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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RATCOM, 북한을 겨냥
revision03.pdf 는 최근 공개된 미 전략사령부(STRATCOM)의 기밀해제 문서이다. 다들 잘 아시겠지만 STRATCOM은 미국의 전략핵무기를 담당하는 사령부이다.

정보자유법(FOIA) 청구 끝에 STRATCOM이 작성한 전략핵전쟁계획 OPLAN 8044 Revision 03의 브리핑 문서 123페이지 중 26페이지 분량이 공개되었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무자비하게 검열삭제를 해 놓아서 직접적으로 알아볼 수 있는 내용은 별로 없다. 그러나 여전히 흥미로운 부분이 있으니 바로 이 부분이다.


제목의 지역국가(regional states)란 강대국인 러시아와 중국 이외의 나라를 말한다. 그리고 오른편의 사진 세 장은 위에서부터, 대포동1호, Tarhuna지하시설(리비아), 스커드B이다. 핵실험까지 한 북한의 WMD 수준으로 볼 때 대포동 사진이 없더라도 전략핵부대가 두들겨야 할 표적에 지역국가가 포함되기 시작했다면 그 목록 1번에 북한이 들어있을 것임은 사실 추측하기 어렵지 않다.

지역국가를 겨냥한 핵 반확산 옵션이 국가(전략)전쟁계획(national war plan)에 포함되기 시작한 것은 새로운 변화이다. 과거 그런 시나리오는 국가전쟁계획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었으며, 국가전쟁계획은 전통적으로 러시아와 중국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다. 1990년대 전략사령부는 필요할 경우 "불량"국가들을 신속히 타격할 수 있는 작전계획을 짤 수 있는 융통성있는 능력을 배양했지만, "전략폭격기나 탄도미사일 부대에 내려보낼 표적목록이 담긴 즉시 사용할 수 있는 작전계획을 만든 적은 없었다"고 2002년 전 고위 국방성 관리가 워싱턴포스트에 밝힌 바 있었다. OPLAN8044 Revision 03은 전략핵부대에 실행가능한 타격안을 작성시키는 것으로 바뀌었다.

즉 이제 북한은 미국의 전략핵부대가 책임지고 언제든지 발사할 수 있는 최고 핵전쟁계획의 공식 표적목록에 올라있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개인적 감상

지난 수 년 사이에 한미연합사에서 만들어지는 작전계획 OPLAN5027이니 개념계획 CONPLAN5029 등을 갖고 말들이 상당히 많았다. 북한 급변사태에 개입하는 시나리오가 담긴 CONPLAN5029 같은 것을 만들면, 북한에 비상사태 발생시 한국이 독자적인 대처를 하지 못하고 미국의 세계전략에 종속되어 움직이게 될 것이므로 곤란하다든가 하는 식의 주장도 있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한국이 계획을 만드는데 참여하면서 구체적으로 내용을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내용을 사전에 알고 있다면 어느 정도 대비도 가능하고 미국의 사고방식을 엿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번의 OPLAN8044같은 것은 미국이 완전히 혼자 만드는 것인 만큼 내용을 전혀 알 수가 없다.

즉 미국이 대북전쟁계획 따위는 한미연합사(나 주한미군사령부) 같은 데다 맡겨놔도 충분하다고 생각하고 본토의 다른 사령부에서 따로 계획을 적게 세울수록 우리는 한반도에서 일어날 전쟁에 대해 더 많은 정보와 영향력을 가질 수 있다. 전시작전통제권 반환 이후에는 필연적으로 한국과 미국간의 작전적 연계가 약해질테니 그만큼 우리의 정보와 영향력은 약화된다고 봐야 한다.

미국은 우리와 달리 자주국방이 되는 나라라서 그들이 결심하면 우리는 대북선제공격을 막을 도리가 없다. 그러니 적당히 비위나 맞춰 주면서 가능한 우리가 보는 데서 계획을 세우거나, 또는 지금 한국에서 근무하는 중이고 한국 사정도 잘 아는 사람들이 계획 수립을 주도하기를 바래야 하는 것이다.

