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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내가 북한에서 보고 온 것
북핵실험 이후 과거의 북핵 관련 컬럼이나 기사들을 다시 훑어보고 있는 중이다. 수 많은 사람들이 이런 저런 이야길 해 왔는데 과연 누구의 말이 어디까지 옳았고, 어떤 면에서는 헛다리를 짚었을까? 아무래도 과거에 통찰력있는 전망을 제시했던 사람의 말에 비중을 두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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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북 정책이 북한을 굴복시키기 위한 확고한 마스터플랜 위에서 착착 진행되고 있다는 식의 주장을 가끔 보게 되는데, 정말 그런지에 대해서는 극히 회의적이다.

다음은 부시 주니어 행정부 1기에서 대북특사로 일하다 사임한 Jack Pritchard가 2004년 1월에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글이다.
전직 관료로서 현재의 정부 정책에 비판적일 수 있다는 점(싸워서 사임하고 나왔으니까), 그러나 또한 최근까지 미국 대북협상의 실무자로서 정책결정과 수행과정을 잘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던 사람의 의견이라는 점 등 부정적 요인과 긍정적 요인이 교차하는 글이니만큼 신중하게 읽어볼 필요가 있다.

내가 북한에서 보고 온 것(What I Saw in North Korea)
필자: Jack Pritchard
출처: 뉴욕타임스 시론(Op-Ed)
일자: 2004년 1월 21일

몇 주 전 북한 외무성의 김계관 부외상을 만났을 때 그는 내게 "시간은 미국 편이 아니다"라면서 "시간이 지날수록 우리의 핵 억제력은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늘어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그의 이런 말들은 부시 행정부의 실패한 대북 정책의 묘비명이자 미 정보계에 대한 고발장이나 마찬가지이다.

지난 1월8일 북한 관리들은 나를 포함한 미국의 비공식 북한 방문단이 8천 개의 폐연료봉이 저장되어 있던 영변 핵 시설을 볼 수 있게 해주었다. 우리는 그 8천 개의 연료봉이 모두 옮겨졌다는 것을 알았다.

평양이 주장하듯이 이 연료봉들이 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으로 재처리가 되었는지 여부는 지금으로서는 거의 알 도리가 없다. 미 정보계는 이 연료봉들이 모두는 아니더라도 대부분 수조에 남아 있을 것으로 믿고 있었으며, 정책 입안자들에게 시간은 미국 편이라는 그릇된 인식만 심어주었다. 즉, 진지한 대화를 하자는 북한의 요구를 묵살한 채 급상승하는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방법으로 다자간 해결책에만 끈덕지게 매달리도록 만든 것이다.

지난 몇 년간 전개되어 온 일을 보면 이런 접근법은 통하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2002년 12월에만 해도 북한은 이미 1~2개의 핵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고 있었다. 핵 프로그램 동결 및 사찰에 합의한 1994년 이전에 이미 획득한 것이었다.

그후 1년이 조금 더 지나는 동안 북한의 핵 비축량은 4배가 더 늘었을지도 모른다. 대북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부시 행정부는 북한의 주장을 일축시켜 버린 미 정보에만 의지를 해왔다. 북한의 주장이란, '핵 억제력'을 갖기 위해 플루토늄을 추출할 것이며, 이를 위해 봉인된 채 관찰되고 있던 폐연료봉을 재처리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힌 것이다. 즉, 핵 프로그램 재가동을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이제 그 8천 개의 폐연료봉은 사라졌다. 북한이 주장하는 핵 억제가 시작되었다는 분명한 증거이다. 이것은 북한과 관련된 미 정보의 연속적인 실패 사례의 가장 최근 예일 뿐이다.

1998년 북한이 통신 위성용 3단계 로켓을 발사했다고 주장했을 때도 미 정보계는 처음에 북한의 3단계 로켓 발사 능력을 부인했었으나, 며칠 후 북한의 주장을 사실이라고 확인했다. 같은 해 미 정보계는 평양이 비밀 지하 시설에서 동결된 핵 프로그램을 재개했다고 주장했다. 8개월 후 미 사찰단이 그 지하 시설을 방문한 후 미 정보가 형편없이 틀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2002년 여름에는 북한 체제가 곧 붕괴할 것이라는 정보가 또 나왔다. 그 정보 역시 나중에 잘못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이미 그 그릇된 정보로 미국은 피해를 본 뒤였다.

