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에르 제마엘 사건(teaser)에서 셀프 트랙백


위는 작년 11월 21일 무장괴한들의 총격을 받고 사망한 레바논 산업장관 피에르 제마엘이 타고 있던 차이다. 피격 당일 제마엘은 평소 타고 다니던 자신의 방탄 BMW를 놔두고 선팅된 저 차를 손수 몰고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사고 차량의 뒷좌석에 두 명의 보디가드를 태우고 나갔던 것으로 보아 그가 위협을 전혀 느끼지 못해 이 차를 타고 나갔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오히려 위험이 컸기 때문에 방탄 BMW는 미끼로 돌리고 이 정도면 눈에 덜 띌거라고 믿었을 가능성이 크다. 설마 팔랑헤의 제마엘이 KIA를 탈까?

2005년 2월 14일, 레바논 전직 총리 라피크 알-하리리는 (리모컨 폭탄을 저지하기 위한) 방해전파 발생기까지 갖춘 방탄 리무진에 앞뒤로 여러 대의 경호차량을 붙이고 다녔음에도 불구하고 약 1톤의 폭약을 실은 트럭의 공격을 받고 폭사하고 말았다. 장비가 좋은 정도로는 공격을 막아낼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나 잔꾀도 피에르를 구하지는 못하였다. 흔하다는 한국차로 바꿔타고 나갔음에도 표적을 정확히 노려 해치운 것으로 보아 범인들은 피에르가 있던 건물을 오래전부터 감시하고 있었거나, 그의 측근 중에 끄나풀을 두고 있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는 범인들이 잘 방어되는 표적을 해치울 수 있을 만큼 정교한 공격계획을 세우고 집행할 수 있는 프로임을 시사한다.


참고
레바논에 국산차 ‘붐’ (교통신문, 2005년 8월 1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