냉전시대 미국에는 소련과 사생결단을 내기 위한 전략핵전쟁계획 SIOP가 있고, 그 외에 유럽의 나토 사령부가 담당하는 전구핵전쟁계획 NOP가 따로 있었다. (NOP만으로도 수천 발의 핵탄두가 할당되어 있으니 결코 만만치 않지만 말이다) 유럽에서 핵전쟁이 벌어지되 운 좋게 확전을 피해 작은 핵전쟁으로 그칠 수 있을 경우, NOP만 사용되고 SIOP로 넘어가지 않을 가능성이 어느정도 있었다.
나는 북한의 핵능력이란 게 대단치 않은 만큼 이와 비슷하게 주한미군 사령부 또는 태평양사령부 정도가 북한과의 핵전쟁계획을 책임지고, 본토의 전략사령부 등이 개입하지 않는 구도로 가야 한국에 제일 유리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전략사령부의 정규 표적 목록에 이미 오른 것을 확인하니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


출처는 White House Guidance Led to New Nuclear Strike Plans Against Proliferators, Document Shows (FAS, Hans M. Kristensen)
by sonnet | 2007/11/11 09:56 | 정치 | 트랙백 | 핑백(2) | 덧글(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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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의 타격 목표로 삼고 있죠.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내의 한 블로거가 잘 정리된 포스팅을 한 것이 있으니 자세한 언급은 그 블로거의 글로 대체할까 합니다. (출처: 소넷: 미국 전략사령부 북한을 겨냥)일 단 간단히 요약을 해 보겠습니다. 최근 정보공개법에 의해 전략핵전쟁계획인 OPLAN 8044의 일부 내용이 공개되었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9/07/13 02:08

... 것, 3)기회가 주어지는 한 공개/비밀 정보수집을 통해 작계의 존재와 관련 사항을 부단히 수집해 기존 지식을 업데이트할 것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상황에서 제가 개인적으로 추천하는 것은 굳건한 동맹 하에서 북한을 겨냥한 미국의 작전계획에 가능한 많이 동참함으로서 정보도 얻고, 미국의 준비에 영향력을 행사할 기회도 늘리라는 것입니다. 왜냐 ... more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7/11/11 10:00
확실히 좋지 않은 보도군요. 여차하면 한반도에서의 문제발생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고 전략핵을 태연하게 날릴 수 있을 레벨의 인물들께서 핵 발사를 검토했다 하니..

북한이 중국의 핵우산을 제공받고 그에 따라 에스컬레이트를 우려한 미국 상층부가 북한에 핵을 쏘지 않기를 기원해야 하는 겁니까-_-;;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7/11/11 10:51
이런 자료가 있더라도 민족자주만세의 정박아들에겐 씨알도 먹히지 않을 겁니다.
Commented by 屍君 at 2007/11/11 11:00
이래저래 걱정이군요. 실리는 젖혀두고 명분 세우길 좋아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큰일입니다;;
Commented by CoolWinds at 2007/11/11 11:02
NOP이라는 계획의 자료를 얻을 수 있는 사이트는 없을까요? 위키에서 찾아봐도 이상한것들만 나오네요 -_-;;
Commented by 공손연 at 2007/11/11 11:08
적어도 자신의 문제니까 주도하겠다고 나서고 싶다면 그와 관련된 범위의 것들은 스스로 감당하고 통제할수 있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단순한생각 at 2007/11/11 11:08
절대적으로 나쁜소식이군요. 이건 뭐 그냥 대놓고 쏘는게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말(보복당할 가능성이 거의 없으니;;)이랑 별반 차이 없어보입니다만;
Commented by BigTrain at 2007/11/11 11:43
여차하면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우리 머리 위로 A-Bomb이 떨어질 수도 있는 건가요...

