽤 행해진 바가 있지요.

요컨데 네오콘들의 방식에도 단순한 리더쉽이나 인적쉉의 성격적 문젤르 넘어서서, CIA로 대표되는 기존의 정보체제에 대하여 그 들 자체적인 정보방법론과 시스템을 구현하려는 노력이 있다는 점이죠.
Commented by 꽃곰돌 at 2008/08/27 10:27
저랑 같이 일하는 분이 저런 분인데다 연세가 지긋하셔서 저를 힘들게 하고 계시다는;
저는 정보분석이 제 본업인지라 아주아주 공감되고 있습니다ㅠ_- ㅋ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54
저걸 어떤 아주 특이한 일탈이라고 보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사회에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분은 아주 많고, 우연히 그런 사람들 중 하나가 저 자리에 가 있는 것일 뿐이라고나 할까요.
Commented by 미친고양이 at 2008/08/27 11:56
충심을 담은 조언이지만 대통령의 눈에 들어갈지도 의문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4:54
대통령의 눈에 "들어가도" 골치라고 봅니다. ;;;
Commented by 주코프 at 2008/08/27 12:13
굳이 양 조직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조직 창설자가 모두 청년시절 비밀결사 소속이었다는 것 정도이겠군요...(제르진스키-리투아니아 사회민주당, 셔먼 켄트 - 예일대 Skull&Bonds)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23
켄트는 CIA 자체의 창설자는 아니니까 비교가 아주 정확하진 않은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8/09/09 20:20
켄트 같은 경우 OSS시절부터 정보계에 몸을 담았다가 잠깐 학계로 돌아갔다 50년 초기에 CIA로 들어왔으니 초기 멤버이기도 하고 특히 정보 분석 판단 부문은 그가 기틀을 놓은 점에서는
넓게 보면 Founding Fathers 중의 한 명이라고 할 수 있긴 하곘군요. 하지만 역시 CIA 자체의 창설자라면 , 특히 제르진스키에 비길 만한 인물이라면 COI OSS를 만들었던 윌리엄 도노반이 적합하겠죠.
Commented by Luthien at 2008/08/27 13:43
프합, 결국 쓰셨군요.
역시 저는 안건드리길 잘 했습니다. (...)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23
원래 논쟁거리를 두려워하지 않는게 장점이라고나...
Commented by 코코볼 at 2008/08/27 14:45
흥미로운 견해로군요 잘 봤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23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정통고품격찌질찌질 at 2008/08/27 15:32
검역관님께 여쭙니당.

- 일찌기 스푸트니끄와 가가린을 위성궤도 올린 발사체 기술을 보유한 소비에트가 왜 투하능력이 떨어졌을까욤? 핵탄두 소형화에 실패한 것일까욤.

일선의 정보분석관은 이미 촛불은 뚜렷한 배후가 없는 것임을 알고 있었지만, 그 보고는 도무지 위로는 닿지 않는 듯 보였어요. 오히려 많은 수의 형사가 없는 배후를 추적하기 위해 끝없이 시위 현장에 투입된 것으로 보였는데 휴일 수당이나 받으셨는지.
이명박은 이러한 소신의 추진력을 자신의 성공비결로 생각하는 것 같아서 경로 의존성에 의해 고치기 힘들 것으로 생각된다는. 소나기가 오면 피하나 그치면 그냥 그대로로서.
Commented by 스카이호크 at 2008/08/27 18:31
정통고품격서비스//발사체에 실린 핵탄두의 '수량'이 적었거든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21
말씀하신 문제는 당대에 missile-gap이라고 불렸습니다. 검색해보실 거면 이 단어로 해보시면 될 것 같구요. 미-소 탄도탄 경쟁사에 대해서 한글로 된 설명으로는 다음 링크를 참조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http://wjm1981.egloos.com/3706053

