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가 이라크 국경에 보안장벽 설치를 계획하다* 필자: Heba Saleh
* 출처: BBC 뉴스, 카이로
* 일자: 2006년 11월 14일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와의 국경을 밀봉하기 위해 보안장벽의 건설을 추진중이라고 사우디 내무장관이 밝혔다. 나예프 빈 압둘 아지즈 왕자는 이 장벽이 이슬람 무장세력과 불법이민자들을 막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900km에 달하는 이 장벽은 사우디 왕국이 북부/서부/남부 국경을 보호하기 위해 건설을 추진중인 더 큰 전자 장벽의 일환이다.
120억 달러에 달하는 이 사업에는 원격감지장치와 열상 카메라와 같은 장비들이 사용된다.
사우디는 그들의 광대한 사막 국경을 통제하여 이라크로부터 격리됨으로서 이라크의 혼돈이 사우디로 번지는 것을 막으려고 한다. 사우디 내무장관은 이라크 전쟁이 모든 이웃나라에 영향을 주고 있으며 보안장벽은 사우디 왕국의 안보에 필수적이라고 주장했다. 나예프 왕자는 이라크를 이 지역 테러리즘의 주요 거점으로 묘사하면서, 보안장벽의 건설이 내년에 시작되어
완성되는 데 6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최대의 산유국이자 알 카이다의 표적이 된 나라로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라크 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위협을 심각하게 느끼고 있다. 사우디 정부는 이라크가 공중분해되면 사우디 왕국의 안정에 파멸적인 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한다.
그들은 보안장벽을 알 카이다 전사들을 차단하는 외에도, 마약 및 무기 밀수, 잠재적인 대량의 난민 유입을 막아주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이 기사는 대테러전쟁에 관한 사우디아라비아의 입장에 중대한 변화가 있음을 보여준다.
그 변화란 무엇일까?
사우디아라비아는 원래 알 카이다와 과격 이슬람 세력을 자극할 행동은 그 어떤 것도 하려고 들지 않았다.
1996년 사우디 정부는 오사마 빈 라덴을 넘겨 주겠다는 수단의 제안을 한마디로 거절했다. 리야드의 설명은 이렇다. 빈 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너무 인기가 높다. 따라서 그를 체포하면 혁명을 자극할 것이다. 9.11 이후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단 한 건의 기소도 이뤄지지 않았고 쓸 만한 단서도 나오지 않았다. 봉쇄가 얼마나 철저한지 FBI는 사우디 납치범 15명의 가족들을 포함해 어떤 용의자도 면담할 수 없었다. 9.11 테러 한참 뒤에도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행 비행기 탑승자의 사전 명단 제출을 거부했다.
Robert Baer, Sleeping with the Devil : How Washington Sold Our Soul for Saudi Crude, Crown, 2003 (곽인찬 역, 『악마와의 동침』, 중심, 2004년, p.66)
그러나 9.11 테러는 미국인들이 외면하고 싶었던 현실을 직시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다. 테러범 가운데 15명이 중동에서 이스라엘에 이어 최고의 우방이라고 수없이 들어온 나라, 즉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이라는 점을 받아들이기는 무척 힘들었다. 지금까지 로비에 밀려 언론의 주목을 받기 힘들었던 사우디를 겨냥한 각종 폭로와 고발이 끊임없이 튀어나왔다. 예를 들어 2002년 여름 『USA투데이』는 알 카에다의 비밀 웹사이트에 대한 조회수 5건 가운데 거의 4건이 사우디아라비아 안에서 이뤄졌음을 보도했다.
미국 국내에서 범인들과 그들을 후원한 세력을 추적해 책임을 물으라는 여론이 비등하자, 사우디 왕정에 성의를 보이라는 강한 압력이 가해졌다. 구체적으로 이들 사이에 어떤 말이 오갔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같은 시기 파키스탄의 무샤라프 대통령은 "협력하든가 석기시대로 돌아가든가 택일하라"라는 협박을 받고 미국측으로 돌아섰다고 주장한다는 점을 감안하자.
