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제국의 공교육 인센티브
『우주전쟁』 『타임머신』 『모로 박사의 섬』 등으로 유명한 H.G. 웰즈의 일화.

19세기 영국 소설의 가장 큰 업적은 성이나 계급 때문에 대학교육의 특권을 거부당한 사람들의 작품이었다. 제인 오스틴Jane Austin, 디킨슨, 브론테 자매, 조지 엘리엇George Eliot 등은 모두 명문 사립학교와 대학에 의해 좌우되는 권위와 권력의 체제 밖에서 작품활동을 했다. 그들은 결코 무식하지는 않았지만 그들의 학문은 옥스퍼드나 캠브리지 대학을 정점으로 하는 제도에 의한 고전교육과는 딴판이었다. 웰즈도 마찬가지로 특권교육의 전당에서는 제외되었다. 디킨슨처럼 그도 어린 나이에 도제생활을 했다. 이것은 양친이 돈을 지불하고 일정기간 동안 소년을 노예로 맡겨두는 것이었는데 하루 열세 시간 일하는 대가로 직업의 기본적인 기술을 익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소년은 다른 도제들과 함께 주인 집에 거처하며 계약에 의해 법적으로 주인에게 얽매이게 된다. 웰즈는 2년 후에 그 직업이 적합지 않다고 판명되어 사우드 시 포목상점 점주와의 계약에서 풀려났다.

대학에서 제외된 19세기 영국의 소설가 가운데 웰즈를 특이한 존재로 만든 것은 그가 최후에 받게 된 교육이었다. 예비포목상으로 실패한 후에 학업능력을 인정받아 조그마한 공립학교에서 일종의 교육실습생의 일자리를 얻었다. 여기서 영국교육의 특수한 면이 그에게는 구원이 되었다. 웰즈 시대에는 학생이 과학시험에 우수한 성적을 내면 상급교사는 돈을 받을 수 있었다. 미드허스트 학교의 교장은 웰즈가 어떤 과목이건 교과서를 혼자 공부해서 국가시험에 우수한 성적을 얻는 일종의 학습기계라는 것을 발견하고 많은 야간과정을 만들었는데 웰즈 한 명 뿐이었다. 교장이 웰즈에게 적합한 교과서를 주어 그가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얻으면 교사는 가르친 대가로 준 상금을 상습적으로 착복했다.

이 일은 웰즈의 성적이 주목을 받아 런던의 과학사범학교에 갈 장학금 제공이 있을 때까지 잘 되어갔다. 그는 그 장학금을 받고 기뻐했다. 사범학교에서 웰즈는 그의 생애에서 가장 중요한 교육적 영향을 받게 된다. 그는 위대한 헉슬리T.H. Huxley 밑에서 생물학을 배웠다.

Scholes, Robert., Rabkin, Eric S., Science Fiction: History-Science-Vision, Oxford University Press, 1977 (김정수, 박오복 역, 『SF의 이해』, 평민사, 1993, pp.28-29)


…… 아무리 생각해도 뭔가 앵벌이비범함이 느껴지는 시스템.
by sonnet | 2008/05/20 18:44 | 문화 | 트랙백 | 덧글(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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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Hineo at 2008/05/20 18:58
...비, 비범하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25
역시 그렇죠?
Commented by 됴취네뷔 at 2008/05/20 18:58
뭔가 비범하다 못해 이거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35
흐흐...
Commented by 제갈교 at 2008/05/20 19:04
우리나라에서도 "대학 잘 보내는 고3 담임들에게" 특별 보너스를 준다고도 하지만,
그건 미치지 못할 정도로 비범한 세계로군요. (...)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33
글쎄 말입니다. 이런 건 또 실용을 너무 추구하면 느낌이 좋지 않아지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곤충 at 2008/05/20 19:37
대한민국 공교육의 부활 비법이 여기있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40
어허, 어디 가면 오해 살 말씀일랑.... 쉿!
Commented by 땅콩샌드 at 2008/05/20 19:37
천잰데?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48
하하
Commented by 단순한생각 at 2008/05/20 19:46
...역시 대영제국이 해가지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군요.

