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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고 컬트 과학
전형적인 과학자가 생각하는 실험과 통제, 과학적 정직성에 대한 개념(그리고 정직한 실험이 존경받지 못하는 풍토에 대한 안타까움까지)입니다만, 이공계 대부분은 여기 동의할 거라고 생각되는군요.

초 리얼액션대작 "황박: 줄기세포는 없다. 언론은 가라. 검증은 거부한다!"를 보고 입맛이 써서 올립니다.



카고 컬트 과학: 과학, 사이비 과학,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방법
1974년 캘리포니아 공대 학위 수여식 연설

중세에는 여러 가지 얄궂은 생각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코뿔소의 뿔이 정력을 증진시킨다는 것 따위 말입니다. 오늘 우리가 머리 위에 쓰고 있는 사각모도 중세의 또 다른 얄궂은 생각입니다. 내 사각모는 너무 크군요. 그러다가 생각들을 분리하는 방법이 발견되었습니다. 주효한지 알아보고 주효하지 않으면 버리는 것이 그 방법입니다.
물론 이 방법이 체계화되어 과학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것이 아주 잘 발전해서, 우리는 지금 과학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과 같은 과학 시대에 어떻게 마법사가 계속 존재할 수 있는지 이해가 잘 안 됩니다. 그들이 제안한 것은 전혀, 또는 거의 맞은 게 없는데도 말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에도 내가 만나는 사람 가운데 만나자마자 혹은 좀 지나서 미확인 비행물체나 점성술, 어떤 신비주의, 고양된 의식, 새로운 형태의 의식, ESP 따위에 대해 말을 꺼내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나는 우리가 사는 곳이 과학적인 세계가 아니라는 결론에 도달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놀라운 것들을 믿기 때문에, 나는 왜 그러는지 연구해 보기로 작정했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내 호기심의 대상들은 나를 어려움에 빠뜨리기도 했고,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는 터무니없는 일을 겪기도 했습니다. 나는 압도당했습니다. 우선 나는 여러 신비주의와 신비 체험들을 연구하기 시작했습니다. 나는 격리 탱크에 들어가 보기도 했지요. 그 안은 캄캄하고 조용하며 황산마그네슘 용액에 몸이 둥둥 뜹니다. 그때 여러 시간 동안 환각 체험을 하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거기에 대해 조금 압니다. 그 다음에 나는 에살렌에 갔는데, 그곳은 얄궂은 사상의 온상입니다. 아주 놀라운 곳이니 여러분도 한번 가보십시오. 나는 거기서 압도당했습니다. 나는 거기에 그토록 많은 것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예를 들어, 내가 열탕에 앉아 있는데, 거기에는 다른 남자와 여자도 같이 있었습니다. 남자가 여자에게 말했습니다.
“저는 마사지를 공부하고 있는데요. 당신에게 실습 해봐도 되겠습니까?”
여자는 좋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여자가 테이블 위에 올라가자 남자는 여자의 발부터 주무르기 시작했습니다. 엄지발가락 주위를 주무르더니 그의 선생으로 보이는 여자를 돌아보며 말하더군요.
“움푹 들어간 것이 느껴지는데요. 여기가 뇌하수체입니까?"
여자가 말했습니다.
“아니에요, 뇌하수체는 움푹 들어간 느낌이 들지 않아요.”
그때 내가 말했습니다.
“거기는 뇌하수체와 너무 멀어요.”
그들은 나를 바라보더니 여자가 말하더군요.
“이건 반사학reflexology이예요.”
그래서 나는 눈을 감고 명상하는 척 했습니다.
이것은 나를 당황하게 한 작은 예에 불과합니다. 나는 ESP와 PSI(투시, 텔레파시, 염력 등의 초일상적 현상)도 조사했고, 최근에는 유리 갤러라는 사람을 만나보기도 했습니다. 그는 열쇠를 손가락으로 문질러서 휠 수 있다는 사람인데. 나는 그의 초청으로 독심술과 열쇠 휘는 것을 보러 호텔 방으로 따라갔습니다. 그의 독심술은 성공하지 못 했어요. 나는 내 마음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내 아들이 들고 있는 열쇠를 유리 갤러가 문질렀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그는 물 속에서 하면 더 잘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모두 욕실에 들어가서 수도를 틀어놓고 그 밑에 열쇠를 대고, 손가락으로 문지르게 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이 현상을 탐구할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때부터 나는 우리가 믿는 다른 것들은 어떤지 생각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옛날의 마법사에 대해 생각해 봤습니다. 