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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핵폭탄은 터질까?
터지는 핵탄두는 60년전 기술로도 만들 수 있었던 것이고, 기술의 발전으로 핵폭탄 제조에 관련된 기술적 장벽은 계속 낮아져 왔다.
그렇기 때문에 (테러집단 따위가 아니라) 국가가 역량을 집결하기 시작하면 핵물질 이외에 다른 것은 핵무기 보유를 막는 진입장벽이 될 수가 없다. 이것이 핵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IAEA같은 기구들이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같은 핵물질에 그렇게 집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우리에게 있어 핵물질은 급소(choking point)입니다. ... 만약 당신이 고농축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을 갖고 있지 않다면, 당신은 핵폭탄이 없는겁니다. 당신이 컴퓨터로 연구나 시뮬레이션을 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핵물질이 없으면 핵폭탄은 없는 겁니다." IAEA 사무총장 Mohamed ElBaradei의 말이다.
(Louis Charbonneau, UN to Inspect Iran's Parchin Military Site, Reuters, 2005년 1월 5일)

그렇다면 북한의 핵능력은 어느 정도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IAEA의 내부논의에 정통한 한 외교관의 이야길 들어보자.

"당신이 복잡한 가구 도면을 누군가에게 줬고, 그 사람이 그걸 집에 가져가서 절반까지는 만들었다고 해봅시다. 그럼 그는 당신에게 도와달라고 전화를 하게 될겁니다.
그게 칸 박사의 역할이었습니다. 리비아 사람들은 끊임없이 문제를 겪었습니다. 우리는 칸 박사가 북한에 일을 시작하기에 충분한 자료를 줬다는 것을 압니다. 그리고 북한과 이란은 칸 박사에게 자주 연락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리비아는 결국 이 장비를 가동할 수가 없었습니다만, 북한은 모스크바에서 훈련받은 인력을 갖고 있습니다."
이 외교관은 다음과 같은 예를 들었다.
"북한은 영국의 초기형 마그녹스 원자로 설계를 구해서 (영변의) 5MW 원자로를 지었고, 50MW와 200MW 원자로를 짓고 있습니다. 그런데 마그녹스 원자로는 설계 결함이 있습니다만, 북한은 자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Robert Marquand, North Korea's nukes: advanced, but hidden, Christian Science Monitor, 2004년 12월 21일)

즉 아무런 기술적 기반이 없어서 좌충우돌만 하다가 두손 든 리비아와는 달리, 북한은 문제를 겪으면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원자력공학의 산업기반을 확실히 갖고 있다는 이야기다.

실질적 핵무장국가가 된지 40년 가깝고 약 200기의 핵탄두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스라엘의 경우, 알려진 핵실험이 없다. 그러나 중동의 어떤 이웃나라도 이스라엘의 핵실력을 의심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의 핵능력은 이미 covert한 단계를 넘어서 opaque한 단계인 것이다.
(이스라엘은 남아공에서 핵실험을 했을 거라는 미확인 주장이 있다. 그러나 그런 것이라면 파키스탄이 핵실험을 할 때 북한이 끼어서 같이 실험을 했을거라는 주장도 있다. 파키스탄과 북한이 핵무기 개발에 협력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그 세부는 많은 부분이 비밀로 남아있다)

북한은 이제 부인에서 벗어나, 대놓고(overt) 핵억지력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단계까지 왔다. 지금처럼 꾸준히 계속 추출해 20-50기 분량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단계까지 가면 주변국들은 모두 당연히 북한 핵폭탄은 핵실험을 않더라도 터지겠거니 하고 계획을 세울 수 밖에 없게 될 것이다.

아울러 핵실험 가능성 그 자체도 높아지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영변 원자로가 동결되어 있었고 북한이 보유한 핵물질이 적었을 때는 금쪽같은 핵물질을 실제로 핵실험에 써버릴 수 없다는 문제가 있었다. 2-3발 분량의 핵물질밖에 없는데, 그중 1-2발을 핵실험에 써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다(빈손 뻥카로 버틸 셈인가?).
그러나 충분한 분량을 확보했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북한이 영변 시설을 재가동하여 플루토늄을 계속 제조하고 있는것은 그만큼 핵실험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로 받아들여도 좋다.
by sonnet | 2006/09/19 13:12 | 정치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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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6/09/19 14:38
요전의 미사일 발사처럼 실패시의 정치적 부담도 무시할 수는 없겠죠. 미사일보다는 핵폭탄이 보다 신뢰성이 있긴 하겠지만요.
Commented by 안모군 at 2006/09/19 14:59
그 상황이 된다면야 한국은 한동안 손가락 빨아야 하고, 공은 열강 손에 가는 것이죠. 물론, 이때 열강의 판단이나 분위기에 따라서는, 극동의 핵 균형이 올 가망이 높긴 합니다만.-_-
그게 나을지 지금같은 포커판이 나을지는 모르겠군요. 다만, 확실한 건 그때의 불확실성은 지금보다도 더 무서운 수준이 될거라는 거죠. 이 시점에서는 정말 불장난 한번에 전지구적 재앙을 생각해야 할테니까요.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6/09/19 15:24
numerical analysis에 자칭 일가견이 있다는 지인께옵선 '이스라엘이야 말로 내 전공분야를 가장 멋지게 수행한 나라다'라고 극찬을 했는데.. 북한도 머지 않아 그 범위에 해당될지도?[..]
Commented by mahlerian at 2006/09/19 15:50
sonnet님의 블로그 잘 구경하고 있는 mahlerian 이라고 하는 팬입니다. ^^

덧글을 남기는건 다음이 아니오라 제가 요번에 리버럴 중도좌파 커뮤니티를 만들어서 소개 좀 드릴려고요.

