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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볼만한 이란 핵위기 관련 글
* 이란과 그 이웃, 그리고 지역 위기(Iran, Its neighbours and the rigional crisis) (Robert Lowe and Claire Spencer(Eds), Chatham House)

* 핵무장 이란의 의미 재평가(Reassessing the Implications of a Nuclear-Armed Iran), (Judith S. Yaphe and Charles D. Lutes, National Defense Univ.)

최근 본 이란 문제 관련 보고서들 중에 제일 괜찮았던 것 두가지다.

이 두 보고서는 이란 문제를 눈여겨 봐온 사람들이 갖는 제일 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려고 노력한다.
그 의문은 "도대체 이란은 뭘 믿고 미국과 국제사회에게 저렇게 뱃심좋게 배째라고 말할 수 있는가?"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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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보고서의 중요한 논점은 이란이 "꿀릴 것 없다"란 확신을 갖는 근거는 이 지역에서 이란의 지역적 포지션과 주변국들관의 관계에서 나온다는 것이다. 공저자들의 말을 들어보자.

"중동에 대한 서방의 정책은 창의력의 완벽한 결여를 보여준다. 무시와 무력사용(이란 두 극단적 정책) 사이에는 아직 완전히 추구되지 않은 폭넓은 기회가 있는데도 말이다." (Dr Ali Ansari)

"미국이 이 지역에서 포커를 치고 있는 동안, 이란은 체스를 두고 있다. 이란은 더 장기적이고 더 교묘한 게임을 벌이고 있으며 마음과 감정과 마음을 끌어들이는데 훨씬 더 성공적이다." (Nadim Shehadi)

이 보고서는 이란과 중요한 관계를 맺고 있는 거의 모든 나라에 대해 이란과 이들 나라간의 관계와 주요 논점들을 정리해놓고 있다. 여기에는 이라크, 이스라엘, 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이집트, 사우디 및 걸프협력기구 국가들, 러시아, 구소련 계승국가들,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인도, 심지어는 중국, 일본이 망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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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보고서는 우선 이란 정계 내에서는 강경파와 온건파를 막론하고 이란이 핵을 가져야 한다는데 거의 이견을 찾아볼 수 없으며 심지어는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도 그런 목소리를 찾아보기 힘들다는 것을 지적한다. 즉, 설령 현재의 강경파 지도자들이 실각한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바뀌진 않을 것이란 것이다.

다음에는 서방의 생각과는 판이하게도 이란의 이웃국가들은 핵무장한 이란이 더 위험하지는 않다고 주장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그들은 핵무장한 이란보다는 미국이 이란의 핵능력을 제거하기 위해 벌일지도 모르는 전쟁을 더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한 가지 깊게 생각해봐야 할 점은 파키스탄이 왜 이란의 핵개발을 도왔느냐 하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이란과 국경을 맞대고 있으며, 집권 종파도 수니파와 시아파로 각기 다르다. 두 나라 사이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을 놓고 파키스탄과 이란은 탈리반 정권 지원여부를 놓고 날카롭게 대립했다. 도대체 왜일까?)
물론 이스라엘만큼은 이들과 입장이 다르긴 하다. 그러나 이스라엘도 독자적으로 이란을 요리하기엔 힘이 부치는 것이 사실이다. (이란 핵 -이스라엘의 공습 옵션 참조)

마지막으로 이들은 실질적으로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정책은 다음 두 가지 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1) 일단 이란의 핵개발을 동결한 후, 계속 압력을 가해 출발지점까지 후퇴시키는 방안
2) 일단 이란의 핵무장을 막을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핵무장한 이란의 영향력을 상쇄하고 억지하는 방안

이들에 따르면 첫번째 방안이 많이 논의되었으나 현실적으로 이 목적을 달성할 가능성은 낮으며, 그러므로 현실적으로 유일한 선택은 냉전시절에 소련을 상대했던 것과 유사한 억지전략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란을 억지할 가능성은 충분한가? 이들은 미국은 그런 전략을 성공시킬 능력이 있다고 주장한다.

이 보고서의 백미는 이란 핵협상에 관련된 국가들은 그것이 EU-3(영국,프랑스,독일)이건 러시아, 중국이건, 아니면 이웃한 중동국가들이건 미국과 이스라엘만큼 이란과 단호하게 맞설 결심을 할 나라는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내가 느끼기엔 이들의 분석은 6자회담 참가국에 대해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다. EU-3대신 일본, 걸프협력기구(GCC) 국가들 대신 남한을 집어넣으면 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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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수 년간 이란과 핵협상을 해봤던 독일 외무장관 요슈카 피셔는 이란 핵 문제를 이렇게 요약했다. (독일의 굴욕 참조)

