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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는 저작권의 문제점
예전에 한번 했던 이야기인데 이오쟁패에서 요즘 개정 저작권법 관련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가 오고가는 것을 보고 한 마디.


현금이나 토지는 몇십 년 정도 보유했다고 해서 그 소유권이 소멸되지 않는다. 적절한 조치를 취하면 영구적으로 보유, 혹은 상속할 수 있다. 그러나 저작권이든 특허든 모든 지적재산권은 일정기간동안만 보호된다. 저작권을 무기한 보호하는 나라는 없다.

사실 지적재산권은 역사적으로나 전통적으로 저작자에게 인정되어온 신성불가침한 권리가 아니다. 지적재산권은 원래는 그런 권리가 존재하지 않던 것을 근래 몇 백년 사이에 사회가 사회전반의 이익에 합당하다고 판단해 제한적으로 법으로 보호해 주기 시작하면서 생겨난 것이다.

즉 사회는 창작자들에게 일정기간 특권을 부여하는 대신, 그 기간이 끝나면 사회 구성원들 누구나 비용부담없이 그 창작물을 무제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계약을 맺은 것이다. 내가 만든 건데 그게 무슨 특권이냐라고 주장할 사람이 있겠지만, 그것이 가장 먼저 생긴 지적재산권이 특허(patent)라고 불리는 이유다. 발명에 대한 특허는 특허상인이 가진 소금이나 담배의 전매권과 비슷한 종류의 권리인 것이다.

반면 전통적인 (유형) 재산권은 인류 사회의 형성과 역사를 같이 하는 것으로 한 시절에는 인권의 일부, 그 중에서도 특히 중요한 권리로까지 간주되었다. 노예에게 체벌을 가할 권리를 가진 주인들도 노예의 재산은 함부로 몰수할 수 없다든가 하는 식의 제도가 여러 사회에 존재했던 것은 그런 사실을 잘 말해준다.

그럼 왜 지적재산권은 전통적인 (유체) 재산권과 다르게 다루어져야 하는가?

유체재산권은 현재의 소유자에게 뺏지 않고서는 이전할 방도가 마땅치 않다. 반면 지적재산권은 복제를 통해 현재의 소유자에게서 뺏지 않고도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 있다. 전자는 제로섬 게임이고 후자는 포지티브섬 게임이다.

유체재산권처럼 어떻게 옮겨지든 사회 전체로 볼 때 그 효용의 총량이 변동이 없는 것이라면 누군가가 영원히 가질 수 있게 해도 상관없겠지만, 지적재산권처럼 복제/전파를 통해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효용을 누릴 수 있는 것을 한 사람이 영원히 독점하게 놔두면 사회적으로 큰 손실인 것이다.

따라서 사회는 공리주의적 원칙인 "최대다수의 최대행복"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되는 범위 내에서만 창작자의 창작행위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그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적당히 제한된 기간 동안만 지적재산권을 보호해 주려는 것이다.


그런데 생각해 보자. 저작권법의 보호기간이 될 저작자 사후 70년이라는 말은 이런 의미이다.

* 창작 후 평균보호기간: 약 100년(평균수명을 70세로 잡고 산술평균)
* 창작 후 최소보호기간: 70년(창작 직후 사망)
* 창작자 사후 2세대간 권리 보장

도대체 보호기간이 이렇게 길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아무 조건 없이 특허에 비해 이렇게 긴 기간을 보호해 주는 것이 과연 합리적인 선택인가? 많은 저작물들은 이렇게 긴 기간이 지나면 그 경제적 가치가 소멸될텐데, 사회는 저작권자들과의 사회계약에서 너무 손해를 많이 보고 있는 것 아닌가?

나는 대부분의 저작권자에게 실질적인 피해를 주지 않고 전반적인 창작행위를 위축시키지 않으면서도, 사용상의 법적 제약이 없는 공유재(public domain 혹은 commons)의 범위를 늘려서 공공복리를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다고 본다.

