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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국가의 핵심
폭력시위 대 폭력진압 논쟁이 이글루스 여기저기서 산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모양이다.
이 주제에 큰 관심은 없지만, 내가 보기에 도대체 이해하기 힘든 점이 하나 있어 간단히 적어 두기로 한다.

이 논쟁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주체 한 쪽은 국가이고, 반대쪽은 국가가 아니다. 이 둘은 결코 대등하거나 대칭적인 관계가 아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논쟁에서 이 둘은 순수히 대칭적인 관계, 즉 예를 들어 전쟁을 벌이는 두 주권국가의 관계처럼 다루어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약 90년 전에 이 점에 대해 잘 지적한 사람이 막스 베버이다.

(굵은 글씨는 원저자, 붉은 색 강조는 인용자)
그러나 사회학적 관점에서 볼 때 ‘정치적’ 결사체란, 즉 우리의 경우 ‘국가’란 무엇입니까? 사회학적으로 보자면, 다른 정치적 결사체와 마찬가지로 국가 역시 그것이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이 무엇인가를 기준으로 정의될 수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정치적 조직체가 때때로나마 다루지 않는 업무란 거의 없으며, 또 우리가 오늘날 국가라고 부르는 정치적 조직체 -또는 역사적으로 근대국가에 선행했던 조직체- 만이 항상, 더구나 독점적으로 수행해야 할 고유업무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근대국가를 우리는 사회학적으로 결국 그것의 업무내용이 아니라 오히려 그것이 고유하게 지니고 있는 특수한 수단을 준거로 정의할 수밖에 없는데, 이 수단이란 곧 물리적 강제력[3]입니다. 물론 이것은 근대국가 이외의 다른 모든 정치적 지배체제도 가지고 있는 수단이기는 합니다만.

모든 국가는 폭력에 그 기초를 두고 있다’라고 트로츠키는 한때 브레스트-리토프스크 시에서 말했던 적이 있습니다. 이것은 정말 옳은 말입니다. 만일 강제력이라는 수단을 가지지 않은 사회적 조직체들만이 존재한다면, ‘국가’라고 하는 개념은 사라질 것이고, 또한 특정한 의미에서 <무정부상태>라고 지칭할 수 있을 만한 현상이 나타날 것입니다. 물론 나는 지금 여기서 강제력이 국가가 가진 통상적 수단이라거나 유일한 수단이라고 말하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그러나 강제력이 국가 특유의 수단인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다른 어느 시기보다 오늘날에야말로 국가와 강제력과의 관계는 특히 긴밀합니다. 과거에는 친족에서부터 시작하여 매우 다양한 조직체들이 물리적 강제력을 지극히 정상적인 수단으로 사용했습니다. 그에 반해 오늘날에는 한 특정한 영토 내에서 -이 점, 즉 <영토>는 현대국가의 특성 중의 하나입니다- 정당한 물리적강제력의 독점을 (성공적으로) 관철시킨 유일한 인간 공동체는 곧 국가라고 봐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현대에 와서, 국가 이외의 다른 모든 조직체나 개인은 오로지 국가가 정하는 범위 내에서만 물리적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을 뿐이기 때문입니다. 즉, 오늘날 국가는 강제력을 사용할 <권리>의 유일한 원천입니다.

(중략)

역사적으로 국가에 앞서 존재했던 정치조직체들이 모두 그러했듯이, 국가는 정당한(다시 말하여 정당하다고 간주되는) 강제력이라는 수단에 기반하여 성립되는 인간의 인간에 대한 지배관계입니다. 따라서 국가가 존속하려면 피지배자가 그때그때의 지배집단이 주장하는 권위에 복종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그런데 피지배자들은 어떤 경우에 그리고 무엇 때문에 복종을 할까요? 이러한 지배는 어떤 내적 정당화근거와 외적 수단에 기반하고 있는 것일까요?

[3] physische Gewaltsamkeit의 역어이다. 더 직설적으로는 ‘물리적 폭력성’이라고 번역할 수도 있으며, 또 아래에서는 문맥에 따라서 이렇게도 번역했다.

Weber, Max, Politik als Beruf, 1919
(전성우 역, 『직업으로서의 정치』, 나남출판, 2007, pp.21-23)


여기서 (현대)국가는 정당한(정당하다고 간주되는) 물리적 폭력을 독점한다는 말이 아주 재미있다.

