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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총리 전용기 사건
ISBN:0743272234
2004년 10월, (이라크) 과도정부 총리 알라위는 부시 대통령에게 편지를 썼다. 알라위가 이라크 어디를 가든, 그는 옆구리에 "U.S. AIR FORCE"라고 써붙인 커다란 군용기를 이용해야 했다. 그는 이렇게 썼다. 이것은 그나 미국이 전달하고자 하는 자유로운 주권 이라크의 이미지와 잘 맞지 않는 게 아니지 않은가. 그가 그 자신의 비행기를 가질 수 없을까?

이 문제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회의까지 올라왔고, 부시는 알라위가 자기 비행기를 가질 수 있도록 해주라고 명백한 지시를 내렸다. 회의가 끝난 후 NSC 국방담당국장 프랭크 밀러는 합동참모본부의장 및 차장을 따라 나갔다.

"그렇게 해주도록 해 Make it happen"라고 합참의장 마이어스 장군이 합참차장 페이스 장군에게 지시했다.

여러 주가 흐른 후에도 밀러는 일의 진행에 대한 소식을 들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그는 합동참모본부에 있는 자기 상대역들에게 전화를 했다.

"아, 그 일은 잘 처리 됐습니다 Oh, it's okay."라는 것이 대답이었다.

"이제는 영국군이 그들을 실어나르고 있지요"

The Brits are flying them around now.

내가 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했군... 이라고 밀러는 생각했다. "아니 요점은 그게 아닙니다. 요점은 미 공군 대신 영국공군이란 게 아니예요." 요점은 알라위가 이라크 비행기를 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오, 알겠습니다 Oh. Got it"

다시 몇 주가 흘렀다. 그 계획은 이제 국무부에 가서 멈춰 있었다. 그들은 민감한 미국의 군사 기술이 외국 정부에게 이전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었다. 12월 말이 되어서야, 드디어 그들은 세 대의 C-130 수송기 꼬리에다 이라크 국기를 그려넣을 수 있었다.

Woodward, Bob, State of Denial: Bush at War, Part III, Simon & Schuster, 2006


예전에 코멘트를 달면서 이라크 총리 전용기 사건에 대해 한번 쓰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한동안 잊고 있다가 생각이 난 김에 포스팅해 본다. 이 글의 카테고리가 정치에 가야 할지 만담에 가야 할지 애매하지만, 이 일은 해프닝이라기 보다 미국이 이라크에서 겪고 있는 수많은 관료적 문제들의 어떤 전형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정치'에 놓는 것이 더 맞지 않나 생각한다. (사실 북핵협상과 관련되어서도 이 비슷한 이야기가 있기 때문에 마냥 웃어넘길 수도 없다)
by sonnet | 2007/03/30 06:06 | 정치 | 트랙백(1) | 덧글(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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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거센 義憤이 그의 가슴.. at 2007/03/30 08:22

제목 :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고 무책임한 일인지...
이라크 총리 전용기 사건 sonnet님의 블로그에서 트랙백. 최근에 知人이 보내 준 아래의 이라크에 있는 미군 contractor들의 행태도 역시 眼濕이긴 마찬가지인 듯 싶군요. 이들은 세포이 항쟁 같은 것은 역사 시간에 배우지 않았는지-_- 이런 면에서 일부러 하루에 이슬람인들처럼 메카를 향해 몇 번씩 땅에 엎드려 절을 하고 모스크에 들어 갈 때 총구를 아래로 향하고 들어 가는 것을 자연스레 하고 있어 현지인......more

Commented by Cato at 2007/03/30 08:25
정말 眼濕이군요. 밥 우드워드는 [Secret Man]을 보고 얄미워서 책을 더 이상 안 볼까 했는데 sonnet님의 글을 보니 다시 지름신이 발동할 것 같아 두렵네요.

또 트랙백도 신고합니다. 전 이슬람의 특수성 강조에 넌더리를 내는 사람이긴 합니다만, 그래도 상대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나 상식도 결여된 것이 (유감스럽게도) 현재 미국 행정부의 상태인 것 같군요-_-
Commented by 觀鷄者 at 2007/03/30 10:07
미국의 뜻을 따라도 C-130이 한계인가요...orz
Commented by 행인1 at 2007/03/30 12:58
"그 일은 잘 처리 되엇습니다. 영국군이 실어나르고 있지요"라.....

