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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옥]"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시기 못박으면 안돼"
[박용옥]"작전통제권 단독행사, 시기 못박으면 안돼" (업코리아, 9월 21일)
이 문제에 대해 잘 정리된 또 하나의 글이다. 내 의견은 추가해 놓은 강조로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Q)일각에서는 미 행정부가 전 세계적인 차원에서 미군 재배치 작업을 진행중에 있으며, 주한미군 역시 이에 따른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만큼 '작전통제권 이양'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며, 이에 대한 찬반 보다는 어떻게 이양받을 것이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동의하십니까?

박용옥) 그것은 말 장난에 불과합니다. 미군 재배치는 국제정세의 변화에 맞추어 상시적으로 이루어져온 것이며, 이를 '작전통제권 이양' 문제와 결부시키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기본적으로 미 행정부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항구적으로 보유할 의사를 전혀 갖고 있지 않습니다. 카터 행정부 당시인 1970년대 중반과 클린턴 행정부 당시인 1990년대 중반에도 주한미군 감축 및 작전통제권 이양을 추진한 사례가 있습니다.

미국은 1989년부터 동아시아주둔 미군의 장래에 대한 검토를 본격적으로 수행하여 주한미군 3단계 철수계획을 수립하고 이와 함께 한미연합사 체제의 개편도 구상했었습니다. 당시 계획에 따라 1단계(1990~92)로 주한미군 7,000명이 감축되었으나 전시 작전통제권 이양, 연합사 해체, 사실상의 주한미군 전면 철수 등 2단계(1993~95)와 3단계(1996년 이후) 로드맵은 북핵 위기로 인해 그 실행이 전면 유보되었습니다.

그 대신 1990~94년 사이에 한미 양 군사당국 간의 긴밀한 협의를 통해 1993년 3월 군사정전위원회 대표에 한국군 장성 임명, 같은 해 10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경배책임 한국군 담당, 1992년 7월 한미 야전군사령부(CFA) 해체, 같은 해 12월 지상구성군사령부 설치 및 한국군 장성 사령관 보임, 그리고 1994년 12월 평시 작전통제권 이양 등 여러 조치들이 원만하게 이루어졌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당시의 상황이 지금과 얼마나 다른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즉, 미 행정부의 주한미군 감축 로드맵이 한국정부와 긴밀한 협의 하에 추진되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1994년까지의 한반도 안보 상황을 종합적으로 평가해본 결과 로드맵 이행이 어렵다고 판단, 2단계와 3단계 계획 자체를 전면 유보하게 된 것입니다. 다시 말해 노태우 정부 당시 한미 양국은 한반도 안보위협에 대한 인식이 완전히 일치하였고, 이를 기반으로 하여 평시 작전통제권 이양을 비롯한 제반 조치들이 매우 원만하게 처리되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노무현 정부는 어떻습니까? '주적' 개념에 있어서 한국과 미국의 시각이 일치합니까? 부시 대통령은 북한을 '악의 축'이라 했고, 라이스 국무장관은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했는데 한국정부는 북한이 '주적'이 아니라고 합니다. 한반도 안보 위협에 대해서도 한국과 미국은 전혀 시각이 다릅니다. 미 행정부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재를 부르짖고 있는데 노무현 정부는 북한 미사일이 위협이 아니라고 합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한반도 안보에 대해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며, 무엇을 어떻게 원만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바로 이와같은 점 때문에 노무현 정부가 노태우 정부를 예로 들면서 스스로를 정당화하는 것은 '말 장난' 일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깊은 신뢰관계를 바탕에 깔고 성인으로서의 독립을 말하는 것과, 자식이 이미 가출한 것을 전제로 마지못해 독립을 이야기하는 것이 어떻게 같습니까? 전자의 경우 바깥 세상이 너무 험악하여 결국 독립을 나중으로 미루게 되었지만 후자의 경우 상황이 더욱 나빠졌음에도 불구 독립을 미룬다고해서 집 나간 자식이 다시 가족에게로 돌아올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대로 밀어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사실 미국이 대한민국을 만들었고 그동안 후견국이었던 것은 냉정하게 보면 사실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것을 부모와 자식의 비유를 써서 입 밖에 내는 것은 이 세대들이 저지르는 크나큰 실수이다. 이렇게 말하면 앞에서 한 말이 옳던 그르던 현재의 대한민국 정치에서는 무조건 표를 잃게 된다. 그것은 네 애비는 우리집 머슴이었다란 이야길 하는 것만큼 모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앞에 했던 모든 좋은 이야기들은 다 무시되어 버린다. 다음 번에 이 분을 만날 때는 꼭 이 이야기를 전해야 겠다.