좀 더 덧붙이면 미국은 소련 주위에 동맹국 기지를 많이 갖고 있어서, 설령 장거리 탄도탄이 없더라도 소련을 강타할 수 있는 반면, 소련은 그런 것이 없어서 늘 불리한 입장이었다는 겁니다. 쿠바는 소련이 미국 근처에 갖게 된 첫 동맹국이었던 거지요.
Commented by 온푸님 at 2008/08/27 15:40
이번 정권을 통해 사람들은 '실용'을 재정의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7:07
이번 정부의 '실용'은 판단하고는 관계가 없고 오직 행동(실천력)하고만 관계가 있지 않나 하는 느낌을 받습니다.
Commented by 홍월영 at 2008/08/27 15:58
오늘도 좋은 글 감사합니다.
예전에 대통령 탄핵 때 어느 당 당국자의 말도 그랬죠. "우리는 정말로 민의가 탄핵을 원하는 줄 알았다. 자신의 주변을 둘러보더라도 탄핵을 원하는 목소리밖에 없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7:07
끼리끼리 놀면 자연히 그런 착각을 품게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럴수록 devil's advocate역할이 중요해지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umberto at 2008/08/27 16:22
소련: 미국넘들은 절대로 발견 못한다니깐!

미국: 소련넘들이 일을 이렇게 허술하게 할 리가 없어!

전쟁사나 첩보전사를 보면 이런 비슷한 일화들이 은근히 많이 보이더군요. 그나저나 그 리플 홍수 속에서 회복하셨는지요? 사실 여전히 이견이나 반론거리가 있었습니다만 엄청난 리플의 홍수에 시달리실 모습을 생각하니 안되 보여서 쓸 수가 없었습니다. 크흐~ ^^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7:09
그런 일화야 정말 셀 수 없이 많지요. ;-)
그리고 예전 글에 대한 반론은 저는 괜찮으니 적당히 적어주시면 됩니다. 이야기 꺼낸 것에 대한 책임은 져야죠.
Commented by 라라라 at 2008/08/27 16:58
잘 읽었습니다. kgb와 cia는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명박의 의사결정문제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주는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자기 의사결정론에 관한 책을 읽고 싶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08
네, 의사결정론 관련 책을 다시 보면서 저 사람(과 그의 정부)는 왜 저렇게 행동할까를 생각해보면 여러가지 가설을 떠올릴 수 있어서 흥미진진합니다.
Commented by lee at 2008/08/27 19:39
업무의 성격이 달라서겠지만, 사실 GRU쪽이 일 처리를 잘 한다고 생각합니다. KGB는 명성은 대단하지만 보면 뜻밖에 삽질들이 눈에 띄어서...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09
업무의 성격이 다른 점도 큰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8/09/09 20:28
사실 KGB같은 경우는 조직이 워낙 큰데다가 업무의 성격의 혼재 거기에 정권 보안 기관으로써의 노출성 때문에 내부적 약점을 안고 있는 바도 작지 ㅇ낳았지요. GRU같은 경우는 업무의 특화성이라든지 조직 자체에 대한 은밀성 등이 KGB에 대하여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일 만한 점이 아니었을 까 합니다.(규모 자체로 보면 GRU 도 결코 작은 편이 아니고 군 전체에 대한 중앚집권적 성격은 매우 강하긴 헀지만요)

대규모로 많은 인원과 예산을 거느리고 있는데다 노출도가 심한 CIA의 HUMINT 능력이 훨씬 작은 규모에 비교적 은밀성을 유지하고 있는 SIS (MI6)나 모사드에 비해 그리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는 것도 비슷한 점이 있지 않을 까 합니다.
Commented by sephia at 2008/08/27 20:22
딱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이겁니다.

현 정권은 구 소련만도 못한 애들이다.

