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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 Election Too Far

1. 촛불시위와 이명박 정부의 반응

개인적으로 지난 100여일 남짓한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배후세력' 설이었었다.

여권 관계자는 "쇠고기 협상 직후 관계장관 회의에서 '광우병에 대한 선전전에 대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었는데, 청와대 정무라인과 해당 정부 부처 모두 흘려 넘겨 버렸다"고 했다. 민정수석실은 쇠고기 대책회의에서 "어제 촛불집회가 열렸고 1만 명이 참석했다"고 보고했다가 혼쭐이 났다. 이 대통령은 "신문만 봐도 나오는 걸 왜 보고하느냐. 1만 명의 촛불은 누구 돈으로 샀고, 누가 주도했는지 보고하라"며 화를 냈다고 한다.

배성규, "촛불집회 몇 명 참석" 하나마나한 보고, 조선일보, 2008년 5월 31일

많은 사람들이 이 보도를 보고 이명박에게 크게 화를 냈고, 또한 촛불시위에 대한 지지를 강화하는데 일조한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발언을 일종의 색깔론이라고 받아들인 것 같은데, 내 생각은 다르다. 어쨌든 본론에서 벗어나게 되므로 이 이야긴 다음 기회에...)

그러나 이렇게 상황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청와대도 민감하게 반응할 때가 있어서 흥미로웠다.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재보선 참패에 대해 공식논평을 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핵심 관계자들은 "몇만 명이 촛불집회하는 것보다 더 구체적으로 민심이 드러났다"며 자성과 충격이 뒤섞인 모습이었고, 조속히 국정을 쇄신하지 않으면 더 큰 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MBC 뉴스데스크, 2008년 6월 5일

즉 정치권은 촛불시위 같은 비제도권 행동보다는 별 것 아닌 재보선이라도 객관적으로 측정되는 표와 관직의 향배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난 것이다. 이 선거가 재보선이 아니고 총선이었다면 그 파괴력은 수십 배였을 것이었다. 또한 같은 여권이라도 재선에 나서야하는 한나라당 의원들과 그런 거 없는 청와대 간의 온도 차는 확연히 감지된다.
이러한 결과는 대의민주정 제도가 설정한 인센티브 구조는 잘 동작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문제는 대선과 총선이 끝난지 겨우 반 년밖에 되지 않은 지금 주요한 선거는 너무 멀리 떨어져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현실적인 문제는 민주당 등 야당 뿐 아니라 한나라당의 행동에도 제약을 두고 있다. 대선이 한 1년 밖에 남지 않았다면, 한나라당 안에 웅거하고 있는 차기대선을 노리는 야심가들이 공공연히 반기를 들기는 훨씬 쉬웠을 것이다. 하지만 대선이 4년반이나 남은 현재, 섣부른 봉기는 당사자의 자멸로 귀결될 공산이 높다.
마찬가지 현상은 총선이 막 끝난 국회에서도 발견된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번 사태의 낙진을 피하기 위해 급급해하면서, 청와대가 벌인 일이니 너희가 알아서 총알받이를 하라는 식의 소극적 반응을 보이고 있고, 지난번 선거 패배로 지리멸렬한 민주당 의원들은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해임결의안도 통과시키지 못하는 무기력함을 보이고 있는 것이 좋은 예이다.

이러한 현상은 제도적으로 보장된 것은 다 해 보았는데도, 정치권의 반응이 영 신통치 않다는 광범위한 인식을 낳았다. 이에 좌절감을 느낀 급진그룹에서는 (평소라면 씨알도 안먹힐 주장을 재포장해) 갑작스럽게 직접민주주의를 찬양하는 논리를 양산하였고, 이보다 현실적인 그룹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주민소환 등 기존 제도의 인센티브를 활용한 우회전술을 제안하기도 하였다. 전략적 관점에서 청와대보다 한나라당을 압박해야 한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발언도 인센티브 구조의 차이에 주목한다는 데서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반응을 보면서 나는 약 18개월 전에 정치권에서 발생했던 한 사건을 떠올리게 되었다.



2. '원포인트 개헌'을 돌이켜보며

약 1년 반 전인 2007년 초, 노무현 대통령은 대국민담화를 통해 소위 '원포인트 개헌'이라고 불리는 다음과 같은 제안을 하였다.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임기 4년에 1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게 개정한다면 국정의 책임성과 안정성을 제고하고, 국가적 전략과제에 대한 일관성과 연속성을 확보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대통령 임기를 4년 연임제로 조정하면서, 현행 4년의 국회의원과 임기를 맞출 것을 제안합니다. 현행 5년의 대통령제 아래서는 임기 4년의 국회의원 선거와 지방자치단체 선거가 수시로 치러지면서, 정치적 대결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여 국정의 안정성을 약화시킵니다.

