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국주의적 사고방식의 극치(히요) 에 트랙백
이 글의 필자는 놀라울 정도로 방어적인 입장에서 글을 읽는 모습을 보여준다.
혹시나 자신이 상대의 변설에 넘어갈까봐 여섯 항목이나 되는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대비하고 나서 글을 읽는다는 것이다. 물론 이 체크 리스트는 모두 해당 글의 예상되는 주장에 반대하기 위한 것 뿐이다.
일반적으로 비판적 글읽기는 바람직한 습관이다. 그러나 비판을 위한 비판에 목을 매게 되면 상대의 주장 중 긍정적인 측면을 기계적으로 무시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 글은 전형적인 그러한 사례 중 하나다. 필자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이 이미 읽은 글 안에 산재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례들은 깨끗이 무시되고 있다.
“원래 안전보장이라고 하는 것은 할 수 있는 데까지 완벽하게 해 두는 것이 맞는 답입니다.” (김재창)
안전보장은 ‘군사력 강화, 전투력 우위’ 로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정치협력과 경제협력을 통해 얼마나 ‘침략동기’ 를 약화시키는가의 여부가 안전보장과 더 밀접하게 관련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침략하는 것보다 현상을 유지하며 원조받고 경제협력하는 게 더 이익이라면 전쟁을 할 이유가 없으니까. 그러나 위 글속의 인터뷰이는 전투력의 압도적인 우위가 곧 안전보장인 것으로 서술하고 있다. 그렇게 치자면 ‘할 수 있는 한 많은 돈을 국방비에 쏟아부어야 한다’ 는 주장도 가능할 것이다. 군국주의로 치닫자는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니라면, 안전보장은 전투력의 압도적 강화 보다는 정치/경제적 접근으로 풀어야 한다. (히요)
국가는 군사력 이외의 여러 가지 수단으로 안전보장을 강화할 수 있다. 그렇다면 직접적인 군사력 이외에 국가가 가진 어떤 수단들이 안전보장을 위해 사용될 수 있을까?
예를 들어 인구나 경제력은 안전보장을 위한 수단이 될 수 있다. 많은 국가는 전쟁이 예상되거나 전쟁이 시작되면 예비역을 소집해 인구를 병력으로 바꾸고, 평시 경제력을 군수생산 및 전쟁수행에 적합하도록 전환해 군사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 즉 동원체제를 준비해두고 있다.
중요한 것은 이들은 잠재적인 힘이긴 하지만, 실제 발휘되기 위해서는 군사력의 형태로 전환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적이 매우 짧은 시간 안에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다면 이러한 잠재력을 발휘할 기회를 잃어버리게 된다.
넓은 영토와 큰 인구를 갖고 있을 경우, 침략자를 소모전으로 이끌어 패배시킬 것이라고 위협할 수도 있다. 침략자는 소모전에 말려들어 입을 피해가 너무 크다고 생각되면 전쟁의욕을 잃어버릴 수 있다. 중국의 인민전쟁 전략 등은 이러한 개념을 구체화한 것이다.
그리고 외교 및 동맹관계를 들 수 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동맹국 및 지지국들의 군사력과 생산력을 나의 안전보장을 위해 빌려올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어떤 국가를 공격했을 때 강대국이 개입해 그 나라를 도울 것이라고 예상되면 승리의 희망은 낮아지게 되고 침략은 억제된다.
이 모든 기타 수단은 보다 정교한 안전보장을 위해서 국가의 기본적 자위수단 -군사력- 을 보완하는 수단에 불과하다. 그러나 이들이 군사력을 대체할 수 있는 대체재는 결코 아니다.
안전보장은 군사력
만 갖고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안전보장을 위한 1차적이고 가장 중요하며 압도적인 비중을 갖는 것은 역시 군사력이다. 극소수의 예외를 빼고, 대부분의 국가는 자국의 안전보장을 위해 절대적으로 군사력에 의존한다.
따라서
정치협력과 경제협력을 통해 얼마나 ‘침략동기’ 를 약화시키는가의 여부가 안전보장에 군사력보다 더 밀접한 요소란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도대체 어느 나라가 '잠재적 위협의 침략동기 약화'를 군사력보다 앞선 안전보장 수단으로 내걸고 있단 말인가? 그 나라의 이름을 알고 싶다.