이것만 생각나네요. -_-;;;;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15
사실 구 소련의 의사결정은 탁월한 부분도 많습니다. 저는 쿠바 위기 때 흐루쇼프가 쫀심을 좀 더 세웠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이런 생각을 가끔 해보곤 합니다. 그 상황에서 물러나겠다는 결심을 독자적으로 한 것은 케네디 같은 정치적 위상으로는 힘들었겠지요.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8/08/28 00:38
5년이 50년같은 느낌이 들 것 같은 요즘인데 실용왕께서 제발 전쟁에만은 관심이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아니 북핵문제가 여전하고(과연 예측하신 대로이옵니다. 굽신 굽신) 쿠르드에 한 발을 디뎠으니 그것도 앞일은 알 수 없는 일인가......?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30
쿠르드 투자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석유가 나는 데 치고 내정이 불안하지 않는 곳이 드물고, 혹시 그런 곳이 있다면 그런 명당자리는 이미 다 주인이 있습니다. 후발 듣보잡이 한 발 걸쳐놓을 수 있는데는 그리 많지 않지요.
Commented by H-Modeler at 2008/08/28 04:15
이거이거....잠시 생각해 보니 중앙집단(혹은 우두머리)에 권력이 과도하게 집중된 정치구조를 가진 나라들에게서는 비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 아닐까요? 거기다가 수족이 되어 움직일 하부기관들이 고유의 업무 외에 우두머리의 비위를 맞추려는 행동에도 무게를 두고 있을 경우에는 비슷한 사례가 많이 있는 듯 합니다.


............역시 한국은 제3세계 내지는 제1세계의 탈을 쓴 공산궈...ㄴ.....[퍼컥]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32
그렇죠. 그런 정치구조일수록 저런 약점이 잘 드러나게 되지요. 필연적이라고까진 못하더라도 개연성은 훨씬 커지지요.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8/09/09 20:30
뭐 웃어야 할 지 울러야 할 지 모르곘지만 지금 금상 시절 경우를 보면 1세계의 선도국가인 상국도 만만치 않았으니.. ( 결코 덜하지는 않았을 것 같은 막장)
Commented by ㅎㅎ at 2008/08/28 12:13
시대와 역할의 차이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명박이 주된 리더십을 교육받고 수행하던 시대와 그의 역할은 정주영이 그랬듯이, 후발기업으로서 어떻게 경쟁을 뚫고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충족시켜 나가느냐이고, 이런 과정에서는 합리적인 정보수집과 분석, 이를 객관적으로 보는 관점을 통해서는 목적을 달성한다는게 대단히 무리한 것이고, 그런 모든 객관적 요소를 고려하다보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타이밍을 상실하기 쉽다고 보기 쉽겠죠. 빠르게 성장한 기업, 특히 창업주들에게서 많이 볼 수 있는거 아닌가 싶어서..

불리한 조건속에서 달성 불가능해 보이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분석보다는 불합리하더라도 당장의 빠른 결단과 역량의 집중이 필요하기 마련이고, 이런 시대와 역할모델에 익숙한 이명박으로서는 국가정책결정에 있어서의 약간은 고루하게 보일수 있는 과정들이 "비효율"로 보일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문제는 그 시대가 아니고, 그 역할도 달라진 상황이라는 거겠죠.

불리한 경쟁상황에서 달성하기 어려운 목표를 달성해야할 일이 많은 업계에 있는 입장으로서는 글에 동감하면서도 적절한 절충점, 어디까지 확신을 위한 객관적 정보의 수집이 필요하고, 어느 시점에 불충분하더라도 결단을 내리고 열정을 통해 밀어붙여야 하는지 고민하게 되는 글인거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35
이명박은 창업주가 아니지 않습니까. 이명박이 젊을 때 겪어본 리더십은 왕회장 밑에서 중간관리자를 하는데 적합한 것이지 최고지도자를 하는데 적합한 형태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런 경험은 서울시장 재직시에 어느 정도 가져볼 수 있었을 텐데 왜 지금도 이러는지는 좀 더 캐 보아야 할 문제이지만 말입니다.
하여간 이 문제에 대한 제 생각은 다음 글에서 좀 더 자세히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Commented by 444★ at 2008/08/29 16:09
"잘난 척하고 말하자면, 민주주의란 대등한 친구를 만드는 사상이지 주종 관계를 만드는 사상이 아니라오"