예를 들어 "30년 또는 저작자 사망 중 긴 쪽" 이후에도 저작권을 보호받으려면 저작권을 특허처럼 일정 비용을 내고 등록해야 되도록 바꾸면 어떨까?

저작 후 30년 정도가 지나면 경험적으로 돈이 될만한 저작물과 아닌 것들은 어렵지 않게 구분할 수 있다. 저작권자의 상속자가 그 권리가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면 일정 기간마다 일정 비용을 내고 등록/갱신함으로서 기존과 같은 권리를 지킬 수 있고, 돈을 내고 지킬만큼의 가치는 없다고 판단해서 등록을 하지 않으면 권리가 자동적으로 소멸하게 된다.

이렇게 하면 출판하기에는 돈이 안 되어서 오래 전부터 절판이지만, 관심있는 제3자가 합법적으로 공개할 수 없었던 책 같은 것을 일찍 인터넷 등에 공개할 수 있게 되어 공공복리를 증진시킬 수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그런 경우에도 비용도 들지 않는데 혹시라도 나중에 돈이 될지 모르니 일단 갖고 있어 보자는 식의 생각이 합리적일 수 밖에 없다. (반대로 보자면 돈도 되지 않는 저작권이라 해도 귀찮게 명시적으로 권리를 포기하고 나설 저작권의 상속자들이 몇 명이나 되겠는가?) 당연히 공유재의 확대가 이루어지기 힘든 구조인 게다.


만약 저작법의 규정과 단속이 강화되어 저작권자들에게 실질적인 이익이 돌아간다면, 그에 상응하게 저작권법 상의 보호기간은 점차 줄어들어야 한다고 본다. 현행의 규정은 저작권의 단속이 어짜피 형편없을 것을 가정해서 기간이라도 넉넉하게 준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이 방향은 저작권자와 저작권 이용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win-win의 길이기도 하다.
by sonnet | 2007/07/01 18:13 | flame! | 트랙백(2) | 핑백(4) | 덧글(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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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tloen at 2007/07/01 18:22
제 생각은 저작권 단속의 실효성이 저작권자들로 하여금 단속기간 연장을 위해서 로비를 하고 성공한 거 같습니다. 저작권 단속이 어렵다면 투자 비용에 비해서 효력이 없는 저작권을 연장시키기 위해서 로비 등의 노력을 할 이유가 없겠지요.

현행 저작권 시스템이 공유재의 확대를 어렵게 하는 구조라는 분석은 흥미롭습니다. 이런 주제는 미국 교수들은 논문을 써도 한국 교수들은 절대로 논문을 쓰지 않을 주제지요.

그리고 사실 미국에서의 상황은 잘 완비된 도서관과 온라인 프로젝트 등으로 인해서 우리나라와는 또 다른 거 같습니다. 우리나라는 미국에서의 저작권 시스템의 공공복리 침해성을 완화시키는 시스템이 없이 강한 단속규정만 가져온 꼴이라고 봐도 무방할 듯 하네요.
Commented by shaind at 2007/07/01 18:37
이건 근본적으로 "특정한 권리가 보장되어야 할 선험적 근거는 없으며, 공공복리를 위해서 한정적으로만 보장해주는 것" 이라는 이야기가 되는데, 이데올로기적 입장은 차치하고서라도 많은 사람들이 심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워할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IEATTA at 2007/07/01 18:42
지적저작권이라는 개념 자체가 생긴지가 얼마 안된 물건이죠.
뭐 서방 친구들도 소싯적에는 서로가 서로의 창작물을 자신의 것인양 사용하던
적이 왕왕 있었으니 (웃음)
Commented by 마른미역 at 2007/07/01 18:54
이런 식으로는 생각해본 적이 없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D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7/07/01 19:00
대개 학술적 저작물은 1차자료 또는 다른 2차자료에 근거해서 작성된 경우가 많아 이런 바탕자료에 대한 일종의 '공공성'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대저 논문을 내거나 토론을 한다고 했을때 관련자료에 대한 접근제약은 많은 것보단 적은 편이 해당 분야의 전체적 발전에 더 유리합니다.) 지금 RISS에 올라와 있는 자료들만 해도 창작자와 저작권보유자(출판사?)의 관계로 유료논문 정리작업에 정신이 없던 모양이던데요..

