От Ильича до Ильича
by sonnet 2006 이글루스 TOP 100 2007 이글루스 TOP 100 2008 이글루스 TOP 100 2009 이글루스 TOP 100 2010 이글루스 TOP 100 2011 이글루스 TOP 100
rss

skin by 이글루스
강풀사태에 대한 촌평
한 마디로 말하자면 뿌린대로 거둔다 쯤 될 것 같다.

나도 이런 류의 패러디를 많이 써먹어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말하는 것인데, 이런 "목적어 치환형" 패러디는 보통 최초의 논리를 들고 나온 사람 혹은 그 논리에 동조한 사람을 우스꽝스러운 바보로 만들어 재기불능의 타격을 주기 위해 제작하는 것이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을 니들 맘대로 끌어내려" 같은 식의 선전선동술은 효과도 좋고 당시 강풀에게는 너무나 자연스러운 논리처럼 느껴졌겠지만, 지금처럼 선거에서 유례없는 대승을 거둔 이명박 같은 인물이 나타날 경우 그가 지지하는 정치세력에 즉각 역풍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것이 명백해진 것이다.

措大선생의 말씀대로 저작인격권을 무기로 싸워 볼 수 있다는 것이 이론상의 정론이겠지만, 그는 프로파간다꾼이고 프로파간다와 프로파간다가 맞붙는 현장에서는 그렇게 싸우면 점점 더 수렁에 빠져들 수밖에 없게 된다. 공권력의 도움을 얻어 BBK동영상을 못 보게 했으면 한다는 한나라당을 두들기는데 썼던 선전선동술은, 저작인격권을 무기로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불리한 패러디를 못 보게 하는 사람(과 그와 한 편인 정치집단)을 두들길 때 똑같이 써먹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가?

내가 강풀의 입장에 처했다면…

나는 넉살좋게 한바탕 너털웃음을 짓고 후학의 근성을 크게 칭찬하며 이 패러디를 공인해 준 후, 자기 웹사이트 및 연재공간을 통해 이 패러디를 적극 재배포하도록 후원할 것이다. 그래야 내가 옹졸한 소인배처럼 비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향후 자신의 정치적 표현에 대한 비판에도 유연히 대응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것은 어차피 법적 조치로 막을 수 없고, 막으려고 시도하면 시도할수록 정치적으로 나만 바보가 될 뿐이다. 이번에 강풀의 등에 찍힌 소인배의 낙인은 좀처럼 벗을 수 없을 것이다.

아마 다음 사례를 살펴본다면 내가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가 더 명백해 질 것이다.

미국 TV선거광고의 전설 중 하나로 『데이지』란 물건이 있다. 민주당의 존슨 대통령과 공화당의 골드워터 상원의원이 맞붙은 1964년 선거에서 존슨 측이 내보낸 이 짧은 광고 한 방에 골드워터 후보는 핵전쟁광의 딱지가 붙어 떡실신이 나고 말았다.

빌 클린턴의 최고선거전략가였던 딕 모리스는 다음과 같이 논평한다.

그렇다면 골드워터는 이 데이지 스폿광고에 어떻게 대처했어야 할까? 2002년 [데이지 광고를 기획한] 슈워츠와 만나 인터뷰했을 때(그는 여전히 광고활동에 종사하면서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는 골드워터의 대응과 관련해 한 가지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골드워터가 이렇게 응수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핵전쟁을 막고자 하는 이런 캠페인에 헌신하고자 한다. 그래서 우리 쪽 선거운동본부 후원 아래 이 광고를 두 번째 내보낼 때는 그 광고비를 내가 지불하겠다.” 만약 골드워터가 이 광고 후반에 나오는 존슨의 목소리를 자신의 목소리로 대체할 방법을 찾을 수만 있었다면 그 효과는 상당했을 것이다. 만약 골드워터가 이런 식으로 이 광고의 표적이 자신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었다면 무함마드 알리도 부러워할 만큼 교묘하게 펀치를 피해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골드워터는 발끈했다가 더욱 처참하게 당하고 말았다.