사우디는 문제 해결에 착수했다.
이라크 침공이 벌어진 2003년 봄에서 2004년 여름 사이에 사우디 보안군과 알 카이다의 대결은 일진일퇴를 거듭했다. 알 카이다가 사우디 내의 서방측 시설을 공격하면 사우디 보안군이 알 카이다 거점을 습격하는 패턴이 반복되었다.
그러다가 2004년 여름이 지나자 사우디 국내의 알 카이다 조직이 현저하게 약화된 것이 감지되었다. 공격 작전의 실패 빈도가 늘어나고, 사우디 알 카이다는 압델 아지즈 알 무크린, 살레 모하마드 알 아우피, 사우드 빈 하마드 알 오타이비 같은 주요 작전지휘관을 연속해 잃고 약화되어 갔다.
그러나 사우디가 무력으로만 알 카이다를 제압한 것은 아니었다.
사우드 집안은 한때 이슬람 근본주의자로 옥고를 치르다가 전향한 이슬람 율법학자 모흐센 알-아와지 같은 이를 내세워 알 카이다와 접촉하고 회유했다. 알-아와지는 이슬람 전사들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공격을 시도하는 대신
그들의 노력을 다른 곳에서 펼친다면 진정한 이슬람의 전사가 될 수 있다고 여러 차례 논했다. 그러면서 알-아와지는 협상과 회유를 거쳐 2003년 연말에 900명의 보안사범들을 석방해 주었다.
사우디의 이슬람 근본주의 전사들이 이교도 십자군과 싸울 수 있는 제일 쉬운 곳이 어디겠는가?
2004년 9월에는 26명의 사우디 이슬람 율법학자들이 연명으로 파트와(이슬람법 해석)를 발표했다. 이들은
이 문서에서
이라크의 무장세력들이 점령군과 싸우는 것은 침략자를 격퇴하기 위한 방어적 지하드에 해당하며, 알라의 법에 합당한 행동이라고 인정하였다.
이 문서 작성을 주도한
사파 알-하왈리,
나세르 알-오마르, 아이드 알 카르니, 살만 알 아위다 같은 사람들은 모두 걸프전 당시 사우드 왕가를 비난했다가 1994년부터 1999년까지 옥고를 치렀던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모두 석방될 때 정부를 비난하지 않고 테러리즘에 반대하겠다는 서약을 하였다.(하지만 이스라엘에 대한 팔레스타인의 공격 등은 테러가 아니라 정당한 행위라는 주장을 계속해 왔다)
사우디 정부는 이들이 개인적인 주장을 발표한 것에 불과하다며 그 의미를 축소했지만, 이들을 체포하거나 벌주지는 않았다. 사실 이들 중 상당수가 국립대학이나 정부의 지원을 받는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
즉 사우디 정부는 사우드 왕가와 정부에 대한 공격을 다룰 때와, 기타 외국에서의 지하드를 다룰 때의 태도가 전혀 달랐던 것이다.
이들이 정말 이라크에서의 지하드 활동에 참여했을까?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찾을 수 있다.
10일 전 다마스쿠스에서 다년간 알고 지낸 시리아 관리와 대화하면서 모두가 궁금해하는 점을 물었다. 성전 전사들은 무슨 생각으로 시리아 국경을 넘어 이라크로 잠입하는가? 그 관리는 누구도 그렇게 긴 국경선을 완벽히 감시하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과 똑같은 답변이었다. 그런 뒤 그는 폭탄을 떨어뜨리듯 말했다. 2003년 이라크전쟁 개시 이래 시리아 당국에 체포된 잠재적 자폭테러 용의자 1200명 가운데 85%가 사우디아라비아인이라는 얘기였다.