노 대통령 대국민담화, 2007년 1월 9일


워싱턴에는 "어떤 정책을 지지할지는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 달려 있다"란 유명한 속담이 있는데, 이 개헌 제안도 여기에 잘 들어맞는 사례라고 하겠다.

당시 노무현 자신은 이 개헌은 성사되어도 자신이 퇴임한 후부터 적용될 것이므로 당리당략과는 관계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에는 재임중인 대통령이 자기 임기 중의 선거를 보게 되는 전형적인 시각이 그대로 담겨 있다. 즉 (대통령이 진정성을 갖고 뭔가 일을 해보려고 노력하는데) "선거가 수시로 치러지면서, 정치적 대결과 갈등을 심화시키고,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여 국정의 안정성을 약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각을 뒷받침하는 증거는 그 이전의 발언에서도 여럿 찾아볼 수 있다.

"대통령 임기가 5년이 긴 것 같다. 제도적으로도 긴 것 같다. 지금 제도로는 임기 중간에 선거를 자꾸 하는 것이 국정운영에 합리적이지 않고 일하기에 아주 곤란하다. 하던 일이나 하려는 일들을 선거 때문에 중지해야 하고 바꿔야 한다. 선거 변수가 끊임없이 국정운영에 끼어든다. 국정이 굉장히 흔들리게 된다" (2006년)

"임기가 10년이든, 100년이든 자기 선거가 아닌 다른 선거를 계속하면 임기가 긴 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2006년)

노대통령 개헌관련 발언록, 연합뉴스, 2007년 1월 19일


물론 선거철이 다가오면 정치인들이 여론 동향에 평소보다 민감하게 반응하게 되기 때문에, 대통령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책을 일관성있게 밀고 나가기가 힘들어진다. 그런 현상이 때로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때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런 단점을 제거하려는 시도는 자연스럽게 견제라는 순기능을 약화시키게 된다. 당시에도 개헌론이 터져나오자 마자 그러한 문제점에 대한 지적이 제기되었다.

노 대통령의 논리는 대선은 5년, 총선과 지방선거는 4년마다 치르고, 총선과 지방선거도 각기 다른 해에 치르는 바람에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고 적지 않은 사회적 비용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실제 1987년 이후 20년 동안 선거가 없었던 해는 8년에 불과했을 만큼 선거 홍수를 이뤘다.

그러나 대선과 총선 주기를 일치시키면, 대통령 및 정부 여당의 독주 및 이에 대한 견제 기능이 약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실시하면 대통령을 당선시킨 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연세대 박명림(정치학) 교수는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과 의회 지배 정당이 일치하는 ‘단점(單占) 정부’의 경우 의회의 대통령에 대한 견제 기능은 미약할 수 있다”며 “국회의원의 일정한 비율을 임기 중간에 선출하는 등의 중간 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관, 민동용, 임기만 바꾸는 개헌 ‘새 시대정신’이라 할 수 있나, 동아일보, 2007년 1월 19일


당시 노무현이 주장한 주요 논거 중 하나는 2007년 말-2008년 초는 대선과 총선이 붙어있는 20년 만의 호기이므로 이 기회에 이것을 영구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번에 다들 경험해 봤으니 느꼈겠지만, 이것은 호기가 아니고 악재이다. 이렇게 되면 일단 선출된 대통령이 독선적인 정책을 밀어붙이기 시작할 경우, 정상적인 정치제도를 통해 이를 견제하는 것이 엄청나게 힘들어진다. 당시 노무현이 하자는 대로 개헌을 해서 대통령-국회의원 선거를 일치시켜 놓았다면 이런 상황은 우리 정치의 일상이 되어버렸을 것이다. 대통령 임기 내내 주요 선거가 하나도 없다면 여론 반영 능력이 얼마나 더 떨어질지 짐작이나 가는가?

대표적인 대통령중심제 국가인 미국을 살펴보자. 미국은 하원의원은 2년, 대통령은 4년, 상원의원은 6년(매 2년마다 1/3씩 선출)의 임기를 갖고 있어서 대통령 임기 딱 절반 시점에 하원의원 전부와 상원의원 1/3을 뽑는 전국적인 선거가 있게 되고 이것이 중간선거라고 불리며 자연스럽게 대통령에 대한 중간평가적 성격을 겸하고 있다.