문) 지금의 한미관계를 어떻게 진단하고 계십니까?

박용옥) 기본적으로 한미동맹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음 세가지 사항을 정확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한미동맹은 미국 군사전략의 일환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닌 우리 자신의 선택이 었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그 직접적인 원인은 바로 1950년 6월 25일 이루어진 북한군의 기습 남침입니다. 1949년 500여명의 고문단 요원만 남겨놓고 완전 철수했던 미군이 6.25를 계기로 다시 유엔군의 일환으로 한반도로 진군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6.25 전쟁이 완전한 평화를 회복하지 못하고 휴전상태로 종결되자 당시 이승만 대통령은 미국에 강력히 요구하여 한미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였던 것입니다. 미국은 이 조약을 근거로 한반도에 군사력을 주둔시키고, 한국은 이를 바탕으로 국군 건설에 박차를 가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주한미군의 한반도 주둔과 현 한미동맹체제는 미국이 자신의 국익을 도모하기 위해 한국이 허약할 때 한국을 강요해서 이루어진 것이 아닙니다. 그 반대로 한국이 6.25 전쟁 종결 후 미국정부에 강력히 요구하여 이뤄낸 국가 생존전략으로서의 선택인 것입니다. 한미동맹을 통해 미국이 얻는 국익을 굳이 말하자면 자유민주주의 국가 대한민국을 지켜내는 것이고, 이를 통해 동북아에서의 군사패권주의를 막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략)
앞서 말씀드린 세가지를 놓고 볼 때에 노무현 정권이 명분으로 삼는 '주권 회복'은 전혀 근거가 없는 주장임을 알 수 있습니다. 청와대의 표현대로 작전통제권을 '환수'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멀쩡히 잘 행사하던 것을 미국이 강제로 '탈취'해갔어야 하는데 그러한 과정이 전혀 없었을 뿐더러 최소한 세차례에 걸쳐 주한미군을 철수시켰거나 철수하려고 계획했던 것을 우리가 강력히 요청하여 계속 주둔하게 된 것입니다. 보다 직설적으로 이야기하면 6.25전쟁 이전에는 앞서 이야기한 '지휘권', '작전지휘권', '작전통제권' 등에 관한 개념조차도 우리는 몰랐었던 것이 냉엄한 현실입니다. 이승만 대통령과 맥아더 장군간에 오간 서신들이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가 애초부터 작전통제권을 빼앗으려는 마음도 먹지 않았거니와 우리 정부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전시 작전통제권에 대해서만 한국군과 공동으로 행사해온 것이었는데 그것을 이양하는 것을 '환수'라는 개념으로 표현하고, 더욱이 그것이 '주권회복' 차원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말한다면 미국 정부의 입장에서 분통 터질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이 '작전통제권 문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고 한 것은 노무현 정권을 향해 경고한 것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은 도리어 이 말을 한나라당과 보수단체들을 향해 들이대고 있으니 참으로 아이러니도 이만저만한 것이 아닙니다.
(중략)
지금이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주한미군 감축으로 가야 될 시기가 아니라는 것은 부시 행정부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시 작전통제권 조기 이양'을 추진하는 것은 크게 두가지 이유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 '주적' 개념이 다르고, 한반도 안보상황에 대한 시각과 평가가 다른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한미동맹 관계가 원만하게 작동되기가 어렵다고 판단하였을 것이라는 점이고, 둘째, 한국에 대한 배려(favor) 차원에서 유지되어온 한미동맹 관계를 보다 엄격하고 냉정한 'give and take'(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음 받는) 방식으로 전환함으로써 한국정부와 한국 국민에게는 경고의 메시지를 담는 동시에 보다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이익을 찾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미국이 궁극적으로 한반도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으로 봅니다. 그러나, 우리(we)의 입장에서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생각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너(you)와 나(I)의 입장에서 그때 그때의 상황을 감안하여 돕는 방식으로 전환되고 있는 것 만큼은 분명한 것 같습니다. 작전통제권 이양과 연합사 해체는 바로 이를 위한 사전작업인 셈입니다.