(Robert Baer, 워싱턴을 잠 못 들게 하는 사우디, Newsweek한국판(2005년 8월 17일자/693호)
3월에 이스라엘의 테러리즘 전문가 뢰벤 파즈가 죽은 지하드 전사들의 명단을 분석한 논문을 내놓았다. 그는 지난 6개월간 이라크에서 죽은 154명의 아랍인의 정보를 수집했는데 그중 61퍼센트가 사우디인이었다, 시리아, 이라크, 쿠웨이트인을 합치면 25% 정도 되었다. 그는 또한 웹사이트에 이름이 거명된 자살폭탄범중 70%가 사우디인임을 밝혀내었다. 파즈는 두 형제가 자폭공격을 수행한 사례 세 건을 찾아냈다. 올라온 글에 따르면 자폭범 중 많은 이들이 결혼했고, 고등교육을 받았으며, 20대 후반이라고 한다.
"불완전하지만 (이 데이터는) 이라크에서 벌어지는 성전에 사우디 자원병들이 깊게 개입되어 있음을 보여준다"고 파즈는 썼다.
(Susan B. Glasser, 「이라크의 '순교자'는 대부분 사우디인」('Martyrs' In Iraq Mostly Saudis), 워싱턴포스트, 2005년 5월 15일)
그리고 여기에 아주 좋은 설명이 있다.
사우디아라비아가 국내의 무장세력을 소탕하고 있기는 하지만, 사우디는 테러의 확산을 막거나, 사우디 자금이 외국의 테러조직으로 들어가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미국의 정보, 외교, 기타 정부 관리들은 말한다.
결과적으로 수많은 젊은 테러 용의자들이 사우디의 강화된 단속을 피해 허술한 국경을 넘어 이라크로 들어오고 있다고 이들 비판자들은 주장한다.
미국의 고위 반테러 및 정보 관리들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사우디 내부에서의 작전과 관련해 FBI 및 CIA와 밀접히 협력하고 있다고 칭찬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사우디의 노력이 거의 전적으로 자국 내의 작은 알 카이다 작전 세포들을 소탕하는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한다. 최근의 의회 청문회와 인터뷰에 따르면, 그들은 더 폭넓은 분야에 있어 더 적극적인 역할을 하라고 사우디에게 촉구했지만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고 한다.
Josh Meyer, 「미국이 사우디의 대테러 노력에 불평」(U.S. Faults Saudi Efforts on Terrorism), LA타임즈, 2006년 1월 15일
즉 사우디는
도망갈 길을 열어주고 국내의 알 카이다 동조자들을 소탕하였다. 이를 통해 1)테러분자들을 척결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성의를 보이면서 2)이번 기회에 국내의 말썽거리들을 제거해 사회 안정을 도모하되 3)이라크로 넘어가는 자들은 굳이 잡지 않고 눈감아 준 것이다.
이들 지하드 분자들은 수고스럽게 이라크까지 제발로 찾아온 미군을 공격할 수 있어 좋고, 사우디 왕정은 피흘려 가며 테러분자들과 싸우는 더러운 일을 미군에게 떠넘길 수 있어 좋으니 이 어찌 누이좋고 매부좋은 관계가 아니겠는가?
물론 사우디측은 미국의 주장을 강하게 반박한다. 앞의 기사를 좀 더 보자.
사우디 관리들은 사우디 출신 전사들이 이라크 저항세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미국의 비판에 반대하면서, 사우디 정부는 양국간의 국경을 폐쇄하기 위해 훌륭히 일하고 있다고 주장한다.이라크에 들어가고자하는 사우디인들은 제3국을 경유해야 할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반대로 사우디 관리들은 이라크의 미군이야말로 사우디아라비아와의 국경을 순찰하는데 거의 노력을 하지 않고 있으며, 외국인 전사들은 시리아나 이란을 통해 이라크에 들어가고 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는 이라크에서 사우디아라비아로 들어오려는 수천 명을 체포했습니다. 여기에는 마약밀매상이나 폭발물을 밀수하려던 자들이 포함됩니다. 그리고 사우디가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고 뻔뻔스럽게 이야기하는 자는 말이 안되는 소릴 하는 겁니다. ... 어느 쪽이 충분히 하지 않았습니까? 국경에 병력을 보강한 쪽은 누구고 그렇게 하지 않은 쪽은 누굽니까?"