아아... 헉슬리 본좌께 생물학을 배웠다니 그야말로 부러울 따름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6:19
하하. H.G. 웰즈도 평생동안 헉슬리를 특별히 존경했던 모양입니다. "the greatest man I was likely to meet, and I believe that all the more firmly today"
Commented by 바닷돌 at 2008/05/20 19:47
상습적으로 착복 상습적으로 착복 상습적으로 착복 상습적으로 착복 상습적으로 착복 상습적으로 착복 상습적으로 착복 상습적으로 착복 상습적으로 착복 상습적으로 착복

웰즈에게는 뭐 떡고물 하나 떨어지는것도 없었나요? orz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52
결국 장학금 타서 대학 갔잖습니까. 저 사범학교가 현재의 임페리얼 칼리지입니다. 요즘의 연고대가 연희전문이니 보성전문이었던 것과 비슷한 거죠.
Commented by Belphegor at 2008/05/20 20:02
뭐, 당시 근로자의 평균 사망 연령이 30대 후반이었다는 말도 있었으니까요. 그야말로 착복의 나라(...)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53
산업혁명기의 영국은 확실히 대단하죠. 공산주의가 유행한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8/05/20 20:12
화성인들이 지구를 침략한 이유는 앵벌이의 쏠쏠함 때문이었을지도[..]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6:13
녀석들, 대영제국엔 썬더차일드가 있는 줄 미처 몰랐던 겁니다.
Commented by Ha-1 at 2008/05/20 20:20
... 그냥 사교육인데요? -_-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37
하하, 어쨌든 돈은 다 나라에서 나왔잖습니까.
Commented by IEATTA at 2008/05/20 20:28
대영제국의 교육시스템은 짱비범하죠.

빈민학교 맹글어놨더니 귀족들이 와서 뺏아가는것부터가 비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38
네 정말입니다. 산업혁명기 영국은 요즘 기준으로 보면 신기짝짝이죠.
Commented by 리카군 at 2008/05/20 20:50
이야. 이거 심히 비범하군요. 공부로 앵벌이라니 이런 참신한 양반들을 보았나 orz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6:27
저 동네는 원래 고아원도 받은 어린이 머리 수 곱하기 얼마 같은 원초적인 인센티브 시스템을 통해 운영되던 오랜 역사가 있지 말입니다.
Commented by sprinter at 2008/05/20 22:18
정부가 잘못 준 인센티브가 어떻게 반영되는지를 전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37
사실 제도설계에서 상대가 인센티브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예측하는 게 가장 어려운 것 중 하나잖습니까.
Commented by PolarEast at 2008/05/20 22:31
공부로 앵벌이. 이거 최곱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6:20
하하 네에.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5/20 22:33
아아, 정말 비범한 대영제국이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6:22
해가 지지 않을만 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미고자라드 at 2008/05/20 22:42
재주는 곰이 부리고...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6:35
웰즈도 성적을 쌓아서 대학을 갔으니 뭐 완전히 빈손이라고까지는...
Commented by 이네스 at 2008/05/20 22:53
두번째 슈퍼파워의 힘은 저것이였냐!!!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36
앗, 그런 것입니까!
Commented by 존경 at 2008/05/20 23:31
저걸 어디서 어떻게 아셨는지..웰즈가 비범한 것이 아니라 쥔장이 비범합니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5:36
저건 본문에 적어놨듯이 책을 보다가 눈에 띄는 구절이 있길래 그냥 옮겨온 것에 불과합니다. 헤헤.
Commented by lee at 2008/05/20 23:45
저게 win-win 전략인가요(OTL...)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03
아, 그런 겁니까!
Commented by bearstone at 2008/05/21 00:01
적합한 교과서만 주면 알아서 높은 점수를 받는다,,,,,
상상이 안돼는 군요.
그건 그렇고 사실 꼭 나쁜 시스템은 아닌 것 같네요.
어찌됐거나 우수인재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09
상세한 내막까진 모르겠습니다만, 가르쳐 줄 수도 있는 것을 돈벌이에만 관심이 있어서 죽어라 자습만 시킨 것 같은 느낌의 이야기잖습니까.
어쨌든 상급학교 진학에 성공했으니 아주 나쁜 이야긴 아닙니다만...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5/21 01:45
오오, 대영제국 2백년의 신비... (......)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10
그 다음은 중화 5천년입니까...
Commented by 나츠메 at 2008/05/21 02:49
항상 문제는 '제도'에 달린 것이 아니라, 그것을 운용하는 '인간'에 달렸다는 것을 깨닫고 갑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17
이런 것도 위에 정책이 있으면 아래에 대책이 있는 전형적인 사례인 듯 합니다.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8/05/21 04:47
교육으로 앵벌이라니 이거야 말로 이노베이션!!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10
흐흐흐.
Commented by Madian at 2008/05/21 09:25
원주민을 형틀로 쥐어짜면 금화를 낳던 제국주의시대 풍자화가 떠오릅니다. 틀에 들어간 이가 좀 희겠지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39
금화를 낳는 하얀... 거위?
Commented by 닥슈나이더 at 2008/05/21 09:51
bearstone // 어차피 전교 1등하는 애들은 학원안다니고 학교에서 안가르쳐도..
알아서 1등합니다.....
Commented by joyce at 2008/05/21 11:27
만일 교사가 '내가 이 불쌍한 아이를 착취하면 안 되지'라고 회개하고는 웰스의 분수에 맞는 교육이나 시키려고 했다면 웰스는 없는 거군요.
학습 기계임을 발견한 교장이나, 상금에 눈이 먼 교사나 모두 훌륭해 보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9:51
하하, 좋게 끝나면 다 좋은 거긴 하지요. 어쨌든 사범학교 진학을 못 했으면 후의 웰즈는 없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Empiric at 2008/05/21 12:53
학생 성적을 기준으로 교사를 평가한다고 하니 유사 시스템이 곧 도입될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59
저렇게 대놓고 현금보상을 해주면 화끈하긴 하겠습니다. (쓴웃음)
Commented by amish at 2008/05/21 15:28
차라리 이 시스템이 한국에 도입되는게 낫겠군요-_- ...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31
그건 좀...
Commented by 하긴 at 2008/05/21 16:39
적합한 교과서를 주면 알아서 높은점수를 받는다.