Morris, Richard., Power Plays: Win or Lose--How History's Great Political Leaders Play the Game, HarperCollins, 2002
(홍수원 역, 『파워게임의 법칙』, 세종서적, 2003, pp.302-303)

예를 하나 더 들자면, 캐스퍼 와인버거의 일처리 수법도 참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에 강풀이 버럭거리다가 버로우탄 것은 늦게나마 현명한 판단인 것 같지만, 나는 시간이 좀 흐른 후 그가 슬금슬금 컴백할 때를 대비한 구충제로서 이번 사건의 관련 자료들을 잘 챙겨두기로 했다. 강풀은 제2의 무뇌충이 될 수 있을까?
by sonnet | 2007/12/23 19:03 | flame! | 트랙백 | 핑백(3) | 덧글(31)
트랙백 주소 : http://sonnet.egloos.com/tb/3543584
☞ 내 이글루에 이 글과 관련된 글 쓰기 (트랙백 보내기) [도움말]
Linked at capcold님의 블로그님 .. at 2007/12/24 14:27

... 버럭한 사건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8/01/01 23:19

... rantine station)아프가니스탄 (Save the Earth! Fire Blog!)이라크 (Welcome Aboard!)가장 많이 읽힌 글은 강풀사태에 대한 촌평 (10월부터 집계) 가장 적게 읽힌 글은 시리아 폭격사건, 그 후 (10월부터 집계) 내이글루에 가장 덧글을 많이 쓴 사람은 라피에사쥬 요즘 좀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11/03/09 17:24

... (2회) | 서해에 출현한 소련군 내 이글루 인기 글 가장 많이 읽힌 글 강풀사태에 대한 촌평 가장 많이 추천 받은 글 통일세 단상 가장 대화가 활발했던 글 북한 농업, 몇 가지 ... more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12/23 19:17
r글쎄요...이번에 하는 거 보면 힘들지 않을까요...?

아마 그동안 쌓은 많은 성과(?)를 역이용하는 사람이 줄줄이 나타난ㄹ 듯. 과연 그걸 다 참을 수 있을런지...?
Commented by lee at 2007/12/23 19:31
패러디로 패러디를 비난한다.. 왠지 마이클 무어 감독의 경우가 생각나네요.
Commented by Executrix at 2007/12/23 19:32
순간 섬뜩했습니다.
‘공명은 저렇듯 다정한데, 공근이 원래 도량이 좁아서 스스로 죽음에 말려갔도다.’
- 적어도 대처법에 관해서는 쓰신 글 중 DJ를 돕는 악플러들, 죽은 아버지 섬기듯 하기랑 맥을 같이하지 않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07/12/23 19:40
오오, 이것이야 말로 이 험난한 전장에서 살아남는 비법...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7/12/23 19:50
쓸데없이 과대포장된 인간이었는데 밑천이 드러났군요. 저는 反盧이다 보니 솔직히 패러디가 더 재미있었습니다.
Commented by 措大 at 2007/12/23 20:07
강풀 박살에는 유감이 없습니다만, 역시 저는 삐딱한 인간이라서 남들 돌 던질 때는 말리고 싶기도 합니다. MB 당선 이후 기다렸다는듯!(실제로는 아니지만)한 인상도 여간 싫은게 아니고 ;

하지만 정치선동꾼으로서의 역할은 다했을지도요. 무엇보다 저 "국민의 뽑은 대통령(노짱)"의 논리는 강풀이 한미FTA 반대 만화 그릴 때부터 박살나는거 아니던가요. 후훗.
Commented by BigTrain at 2007/12/23 20:09
살다보면서 이런저런 말을 여기저기 뿌렸다면, 그 말들이 자신에게 되돌아오기도 하는 법인데...

항상 '약자'에 '공격'하는 입장에 서 있다(고 생각하)가 이제 수비하는 입장에 서 있다보니 평소의 내공이 드러나는군요. -_-;
Commented by 단순한생각 at 2007/12/23 20:18
역시 대인배란 아무나 되는것이 아니군요.
애시당초 강풀은 언제 박살나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별 상관 없습니다만.(...)

