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자 뉴스. 사우디 타이푼 72기 지르다. (게온후이) 에서 트랙백.
알-야마마 사업 이야기는 다른 곳에 몇 번 소개한 적이 있는데, 블로그에는 없길래 간단히 포스팅.
Saudi Arabia has signed an expanded military agreement with the UK government under which the kingdom intends to acquire at least 24 Eurofighter Typhoons to replace its current air force fleet of Panavia Tornado air defence variant (ADV) fighters.
Contained within a so-called “understanding document”, the multi-billion pound Typhoon buy would form the cornerstone of a third phase to the bilateral Al Yamamah arms agreement, which has already covered the delivery and support of 120 Tornado ADV and interdictor strike (IDS) aircraft, BAE Systems Hawk and Pilatus PC-9 trainers and other equipment.
이 기사에서 볼 수 있듯이 사우디아라비아의 타이푼 전투기 구매는 영국과 맺은 알-야마마 사업의 제3차 사업이다. 그러나 이 알-야마마 사업이란 것이 상당히 칙칙한 사연을 갖고 있다. 중동에서 오래 활동한 전 CIA요원 로버트 베어의 회고록에 등장하는 알-야마마 사업에 대한 설명을 들어보자.
예산외 지출의 경우 석유를 팔아서 생긴 수입은 사우디 재무부를 거치지 않고 특별 회계로 직접 들어갔다. 그 다음 그 돈은 무기 구매나 건설 프로젝트 같은 특수 사업에 사용됐다. 정부 감사나 어떤 형태의 회계 의무도 없었기 때문에 커미션과 뇌물이 엄청났다.
가장 악명을 떨친 예산외 거래는 그것을 승인한 리야드 왕궁의 이름을 따서 야마마 프로젝트라고 불렸다.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야마마 프로젝트는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BAE)가 사우디아라비아에
토네이도 전투기 48대를 제공하는 대신 하루 60만 배럴의 석유를 받는 계약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단 한번으로 끝날 거래가 아니었다. 야마마 프로젝트는 하드웨어 개량과 부품, 기타 등등까지 모두 포함했다. BAE의 홍보물에 따르면 야마마 프로젝트는 어느 면으로 보나 훌륭한 거래였다. 브리티쉬 에어로스페이스는 안정적 하드웨어 시장을 확보했고, 사우디아라비아는 안정적인 석유 시장을 확보했다. 그러나 야마마 프로젝트는 거대한 커미션 제조기였다.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는 하드웨어와 부품 값을 과다 청구했고 차액은 커미션으로 갔다. 커미션의 대부분은 술탄과 그의 가족, 많은 중간상에게 돌아갔다. 일부에서는
야마마에서 나온 커미션이 최고 45퍼센트에 이른다고 추정했다.
말할 필요도 없이 파드 국왕은 자기 몫을 받았다. 그는 자기 손이 돈으로 더럽혀지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에 자와라 왕비의 남자 형제들과 이복 형제들이 일을 대신 처리하도록 했다. 이브라힘 형제들로 알려진 이들은 이런 일에 수완이 좋았다. 이들은 사우디 왕국 역사에 일찍히 볼 수 없었던 규모로 커미션을 긁어모았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초에 걸쳐 사우디아라비아와 무기거래를 하려면 이브라힘 형제들을 찾아가야 했다. 만약 당신이 운영하는 건설회사가 경영이 어려워 사우디 정부에서 발주한 공공 프로젝트를 따낼 필요가 있었다면 이브라힘 형제들을 만나러 가면 됐다.
통상 이브라힘 형제들과 맺은 거래 내용은 파악하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1997년 12월 12일, 압드-알-아지즈 알 이브라힘은 런던에 있는 롤스로이스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면서 토네이도 전투기 엔진을 공급한 롤스로이스가 자기 소유 회사 '에어로스페이스 엔지니어링 디자인'과 맺은 커미션 계약을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보잉 소송과 마찬가지로, 이 소송도 중동에서 어떤 식으로 부패가 이뤄지는지 알고 싶은 사람에게는 매력적인 읽을거리였다.
압달라에게 문제는 야마마 프로젝트에서 누가 얼마를 먹었느냐에 있지 않았다. 그는 단지 그 돈 - 하루 60만 배럴에서 나오는 수입 - 을 국고에 넣어 다시는 승냥이 같은 자들이 거기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하고 싶었다. 1996년 8월 압달라는 그렇게 할 기회가 왔다고 생각했다. 여기저기 수수료를 뜯긴 나머지 야마마 프로젝트는 사우디 재정이 견디기 힘든 부담이 됐다.
1996년 초 사우디아라비아는 결국 더 이상 석유수입금으로 돈을 낼 수 없게 됐고, 브리티쉬 에어로스페이스는 야마마 프로젝트를 살리기 위해 4억 달러를 빌리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사실상 석유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었으며, 더 나쁜 것은 언젠가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에게 돈을 갚아야 한 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사우디는 과감하게 발을 뺄 수 없었다. 발을 빼면 '첼린저 2' 탱크 거래 - 사우디인들이 야마마 프로젝트에 슬쩍 끼워 넣기를 바랐던 브리티시 에어로스페이스 일괄 계약의 일부 - 를 망치게 된다. 그것은 지독한 악순환이었다. 야마마가 없으면 새로운 탱크 거래도 없으며 결국 새로운 커미션도 없다. 야마마를 없애기 위해 압달라 황태자는 한 걸음 나아갈 때마다 힘으로 밀어붙여야 했다.