이처럼 어떤 제도가 예기치 못한 문제를 일으킬 때 그런 문제가 없는 다른 나라의 제도를 곰곰히 뜯어보면, 역사가 오래되고 잘 굴러가는 제도는 얼핏 보기엔 낡고 쓸데없는 부분이 많은 것 같아도, 실은 피상적인 관찰자들이 놓치고 있는 장점이 많이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 형태는 다양한데 견제 메커니즘이 잘 내장되어 있어서일수도 있고, 오랜 경험을 통해 버그가 많이 잡혀서일수도, 운영경험이 길어 정치인과 국민이 이 제도를 활용하는 데 있어 노우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있어서일 수도 있다.


3. 대통령중심제를 다시 생각하며

대의민주정 체제는 견제와 균형을 위해서라면 효율을 상당부분 희생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 아래서 만들어진 체제이다. 대통령이 되어서 그 자리에 앉아보면, 당시 노무현처럼, 그리고 지금의 이명박처럼 내가 생각하던 것처럼 강력하지 않고, 실은 내 마음대로 잘 안되는 자리라고 느껴지겠지만, 그 제도를 만든 사람들이 노린 것이 바로 그런 정도라는 것을 받아들여야만 할 것이다.

예전에 한 번 소개한 적이 있었던 미국의 대통령학 연구자 리처드 노이스타트(Richard Neustadt)의 말을 재탕하면서 글을 끝맺고자 한다.


형식에 있어 모든 대통령은 지도자다. 그러나 내용에 있어서 이것은 그에게 서기(clerk)로서의 직책 이상을 부여하지는 않는다. 모든 사람은 백악관의 주인이 모든 일에 대해 무엇인가 하기를 기대한다. … 그렇다고 해서 정부의 다른 모든 사람들이 그의 발밑에 있다는 것은 아니다. 이는 단지 다른 사람들이 무슨 일을 하려면 대통령의 재가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안다는 뜻일 뿐이다. … 그들이 보기에 대통령의 재가는 자신들의 일에 매우 유용하다. … 대통령은 없으면 안 될 서기이다. 워싱턴의 모든 사람에게 봉사하는 서기이다. 그러나 그의 영향력은 이와 전혀 별개의 이야기이다.

가죽장화를 신고 말 위에 높이 걸터앉아 모든 결정을 주도하는 대통령(President-in-Boots)이라는 이미지는 겉보기만 그럴 뿐이다. 실상에서 대통령은 고무신을 신고 고삐를 말아 쥔 채 마부석에 앉아 각 채 각 부처의 장관이며, 하원의원이나 상원의원과 같은 정치인들에게 마차에 오를 것을 권하는 마부에 가깝다(President-in-Sneakers).

대통령이 영향력을 구축하기 위해 고려해야 할 요소들은 공공정책의 생존능력, 즉 정부정책이 끝까지 실행될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여러 요소와 크게 다르지 않다. … 이는 곧 정치적, 행정적, 심리적, 개인적 실현가능성의 균형이다. … 대통령이 어떤 일을 하고자 한다면, 그것을 맡은 부서에서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만들어야 하고, 지지자로 하여금 지지할만하다고 여기게 만들어야 하며, 그 결과로 영향을 입을 사람들이 참을만하다고 느끼게 만들어야 한다. … 이처럼 대통령의 권력을 결정하는 요인들은 곧 정부정책이 끝까지 실행될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요인들과 흡사한 것이다.

대통령의 권력은 설득하는 권력(power to persuade)이다.


by sonnet | 2008/06/19 22:30 | 정치 | 트랙백(3) | 핑백(3) | 덧글(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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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2008년글 at 2008/06/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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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리굴라와 이명박 물론 이번 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로마제국이 악명 높은 황제인 칼리굴라와 대비해서 평가할 것입니다. 하지만 미국 성인잡지 펜트하우스가 제작한 X등급의 영화 내용에 나오는 그런 모습을 떠 올리며 이명박 대통령을 조롱하기 위해 쓴 글은 아닙니다. 오히려 거의 모든 것이 완비되고 경제적으로나 외교적으로 안정된 제국을 물려 받고 당시 로......more

Tracked from 피타고라스의 창 at 2008/06/20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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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본적으로 새로운 정당의 모델을 만드는 일에 관심이 있다. 지난 촛불시위를 보며, 이런 사회에서 정당은 어떤 방식으로 의사소통을 하고, 무슨 역할을 할 것이며, 어떻게 이러한 역동......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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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피타고라스의 창 &raqu.. at 2008/06/20 17:32

