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세계 대전 이후 이스라엘은 당시 팔레스타인의 땅에 미국의 지원을 동반한
무력을 통해 무단으로 이스라엘 자치구를 세웠습니다.
당시 팔레스타인은 이집트를 포함한 다른 중동 나라들의 도움으로
손쉽게 땅을 되찿을수 있을줄 알았으나 수년에 걸친 전쟁은 중동 연합국의 패전으로 이어지고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의 직접적인 간섭을 받는 식민지가 됩니다. (가가호호)
맥마흔 선언..
영국이 1,2차 세계대전 중 중동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아랍인 국가의 건립을 보장함.
(구체적으로는 원주민의 생활권. 나라의 존재를 세계 최강대국 중 하나가 보장)
같은 목적으로 유대인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같은 지역에 유대인 국가 건립을 약속함.
(새로운 토지 개념, 진정한 의미의 국가 건립) (가가호호)
위 인용문들은 원래는
이곳에서 벌어진 토론의 일부인데, 상대가 간단히 납득될 것 같지도 않은 상황에서 남의 블로그에서 제3자와 시끄럽고 길게 여러 개의 덧글을 달아가며 논쟁하기도 마뜩치 않아서 내버려두다 가져온 것이다.
위 글의 논지를 잘 살펴보면 "현재 이스라엘이 있는 자리에 팔레스타인 독립국이 생겼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란 관점이 깊게 깔려있다. 그러나 그것은 하나도 당연하지 않다. 좋게 말해서 그럴 수도 있고 안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
현재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이스라엘이 건국될 당시(1948) 그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거나 그 후손인 것은 맞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살던 땅이라는 점만으로는 그 땅에 팔레스타인이라는 이름의 독립국이 생겨야 하는 이유로서는 충분치 않다는 것이다.
특히 그 지역의 역사적 배경이나 20세기 전반에 일어났던 중동지역의 여러 사건들을 고려해볼 때 그곳에 신생 팔레스타인 독립국이 세워져 유지되었어야 할 이유는 생각보다 약하다는게 내 시각이다.
이는 내가 그 지역에 팔레스타인 대신 이스라엘이란 나라가 생겨야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게 받아들인 사람은 현재 그곳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이란 프리즘만 갖고 20세기 전반의 상황을 넘겨짚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한다.
또한 혹시 있을지 모르는 난독증 소유자를 위해 밝혀 두자면, 나는 팔레스타인 독립국이 "세워지지 말아야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아니다.
내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현재 그 지역에 위치한 국가들의 국경선을 모두 그대로 둔 채, 거기서 이스라엘이란 이름만 지워버리고 대신 팔레스타인이라고 적어놓는 것이 1948년 혹은 1948년을 전후로 한 수십 년 사이의 어떤 시점에서 자연스럽고 유일무이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가정하는 것은 정말 뭘 모르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주장이란 것이다.
설령 1차 중동전에서 아랍측이 대승을 거두어 유태인들을 몽땅 지중해 바닥에 쓸어넣었다 하더라도 그곳에 이상적인 팔레스타인 독립국이 자리잡았을 것이란 보장은 없다. 예를 들어 그 지역은 大요르단 혹은 大시리아의 일부일 수도 있고, 왕년에 나세르가 꿈꾸었던대로 통일아랍공화국의 일부일 수도 있는 것이다. 사실 그러한 주변국으로의 합병이 설득력을 가질만한 많은 이유가 있다.
비슷한 질문으로는 과연 요르단이란 국가가 세워져야 할 역사적 정당성이란 게 있느냐란 것에 의문을 가져볼 수 있다. 사실 요르단은 20세기 전반 해당 지역에서 벌어진 몇몇 정치적 사건들이 뜻하지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건국자가 꿩대신 닭이라도 건지자는 판단에서 세운 나라여서 그 설립에 역사적, 민족적 정당성을 찾기란 상당히 어렵다.