포인트 1. "군국주의로 치닫자는 시대착오적 발상이 아니라면,"이란 말이 밑도끝도 없이 등장했다는 데 주목하자. 뒤에서 다시 확인하겠지만 이 필자는 자기 생각과 다른 주장은 몽땅 다 군국주의(?)로 몰아가려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다.
포인트 2."그렇게 치자면 ‘할 수 있는 한 많은 돈을 국방비에 쏟아부어야 한다’ 는 주장도 가능할 것이다."란 주장도 기묘하다. 김재창 장군은 이런 주장을 한 적이 없다. 오히려 반대로 한미연합사 체제는 국방비를 많이 쓰지 않으면서도 우리 안보를 보장하는 지극히 효율적인 체제이므로 없애면 안된다란 이야길 하고 있다. 이 또한 군국주의라는 페인트칠을 하기 위한 수법의 일환일까?
“우리 국군이 북한하고 비교해 보면 어떤 면은 강하고 어떤 면은 약한 데도 있습니다.” (김재창)
국군이 북한군을 압도하는 상태가 아니라는 말을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의 문제는 ‘어떤 점이 약한가’ 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다. 약한 점이 있다면 그 부분의 강화에 대해서 주목해야 하니까. 그러나 어디가 약한지는 말하지 않는다. 말할 수 없겠지 -_-;; 그렇다면 지난 수십년간 그거 강화 안하고 뭐했냐는 비판에 직면해야 할테니 (...)
그리고 나오는 논리가, 북은 무력적화통일전략이라 군비 많이 썼는데 우리는 평화통일노선이라 많이 못썼단다. 하지만 스스로도 인정하다시피 전체적 액수로는 우리 나라가 더 많이 쓰고 있다. 노선이 어쨌건 더 많이 썼는데 더 강해야지. 더 강하지 못한 점이 있다면 그걸 지적해 강화해야 하고. 정확한 문제점과 개선을 도모하지 않고, 단순히 ‘북한을 쉽게 보지 말자’ 는 얘기만 두루뭉실하게 하고 있다. (히요)
어디가 약한지 말하지 않는다라고 하는데 사실 본문에서 김재창 장군은 그 점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러나 정말 북한이 한판 벌이기 위해서 덤벼들 때는 아주 강력한 억제력이 필요합니다. 핵을 가져올지도 모릅니다. 미사일로 덤벼들지 모릅니다. 우리가 지금 그런 핵하고 싸울 능력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또 미사일 방어 체제도 우린 없습니다. 그렇지만은 덤벼들어도 좋다 할 정도의 억지력을 행사하려면 미군을 끌어와야 하는데, 그러려면 미군의 전투력이 한국군보다 압도적으로 우세한 것이 들어와야 합니다. 그래서 거기에 대비해서 미군 대장을 사령관으로 위임해 놓은 겁니다. 약속시켜 놓은 겁니다. 핵무기와 탄도미사일은 전형적인 비대칭 전력에 속한다. 비대칭 전력은 이를 확보하는데 드는 투자 보다, 이를 무력화하는데 필요한 투자가 훨씬 크거나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유형의 군사력을 말한다. 한 쪽이 핵무장과 같은 재래식 무기와 차원을 달리하는 비대칭전력을 확보했을 경우 단순히 총액 숫자 하나 덜렁 나오는 군사비 투자 누계 등으로 전력이 앞서 있다고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을 잃게 된다.
그럼 우리도 대응 핵무장을 하면 되지 않을까?
우리는 북한 같은 국제사회의 부랑아가 아니라, 핵무기비확산조약(NPT) 가맹국으로 국제적 의무를 적극적으로 준수하는 국가이기 때문에 북한의 핵무장에 대응 핵무장에 나서지 않고 있다. 이는 냉전당시 유럽의 최전선으로 수백 발의 핵탄두를 얻어맞을 것이 확실시되었던 서독과 비슷한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다. 서독은 NATO의 일원으로 미국의 핵우산에 의존하는 안보전략을 갖고 있었다.