실제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봄으로서 사실을 검증하는 것은 아주 쉬웠을 것입니다. 그래서 나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 예를 들어 우리가 알고 있는 바른 교육 방법 따위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독서 방법과 수학 공부 방법 등에는 큰 학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읽기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이 사람들의 방법을 사용해도 점수는 계속 내려가거나, 또는 거의 올라가지 않습니다. 이것은 마법사의 처방이 듣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자기들의 방법이 잘 들으리라는 걸 그들이 어떻게 아는가? 이것은 조사를 해봐야 마땅합니다. 또 다른 예로는 범죄자를 다루는 방법이 있습니다. 명백히 우리는 범죄자를 다루는 방법을 통해 범죄를 줄이는 일에 아무런 진보도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론은 많지만 진보가 없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이 과학적이라고 불립니다. 우리는 이것들을 연구합니다. 그리고 상식을 가진 보통 사람들이 이런 사이비 과학에 끌려 다닙니다. 아이들에게 읽기를 가르치는 방법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진 교사가 있어도, 다른 방법으로 가르치라는 학교 체제의 압력을 받습니다. 학교 체제는 교사의 방법이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강요하기도 합니다. 또는 나쁜 아이의 부모가 이런저런 방법으로 가르쳐 보다가, 결국 포기하고 평생 죄의식에 사로잡히기도 합니다. ‘올바르게’ 가르치지 않았다는 전문가의 말 때문에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이론을 마땅히 조사해봐야 하고, 과학 아닌 과학을 조사해봐야 합니다.
그런 것들을 널리 찾아내는 방법을 생각해본 결과, 다음과 같은 방법을 생각해 냈습니다. 칵테일파티에 여주인이 와서 “왜 당신들은 직업 이야기만 해요?”라고 하거나, 아내가 다가와서 “또 쓸데없는 얘기나 하는군요?” 할 때, 여러분은 스스럼없이 아무도 모르는 이야기를 꺼내는 수가 있습니다.
나는 이 방법을 써서 내가 잊어버렸던 화제를 몇 가지 더 찾아냈습니다. 그 화제 가운데 여러 형태의 심리치료 효능이라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나는 도서관을 뒤져가며 연구를 했는데, 할 말이 너무 많아서 여기에서 다 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나는 몇 가지 사소한 것만 얘기하겠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믿는 것에 초점을 맞추겠어요. 혹시 내년에 기회가 있으면 이 모든 주제에 대해 연속 강의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건 많은 시간이 걸릴 테니까요.
내가 언급한 교육이나 심리학적 연구는 내가 카고 컬트Cargo Cult(화물 숭배) 과학이라고 부르고 싶은 것의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태평양에는 카고 컬트 의식을 행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전쟁 중에 비행기가 좋은 물건을 많이 싣고 착륙하는 것을 본 그들은 지금도 다시 그런 일이 일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그들은 활주로 비슷한 것을 만들어 놓고, 활주로 양쪽에 불을 지펴 놓았습니다. 관제탑 같은 오두막집도 만들어 놓고, 이 오두막에 들어앉은 사람은 나무 조각 두 개로 헤드폰을 만들어 머리에 썼는데, 이 사람은 관제사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비행기가 착륙하기를 기다립니다. 그들은 모든 형식을 제대로 갖추었어요. 그 형식은 완벽합니다. 그것은 전과 완전히 똑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제대로 작동되지 않습니다. 비행기는 착륙하지 않지요. 나는 이런 것들을 카고 컬트 과학이라고 부릅니다. 왜냐하면 그들은 겉보기에 과학 탐구의 모든 지침과 형태를 따르고 있지만, 필수적인 것을 빠뜨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행기가 착륙할 수 없습니다.
