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한마디(Paul Elmer More)


문명인에게 재산권은 생명권보다 더 중요하다
To the civilized man the rights of property are more important than the right to life

- John D. Rockefeller가 재산권 옹호에 우유부단하다고 질타하며, Paul Elmer More, 1915년 -



이 주제에 익숙치 않은 사람들은 당황스럽게 느낄지 모르지만, 재산권이 자연권이라는 주장은 적어도 17세기 John Locke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것이다. 하지만 후의 제퍼슨은 미국 독립선언서를 작성하면서 로크의 "생명, 자유, 재산"이란 개념을 의도적으로 "생명, 자유, 행복의 추구"로 바꾸어 놓았다. 제퍼슨 이래 주류의 입장은 재산권은 자연권(natural right)이 아니라 그보다 떨어지는 부차적 권리인 사회적 권리(social right)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산권이 자연권, 즉 양도할 수 없는 인권의 일부라는 생각은 서구의 보수 우파 일각에서 면면히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 엄격히 말하면 로크는 「토지estate」가 천부인권이라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건 좀 (현대어로의) 번역이 너무하다고 느꼈는지, 보통은 「재산property」이라고들 바꾸어 쓰는 게 일반적이다.
by sonnet | 2008/03/14 13:50 | 한마디 | 트랙백 | 덧글(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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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at 2008/03/14 13:56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lee at 2008/03/14 14:10
음? 죽고나면 재산권도 무의미하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라임에이드 at 2008/03/14 14:16
생명을 빼앗기고 재산이 남아있을 때가 재산을 빼앗기고 생명이 남아있을 때보다 더 나은 상태일 수도 있죠.
그런데 땅이라고 번역(혹은 원래대로 표현)하면 뭔가 납득이 되는데, 재산이라고 했을 때는 그렇게 와닿질 않네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3/14 14:24
우유부단하다고 질타한 사람이 록팰러라면 대체 어느 정도를 바랬던 걸까요?
Commented by 하이얼레인 at 2008/03/14 15:39
후쿠모토 선생님...(응?)
Commented by 들러갑니다 at 2008/03/14 15:41
잉여가 인간세계를 바꾸어놓았다는 측면에서 봐도 재산에 대한 의식은 천부적인 것으로 봐도 될 만큼 뿌리깊은 것이니 어느시대이건 부정하기는 힘들겠지요. 저승의 뱃사공조차 뱃삯으로 차별한다고 하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네비아찌 at 2008/03/14 16:48
하긴 재산이 남아있으면 내 생명을 잃어도 그 재산으로 내 유전자를 이은 후손이 살아남아 복수를 해줄수 있으니까요. 생명이 남아있어도 재산이 없이 노예화되는 것보다는 확실히 "내 유전자를 후세에 전한다."는 생존의 목표에 더 부합하겠습니다.
Commented by Ya펭귄 at 2008/03/14 17:26
부동산에 관해서는 인간 뿐만이 아니라 그 외 동물들조차도 '방어'를 하려는 본능을 가지는지라... (권리인지는 모르겠지만서도) 천부적이라는 점은 맞을 수도 있을 듯 합니다...
Commented by 나지 at 2008/03/14 21:10
역시 길은 하나야. 로또뿐 고고고고고고고고곡고ㅗ고고고고고ㅗㅗㄱㄱ고ㅗ고! ㅋ
Commented by 444★ at 2008/03/14 21:38
아니 저 대사는 모 도박만화에서 등장한.....(이하 생략).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3/14 22:27
돈은 귀신도 춤추게 한다지만... 그 '보수 우파 일각'을 보니,
보수의 뜻이 왜곡되기 좋은 건 서구 쪽도 마찬가지인 모양이군요.
Commented by 액시움 at 2008/03/14 23:57
왠지 '죽여도 좋으니 이 술통만은 빼앗지 마세요!'라는 만화 대사가 떠오릅니다. -_-;
Commented by sonnet at 2008/03/15 13:29
비공개/ 예. 실제로도 그런 것 같습니다.

lee/ 그 만큼 재산이 중요하다라고 주장하는 것이죠. "목은 잘라도 상투는 자르지 못한다"나 마찬가지 이야기인 셈.

라임에이드/ 사실 오늘날 대자본은 땅과 거의 관련이 없으니, 땅에만 특권을 인정하는 것도 좀 묘하지 않겠습니까?