특히 북한은 엘리트를 다 군에 보냈는데 우리나라는 아니라는 언급은 문제가 있다. 나라 안의 인재들이 다 군대로 가는 건 군국주의 국가나 그런 것이다. 인재일수록 사회 시스템 내부에서 사회에 공헌하는 국가로 나아가야되는데, 저 인터뷰이는 군국주의 국가로서의 군팽창을 북한과 대결하는 구도로 말하고 있다. (히요)
세상에 이런 멍청한 소리가 또 있을까?
김재창 장군이 북한은 엘리트를 군에 우선적으로 보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으니
"우리도 엘리트를 군에 우선적으로 공급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라도 하고 있는가? 전혀 그런 이야기가 아니지 않은가.
북한은 공개적으로 선군정치를 표방하는 전형적인 군국주의 병영국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 전체적으로는 비효율적일지 모르지만, 유사시에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장점도 있다.
우선 본문에서 지적된 것처럼 사회 엘리트들이 군에 우선적으로 공급된다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또한 극단적 폐쇄사회이기 때문에 방첩 및 기밀유지에 있어 다른 나라들과는 비교할 수 없게 유리하다. 예를 들어 미 하원 정보위원회는 북한에 대한 정보 수준이 "수치스러울 정도로 빈약"하며 신뢰할 수 있는 정보원을 거의 갖고 있지 못하다고 인정하였다.
그리고 군사목적으로 필요한 토지나 시설의 수용이 매우 쉽고, 보상 등도 당연히 신경쓰지 않는다.
김 장군의 이야기는 한국군이 해결하는 데 애를 먹는 몇 가지 분야에 있어 북한체제가 상대적으로 강점을 갖고 있음을 지적한데 불과하다. 그러나 그것이 북한을 모방하자는 주장으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포인트 3. 다시 한번
"군국주의 국가로서의 군팽창"이란 말이 밑도끝도 없이 등장하였다. 도대체 김재창 장군의 발언 중에 군팽창을 요구한 내용이 어디 있는가?
“우리가 먼저 송악산 공격한 적도 있고… 그러나 북한이 주로 남침했고, 우리가 뭐 침략 기회를 가진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김재창)
이 뭔 모순된 말씀이지. 먼저 송악산 공격 한 적 있대며. 그런데 우리가 침략 기회를 가진 적은 한 번도 없다는 건 뭔 말씀인지…. 그리고 누구나 아는 얘기지만 우리 나라도 북한에 간첩이고 무장공비고 납치고 교전이고 하는 사건을 먼저 걸기도 한다. 그런 걸 은폐하고 북한에 도덕적 책임이 있고, 그쪽이 나쁘다는 식의 서술은 ‘정당성 싸움’ 일 뿐 사태분석이 아니다.
만약 누가 더 많이 싸움을 걸고 누가 공격의사를 더 많이 보이는가를 말하고 싶었다면, 남측이 먼저 건 분쟁이 몇 회이며 북측이 먼저 건 분쟁은 몇 회인지를 정확히 밝히는 편이 더 나을 것이고, 공격은 먼저 한 적이 있었지만 침략 기회를 가진 적은 없다 -_-;; 는 말이라면 공격과 침략의 차이가 뭔지도 설명해야 할 것이다. (...말장난같다. 우리가 하는 공격은 국경분쟁, 저들이 하는 것은 침략.) (히요)
전형적인 말꼬리잡기에 불과하다.
이 점은 내가 명쾌한 답을 제시해줄 수 있다. 북한은 1950년 6월에 전면적 공격에 나서 낙동강 이남의 좁은 지역을 빼고 남한 전토를 장악하는 기회를 가졌다. 이것은 소규모의 교전이나 국경분쟁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남한은 한국전쟁 이전이건 이후건 전면전의 기회를 가졌던 적이 단 한번도 없다. 남한이 북한을 침공해 평양을 점령한 적이 있었던가?
즉 스코어는 남한:북한=0:1 이다. 은폐하고 뭐가 어디 있는가?