처음 압달라는 사우디 아람코에 대해 야마마에 가는 돈을 절반으로 줄이라고 명령했다. 이 명령은 실패했다. 1996년 5월 5일 각료 회의에서 압달라는 장관들을 상대로 야마마 프로젝트를 퇴출시키는 데 찬성하는 표를 던지도록 설득했다. 술탄은 견고한 방어벽을 쌓았다. 술탄은 커미션 수억 달러가 없어질 것이라고 주장할 수는 없는 노릇 - 바로 압달라가 중단시키려고 하는 일 - 이기 때문에 사우디군이 영국제 하드웨어에 대한 의존이 너무 커 이를 바꿀 수 없다는 논리로 야마마 프로젝트를 옹호했다. 술탄은 또한 야마마 프로젝트가 취소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무기에 대한 의존도를 더 높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것은 정치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는 문제였다.
날이 저물 무렵 술탄은 야마마를 살렸고 야마마는 사우디아라비아 재정을 계속 축냈다.
1997년 6월 술탄은 야마마 프로젝트를 다시 한번 마무리짓기 위해 사우디 인터내셔널 은행에 4억 7천3백10만 달러를 대출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었다. 아마 대출 신청서에는 술탄이 돈을 다 빼먹었기 때문에 야마마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말은 언급되지 않았을 것이다.
Baer, Robert,
Sleeping with the Devil : How Washington Sold Our Soul for Saudi Crude, Crown, 2003
(곽인찬 역, 『
악마와의 동침』, 중심, 2004년, pp.274-275)
이와 같이 영국-사우디간의 대규모 무기거래사업인 알-야마마는 처음부터 엄청난 비리의 온상이었다. 당시 파드 국왕의 이복동생으로 왕위계승권자이던 압달라 왕세제가 이 문제를 막아 보려고 했지만, 국왕의 친동생이자 실력자인 술탄을 막을 수는 없었다.
이 관계는 유로파이터 타이푼 도입시에도 문제가 되었다.
“우리 왕실 스위스 계좌를 뒤지면, 전투기 도입계약 취소해버리겠다!”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이 영국의 중대비리조사청(SFO: Serious Fraud Office) 조사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고 더 타임스가 26일(현지시간) 전했다.
SFO가 영국 방산업체인 BAE의 뇌물살포 건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사우디 왕실의 스위스 계좌까지 들추려하자, 사우디가 유로파이터(첫번째 사진) 구매 계약을 철회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유럽의 차세대 전투기인 유로파이터는 영국 최대 방산업체인 BAE가 독일과 스페인 등과 구성한 컨소시엄이 생산하고 있다.
사우디 쪽은 영국의 SFO가 조사의 칼날을 조금만 더 깊게 드리울 경우 유로파이터 구매계약을 취소하고 프랑스의 라팔(두번째 사진) 전투기를 사들이겠다고 압박하고 있다.
사우디 왕실 "스위스 계좌 뒤지지마!", 이데일리, 2006년 11월 27일
결국 이 사건은 다음과 같이 결판이 났다.
영국 BBC 뉴스 인터넷판은 7일 유럽 최대 방산업체로 꼽히는 BAE 시스템스가
지난 10여년간 미국 워싱턴의 사우디대사관 계좌 두 곳으로 매년 최대 1억2천만 파운드(한화 약 2천200억원)의 비자금을 정기적으로 송금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이 계좌들은 사우디 대사관 명의이지만, 22년간 주미대사를 역임한 반다르 왕자가 사실상 개인 계좌처럼 이용했다는 것. 특히 BAE 시스템스의 비자금이 입금된 계좌 두 곳 가운데 하나는 반다르 왕자가 개인 항공기에 들어가는 비용을 지불하는 목적으로 사용한 계좌로 알려졌다.
BBC는 취재원의 말을 인용, BAE 시스템스가 1980년대 사우디와 수십억 파운드 규모의 전투기 구매사업 계약을 맺으면서 이 사업을 계획했던 반다르 왕자에게 비자금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계약서의 비밀 부속조항에 이 같은 내용이 명문화됐다는 것. 당시 계약을 승인했던 영국 국방부도 비자금과 관련된 사실을 모두 알고 있었다는게 BBC의 주장이다.
BAE 시스템스의 비자금 지급 사실은 최근 영국의 ‘중대비리조사청’(SFO)의 수사과정에서 드러났다. 그러나 SFO의
수사는 지난해 12월 영국 정부의 결정에 따라 중단됐다. 당시
토니 블레어 총리는 “비자금 수사는 영국과 사우디의 관계를 크게 손상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우디 정부도 비자금에 대한 수사가 중단되지 않을 경우 영국과 국교를 단절하고, 알-카에다 관련 정보 협력도 중단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었다.
한편 BBC 보도에 대해 영국 국방부는 “사우디의 전투기 구매사업과 관련된 정보는 기밀사항”이라고만 했고, BAE 시스템스는 “언제나 합법적인 범위 안에서 사업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BBC "사우디 반다르 왕자, 천문학적 비자금 수수", 연합뉴스, 2007년 6월 7일
블레어 총리의 정치적 결단으로 영국 정부는 수사를 덮기로 했다. 칼자루를 쥔 큰 고객 앞에 꼬리를 내린 것이다.
여기 등장하는 뇌물 수수자인 반다르 왕자는 앞서 등장한 술탄의 아들이고, 술탄은 현 사우디아라비아의 넘버 2이자 왕위계승권자이다. 타이푼 거래에 얼마를 받았는지는 등장하지 않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거래된 물건에 거액의 뇌물이 오고가지 않았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쉬르몽이 궁금해 하던 왜 사우디는 영국에서 전투기를 샀는가 하는 점에 대해 설명이 되었을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