모두가 국가의 물리적 폭력 독점을 정당하다고 인정하고 별 불만없이 따른다면 아주 좋겠지만, 그것만 갖고 독점이 유지되기는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국가는 그 독점권이 위협받을 경우 국가의 물리적 폭력 독점에 불복하는 세력을 설득하고 회유하든, 억압하거나 분쇄하든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그 독점을 유지할 수 있는 한에서만 존립할 수 있다.

또한 국가는 자신이 행사하지 않은 폭력을 정당하다고 간주되지 않는 폭력으로 규정하고 적절한 응징을 가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살인행위가 벌어지는 것을 국가가 막지 못했다면, 그것을 범죄로 규정하고 검거 처벌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 저항권 같은 것을 이용해 반론을 펴고 싶은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제가 많은 정부가 있어, 대중이 대규모 (폭력)시위 등을 조직해 현 정부를 전복시키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심지어 그렇게 하여 들어선 새 정부라 하더라도 국가의 물리적 폭력 독점은 계속되기 마련이다. 예를 들어 "경찰의 대응에 맞추어 비례의 원칙을 준수한 한에서 시위대의 적절한 폭력행사는 합법"같은 법률을 만드는 정부는 이 세상에 없다. 만약 그런 일이 있다면 그것은 그 정부가 스스로 현대국가로서의 존립을 포기하는 행동인 것이다.

또한 국가가 (과잉진압 등을 금지하기 위한) 법률 등으로 스스로의 폭력행사를 어느정도 자율규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것 역시 국가의 물리적 폭력 독점이라는 원칙을 준수하는 범위 내의 조치에 불과하다.

이러한 규칙은 국가 밖에서도 어느 정도 성립한다. 현대국제사회에서 대부분의 국가들은 자국 영토내에서 폭력을 독점할 뿐 아니라, 다른 국가들만을 정당한 거래 상대로 인정하는 일종의 카르텔을 형성하고 있다. 즉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정식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상대국이 그들의 영토 내 폭력을 독점하는 존재라는 점을 인정한다는 의미인 셈이다. 반대로 다른 여러 국가들이 어떤 독립운동단체나 반군, 기타 무력을 소유한 대안적 정치경제사회조직들을 국가로서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들의 행동을 법적으로 "정당하다고 간주"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된다.


아마 이러한 설명에 대해 뭔가 불만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베버는 이미 그런 불평이 나올 것을 진작에 예측하고 있었던 듯, 강연의 모두에 다음과 같은 전제를 밝혀 두었다.

또한 나는 오늘의 강연에서 우리가 어떤 정치를 하는 것이 옳은가, 다시 말해 우리의 정치적 행위에 어떤 내용을 담는 것이 옳은가 하는 점에 관련된 문제들은 전혀 다루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그런 문제들은 ‘직업으로서의 정치’란 무엇이며 또 무엇을 뜻할 수 있는가 라는 일반적인 문제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제 본론으로 들어갑시다.

Weber, 같은 책, pp.19-20

나 역시 베버와 같은 입장이다. 현대국가가 어떤 특정한 것을 위해 물리적 폭력을 사용하는 것이 옳은가, 내지는 바람직한가는 이 글이 다루려는 범위를 벗어난다. 그것은 사안별로 각자 생각해 보면 될 문제일 뿐이다.

내가 이 글에서 지적하려는 것은 어떤 나라가 무슨 수단을 써서라도 자국 영토 내에서 물리적 폭력을 완전히 독점하는데 실패할 경우, 그 나라는 우리가 알고 있던 정상적인 현대국가로서 더이상 존립하고 기능하기 힘들 것이라는 점이다.

그 후에 찾아올 세계가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이 현실화되는 홉스적 세계일지, 정부군이 민병대 눈치를 살살 보는 레바논 같은 나라일지, 테러조직이나 조직폭력단이 실력행사를 통한 자기주장을 당당히 할 수 있는 사회일지, 이도저도 아니면 지방의 실력자들이 분권적으로 무력을 나눠가지고 통치하는 봉건국가일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평범한 현대국가가 아닐 것임은 확실하다.
by sonnet | 2008/01/20 23:59 | 정치 | 트랙백(1) | 핑백(3) | 덧글(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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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보론: 미국 연방정부와 폭력의 독점
현대국가의 핵심 에서 자체 트랙백 앞선 글에 달린 코멘트들에서 미국의 사례가 막스 베버가 규정했던 현대 국가의 속성과 잘 맞는지 잘 맞지 않는지에 대한 논란이 조금 있었기에 약간의 보론을 덧붙이기로 하자. 여기서는 미국 헌법의 법리적 해석보다는,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서 미국의 연방(중앙)정부가 확보하고 행사한 폭력의 절대적 크기와 상대적 독점성 양 쪽의 변화가 미국 역사에 어떠한 영향력을 발휘했는지를 살펴보겠다. 1. 리틀록 위......more