-은하영웅전설-

.....쓰신 글을 읽고 떠오르는게 저 대사인 걸 보니, 삐딱한 씹덕은 별수 없구나 싶습니다.(먼산) 윗사람이 자기 속에 갇혀서 비유 맞춰주기만 기대하는 건 정말정말 짜증나는 일이죠.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28
결국 사람의 그릇이 어디서 드러나는가 하면 그가 부릴 수 있는 사람을 보면 알 수 있는 것이지요. 저는 박근혜를 총리로 부리지 못하는 것이 이명박의 그릇을 아주 잘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미테랑은 정적인 시라크를 총리로 놓고도 통치를 했는데, 이명박은 그게 안되는 거지요.
Commented by fatman at 2008/08/30 00:10
"어디 그 이야길 좀 더 해 봐."와 같은 발언은 선천적으로 보스 기질을 가지고 있거나, 조직에서 자기 나름대로 어느 정도 여유나 힘이 있어야 나오기 쉽지, 그게 아니면 하기 상당히 어려운 말 같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25
하지만 대통령이 그정도 힘이 없다면 그건 또 굉장히 이상한 이야기지요. 내각제 총리라면 장관들이 작당해서 나에게 칼을 겨누면 그대로 난 침몰이지만, 대통령은 몽땅 짜르는 것도 아무 문제가 없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sanister at 2008/08/30 10:17
보고 있으면 방향성도, 감각도 없는 정부 같아서 굉장히 짜증이 납니다. 모름지기 '실용적' 정부라 하면 유연성이 전제되어야 할 것인데 그렇다고 유연한 것도 아니니 많이 답답하더군요.
최근엔 여야 모두 2MB 등x이라는 데는 대체적으로 동의하는 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26
제가 볼 때 우리의 현 정부는 '토의'=공리공담, '실천'=실용적 이라는 관념을 갖고 있는 듯 합니다. 이렇게 바꿔 읽으면 왜 저렇게 행동하는지 상당히 설명이 잘 됩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8/09/01 02:14
sonnet/ 질문입니다. 다른 공산주의권 국가들의 정보기관들도 KGB처럼 기능했다고 할 수 있을까요? 한편 서방측 정보기관들은 어떠했다고 보아야 할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1 19:44
이건 너무 긴 설명이 필요한 질문인 것 같군요. 전반적으로 보면 공산권 정보기관들이 정권안보 기능이 강력한 반면 상대적으로 정보평가에 주어지는 비중이 낮은 것은 분명합니다.
Commented by ghistory at 2008/09/01 23:28
sonnet/ 음 알겠습니다. 나중에 그런 글을 쓰신다면 기대하겠습니다.
Commented by monsa at 2008/09/09 01:15
그런데 씽크탱크야 말로 MB정부와 YS정부의 트레이드 마크라는 점은 참 아이러니 합니다. MB선거 캠프에 대한 자랑은 간접적으로 들을 일이 있었는데, 그때 나온 말이 "우리 씽크 탱크 졸라 커" 였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9/09 01:24
그거야 조지 W. 부시가 2000년 대선에 나와서 "나는 사상최강의 외교안보팀을 갖고 있다"고 자랑질했던 거와 동급인 것 같습니다. 윗사람은 조언을 받기는 하지만 꼭 수용해야 하는 건 아니니까, 과정을 바이패스하거나 받고도 쌩까면 안전장치가 무력화되는 거지요.
미국 같은 경우엔 좀 늦긴 해도 안전장치가 무력화되는 과정이 언론에 의해 계속 공격받아서 문제점이 노출되었는데, 한국은 그것조차도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at 2009/06/19 21:39
시장주의와 자유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제대로 된 우파분들은 역시 디테일에 있어서는 혀를 내두르게 하는군요. 인간이 들어앉아야 할 부분에도 정보와 분석이 들어가버리는 sonnet 님의 기본적인 스탠스는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습니다만, 그런 만큼 현상을 담담하고 날카롭게 분석하는 데에는 확실히 남다르신 것 같습니다.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 이상한 집단의 기이한 형태를 일단 이해할 수 있는 형태로 다듬어주신 것만도 참 감사할 일이네요.
Commented by 22nd at 2009/06/24 22:40
개념글 잘 읽었습니다.

www.callofduty.co.kr 여기 퍼가도 될까요? 실을 이미 퍼갔었는데 허락을 받아야 할거같아서 댓글을 답니다. 원하지 않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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