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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벌주고 봐서 깎아주고
전차개발 잡담 : 독일의 전차용 디젤엔진 탑재 계획(윤민혁) 에서 트랙백

기술개발과 소련식 인센티브에 대해서라면 역시 굴라끄 안에다 본격적 연구소를 차린다는 역전의 발상을 내놓은 샤라시카 시스템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을 것이다.

스탈린에게 과학은 연금술, 즉 새로운 것의 성취와 미묘하게 관련된 마술 같고 신비로운 세계에 불과하였다. 과학에 있어서 그의 최대 관심사는 조직 방법이었다. 그는 제대로 조직되게만 한다면 연구를 강제수용소에서도 수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사실 결과들은 그가 완전히 틀리지는 않았음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그는 위험하다고 생각하거나 자신의 교리주의의 무대에서 활동하지 않는 자들을 무자비하게 파괴하거나 숙청함으로써 이미 방대한 수용소의 인구는 더욱 늘어났다. 그들 중에는 국가의 가장 뛰어난 일부 과학자들도 포함되어 있었다.

생명을 건진 과학자들은 수용소나 샤라시카스(Sharashkas, 감옥연구소)에서 내무부의 제4특별부의 감독 하에 근무하게 되었다. 이 문제에 있어서 스탈린은 순전히 실용적인 자세를 취했다. 피수용자들의 세계관이나 정치적 견해는 모든 의미를 잃었다. 중요한 것은 신속한 결과였으며 이를 이룩하였을 때 스탈린은 약간 관대해질 수도 있어서 때때로 수감기간을 줄여주거나 석방하기도 하였다. 베리아의 기관은 감옥과 수용소에 있는 과학자들의 업무에 대해서 스탈린에게 지속적으로 보고하였다, 예를 들면, 1946년 5월 18일에 크루글로프(Kruglov)는 다음과 같이 보고하였다.

스타코비치(K. I. Stakhovich) 교수, 빈블라트(A. Y. Vinblat) 교수 및 공학자 테이펠(G. K. Teifel)을 포함한 한 죄수과학자들의 집단은 오랫동안 우리 고유의 터보프롭 엔진의 제작에 몰두하였습니다. 자신들의 이론적 연구에 작업의 기초를 두고 있는 그들은 TRD-7B 엔진의 제작을 제안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상임간부회의 명령서를 검토해주시기를 요망합니다.

그리고 1951년 2월 8일에 크루글로프는 다시 보고하였다.

1947년에 10년 형을 받아 복역중이던 아브람손(A. S. Abramson)은 경제적인 자동차 캬브레이터를 위한 새롭고 기발한 체제를 제안한 바 있습니다. ZIS-150을 시험한 결과 연료가 10.9% 절약되었습니다. 아브람손, 기계공학자 아르제바니제(M. G. Ardzhevanidze) 및 엔진제작자 쓰베트코프(G. N. Tsvetkov)의 징역을 각각 2년씩 단축해 줄 것을 제안합니다. 각하의 결정을 기다리겠습니다.

스탈린은 이를 승인하였다.

Volkogonov, Dmitri, Stalin: Triumph and Tragedy, 1st Ed., Grove Press, 1991
(한국전략문제연구소 역, 『스탈린』, 서울:세경사, 1993, pp.406-407)

연도를 보면 알겠지만 이 시스템은 비상수단으로 전쟁중에만 한 것이 아니다. 전쟁 전부터 시작해 전쟁 후까지, 베리아가 NKVD의 수장이던 기간 내내 계속되었던 정규체제였다. 수용소 안에서 완전히 독자적인 설계의 항공기를 몇 종류나 생산해 냈던 것만 보더라도 이 시스템이 정치범 기술자 몇 명의 재활용 차원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샤라시카 출신의 유명인사로는 투폴레프라든가 솔제니친같은 사람들이 있다.
by sonnet | 2007/04/27 01:24 | 과학기술 | 트랙백(2) | 핑백(3) | 덧글(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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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어부의 이것저것; Ju.. at 2007/09/28 21:15