Linked at 漁夫의 이것저것; Juveni.. at 2008/01/22 09:51

... Self trackback ; 남자; 현대(농경) 사회의 부적응자 link ; 현대국가의 핵심 어부는 이런 글을 쓸 때 자신의 아이디어가 빈곤함을 많이 느끼는데, 부분적으로는 사회 과학 쪽의 기반지식이 전무하기도 하려니와, 이 편은 취미에서도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8/01/25 05:53

... 현대국가의 핵심 에서 셀프 트랙백 앞선 글에 달린 코멘트들에서 미국의 사례가 막스 베버가 규정했던 현대 국가의 속성과 잘 맞는지 잘 맞지 않는지에 대한 논란이 조금 있었기에 약간 ...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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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시 다이아몬드가 말하고 있듯이 '사회적 갈등을 평화적으로 해결(또는 강제)하는 기구'죠. 무슨 이유건 간에 이런 기구의 통제가 풀리는 경우 sonnet님의 말씀(1, 2)이나 Steven Pinker가 젊은 시절 경찰이 파업한 몬트리올에 대해 말하듯이 (이 포스팅 참고) '아수라장'이 됩니다. 부족 사회는 '그것이 일상사'에 ... more

Commented by 강하병 at 2008/01/21 00:27
제가 대학시절 친구들에게 국가의 가장 밑바닥 본성을 폭력성과 배탕성이라고 말하니 친구들이 다들 제 말에 경악해 하던 기억이 납니다.
Commented by 措大 at 2008/01/21 00:28
막스 베버의 정치학은 대륙의 국법학에 기반한다는 점을 다시 확인하게 되는군요. 미국 헌법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오늘날 국가는 강제력을 사용할 <권리>의 유일한 원천"이라는 표현에 대해서 더 논의할 부분이 있을 것 같은데, 이건 트랙백을 빼야할 주제로군요. (...사실은 능력밖?)

사회학으로서의 정치학과 규범학으로서의 법학은 분명히 다른 것이지만, 실제적으로 두 관점은 완전히 분리할 수 없지요. 예컨대 헌법은 규범의 총체인 동시에 정치학의 대상이기도 하구요. 오늘날 국가는 강제력을 사용할 <권리>의 유일한 원천이라는 점에 끊임없이 당위적인 반론을 제기하는 현대국가 미국과 그 미국헌법의 얘기를 보론으로 이 포스팅에 덧붙여야 할 이유는 여기서 출발하지 않나 봅니다.
Commented by 나츠메 at 2008/01/21 00:49
조대님의 말씀이 옳다고 판단되네요.

특히 '물리적 폭력을 국가가 완벽히 장악할 수 없는' 미 헌법과 폭력독점이 불가능한 체제 임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현대국가이며, 슈퍼 파워로서 존재하는 미국에 대해서는 보론이 꼭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성큼이 at 2008/01/21 02:38
제 짧은 식견에는 미국은 그저 정당하다고 간주되는 범위가 다른 나라보다 넓을 뿐인 것 같은데요.
Commented by 들러갑니다 at 2008/01/21 07:07
조대// 미국 헌법의 독특함은 식민체제와 연방제에서 먼저 연원을 찾아야 한다고 봅니다. 미국의 국부들이 다른 나라보다 자신의 국가구성원이 좀더 나은 안목을 가졌다는 확신 하에 헌법을 만들었을까요? 만들어놓고 보니 효율은 몰라도 선전용으로는 쓸만한(요즘들어 더더욱) 개념이었더라는 게 정확한 해석같습니다.
Commented by impetuous at 2008/01/21 07:50
위 조대님의 말씀은 현재 미국헌법 권리장전 제4항이 총기 옹호론자들에 의해서 해석되는 방법만을 생각하신 것 같습니다.