문) 일각에서는 작통권 반대론자들을 가리켜 한국군의 능력과 역할은 과소평가하고 있고, 북한의 위협은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정말 그런 것일까요?
(전략)
우선 노대통령은 국방의 핵심이 '작전통제권'보다 '전쟁억제'에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작전통제권은 전쟁 억제에 실패했을 경우 전투행위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 행사되는 통제개념에 불과합니다. 노대통령은 또한 군사력의 '전투수행' 역량과 '전쟁억제' 역량이 별개의 것이라는 사실에 대한 인식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한국군의 군사역량이 과거에 비해 현저히 강화되었다고 해서 대북 전쟁억제 역량도 그만큼 강화되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입니다. 북한의 핵무기, 미사일,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와 다양한 운반 및 침투수단을 생갹해야 합니다.

또한 앞으로 한미 양국 군이 각각 별개의 독립적인 작전통제권을 갖는다고 하더라도 전시에는 상호 작전협조와 필요시 군사력의 통합 운영을 위해 작전통제선의 단일화가 불가피해질 수도 있고, 또 효과적 전투수행을 위해서는 반드시 단일화되어야 합니다. "두명의 똑똑한 지휘관 보다는 한명의 어리석은 지휘관이 낫다"는 것이 군사학의 기본 아닙니까? 노대통령은 이러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습니다.

작전통제권 환수 요구가 무조건 잘못된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준비된다면 언제든지 단독행사를 주장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작전통제권입니다. 만일 작전통제권 때문에 한국군이 발전해야 할 만큼 발전하지 못했다고 한다면, 그것은 전적으로 한국군 지도자들이 책임져야할 문제이지 작전통제권에게 그 책임을 돌릴 성질의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현 작전통제권의 한미 공동행사 체제를 군사주권 상실로 생각하거나 '위헌적인 비정상적 상태'로 규정하는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입니다.

자주국방의 핵심은 작전통제권에 있는 것이 아니라 전쟁 억제에 있습니다. 따라서 현 시점에서 최선의 국방정책은 전쟁억제를 보장하는 한미연합 군사태세를 유지하면서, '국방개혁 2020'의 적극 추진을 통해 노대통령 자신의 말대로 한국군을 '세계 최고수준의 군대'로 만드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가 원하는 시기에, 우리가 원하는 방식대로 작전통제권 환수를 추진해도 늦지 않습니다.


문) 미국과의 신뢰관계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그리고, 10월 SCM 회의에서 작전통제권 이양 시기가 2009년 혹은 2012년으로 결정될 경우 현실적으로 어떻게 받아들이고 대처해야 합니까?