(Ibid.)
아마도 사우디측의 주장에도 일리는 있을 것이다. 앞선 글(
'이라크 추가파병론?')에서 상세히 언급했듯이 이라크를 침공한 미군은 너무나 병력이 적어서 주변국과의 국경을 폐쇄할 수가 없었다. 도시를 장악하기에도 병력이 부족한데 한가하게 국경경비에 배치할 수 있겠는가?
사실 이라크와 접한 국경은 사우디:
814km, 이란: 1,458km, 요르단: 181km, 쿠웨이트: 240km, , 시리아: 605km, 터키: 352km로
도합 3,650km나 된다. (
이라크 주둔 미군의 병참선 참조) 이렇게 긴 국경을 철저하게 지키려면 엄청난 규모의 병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미국의 동맹국이라면
당연히 척척 알아서 잘 해주는 것이 당연하며 그런 당연한 행위에 보상같은 것은 없다란 것이 미국식 사고 내지는 적어도 부시 행정부의 사고방식이다. 미국이 대의를 위해 떨쳐 일어났는데, 동맹국들이 당연히 그정도는 해야 하지 않나, 안그런가?
부시 행정부의 고위지도부들의 생각엔 사우디 국경 폐쇄 문제는 그들의 업무 축에도 들지 못했을 것임이 틀림없다.
그러나 저 사우디 관리의 말에 해답이 있다. 그들은 주로
"사우디아라비아로 들어오려는" 불순세력에 관심이 있는 것이다. 제멋대로 나가서 미군과 싸우다 죽을 놈 따위 알게 뭔가?
사우디의 이런 행동은 사실 처음이 아니다.
1979년 11월 주하이만 알 우타이비를 중심으로 한 일군의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 메카의 대사원을 점령하고 사우드 왕정 타도를 외쳤다. 메카의 대사원은 그 방향을 향해 전 세계의 무슬림들이 하루에 다섯번씩 기도하는 최고의 성지다. 2주에 걸친 대치와 치열한 전투 끝에 사우디 병사 1백 27명과 사우디 폭도 1백17명이 사망했다. 폭도들이 내건 메시지는 부패한 사우디 왕가는 이슬람을 더럽히고 있다는 것이었다.
크게 놀란 파드 국왕은 사우드 집안이 할 줄 아는 제일 좋은 방법으로 자신이 진짜 경건한 무슬림임을 증명하기로 했다. 우선 2백50억 달러를 풀어 메카와 메디나에 있는 성지를 확장하고 현대화했다. 또 추가로 수십억 달러를 들여 대학을 곳곳에 새로 지었다. 이들 대학에서는 현재 서방과 서방의 혜택을 입는 자들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퍼붓는 이슬람 학자들이 양산되고 있다.
또한 소련의 침공을 받은 아프가니스탄에 혈기왕성한 이슬람 전사들을 송출하기 시작했다. 사우디와 이집트에서 과격 이슬람분자로 투옥되어 있던 수천 명이 소리없이 정부의 사면을 받아 아프간으로 향했다. 소련을 괴롭힐 수 있다는데 매력을 느낀 CIA도 이 프로젝트에 동참했다. 미국과 사우디는 아프간에서 싸우는 무자헤딘 전사들의 자금과 무기, 후방지원을 책임졌다. 후방기지에 해당하는 파키스탄 국경지역에 병참을 돕기 위해 새로 길을 닦고 전사들을 키울 훈련소, 부상자를 치료할 병원 등이 속속 세워졌다.
12년 이상에 걸친 이 전쟁에서 소련이 패배했을 때, 무자헤딘 지원을 위해 총 1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투입되었는데 이중 절반은 사우디가 낸 것이었다.
