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나믹 코리아
2MB/인수위를 보고 드는 생각 을 읽고 떠오르는 것이 하나 있어 간단히.

노무현 정권의 등장은 곧 한국의 기존 대미 관계 담당자들의 대대적인 물갈이로 이어졌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한국담당인 동아태) 차관보는 이 무렵 두 차례 한국을 방문하면서 이를 통감했다. 켈리는 대통령 선거 직전인 2002년 12월 8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1주년[sic] 기념식에 초대됐다. 300명에 가까운 기념식 참석자 대부분이 안면이 있는 사람이었다. 평소 알고 지내던 미국인과 일본인도 있었다. 50~60명 정도는 친한 사람이었다.
이로부터 두 달 후인 2003년 2월 25일, 그는 청와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취임 축하 만찬에 참석했다. 드문드문 외국인도 있었지만 대부분 한국인이었다. 이전부터 알고 지내는 한국인 친구는 두 명뿐이었다. 테이블에 앉자 온통 한국어 세상이었다. 그전까지 한국의 지도층은 예외 없이 영어를 할 수 있었다. 영어권 출신 앞에서는 한국인끼리도 영어로 말하곤 했다. 이런 광경은 더 이상 찾아볼 수 없다. “한국의 기존 지도층의 시대는 끝났다. 그런 시대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船橋洋一, 『ザ·ペニンシュラ·クエスチョン 朝鮮半島第二次核危機』, 朝日新聞社, 2006
(오영환 외 역, 『김정일 최후의 도박』, 서울:중앙일보시사미디어, 2007, p.322)


1. 역시 미국은 한국을 잘 모른다.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고? 이명박 취임식에 제임스 켈리를 꼭 불러 감상을 들어 봤으면.
2. 미국정부의 아시아 담당자가 본 김대중-노무현 정권 간의 인적구성의 이질성은 무척 흥미롭다. 같은 당에서 나온 연속 정권에서 저런 인상을 받는다는 건 참 놀랍지 않나? 노무현 정권에서 끊임없이 대미관계에서 잡음이 일었던 것은 저런 인적구성과 분명히 관계가 있는 것 같다.
by sonnet | 2008/02/14 15:48 | 정치 | 트랙백 | 덧글(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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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Luthien at 2008/02/14 15:55
다시 돌~고~ (...)
Commented by uriel at 2008/02/14 15:57
아무래도 역대에 가장 미국 친화적인 -이게 친미적이든 아니든- 정부는 김대중 정부였고, 노무현 정권은 가장 덜 미국 친화적이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自重自愛 at 2008/02/14 15:57
사소하지만 다음 대목이, "2002년 12월 8일 김대중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 1주년 기념식" =>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 평화상 수상은 2000년이었으니 2주년 기념식 아닌가요?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8/02/14 16:34
sonnet / 그 이질성은 동교동 및 관련 인맥의 척살에서 나온게 아닐까 합니다만...

생각해 보면 김경재 같은 사람들 - 미국에 조금이나마 아는 사람들이 있었던, 박지원도 마찬가지고 - 들이 전부 쫓겨난게 제일 크지 않을까 싶네요.
Commented at 2008/02/14 16:4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vvin85 at 2008/02/14 16:50
애초에 조선보다 USA와 IJ의 DNA를 더 많이 갖고 태어난 국가인데 그 피가 어디로 가나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2/14 16:52
1. 한나라당이 도로 집권할 줄은 예상 못했겠지요.
Commented by PolarEast at 2008/02/14 17:02
글쎄요. 한나라당이면 미국에게 싸바싸바를 잘할지 몰라도,
저글에서는 기존의 대미 외교진이 유능하고 소소한 배려가 많았다는 이야기도 하고 있는거 같은데, 이번 정권의 외교 실무진이 꼭 예저처럼 저렇게 할거라는 보장은 없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됴취네뷔 at 2008/02/14 17:29
어지간히 본인입장에서 황당했나보군요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8/02/14 17:46
...진짜로 다이나믹 코리아답네요-ㅅ-
다음에는 어떤 다이나믹한 전개가;;
Commented by 단순한생각 at 2008/02/14 19:30
뭐. 노무현의 다이나믹함이야 이미 몸소 체험했지만.

저 글을 보니 항간에 알려진것과는 달리, 이명박은 별로 다이나믹하지 않다는 생각이 드네요. 아니, 막장으로 치닫는다는점에서는 다이나믹의 경지를 뛰어넘어 익스트림일지도(...)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8/02/14 19:50
역시 인맥의 변화는 새로운 관계의 시작이군요[..]