그저 저같은 소인괴수(?)는 저런 사례를 보고 배워서 이 험난한 약육강식의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을 쳐야겠지요. 예를 들어 세포분열을 배운다거나.(...)
Commented by paro1923 at 2007/12/23 20:45
무슨 일인가 했더니, 거 참... 역시, 사람 인지도 무너지는 건 순식간이군요.
그나마 문 군은 '군대 입대'라는 히든카드라도 잘 써먹고 기사회생이나 했지...
Commented by 산왕 at 2007/12/23 20:52
무슨 일인가 해서 간만에 DC 갤러리들을 둘러보게 되었군요^^;
Commented by joyce at 2007/12/23 20:59
저는 패러디를 먼저 본 경우이기 때문에... (원본을 봤는데 별 인상이 남지 않아 기억 못하는 것일 수도 있겠군요.) 패러디가 한 수 위인 건 맞습니다.
단지 상대방의 무기를 그대로 집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인가라는 다소 고전적인 문제가 떠오르더군요.
제가 아는 한나라당은 대중 동원에 의지할 수 없기에, 결국 저 패러디는 강풀에게만 아픈 것이었다고 생각되네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7/12/23 21:19
이름은 들어봤어도 그의 패러디를 직접 본적은 없는데[..] 역시 어느분야에서나 반격의 방법은 다양하고도 유연성이 있어야겠군요.
Commented by band at 2007/12/23 23:26
뭐 좀 늦었을뿐....올것이 왔군요....'미제의 구정물"을 먹던 뒷탈이 드디어 나오는군요.
Commented by 동사서독 at 2007/12/23 23:39
어차피 돌고 도는 세상.... 푸훗....

영화 아파트는 망하고, 영화 바보는 개봉조차 못하고... 게다가 <역습의 패러디>까지
Commented by 룬트슈테트 at 2007/12/24 00:25
말조심, 또 조심해야죠. 더군다나 강풀 씨는 저게 본업이나 다름없으시니... -_-;

이오공감에 올렸습니다. 올려버린건가요?
Commented by 쑴쑴쑴 at 2007/12/24 00:39
강풀사건이 뭔가욤??
강풀만화 재밌게 봤었는데 혹시 만화가 강풀??
Commented by 누노 at 2007/12/24 01:17
찾아보니 말빨좀 잘못 날린거 밖에 없던데...역시나 어찌나들 흠잡고 까는걸 좋아하는지...배설하느라 정신이없네..ㅋㅋ
Commented by Lucifer at 2007/12/24 01:34
어설프게 설쳐대는 게 어떤 결과를 불러오는 지 잘 알았습니다. [덜덜]
Commented by SKY樂 at 2007/12/24 02:54
언제나 '정공법'이 중요한 이유는 변칙이라는 것은 쓸때당시의 효과는 만점입니다만, 언젠가는 상대방도 같은 방식으로 공격을 해온다라는 거겠죠. 물론 정공법만 고집하는것도 우매한 것이겠지만, 자기자신의 기량이 밑바침된 상태에서의 변칙과,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의 변칙은 맞받아칠때 그 밑천이 다 드러나보이기 마련입니다.

물론 전 요즘 떠도는 정치얘기를 한게 아니라, 미드웨이해전때 캐발린 일본해군얘기를 한것입니다. [외면]
Commented by 지나가던이 at 2007/12/24 05:39
잘 모르지만 강풀씨가 자폭한 모양이군요. 하지만, 저작 인격권 얘기가 나오는 걸 보니 꽤나 신경 거슬리는 내용이었나 보네요.
Commented by capcold at 2007/12/24 07:55
!@#... 여러 동네에서 카피레프트 운운하는 넘겨짚기가 난무하기는 하지만... 이번 건은 선언적 의미의 카피레프트 이전에, 이미 저작권법에서 합법적으로 보장되는 '패러디'의 범주에 완벽할 정도로 맞아들어갑니다. 게다가 만약 저작인격권으로 싸우고 싶다면, 패러디를 날린 사람이 그 작품을 2차창작물이 아니라 강풀이 그린 것으로 여겨지도록 의도했거나, 또는 그런 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강풀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신이 헤까닥하고 이명박 지지자가 될 법한 사람으로 여겨질만하다는 것을 증명해야하는 셈이라서, 그것도 참 제대로 외통수죠. sonnet님이 말씀하신 방법만이 자폭하지 않을 유일한 방법이었는데...;;;
Commented by 하이얼레인 at 2007/12/24 09:35
가드 개념이 없었구만. '바디가 비었어!'
Commented by 屍君 at 2007/12/24 11:30
지금 상황에 대입하면 딱 좋을 듯 합니다. 여기저기 적용할 곳 많네요. 저도 예외 아닙니다 orz
Commented by 천마 at 2007/12/24 11:43
난데없이 무슨일인가 해서 인터넷을 여기저기 돌아다녀보니 이미 해당작품은 제작자 스스로 사과하고 삭제했다고 해서 작품 자체는 볼 수 없었습니다. 작품을 보지못해 정확히 알 수는 없습니다만 대략 상황을 보아하니 과거 강풀작가가 한나라당이 주도했던 탄핵반대 만화를 대통령얼굴만 이명박으로 바꿔 "이사람도 탄핵반대할래?"라는 식으로 조롱한 것 같군요.