한국의 개정저작권법은 법의 실효기간이 분야적으로 다를 수 있고 사회복리라는 측면에 대한 감안이 없이 급하게 만들어졌다는 느낌을 강하게 주는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여우꼬리 at 2007/07/01 20:08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
Commented by at 2007/07/01 20:35
뭐 sonnet님이 훨씬 더 잘 아시겠지만..
아시다시피 사후 저작권 기간 연장은 미국 디즈니사가 주도해 왔죠..
50년도 긴데 70년으로 늘렸을 때는 정말.. 미국 의원들 다 접시물에 코박고 죽어라..하고 싶었습니다.
이번에 늘릴 때는 다시 늘리지 않는다는 단서조항을 달았지만..
20년 뒤에 아무나 다 미키마우스 그려진 상품을 만들어 팔 수 있게 되면 과연 그들이 가만히 있을지.. 또 늘리겠다고 덤비진 않을지.. 그 덕분에 또 'public domain'으로 풀리는 저작물 기다려온 사람들 헛물켜게 되는 건 아닐지.. 걱정이 됩니다.
Commented by 루크 at 2007/07/01 20:45
전에 읽은(혹은 들은) 저작권 얘기에 따르면
최초 저작권은 30년가량(정확히 기억은 안 나네요)이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처음 저작권이 만들어졌을 때는 그나마 순수하게 그 저작자의 창작 의욕을 고취시키면서 권리를 보호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었지만 그러던 것이 점점 저작권 기간이 늘어나면서 원래의 취지와는 벗어나게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70년이라니... 글쎼요.. 저작자는 생전에는 그렇다고쳐도
그 후대까지 그 저작권으로 벌어먹어도 될 어떠한 정당성이 있을까요?

문득 독립투사 같은 사람들의 자손을 후원하는 것이 생각나네요.
독립투사들의 자손이 독립투사도 아닌데 왜 원조해야하느냐라는 질문에
독립투사들은 그들이 독립을 위해서 일하는 동안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자손들에게 물려줄 것도, 그에 따른 혜택도 못 받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보상으로
그들을 원조해야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저작자들은 살아있는 동안에도 혜택을 입어서
그 자손에게 충분히 혜택이 간접적으로라도 돌아갔음에도 그 자손들이 아무런
노력도 안 하고 저작권이라는 이름으로 날로 먹는 건 이해가 안 갑니다.
오히려 창작욕을 더 억누르는 건 아닐른지...

짧은 생각에 적어봅니다
Commented by 로리 at 2007/07/01 21:42
모든 원죄는 그 놈의 쥐가 문제이죠.... -_-;
Commented by Ya펭귄 at 2007/07/01 22:08
특허는 등록하는 것 자체도 그다지 쉽지 않지만 저작권은 그런 것도 아니니...

Commented by 행인1 at 2007/07/01 22:26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한국은 예전부터 엉뚱하게 미국 흉내내는 버릇이 있었는데 요즘은 그게 더 심해진듯 합니다.