... 내각제형태로 운영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니까 지금 언급한 제도들의 경우에는 입법 권력과 행정 권력이 일치한다고 말할 수 있다. sonnet이란 분은 ‘An Election Too Far’라는 좋은 글에서 “대통령의 권력은 설득하는 권력(power to persuade)이다.” 라는 문구를 인용했다. 그러나 이것은 미국의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8/09/06 23:27

...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그 사이버네틱 로직이 모니터링하는 피드백 변수를 찾는데 노력을 집중해야 한다. (과거에 있었던 이명박 정부의 피드백 변수에 대한 논의는 다음을 참조하라) 사이버네틱 패러다임은 한정된 수의 피드백 변수 이외의 변화는 무시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적절한 피드백 변수를 통해 영향을 끼치지 않는 모든 노력은 헛수고이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08/15 12:15

... 선거의 횟수를 줄이"자라. (-_-) 거기에 지역주의 타파라는 양념도 좀 뿌리고. 이건 딱 과거에 노무현이 했던 말의 재탕인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해서는 예전에 An Election Too Far란 글로 정리해 놓은 적이 있는데, 내 입장은 그때나 마찬가지다. 남 탓하지 말고 자신을 뽑아준 주어진 환경에 맞춰 충실히 일하는 모습부터 보여라. ... more

Commented by 2071 at 2008/06/19 22:32
소넷님 노무현대통령 링크 주소가 hhttp 로 시작해서 깨진 것 같아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19 22:47
지적 감사합니다. 오타는 수정했습니다.
Commented by 자연풍선생 at 2008/06/19 22:35
대통령의 권력에 대해서 참 공감이 가네요. 왕이 아니죠. 단지 대표자일뿐.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19 23:03
저도 그렇습니다. 대통령이 제대로 일을 하려면 여러가지 복잡한 정치적 거래를 성사시키는 정치력이 필수적이라는 게 노이스타트의 주장인데, 이게 잘 안되니 보고 있는 저도 답답하군요.
Commented by tloen at 2008/06/19 22:39
사실 저와 같은 시간적 차이를 두는 방법은 의외로 여러 국가에서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헌법학적으로 저런 제도를 지지하는 시각들도 매우 많죠. 그리고 국제기구에서도 많이 사용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국제형사재판소의 경우 최초 재판관 구성시 정원의 3분의 1은 3분의 1의 임기로(아마 2년), 3분의 1은 3분의 2의 임기로(아마 4년), 3분의 1은 온전한 임기(아마 6년)으로 선출하여서 3분의 1씩 정원이 바뀔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였죠.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19 22:57
미국 상원처럼 시간차를 두고 구성원을 일부만 교체하는 방법은 그 기관의 내적 일관성이나 연속성을 강화시키는 대신, 조직이 보수화된다는 특징이 생긴다고들 하지요. 아무래도 한 번에 몽땅 다 새로 뽑지 않으면 선거 전후에 발생하는 어떤 "바람"이 구성원 대다수를 갈아치워 큰 변혁을 만들 가능성은 사라지니까요.
Commented by 됴취네뷔 at 2008/06/19 23:02
그러고보니 노무현임기 중기때
"내가 생각하던 것처럼 강력하지 않고, 실은 내 마음대로 잘 안되는 자리"라는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노무현을 질타한 주류언론의 태도가 왠지 떠오르기도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19 23:17
에휴. 한국 언론들의 진영논리는 너무 강해서 표적이 바뀌면 그간 써먹던 논리를 180도 뒤집잖습니까...
Commented by 온푸님 at 2008/06/19 23:07
당시 개헌제안은 지지했지만(- -) 대선총선 동시선거는 부정적이었습니다.
총선을 중간선거화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는데(더불어 지방선거의 중간평가적 성격도 줄이면서요), 만약 이번에 개헌이 된다면 이 문제가 어떻게 조정될지, 아니 과연 조정이 될지가 흥미롭습니다~

* 지자체장 소환 주장을 보면 한국에선 지방자치가 아직도 갈 길이 한참 먼거 같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19 23:24
저도 기본적으로 4년 중임제는 5년 단임제보다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당시 제가 그 제안 관련 보도들을 읽으면서 느꼈던 것은 '노무현 구상'에서 그 두 가지는 그냥 한 바구니에 두 물건이 같이 들어있는게 아니고, 둘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대통령은 대통령 자신에 대한 재선투표로만 평가받아야 하며, 자신과 직접 관련없는 국회의원 선거 등으로 평가받는 건 불합리하다'라는 식의 생각이 여러군데서 드러나더군요.