군부대를 공개하지 않는 문제에 대해서도 모순이라 주장하는데, 저 인터뷰이의 앞선 주장을 보면 우리가 북한보다 얼마나 강한지 확인하고 안심하고 싶어한다. 그게 전쟁 억제력이라고. 그럼 북한이라면 ‘우리가 너네보다 이만큼 약해’ 라는 걸 보여 주고 싶겠는가? 모순이 아니라, 바로 저 인터뷰이가 가진 ‘국방력 경쟁’ 의 사고방식의 연장선상에서 북한도 공개하지 않는 것이다. (히요)
크...... 북한 지도부의 머리 속에 들어왔다 나왔나 보다.
군 부대 상호 방문이나 시찰은 군사적 신뢰구축조치의 전형적 형태이다. 그리고 이 다음 단계로 군비통제협상과 그 실천을 담보하기 위한 현장사찰이 이어지게 된다.
미국과 소련 혹은 미국과 중국 등이 관계를 개선할 때도 이와 같은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이루어졌다. 나는 앉아서 구만리 보는 사람이 아니라 북한이 왜 군부대 공개를 하지 않는지는 오직 추측만 할 수 있으나, 그들이 지금까지 긴장완화나 군사적 신뢰구축조치를 위한 전향적 자세를 보이고 있지 않음은 분명하다.
핵에 대해서 “그 다음에 돈이 없으면서 핵미사일 자꾸 개발하는데 왜 거 돈 쓰느냐 이거 참 이해를 할 수 없습니다. 그게 미국을 공격하기 위해서 한다는데 그건 안 된다는 걸 자기들도 잘 알겁니다. 그러니까 이거 이해가 안 가는 부분입니다.” 라고만 서술하고 있다.
정말로 이해 못하는 건가? 핵을 가지고 있으면 주변국과 미국 등등이 북한을 주목하고, 그리하여 협상에서 여러 가지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에 핵을 개발하는 게 북한에게 유리하다는 것쯤은 알고 있을텐데. 군사적 관점으로만 보자면, 어차피 핵 개발한다고 해서 전쟁에, 미국에 이길 수 없다는 건 확실하다. 대북정책이나 핵문제는 군사적 관점 이외의 정치적, 국제적 관점에서도 고려해야 하는데, 이 인터뷰이는 군사적 관점 이외의 것은 고려대상에 올려놓지 않고 있다.
우선 이 이야기는 그 앞에 나왔던 "북한의 적은 남한이 아니라 미군에 불과하다?"란 북한의 주장에 대한 반론과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주사파를 중심으로 북한 핵탄두의 표적은 남한이 아니라는 식의 프로파간다가 많이 진행되고 있고, 많은 예비역 장성들은 이런 프로파간다가 공공연히 이루어지는데 아연실색하고 있다.
그리고 김재창 장군 인터뷰의 성격에 대해서 짚고 넘어가야 하겠다.
이 인터뷰는
한미연합사령부라는 제도가 많은 장점이 있고, 이를 없애면 큰 손해이기 때문에 존속되어야 한다는 점을 주장하기 위해 이루어진 것이다. 군사령부의 제도적 가치에 대해 논한 글에서 군사적 가치가 주가 되지 않으면 어쩌란 말인가?
“이제 한쪽은 “그렇게 하세요.” 다른 한 쪽은 “나는 반대합니다.” … 이럼 이제 결국 못합니다.” (김재창)
작통권을 미국이 쥐지 않고 우리가 가질 경우, 미군부대 지휘와 한국군 지휘가 대등하기 때문에 한쪽이 반대를 펴면 결국 작전을 수행하지 못하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 말이다. 그러나 여태까지 근현대사 속에서 미군정이 해온 행방을 짚어보면, 그들은 한국국민이나 북한국민의 민간인 피해를 중요시하지 않았고, 다량의 민간인 피해를 어느 전쟁에서나 내고 있다.
만약 그들이 한반도에서 대량의 민간인 피해가 나올만한 전략을 펴고자 한다면, 우리가 작통권을 가지고 있어야 “나는 반대합니다.” 라며 무모한 전략을 막을 수 있다. 그런데 반대하면 작전을 못할 수도 있으니까 안 된다니? 군사전략에서 효율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지만, 한국국민의 생존을 존중해 주리라 기대할 수 없는 상대에게 ‘반대하지 않기’ 위해서 작통권을 되찾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히요)
이 부분은 전시에 동맹국간의 지휘계통을 일원화하지 않을 경우, 작전수행이 파탄을 겪을 수 있음을 지적한 말이다. 재수없으면 탄넨베르크 회전에서의 러시아군처럼 아군이 학살당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필자는 갑자기 황당한 이야길 꺼낸다.