정말, 몇 년 안으로 한반도 비핵화나 핵무장에 대해 심도있는 토론이 진행되야 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메르키제데크 at 2007/11/11 11:59
걱정이네요.
Commented by 섬백 at 2007/11/11 12:19
이렇게 보니 미국이란 나라의 황당할 정도의 무력이란게 실감이 나는군요.

vs 소련에, for NATO에, vs Regional States.. 아니 vs World라고 해도 상관 없을듯한;;
Commented by 아드소 at 2007/11/11 13:14
이 정도의 전력과 전략을 가진 나라가 나치 독일이나 중국, 러시아가 아니라 미국이라는 것이 다행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7/11/11 14:25
주일미군의 02~10 재편과 함께 주요 항공작전의 지휘권이 USAF 태평양사령부로 옮겨간다는 이야기는 귀동냥으로 들은 바 있는데, 대국적인 계획면에선 더 강력한게 준비되고 있었군요. -_-;;
Commented by paro1923 at 2007/11/11 17:01
이거, 정말 당황스럽군요.
아니, 우리가 그 동안 기존의 전략적 가치로만 본 나머지
일말의 가능성을 논외시한 것일려나...
아무튼, 뭔가 손을 쓸 여지도 많진 않지만 그렇다고 손 놓을 수도 없는 상황이긴 하군요.
이것 참... 한반도(북이던, 남이던)가
ABC 병기의 화염에 휩싸이는 것만큼은 제발 없었으면...;;;
Commented by Ladenijoa at 2007/11/11 17:06
...이제 변방의 힘없는 소인배는 상국황상의 자비만을 바래야 하겠습니다 orz
Commented by Madian at 2007/11/11 17:40
저는 '03' 이 벌써 공개될 수 있다는 것에 더 뜨악하고 있습니다만. 난도질이 말끔하진 않군요.
Commented by categoriae at 2007/11/11 18:50
군생활 동안 경험한 바로는- 어디서였는지는 밝히기 힘듭니다만- 연합작전태세에서도 그다지 협조적이지는 않은 분위기였습니다. 예컨대 미군들은 계획상 TPFDD 와 실제로 가용한 TPFDD를 나눠서 관리하는데, 후자의 경우는 PACOM 수준에서 관리하고 동맹국에게도 대외비거든요. 정보 분야에서는 더욱 심해서 -당연한 일이겠지만 - 한미(공용)비밀과 US CONFIDENTIAL은 전혀 호환이 되지 않습니다. 하다 못해 공군의 표적 선정 과정이나 타격자산 할당에 있어서도 미군측은 '이것은 너희들이 맡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까지만 밝히고 그 이상은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도 허다했지요.
Commented by maxi at 2007/11/11 18:58
주한미군에 전술적 핵무기가 철수된 상황에서 핵무장 국가에게 STRATCOM 이 공격전략을 세우는건 지극히 당연하지요. 뭐 병행전. NCW, EBO 등의 새로운 군사작전 개념안이 나와도 핵무장 국가에 대해서 비핵전력만으로 대처한다는 것은 지도자를 납득시키기 어려울 것이고요.

여기서 비핵전력만으로 대처할려고 하는 개념은 개념계획 5029 (잘하면 작계 5029가 될뻔한 그것) 겠고, 이런 군사전략을 한국군과 주한미군, 그리고 본토나 괌에서 오는 공군기만으로 해결한다는것은 상당한 무리지요.(정확히 말하자면 한국군의 능력부족)

만약에 한국에 미국의 GLCM 토마호크나 랜스2가 "아직도" 있다면야 나토의 NOP
같은 국지적 핵공격계획으로 적당히 막고 대처하고, 적어도 핵무기 1~2발 가진 나라에는
이정도 대응을 한계치로 잡아야 적절한것이라는 고려가 있지만.

그게 어디 쉽나요.

닭잡는데 소잡는칼 쓴다고 비난하지만 닭잡는데 쓰는칼 없으면 소잡는칼 써야지
야채써는 칼 쓸수는 없지 않습니까.