지자제장 소환 주장에 대한 의견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소환이든 탄핵이든 그런 제도는 매우 소모적이고 비일상적인 제도라 정치적 편법으로 이용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거든요. 소환이나 탄핵은 내각제에 있는 불신임 제도와는 완전히 다른 성질의 것인데, 이 두 가지의 차이를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Empiric at 2008/06/19 23:30
왠지 대통령과 서기장 동무의 명칭이 바뀐 듯 싶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0 21:48
그래도 우리의 대통령 동무는 그래도 5년 임기를 채우면 내려는 오잖습니까. 서기장 동지는 제발로 내려온 적이 없으니까 말입니다.
Commented by 나츠메 at 2008/06/19 23:43
sonnet님/
1. 미국의 헌법을 볼 때마다,'건국의 아버지들'(Founding Fathers)이 견제와 균형을 지켜내기 위해 -즉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를 고안해 내기 위해- 꽤나 고심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2. 제도가 분명 민주주의의 안전장치로서의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그걸 운용하는 "인간들"이 글러먹으면 소용없다고 봅니다. 때문에 제도와 헌법을 운용하는 인간들의 수준과 자질을 따져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1:07
1. 시대를 감안하면 메디슨은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2. 제도가 자동적으로 성공을 담보해 주지 못한다는데는 동의합니다. 그러나 안전장치는 원래 그런 것입니다.
Commented by 머스타드 at 2008/06/20 00:02
1. 정두언의 반란이 은근슬쩍 묻혀버린 이유도 대선이 4년이나 남았다는 점이 결정적이었겠죠.
2. 대통령을 4년 임기 연임제로 하고 총선과 대선을 2년마다 번갈아가면서 하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최선이 아닐까 생각 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2:14
1. 정두언은 이명박을 대신할 수 있는 급의 보스가 아니기도 하고 말입니다.
2. 그럼 미국을 많이 벤치마크하는 셈이 되겠군요. 그렇게 하면 이번처럼 선거 직후에 일이 터지는 최악의 경우에도 2년, 평균적으로는 1년 정도만 기다리면 선거를 통해 민의가 수렴될 수 있으니 비교적 무난한 선택일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6/20 00:07
'설득하는 권력'... 의미심장하군요.
그런 점에서는, 대제님의 "전 대통령이나 현 대통령이나..." 발언이 수긍이 갑니다.
다음 대선 때는, 부디 '나뭇토막 대통령'을 볼 수 있다면 좋겠는데 말이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0:31
실제는 어쨌든지간에 사람들에게 '나무토막 대통령'에게 제일 가까운 느낌을 준 인물은 노태우가 아닐까 합니다. 국민들이 널리 받아들인 별명이 물태우니까요. 하지만 노태우의 실제를 보면 그도 그렇게 물이기만은 한 것은 아니었죠.
Commented by DaCapo at 2008/06/20 00:44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Sync시켜서 '소모적인' 선거를 줄이겠다는 노무현 구상을 놓고 "이건 내각제도 아니고 내각제가 아닌것도 아니여~"라 일갈하던 지인이 생각나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2:17
사실 좀 엉뚱한 구상인데, 그런 구상이 나온 것은 본문에서도 지적했듯이 대통령 자리에 앉아보면 느끼게 되는 특수한 관점과 관계가 있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번 노무현의 연설도 잘 들어보면 정치적으로 대립된 지점에 있다는 것을 감안하고 듣는다면 의외로 "과부가 과부의 사정을 안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키치너 at 2008/06/20 01:20
대인배들의 한방 올인식인 "지상 최대의 선거"는 역시 곤란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0:25
협의 민주주의의 전통이 깊고, 다른 방법으로 민의수렴 메커니즘이 잘 동작한다는 확신이 있으면 선거에 따른 비용 문제 등을 절감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일 수 있겠지요. 그런데, 우리나라 사정이 그런 것과는 거리가 먼데다, 대통령이 내가 하고 싶은거 팍팍 밀어붙일 수 있게 견제가 덜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공공연히 피력하면서 하겠다는 것은 곤란한 이야기지요.
Commented by nOiZe at 2008/06/20 02:23
잘읽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0 21:45
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at 2008/06/20 10:1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0:22
네. 자주 들려 주십시오.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6/20 11:07
제목처럼 선거는 너무 멀리있군요. 지방선거도 2년이나 남았으니....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0:21
게다가 지방선거에서 뽑히는 사람들은 대통령을 직접 견제할 수 없다는 중요한 한계가...
Commented by sprinter at 2008/06/20 12:27
한방에 올인하는 것은 모든 대인배들의 꿈이지요. 또한 모든 고시생들의 꿈이기도 하구요.-_-;;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0:23