"우리가 작통권을 가지고 있어야 “나는 반대합니다.” 라며 무모한 전략을 막을 수 있다."라니? 그럼 지금 이 필자는 동맹군과 함께 잘 싸우기 위해서가 아니라 단순히
미군의 작전행동을 방해하기 위해서 연합사를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인가? 그러나 김재창 장군은 이 문제에 대해 명백한 의견을 제시하였다. 지금 추진되는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는 한국군을 미군에 더더욱 종속적으로 만들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한국군이 지휘관이 되는 것 보다는 미국이 우선권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방법 중 연합지휘체계 중에서 제일 대등한 위치로 만들어 놓은 게 이겁니다.
자 그러면 앞으로 연합사를 없애고 참모단을, 연락장교단이나 또는 계획단 같은 무슨 이런 것을 만들어 두겠다고 하는데, ... 만일 그렇게 된다면, 같이 붙어 앉아서 “너 어디로 공격하느냐 이리 공격하느냐 난 반대한다 이쪽으로 가라” 이런 이야길 할 기회는 전혀 없습니다.
우리 입장이 반영 안 되고 그냥 연락장교단 역할입니다. 자기들이 결정해 놓은 내용을 잘 설명해 주기 위한 기구이지, 같이 붙어서 일하는 연합참모조직이 아닙니다. 이건 거꾸로 가는 겁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단독행사하건 아니건, 우리는 미국의 행동의 자유를 제약할 수 없다. 다만 연합사가 있었을 때에는 작전의 기획 초기 단계부터 연합사의 절반을 차지하는 우리 장교들이 한국측 의견을 충분히 미군에게 제시하고 설득할 기회가 단계별로 주어지는 것이고, 연합사가 없어지면 그냥 미군이 알아서 다 하는 것일 뿐이다.
설마 연합사는 그대로 두고 미군이 한국군 사령관 밑에서 지휘를 받는 구조를 생각하는 건 아니겠지?
미군은 연합사가 있던 없던 북한을 일방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으며, 어떠한 형태로도 그러한 행동의 자유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미 전략사령부는
CONPLAN 8022 "Global Strike"란 개념계획을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라이던트 SLBM을 사용할 경우 핵탄두로 지구상 어디든 30분이면 타격할 수 있는데 그것을 어떻게 막는단 말인가?
그건 그렇고 여기서 이 필자의 관점이 잘 드러난다는 점이 중요하다.
근현대사 속에서 미군정이 해온 행방을 짚어보면, 그들은 한국국민이나 북한국민의 민간인 피해를 중요시하지 않았고, 다량의 민간인 피해를 어느 전쟁에서나 내고 있다. ... 한국국민의 생존을 존중해 주리라 기대할 수 없는 상대에게 ‘반대하지 않기’ 위해서 작통권을 되찾지 말자고 주장하는 것은 불합리하다. 왜 이렇게 삐딱하게 생각하는 것일까? 단순한 필자 개인의 반미정서의 표출인가?
걸프전 이후 미군이 추구한 전쟁은 어느 것이나 민간인 등 의도치 않은 피해가 최소화되는 것을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사실 미군의 걸프전/아프간전/이라크전과 러시아의 체첸전을 비교해 본다면 미군 작전의 민간인 피해가 현저하게 적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테러리스트들이 장악한 시가지에다 야포탄을 쏟아붇는 SCO의 대테러 훈련 시나리오란 것은 들어나 보았나?)
정밀폭격능력이 탁월한 미군이 부수적 피해를 많이 낼까 아니면 정밀폭격능력이 없는 한국군이 부수적 피해를 많이 낼까?
아니면 연합사령부에서 한국군 장교가 표적선정에 참여해서 만든 작전계획이 부수적 피해가 많을까 아니면, 연합사를 깨고 미군이 알아서 표적을 정해 때리는 작전계획이 부수적 피해가 많이 날까?
