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한정의 이야기다.
서울에는 쓸만한 공공도서관이 두 곳(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있다. 이곳들은 놀러가기 좋은 곳이지만 관외대출이 되지 않기 때문에, 나로서는 책을 보러가는 곳이 아니라 찍어둔 자료를 날 잡아 복사하러 가는 곳에 가깝다.
반면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지역도서관들은 2-3주 정도 관외대출을 해 주기 때문에, 나에게 있어 지역도서관은 위의 두 도서관에 대해 상보적 기능을 하는 중요한 병참 거점이다. (대학생들은 자기 학교 도서관이란 선택이 있는데, 여기서는 생략)
서울시에는 시교육청 산하의 시립도서관들이 있고, 이와는 별개로 구립도서관들이 있다. 내 경우엔 원래 집에서 아주 가까운 곳에 있지 않는 한 구립도서관들은 별로 신경 쓰지 않았는데, 어떤 일을 계기로 구립도서관 의존도가 올라가게 되었다. 그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라
몇 년 전부터 서울 시립도서관들이 대출회원 DB를 통합하면서 22개 시립도서관을 모두 합쳐 총 3권만 대출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이전에는 DB가 통합되어 있지 않아 도서관 별로 3권씩 빌릴 수 있었다;;;)(
잘못 알고 있는 것이라고 합니다) 때문에 인근의 시립도서관을 돌면서 서적수거투어를 정기적으로 돌곤 했는데 이 길이 막힌 것이다. 구립도서관들은 여전히 도서관별로 3권씩 빌릴 수 있는지라 나같은 사람에게는 대안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문제는 구립도서관들은 시립도서관에 비해 현저하게 장서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역사가 일천해 조금만 오래 된 책이 되면 구비되어 있지 않을 가능성이 너무 크다.
경험적으로 보면 -물론 국내서 한정의 이야기임-, 도서관을 방문해 책을 찾았을 때 어지간하면 그 책이 있으려면 50만 권 정도는 소장하고 있어야 했다. 이런 도서관으로는
정독도서관이 있다. 서울 시내에도 이런 공공 도서관은 그리 많지 없다.
그 다음 클래스로는 15~20만 권 정도를 보유한 도서관들이 있다. 이런 도서관들은 원하는 책이 '종종' 있는 정도는 되며, 책이 없을 경우에도 그와 비슷한 주제를 다룬 다른 책이라도 있어서 꼼꼼한 사전 조사 없이 방문하더라도 관련 서가를 훑어보면 헛걸음은 피할 수 있다. 이 급에 속하는 도서관은 꽤 많은데,
강서도서관,
성동 구립도서관 등이 있다.
마지막으로는 5만권 남짓을 보유한 작은 도서관들이 있다. 이런 도서관들은 큰 기대를 걸 수 없을 뿐 아니라 서가를 다 훑어도 흥미를 끄는 책을 찾을 수 없는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이런 도서관에서 빌릴 책을 고르려면 거의 언제나 서가를 훑어야 한다. 왜냐면 정확한 이름을 주고 책을 찾으려고 시도할 경우,
거의 언제나 그 책이 없기 때문이다. 내 경우엔 서가를 훑으며 흥미가 가는 책 제목을 메모해 두었다가 다음에 갈 때 차례차례 빌리는 방법을 쓰고 있다. 이런 도서관의 예로는
중랑구립 면목도서관,
노원정보도서관 등을 들 수 있다.
요약하면 지역기관들이 운영하는 대출가능한 도서관에는 다음 세 가지 유형이 있다.
1. '원하는 책'이 있는 도서관 (50만 권 급)
2. 가서 둘러보면 '읽을만한 책'이 걸리는 도서관 (20만 권 급)
3. 원하는 책을 찾기보다는 있는 책 중에 '읽을 책'을 선택해야 하는 도서관(5만 권 급이나 그 이하)
자치단체들이 도서관을 신설해 준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너무 작은 도서관을 운영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용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작은 도서관이 많은 것보다는 중간규모 정도의 도서관이 좀 적게 있는 쪽이 훨씬 실용적이다.