맞는 말씀입니다.
Commented by 스카이호크 at 2008/06/20 12:44
제목보고 뿜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2:17
하하. 촛불들고 교두보에서 4년 버티면 우리가 구출하러 가마...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8/06/20 13:06
오.. 이런 측면까진 생각을 못했군요. 글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09:37
늘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8/06/20 14:20
언제 개헌을 할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이 꼴을 바꾸지 않으면 아주 단순히 말해서 대한민국이 20년에 한번씩 마법에 걸리겠네요*--*. 최소공배수는 진리입니다(세부적으로 따지면 더 많겠지만, 어쨌든).
도대체 왜 이런 식으로 제도가 설계된 거지...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2:21
5년단임제는 결국 장기집권 독재자 대통령을 "제도적으로 차단하는" 목적이 제일 컸고, 사실 그게 87년 시점에서는 절실한 과제였던 겁니다.
한 번 연임을 허용하면 맛들려서 계속하려고 들테니, 절대 연임은 없게 해야된다 이런 식의 생각을 많은 사람들이 했었던 거죠. 현재는 내가 싫어하는 사람이 대통령이더라도 5년 후에 물러날 거라는 정도는 사람들이 크게 의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87년에는 전혀 그런 분위기가 아니었거든요.
그런 의미에서 5년단임제는 그 역사적 기능을 충실히 수행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정통고품격찌질찌질 at 2008/06/20 15:08
동감합니다. 이명박과 노무현은 대조적인 부분도 있지만, 대통령 중심의 청와대 정치를 지향하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두 명은 각별히 견제가 동작하지 않고 행정부에 집중된 통상결정권을 마구 휘두른 공통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외교부 통상본부는 이 두 대통령 모두에게 직속되는 단독 라인을 구축하고 이들의 소신있는 결정을 종용했습니다. 노무현의 경우에는 청와대의 정태인 비서관이, 이명박의 경우에는 농무부가 의사 결정에서 소외되었습니다. 행정부 내부에서도 이러한데, 국회는 말할 바도 없었죠. 여당 야당 모두 통상 정책에서 아군, 적군 만을 선택할 상황에 내몰렸고, 이는 미국의 여론이 수렴되는 로비 통상과 너무나 대조적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2:24
행정부 내부의 노선투쟁 같은 건 사실 어느 나라나 있는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대통령이 균형잡힌 조언을 들을 생각이 있는가 하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갈매기 at 2009/06/07 16:13
정태인은 일단 행담도나좀..
Commented by joyce at 2008/06/20 18:44
대선 총선 콜드게임패로 정신이 멍한데 '이제 당분간 선거는 없어' ㅋㅋ
직접 민주주의를 말하는 것에는 저런 배경도...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09:39
탄핵역풍 때처럼 총선이 가깝게 있었을 경우에는 전혀 이런 반응이 아니었잖습니까. 그때는 표로 바로 응징이 가능했고, 그 결과에도 다들 만족해 놓고서는...
Commented by ??? at 2008/06/20 19:16
4년 중임제가 5년 단임제보다는 낫다고 보셨는데, 중임제를 보다 긍정적으로 볼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다양한 중간 선거들이 존재해서 대통령에 대한 신임평가가 가능하다면 굳이 중임제를 선택해야 할 필요가 있는가 싶기도 하거니와, 특정 인물은 바뀌더라도 특정 집단-정당에 의한 계속성의 유지는 가능한게 아닌가 싶기도 해서 말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09:37
오랫만입니다.
첫째는 현실적인 이유인데, 우리 정당이 강한 계속성을 담보할 만큼 "아직" 뿌리가 깊지 못하다는 겁니다. 다만 이 점은 확고한 양당제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재 2대 메이저 정당이 자리잡아가는 분위기이므로 장기적으로는 극복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두번째는 대통령"에게" 주어지는 인센티브의 문제입니다. 우리가 보통 조직에서 가장 통제하기 힘든 존재가 진급을 포기한 부류들라고들 하는데, 단임제는 대통령을 자동적으로 이 부류로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때 대통령이 역사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하며, 여론에 등을 돌리고 자기 하고 싶은 것을 고집할 경우 이를 제도적으로 컨트롤하기는 어렵습니다. 투표하는 사람이 다음 번에 그의 소속당에 대해 보복하더라도, 대통령 입장에서는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책임은 우리 당이 지면 끝이라고 생각하면 견제가 안 되는 셈이니까요. 대통령이 당의 일원으로서 자신이 속한 당의 미래를 자기가 하고 싶은 것만큼 중요시할 거라고 단순히 가정할수는 없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하이얼레인 at 2008/06/20 19:22
다음 기회 조낸 기대d-_-b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0:49
히아, 울지마. 전쟁은 금방 또 시작된다구.
이번엔 훨씬 더 화려하고, 재미있고, 커다란 놈일거야, 분명.
맞아, 그러면 탄피같은 거 말고 실탄도 주울 수 있고, 잘하면 군대의 레이션을 먹을 수 있을지도 몰라.
Commented by Alias at 2008/06/20 19:23
소넷님 글을 읽고 joyce님의 리플도 읽으니 떠오르는 생각이....