원문을 보면 'A well regulated Militia, being necessary to the security of a free state, the right of the people to keep and bear arms, shall not be infringed.'이라고 하는데요, 총기 소지의 자유라는 것을 국가에 대항한 개인의 권리로 보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폭력체계, 즉 '잘 규제된' 예비군적 민병대의 일부로써 인정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문헌적 해석으로 정확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궁극사악 at 2008/01/21 09:28
뭐랄까,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리기 위해 폭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건 테러리스트들의 논리지, 민주시민의 논리가 아닌거 같습니다 =ㅁ=

미국의 총기 허용은 미국 독립 전쟁의 민병대부터 출발하여 개척시대에 이르는 역사적 맥락에서 출발하는게 아닐까요?;;
Commented by 루시앨 at 2008/01/21 10:04
궁극사악//그와 동시에, 국가의 권리이기도 하죠. :)

글을 읽고, 2071님 블로그에서 봤던 벤야민의 글이 생각났습니다. 이미 읽어보셨으리라 생각됩니다만;ㅋ 링크할게요.
http://solidarity.tistory.com/tag/%ED%8F%AD%EB%A0%A5

벤야민의 경우에는 국가가 폭력을 독점하려는 이유가 법수호적 폭력을 통해서 자신의 법률 체계를 지키는 동시에, 법제정적 폭력으로서 새로운 상황, 법(당연히 기존 국가의 법체계와는 다른)이 출현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일견 자연적 목적의 폭력은 정당합니다. 특히 몇몇가지는 법체계 안에서 인정하고 있기도 합니다. (예로서 노동쟁의권을 들고 있지요.) 문제는 이러한 자연적 목적의 폭력에 대해서 국가가 일견 무관한듯 보기도 하지만, 만약 그것이 (예를들어) 혁명적 시도로서의 파업의 시초라면 분명 법에 규정된 권리임에도 불구하고 국가는 진압하려 할것입니다. 여기에서 발생되는 문제가 바로 법을 통해 달성하려는 목적과 법의 목적의 불일치(벤야민 식으로는 법적 상황의 객관적 모순)이죠. 따라서, 애초에 정당한 목적과 정당한 수단으로서의 폭력(벤야민은 자연법과 실정법을 둘다 비판하고, 정당한 목적과 수단으로서의 폭력을 기준삼아야 한다고 합니다.)은 신적 폭력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고 봅니다. (신적 폭력이란 바로, 정의의 폭력이고, 우리가 인지할수도, 언제 찾아올지도 알 수없고 알 필요도 없는 폭력이죠.)

아마 이 이유가, 글 상에서 나와있지 않은 "왜 정상적인 국가로 기능할 수 없는가?" 에 대한 (약간 물타기스럽지만-_-;) 작은 보론이라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궁극사악 at 2008/01/21 11:08
루시엘님 // 제 의견은 조금 다른데요 흠...국가가 폭력을 독점하는 것은 사회적 합의에 의한 것이고, 따라서 사회적인 암묵적 합의가 있다면 시민의 국가에 대한 폭력도 정당화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우리나라의 민주화 항쟁 과정 같은 것이 대표적이겠죠. 혹은 뭐 프랑스 대혁명 같은 것도 있겠구...

다만 이 폭력시위/폭력진압의 논쟁에서 현재의 폭력시위가 불합리할수 밖에 없는 것은, 애초에 현재의 시위들은 국민 대다수의 암묵적 합의가 있는 주제나 주장에 대해 폭력을 동반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 집단의 이해를 알리기 위한 시위에서 폭력을 동반한다는 점에서 폭력시위가 정당성을 가질 수 없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합의 없는 폭력은 사회적인 약속을 깨는 것이라는 점에서, 소수에 의한 다수의 권리 침해가 아닐까 합니다.

