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새로 산 책들이라 본 포스팅에는 대단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Fursenko, Aleksandr A., Naftali, Timothy,
Khrushchev's Cold War: The Inside Story of an American Adversary, New York: W. W. Norton, 2006
레지던트 이블™에서 막 튀어나온 좀비 같은 엄청난 뽀쓰의 표지 한 장으로 이번 구매목록의 히트작 수위를 거머쥔 괴력의 신간입니다.
사실 저는 니키타 세르게예비치 동무에 대해 잘 아는 편은 아닙니다. 그를 직접 다룬 책은 기껏해야 스트로브 탈보트의 『회고록』 구판과 볼코고노프의
『크렘린의 수령들』을 읽어본 정도? 그외는 농업개혁과 경제정책, 냉전, 중소분쟁, 쿠바 위기, 군사혁신과 미사일 만능론 같은 개별 주제들에 대한 책에서 얻은 지식들의 조합인 셈입니다.
이 책이 그에 대한 상스럽고 예측불허의 럭비공이란 저의 인상을 어떻게 바꾸어 놓을 것인가가 기대됩니다.
Erickson, John,
The Road to Stalingrad: Stalin's War with Germany, Volume One, London: Weidenfeld & Nicolson, 1975
에릭슨 영감님이 쓰신 전설적인
독소전위대한 조국 전쟁 통사입니다.
(정확히 말하면 제가 구입한 것은 1999년에 예일대학 출판부에서 인쇄한 복간본)
이 책의 무서운 점은 저자가 1974년에 썼던 책을 20년이 흐른 1993년에 재간하면서 "세부적인 자료는 더 나왔을 지언정 내 책의 내러티브는 여전히 유효하다"라며 개정판을 쓰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보통 이런 짓을 하는 사람은 대가이거나 낯짝이 엄청나게 두껍거나 둘 중 하나지요.
소련이 해체되면서 엄청난 양의 구소련 자료들에 접근이 가능해진 결과, 냉전시대에 쓰여진 2차대전 통사는 거의 대부분 건너뛰고 읽기 시작하는 것이 나을 정도인 상황이 왔습니다.
(물론 한국에는 1970년대와 80년대 전반에 들어온 일어 중역판의 2차대전사 몇 권을 소시적에 읽은 것을 갖고 2000년대 중반이 되어서도 조자룡 헌창질하는데 활용하는 분들이 여전히 대세인 상황이지요) 네에, 이런 책을 1999년에 재판한 출판사나, 2007년에 구입한 저 같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미 30년도 넘었군요.
사실 저는 이 책을 10년쯤 전에 봤습니다. 저처럼 사야 할 책의
후보목록 큐에 이미 1천권 넘는 책이 내림차순으로 정렬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이미 한 번 본 책을 좀처럼 사게 되질 않는데, 작년에 양대인의
The Soviet High Command 서평을 보고 결단을 내려 Urgent Queue로 끌어올린 끝에 구입한 것입니다.
사실 저는 자신만의 책 선택 기준이 있기 때문에 딴 사람들의 서평이나 책지름 포스팅에서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편입니다만, 우마대칸과 양대인, 백선호좌의 책 구매/소개에는 자극을 종종 받습니다. 일정량 이상 책을 사본 사람이라면 어떤 사람이 사들이는 책은 그 사람의 수비범위나 책 감식안을 반영한다는 것을 분명히 느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언젠가는 다른 사람들에게 긍정적 영향을 주는 독서생활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군요.
Garthoff, Raymond L.,
The Great Transition: American-Soviet Relations and the End of the Cold War, Washington, DC: Brookings, 1994
레이건 행정부에 시작된 신냉전에 관한 책으로 필자는 SALT I 협상단 및 CIA의 국가정보평가국(ONE)에서 일했고, 후에 불가리아 대사를 역임한 미 국무부의 소련통입니다.
목차를 보면 신냉전기를 새로운 대결, 신데탕트, 냉전종식기의 세 시기로 나누고, 각 시기의 쟁점을 미국과 소련 양 국의 측면에서 고찰한후 이를 종합해 회고와 전망을 결론으로 제시하는 구성을 취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세하고 체계적인 목차의 구성은 이야기 흐름을 중시하는 넌픽션식 구성과 대조되는 전형적 학술/분석서의 그것이죠. 이 시기는 아직 FRUS같은 권위있는 사료집들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가야 할 길이 멀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미뤄두기에는 너무 흥미로운 시대입니다.
Karpin, Michael I.,
The Bomb in the Basement: How Israel Went Nuclear and What That Means for the World, New York: Simon & Schuster, 2006
이스라엘의 핵 개발사에 대한 책입니다.
이 분야에는 Avner Cohen의
Israel and the Bomb이 유명해서 읽어보았는데, 이 책은 내용은 탁월하지만 이스라엘의 핵무기 개발사라기 보다는 이스라엘의 핵개발을 둘러싼 미국과 이스라엘의 교섭사라는 쪽이 더 정확한 느낌이었습니다. 이스라엘 자신이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관점이라는 것이 공개적으로 이야기되기 쉽지 않았을 테고, 그런 문제를 기밀해제되는 미국측 공문서에 의지해서 서술하는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좀 아쉬웠던 부분들을 보충할 수 있을까 해서 산 책입니다. 결과가 어떨지는 읽어봐야 알겠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