보기에 따라선 자기함정에 빠졌다고 낄낄댈 수 있는 사안입니다만 당시 탄핵상황을 생각해볼때 작품 자체의 패러디가 잘못된 것으로 짐작됩니다. 그 당시 탄핵은 아무런 국민적 동의 없이 단지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대통령이 마음에 안든다고 멋대로 한 것이거든요. 탄핵이란 그렇게 함부로 할 수 있는게 아니라고 알고 있고 그래서 강풀작가도 국민을 무시하고 감히 그럴수가 있느냐는 분노를 담아 그린 것으로 압니다.

만일 이명박당선자가 같은 상황에 처한다면 역시 반대해야겠지만 동시에 그가 탄핵당할만한 일을 한다면 탄핵해야죠. 그게 당연한 것이구요. 그런데 해당 패러디는 직접 보진 못했지만 인터넷글들로 판단해볼때 얼굴만 이명박으로 바꿔 그린 모양입니다. 그러면 작품의 의미를 고의로 왜곡한게 되지않을까요? 이명박은 아직 부당한 탄핵사태에 직면한게 아니거든요.

사태의 전말을 잘 모르는 상태에서 글 몇개 읽고 멋대로 생각한거라 엉뚱한 삽질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만 제가 생각한 상황이라면 작가가 분노할 만 하겠다 싶어서 말입니다.
Commented by 천마바부 at 2007/12/24 15:14
님 바부세요? 님 논리대로라면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니, 더더욱 강풀이 오버하면서 화낼 필요가 없는거죠. 그리고 얼굴만 명박이로 바꿔그린게 아니에요. 정말 적절한 크로스 카운터인데.

웃어줬어야죠.... 짜식 귀엽게 노는구나 하고.

http://crenzia.egloos.com/1174287 이거 보시면 만화도 보시고 왜 강풀이 바보가 되었는지 좀 아실듯.

강풀의 정치논리를 그대로 뒤집어서 보여주자 원작자가 화내다못해서 , 저작권 운운했으니 얼마나 웃깁니까? 당시 탄핵은 사정이 다르다? 그건 정치만화의 논리와 상관이 없는겁니다.
Commented by 오우거 at 2007/12/24 15:42
아아, 버로우탄 강풀은 내공을 충전해서 다시 나올까요? 아니면 아무일 없다는 듯이 순정만화를 그릴까요.
Commented by 됴취네뷔 at 2007/12/24 17:43
강풀은 과거 행적만 봐도 그렇게 생각이 깊다고는 보기 힘드신 분이라서 말입니다. 당연 그런것에 말그대로 빡돌았고 날뛰려다가 버로우타게된게죠..
Commented by ㅋㅋ at 2007/12/25 10:17
천마바부//
적절한 크로스 카운터? ㅋㅋㅋ
논리야놀자하고 좀 더 놀다 와라..
Commented by ㅋㅋㅋ at 2007/12/25 15:33
위에 ㅋㅋ 같은 어린이들이 강풀팬이라니 안습...
Commented by paro1923 at 2007/12/25 22:39
위의 두 분, 초성체나 거두시고 정말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나 구체적으로 해 주세요.
Commented by 천마 at 2007/12/25 23:12
천마바부님/ 자료를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해당 만화를 보니 제 추측이 맞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본 느낌으론 강풀작가가 흥분할만하네요. sonnet님 의견이나 천마바부님의견대로 현명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서툰 모습을 보인 것은 분명 아쉽지만 말입니다.

즉 작가의 부적절한 대응태도는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해당만화의 수준은 그런 흥분과 분노가 이해할만해 보인다는 말입니다.

이 만화의 원본이 그려졌던 탄핵사태 당시의 상황과 현재 이명박당선자가 어떤 정치적 지지를 받고 있는지를 생각해보면 소개해주신 만화는 전혀 부적절한 패러디며 글을 보면 당시 사태에 분노하고 촛불시위에 참가했던 사람들을 그저 조롱하고 있을뿐인 것으로 보이는군요.

:         :

:

비공개 덧글

<< 이전 다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