이란이 핵무기에 집착하는 데는 이슬람권의 헤게모니를 쥐고 국제사회에서 수퍼파워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열망이 깔려 있다. 현재 이란은 중동의 권력 판도에서 이런 전략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전력투구하고 있다. 특히 테헤란은 이 목표를 이루기 위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과 함께 레바논.시리아.이라크를 모두 활용하려 한다.
......
결국 이 갈등의 핵심은 누가 중동을 지배할 것인지 하는 것이다. 이란인가, 아니면 미국인가. 내가 보기에는 이란의 지도자들은 이 문제의 폭발성과, 핵개발을 막겠다는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피셔의 요약은 탁월하다 그러나 위 두 보고서를 읽고 나면 한 가지 의문이 남는다.
"단순히 이란이 미국의 의지를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인가? 현지 정세에 어두운 서방 세력들이 이란의 실력과 집념을 과소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세르는 수에즈 전쟁에서 군사적으로 패했지만, 정치적으로 승리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러한 사건은 얼마든지 다시 반복될 수 있다.

1) 미국은 지난 5년 동안 막강한 무력을 투사해 동서로 이란을 포위하고 있던 강적들 -이라크의 사담 후사인과 아프가니스탄의 탈리반- 을 대신 제거해 주고 그 뒤치닥거리에 허덕이고 있다.
(미국이 사담을 제거한 후 그 자리에 앉히려고 생각했던 Ahmad Chalabi란 이라크 망명 정객이 있다. 그는 후에 미국이 이란의 암호전문을 해독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란에게 유출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Chalabi는 망명정객이긴 해도 12살때 이라크를 떠난 이후 사담 정권이 무너질 때까지 40년 이상 본국에 돌아가본 적이 없다. 그가 미국에 제공한 이라크 관련 정보들은 어디서 난 것일까? 사실 사담을 제거하기 위해 이란정보부가 미국에 흘려준 정보가 아니었을까?)
2) 미국의 동맹국 이스라엘은 실패한 전쟁을 통해 레바논에 존재하던 미국의 지지세력을 파멸시켰고, 그 정치적 공백은 이란과 시리아의 후견을 받는 정치세력들이 메우기 시작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실수를 몇 차례만 더 하면 중동은 고스란히 이란의 손에 떨어질지도 모른다.
부디 그정도까지 삽질을 계속하지 않기만을 빌어보자.
by sonnet | 2006/09/05 22:42 | 정치 | 트랙백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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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6/09/05 23:28
한가지 궁금한건데, 수니파->시아파나 그 반대의 개종이 대한 통계 비슷한건... 없겠죠? ;;
Commented by 라피에사쥬 at 2006/09/06 05:16
20년쯤 후에는 '모국을 견제할 중동의 핵심 동맹국'으로 떠오른다던가[..]
Commented by 미친고양이 at 2006/09/06 08:54
두 번째 하얀 부분 섬뜩하네요. 저건 완전 이란의 첩보부에 놀아난..-_-;; 게다가 당시 이란 하타미 행정부는 친 서방으로 분류되지 않았었나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6/09/06 15:39
하얀까마귀/ 제가 아는 한 없습니다.(사실 아랍국가들에 대한 종파별 인구통계도 누가 언제 작성했느냐에 따라 10%씩 차이가 납니다. 당연히 권력분배와 관련있기 때문)
사실 그런 식의 개종은 매우 적습니다. 가문과 부족으로 연결된 사회에서 가문과 부족의 종교를 버리고 혼자 개종하게 되면 상당히 난감한 결과를 겪지 않을까요?

라피에사쥬/ 정말로 누가 봐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강해지면, 미중수교를 했던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현실을 인정하고 포용하는 태도로 갈 수 있겠지요.

미친고양이/ 두 번째 보고서에 대한 설명에서도 말했지만, 하타미 대통령 조차도 그 나라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파라는 거지 객관적으로 봐서 친서방이라고 보긴 힘듭니다. 그 시기에도 핵개발, 히즈불라 지원 등 할 건 다 했거든요.
아흐마드 찰라비의 경우, 저는 완전한 이란의 스파이라기 보다는 이란이 준 정보를 미국에 팔고, 미국에서 얻은 정보는 이란에 팔면서 자기 몸값을 올리려고 한 경우가 아닐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Commented by 기린아 at 2006/09/06 15:48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한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 빠지는 지를 겪어 보면, 수니파-시아파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의 일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하는게 옳을 것 같습니다. 재 개종의 압박 및 직장/사회에서의 추방, 결혼등에 있어서의 불이익, 집안에서의 축출, 가문의 보호를 받지 않는 사람은 아무도 보호를 해 주지 않을 터이니 어디가서 새로운 삶을 구성한다는 것도 무리가 있을 것이구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6/09/06 23:45
기린아/ 이슬람에서 기독교로 개종하는 건 배교행위라서 돌로 쳐서 죽이도록 되어 있을 겁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몇 년 전에 그런 일이 있었을 때, "정신병을 인정하면 살려줄 수 있다"같은 말이 진지하게 오가곤 했죠.
Commented by 하얀까마귀 at 2006/09/07 01:39
세상 어디나 젊은이들이 현실의 부조리를 질타하는 이념에 쉽게 경도되곤 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시아파 단체들이나 국가가 미-이스라엘에 대해 개가를 올릴 수록 수니파를 등지는 청년들이 늘어날 지도 모르죠.

