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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오쟁패 단상 #1: 正名
꼭 이번 건에 한정된 이야기는 아니지만, 이오공감 2.0 같은 시스템 변화가 처음 등장해서 사회적 문제를 일으켰을 때, "옛날이 좋았다. 되돌려 달라"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가치판단을 배제한 표준적인 정치학 용어로 그런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 있다.
그 단어는 반동분자(reactionary)이다.

진보적 변화와 퇴보적 변화 사이의 분기점은 보수적 부문과 반동적 부문들 사이에 존재하며, 이들 두 부문 사이의 선은 어떠한 변화도 존재하지 않거나 혹은 현상이 지속되고 있음을 나타내는 데 사용될 수 있다. 바꿔 말하면, 반동의 왼쪽에 존재하는 모든 사람은 보수주의자들조차도 진보적이다. 오직 반동주의자들만이 현상으로부터 이전에 존재하였던 어떤 것으로의 복귀를 원한다.

Baradat, Leon P., Political Ideologies: their origins and impact, Prentice Hall
(신복룡 외 역, 『현대정치사상(제5판)』, 평민사, 1995, p.42)



아마 이 이야기를 들으면 "나는 반동이 아니예요!"라고 외치고 싶어지는 사람이 적지 않겠지만 엄연한 사실이다. 익숙한 옛 것에 편안함을 느끼는 사람은 많다. 왜 사서 편안함을 버려야 한단 말인가? 특별히 편견을 갖고 있지 않다면 수구나 반동은 그렇게 이상한 것이 아니며, 사회에 어느 정도씩은 늘 있게 마련인 게다.

젊은 사람들의 비중이 높은 온라인에서 자기 입으로 스스로를 보수라고 주장하는 사람은 만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스스로를 반동이라고 자신있게 주장하는 사람은 아직껏 단 한 명도 만나본 적이 없다. 그만큼 가치판단의 영역에서 나쁜 의미로 해석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듯 싶다.

아아 반동을 반동이라 부르지 못하니 어찌 아니 슬프랴. 홍길동이 가출한 까닭도 이해가 간다.
by sonnet | 2007/05/25 12:53 | 블로그/일상 | 트랙백 | 덧글(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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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NOT_DiGITAL at 2007/05/25 12:57
사람들에게 있어서 중요한 건 단어의 이미지지 정확한 뜻 따윈 상관없으니까 말이죠.

NOT DiGITAL
Commented by poppy at 2007/05/25 13:02
나는 홍길동이 아니예요!
Commented by rumic71 at 2007/05/25 13:15
그야 '반동분자'는 '인민재판'의 대상이 되기 때문입니다.
Commented by 屍君 at 2007/05/25 14:33
진보면 어딘지 모르게 멋져보이고, 보수면 어딘지 모르게 고리타분해 보이고.. 이런 이유 때문에 꺼리고 있는 게 아닐까요. -_-;;
Commented by 안모군 at 2007/05/25 15:02
가까운 과거를 지망하면 반동이고, 먼 과거를 지망하면 급진주의자라 하지요.
Commented by 청야적월 at 2007/05/25 15:17
대한민국에는 아직 국보법이 존재하거든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7/05/25 15:28
먹오땡감 자체가 없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만.. 전 급진반동주의??
Commented by Cato at 2007/05/25 16:09
이오공감 1.0으로 돌아 가자고 청원한 블로거도 반동이 되었다는 것을 알면 의견을 철회할 수도 있겠군요^^ 대인의 명성에 너무 빌붙는 것 같아 송구합니다만 正名에 관하여 끄적여 둔 바 있어 다시 트랙백 합니다. (도주)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7/05/25 16:32
이글이 매우 정치적으로 느껴지는건 제가 오바하기 때문입니까?^^;;;
Commented by BigTrain at 2007/05/25 18:23
'"동무, 반동이야!" -> 모가지 데롱데롱'의 루틴이 워낙 철저하게 각인돼 있어서 그런 것 아닐까요. ^^;
Commented by Luthien at 2007/05/25 19:57
저야 이미 여기저기서 반동으로 찍힌 몸. OTL
Commented by 리어 at 2007/05/25 20:33
역사는 돌고돈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사회진화론을 믿으니까... 그런거겠죠
Commented by at 2007/05/25 20:40
혹시 이 글로 이오공감 2.0 영예의 1위를 노려보시려는 건..? (농담입니다)
Commented at 2007/05/25 21: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paro1923 at 2007/05/25 21:03
하긴, 자신의 평소 주장에도 불구하고 무의식적으로 '그때그때 달라요~'가
될 때가 있긴 하군요. 안모군 님의 댓글이 뼈아팠습니다...
(그래도, 왠지 인정하긴 싫... oTL)
Commented by 카린트세이 at 2007/05/25 21:07
요새 여기저기서 터지는 일 등에 관련한 제 시각을 곰곰히 따져보니 저야말로 수구 반동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Commented by 행인1 at 2007/05/25 22:14
어이쿠, 저도 이글루스 공화국의 발전을 저해하는 (잠재적)반동분자였군요.