한국은 사실상의 중간평가에 해당하는 지방선거(교육감선거도 포함)가 총선과 번갈아가며 있습니다. 선거를 4년마다 한번만 해야 한다는 주장은 어찌보면 국회가 왜 필요한지를 의심스럽게 하는 주장처럼 들릴 소지도 있죠.

미국에선 의회권력과 행정부권력을 대부분 선거에서 양당이 나눠갖고, 가끔 한쪽으로 쏠리는 경우가 발생해도 각 의원들의 소신으로 인해 행정부 승자가 맘대로 하기 힘든(그래서 대통령이 의원에게 전화를 걸어 설득하는 경우도 많은) 경우가 많은데 반해 한국은 가뜩이나 의회주의의 역사도 짧고 유구한 거수기 전통(?)도 있는지라, 임기 중간에 선거가 없으면 맘대로 해쳐먹기가 만연할 가능성은 더욱 커질 거 같습니다.

당장 4월의 총선거만 해도 MB가 쓸데없는 꼼수 부리다가 도쿠가와 근혜의 반격을 얻어맞고서 어중간한 의석분포로 남았쟎습니까? 지금 와서 생각하면 공주마마랑 회창할배가 굳건히 버틴 게 외려 다행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만일 이재오 이방호 계열들을 위시한 MB세력이 의회권력 완전히 장악했었으면 참으로 암담했을 겁니다...-_-;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2:25
동의합니다.
Commented by 양과알 at 2008/06/20 21:18
대통령의 권력. 그것은 단지 대통령의 권력 이전에 모든 정치인의 권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12:29
예. 다만 대통령에게 사람들이 거는 기대와 예상은 다른 정치인들보다 훨씬 더 큰 것이긴 하겠지요.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8/06/20 23:01
요즘 주변의 몇몇 사람들이 '직접민주주의'를 외치는지라 정신이 제법 심난합니다. 제도정치의 틀 안에서 개혁이건 뭐건 해야 한다고 이야기는 하지만 씨알도 먹히지 않으니 좀 난감하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09:47
다음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것을 납득하기 힘들어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만, 그래도 그러면 안되지 말입니다.
Commented by bearstone at 2008/06/20 23:55
직접민주주의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정말 웃긴게 사실 백만이상의 인구를 가진
나라에서 직접민주주의가 가능할까요? 말은 직접민주주의지만 사실은 선거에서
이길 능력없는 세력이 특정이슈 발생시 사람이 어느정도 모이면 자신들의 의사를
국민의 일반적인 정서에 적당히 버무려서 관철시키려는 방법처럼 보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09:50
말씀하신 대로, 실질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이죠. 다만 이번 사태의 많은 부분은 대통령이 국민들의 정서에 불을 지르는 식으로 대응해서, 호미로 충분히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기 힘들 정도로 만든 거라, 사실 자업자득이긴 합니다 ;;;
Commented by 지나가던이 at 2008/06/21 13:35
- 18개월전 노통이 뭔 맘이었는지 이해는 가도 견제가 안된다는 건 맘에 걸렸지요. 역시, 의회 민주주의를 더 튼실히 하는 방향으로 노력해야 겠습니다. 직접민주주의는 일부 조건하에서 좀 써볼 수 있을지는 몰라도 유효하게 적용하기는 어려울 듯 하군요. 지금 벌어지고 있는 지자제장 소환의 경우 아무래도 뻘타라고 보고 있구요.