이제 물론 그들이 무엇을 빠뜨렸는지 여러분에게 말하는 것이 내 의무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어렵습니다. 남태평양의 섬사람들에게 어떻게 해야 비행기가 착륙할 수 있는지를 가르쳐주는 것만큼이나 어렵지요. 이어폰의 모양을 개선하라고 가르치는 것처럼 단순한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보기에 카고 컬트 과학이 일반적으로 빠뜨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 과학자가 여러분이 학교에서 과학을 공부할 때 배웠기를 바라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결코 이것을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고, 다만 모든 과학 탐구의 예를 통해 여러분 스스로가 이해하기만을 바랍니다. 그러므로 지금 이것을 입 밖에 내어 분명하게 말한다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여러분이 이해하기를 바라는 것은 일종의 과학적 성실성이라는 것입니다. 전적으로 정직한 과학적 사고의 한 원칙인 과학적 성실성은 일종의 반대 태도를 갖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어떤 실험을 하고 있다면, 여러분의 설명을 지지하는 결과뿐만 아니라 반박하는 결과도 모두 보고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원인들, 몇 가지 다른 실험으로 여러분이 제거했다고 생각한 것들,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주효했는지를 모두 보고하여 다른 사람들도 그것들이 제거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도록 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해석에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세부 사항도, 여러분이 알고 있다면 마땅히 보고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서, 여러분이 틀렸거나 틀릴 수 있는 것들을 설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론을 만들어서 이것을 선전하거나 발표할 때, 이론과 일치하는 것만이 아니라 일치하지 않는 사실도 밝혀야 합니다. 그보다 더 미묘한 문제도 있습니다. 여러 생각을 결합해서 하나의 정교한 이론을 만들 때, 그리고 그것이 들어맞는다는 것을 설명할 때, 그 이론을 만들 때 들어맞았던 것들 이상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말해서 완성된 이론이라면 추가로 다른 것도 예측할 수 있어야 합니다.
요약하면 모든 정보를 밝혀서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기여도를 심판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특정한 방향으로 유리한 정보만 밝혀서는 안 됩니다.
이런 생각을 가장 쉽게 설명하는 방법으로, 예를 들어 광고와 비교해볼 수 있습니다. 어젯밤에 나는 웨슨 식용유가 음식에 스며들지 않는다는 광고를 들었습니다. 그것은 사실이고, 부정직한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내가 말하고 싶은 것은 단순히 부정직하지 않아야 한다는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과학적 성실성이 필요한 문제인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수준이 다릅니다. 이 광고 문구에 덧붙여야 할 사실은, 적절한 온도에서 사용하면 모든 식용유가 음식에 스며들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다른 온도에서 사용하면 모든 식용유가, 웨슨 식용유를 포함해서, 스며든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기존 광고가 전달한 것은 사실을 일부 포함하고 있을 뿐 사실 자체가 아닙니다. 우리는 사실을 다루어야 합니다.
우리가 경험으로부터 배우는 것은, 진실이 밝혀지기 마련이라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이 여러분의 실험을 반복해서 여러분이 옳은지 그른지 판정할 것입니다. 자연 현상은 여러분의 이론과 일치하거나 일치하지 않을 것입니다. 비록 여러분이 일시적인 명성과 열광적인 지지를 얻을지라도, 이런 일을 매우 세심히 하지 않으면 과학자로서 좋은 명성을 얻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러한 성실성, 자기를 속이지 않는 주의력, 그것이야말로 대부분의 카고 컬트 과학이 갖지 못한 것입니다.