반동하니 모모 [합리적 보수]에게 백낙청 교수가 했다는 "나를 밟고 앞으로 가라고 했지 뒤로 가라고 했느냐!"란 일갈이 떠오릅니다.
Commented by twina at 2007/05/26 00:00
여기서 놓치고 있는 사실은 포스트에서 사용하고 있는 반동이라는 단어와,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반동이라는 단어가 약간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암울한 과거를 지나온 한국이라, 반동이라는 단어는 약간 사회적인 의미를 더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부정적 이미지구요. 따라서 포스트에서 말하는 반동은 중립적이나, 사람들이 받아들이는 의미는 조금 달라집니다.
Commented by 미친고양이 at 2007/05/26 02:27
제가 보는 블로거분들이 몇 분 유탄을 맞아 쓰러지는 걸 보고 있자니 이 건에 대해서는 저는 반동적인 자세를 취할랍니다.ㅠ.ㅠ;;
Commented by 쿨짹 at 2007/05/26 05:49
히~ 어떤 변화는 좋고 어떤 변화는 싫어요. 그럼 어떻게 분류되는 걸까요??
Commented by deokbusin at 2007/05/26 08:21
저는 인터넷 상의 덧글논쟁에 참여하게 되면 사안에 따라선 수구꼴통 파시스트라고 미리 알려둡니다만, 역시 반동이라고 한 적은 없군요.--;;;;;
Commented by 들러갑니다 at 2007/05/26 09:04
sonnet 님의 주장과 달리 인용하신 책에 언급된 변화의 방향(진보-퇴보()에 대한 뉘앙스가 사전적인 의미 그대로인지가 좀 의심스럽군요. 국제적 저작권 및 재산권의 보호따위는 깔끔하게 무시되었다는 것은 빼버리고 소득세도 없고 환경 및 시장에 대한 책임도 없었으며 국내에서의 재산권 보호가 "상당히"강력했던 이른바 고전적 자유주의 시대 환경으로의 회귀를 꿈꾸는 신자유주의자들에게 "동무는 '반동'이야!!!"라고 하면...위험할까요?;;
Commented by 하이버니안 at 2007/05/26 17:27
'하늘 아래 새것이 있을 리 없다. "보아라, 여기 새로운 것이 있구나!" 하더라도 믿지 마라. 그런 일은 우리가 나기 오래 전에 이미 있었던 일이다.'
이렇게 보면 보수주의자를 제외한 모두는 반동입니다
어?!
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7/05/28 09:54
復古, 回古라는 용어도 있지 않습니까. :)
우리나라에선 남을 가리켜 "야 이 반동아"라고 하는 순간 자신은 저 스케일의 왼쪽 바깥으로 인천 앞바다까지 날아가버리게 되니... -_-;
Commented by 하이얼레인 at 2007/05/28 10:17
이래서 말하려고 했던 방향을 좀 생각하면서 봐야 할 필요가 있다는거지(최근 sonnet군이 어딘가에 쓴 댓글을 생각하면서 히죽히죽히죽 씨익 찔리지?)
Commented by ssn688 at 2007/05/28 13:14
"개혁적 보수"라는 궤변이 횡행하는 곳에서 반동이 호부호형을 못하는 슬픔은 어쩔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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