그나저나 저작권법이 강화되어도 논문들은 여전히 표절에 대필일 거고 가요도...
Commented by paro1923 at 2007/07/01 22:32
확실히, 기본 관점부터가 잘못된 것 같군요. sonnet 님 말씀처럼
제대로 단속하겠다는 게 아니라 '어짜피 안 지켜질 것, 기간이나 늘려서...'라는
삐딱한 마인드로 봐도 할 말 없는 상황입니다.
70년이라... 인간 평균 수명이 100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치더라도
상당히 무리가 많은 규정이군요. 한 50년 정도로 해도 조금 길다 싶은데...
(개인적으로는 개개의 중용성 등에 따라 10년~50년 사이로 가변 적용이라던가가
좋을 것 같지만, 어째 공무원들 경직된 마인드와 소유자들의 로비가 걸리는군요...;;;)
Commented by 少雪緣 at 2007/07/01 22:39
사실 저작권의 어이없음은 음반계를 보면 눈뜨고 못봐줄 정도로 참혹합니다. sonnet님의 말씀에 공감하는것이 지나치게 길게 지켜준다는점인데요, 명반으로 손꼽히는 앨범(이승철 슈퍼베스트라던지 93년 대학 가요제, 김지연 2집 등등)은 재발매가 불가능한 상태(기획사나 음반회사의 도산, 폐업)이거나 재발매 의사가 없는 상황임에도 꿋꿋하게 해당음원에 대한 저작권을 놓고있지 않고 있습니다. 행여나 이대로 가다간 가수 모씨가 일찍 자살한 덕분에 그의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되었다는 말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만...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7/07/01 23:23
저도 공감합니다. 특히 저작권 보호기간을 70년으로 설정한 것은 너무 비합리적이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Commented by 어부 at 2007/07/01 23:41
제가 제 이글루 포스팅에서 말했듯이 70년은 지나치게 긴 감이 없지 않습니다. (물론 우리 나라의 현황처럼 '전부 다 공짜로 사용 가능하다'에 가까왔던 일반적인 인식은 좀 아햏햏합니다만.)
Commented by 마나™ at 2007/07/02 01:21
미국에서는 법인의 저작권은 아에 90년을 때려놓고 있죠.
20세기의 작품이 22세기까지 보호되는 시대...
고작해야 20년 유지되는 특허와 형평성도 안 맞네요.
Commented by 충격 at 2007/07/02 12:15
의견은 좋은데 현재의 한국에서 이런 걸 논의하는 것은 시기상조란 생각이 앞서네요.
당장 개봉중인 외국영화도 캠판으로 다들 받아보고,
한국영화는 대여용 DVD 깔리는 당일에 불법 디빅으로 받아보는 현실인데...
일단 당장 어제 오늘 것도 안지키는 평균점부터 정상 수위로 만들어놓고
수 십년후를 논의하는 게 순서이리라 생각합니다.
이 논의 자체의 핀트는 좀 다른 부분이긴 하지만 이런 시점에서
굳이 부정적인 인식이 강조된다는 점에서는 파급효과가 있으니까요.
내용에 대한 반박은 아니고, 그냥 개인적인 의견입니다. ^^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7/07/02 22:02
좀 다른 부분이 아니라 심히 다른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부분에 대해선 아예 따로 포스팅을 적어주시면 감사히 읽겠습니다.(어떻게 하면 그런 행위를 효과적으로 단속할 수 있을까요? 라거나. 이 포스팅은 저작권법을 무시하자는게 아니라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Commented by 충격 at 2007/07/03 06:17
예, 기본적으로 완전히 다른 부분 맞고요.
좀 다른, 이라는 표현은 파급효과를 통한 현실적 효과를 고려해서입니다.
위 포스팅이 저작권법을 무시하자는게 아니라 이런 문제점이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이미 반박이 아니라 적어놓았듯 잘 알고 있습니다. ^^
(이 포스트 자체는 말씀하신대로 전혀 다른 내용이니, 혹시라도 저에게
더 하실 말씀 있으신 경우는 여기 말고 제 블로그에 리플 남겨주세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7/07/03 12:00
tloen/ 설득력 있는 말씀입니다. 저작권자들이 균질적이 아니라 큰 돈벌이를 하는 소수의 실력자들과 그렇지 못한 다수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런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사실 제가 마지막에 제안해 본 대안은 유료등록제라는 장치를 통해서, 그런 돈벌이가 되는 저작권과 아닌 저작권이 차등적인 보호기간을 갖도록 유도하면 어떻겠냐는 이야기이기도 하지요.

shaind/ 하하. 우리집 암탉을 언제 잡아야 달걀과 고기를 가장 많이 얻을까를 가늠해보는 그런 궁리라고 생각해도 심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려울까요?
저작권이 가하는 제약으로 지금까지 누리던 이익을 위협받는 사람들이 토해내는 분노의 목소리들을 들어보면, 사실 암탉에게 진정한 애정이 있는 사람은 그리 많은 것 같지 않습니다.