카고 컬트 과학의 난점은 물론 주제 자체가 지닌 난점 때문이기도 하고, 그 주제에 과학적 방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난점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것이 유일한 난점이 아님을 주목해야 합니다. 비행기가 착륙하지 않는 이유, 바로 그것을 주목해야 합니다.
우리는 경험으로부터 자신을 속이지 않는 방법을 많이 배웠습니다. 예를 하나 들겠습니다. 밀리컨Robert Andrews Millikan(1868-1953. 1923년 기본 전하와 광전 효과에 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았다. 1911년 전하량을 결정하는 유명한 기름방울 실험을 했다- 역주)은 기름방울을 떨어뜨리는 실험으로 전자의 전하량을 측정했는데, 그가 얻은 답은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다릅니다. 그 값은 조금 빗나갔는데, 그가 사용한 공기의 점성 값이 부정확했기 때문입니다. 밀리컨 이후, 전자의 전하량 측정의 역사를 보면 재미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측정한 값을 시간의 함수로 그려 보면, 처음에 밀리컨의 값보다 약간 커지고, 다음에 약간 더 커지고, 다음에 또 약간 더 커지고, 마침내 현재 알고 있는 더 큰 값으로 확정될 때까지 계속 커집니다.
왜 그들은 새로운 값이 더 크다는 걸 금방 알아내지 못했을까요? 이 역사를 과학자들은 부끄러워해야 합니다. 과학자들이 다음과 같은 식으로 한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즉, 밀리컨의 값보다 너무 큰 값이 나오자, 과학자들은 뭔가 틀렸다고 생각해 버렸던 것입니다. 그래서 잘못된 이유만 찾으려고 했지요. 밀리컨의 값과 비슷하게 나오면, 그리 자세히 살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너무 큰 값을 버렸고, 다른 일도 그런 식으로 했습니다. 오늘날 우리는 이처럼 자기를 속이는 것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제 우리에게는 그런 질병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우리 자신을 속이지 않는 방법을 배워온 역사, 전적으로 과학적 성실성을 획득해온 기나긴 역사를 유감스럽게도 어떤 과목에서도 가르치지 않습니다. 우리는 단지 은연중에 여러분이 이것을 익히기만 바랍니다.
제1원칙은 스스로를 속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가장 속이기 쉬운 사람은 자기 자신입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여기에 아주 주의해야 합니다. 스스로를 속이지만 않는다면, 다른 과학자들을 속이지 않는 것도 쉬운 일입니다. 그 다음부터는 평소대로 정직하면 됩니다.
과학자에게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한 가지 덧붙이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여러분이 과학자로서 말할 때는 보통사람도 속여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나는 지금 여러분이 과학자가 아닌 보통사람으로서 아내를 속이거나, 애인을 속이는 따위의 일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문제는 여러분 자신과 성직자에게 맡기겠습니다. 내가 지금 말하려는 것은, 여러분이 과학자로서 처신할 때 해야 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 특별한 종류의 성실성, 여러분이 어떻게 틀렸을 수 있는지를 최선을 다해 보여주는 성실성이 바로 그것입니다. 그것은 과학자로서 가질 의무며, 다른 과학자들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보통 사람들에 대해서도 그렇게 해야 한다고 나는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라디오에 출연할 한 친구와 얘기하다가 나는 조금 놀랐습니다. 그 친구는 우주론과 천문학을 연구하는데, 이런 연구의 응용에 대해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고심하고 있었습니다. 내가 말했지요.
“응용 가능성이 없지.” 그러자 그가 말했습니다.
“그래, 하지만 그렇게 말하면 그들이 이런 연구를 더 하도록 지원하지 않을 거야.”