그런데 같은 당 출신의 정권을 이질적으로 느꼈다면 '만약 앞으로 정권이 교체된다면'이란 가정도 충분히 해봄직한데 말입니다;;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8/02/14 22:12
그런데 약간의 질문 : 그 50~60명 중에 한나라당 출신은 몇이나 될까요? 이게 한나라당이 당시에 이를 부득 부득 갈았을 DJ의 노벨 평화상 수상 1주년 기념이라는걸 생각해 보면, 그때 그시절 그 사람은 '한나라당의 재집권' 시절인 지금에는 돌아오지 못하겠지요. 따라서 켈리는 그 사람들은 볼 수 없을 것입니다. 물론, 지금 있는 사람들중에는 과거 한나라당 출신으로서 미국 친화적이었던 인사들이 적지 않겠습니다만, 그래도 아마 켈리는 2002년에 봤던 사람들을 다시 볼 수는 없지 않을까요?^^
Commented by Ya펭귄 at 2008/02/14 22:28
문득 생각해보는 건데... 한국도 한국을 잘 모르지 않을가 한다는....
Commented by sanister at 2008/02/14 22:58
이번엔 실전영어로 놀래켜주는 겁니다! 다이나믹 코리아!!!
Commented by 어부 at 2008/02/14 23:00
새 피가 계속 수혈된다는 점에서 좋을수가(펑)
Commented by 액시움 at 2008/02/14 23:28
문득, 저 책의 제목을 클릭하여 알라딘으로 넘어갔는데, 오른쪽 구석에 저 책 저자의 또 다른 저술인 '나는 왜 영어 공용어론을 주장하는가'가 보이는군요. 참으로 의미심장합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2/15 00:04
이번엔 '콩글리쉬 쇼크'에 또 한 번 깜짝 놀라겠죠.
(지난 번의 교훈 때문에 한국어를 배웠다던가 했다면 충격 400%...)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8/02/15 00:08
한 50년 쯤 뒤에 대한민국 외교사를 서술한다면 노무현 집권기가 성격적으로 가장 이질적이었던 시기로 꼽히지 않을까 싶습니다.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8/02/15 00:20
미쿡인들이 한국 정치판을 잘 모르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8/02/15 16:40
Luthien/ 돌려라, 돌려!

uriel/ 카터가 전두환에게 친서까지 보내서 살려주라고 했던 사람이 바로 김대중 아니겠습니까. 대충 보아도 레이건-전두환, 클린턴-김대중은 좋았던 시대, 카터-박정희, 부시-노무현은 별로 좋지 않았던 시대로 대별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自重自愛/ 말씀 감사합니다. 지적하신 바가 맞는 것 같습니다. 본문에 그 점을 표기했습니다.

기린아/ 본문 자체가 어떤 한 개인의 인상을 갖고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이니까 그다지 정밀한 것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김대중은 야당을 오래 하긴 했어도 우리 사회의 인사이더였던 반면, 노무현은 아웃사이더였다는 차이는 분명히 있으며, 그 두 사람을 둘러싼 인사들에게도 그런 분위기는 연장되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비공개/ 확실히 다이나믹하지 말입니다.
궁금해 하신 것은 비밀글로 남겨 드리겠습니다.

vvin85/ 그런 虎父犬子한 사태가!

행인1/ 사실 민주국가에서 정권이 바뀔 수도 있는 거니까 그런 걸 예측 못했기야 했겠습니까.
정권교체에 관계없이 어떤 불가피한 세대교체가 있었다고 생각했었나 보지요.

PolarEast/ 심지어 싸바싸바를 잘한다는 보장도 없지요. 다만 새 대통령의 취임식에는 서바이벌 영어를 선보이고 싶어하는 인사들이 재미있는 풍경을 연출해주지 않을까 하는 정도는 예상이 되는군요.

됴취네뷔/ 상전벽해라고 느꼈던가 봅니다. 저런 회고를 남기는 걸 보면.

Ladenijoa/ 흐흐, 그걸 또 어찌 알겠습니까.

단순한생각/ 제 평가는 이렇습니다. "노무현 못지 않은 놈"

라피에사쥬/ 켈리는 노무현과 386들의 등장이 이 미국의 고립주의자들처럼 한 시대의 종말과 구세대의 퇴장을 상징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만, 실은 "노무현과 386"은 미국의 68세대들처럼 한 때의 유행에 가까웠던 것으로 드러날 수도 있어 보입니다.

기린아/ 사실 꼭 여당 사람만 잘 안다는 보장은 없는 거니까요. 적어도 써바이벌 영어를 선보이기 위해서라도 켈리를 앞에 세워놓고 자기들끼리 한국어로 떠들어 바보 만들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Ya펭귄/ 하하, 명언입니다.

sanister, paro1923/ 조찬 세미나 같은데 다녀보면 6,70대 백발이 성성한 노인장들이 통역 없이 연사에게 영어로 질문을 던지는 걸 종종 보게 되는데, 그 발음이나 문장 수준으로 볼 때 미국인들은 눈도 깜짝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어부/ 새 피가 꼭 맑지 않은게 뽀인뜨.

액시움/ 아 하긴 후나바시가 그런 책을 쓰긴 했었죠. 그러나 일본이 설마 그런 길로 가겠습니까? 일본은 아주 보수적인 나라라서 그런 급진적인 정책에 합의가 나오긴 아주 힘들 겁니다.

あさぎり/ Ya펭귄 대인의 말씀을 참고.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8/02/15 20:11
글 잘 읽고 갑니다.
1,2 번 모두 찬성합니다.<--이렇게 말하니, 제가 소넷님 수준이라도 된다는 투로 읽히는 군요.-_-;;
Commented by sonnet at 2008/02/16 17:38
구들장군/ 아니 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이건 저의 잡담 이상은 되기 힘든데 말입니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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