От Ильича до Ильич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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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트겐슈타인이 말하길...
어떤 사람이 최후의 심판을 믿었다고 가정해 보자. 그리고 나는 믿지 않았다고 가정하자. 이는 나는 그와 정반대로 믿는다는, 나는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의미인가? 나는 “전혀 그렇지 않다. 아니면 항상 그렇지는 않다.”라고 말할 것이다.
만일 어떤 사람이, “비트겐슈타인, 당신은 최후의 심판을 믿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아니오.”라고 말할 것이다. “그 사람과 반대인가요?”라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이다.
“‘나는 정반대로 믿는다.’라든지 ‘그러한 일을 가정할 이유가 없다.’고 말할 건가요?”하고 물어도 나는 역시 “아니오.”하고 말할 것이다.
어떤 사람이 신자라고 가정하고, 그가 “나는 최후의 심판을 믿는다.”고 말한다면, “나는 글쎄, 잘 모르겠는데. 그럴 수도 있겠지.”라고 말할 것이다. 당신은 우리 사이에 깊은 골이 패어 있다고 말할 것이다. 만일 그가 “머리 위로 독일제 비행기가 날아간다.”고 말하고, 나는 “그럴 수도 있지만 잘 모르겠네.”라고 했다면, 우리는 상당히 가까이 있었다고 당신은 말할 것이다.
당신이 “비트겐슈타인, 당신은 전혀 엉뚱한 말을 하고 있소.”라고 말한다면, 내가 그와 가까운 지점에 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전혀 다른 비행기였다는 것이 문제가 된다.
의미의 설명에서 차이가 전혀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다.

Wittgenstein, Ludwig, Lectures and Conversation on Aesthetics, Psychology and Religious Belief.

이런 사람과 같이 살면 보통 사람들은 꽤나 답답하겠지? 비트겐슈타인 쪽도 제 딴엔 정확히 대답해 주기 위해 노력했는데라며 답답해했을 듯.
by sonnet | 2008/03/26 02:05 | 블로그/일상 | 트랙백 | 덧글(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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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ellouin at 2008/03/26 02:07
목넘김이 좋은 글이네요.^^
Commented by mingus at 2008/03/26 02:57
이해하려다보니 이해하기도 전에 의미를 만들어버렸어요.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항상 좋은 글이었지만요.
Commented by blus at 2008/03/26 03:59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를 읽고 나니 어느 정도 비트겐슈타인의 글도 읽어나갈 수 있게 되더군요.(여러의미로 ....)
Commented by 스카이호크 at 2008/03/26 07:37
저쯤 되면 번역자들도 애를 먹었겠군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8/03/26 08:32
psycholinguistics 나 linguistic philosophy는 저희 쪽 장래 진로에 있어 '가장 무서운 짓'으로 꼽히곤 하지요;;
Commented by Madian at 2008/03/26 08:37
저 같은 필부는 그냥 질식할 거 같군요.
Commented by PolarEast at 2008/03/26 09:09
비트겐슈타인 책은 읽다가 GG한 몇 안되는 책입니다.(;;)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8/03/26 09:34
히틀러가 유태인을 미워하게 된 게 어린 시절 동창이던 비트겐슈타인과 쌓인 악연 때문이었다는 좀 엉뚱한 이론을 들은 적이 있는데, 이 글을 보니 히틀러의 심정도 이해가 가는군요^^;
Commented at 2008/03/26 10: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at 2008/03/26 10:3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3/26 22:39
분명 의미없는 말장난은 아닌데, 그래서 더 숨막히는 말씀들이지요...;;;;
Commented by 위장효과 at 2008/03/27 14:21
저는 예전에 논리철학논고가 쉽다고 한 친구를 두들겨 패 주고 왔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3/28 16:44
ellouin/ 하하, 저는 숨막히던걸요.

mingus/ 예 반갑습니다.

blus/ 대단하십니다. 쇼펜하우어는 어릴 때 '논쟁적 토론술'을 보고 "아니 이런 캐찌질이가!"라고 경악했던 기억이 납니다.

스카이호크/ 저게 사실 그가 직접 쓴 책이 아니고 제자들이 노트필기한 것을 모은 것인데, 일단 제자들부터 정신이 없었을 것 같습니다.

라피에사쥬/ 그건 좀 그쪽에 맞는 사람들만 가는 코스가 아닐지.

Madian/ 사실 저도 좀 그렇습니다.

PolarEast/ 음, 상대가 상대인만큼 그건 정상인의 상징일 것 같습니다.

네비아찌/ 히총통과 비트겐슈타인 관계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히총통은 젊을 때 동업자 하니쉬를 잡아다 죽이는 과정을 볼 때 한번 꽁한 것은 평생 잊어버리지 않을 그런 친구지요.

비공개1/ 하긴 그도 그렇게 보이네요. 저게 틀린 말은 안하기 위해 아주 교묘하게 대답을 하는 거다 보니까 말입니다.

비공개2/ 후우, 힘들어.

paro1923/ 예. 인간의 일상언어가 얼마나 두루뭉실한지 잘 보여주는 예일 것 같습니다.

위장효과/ 잘하셨습니다! 그런 자랑질을 하는 친구따위!!
Commented at 2008/03/29 00: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3/30 09:56
비공개/ 그런 것은 아닌데, 아직 오지도 않았잖아.
어떤 이야기를 "틀리지않게" 설명하려는 노력은, 듣는 쪽에게도 상당한 참을성이 있을 때 비로소 가치를 발휘할 수 있다 이거지. There's no silver bull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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