행인1/ 록펠러가 명분 전쟁에서 영 흐릿하게 굴었다고 느낀 거겠죠. 사실 록펠러야 ludlow사건도 있고 이런 문제에서 그리 손이 깨끗하지 않지요.

하이얼레인, 444★/ 허허.

들러갑니다/ 이게 각 권리간의 위계 문제하고 관계가 있어서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재산권이 자연권일 경우 현대적 의미의 평등주의적 정책 대부분은 거의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거든요.

네비아찌/ 사실 모어의 논리는 좀 견강부회한 데가 있는데, 그건 일단 미뤄두고라도 이런 문제가 오랜 역사적 흐름을 갖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은 늘 재미있습니다.

Ya펭귄/ 땅에 대한 집착은 그럴 수도 있는데, 소유권 즉 어떤 땅이 어떤 사람에게 배타적으로 연결되고 상속되어야 하는가는 상당히 다른 문제인 듯.

나지/ 내가 잠수타거든 로또맞은 줄 아시요.

paro1923/ 사실 저런 보수주의는 일정 수준의 재산이 있는 사람에게만 선거권을 부여하던 그런 옛날 제도와 연결되는 것입니다. 지킬 것(재산)이 있는 사람들이야말로 사회를 지킬 동기가 있는 그런 사람들이란 식의 논리이죠.

액시움/ 하하하
Commented by Eraser at 2008/03/15 22:00
잠수타면 돈 받으러 쫓아가야겠...(뻥!)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03/16 00:35
본래의 자유주의에서는 재산권이 생명과 자유에서 도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자연권이고, 제퍼슨의 수정은 아무 의미가 없지요.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03/16 00:40
제퍼슨 이래 주류에서 재산권이 사회적 권리였다는 것도 좀 틀린 설명같군요. 19세기까지는 영미의 주류 흐름이 자유주의였다는 것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댓글에서도 나오다시피 재산권을 기준으로 선거권까지 차별하던 시대였습니다. 재산권의 위상이 약화된 건 모어의 발언이 나온 시대인 1차대전부터라고 봐야 합니다.
Commented by 미키맨틀 at 2008/03/16 09:34
요즘 추세를 보면 재산권의 귀환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3/21 19:18
Eraser/ ...... 야산에 묻는다.

산마로/ 정치적으로 엄청난 중요성을 가진 문서에서 토지소유권이 명시적으로 자연권에서 탈락하게 된 것을 아무 의미가 없다고 보는 건 좀 무리한 이야기지요. 재산권을 social right라고 본 것은 정확히 말하면 루소로부터 시작되는 것입니다만, 자연법 사상가들 사이에서 재산권에 어떤 제약이 있어야 한다고 본 것은 사실 록크에서도 발견되는 것입니다.

미키맨틀/ 솔직히 그런 분위기가 전혀 안 느껴지는 것은 아닙니다. 이럴 때일수록 왜 재산권이 자연권에서 내려오게 되었는가를 떠올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03/31 20:37
생명과 자유의 권리를 그 문서에서 명시하고 있는 이상, 재산권의 명시가 없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별 의미가 없다는 뜻입니다. 사상사적으로가 아니라 재산권에 대한 실제 법적 제약이 커지기 시작한 시기가 1차대전부터입니다. 사상가들의 주장 속에서 재산권의 위상이 어떻게 되었는지는 독립선언서의 저 문구가 재산권의 법적 위상에 실제 제약으로 작용했느냐에 중요하지는 않습니다. 실제 역사는 독립선언서 이후에도 재산권의 위상에 큰 변화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습니다. 재산권의 위상에 의미있는 변화가 생긴 것은 20세기 들어와서이므로 미국 독립선언서의 저 문구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에 동의하기 힘듭니다.
Commented by 산마로 at 2008/03/31 20:41
재산권 뿐만 아니라 그 어떤 권리에도 일종의 제약은 늘 설정됩니다. 중요한 쟁점은 특정인의 재산권이 타인의 목적을 위해 국가에 의해 전유될 수 있느냐 하는 것이지요. 고전적 자유주의에 따르면 생명권, 신체의 자유 다음으로 재산권이 따르는 것이므로 국가나 사회의 자의적인 목적을 위해 재산권을 제약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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