나는 이것도 부정직의 일종이라고 생각합니다. 과학자를 대표해서 말할 때 여러분은 일반인에게 여러분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설명해야 하고, 그 상황에서 그들이 연구를 지원하지 않기를 바란다면, 그것은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이 원칙의 한 예는 이렇습니다. 여러분이 어떤 이론을 시험해 보겠다고 마음먹었다면, 또는 어떤 생각을 설명하고 싶다면,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그대로 발표하겠다는 마음을 항상 지녀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결과를 있는 그대로 발표하기만 한다면, 우리는 좋은 논의를 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양쪽 결과를 모두 발표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다시 광고를 생각해 봅시다. 만약 어떤 특정한 담배가 어떤 특정한 성질을 갖는다고 합시다. 예를 들어 니코틴 함량이 적다고 합시다. 그 회사는 이것이 건강에 좋다는 뜻이라고 널리 발표합니다. 그들은 타르 함량이 다르다거나, 담배에는 뭔가 다른 것도 문제가 된다는 말을 하지 않습니다. 다시 말해서, 발표 가능성은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정부 자문에 응할 때도 이것이 중요하다고 나는 말합니다. 상원의원이 자기 주에 어떤 특정 공사가 필요한지 여러분에게 자문을 구했다고 합시다. 여러분은 다른 주에 그 공사를 하는 것이 더 좋을 거라고 판단합니다. 여러분이 그러한 결과를 발표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과학적인 조언을 한 것이 아닙니다. 여러분은 이용당한 것입니다. 조언이 우연히 정부나 정치인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나왔다면, 그들은 이것을 자기들에게 유리하게 써먹을 수 있습니다. 반대 결과가 나왔다면, 그들은 이것을 발표조차 하지 않습니다. 이것은 과학적 조언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카고 컬트 과학의 특징을 더 잘 보여주는 다른 종류의 오류가 있습니다. 내가 코넬에 있을 때, 나는 심리학을 전공하는 학생들과 자주 얘기했습니다. 한 여학생이 이런 실험을 하고 싶다고 말하더군요. 자세한 것은 기억나지 않지만, 특정한 환경 X에서 생쥐들이 A라는 행동을 하는 것을 누군가가 발견했습니다. 이 학생은 환경을 Y로 바꿔도 생쥐들이 A 행동을 하는지 알아보고 싶어 했습니다. 그래서 학생은 Y환경에서 실험해도 쥐들이 여전히 A 행동을 하는지 알아보자고 제안했습니다.
나는 이 학생에게, 먼저 다른 사람이 한 실험을 자기 실험실에서 재현해보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조건 X에서 결과 A를 똑같이 얻을 수 있는지 알아보고, 그 다음에 Y로 조건을 바꿔서 A가 바뀌는지 알아보라고요. 그래야만 이 학생은 자기 통제 아래 진정한 차이를 밝혀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 학생은 내 말을 듣고 아주 기뻐하며 지도교수를 찾아갔습니다. 그런데 교수의 대답은 안 된다는 것이었어요. 그 실험은 이미 누군가가 한 것이고, 시간 낭비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1935년 무렵의 일이었습니다. 당시의 일반적인 풍조는, 심리학 실험을 재현하지 않고 단지 조건을 바꿔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보는 것이었습니다.
오늘 물리학의 유명한 분야에서도 똑같은 일이 일어날 위험이 있습니다. 나는 미국 국립 가속기 연구소에 있는 가속기로 중수소를 연구하는 실험가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는 중수소와 보통 수소의 결과를 비교하기 위해, 보통 수소에 대한 다른 사람의 실험 결과를 사용해야 했는데, 이 실험은 다른 장치로 한 것이었습니다. 내가 왜 그렇게 했는지 물으니까, 장치 사용 시간을 얻을 수 없었기 때문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이 비싼 장치를 쓸 수 있는 시간이 제한되어 있었습니다. 그 비싼 장비를 유지하는 자금을 얻으려면 계속 새로운 결과가 나와야 하는데, 다른 장치로 이미 실험이 이루어진 보통 수소 실험에서는 새로운 것을 기대할 수 없었던 것입니다. 가속기 담당자는 새로운 결과를 갈망했습니다. 그런 식으로 그들은 목적한 실험의 가치 자체를 파괴하고 있었습니다. 실험가들은 자기 일을 과학적 성실성의 요구에 맞추어 완성하는 것이 어려울 때가 자주 있습니다.
그러나 심리학의 모든 실험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실험쥐가 여러 가지 미로를 통과하게 하는 실험 등이 있었습니다. 명확한 결과는 별로 없었지요. 그러나 1937년에 영이라는 사람이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그는 긴 복도 양쪽에 여러 개의 문을 달고, 한 쪽에서는 쥐가 나오게 하고, 반대쪽 문 뒤에는 음식을 두었습니다. 그는 쥐가 어디에서 출발하든 출발한 곳에서 세 번째에 있는 문으로 들어가도록 훈련할 수 있는지 알아보려고 했습니다. 결과는 아니었습니다. 쥐는 즉시 전에 음식이 있던 문으로 달려갔습니다.