지금도 요르단에는 팔레스타인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인구의 과반수가 넘는다. 요르단 왕가는 베두윈 유목민들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고, 정치적으로 팔레스타인계 요르단인은 강한 견제를 받고 있다. 이렇게 보면 이상적인 팔레스타인 국가란 것은 이스라엘 영토를 소유해야할 뿐 아니라, 사실 요르단의 상당 부분을 합병해야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물론 이제와서 요르단 강 동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과 서안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합쳐서 하나의 나라를 만들었을 때 이들이 잘 융화해서 살아갈 것 같냐고 묻는다면 글쎄요라고 대답할 수 밖에 없다. 사실 그것은 또 다른 문제다.
다른 의문으로는 레바논이 왜 시리아에서 분리 독립되어야 했는가라는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여기에 대한 한 가지 답은 레바논 지역의 기독교도들, 특히 마론교도들이 독립국을 가져야 할만한 정체성이 있다는 것이 되겠다. 그러나 실제로 그어진 레바논의 국경 안에는 독립 당시에도 이미 무슬림이 인구의 절반에 육박할 정도였고, 지금은 더 많아져서 무슬림이 확고한 다수라는데 마론파들 조차도 별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민족이나 집단의 정체성이 독립국이 되느냐 되지 말아야하는 중요한 요소라면 현재의 레바논 국경을 더 좁게 그어서 기독교도들의 국가로서의 레바논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는 것이 좋았을지도 모른다. 특히 이러한 기독교도와 무슬림 간의 종파대립이 후에 잔혹한 레바논 내전의 원인이 되었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더욱 그렇다.
사실 팔레스타인인이 자신들의 민족정체성을 강하게 자각하게 된 것은 오히려 이스라엘 건국 이후의 일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 이 이야기는 또 하면 길어질 게 뻔하므로 생략하지만, 예를 들어 인디파타가 왜이렇게 늦게 일어났는가를 다르게 설명할 수 있을까? 그런 봉기가 왜그렇게 늦게 일어났는가?
이런 이야길 길게 해본 이유는 한국인들의 경우 팔레스타인 문제를 일제시대에 대한 자신들의 인식과 오버랩해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거기에는 일정한 유사점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다른 점이 너무 많아서 그러한 이해는 상당한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기 때문이다.
한국인, 일본인, 중국인은 확고하게 구분되는 언어나 문화를 갖고 있을 뿐 아니라, 현재의 자기 영토에 수백년 이상 계속되어온 독립국을 갖고 있었다. (변경의 영토가 줄었다 늘었다 하거나, 영토분쟁의 소지가 있는 지역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수도와 핵심지역을 포함한 독립국의 역사가 오래되었다는 것은 확고하다)
그러나 팔레스타인인이 주변국인들 이집트인, 시리아인, 요르단인, 레바논인 등과 그렇게 확고한 종교, 언어, 문화상의 차이를 갖고 있냐고 하면 그것은 그렇지가 않다. 팔레스타인인과 요르단인의 차이란 결국 한국인과 일본인의 차이라기 보다는 경상도인과 전라도인의 차이에 더 가까운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인용해온 글의 작성자는 영국이 아랍의 반란을 후원하면서 "지금의 팔레스타인 지역에 아랍인 국가의 건립을 보장"했다고 주장하는데 그건 틀린 이야기이다. 당시 반란을 일으켰던 아랍 세력은 지금의 사우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이라크, 쿠웨이트를 합친 거대한 지역에 자기 나라를 세울 수 있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생각한 것이지 팔레스타인 지역에 쬐끄만 아랍국가를 세운다고 생각한 것이 아니었다.
당시 아랍의 반란을 지휘했던 파이잘은 메카(현재의 사우디아라비아)에 근거를 둔 세력이었는데, 1차대전이 끝난 직후에 시리아의 왕을 칭하다가 프랑스군에 패해 쫓겨나고, 몇 년 후에는 영국에 의해 이라크 왕으로 옹립된다. 파이잘의 작은형 압둘라는 동생의 원수를 갚겠다고 프랑스군을 치러 북상하다가 보니 영국과 프랑스군이 너무 강한 것 같아 포기하고 현재의 요르단에 눌러앉아 요르단 왕국을 세운 경우이다.
아무리 무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중국인을 일본의 왕으로 책봉한다거나, 중국인이 한국왕을 칭한다거나 하는 일은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당시의 아랍세계에는 어렵지 않게 그것이 가능했다. 그러니 현재의 국경이 그 당시에 대단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