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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권력(2)

존 F. 케네디는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 명쾌한 시각을 갖고 있었다. 하루는 내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그와 대통령의 직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는 권력은 수직 축, 시간은 수평 축으로 표시된 다음과 같은 그래프를 그렸다.


“대통령 각하. 각하는 상당한 권력을 갖고 취임하시게 됩니다. 저는 각하께서 그것을 각하와 제가 이 나라를 위해 옳다고 믿는 것에 대해 남김없이 쓰고 가셨으면 합니다.”
“자네의 생각이 정확히 내 생각과 같네.”
그는 그런 식으로 생각했고, 나는 그가 그렇게 행동했다고 믿는다.

케네디 대통령은 또한 어떤 문제로부터 떨어져서 그것이 가져올 더 넓은 함의를 볼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그는 역사 감각을 갖고 자신을 그 안에 위치시켜 행동했다. 그의 임기 동안 우리들은 주기적으로 모여 히코리 힐 세미나라고 알려진 저녁 토론 모임을 가졌다.
백악관 주거구역에서 벌어진 한 모임에서 대통령 특보 아더 슐레진저는 저명한 하버드 역사학자인 자기 아버지 아더 슐레진저 시니어를 특별 초대손님으로 모시고 왔다. 펜타곤의 사정 때문에 아쉽게도 자리를 비워야 했기 때문에, 나는 집에 돌아가서 홀로 참석했던 아내에게 물어보았다.
“오늘 어땠어?”
“최고로 흥미진진했어요. 아무도 딴 이야기로 샐 수가 없었죠. 그날은 모든 것이 대통령의 의문을 푸는데 할애되었어요. ‘당신은 어떤 대통령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그렇게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왜 당신은 X 대통령이 Y대통령보다 위대하다고 보는가?’”
존 F. 케네디는 세상을 역사로 보았다. 그는 장기적인 시각을 견지했다.

Robert McNamara with Brian VanDeMark, In Retrospect: The Tragedy and Lesson of Vietnam, New York:Random House, 1995, pp.93-94

이 이야기도 그렇거니와 쿠바 사태 당시의 백악관 회의 녹취록인 Kennedy Tapes를 읽어본 느낌으로는, 케네디가 다른 사람들보다 정치적 판단을 위한 근거로 "지금 이 사건은 역사적으로 과거의 어떤 사건과 유사한가?"라는 역사적 유비에 크게 의존했던 사람인 것은 분명한 것 같다.

그건 그렇고 우리 대통령도 대통령직이란 가만 두어도 하루하루 권력이 줄어드는 자리란 점을 명심하고, 이번 선거가 그러한 경향을 가속시켰다는 점을 좀 솔직히 받아들였으면 한다. 그래야 성취가능한 현실적인 목표에 집중할 수 있다.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 보여주는 태합의 허세 같은 건 정말로 도움이 못되는 행동이다.
by sonnet | 2008/04/13 01:46 | 정치 | 트랙백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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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444★ at 2008/04/13 01:49
저 그래프는 대통령 직무 외에도 적용할만한 곳이 꽤 있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됴취네뷔 at 2008/04/13 06:27
권력이 소비재인줄은 몰랐는데..
Commented by FELIX at 2008/04/13 08:55
21세기 대한민국에서도 당대보다 역사를 바라본 대통령이 하나 있었더랬죠.
Commented by shaind at 2008/04/13 09:48
됴취네뷔 // 권력이 내구재가 절대 아니란 건 분명하죠.
Commented by 스칼렛 at 2008/04/13 09:53
엉뚱한 포커스지만 중간에 히코리 힐 세미나를 보고 히키코모리 힐 세미나라고 읽어버렸습니다(......)
Commented by Eclipsia at 2008/04/13 10:11
케네디씨께 살짝 감탄하고 돌아갑니다. 모든 대통령이 반드시 저렇게 행동해야 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대통령이란 자리는 하기 나름에 따라 사회각층의 사람들과 여러가지 토론을 하며 스스로의 정치적인 방향을 다시한번 재검토하고 수립할 수 있는 자리일텐데...라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너무 이상주의스러운 발언인지도 모르겠지만요.; )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8/04/13 11:11
대한민국 선거show의 정점에 서 있는 코미디언이 장기적인 시각을 갖추게 되면 국민들을 단기간내에 웃기게 만들 능력이 저하될까봐 해당기사와 같은 일을 하고 있는걸지도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8/04/13 12:44
권력과 지지도가 일치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 대통령도 근저에 한 명 있었지요...
Commented by 아텐보로 at 2008/04/13 13:21
됴취네뷔 // 권력이 소비재... 정말 재밌는 표현이군요.
권력도 쓰면쓸수록 줄어든다니......
Commented by 리카군 at 2008/04/13 15:38
...이래저래 태합께는 악몽의 한해가 될 가능성이 높아만 가는 2008년입니다-_-;
Commented by at 2008/04/13 16:20
음.. 메드베데프도 아닌 '푸틴'이 경쟁상대라고 하신 분이니깐..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8/04/13 16:54
과연 각하께서 역습에 성공하실지 아니면 최후의 발악만 하다가 끝장날 지 기대됩니다. 7월이 아주 볼만 하겠군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4/13 18:31
권력은 시간에 반비례하는 속성을 갖고 있군요. 그나저나 그분은 2주가 6개월 같다고 하시는데 이러다가 올해가 가기전에 레임덕을 맞는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4/13 18:44
과연, 미국 최후의 대인배 통령답군요. 결점도 많고 요즘도 까일 땐 까이지만,
기본은 그야말로 '아이비 리그 엘리트'의 왕도랄까...