박용옥) 현 집권세력의 친북좌파 성향이야말로 한미동맹을 사실상 해체시키고 있는 주범입니다. "북한 핵무기는 남한을 겨냥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대북제재는 북폭을 위한 준비단계" 등 북한의 주장을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과 머리를 맞대고 대화하기가 참으로 어렵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국군통수권자인 대통령의 안보관과 국가관이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까지 이들은 작전통제권을 환수해야 하는 이유로 '북한과의 평화협정 체결'을 거론하다가 최근들어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즉, 한국군이 작전통제권을 갖고 있어야 비로소 북한이 협상 당사자로 인정해줄 것이라는 것입니다. 아마도 자신들이 생각하기에도 너무 나갔다 싶었던 것 같습니다. 과거 남북군사회담 수석대표일 때에 북한측 대표가 그 문제로 시비를 걸기에 한마디로 일축해버렸습니다. "그래, 너희들은 자주국가여서 인민들이 모두 굶주리고, 한국은 자주국가가 아니어서 세계 경제대국의 길을 걷고 있냐?"고 따져물었더니 재빨리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렸습니다. 북한측에서도 말이 안되는 억지 논리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한국의 집권세력이 떠들어서야 되겠습니까?
(중략)
10월 SCM과 관련 현재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기를 못박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시기가 2009년이냐 2012년이냐는 그다지 큰 의미가 없는 논쟁입니다. 이미 사형선고를 내린 상태에서 형 집행을 2년 후에 할 것이냐 5년 후에 할 것이냐가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연합사가 유명무실해지고 사실상 기능이 정지된 상태에서 그곳에 유능한 장성을 미국 정부가 파견하겠습니까? 한국군의 엘리트들이 그곳으로 가겠습니까? 그리고, 이미 이별을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최첨단 전략무기를 미국이 얼마나 한반도에 배치하겠습니까? 그리고, 북한 군부 입장에서는 착오나 실수를 가장하여 한미 연합방어 태세가 얼마나 제대로 작동되는지 시험해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겠습니까? 럼즈펠드 국방장관이 기왕에 방침을 정한 것이라면 과도기를 최대한 짧게 가져가는 것이 한국과 미국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말하는 것도 이와같은 맥락에서 입니다.

일각에서는 차기 정부 하에서 재협상을 해야된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매우 어렵습니다. 카터 행정부 당시의 주한미군 철수 계획이 백지화된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은 그 때와 많이 차이가 납니다. 또한, 혹 재협상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한미 연합방위 태세를 다시 회복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비용과 희생을 치러야할지는 아무도 자신있게 장담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와같은 상황이 벌어진다면 미국은 그만큼 우리에게 더 가혹한 요구를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와같은 상황 전개로 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한미동맹 관계가 굳건하고, 미국과의 신뢰관계가 공고한 상태에서 작전통제권 환수가 이루어졌다면 미국에 대해 훨씬 더 많은 보장조치를 요구할 수 있을 뿐아니라 미국의 긴밀한 지원 하에 한국군의 현대화도 크게 앞당길 수 있었을텐데 그와같은 명분과 기회를 모두 상실해버렸습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문) 노무현 정부는 연합사 해체에도 불구, 미국의 한반도 안보 공약은 그대로 유지될 뿐만 아니라 오히려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합니다. 이에 동의하십니까?

박용옥) 참으로 답답한 사람들입니다. 한국군이 전시 작전통제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경우 전쟁 발발시 양상은 한국군의 작전 주도 하에 미군이 지원하는 형태가 될 것입니다. 그와같은 상황 하에서 과연 한국군이 미군을 효과적으로 지휘하고, 미군이 보유한 최첨단 무기를 유기적으로 작전에 투입하고 적용할 수 있습니까? 미군이 수십년간의 실전경험을 통해 확보해온 노하우를 한국군이 체득하는데에 5년이 걸릴까요? 10년이 걸릴까요? 그리고, 아직 경험이 풍부하지 못한 한국군의 지휘를 유사시 미군이 수용할 수 있겠습니까? 이와같은 제반 요인들을 모두 고려하여 머리를 짜낸 끝에 나온 것이 바로 한미연합사입니다. 다시말해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그것 외에 방법이 없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 한미 연합사를 해체하고 무엇으로 공동방위를 하고, 공동으로 작전을 수행하겠다는 것입니까? 이것이야말로 새빨간 거짓말입니다. 미국이 아무리 한국에게 우호적이라 할지라도 그와같은 상황에서 수천명 혹은 수만명의 미군들을 한국의 작전통제권에 맡길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고 미국이 한국군과 별도로 독자 작전을 수행하기도 현실적으로 어렵습니다. 그러니 결국 마음이 있어도 현실적으로 힘을 쓰기가 어려운 구조가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무엇보다도 노무현 정부가 국민을 대상으로 철저히 기만하고 있는 것은 '자주'에 대한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자주'는 감정이나 기분의 문제가 아닙니다.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야말로 '자주'의 가장 중요한 요소입니다. 그런데 전쟁 억지 능력도 약화시키고, 미군과의 연합방위 태세도 무너뜨리고, 북한에게 오판의 여지를 너무 쉽게 열어주는 상황에서 어떻게 '자주 국방'이 이루어진다는 것입니까?