IEATTA/ 전설적인 이야기가 있죠.
"영국에 이미 등록된 특허라도 딴 사람이 미국에 새로 출원하면 받아준다."

마른미역, 여우꼬리/ 재미있게 보아주셨다니 감사합니다.

라피에사쥬/ 사실 한국의 저작권법은 거의 처음부터 끝까지 외세의 압력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것이라고 봅니다. 그런 류의 정책 공청회를 후원하는 학계단체(라고 쓰고 관변단체라고 읽음)의 회식자리에 끼어 보면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펄/ 차라리 그런 로비력 있는 큰손들에게만 따로 특혜를 제공하는 것이 공익에 부합하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입니다.

루크/ 사실 지금 지적재산권 문제로 핏대를 올리는 미국도, 역사적으로 문화/기술 수입국이던 시절에는 입장이 많이 달랐었죠.
저작권의 역사에 대해서는 위키백과에 나름대로 잘 정리되어 있는 것 같습니다.
http://en.wikipedia.org/wiki/History_of_copyright_law

로리/ Kill the beast 아니 mouse! 입니까.

Ya펭귄/ 예 맞는 말씀입니다. 특허를 획득하는데 드는 노력은 만만한 것이 아니죠.

행인1/ 사실 논문 표절이나 대필 문제는 실질적으로는 저작권 밖의 문제인 것 같습니다.

paro1923/ 제가 글 뒷부분에 제안한 '일정기간 후 등록제' 같은 것이 저작권 소유자의 판단 하에 기간을 가변적으로 적용하도록 유도하는 장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런 문제는 공무원이 자의적으로 판단하게 하면 수많은 민원을 견뎌 낼 수가 없지요.

少雪緣/ 사실 부도난 회사라도 그런 권리가 자산의 일부니까 자발적으로 포기할 수는 없겠죠.

길 잃은 어린양/ 그러고 보면 저작권법은 인클로저 운동을 생각나게 하는 데가 있지 않습니까?

어부/ 사실 대부분의 후진국은 그렇게 선진국의 지적재산권을 약탈해서 빨리 성장하길 내심 바란다고 생각합니다. 중국의 경우가 거의 확실히 그렇다고 말할 수 있고, 한국도 과거에는 그런 계산이 있었다고 봅니다.

마나™/ 본문에서 밝힌 것처럼 저도 저작권 보호기간이 너무 길다고 생각합니다만,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 기간이 적합한가에 대해서 실제적/역사적/경험적 증거를 갖고 말하긴 쉽지가 않은 것 같습니다.

충격/ 현실적 효과를 말씀하시니 저도 그런 점을 고려했다는 것을 밝혀 둡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저작권을 남의 땅이나 자동차 같은 것에 비유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이라고 봅니다. 사람들이 그 비유를 받아들이게 되면 그 다음 결론은 유체물과 대등한 권리, 즉 영구적인 저작권의 보호로 연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런 비유는 나름대로 설득력있게 들리기 때문에 한번 뿌리내리면 근절시키기 매우 힘들거라고 봅니다. 따라서 빨리 반박논리를 배포해 그 영향력을 초기에 상쇄해 두어야 한다고 판단합니다. 그것이 굳이 이런 글을 쓰게 된 한 가지 동기입니다.
Commented by 셀카스 at 2007/07/03 12:38
지금까지 봐왔던 저작권법(정확히는 지적재산권)에 대한 분석 및 시점과는 많이 달라서 흥미를 느꼈습니다. (흥미백배 둥둥둥)
여러모로 공감이 가네요. 그런데 저렇게까지 쓸데없이 길다는 건 확실히 문제가 있는 듯합니다.[역시 로비인가]
Commented by shaind at 2007/07/03 15:38
닭고기와 달걀 이야기는 참 훌륭한 비유인것 같습니다. -_-b
Commented by Luthien at 2007/07/03 19:54
오오, 이오지마에 깃발을 꽂으셨군요. 축하드리옵니다.
Commented by 措大 at 2007/07/04 00:57
생각해보면 (역시 미국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지만) 연혁적인 문제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시점에서야 당연히 특허와 지적재산권은 매우 유사한 권리이긴 하지만.