어쨋든, 폭력의 목적이 혁명적이냐 아니냐의 여부와는 상관없이, 사회적으로 얼마나 주장을 정당화 할 수 있는지가 문제가 아닐까 싶은데요. 결국 정당성이란 것은 사람이 사람에게 부여하는 것이니까요.
Commented by joyce at 2008/01/21 11:57
미국이라는 나라가 사회 과학의 골치거리인 건 맞는 모양이군요.^^
베버의 정의가 개별 국가의 특성이 문제가 될 정도의 추상 수준에서 내려진 것인지는 저도 궁금한 바입니다만... 흥미로운 논점이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됴취네뷔 at 2008/01/21 11:58
개인적으로 에어테이저 하나 도입하는걸로 이렇게 떡밥이 변질되고 안동댐 저수량 전부를 물고기로 가득차게할게 되었는지 참 의문입니다.
(네이버는 대단하니까)
분명 에어테이저 도입해서 쓸 수있는 용도중 하나가 폭력시위자 유사시 제압용으로 사용된다인데. 그게 -시위대 5만볼트 전자총으로 지져 죽인다- 라는 위대한떡밥이 되었으니 원

물리적/비물리적 위력행사는 국가라는 존재를 유지하기위한 권리이자 국가의 의의인것 같습니다만. 우리의 떡밥살포자들은...
Commented by rainkeeper at 2008/01/21 11:59
잘 읽고 갑니다.

/impetuous
음, 공격할 의도는 없는데, 말씀하신 수정조항 2조(article)는 "무기를 소지하거나 휴대할 인민의 권리"를 보장하는 쪽으로 해석하는 것이 주류해석인 것 같네요. 그러니까 총기 소지 옹호론자 주장은 소수파가 아니라 오히려 다수파. 항소법원 판례들도 번번히 그렇게 나왔고. 미국 헌법 제정시 공화주의적 맥락을 고려해보아도 스스로 무장한 개인들(로 이루어진 시민군)은 매우 핵심적 개념이고. (자유주의도 마찬가지.) 그리고 저 state는 국가가 아니라 주가 더 정확한 해석일 것 같습니다. 국가는 보통 union이나 federation으로 칭하더군요. 당대의 연방주의적 맥락까지 고려하면 중(무리 중)이 더 정확한 해석일지도.(미합주국이라고는 안 부르잖아요.) 무장한 시민이 주(중)으로부터 스스로를 지키고, 그들이 모인 시민군-민병대가 연방으로부터 주을 지키고, 그들이 모인 미합중국 군대가 세계로부터 미국을 지키고.... 그런 식으로 반복하는 개념 같습니다.
Commented by 에콤 at 2008/01/21 12:36
권력이란 무엇인가? 마오쩌둥의 권력에 대한 정의는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였다. 이 정의에 의하면 권력은 총을 잡은 사람이 갖는 힘이다. 아프리카의 독재자 이디 아민은 '정치권력은 곧 지배하는 것을 말하고, 지배의 본질은 폭력이다'라고 설파하였다. '권력은 바로 폭력'이라는 말이다. -조용헌 칼럼

윗 칼럼이 잘 이해되지 않았는데 sonnet 님의 글을 보니 이해가 되네요, 감사합니다.
Commented by 루시앨 at 2008/01/21 14:53
궁극사악//암묵적 동의, 사회적 정당화가 어떤 것이냐에 따라 다르겠죠. 대의민주주의가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최선의 틀로 볼 수 있다면(사실 저는 대의민주제도 슘페터처럼 이익 결산의 합으로 보고 있습니다만;) 꽤 많은 수의 나라에서는 그 말이 맞을 듯 합니다. 하지만 예외는 있죠. 때로는 폭력을 통해서 이루어지기도 한다는 점을 간과해선 아니될듯 합니다. 강철의 대원수께서 계셨던 곳이라던지(...) 뽀글이가 있는 곳이라던지(...) 얼마전까지의 후새드 아니 후세인이 있던 곳이라던지(...) 역시도 현대 국가의 일종이니까요. 물론 그러한 나라가 (글에서 이야기하는) 국가 카르텔 속으로 편입되었다 해서 국가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적어도 그 사회 안에서 사는 입장에서는 국가로 안볼수 없죠.
Commented by 궁극사악 at 2008/01/21 15:32
루시엘님 // 맞습니다. (그런데 강철의 대원수는 누구죠?;;) 특히 대의민주제가 이익결산의 합이란 표현은 저도 깊이 동감합니다.
Commented by 커피프린스 at 2008/01/21 16:37
법적으로 국민의 저항권을 인정할것인가의 문제는 상당히 심오하고도 복잡한 문제입니다. 범위를 한정시켜 한국의 경우를 보자면 헌법 전문에서 언급된 3.1운동과 4.19혁명을 가지고 저항권이 인정되느냐 아니냐에 대해서도 많은 논란이 있지요.