문제는 이것입니다. 쥐가 어떻게 알았는가? 복도는 아주 아름답고 균일한 모습인데 어떻게 과거의 문을 알아보았을까요? 분명 그 문은 다른 문들과 차이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는 세심하게 문짝에 모두 색을 칠하고, 문의 모양도 완전히 똑같이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생쥐는 이번에도 알아맞혔습니다. 그래서 그는 생쥐가 음식 냄새를 맡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고, 화학약품을 써서 실험할 때마다 냄새를 지웠습니다. 그런데도 쥐들은 알아맞혔습니다. 그래서 그는 쥐가 사람처럼 실험실의 전등 따위를 보고 알아내는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복도에 뚜껑을 덮었는데도 여전히 알아맞혔습니다.
마침내 그는 쥐가 달릴 때 마루가 울리는 소리를 듣고 알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는 복도 바닥을 모래로 바꿔서 그 소리를 제거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그는 가능한 단서를 하나씩 제거해서 쥐를 속이고, 쥐들로 하여금 세 번째 문으로 들어가도록 가르칠 수 있었습니다. 그가 이 조건을 하나라도 없애면 쥐들은 곧 그것을 알아차렸습니다.
과학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것은 1등급의 실험입니다. 이것은 쥐 실험을 의미 있게 한 실험입니다. 왜냐하면 추측이 아니라, 쥐가 사용하는 진짜 단서를 찾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쥐 실험에서 주의 깊게 모든 것을 통제하려면 어떤 조건을 사용해야 하는지 정확하게 지적한 실험이었습니다.
나는 이 연구 이후의 역사를 추적해 보았습니다. 다음 실험도, 그 다음 실험도, 영의 실험을 언급한 것은 없었습니다. 그들은 영이 밝혀낸 방법, 복도에 모래를 까는 등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았고, 주의 깊게 실험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들은 예전과 똑같은 방법을 사용했고, 영의 위대한 발견에는 아무 관심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가 생쥐에 대해 아무 것도 발견한 것이 없다는 이유로 그의 논문은 인용되지 않았습니다. 사실, 그는 생쥐에 대해 뭔가 발견하기 위해 해야 할 일들을 완전히 밝혀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실험에 전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것이 카고 컬트 과학의 특징입니다.
또 하나의 예가 라인과 다른 사람들이 한 ESP 실험입니다. 여기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비판했고, 실험 당사자들도 자기들의 실험을 비판했습니다. 그들은 실험 기술을 개선해서 효과는 점점 줄어들었고, 점차 효과가 사라졌습니다. 모든 초심리학자들은 재현 가능한 실험, 다시 실험해도 통계적으로 같은 결과가 나오는 실험을 찾고 있었습니다. 그들은 수백만 마리의 쥐를, 아니 이번에는 사람을 달리게 했고, 여러 가지 일을 해서 특정한 통계적 결과들을 얻었습니다. 하지만 다음에 또 해보면 그 결과를 다시 얻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자 이번에는 재현 가능한 실험에 대한 요구가 불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타납니다. 이것이 과학일까요?
이 사람은 초심리학 연구소 소장직 사임 연설에서 새로운 관례에 대해 말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그들이 해야 할 일은 PSI 결과를 두드러지게 나타내는 학생들만 훈련시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의욕도 있고 관심도 있지만 우연한 결과만 얻는 학생들에게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것입니다. 교육에서 이런 방침은 매우 위험합니다. 학생들에게 특정 결과를 얻는 방법만 가르치고, 과학적 성실성을 갖고 실험하는 방법을 가르치지 않는 것 말입니다.
그래서 나는 바랍니다. 시간이 없어서, 한 가지 희망만을 말하겠습니다. 여러분이 어디를 가든 내가 말한 과학적 성실성을 유지할 자유가 있는 곳에 머물기를 바랍니다. 조직에서 자금 지원 따위를 통한 압력을 느낀다면, 자기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필요성 때문에 성실성을 잃게 됩니다. 여러분이 자유를 누리기를 기원합니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조언을 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이 말해야 할 것을 명확히 알지 못한다면 절대로 강연을 하겠다고 말하지 마십시오.