정말 OTL 밖에 안나오는군요. 그런데 북핵 관련해서 저러면 정말 초난감....
Commented by 십전대보탕 at 2007/03/30 13:07
벌써 북핵 계좌 이체 관련해서 한번 난리쳤잖습니까
Commented by 볼리바르 at 2007/03/30 14:00
역시 좀 더 친절하고 상세하게 지시하지 못한 쪽이 나쁜겁니다(웃어도 웃는게 아니야).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7/03/30 16:11
가끔은 저게 문화적 이해의 문제가 아니라 그냥 '생각없이 일을 처리해서' 나타나는 사건 같습니다. (실무쪽으로 넘어가면 그들끼리 사안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도 맞겠네요. 저걸 넘겨주려는 관료들도, 부탁받는 영국애들도 저기에서 맞장구를 치며 '그래 우리가 실어날라주면 되겠구나!!'해선 안되는건데 말이죠.. -_-;;)
Commented by sonnet at 2007/03/30 16:45
Cato/ 사실 저 이야기는 어떤 면에서는 그렇게 이상한 것만도 아닙니다. 10월에 요구가 들어와서 12월에 처리가 되었으니 두 달인데, 저런 예외적인 요구를 처리하는 프로세스가 대통령 선까지 올라가서 집행되는데 두 달은 관료기구의 속성으로 보면 사실 그렇게 긴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미국의 거대한 관료기구는 어떤 일을 잘 해내는 것보다도 대국의 루틴워크를 큰 사고치지 않도록 서로 잘 견제하며 일하도록 설계된 것인데, 한 나라를 뽀갰다가 바닥부터 새로 만든다 같은 비일상적인 대역사를 시키니 조직 사방에서 희비극이 일어나는 게 오히려 정상인 것 같습니다.

觀鷄者/ 사실 합참에 일을 맡긴 이상, C-130이 나오는 건 어쩌면 당연한 것 같습니다. 설마 국내선 쓰라고 C-17을 주겠습니까 ^^

행인1/ 저런 에피소드니까 우리에게까지 알려질 수 있는 면도 크지요. 사람이 개를 물어야 뉴스가 되니.

십전대보탕/ 그것도 좋은 사례인 것 같습니다.

볼리바르/ 하하하. 부시 입장에서야 명확하게 지시를 해 준 것 같은데요. 워낙 관료제의 파이프라인이 길다 보니까 중간에서 어딘가 잘못되는 건 사실 인지상정인지도요.

라피에사쥬/ 에이 위에서 다 생각이 있겠지. 까라는 대로 까자... 벙어리3년, 귀머거리3년이 보신탕의 왕도다... 뭐 이런 것이 아닐런지.

Commented by 윤민혁 at 2007/03/30 21:46
두 달 만에 처리된 것 자체는 신기할 게 없고 오히려 빠르다면 빠르달 수도 있을지도요. 도리어 두 달 사이에 미군과 영국군 사이에 임무교대(...)가 있었다는 게 더 어이없는 일 아닐까요? 자국군끼리도 아니고 외국군에게 외국(인지 속국인지) 국가원수에 대한 의전 문제를 이관하는 데 그 정도 시간밖에 안 걸리다니.
Commented by 됴취네뷔 at 2007/03/30 22:36
C21같은거(리어젯35)를 쥐어주는것도 나쁘지 않았을듯 한데 말이죠..
Commented by 길 잃은 어린양 at 2007/03/31 10:17
놀라운 업무 처리로군요. 중간의 의사결정 과정을 모르긴 하지만 웃기기는 웃기는 일 입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7/04/03 08:33
윤민혁/ 미군이나 영국군이 이라크 총리를 실어날라 줘야 할 짐짝 정도로 생각했다면 의전 따위는 한방!

됴취네뷔/ 일국의 총리가 타기엔 너무 작지 않나요? 다른 중동 산유국들의 국가수반이 타는 비행기를 생각해보면, 그런 걸 주면 주고도 욕먹을 것 같은데요.

길 잃은 어린양/ 현실이 만담보다 더 웃기다는 게 비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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