제목 : 엔지니어의 동기; 소련
일단 벌주고 봐서 깎아주고는 스탈린의 굴라그가 무대다. 근래 읽은 책 '교양있는 엔지니어'(The Civilized Engineer, Samuel C. Florman, 문은실 옮김, 생각의 나무 간)에는 이런 얘기가 나온다. (소련의 엔지니어를 일하도록 자극하는 동기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후) 심지어 일은 그들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보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전체주의 사회에 살면......more

Tracked from 변태중년황금용마족 미르.. at 2009/08/20 20:42

제목 : 상중에 이런 소리 하기는 싫지만...
'과학자, 연구에 미쳐야' 'MB 주문'에 과학계 속앓이이 기사를 보자 이게 생각났다. - 혁이가 -P.S : 왜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2만 달러 시대에 알바생들이 시급 4000원도 다 못 받고 일하는지 알 수 있는 좋은 증거자료 같다. 후....more

Linked at 몽상을 담아놓은 곳 : 때리는.. at 2007/07/04 19:23

... 것이고 아무런 시정도 이루어지지 아니할 것입니다.대체 왜 그래야 하지요? 왜 피해를 보고 있는데도, 사정하고 애걸해서 그것을 시정받아야 하는 거지요? 이런 상태가 구 소련의 감옥연구소와 다를 것이 무엇이겠습니까. 국가가 무엇이길래 그 구성원에게 그런 피해를 강요하고, 마땅히 받아야 할 보상이나 피해구제를 마치 시혜를 베풀듯이 할 수 있는 것인가요.헌법에 ... 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7/09/27 16:52

... 산성이 좋아지기를 물 떠놓고 빌거나 여기저기 되는대로 쑤셔보기보다는 요소투입증대가 차라리 가망성이 있을 것 같다. 이 방법은 몇몇 나라에서 확실히 성공한 적도 있고 그 방법도 잘 알려져 있다. ... more

Linked at 玄武 서식지 2호 : 오래된 .. at 2008/11/08 01:28

... 불] 과학과 철학은 대립하는가 [노정태] (계속 추가..) 사이엔지 같은 이공/과학계 압력단체(....)의 설립 취지는 내가 기억하기론.. 윗선 마인드들이 하도 강철원수님 식이니 좀 덜 뜯어먹히고 살자는 소박한 소망이었는데 말이지.. 근데 테크노크라트나 종교인이나 윗선 되면 다 똑같을텐데..-_-; 뤼센코나 양산되지 않으면 다 ... more

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7/04/27 01:55
스딸린 동지가 일찍 서거하신 것은 련방 인민의 실로 큰 손실입니다.
동지가 10년만 더 살아 계셨다면 인터나쇼날 네뜨워끄는 련방에서 완성했을지도... :)
Commented by 기불이 at 2007/04/27 08:08
이것이 월화수목금금금의 원조로군요. 감방에서 월화수목금금금...
Commented by 功名誰復論 at 2007/04/27 09:13
소련에 이런 시스템이 있었는 줄은 이제셔야 알았습니다. 로봇 애니메이션에서 과학자들 잡아다가 강제로 무기 만들게 하는 악당 집단도 아니고 이거 참.
Commented by joyce at 2007/04/27 09:30
인민의 적들에게 연구조차 허락하시고. 역시 요시프 비사리오노비치는 자애로우십니다.
Commented by BigTrain at 2007/04/27 11:54
어찌보면 리버스 인센티브... ㅡㅜ
Commented by 어부 at 2007/04/27 12:18
제공한 인센티브는 그 특수 환경 하에서는 아~주~ 효과적이었다는 판단이 듭니다. 역시 대인배.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7/04/27 12:46
매끈한 후퇴익 4발프롭기의 아름다움을 전세계에 알린 투폴레프의 꿈은 수용소의 담벽 위를 자유롭게 날아다닌 어떤 새를 보면서 시작 되었으니...[????]
Commented by monsa at 2007/04/27 12:57
어이쿠 파워를 가진 사람이 개발자에게 어떤 기층의식을 갖고 있을지 이제야 알겠군요.
Commented by 행인1 at 2007/04/27 13:26
어이구, 정말 기불이님 말씀처럼 월화수목금금금이 따로없군요. 게다가 이건 여건이 안된다고 '못'할수도 없는 체제이니...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7/04/27 13:32
각하가 살아계셨더라면 련방은 10년을 더 싸울 수 있었드라는...[?]
Commented by sonnet at 2007/04/27 19:49
하얀까마귀/ 그건 국제부 소관입니까!