제일 정답은 "무엇이든 가능한 식칼" 을 쓰는 군사전략 이겠습니다만.
군사전략과 그걸 실현시키는 군사력, 무기까지 구할수 있던 군대는 역사상 매우 드물었지요
Commented by maxi at 2007/11/11 19:06
p.s:어제까지 써서 모처에 보낸 글이 야채써는 칼을 어떻게 갈고 닦으면 닭정도 잡을수 있고 소를 겁을 줄수 있는가.. 입니다. 쓰고보니 비참하네요... 마치 빼빼로데이때 집안에서 공부만 한 저처럼ㄴ...(운다)
Commented by categoriae at 2007/11/11 19:07
뭐... 군대야 언제나 '계획'만은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겠냐는 생각이 들면서도, 전쟁 '계획'이 전쟁의 방아쇠를 당긴 지난 세기의 여러 일들이 생각나는지라, 恐惶至極일 따름이옵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07/11/11 19:09
한반도는 앞으로도 당분간은 핵의 불길에 휩싸일 위험이 아주 높겠군요...
Commented by 建武 at 2007/11/11 21:13
..늘 하는 생각이지만, sonnet님은 어디에서 이런 자료들을 다 찾아보시는걸까요? -_-;;
Commented by sonnet at 2007/11/11 21:38
슈타인호프/ 나 원, 김정일도 대단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는걸. 어떻게 SIOP에 자기나라 이름이 오르게 만드나, 참.
중국의 북한에 대한 핵우산 제공은 발생한다면 새로운 미중 냉전체제를 굳히는 상징적인 사건이 되겠지만, 중국이 경제성장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핵전력 면에서 미국과 그런 게임을 할 패리티에 도달해 있지도 않은 만큼 설마 당분간은 그런 일이 있을라고. (설마가 잡으러 올래나?!)

길 잃은 어린양/ 예. 그것도 확실히.

屍君/ 사실 저 같은 사람 입장에서는 평소부터 어느 정도 의심하던 것이 확인되었다는 측면도 있습니다. 9.11이후의 NPR에 대해 언론에 흘러나온 내용을 눈여겨 보았다면 북한 등을 겨냥한 모종의 계획이 분명히 작성중에 있을 거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CoolWinds/ (핵전쟁계획이 원래 그렇듯이) NOP의 상세에 대해 알 만한 마땅한 자료는 없을 겁니다. NATO & NOP로 검색해 보시면 그런 계획이 있었다는 정도를 언급하는 자료는 꽤 있을 듯.

공손연/ 사실 핵전쟁까지 가면 이미 우리의 역량 밖이라 답이 없죠. 주변에 우리보다 쎈 실력자들이 즐비한데 상황을 주도하겠다는 생각을 한 것 자체가 이해가 잘 안됩니다.

단순한생각/ 좀 다른 각도에서 보면, 대가리가 "야 쏴버려" 했을 때, 부하들이 삐질거리면서 "저기 이런 계획을 세우려면 시간이 꽤 걸리걸랑요..."라고 버틸 수 없어진다는 점도 의미 있을 듯.

BigTrain/ 지금 우리가 가진 한반도 비핵화 틀은 거의 9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것인데, 중국의 성장 같은 주변 파워밸런스도 그렇고, 북한의 기술 완성도도 그렇고, 한 번 정도 리뷰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합니다. 봄버갭이나 미사일갭처럼 주제가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만요.

메르키제데크/ 사실, 모르고 살면 마음이 좀 더 편했을지도요 ;;

섬백/ 예, 엄청난 실력을 가진 나라죠.

아드소/ 강대국들 중에서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덜 위험한 편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미국은 그래도 다른 강대국들에 비하면 정책결정과정을 엿보기가 쉬운 편인데, 그거 하나는 저 같은 관찰자에게 상당한 매력이 있습니다. 소련이나 중국 같이 내부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종잡을 수가 없는 나라가 강한 힘을 갖고 있으면 그 두려움은 더 심해질 수밖에 없죠.

라피에사쥬/ 전반적으로 동맹국들에 대한 의존을 줄이고 행동의 자유 확보에 힘쓰는 느낌이 있는 듯 합니다.

paro1923/ 사실 우리가 어쩔 수 있는 건 거의 없죠. "아 그렇구나" 할 뿐이지.

Ladenijoa/ 예. 정답입니다. "I'm right. I'm lion"인 상황이니까.