...과연, 우리 이데요시 태합께서는 누굴 '히데요리'로 지명하고 숨이 꼴딱 넘어가실지...
(그럼, 조선 침공은 역시 운하나 건보 건드리기인가...)
Commented by 누렁별 at 2008/04/13 19:02
석학한테 일대일로 평소에 궁금했던 것 다 물어보고 대답을 들을 수 있다니 대통령이란 자리가 좋기는 좋군요.
어떤 동네의 권력의 감소는 linear 보다는 exponential 인 듯 합니다. 하루가 일년 같아요.
Commented by 하이버니안 at 2008/04/13 21:47
그래프가 8년으로 그려져 있네요. 4년 단위로 두 개 그려서 8년 되어야 하지 않나?
하긴 미국 대통령들은 거의 재선이 가능했으니 그렇게 그린 것 같은데...
그또한 저로서는 이해가 어려운 문화입니다.
여기선 5년 즈음엔 지지율이 거의 바닥치는데...
Commented by sonnet at 2008/04/14 17:07
444★/ 그렇지요.

됴취네뷔, shaind, 아텐보로 / 하하. 대통령학 연구자인 리처드 노이스타트는 대통령은 자기가 가진 지위와 권력을 갖고 여기저기 거래를 하면서 권력을 불려야만 제대로 통치가 가능하다고 주장하는데(http://sonnet.egloos.com/3241455), 말씀하신 관점에 맞춰 본다면 중간재쯤 될까요?

FELIX/ 한국에는 역사가 나를 평가해줄 거라고 폭주하는 대통령이 너무 많아서 탈이긴 합니다.

스칼렛/ 하하하.

Eclipsia/ 예, 동감합니다. 그리고 그건 사실 대단히 이상적인 것도 아닙니다. 그런 과정은 policy process라고 해서 언제나 당연히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인데, 보스가 이미 "나는 문제를 다 이해했고 해결책도 갖고 있다"라는 식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로 나타나면 엄청나게 어려워지게 되지요.

라피에사쥬/ 그럼 저는 보기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이론을 신봉하렵니다!

rumic71/ 으음.

리카군/ 곱게 물러날 분이기야 하겠습니까. 그것도 임기 첫해인데.

펄/ 임기 말인 부시를 만나서 또 뭘 하려는 건지조차 모르겠습니다. 건질 게 별로 없을텐데 말입니다.

길 잃은 어린양/ 확실히 7월대전이 기대가 됩니다. 나쁜 쪽으로지만.

행인1/ 대통령은 함부로 물러나지조차 못하는 자리인데, 너무 일찍 레임덕에 빠지면 그것도 골치입니다.

paro1923/ 정유재란?

누렁별/ 사실 대통령제의 가장 큰 장점 하나는 임기가 보장되어 있다는 점인 만치, 자기 임기의 길이에 맞는 온건한 업적 하나 정도를 노린다면 기회는 아주 넓게 열려 있습니다. 어쨌든 임기초이니까요.

하이버니안/ 말씀하시는 바 대로입니다만, 어쨌건 "원문대로"입니다.
여담이지만 2차대전 이후의 미국에서는 두 번 선출되어 임기를 완전히 채우고 물러난 사람이 생각보다 적습니다. 아이젠하워, 레이건, 클린턴, 부시Jr.(예정) 이 정도 뿐이죠. 트루먼, 케네디, 존슨, 닉슨, 포드, 카터, 부시Sr.는 이 조건을 만족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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