특허라는 '국가가 부여하는 독점권'이라는건 애초에 지적권리를 보호하려는 것보다 더 범주가 넓은 권리였고 (애초에 시장의 독점권을 보장해주는 것이었죠) 그러므로 기한을 한정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을 터입니다. (99년 999년 하는 황당한 것들도 있긴 했지만)

반면 지적재산권은 유체재산권에 대응하는 것으로서, 이를테면 지적인 무형물에 대한 소유권이죠. 그렇다면 소유권의 존속기간과 대응하게 되는데, 소유권의 존속기간은 유체물의 존속기간입니다 (...) 존속이라는 개념이 없는 지적인 무형물은 어떻게 이 기간을 볼 것인가를 고민하다보니 턱도 없이 긴 기간이 (최소한 지적 무형물을 발안한 사람의 생존기간은 확보해주자, 1대 상속까지도 인정해주자) 상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ps. ...이오지마에서 난자당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추천 감사드리는 것은, 제 한심한 포스팅 덕택에 반대의견도 있음이 드러났기 때문이겠지요)
Commented by 루시앨 at 2007/07/07 01:13
오랜만에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필맥에서 나온 스탠포드 법대 레식 교수의 "FreeCulture"라는 글이 있는데, 이미 읽으셨을수도 있겠지만, 한번 보시는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

(레식교수가, 지금 sonnet님이 말한것과 같은 식으로 저작권을 규제하는 '엘드레드 법안'을 고안하고 도입을 추진하려 했었죠. 안타깝게도 실패했지만 말입니다.)
Commented by 루시앨 at 2007/07/07 01:14
http://philmac.co.kr/idea/fctext/FC_28chap14.htm

이 주소로 가시면 엘드레드 법안이 왜 고안되었고, 또 어떻게 좌절됬는지 보실수 있습니다. ^^
Commented by sonnet at 2007/07/11 04:08
루시앨/ 소개 감사합니다. 저는 처음 봅니다만 역시 저 정도가 생각할 수 있는 건 이미 누가 다 제안해 놓았군요. :-)

저는 장하준 같은 사람이 지적하는 "사다리 걷어차기" 전략, 즉 뒤집어 말하면 국가는 적당한 시기에 대외 약탈적인 지적재산권 정책을 구사해서 이익을 챙길 수 있다는 측면에도 관심이 있습니다. 많은 성공사례가 약탈전략을 보여준다면, 약탈전략 자체를 좀 더 정교하게 이론화할 수 있지 않나 싶기도 하구요.

셀카스/ 저도 좀 답답하게 생각합니다.

shaind/ 노골적인 것은 자부합니다 (쓴웃음)

Luthien/ 요즘 맨날 올라가는 듯.
Commented by sonnet at 2007/07/11 04:20
措大/ 이런 개념들은 서력 1500년 전후로 발명과 판권(인쇄술 보급과 관련된)을 기존에 존재하던 '특허'라는 법적 형태를 통해 보호하기 시작하면서 시작된 게 아닌가 합니다. 지적재산권이란 개념은 훨씬 뒤에 이러한 유형들을 한데 묶는 umbrella term으로 만들어진 것 같구요.