- 하이얼레인님의 리플에대한 소넷님의 리플을 보고 좀 웃었습니다. 저건 0080 포켓속의 전쟁의 마지막 대사 아니었던가요? 소넷님도 건담 좋아하시나 보군요.
Commented by nishi at 2008/06/21 16:32
전 무서운 리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1 20:43
지나가던이/ 네 바로 그 대사입니다. 우울함을 배가시키는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그리고 말씀하신 데 전반적으로 동의합니다.

nishi/ 심각하게 받아들이시면 지는 겁니다 (쓴웃음)
Commented by reske at 2008/06/21 22:09
본문과 별로 관련은 없는 댓글인데요..

본문에 '운영경험이 길어 정치인과 국민이 이 제도를 활용하는 데 있어 노우하우가 많이 축적되어 있어서일 수도 있다.' 라는 부분이 있는데요..

그런데 여기서 국민의 노하우라는게 과연 존재하는가.. 존재한다면 무엇인가.. 가 좀 궁금합니다. (소넷님에게 비판을 하려하는게 아니고 국민의 노하우라는것에 대해서 좀 이야기해보고 싶은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국민에게는 노하우라는게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국민 개개인은 학습능력이 있지만 그것이 집단, 대중, 국민 차원으로 올라오면 학습능력이 사라진다고 봅니다. 그러니까 대중이라는 존재는 생물체와 같이 학습을 하는 존재가 아니고 파도나 태양빛같이 늘 비슷한 형태로 반응하고 행동하는 실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출처는 확실히 기억이 나질 않는데, 노숙자 집단이나 지식인 집단이나 특정 사안을 갖고 투표를 하면 결과는 비슷하게 나온다는 이야길 들은 적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요는, 국민에게 축적된 노하우라는 것은 존재하기 힘든것이 아닐까 하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다만, 제 생각이 무슨 튼튼한 근거를 갖고 있는 것이 아닌 단순한 가설에 가깝기는 하지만요..

과연 국민의 노하우라는 존재에 대해서 어떻게 바라보는게 좋을지 좀 궁금하네요.
Commented by 카린트세이 at 2008/06/22 10:05
뭐 노하우라는게 그리 대단한거겠습니까...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을때 우리는 이렇게 했다 라고 부모가 자식에게 이야기해주거나 하는것만으로도 충분하겠죠.. 중요하다 싶은건 교육과정 개정 등으로 교과서에 집어넣는것도 괜찮을겁니다.. 교육을 통한 사회화라는게 그런걸 기대하고 있는거기도 하고요.. 수능 체제때문에 저게 잘 안된다는게 안습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번 촛불시위 또한 "인민에게 축적된 노하우" 가 아닐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3 11:03
예를 들면 양당제의 정착 같은게 있을 수 있겠죠. 미국이 양당제 국가인데, 사실 법으로는 제3당을 창당하지 말라는 규정은 없습니다. 아무나 새 당을 만들 수 있죠. 그러나 오랜 경험으로 제3당은 희망이 없다 이런 것을 다들 알고 있고, 그런 판단 하에서 개개인의 행동은 미국 건국 당시와는 전혀 다르게 이루어집니다.

한국의 경우 저는 대통령 탄핵이란 것에 대한 경험이 쌓여가고 있다고 봅니다. 제도를 한 번도 적용해본 적이 없었을 때는 도대체 어느 정도 잘못이면 탄핵해도 되는 건지가 불분명했는데, 사례가 하나 생긴 셈입니다.

결국 이런 류의 노하우는 어떤 일이 있을 때 "나 말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가"에 대한 예상에 기초해 내 행동을 정할 경우에 흔히 생기는 것 같습니다. 한 사회의 구성원은 한번에 몽땅 교체되지 않고, 조금씩 조금씩 들어오고 나가기 때문에, 사회 흐름이 다음 세대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Commented by 저련 at 2008/06/27 00:41
미 상원과 같이 일부분만 바꾸는 선거를 실시하는 경우, 이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정치학>에서 인민의 성질을 논의하면서 지적한 특징인 인민은 한번에 모두가 바뀌지 않고 죽음과 출생으로 서서히 바뀐다는 점과 흡사한 성질을 대의제 내부에 도입하기 위해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 책이 없어서 몇권 몇장인지 찾지는 못하겠습니다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8/06/29 21:30
그렇군요. 저도 한번 찾아봐야겠습니다. 소개 감사드립니다.
Commented by reske at 2008/06/27 22:06
카린트세이, sonnet/ 음, 그러니까 일종의 기억의 축적이나 문화적 분위기 정도가 대중의 노하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로군요..
Commented by at 2009/08/25 00:06
잘 읽었습니다. 많은 것을 알고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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