미국의 대북 정책도 미 정보계에 비해 나을 것이 거의 없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아무리 잘 된다 해도 아마추어 급일 뿐이다. 최악의 경우 미국의 대북 정책이라는 것은 위기를 외교적으로 해소시키기 위해 설계된 것이 아니라, 위기 해소책을 실패작으로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북한이 붕괴되기를 바라면서 북한을 고립시키는 잘못된 길로 미국의 동맹국들을 끌고 들어가기나 하는 잘못된 접근책일 뿐이다.

북한과 대화를 한다고 해서 그것이 1994년에 합의된 다자간 기본 틀의 포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북 직접 대화가 북한의 요구에 항복을 하는 것도 아니다. 대화를 한다는 것은 대화 당사자 모두에게 어떤 일이 가능하며 어떤 것이 수용 가능한지를 진지하게 탐색해 보는 것일 뿐이다.

이 행정부는 중국의 외교 그늘에서 벗어나야 하며, 평양이 진짜 핵 억제력을 갖추기 전에 위기 해소에 앞장을 서야 한다. 지금은 북한이 주도권을 쥐고 있다.

부시 행정부는 자기 주장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단, 그 주장은 책임 있는 것이어야 한다. 부시 행정부는 능력 있고 정직한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을 대북 정책 조정관에 임명해 행정부 내부의 싸움질을 제대로 성숙하게 감독하도록 해야 한다.

부시 대통령은 북 핵 위기를 평화적으로, 외교적으로 해결하겠다고 했다. 부시 대통령은 그런 자신의 비전을 가꾸어갈 수 있고, 행정부 내부의 일시적인 충동을 잠재우면서 제대로 된 정책 결정을 할 수 있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차기 6자회담이 실패로 돌아가고 평양이 외교 절차에서 탈퇴하게 되지 않을까 나는 그것이 우려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은 필요한 모든 핵 무기를 개발했다고 선언하고 더 이상 핵 무기를 생산할 의도는 없다고 밝히게 될지도 모른다.

중국과 한국, 러시아 (일본이 포함될 수도 있다)는 실질적 위협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더 이상의 핵 개발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하면서 이 새로운 상황을 수용하게 될 수도 있다. 이 나라들이 그런 새로운 상황을 왜 받아들이는지는 어렵지 않게 추론해 볼 수 있다. 미국의 대북 정책, 즉 북한을 고립시켜 제재하고 군사 대결의 가능성을 남겨두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사실화될 경우 빚어지게 될 불안정을 생각하면 그런 대응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미국이 의지하고 있는, 깨지기 쉬운 다자 동맹은 사라지게 되는 것이다.

그 결과는 동북아를 현재보다 훨씬 더 위태롭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미국과 아시아의 안보 상황은 1년 전보다 더 악화될 수 있다. 이 행정부가 동아시아 정책을 진지하게 생각할 때까지 도대체 북한은 얼마나 많은 핵 무기를 가져야 된단 말인가?

원문
What I Saw in North Korea
Writer: Jack Pritchard
Source: New York Times (Op-Ed)
Date: January 21, 2004

WASHINGTON - "Time is not on the American side," Kim Gye Gwan, vice foreign minister of North Korea, told me a few weeks ago. "As time passes, our nuclear deterrent continues to grow in quantity and quality." Those words are an indictment of United States intelligence as well as a potential epitaph on the Bush administration's failed policy in North Korea.
On Jan. 8, North Korean officials gave an unofficial American delegation, of which I was a member, access to the building in Yongbyon where about 8,000 spent fuel rods had once been safeguarded. We discovered that all 8,000 rods had been removed.

Whether they have been reprocessed for weapons-grade plutonium, as Pyongyang claims, is almost irrelevant. American intelligence believed that most if not all the rods remained in storage, giving policymakers a false sense that time was on their side as they rebuffed North Korean requests for serious dialogue and worked laboriously to devise a multilateral approach to solving the rapidly escalating crisis.

But events of the last several years show that this approach is not working. In December 2002 North Korea was suspected of having one or two nuclear weapons that it had acquired before agreeing in 1994 to freeze its known nuclear program and to allow it to be monitored.