사우디의 계산은 교활하기 짝이 없는 것 같지만 한 가지 중요한 약점이 있다.
외국으로 나갔던 지하드 전사들이 모두 거기서 깨끗하게 순교하고 끝나면 더할나위 없이 좋겠지만, 아쉽게도 현실세계는 그렇지 못하다. 개중에는 그 수라장을 뚫고 역전의 용사가 되어 고향으로 돌아오는 자가 나오고, 실전에서 갈고닦은 노련한 작전 경험과 카리스마를 갖춘 영웅과 간부들을 중심으로 젊은이들이 모여들어 순식간에 조직이 커질 수 있다.
아프간 내전에 참전했다 돌아온 오사마 빈 라덴이 바로 그런 경우다. 사실 영웅만 있다면 사우디에서 젊은이들을 모아 조직을 만드는 것은 아주 쉽다. 왜일까?
사우디아라비아 인구의 약 4분의 1, 15세에서 64세까지의 연령층 가운데 3분의 1 이상은 외국인들이다. 이들은 유전에서 더러운 일을 하기 위해, 가정부로 일하기 위해, 또는 컴퓨터 프로그램과 정유소 관리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로 입국이 허용됐다. 사우디 내 일자리 10곳 중 7곳 -민간 분야의 경우 모든 일자리의 90퍼센트 정도- 은 외국인 노동자들로 채워져 있다. 왜냐하면 사우디인들은 그런 일을 하지 않으려 하거나, 다른 교육을 받았거나 다른 일을 더 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우디 교육 체제가 와하비 근본주의자들의 손에 맡겨져 있기 때문에 졸업생들은 기술 혁신 시대나 글로벌 경제 안에서 제대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는 것이 보통이다. 보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국내 박사 학위자 3명 가운데 2명의 전공이 이슬람 관련이다. 국내에서 컴퓨터 공학과 엔지니어링, 다른 세속적인 분야에서 박사 학위를 따는 사람은 가뭄에 콩 나듯한다.
사우디 젊은이들은 와하비 지하드 전사들과 무슬림 형제단원들이 시계 바늘을 몇백 년이나 뒤로 돌려야 비로소 존재하게 될 세상에서만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아마 아프리카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국가 중 하나일 것이다. 2002년의 경우 인구 1천 명당 신생아 수가 대략 37.25명에 이르는데, 이는 철천지원수 이스라엘에 비해 딱 2배의 출산율이다. 이스라엘은 인구 10명 중 1명 꼴로 65세 이상이다. 반면 사우디 인구의 97%는 64세 이하이며 인구의 절반이 18세 아래다. 취업 연령층이 그토록 많고, 더구나 노동 인구에 진입하기 위해 대기하는 사람이 그토록 많다는 사실은 경제에 어마어마한 압력으로 작용한다.
(Robert Baer, 『악마와의 동침』, pp.256-259)
즉 이슬람식 교육만 받은 엄청난 수의 산업예비군이 존재하는데, 이들은 곧 지하드 예비군인 것이다.
어찌되었건 사우디는 이제 진짜 역류를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120억 달러를 들여 국경에다가 최첨단 전자장비로 보강된 만리장성을 쌓으려고 하는 것이다. 아무리 가진 것이 돈밖에 없다고 자부하는 사우디아라비아라지만 그렇다고 해도 120억 달러는 결코 작은 돈이 아니다.
(사우디 왕족들이 대규모 건설 프로젝트에서 보여준 놀라운 곶감빼먹기 실력을 감안한다면 이 프로젝트가 120억 달러에 완수될 가능성은 절대 없다) 하지만 왕조의 존망이 걸려 있다고 생각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이 만리장성을 향후 6년에 걸쳐 쌓을 거라고 한다. 즉 그 이야기는 사우디 지배자들이 볼 때 6년 후에 완성되어도 쓸모가 있을 것이란 뜻이다.
6년 후의 이라크 모습이 눈에 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