Madian/ 예. 이렇게 최근 문서가 각장 제목만이라도 다 나온 건 상당하죠. 본문에 썼듯이 그 정도에서 추측할 수 있는 것도 꽤 있구요.

categoriae/ 후자는 평소의 미군 상태를 노출시키는 것이니까 사실 별로 주고 싶지 않겠죠. 강대국이 주니어파트너들에게 정보를 제한하는 것은 아주 광범위한 현상이고, 나토제국과 미군, 바르샤바조약통일군/아프간공산군과 소련군, 현재의 아프간/이라크 정부군과 미군 등에서 계속 관찰됩니다. 그러나 어찌 되었든 부분적으로라도 관여할 수 있는 것과 전혀 못 보는 것의 차이는 크고 전략사령부의 OPLAN8044(구 SIOP) 같은 것이라면 한국이 그에 대한 정보를 받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예외적으로 영국은 SIOP와 관련된 브리핑을 좀 받은 적이 있다고 하는데, 영국이야 대표적인 특수관계로 쿠바사태 등에도 중간중간 전화로 케네디가 상황을 알려줄 정도니까 충분히 그럴만하다고 생각됩니다.
한미 군사관계의 문제점은 근래 한국의 국력이 꽤 성장한 상황에서, 과거 한국이 3류국가일 때 형성된, 한국의 미국에 대한 기대와 미국의 한국에 대한 기대가 잘 조정이 안 되어 발생하는 측면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서로 상대방에게 해 주는 것 없이 바라는게 많다거나,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하거나 하는 식의 생각이 드러나는 것을 보면 말입니다.

maxi/ 제가 이 건에서 떠올린 함의 세 가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퍼싱2나 GLCM은 원래부터 유럽에 있었던 것이 아니라, 유럽의 전력균형이 흔들리면서 그에 대한 대응책으로 새로 배치된 것입니다. 그 배후에는 지역의 하위동반자 국가들에 대한 재보장이라는 전략적 고려가 있었던 거구요. 80년대 초라고 해서 미 본토나 해상에서 발사하는 핵무기로 서유럽을 보호한다는 선택이 불가능했건 아닙니다. 그렇다는 이야기는 지금 당장 동북아에 적절한 핵전력이 배치되어 있지 않다고 해서 그 임무를 STRATCOM이 바로 인수해 가야만 한다는 주장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또한 STRATCOM이 담당하는 임무와는 별개로 우리는 다른 형태의 추가적 재보장을 요구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둘째, 작계 같은 것은 한번 세워지면 상당한 관성이 있고, 특히 STRATCOM이 담당한 SIOP의 경우 그 정도가 심해서 세부적인 손질은 있었을 지언정 거의 30년 동안 그 원형을 그대로 유지해 이 계획을 손질하려 했던 많은 사람들을 물먹인 것으로 정평이 있습니다. 그 이야기는 STRATCOM이 한번 이 임무를 자기 밥그릇으로 삼은 이상 좀처럼 다른 지역사령부에 이 임무를 양보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힘들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말씀하신 비유대로라면 소 잡던 칼을 한번 뽑기 시작하면 나중에 닭잡을 칼을 찾더라도 계속 소잡던 칼을 휘두를 가능성이 높다는 겁니다.

셋째, 최근 전직 국방장관들이 나서서 트라이던트2에 통상탄두를 탑재하겠다는 계획을 로비하고 있는데, 이는 STRATCOM이 세우는 새 작계는 순수히 핵공격이 아니라 핵/비핵을 모두 통합한 종류의 전지구적 타격능력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추측케 합니다. 전통적으로 핵공격에 특화된 STRATCOM을 중심으로 이런 방향이 자리잡을 경우 비핵공격에서 핵공격으로의 에스컬레이션이 다른 사령부들이 다루는 계획에 비해 쉽게 이루어지는 결과를 낳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categoriae/ 확실히 그렇죠. 미국 핵전략가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핵이 최후의 억지력으로만 작용해야 한다는 파와 핵무기를 갖고 실제 잘 싸울 수 있어야 한다는 파가 있었는데, 어째 최근에는 핵무기를 갖고 실제로 잘 싸울 수 있어야한다는 파(nuclear warfighting school)가 힘을 얻는 것 같아 좀 불안합니다.