More than a year later, North Korea may have quadrupled its arsenal of nuclear weapons. During the intervening period, the Bush administration has relied on intelligence that dismissed North Korean claims that it restarted its nuclear program at Yongbyon with the express purpose of reprocessing previously sealed and monitored spent fuel to extract plutonium to make a "nuclear deterrent."

Now there are about 8,000 spent fuel rods missing - evidence that work on such a deterrent may have begun. It is just the most recent failure in a string of serious North Korea-related intelligence failures.

When North Korea claimed in 1998 to have launched a three-stage rocket to put a communications satellite into orbit, American intelligence initially denied the rocket had this capacity - and then, days later, confirmed the North Korean claim. That same year United States intelligence insisted that Pyongyang had embarked on a secret underground project to duplicate its frozen nuclear weapons program. Eight months later, an American inspection team visited the underground site to find that American intelligence was dead wrong. Then there was the intelligence in the summer of 2002 that indicated the North Korean regime was on the brink of collapse. That reporting was later recalled as faulty - but not before the damage was done.
American policy in North Korea is hardly better than American intelligence. At best it can be described only as amateurish. At worst, it is a failed attempt to lure American allies down a path that is not designed to resolve the crisis diplomatically but to lead to the failure and ultimate isolation of North Korea in hopes that its government will collapse.

Having a discussion with North Korea does not mean abandoning the multilateral framework agreed to in 1994. Nor does direct communications mean capitulating to North Korean demands. It simply means serious exploration of what is possible and acceptable to all parties.
This administration must step out from behind China's diplomatic skirt and take the lead in resolving this crisis before Pyongyang creates a real nuclear deterrent. As it is now, North Korea is calling the shots.

The Bush administration needs to reassert itself - but responsibly. It should appoint a North Korean policy coordinator of the stature and integrity of former Defense Secretary William Perry to bring sanity and adult supervision to the administration's infighting.

I take President Bush at his word that he desires a peaceful and diplomatic solution to this crisis. He deserves someone who can articulate his vision for the Korean Peninsula and make policy decisions while holding off the worst impulses of some within the administration.

I am concerned that the next round of six-party talks will fail and Pyongyang will withdraw from the diplomatic process. It may then declare that it has developed all the nuclear weapons it needs and that it does not intend to make any more.

China, South Korea and Russia (and perhaps Japan) may well accept this new status quo, arguing that the actual threat is minimal and further nuclear activity has been suspended. And it is easy to see why this new status quo would appeal to them, given the instability that could result if the worst-case scenario of United States policy - which is to say, isolation, sanctions and possible military confrontation - comes to pass. The fragile multilateral coalition on which the United States is relying would dissolve.

The result would be a region even more dangerous than it is today - and America and Asia are even less secure now than they were a year ago. How many nuclear weapons does North Korea have to make before this administration gets serious about its policy in East Asia?

Jack Pritchard, a visiting fellow at the Brookings Institution, resigned as special envoy for negotiations with North Korea last August.
by sonnet | 2006/10/10 14:18 | 정치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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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6/10/10 16:22
억제력보다 억지력이 더 정확한 표현이겠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6/10/10 17:52
하얀까마귀/ 저 번역은 제가 한 것이 아니라 KISON의 이흥환씨가 한 것이라 그렇습니다.
Commented by 길잃은 어린양 at 2006/10/10 18:40
한겨레 만평을 그리는 분은 지금의 상황을 미국의 음모로 보는 것 같더군요.
Commented by 은하철도의밤 at 2006/10/10 19:58
길잃은 어린양/ 이 만평을 말씀하시는 거라면 http://img.hani.co.kr/imgdb/resize/2006/1010/03620236_20061010.JPG
미국의 음모라는 내용은 아닌 것 같은데요? 핵실험이 북한의 자살행위라는 소리 아닐까요? 벼랑 밑으로 스스로 몸을 던지고 있으니.
Commented by sonnet at 2006/10/10 21:00
길잃은 어린양/ 사실 음모를 꾸미고 기다리기에는 미국 행정부 고관들의 성질이 너무 급하지 않나 싶습니다만.

은하철도의밤/ 아마도 10월 9일자의 이것인 것 같습니다.
http://img.hani.co.kr/imgdb/resize/2006/1009/03616708_20061009.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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