Richard P. Feynman, The Pleasure of Finding Things Out
승영조, 김희봉 역, 발견하는 즐거움, 승산, 서울, 2001
by sonnet | 2005/12/29 00:22 | 과학기술 | 트랙백(3) | 핑백(5) | 덧글(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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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Coffeeholic at 2006/03/17 14:01

제목 : remember.
카고 컬트 과학 ...more

Tracked from 작도닷넷 at 2008/02/10 22:06

제목 : 파인만의 연설문과 제네바 선언이 슬픈 이유
http://sonnet.egloos.com/2064627 카고 컬트 과학: 과학, 사이비 과학,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방법 1974년 캘리포니아 공대 학위 수여식 연설 - 리처드 파인만 (전략) 예를 들어 여러분이 어떤 실험을 하고 있다면, 여러분의 설명을 지지하는 결과뿐만 아니라 반박하는 결과도 모두 보고해야 합니다. 여러분의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다른 원인들, 몇 가지 다른 실험으로 여러분이 제거했다고 생각한 것들, 그리고 ......more

Tracked from Experience t.. at 2013/09/25 04:37

제목 : 어디선가 봤던 카고컬트의 원문이 요깄네~
카고 컬트 과학S/W 관련 책 어디선가 대충 흝으면서 얘기했던(것으로 기억하는) 카고 컬트에 대한 원문이파인만의 졸업연설이었다고 한다.(저 글만으로는 파인만이 졸업할때 연설한건지 파인만이 남에 졸업식에 가서 연설한건지 모르겠다.)좋은 얘기네..과학적 성실성...결과 뿐만 아니라 과정까지 밝히는...트랙백된 글이 2005년 글이네...근데 예전에 저렇게 팀장한테 보고했더니 세줄요약하라고 성내던데 ㅋ...more

Linked at a quarantine sta.. at 2008/04/25 01:57

... 될 만한 적절한 tradecraft를 익혔고 또한 이 집단이 추구하는 방향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유능한 동료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여야 하는 것이다. Feynman 또한 앞서 소개한 글에서 이런 이야길 했었다. "그것은 우리 과학자가 여러분이 학교에서 과학을 공부할 때 배웠기를 바라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결코 이것을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고, 다 ... more

Linked at Kind of Blue, an.. at 2009/08/03 23:16

... 으며, 궁극적으로는 어떻게 바꾸어야 맞게 되는지 까지도 알 수 있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과학지식은 받아들일만한 것이다. 하고 싶은 말은 더 있지만, 필요한 말은 이미 파인만이 모두 해 두었기 때문에 더이상 길게 쓸 필요는 없을 것 같다. Post Script : 모처에서 별 쓸데없는 키보드 배틀을 하고 난 뒤의 잡상 Post - Post Script : 그래 ... more

Linked at 추유호's encycloped.. at 2009/12/16 16:40

... 떻게 설득력을 얻는가? 이에 대해서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의 "발견하는 즐거움"이라는 책에서 언급한 '카고 컬트 과학'이라는 글의 일부를 언급해 볼 필요가 있다. 출처 그러나 1937년에 영이라는 사람이 아주 흥미로운 실험을 했습니다. 그는 긴 복도 양쪽에 여러 개의 문을 달고, 한 쪽에서는 쥐가 나오게 하고, 반대쪽 문 뒤에는 ... more

Linked at Delight ! : 아마추어.. at 2010/04/14 14:25

... 될 만한 적절한 tradecraft를 익혔고 또한 이 집단이 추구하는 방향에 힘을 보탤 수 있는 유능한 동료임을 스스로 입증해 보여야 하는 것이다.Feynman 또한 앞서 소개한 글에서 이런 이야길 했었다."그것은 우리 과학자가 여러분이 학교에서 과학을 공부할 때 배웠기를 바라는 것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결코 이것을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고, 다만 ... more

Linked at Adagio ma non ta.. at 2013/11/16 18:59

... 더 이야기하지 않겠다. 왜냐하면 저 칼럼의 더 중요한 문제를 언급하기에도 벅차니까. 내가 보기에 저 칼럼의 문제점은 리처드 파인만 덕택에 유명해진 화물숭배(Cargo Cult)의 비유로 설명해볼 수 있을듯하다. --------- 남태평양의 어느 외딴 작은 섬에서 원주민들이 화물숭배의 의식을 하고 있다. 숲을 개간해서 ... more

Commented by 建武 at 2008/01/02 07:33
잘 읽었습니다. 과학자라면 가져야 할 소양임에도 불구하고 (비과학자라도 가져야 하겠지만..) 왠지 작금의 현실과 황씨성 가진 나쁜놈의 일을 생각하면 좀 서글퍼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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