단독국방은 없다는 주장도 뒤이어지는데, 그 주장을 확실히 하려면, 딴 나라들도 죄다 그 나라 작전지휘를 미국에게 맡겨놓고 있는지, 그런 나라가 몇 개나 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앞으로 영구히 미국에게 양도한 채 되찾지 말아야 하는 것인지, 거기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대답을 해야할 것이다. 또, 1994년에 평시작전통제권은 환수받았는데, 저 인터뷰이의 논리대로라면 그것도 환수받을 필요 없는 것 아닌가?
NATO가 전형적 사례가 될 것이다.
NATO의 사령부는 유럽연합군 최고사령부(SHAPE)의 수장으로 유럽연합군 최고사령관(SACEUR)이 지휘하고, 이 자리는 늘 미국 4성장군이 맡고 있다.
냉전 이전의 NATO 회원국은 미국, 벨기에, 캐나다, 덴마크, 프랑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영국, 그리스, 터키, 독일, 스페인이다. 이중 프랑스는 드골 시대에 중간에 뛰쳐나가서 명목상 이름만 걸고 있었으나, 냉전이 끝나자 조용히 돌아왔다.
그리고 냉전체제가 붕괴된 이후에도 NATO에는 가입희망국들이 줄을 잇고 있다. 체크, 헝가리, 폴란드, 불가리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가 새로 가입하였고, 알바니아, 우크라이나, 그루지아, 아제르바이잔, 아르메니아, 마케도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세르비아가 가입 대기중이다.
냉전도 끝났는데 NATO에 새로 들어가려고 기를 쓰는 나라들은 언제까지 NATO에 있을건지 한번 의문을 가져 보기 바란다. 신뢰할 수 있는 동맹국들로 이루어진 강력한 동맹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는 미국의 국력이 크게 쇠퇴하여 더이상 태평양 지역에서 군사력을 유지할 수 없을 때까지, 즉 미국과 동맹을 맺어도 안보상의 이익을 누릴 수 없는 상황이 닥칠 때까지는, 현 체제를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최선이라고 본다.
그런 상황이 닥치게 되면 우리는 아주 어려운 질문에 봉착하게 될 것이다. 그 시점에서 우리에게 적절한 안보보장을 제공해 줄 새 동맹국을 찾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면 적당한 파트너를 찾지 못해 단독국방에 내몰릴 것인가.
저 인터뷰이는 결국 우리나라 군대의 전시최고지휘권을 미국에게 ‘영구히’ 주자고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 군대와 국방력, 군국주의, 군사적 우위, 전투의 효율, 전쟁에서의 승리, 그것이외의 방법과 길과 가치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군의 현재상태 정당화’ 밖에 없는 글이다. 정치, 경제적 관점도 전혀 없고, 미군정의 부적절한 점에 대한 경계도 전무하다.
연합사 체제는 지난 50여년간의 한미동맹관계를 통해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거쳐 발전시켜온 고도의 제도적 장치이다. 국가의 생존을 담보하는 장치를 내용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주권국가로서의 국민감정이 용납하지 않는다 같은 어처구니없는 이유 하나로 해체하자고 주장하는 것인가?
군사적으로 압도할 수만 있다면, 그리하여 전쟁을 할 엄두를 못낼 만큼 북한을 겁줄 수만 있다면, 다른 건 어떻게 되든 관계 없다는 논리, 그런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 군국주의가 얼마나 위험한지는 여러 세계 대전과 제국주의를 통해 이미 뼈저리게 알지 않았는가? 그리고 미군정이 전쟁에서 한반도의 사람들 생명값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도 이미 알만큼 알지 않는가. 전쟁의 효율과 전투력 향상 외에도, 평화를 위해 해볼 수 있는 방법은 다르게도 많이 찾을 수 있고 찾아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군국주의로의 회귀를 꿈꾸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끝으로 이 한마디를 해주고 싶다.
내 맘에 안든다고 다 군국주의로 몰아붙이면 되는 게 아니다. 한미연합사를 갖는 것이 군국주의와 무슨 상관인가? 강대국과의 방위동맹에 입각해 국방비 지출을 억제해온 것이 군국주의인가? 국민감정법에 호소해서 전문가들의 수십년 고심의 산물을 파괴하고 안정을 위협하는 것이 평화를 위한 행동이란 말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