http://www.skepticalleft.com

좀 더 회의적이고 합리적인 형태의 진보를 추구하는 공론공간을 목표로 하는 곳입니다. 일종의 포스트-안티조선우리모두라고나 할까.

sonnet님같은 이글루의 인기 블로거는 물론이고, 하이텔, 안티조선 우리모두 등의 명논객들이 나중에 많이 찾아오실겁니다. 이미 kiriha 님 등등 많이들 찾아오셨어요. ^^

꼭 놀러오세요.
Commented by あさぎり at 2006/09/19 17:53
그나마 북쪽에서 고농축 우라늄으로 시작하지 않은게 다행이군요. 과연 핵실험후에 언론에서 뭐라고 쓸지 궁금해지긴 합니다.
Commented by sonnet at 2006/09/19 19:05
하얀까마귀/ 이런 류의 건은 분명히 실패에 따르는 위험부담이 있기 마련이죠. 그러나 핵실험쯤 되면 으뜸패라서 그걸 뽑은 다음에는 북한도 더 할게 마땅치 않다는 것도 문제입니다.

안모군/ 뭐 우리가 핵맞는 날엔 지구를 깨버려야 하는 것

라피에사쥬/ 이란이 북한을 열심히 벤치마킹 하고 있죠. 사실 저는 북한-이란 사이에 스퀴즈 플레이를 위한 공조가 있지 않나 의심합니다.

mahlerian/ 이런... 저같은 마이너 블로거에게 무슨 말씀이십니까. 말씀하신 사이트는 한번 둘러 보도록 하겠습니다.

あさぎり/ 미국은 북한이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도 갖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고, 이 문제를 놓고 싸움을 벌인 끝에 94년의 Agreed Framework가 깨지는 데가지 갔지 않습니까.
Commented by 행인 at 2006/09/19 20:21
핵보유는 있을 거라는 추측이 드는데,
한가지 의문점이 드는 건 단지 핵폭탄을 남한을 침략하기 위해 개발했을 거라는 추측은 이제까지 북한이 투자한 저력에 대한 댓가가 초라해 보이는 점이고, 북한의 상황상 핵폭탄의 존재이유는 그보다 더한 어떤 목표를 위한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부단히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하는 것이 그에 대한 구체적 이유일 것 같고, 장거리 미사일이 실패했다는 것은 북한의 지금 상태는 어쩌면 반쪽짜리 성공에 불과할지도 모르지 않나 합니다.
그니까, 사실은 핵보다는 미사일의 존재가 더 중요할지도 모른다는 거죠.
Commented by 안모군 at 2006/09/19 20:38
핵은 지극히 정치적인 무기고, 위에 언급하셨다시피 "공화국이 없는 세계는 존재 의미가 없습니다!" 라는 것을 실천할 수 있는 유일의 대안입니다. 북한의 의도가 남침 용도라고 확정할 수 없기는 하지만, 남침 용도가 배제된 것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것이죠. 개인적으로는 딱 "극동지구 시민권 획득용"이라고 보긴 합니다만.-_- 그 시민권을 얻기 위해서 단순히 증서 취득이 아닌, 실력입증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저리 집착하는 거죠.

북한의 시민권은 어떻게 형성될 수 있는가에 대해서, 전전 행정부, 전 행정부, 그리고 지금 행정부가 어찌 보면 서로 다른 관점을 견지하고 있고, 그게 모조리 틀렸다고 볼 수 있는 상황이라면 상황이죠. 근본적으로 남한이라는 존재가 있는 한, 완전한 시민권은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는 거죠. 아니 받는게 가능은 한데, 현재의 레짐으로는 안된다는 것이 그동네의 딜레마가 아닐까 넘겨짚어 보기도 합니다.


더 나가면 블로그 주인장님께 민폐가 될 듯 하고, 특정 성향 사람들이 보면 정치투쟁을 할 듯 하니 여기까지만 이야기를 하도록 하죠.
Commented by 길잃은 어린양 at 2006/09/19 22:59
북한의 핵 능력이 만약 그정도 수준이라면. 뭐 이건 정말 난감하기 짝이 없는 사태가 전개되겠군요. 그게 사실이라 치더라도 남쪽도 덩달아 핵무장을 해버린다면...

정말 무섭네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6/09/20 09:14
행인/ 별볼일 없는 나라에서 이 송아지만 다 크면 팔아서 뭐도 하고 뭐도 하고, 그런 여러가지 생각을 해볼 순 있겠지요.

안모군/ 동의.

길잃은 어린양/ 난감한 사태가 "장기간" 계속될거라는 데 묘미가 있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그런 차원에서 "Bonn und die Bombe -Deutsche Atomwaffenpolitik von Adenauer bis Brandt-"을 조금씩 다시 보고 있는 중입니다. 아, 독일어는 정말 --;
Commented by 길잃은 어린양 at 2006/09/20 10:21
저역시 독일어는 정말--; 그래도 러시아어 보다는 훨 나은 편이긴 합니다만.
Commented by 미친고양이 at 2006/09/20 14:22
이란 - 북한 스퀴즈 플레이는 저도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란에 관심이 집중되면 북한에서 미사일이 날아가는0_-
Commented by 아텐보로 at 2006/09/20 20:31
북한에서 생각하는 핵무기는 결국 언제 어디에다가던 쓸수 있는 만능병기 인것 같습니다.....남침이건 대양 건너편을 공격하건..
Commented by sonnet at 2006/09/21 12:21
길잃은 어린양/ 아악, 러시아어 (__)

미친고양이/ 입증할 증거만 없을 뿐이죠 뭐.

아텐보로/ 카드가 그것 밖에 없으니까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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