하지만 결론적으로 이 문제는 뜬구름 잡는 것으로 결론이 날 것이며 그렇게 되는것이 맞다고 봅니다. '명확한'결론을 냈다가 뒷수습을 누가 하려고요^^;
Commented by joyce at 2008/01/21 20:55
저 역시 본문글에 공감합니다만
인용하신 베버의 정의는 무관심한 톤으로 기술되어 있는 데 비해, sonnet 님의 '정상적인 현대 국가'는 그와 대조되는 다소 무시무시한 예들 때문에 당위적으로 - 어떤 선택을 요구하는 식으로 - 제시되고 있는 것 같다는 감상도 듭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08/01/21 23:47
으음, 역시나 이런 쪽 글은 어렵습니다. (쓴웃음)
그러고 보니, 그러한 후진적 폭력으로 지배되는 국가의 예로서
막스 베버의 이론을 공격하는 이들도 있다고 듣긴 했습니다.

* 궁극사악 님. '강철'은 러시아 어로 '스탈린'입니다... (...)
Commented by 행인1 at 2008/01/22 12:13
시위진압 기동대에 테이져건을 준다는 문제가 이렇게 심도있게 발전(?)할 줄이야...

그러고보니 테이져건이 애초에 시위진압 용도에 타당하냐는 문제는 어느사이엔가 쏙 들어갔군요.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8/01/22 13:48
예전에 한홍구 교수의 '대한민국사'에서 국가를 조폭에 비유하여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설명한 바 있었는데, 본문을 보니 그런 식의 관점은 국제적으로나 국내적으로나 상당히 유효한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vvin85 at 2008/01/22 14:21
원래 국제관계에서도 평화를 이루는 가장 현실적이고 성공적이었던 방법은 한 놈에게 권력을 몰아주기였습죠. 팍스로마나, 팍스 브리타니아, 팍스 아메리카나 등등.. 참 아이러닉하죠..;
Commented by 어부 at 2008/01/22 19:34
vvin85님의 지적이 정확합니다. 두목이 힘이 세야 평화로운 세상인지라.
Commented by 겔라예프 at 2008/01/22 22:57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을 죽일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통제하기 위해 각자의 물리력을 포기하는 대신 공정하게 행사할 수 있는 조직체를 만든 것이 국가라고 옛날에 얼핏 배웠던 것 같습니다. 홉스식 만인투쟁 사회에서 벗어나기 위한 국가라는 지금보면 다소 평이한 내용이지만요.
Commented by 겔라예프 at 2008/01/22 22:57
vvin85 님/ 그게 바로 연횡책이 아닐까요? 신기하게도 연횡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한나라가 가장 먼저 망했다지만;;
Commented by 총천연색 at 2008/01/23 11:03
'현대'가 실감나네요.
Commented by sanister at 2008/01/24 01:03
좀 더 말을 매끄럽게 해도 좋겠습니다.
[현대사회에서의 '국가'란 물리적 강제성을 가지며, 이를 '특정한 규정'에 따라 '다방면'으로 행사하는 단체이다.] 정도일까요? 요거면 USA(우사!)에서도 적용이 가능하지 싶습니다. 실질적으로 '완전히' 독점할 수도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서 '독점'은 일부러 제외했습니다.
저는 그 '방면의 수'와 '특정'의 차이가 '반군/테러리스트/민병대/시민/etc'와 '국가'의 차이라고 생각합니다.
'특정'의 틀을 넘어선 강제력을 행사하거나 '특정'의 틀을 '너무' 넓혀버린다면 그야말로 막장국가, 국가의 자격이 없는 셈이라고 봅니다.(따라서 뽀글이를 무기(=군사력)에 기반한 폭력집단의 '두령'이지 국가의 수장으로 보고있지 않습니다. 아니면 '국가'에 '민주국가'라는 전제가 있어야 하겠지요. 하지만 도의적 상으로 봤을때에도 분명 그것은 '민주주의'를 떠나서 정당한 집단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 경우에는 엎어버리는 것도 국민의 당연한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8/01/24 01:47
강하병/ 사실 그런 특징 자체를 인정하는 것은 우파에서 좌파까지 거의 차이가 없는 듯 한데 왜들 경악하는 것일까요.