사실 폭탄을 돌려서 무척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도 그 건에 대해 개인 의견을 한번 적어보도록 하죠. (구내식당이 한산해지길 기다린 듯한!)
Commented by 인형사 at 2007/07/12 06:08
현대판 종획운동인거는 분명하지요.

그러나 과거의 종획운동이 기본적으로 배타적 점유가 가능한 것에 대한 사유재산권의 확립인 것에 비해 현대의 종획운동은 계속적인 카피와 확산이 그 효용과 존재의 본질인 존재에 대해 그런 확산과 카피를 제한함으로 해서 재산권을 설정하려는 시도이기 떄문에 결국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이는 격이 됙 쉽겠지요.

가장 극단적인 예가 모산토가 유전자 조작 작물에 대한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기 위해 개발했다는 터미네이터 진이 되겠지요. 생명과 번식의 상징인 씨앗이 이제는 죽음과 불모의 도구가 되겠지요.

지식, 지적 생산물이 또 유전자가 가지는 속성은 계속적 자기복제가 그 본질이며 그 자기복제의 비용이 크지 않다는 것이지요. 결국 경제학의 기본전제인 희소성이 성립되지 않는 풍요의 영역이고 따라서 재산권도 가격도 성립될 수 없는 것이지요.

그러나 그 무한 복제가 가지는 풍요에서 무한이윤을 꿈꾸는것이 현대 지적재산권 강화의 동기일 것입니다. 그러나 바로 무한복제의 퐁요가 바로 무한이윤을 불가능하게 하는 조건이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는 어리석은 탐욕에 불과하지요.

결국 실패하거나 성공을 하더라도 미다스 왕 처럼 굶주리게되는 Fool's Errand가 되겠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7/07/12 22:55
인형사/ 창작에 대한 인센티브를 공익과 어떻게 조화시키느냐는 사실 앞으로 생각해볼 여지가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의미에서 저작권은 복제기술의 발달에 대응해 만들어진 것이기도 하니까, 기술의 발달은 새로운 보호제도를 계속 필요로 할 가능성이 큰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인형사 at 2007/07/12 23:19
구텐베르그로 시작한 복제기슬이 지식의 상품화와 상품화 부정의 씨앗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는 것이 재미있는 현상이지요. 복제기술이 소수의 것일 떄 상품화를 가져왔고 보편화될 떄 상품화를 해체시키지요.

재산권 말고도 다양한 보상제도가 존재해왔지요. 페트론의 후원도 역사적으로 존재했던 보상의 형태이고. 학계는 인정과 지위로 보상을 해왔고요.

디지탈복제와 유전자 조작의 시대에 적합한 보상의 형태가 무엇인지에 관한 논의는 필요하지만 마치 재산권의 설정만이 유일한 대안인 것 처럼 생각하는 것은 문제이겠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7/07/15 18:32
인형사/ 창작과 복제기술의 결합 큰 경제적 가치를 갖고 있음은 분명한 이상 어떤 형태로든 가치에 비례하는 경제적 보상은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후원자나 주변의 인정 같은 불확실한 것은 이미 존재하는 기존의 권리를 빼앗는 데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Commented by 루시앨 at 2007/07/19 14:23
이렇게 늦게 답글달아서 죄송합니다.ㅠ

저 역시 "사다리 걷어차기"에서의 (sonnet님이 지칭하시는) 약탈 전략에 관심이 많습니다. 다만 아직 이론화는 커녕 많이 배워야할 상태입니다. 이제 막 정치학에 관심을 둔 학부생인지라 ^^;

다만 아쉬운것은, 지적 재산권에 관해서는 다들 '특수한 유형자산'으로 취급하려는 경향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지적 재산권에 관한 조약들이 직접적인 이해관계에 많이 있다보니 그런것 같기도 하구요.

답글은 많이 못달지만, 항상 sonnet님 블로그를 보며 많은 것을 배우고 있습니다. ^-^ 편안한 하루 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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