기불이/ 그도 그렇군요.

功名誰復論/ 그 악당들은 역시 대원수 동지를 벤치마킹한...

joyce/ 대원수께서 돌아가셨을 때 장례식장에 몰려들다 밟혀죽은 사람 어언 200인...

BigTrain/ 일단 보증금부터 박고 까나간다고 할까요.

어부/ 인센티브가 막강하다는 데는 저도 동감입니다. 뭔가 강하게 속은 느낌이 들지만.. 그게 소볘트 인민으로 태어난 원죄 아니겠습니까.

라피에사쥬/ 투폴레프 설계국은 통채로 수용소 안에 있었던 모양인데, 전원이 모두 죄를 지었다고는 볼 수 없는 바...

monsa/ 더도 덜도 말고 '일개미'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행인1/ '못'한다라... 말라리아에 걸려 공장에 나가지 않은 직공과, 그에게 진단서를 끊어준 의사가 모두 사보따쥬로 시베리아 25년 노역형을 받은 사례가 떠오르는군요.

あさぎり/ 각하 밑에서의 삶은 하루하루가 전투인 게죠.
Commented by 아이스맨 at 2007/04/27 20:03
...역시 대인배들....
Commented by sonnet at 2007/04/27 20:46
아이스맨/ 세계에서 제일 광활한 나라다운 데가 있죠.
Commented by paro1923 at 2007/04/27 23:53
분명... 대단하긴 대단한데... 뭐죠, 이 막장은...;;;
Commented by umberto at 2007/04/28 06:39
역시 독재자의 사고방식은 유사하군요. 비슷한 일은 박통시절에도 있었군요. 여기를 참고해 보시죠. http://zairai.egloos.com/2574888

다만 대인배가 되시기에는 스케일이 작으셨습니다. 강원도 막장이 아니라 그냥 '호텔행' 이었군요. 제가 보기에는 박통께옵서도 나름대로 스탈린 본좌 못지않은 '대인배적 호연지기'가 있으셨으나 소견좁은 대한민국의 소인배들이 그 '호연지기'를 감당하지 못한 것이 아닌가 합니다. 아~아~ 소견좁은 대한민국에 태어나서 정말 다행입니다. (ㅠㅠ 감격~)
Commented by 스카이호크 at 2007/04/28 09:30
세르게이 코롤레프는 샤라시카의 혜택도 받지 못했던 걸로 기억합니다만... 안습
Commented by sonnet at 2007/05/01 19:57
paro1923/ 아니... 참으로 소볘트스럽지 않습니까? 저는 이렇게 자연스러운 귀결이?!라고 느꼈는데요.

umberto/ 흠 재미있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으로 들은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린 것이라 직접 인용해서 사용하기는 곤란하겠지만, 사실 저정도는 그렇게 비정상적으로 들리진 않는군요(제가 이상한 건지...). '될때까지 무작정 조진다'라는게 한국에서도 아주 전형적인 매니지먼트 스킬이라고 생각합니다.

스카이호크/ 스푸트니크의 아버지 코롤레프라면 (맨 처음엔 아니었지만) 결국 대전중에는 샤라시카에 배치되지 않았나요? 투폴레프 설계국에 몸담았던 것으로 압니다만.
Commented by Designer♬ at 2010/01/17 18:51
이게 참 우울한 얘기이기도 하죠....
어쨌든지 아웃풋만 바라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긴 하지만요...

아, 아예 사면된 사람도 있습니다. 러시아 로켓 개발의 아버지인 코롤료프가 있죠.
물론 그의 사인인 심장 마비가 혹독한 시베리아 유배 생활로 인한 것이라는 루머가 있긴 하지만요...

공밀레의 역사를 봐온 저로서는 접어야 하나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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