역설적으로, 한미연합사가 해체되고 주한미군이 철수하게 될 경우 한국은 유사시 미국과 북한 양쪽 모두에게 굴종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에 몰리게 됩니다. 미국의 개입을 위해 자존심 다 버리고 납작 엎드려야하며, 미국의 개입 가능성이 희박해지면 북한에 대해 자존심 다 버리고 납작 엎드려야 합니다. 이것이 과연 '자주'입니까? 국군통수권자로서 국방과 안보에 무지한 것은 용서할 수 있어도 의도적으로 국민들을 기만하는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처사입니다. 이것은 역사적인 단죄의 대상이 될 것입니다.
by sonnet | 2006/09/22 19:51 | 정치 | 트랙백 | 핑백(1)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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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10/07/29 11:35

... 추어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대해 보수 측도 "기본적으로 미 행정부는 전시 작전통제권을 항구적으로 보유할 의사를 전혀 갖고 있지 않다"는데 이견이 없다.(박용옥 인터뷰 참조) 다만 보수 측은 우리의 필요에 의해 우리가 요구해 그들이 남아있는 것인데, 그렇게 '갈테면 가라'는 식의 태도를 취해 상황전개를 부추기는 것에 ... more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6/09/22 22:06
잡담이지만 그루지야의 프랑코포니 참관 이야기나 체첸 문제로 러시아와 협상하는 내용, 키르키즈스탄의 기지사용료 인상문제 등은 접할때마다 너무 재밌었는데.. 이쪽 화제를 접하면 분위기 축~ 쳐지네요..(결론 : 남의 집 불구경'만' 재밌는법)
Commented by gforce at 2006/09/23 00:53
진정한 악의 축은 역시 말씀하신 Neo-Radical 붕어빵기계입니다그려orz
Commented by ssn688 at 2006/09/23 11:33
90년대초의 2단계 로드맵(결국 실행하지 않았지만)은 지금의 논의와는 질적으로 다른가...는 좀 의문입니다. 물론 대미/대북관계는 지금과 무척 달랐지만, '북괴의 침략 억제'라는 관점에선 90년대초나 지금이나 똑같이 비판 받을 일 아닐까요. 결국은 북핵위기로 유보했다...라고는 하지만, 북핵위기만 없으면 북한의 군사적 위협은 매우 적었기에 전작권 넘겨도 문제 없었다고 볼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길잃은어린양 at 2006/09/24 09:31
노통어록을 보면 우리 각하께서는 아직 업무파악도 제대로 못하신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깊어집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6/09/24 12:13
라피에사쥬/ 역시 그렇죠. 저도 가능하면 한국 이야기는 안하려는 편입니다. 재미도 없고.

gforce/ Death to machine!

ssn688/ 大몰트케도 작전은 적과 일단 조우하고 나면 큰 의미가 없다고 말했었죠. 저는 로드맵이 있었느냐 그 자체보다는 당시에는 필요하면 로드맵을 멈출 수 있었다는 점이 더 중요하다고 봅니다.

길잃은어린양/ 각하는 주로 造反有理 넉자를 쓰셔서 관료들을 두들기는 걸 즐기시더군요. 제가 보기엔 인생 전체가 아웃사이더인 점도 있고 해서, 체질적으로 관료조직과 융화가 안되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사처포 at 2010/02/12 22:01
명절, 즐겁세 보내세요 ^^ ...
평소 전작권 문제에 관심은 있었지만... 이렇게 압축된 글을 볼 기회가 없었다는 (핑계)...설득력 있는 내용.... 좋은 글 읽었습니다. //
요즘 시간이 나길레 님의 글을 서핑하는데요... 우리 "별님", "지도층"(꼴통 보수)들에 대해 평소에 별로 신뢰를 하지 않는 못된 버릇때문에... 이 글을 읽기 전에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반신반의 했을 듯....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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