하긴 머리가 특출난 분도 있지요. 만능의 천재...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8:02
사실 저런 학생은 혼자 공부하게 내버려 두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닐 것 같습니다. 알아서 잘 하니까요.
Commented by 리스 at 2008/05/21 18:28
나츠메님께 한 표.
학생에게 저 정도의 관심이 있었던 교장님께 두 표.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8:03
어떤 의미에서는 학생에게 맞춤 교육을 시켜 준 것이긴 하군요. 교장선생님 만세!!
Commented by ODDEYE at 2008/05/22 10:19
한국에 도입되면 교사가 학생성적 조작해서 돈받는다에 한표.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7:00
설마 내신갖고 하겠습니까. 요즘으로 치면 경시대회 성적쯤 되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라플라스 at 2008/05/22 15:45
그야말로 시궁창 속에서 핀 꽃이군요.....OTL -444-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6:39
아, 그런 겁니까? 하긴 웰즈 입장에서도 도제교육의 낙제자였다가 자기 갈 길을 찾았다는 측면이 잇으니...
Commented by 애독자 at 2008/05/23 01:11
난 헉슬리 라기에 "아니 헉슬리가 언제 생물학도 가르쳤지?" 하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올더스 헉슬리" 가 아니라 "토마스 헨리 헉슬리"...
아....쪽팔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6:58
brave new world를 쓴 올더스 헉슬리의 할아버지이죠. 다윈은 수줍음을 많이 타고 공개적인 논쟁을 즐기지 않는 성격이라 그를 대신해 수많은 논쟁을 벌인 결과 "다윈의 불독"이란 별명을 얻게 되었다고 합니다.
Commented by 액시움 at 2008/05/24 13:42
제가 다니는 학교가 대학 잘 보내는 선생에게 특별 보너스 줍니다. -┏
Commented by sonnet at 2008/05/25 16:36
오오, 명문 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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