행인1/ 아니 지금 당장은 6자회담이 그럭저럭 순항하고 있으니까 그렇진 않겠죠. 하지만 이미 계획이 세워졌다는 것은 다음번 위기가 닥쳤을 때 공격이란 행동을 보다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여는 요소로 작용할 겁니다.

建武/ 아니 맨 뒤에 출처... 라고 해서 밝혀 놨잖습니까. 이 건은 (군축안보문제 관련 NGO) FAS에서 운영하는 전략안보블로그를 RSS로 구독하다 본 것입니다.
Commented by 하늘이 at 2007/11/11 22:49
태평양 건너의 엉뚱한 인간들이 단추를 누르면 우리가 날아갈지도 모른다는 거군요...저런 사실은 그냥 모르는 게 마음은 편할 수도(?) 있겠습니다. -_-;;
Commented by 建武 at 2007/11/12 07:56
아, SSP를 구독하고 계셨군요.. 전 저런게 있다는건 알아도 매번 찾아가면서 읽어보질 않아서;;; (그렇다고 RSS도 안쓰고;;) 암튼 좋은 정보였습니다.
Commented by 흐흥 at 2007/11/12 08:41
요즘 황상이 바쁘신 틈을 타 뽀글이가 난동을 피우니, 경고로서 공개한 정치적 의도는 없을까요?
Commented by 됴취네뷔 at 2007/11/12 10:53
그냥 '준비되어있는 옵션'목록에 올라있다는게.. STARTCOM의 밥그릇확장의 부산물에 지나지 않았으면 다행이겟지만..
Commented by sonnet at 2007/11/12 22:03
하늘이/ 하하. "마음은" 이죠.

흐흥/ 물론 그런 목적을 노린 역정보공작이라고 생각해 볼 수도 있는데요. 그렇다 하더라도 이 내용이 언론에 거의 다루어지지 않은 것을 보면 가능성은 별로 없을 것 같습니다.

됴취네뷔/ 좀 찜찜하긴 하지요. 기계획표적이란게 아무래도.
Commented by 바보이반 at 2007/11/13 11:59
조준을 어디어디어디에 했을지는.. 영변이랑... 냉전시 소비에트의 한국내 핵표적이 대전 조차장이랑 대구 MCRC랑 부산 항만시설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Commented by 구들장군 at 2007/11/13 19:45
뒤늦게지만 글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Alias at 2007/11/13 19:51
북한에 투발하도록 할당된 투사체 숫자에 따라 좌우될 겁니다. 냉전 당시를 돌이켜보자면, 처음에는 상대국의 핵능력 제거를 위해 핵기지 및 지휘통제시설로 목표물이 설정되다가 핵 재고가 늘어나자 별 시덥쟎은 시골 기차역까지 목표물 리스트에 올라갔죠. 북한지역에 대한 표적우선순위 할당도 비슷한 방식일 거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수백발이 북한지역에 배당되는 건 넌센스라고 봅니다만(미국쪽의 핵 재고량도 생각해야죠), 두자리수가 될 가능성은 어느 정도 있다고 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7/11/16 10:02
바보이반/ 그렇게 구체적인 것은 아마 영원히 알 수 없지 않을까요.
영변이 들어가는 것은 분명하겠지만 말입니다.

구들장군/ 네. 저야 방문해 주시니 감사한 거지요. :->

Alias/ 냉전 당시로 돌아가면 초기의 중량이나 기술적 한계로 인한 투발정밀도 문제가 있고 선공이냐 반격이냐에 따라 표적이 달라진 점은 있었죠. 언제나 인구밀집지역 공격이 중요한 메뉴 중 하나였으니까요.

북한을 상대로 인구밀집지역 공격은 아마 크게 고려할 것 같지 않긴 하니 말씀하신 패턴이 가장 그럴듯해 보입니다. 어찌되었든 OPLAN8044의 지역 불량국가 파트는 시나리오상 선제공격에 종점이 맞추어질 것 같습니다. 우리에게는 매우 안 좋은 시나리오지만요.
Commented by 해해성원짱 at 2007/12/24 12:22
엔하위키에 파일좀 쓰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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