措大/ 1.베버 자신이 독일서 법학공부를 해서 학위도 법학박사지요. 그가 공부하던 시절은 현대적인 사회과학이 없던 시기라, 법학전공의 사회과학자라는 쪽이 옳겠지만 말입니다.
2. 사실 저는 규범론에 별 관심이 없어서 그런 보론이 꼭 필요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현상적으로 볼 때 미국도 중앙의 강제력이 점점 더 강화되는 점은 예외가 아닌 것 같거든요.

나츠메/ 어떤 점이 옳다는 것인지요? 굳이 그렇게 말씀하신다면 간단히 보론을 적어 보긴 하겠습니다.

성큼이/ 사실 몇몇 분들이 지적하시는 헌법의 민병대 조항 같은 게 있긴 한데, 그건 어떤 면에서 그들의 헌법이 그만큼 오래되었다는(낡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한 거지요.

들러갑니다, 궁극사악 / 예. 저도 그런 역사적 맥락을 중요하게 봐야 한다고 봅니다.

impetuous, rainkeeper/ 어쨌든 사실 저런 헌법에 충실하기로는 남북전쟁 이전이 지금보다 더 낫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궁극사악/ 테러리즘의 정의 자체가 정치적 맥락의 폭력인데 국가가 행사하는 폭력의 여집합 같은 그런 식으로 만들어지지 않습니까.

루시앨/ 저는 처음 보는 글입니다만... 당위론을 억지로 넣으려다 보니, 쉽게 쓸 수 있는 것을 굳이 산만하게 쓴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당위론을 빼고 보면, 어떤 생물이 왜 이런 식으로 진화했을까를 따지는 것과, 현대 국가는 왜 이런식으로 행동하게 되었을까는 비슷한 문제인데, 거기 당위론이 굳이 들어갈 이유는 별로 없거든요. 다만 당위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의 영향력을 주어진 특정한 자연적 환경 중 한 가지 정도로 잡으면 간단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됴취네뷔, 행인1 / 글쎄 말입니다.

에콤/ 권력의 많은 부분이 폭력에 의해 뒷받침되는 것은 확실하지만, 그게 다라고 보기엔 또 좀 단순한 느낌이 들죠. 베버의 설명대로 국가의 폭력에 '정당화'가 덧붙여진 것이건, 그람시처럼 '강제'와 '동의'가 합쳐진 것이라고 설명하건 간에, 순수폭력통치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체제에 대한 동의 내지는 순응을 만들어내는 요소가 있다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커피프린스/ 사실 그런 식의 이야기들은 '성공한 쿠데타의 정당화'와 비슷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joyce/ 음... 예시 때문에 그렇게 비친다면 예를 두 가지 정도 더 들어두는 것도 한 방법일 듯 합니다.
첫번째는 소련인데 본문에서 다룬 '정상적인 현대국가'의 예에 아주 잘 들어맞습니다.
두번째는 EU로 '정상적인 현대국가가 못되는 것'의 예로 적합할 것 같습니다. EU의 집행위원회는 EU회원국들의 협의체이긴 해도 주권체와는 거리가 머니까요.
EU가 소련보단 아무래도 살기 좋은 동네긴 하겠죠. 다만 그렇다고는 하더라도 어떤 현대국가의 중앙권력이 붕괴할 경우 발생할 위험성은 별도로 고려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paro1923/ 저는 맑시스트, 특히 그람시주의자들 중에 신베버학파를 공격하는 경우를 좀 본 기억이 납니다.

Executrix/ 사실 국가가 self-righteous한 조폭이죠 뭐.

vvin85, 어부, 겔라예프/ 사실 제가 느낄 때 좋은(혹은 바람직한) 국제관계의 목표는 '평화'가 아닌 것 같습니다. 보다 그럴듯한 설명은 대부분의 국가의 제1목표는 '국가의 생존(독립) 가능성을 극대화'하는 것이지, 그저 평화를 만들거나 지키자는 것은 아니다라는 쪽이 아닐지요.

총천연색/ 네 확실히

sanister/ 그런 식으로 규정하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습니다. 다만 저는 이번 글에 '도의적'이나 '정당한' 같은 자의적인 기준을 도입해 기준을 일부러 좁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소련이나 유고 같은 나라도 사실 현재의 기준을 갖고 잘 다룰 수 있고, 또 그런 틀이 있는게 현대국가의 속성을 이해하는데 편리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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