당연히 가문과 사회에서 배척당하게 되는 그런 청년들은 자기들을 받아주는 단체에 속할 수밖에 없을 테고, ... 가만있자, 이상적인 요원상 아닙니까? :)
Commented by ssn688 at 2006/09/07 10:22
'지하드'는 어차피 무슬림의 의무라는 통념이 있기 때문에, 단지 시아파 단체나 국가가 건수를 잘 올린다고 종파 개종까지는 힘들 겁니다. '무슬림' & '미국의 억압을 받는 세계의 사람'으로서 공감하고 동조는 할 수 있겠지만요.
사실 정통 이슬람 신학적으로는, 교리적으로 접근을 한다면 시아파는 좀 이단적인 것에 가깝습니다. 하지만 역사 속에서 시아파가 발흥한 계기는 부패한 기득권층(수니파였던)에 반발이었다는 점에선 도덕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진보성이 있긴 하지만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6/09/07 17:31
하얀까마귀/ 이스마일파의 산중노인처럼 하쉬쉬도 좀 주면 대박.... 인 것입니까?
그게 아니라 실제로 중동의 수니파에서 일어난 패턴은 "시아파도 저렇게 하는데 우린 도대체 뭐냐. 우리도 하자"란 것입니다.
이란 혁명의 여파가, 메카의 대성전 점거 투쟁으로 옮겨붙고, 다시 메카의 대성전 점거 투쟁이 '미제의 흉계'라는 소문이 파키스탄에 돌더니 이슬라마바드 미 대사관 방화사건으로 연결되는 그런 패턴이지요.
저는 이번 이스라엘-히즈불라 전쟁을 통해서 (알 카이다 등장 이전까지 최강의 테러단체란 평을 들었던) 히즈불라의 실력을 재확인하고, 그에 비해 미국에 일격을 가하지 못하고 쫓겨다니는 알 카이다의 부진이 대비되어 이슬람권 운동의 주도권이 시아파로 도로 넘어간 듯한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범 알카이다 계열이 세력만회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게 되겠지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6/09/07 17:42
ssn688/ 시아파의 진보성의 원천은 이슬람 율법 해석(이즈티하드)를 현재도 율법전문가(무즈타히드)들이 새로 할 수 있다는 데 있습니다.
반면 수니파는 전통시대의 거물들이 이미 율법해석을 완벽하게 해서 더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 대전제여서, 개혁운동이 늘 '克己復禮'로 귀결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변혁을 어렵게 만들는 제일 큰 원인이 아닌가 싶습니다.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6/09/07 19:53
살리비의 이라크 정보 건에 관하자면 INC를통한 망명자 정보가 중핵인 데다가 또 한 살라비의 네오콘들과 오랜 친분을 맺어 왔기에- 살바비와 월포위츠의 관계는 20년 이상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러한 관계가 OSP를 통한 정보 왜곡에 자굥했을 것으로 봅니다. 한 편 정보공동체 측에서 주 소스원으로 의존했던 커브볼 같은 경우 그 자체는 INC와는 무관한 걸로 보이지만 그 커브볼이 제공한 정보를 교차검증하는 데에는 INC의 다른 정보원들이 기여(?) 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커브볼 건이 거짓으로 판명난 이 후 정보공동체와 INC 사이의 책임 미루기도 참 안습이더군요)

살라비의 이란 유착에 의해서는 기본적으로는 이 중 플레이를 통한 자신의 몸값 올리기로 보입니다만 그러한 점이 대두되는 배경에 대해서는 좀 의심의 눈길이 보입니다. 일각에서는 그러한 '이란 유도론'을 이라크 침공의 실패를 이란 탓으로 돌리고 나아가서는 이란을 칠 구실을 쌓아나려는 의도에서 보는 관점도 있더구요.
Commented by 腦香怪年 at 2006/09/07 19:53
이란 침공 의도에 관해서는 특히 지난 번에 드러난 OSP의 Larry Franklin과 이스라엘의 커넥션에서 Ghorbanifar가 대두된 게 꽤 잼있더군요. 이 친구가 이란 정권 교체를 비밀리에 논의했다고 하던 데 이란 콘트라 게이트 당시 그의 역할을 보면 보다 복잡한 내막이 있을 지도 모르겠더군요.
Commented by sonnet at 2006/09/12 01:28
腦香怪年/ Michael Ledeen이 또 북을 치고 있더군요. 상원정보위 보고서에 대한 INC의 논평도 대박.
Commented by 잡지식98 at 2017/03/29 09:55
결과적으로 2017년 현제 이란은 원하던 바에 거의 근접한 것 같네요. 물론 그 원인 1순위는 미국의 망치질이 만든 폐허에서 일어난 어느 광신도 국가겠죠, 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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